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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지표’ 주간지에 황소가 등장…“고점 신호” VS “더 간다”

미국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유력 주간지들이 잇따라 강세장을 조명하자 주식이 고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배런스가 '강세장에 베팅'이란 커버스토리로 이번주 간행물을 발행하자 엑스(X·옛 트위터)가 요동쳤다"며 “트레이더들은 주식이 고점을 찍었다는 신호인지 아닌지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투자전문 주간지 배런스는 이번 주 발행한 커버스토리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S&P500 지수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에 대해 분석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증시가 얼마나 더 오를까'라는 3월 1주차 커버스토리를 통해 글로벌 증시의 강세장을 조명했다. 이처럼 유력 주간지들이 증시에 대해 조명하면 방향이 앞으로 반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주간지는 일주일에 한번씩 발행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흐름을 늦게 반영하기 때문에 커버스토리에 실리는 것은 추세 전환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읽힌다는 것이다. 잡지의 커버스토리가 증시의 '반대 지표'로 여겨지는 셈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1979년 블룸버그 주간지 비즈니스위크의 '주식의 죽음'이란 커버스토리다. 당시 비즈니스위크는 “인플레이션이 증시를 붕괴시킨다"는 이유로 10년동안 하락했던 증시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고했지만 S&P500 지수는 3년 뒤인 1982년부터 닷컴버블 붕괴 직전인 2000년까지 고공행진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2019년 기사를 통해 “고물가 시대가 막 끝나려 한다는 것을 놓진 것이 가장 컸다"고 실수를 시인했다. 미국의 유명한 시사주간지 타임지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9일자 잡지에서 “죽을 듯이 매달리기"라는 커버스토리로 약세장에 대해 조명했지만 S&P500 지수는 그 시점부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치솟았다. 2016년에는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이 지난 25년간 이코노미스트가 강세장 또는 약세장을 조명하는 약 50건의 커버스토리에 대해 분석하기도 했다. 분석 결과, 각 커버스토리가 발행된 지 1년 후 증시가 커버스토리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인 경우가 6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미국 투자회사 로이트홀트 그룹의 더그 램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타임이나 이코노미스트와 같은 시사주간지들이 금융 주제를 다룬 것은 흐름이 끝물에 다가섰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금융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이에 주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주간지들이 증시 향방을 정확히 예측한 사례도 있다. 실제 2013년 5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만5000선을 돌파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당시 배런스는 “이번 강세장은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커버스토리를 발행했다. 그 이후 다우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전까지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와 관련, 카슨그룹의 라이언 데트릭 최고시장전략가는 지난 11일 자신의 엑스를 통해 “이번 주말 발행된 배런스 커버스토리에 우려가 많았다"며 “배런스의 경우 대체적으로 정확했다. 많은 사람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세론자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강세장을 예고하는 이달 커버스토리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투자 컨설팅 업체 야드니 리서치의 에드 야드니 회장은 “소수의 사람들만이 인지할 때만 반대 지표라는 개념이 작용한다"며 “우리가 앞으로 엑스에서 보게 될 것은 텍시 운전자들이 엔비디아와 주식 시장에 이야기하는 글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이번 배런스 간행물에선 황소의 얼굴이 가려졌다"며 “뿔만 표시하는 것 만으로는 반대 지표가 되기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월가 황제 다이먼 “경기침체 배제할 수 없어…비트코인은 절대 안 사”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아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비즈니스 행서에 화상으로 참석한 다이먼 CEO는 “세계는 70~80%의 확률로 연착륙을 반영하고 있지만 이는 내년이나 내후년에 반토막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는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지표가 코로나19 이후 왜곡됐다며 본인은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미국 실업률은 매우 낮은 수준인데 임금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먼 CEO는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6월 이후에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데이터에 의존해야 한다. 내가 만약 연준이었다면 난 기다릴 것"이라며 “연준은 빠른 속도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 이들의 신뢰성이 약간 위태롭기 때문에 나같으면 6월이 지날때 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금리를 내리기 전에 (경제 상황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84%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다이먼 CEO는 현재 미국 경제가 “약간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경기침체 위험은 여전하다며 65%의 확률로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이먼 CEO의 이 같은 발언은 경기 침체를 예고해왔던 월가 거물들이 틀렸다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9일 보도를 반박한다. 다이먼 CEO는 과거 '경제 허리케인' 발언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2022년 6월 미국 뉴욕의 한 콘퍼런스에서 “여러분이 알다시피 난 (경제에) 먹구름이 끼었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그 말을 바꾸겠다. 그건 허리케인이다"라고 발언했다. 그는 이어 “소규모 허리케인이 될지, 아니면 '샌디'와 같은 슈퍼 허리케인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이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규모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 등의 월가 거물도 잇따라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WSJ는 '제이미 다이먼과 레이 달리오는 아예 오지 않았던 경제적 재앙에 경고했었다'는 제목으로 이들은 정부 주도 경기부양책과 소비자와 기업의 회복력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다이먼 CEO는 비트코인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또 다시 펼쳤다. 그는 “비트코인의 실질적인 용도는 성매매, 사기, 테러와 같은 불법 행위"라며 “비트코인 자체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담배를 피울 권리를 옹호하듯이 비트코인을 매입할 권리를 옹호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절대 비트코인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인공지능(AI)과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JP모건에서 2000명의 직원이 400건에 달하는 인공지능 기술 사용법을 알아보고 있다"며 “집에선 읽을 시간이 없는 책을 요약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훅’ 뛴 비트코인·이더리움 시세, 가격 전망 흔든 ‘영국발 호재’ 뭐길래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연거푸 갈아치우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미 동부 기준 11일(현지시간) 낮 12시(서부 오전 9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28% 오른 7만 2087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4022달러에 거래돼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4000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8일 사상 처음 7만달러(약 9177만원)를 돌파한 데 이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은 7만 2687달러까지 올라 고점을 높였다.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달 28일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6만 달러(약 7866만 원)를 넘어선 데 이어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가격은 올해 들어 68% 뛰었다. 이런 상승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 인하 전망,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등이 호재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월 미국이 11개 비트코인 ETF 상장을 승인한 뒤 최근까지 1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이날 상승은 영국 규제당국이 암호화폐 관련 상장지수증권(ETN) 승인 가능성을 열어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금융감독청(Financial Conduct Authority)은 이날 암호화폐 기반 ETN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거래소 요청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ETN은 기초자산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파생금융상품이다.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상장돼 거래되며, 자산운용사가 발행하는 ETF와 달리 증권사가 발행한다. 이에 런던증권거래소도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오는 2분기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N 상장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이날 영국 금융당국 언급을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이은 '호재'로 보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은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은 (암호화폐 ETN가 승인나면)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에 대한 기관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한다"며 “그들은 ETN으로 시장에 돈이 흘러들어오면서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주식] ‘혼란’ 증시…엔비디아·메타·아마존, 애플·알파벳·테슬라 등 주가 엇갈려

1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97p(0.12%) 오른 3만 8769.66으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75p(0.11%) 내린 5117.94로, 나스닥지수는 65.84p(0.41%) 밀린 1만 6019.27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2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지난주 금요일 약세로 마감한 3대 지수는 기술주들 부진이 이어지며 대체로 하락했다. 시장은 다음날 나오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엔비디아 주가 흐름, 비트코인 상승세 등을 주시했다. 앞서 1월 CPI는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첫 금리 인하 시기 기대를 6월까지 후퇴시킨 바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은 이번 CPI가 예상보다 강할 경우 연준 첫 금리 인하 기대가 더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2월 CPI가 전달보다 0.4% 올라 전달 0.3% 상승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로는 3.1% 상승해 전달과 같을 것으로 예상했다. 2월 근원 CPI는 전달보다 0.3% 올라 전달 0.4%에서 둔화하고, 전년 대비로는 3.7%로 전달 3.9%에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70%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다시 반등한 점은 인플레 우려를 부추겼다. 뉴욕 연은이 집계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로 이전과 같았으나 3년 기대는 0.3%p 오른 2.7%, 5년 기대는 0.4%p 뛴 2.9%였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2월 고용추세지수(ETI)는 전달 113.18보다 내린 112.29로 석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수 하락은 고용 둔화를 시사하는데, 물가와 고용은 연준이 경제 과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목해온 지표들이다. 한편,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끌어온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주 금요일 6%가량 급락하면서 시장 전체 조정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도 2%가량 하락했다. AI 열풍에 폭등세를 보여왔던 슈퍼마이크로 컴퓨터 주가도 5% 이상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 약세에 반도체 관련 기업 AMD도 4%, ASML홀딩도 3% 이상 하락했다. 또 다른 기술기업 메타 주가도 이날 4% 이상 하락했다. 메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메타를 “국민의 적"이라고 비판했다는 소식에 정치적 위험이 재부각됐다. 이밖에도 아마존이 2% 가까이 내렸고, 애플과 테슬라, 알파벳 등은 1%이상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7만 2000달러를 돌파하면서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비트코인은 이날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고 이더리움 가격은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4000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은 영국 규제당국인 금융감독청(FCA)이 영국에서 처음으로 암호화폐 관련 지수 상품 상장을 허용할 것을 시사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FCA는 암호화폐 기반 상장지수증권(ETN) 거래를 허용해달라는 거래소들 요청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고공행진에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 주가는 장중 3% 이상 올랐다. 그러나 변동성에 1%가량 하락 마감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비트코인 추가 매입 소식에 4% 이상 올랐다. 보잉 주가는 미국 법무부가 지난 1월 알래스카 항공이 운행한 보잉 737맥스9 여객기 사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3% 이상 하락했다. S&P500지수 내 산업, 임의소비재, 부동산, 기술, 통신 관련주가 하락하고, 자재, 에너지,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관련주가 올랐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물가 보고서가 앞으로 시장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주거비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매니징 디렉터는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이 올해 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물러서지 않았으나, 시장은 금요일 고용 보고서를 보고 어떻게 할 줄 모르는 모습"이라며 “이번 주 인플레이션 지표는 시장이 반등할지 아니면 10월 이후 처음으로 연속 하락세를 보일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벨리에앤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에 창립자는 보고서에서 이번 주 “주요 뉴스는 인플레이션의 주요 촉매제 역할을 해온 CPI에 포함된 주거비, 특히 자가주거비(OER)와 생산자물가지수(PPI)에 도매 서비스 물가"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장 70%를 웃돌던 데서 68.9%로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48p(3.26%) 오른 15.22를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놀런의 대관식” 오펜하이머 아카데미 7관왕…‘패스트 라이브즈’는 불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가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에서 7관왕을 차지했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핵무기와 전쟁의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로 지금의 시대와 공명했다는 점이 올해 최고 영화로 인정받은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열린 제96회 시상식에서 오펜하이머는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등 모두 7개 상을 휩쓸었다. 현지 매체들은 이날 오펜하이머가 오스카를 “지배했다", “압도했다"는 등의 표현을 써서 시상식 결과를 전하며 특히 그동안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었던 놀런 감독이 공식적인 할리우드 거장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놀런 감독은 '덩케르크'(2017), '인터스텔라'(2014),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인셉션'(2010), '다크 나이트'(2008), '배트맨 비긴즈'(2005), '인썸니아'(2002), '메멘토'(2001)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작품들을 내놨지만, 아카데미에서는 계속 외면받았다. AP통신은 이날 시상식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대관식(coronation)"이라고 표현하며 “놀런 감독이 그간의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받았다"고 전했다. AP는 인간의 대량 살상 능력에 대한 불안감을 짙게 그려낸 이 영화가 전쟁과 대재앙으로 가득한 지금의 시대를 적절하게 예견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오펜하이머가 작품상을 포함한 7개 상을 받으면서 마침내 놀런 감독이 당대 최고의 영화감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슈퍼히어로와 숫자만 나열한 프랜차이즈 속편, 장난감 원작 영화가 전통적인 영화 제작의 입지를 잠식한 시대에 10억달러(약 13조원)에 가까운 흥행 수입을 올린 오펜하이머는 영화계 엘리트들에게 전통적인 영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희망을 안겨줬다"고 분석했다. AFP통신도 “올해 오스카 시상식은 세대를 뛰어넘는 재능을 지닌 놀런에게 왕관을 씌워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핵무기 개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가 전쟁의 북소리가 멀리 있지 않은 밤에 인정받은 것은 합당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도 “놀런 감독이 오스카상과 얽히고설킨 역사 끝에 7관왕의 영예를 안았다"며 “오펜하이머는 국제적인 분쟁의 시기에 더욱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계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지난해 최고 흥행작이었던 '바비'는 관객과 평단 양쪽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오스카 시상식에서는 주제가상 1개만 가져가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8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7개 부문에서 경쟁 후보에 밀렸다. NYT는 “바비가 오스카 경쟁작으로는 무너져 내렸다"고 전했다. 바비의 그레타 거윅 감독은 감독상 후보에는 오로지 못하고 각색상 후보에 올라 수상이 기대됐지만, 이마저도 '아메리칸 픽션'에 밀려 불발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태국, 가상은행 인가 절차 착수…韓은행 재진출 가능성 주목

가상은행 도입을 추진 중인 태국이 인가 절차에 착수함에 따라 한국계 은행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태국 시장에 다시 진입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태국 재무부는 지난 4일 왕실 관보에 가상은행 신규 승인 신청 조건 등을 발표했다. 최소등록자본금은 설립 초기 50억밧(1850억원), 인허가 취득 5년 후 100억밧(3700억원)으로 정했다. 태국이 도입을 준비 중인 가상은행은 한국의 인터넷은행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는 은행을 말한다. 지점 없이 운영하며 수신과 대출 등 모든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 상업은행과 같이 중앙은행(BOT)의 관리와 감독을 받고 예금보호제도도 적용된다. 태국 정부는 애초 가상은행 3곳을 인가할 방침이었으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제한을 두지 않고 자격을 갖춘 신청 기관에 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당국은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합작법인 참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디지털 경제 활성화와 금융 인프라 발전을 통해 태국을 동남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만들고 금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가상은행을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비정규직, 취약계층 등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춘다고 당국은 덧붙였다. 가상은행 승인을 받으려면 오는 20일부터 9월 10일까지 BOT에 신청해야 한다. 이후 9개월간 심사 과정을 거친다. 허가받는 가상은행은 승인 후 1년 이내에 운영을 개시해야 한다. 2015년을 마지막으로 외국계 상업은행 진출 사례가 없을 정도로 태국은 금융시장 문턱을 높게 유지해왔다. 외환위기 때 철수한 이후 현재 태국에서 영업 중인 한국계 은행은 없다. 산업은행이 2013년 방콕 사무소를 개설했으나 영업 허가는 받지 못했다. 이밖에 삼성생명, KB국민카드, 다올투자증권 등이 태국에 진출했으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상황이다. 양국 경제 협력 확대와 한국 기업의 태국 진출 촉진 등을 위해 그동안 한국계 은행 설립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가상은행에는 카카오뱅크가 태국 금융지주사 에스시비엑스(SCBX)와 손잡고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SCBX와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지난해 6월 밝혔다. SCBX는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시암상업은행(SCB)의 지주사다. 카카오뱅크는 가상은행 컨소시엄의 지분을 20% 이상 취득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일본, 지난해 4분기 GDP 0.1% 상향 조정…침체 피했다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플러스 성장해 경제침체를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작년 4분기(10∼12월)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계절조정치)이 전분기보다 0.1% 증가했다고 11일 2차 속보치(개정치)를 발표했다. 내각부는 이런 추세가 1년간 지속하는 것으로 가정했을 때(연율 환산)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0.4%라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발표한 작년 4분기 1차 속보치는 -0.1%(연율 환산 -0.4%)였는데 상향 조정되면서 작년 2분기 1.0% 성장, 3분기 -0.8%를 기록한 후 2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가 기술적인 경기침체(2개 분기 연속 역성장)에 빠지는 일은 면하게 됐다. GDP 개정치는 속보치 발표 이후에 드러난 기업통계 등의 데이터를 반영해 다시 추계한 것이다. 지난달 속보치에서 설비투자가 0.1% 감소였는데 최신 통계에서 2.0% 증가로 바뀌면서 개정치에서 실질 GDP가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는 속보치의 0.2% 감소에서 개정치에서는 0.3% 감소로 오히려 하향 수정됐다. 교도통신은 “여전히 개인 소비가 약하고 중국 등 해외 경제 감속이라는 불안 재료가 많다"며 “올해 1분기(1∼3월)에도 플러스 성장이 지속할지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일본 내각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1.9%로 지난달 내놓은 1차 속보치와 같았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가 지난 1월 공개된 속보치와 같은 1.4%로 집계됐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한국보다 0.5%포인트 높았다.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한국을 추월한 것은 외환위기 때였던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경제 호황에도 유권자들 “트럼프가 낫다”…왜?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점수'는 좀처럼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유권자들이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조 바이든 현직 대통령에 대한 지지에는 인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FT가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는 ±3.1%포인트) 결과, 유권자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현재 생활이 편안하다' 또는 '생활비를 충족하고 약간의 저축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는 같은 질문에 대한 지난해 11월 조사 당시보다 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응답자의 30%는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해 “매우 우수(excellent)" 또는 “양호(good)"라고 답해 지난해 11월보다 9%포인트나 상승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해 11월과 마찬가지로 36%였으며, 그의 정책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9%로, 4개월 전 조사에 비해 2%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이 여론조사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임 기간 미국 경제의 호황을 기반으로 연임을 위한 선거운동에 나선 가운데 나온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도 빠르게 둔화됐다. 또 지난달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27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되는 등 실업률은 사상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사상 최고를 경신하는 등 미국 경제는 호전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국정연설에서 “벼랑 끝에 있던 경제를 물려받았으나 이제 우리 경제는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투자 열풍이 일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60%가 일자리와 생활비 등 경제문제가 대통령선거 투표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는데도 불구,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호소는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도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 경제정책을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40%인데 비해 바이든 대통령 지지는 34%에 그쳤으며, 20%는 양 후보 모두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무당파 성향의 유권자 가운데 16%만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데 그쳤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이보다 많은 29%였다. 로스경영대학원의 에릭 고든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서 경제 성과에 대한 부정적인 답변이 많은 것도 나쁜 소식이지만, 무엇보다 대선의 향배를 가를 수 있는 무당파 성향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더 부정적이라는 것이 걱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운전하다 누워서 자볼까”…생존 건 ‘中 전기차 편의기능’ 경쟁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단순 주행성을 뛰어넘어 다양한 편의기능이 탑재된 전기차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차 안에서 누울 수 있는 매트리스가 펼쳐지거나 '미니 키친' 기능으로 캐핑족을 겨냥해 소비 둔화, 미중 갈등 등 대내외 악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선 경제 둔화 등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자 전기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의 최신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중국 신에너지차(NEV) 판매가 작년 동월보다 9% 감소했다. 특히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경우 지난달 공장에서 6만 365대를 출하해 2022년 12월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달인 1월보다 16%, 지난해 2월보다 19% 각각 감소한 수치다.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역시 지난 2월 판매량은 12만 2311대로 전년 동기대비 37% 급감했다. CPCA는 올해 NEV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2년(96% 증가)은 물론 작년(36% 증가)에 비해서도 크게 감소한 수치다. 이와 동시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전기차 업체들의 수출전망도 불투명하다. 실제 미국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올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중국산 '스마트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를 지난 29일 지시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마저 중단되자 창의성이 전기차 업체들의 생존과 직결되면서 선택이 아닌 필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실제 시작가 3만 6700달러인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9에 '수면 키트' 기능을 설치할 경우, 한 번의 터치로 앞좌석과 뒷자석이 평평하게 눕혀지고 그 위에는 2인용 매트리스가 자동으로 부풀어 오른다. 블룸버그는 이 기능이 특히 지난달 춘제 기간에 대활약했다고 전했다. 전기차 충전, 교통체증, 눈보라 등으로 대기하는 기간이 길어지자 운전자들이 누울 수 있는 잠자리를 즉각 제공했다는 것이다. 시작가 2만 4450달러인 지리자동차 갤럭시 E8 전기차의 경우 가속, 제동, 진동 문제를 개선해 전기차 멀미를 완화시켰다. 지리자동차는 낚싯줄과 바늘이 포함된 차량 탑재형 낚시 시스템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리오토는 캠핑족을 겨냥해 차량 뒷부분에 인덕션과 정수기를 장착한 전기 SUV인 폴스톤01를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4만 8700달러로, 지붕엔 부착할 수 있는 선캐노피도 있다. 비야디의 경우 고급 전기차에 속하는 15만 3000달러의 양왕U8 지붕에 드론을 장착했다. 이 드론은 지붕에서 이착륙이 가능하고 차량 내 디스플레이로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 드론은 차량 경로를 따라 이동해 이미지를 촬영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실시간으로 주변환경을 공중에서 볼 수 있고 짧은 동영상 제작도 가능하다. 전기차 내 게임 기능도 점점 보급되는 추세다. 테슬라는 시스템에 게임 플랫폼 '스팀'을 추가했고 리오토는 닌텐도 스위치를 차량에 연결할 수 있다. 비야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핸들 탈부착을 가능하게 만들어 운전자가 페달을 사용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이밖에 상하이자동차는 지붕에서 내리는 비와 차량 냉각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물을 모아 차량 내 식물을 키우는 기능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전기차 업체들의 이러한 야심은 불확실한 수요 전망에도 불구하고 혁신이 계속 강조될 것이란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는 그러나 중국 진출을 노리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브랜드처럼 전기차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에게 더욱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샤오펑의 한 관계자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여전히 자동차의 주행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중국 기업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리빙과 레크리에이션의 모든 분야로 확장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 “독재자” VS 트럼프 “무능”…경합주 조지아주서 첫 격돌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본선 '리턴매치'의 최대 승부처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조지아주를 나란히 찾아 처음으로 유세 대결을 벌였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각자 상대방의 약점이라고 여기는 '민주주의'와 '국경 정책'을 두고 비방 수위를 높여 공격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주력했다. 미국 남부의 조지아주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0.23%포인트, 1만2000표도 안되는 차이로 승리한 경합주로 이번 대선에서도 승패를 좌우할 격전지로 관심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조지아주의 주도 애틀랜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오는 11월 투표에 우리의 자유가 정말로 달려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면 민주주의가 위험해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재자로 평가받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전날 자신의 플로리다 자택으로 초대한 것을 두고 “전 세계의 독재자와 권위주의 깡패들에게 아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애편지를 주고받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왕'이라고 부른 것을 자랑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리 동맹들을 마음대로 하라'고 말했다면서 “난 그가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할 때 진심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들이 미국의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는 바를 축하하는 대신 “그들을 해충이라 부르고, 그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강경파가 여성의 낙태권을 전국적으로 금지하려고 한다면서 “내가 지켜보는 한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같은 시간 공화당 강세 지역인 조지아주의 롬에서 맞불 유세를 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에서 여대생 레이큰 라일리 살해 사건을 고리로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정책을 맹비난했다. 조지아주의 오거스타대학 재학생인 라일리는 지난달 22일 운동을 하러 나갔다가 시신으로 발견됐는데 경찰은 2022년 9월 멕시코 국경을 넘어 불법으로 입국한 베네수엘라 국적의 남성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이 우리 국경과 이 나라의 국민에게 한 짓은 반인륜 범죄이며 그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바이든이 고의로 그리고 악의적으로 미국의 국경을 없애 우리나라에 수천 명의 위험한 범죄자들을 풀어놓지 않았다면 라일리는 오늘 살아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라일리 살해 혐의를 받는 이주민을 '불법 이민자'라고 부르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한 것을 두고 “우리나라가 미쳐 돌아가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가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가장 무능하고 가장 부패한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비판하며 “넌 해고야!"를 외치자 지지자들이 환호했다. 라일리 부모는 이날 유세에 참석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전에 라일리의 부모를 별도로 만나 위로했다. 미국 남부에 위치한 조지아주는 공화당 강세 지역이었지만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만1779표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특히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를 관리하는 조지아주 총무장관에게 전화해 자신의 패배를 뒤집는 데 필요한 “1만1780표를 찾아라"라고 명령했고, 이 행위로 인해 선거 방해 혐의로 작년 8월 형사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지난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을 기소한 패니 윌리스 지방검사장을 한참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판할 때는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잘 지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또 재임 기간 성과 중 하나로 자신이 한국과 중국의 세탁기 덤핑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 가전업체 월풀을 구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2018년 1월 수입 세탁기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발동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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