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美 대선 리스크 회피해야…글로벌 기업들, 회사채 발행 급증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글로벌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정보업체 LSEG 데이터를 인용해 기업들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6060억 달러(약 815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 동기에 비해 40%가량 늘어난 규모로, 199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 스프레드(가산금리)가 매우 작게 형성된 것도 회사채 발행을 늘리는 요인이다. 11월에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박빙 판세를 보이면서 연말로 갈수록 회사채 발행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어 기업들이 위험 회피 차원에서 미리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글로벌 투자등급 채권 공동 대표인 테디 호지슨은 “투자등급 회사채의 경우 일반적인 발행 일정보다 대략 두 달 정도 앞서서 발행하고 있다. 분명히 미국 대선이 회사채 발행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채권시장의 금리 스프레드는 올해 1월부터 상당폭 낮아졌다. 2022년과 2023년 회사채 발행이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신규 발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투자 등급 회사채와 국채 간 평균 스프레드는 현재 0.93% 포인트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0.14%포인트만 더 작아지면 19년 만의 최소치가 된다. 하이일드 회사채와 국채 간 스프레드도 3.12% 수준으로, 2021년 12월 이후 가장 작다. 씨티그룹 북미 회사채 대표 존 맥컬리는“미국 전역에서 작은 스프레드로 많은 회사채가 발행되고 있다. 아주 좋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차산업과 금융 분야에서 회사채 발행이 많았다. 포드와 도요타를 포함한 대형 자동차업체들이 회사채를 발행했고 모건 스탠리, JP 모건, 스탠다드차타드를 포함한 여러 은행도 1분기에 회사채를 발행했다. 호지슨 대표는 “기업들은 올해 필요 자금 대부분을 상반기에 조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같은 경기순환 원자재인데…구리값 오르고 철광석 가격 폭락, 왜?

구리, 철광석 등 글로벌 경제에 민감한 원자재들의 가격 흐름이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에서 경기 둔화 등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있지만 두 원자재 간 공급 전망이 서로 다르게 예측되면서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철광석 선물 가격은 개장 후 약 4% 급락, 약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톤당 100달러선이 무너졌다. 철광석 선물 가격이 100달러선을 밑돈 적은 작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올 드러 싱가포르 철광석 선물 가격은 30% 가량 하락했다. 중국 다롄 거래소에서도 9월물 철광석 선물 가격은 지난 한 주간 8.5% 급락했다. 건설 핵심 자재인 철근 선물 가격은 약 4년래 최저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부동산 위기 장기화로 수요가 무너진 와중에 공급은 늘어나고 있어 가격이 하방 압박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년 넘게 철광석 시세를 좌우해왔다. 네비게이트 코모디티의 아틸라 위드넬 이사는 “이날 철광석 가격의 움직임은 기본 펀더멘털로 돌아왔음을 보여준다"며 호주로부터 철광석 출하량이 늘어나면 중국 재고는 더욱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의 3월 셋쩨주 수출량은 폭증했다. 여기에 중국 항구에서 축적된 철광석 재고는 약 1억 4200만톤으로 1년여만 최대 규모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침체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철광석 가격이 쉽게 회복하지 못할 전망이다.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지난달 100대 부동산 기업의 신규 주택 판매액은 전년 동기대비 46% 급감한 358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또 3월 중국 철강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는 44.2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반면 글로벌 경제에 민감한 또 다른 대표 원자재인 구리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리는 세계 실물 경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선행 지표로 통해 '닥터 코퍼'라고 불린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현물 가격은 지난달 28일 톤당 872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최고점인 8973달러(3월 18일)대비 약 3% 가량 하락한 상황이지만 올들어 최고 수준에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경기 둔화로 철광석과 함께 가격이 떨어지리란 관측과 정반대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는 중국 구리 수요 증가율이 지난해 6.7%에서 올해 3.9%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구리 가격이 오르고 있는 이유는 공급이 앞으로 더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맥쿼리는 올해 구리 공급 전망치를 100만톤 하향 조정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제 구리 시장에서는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가 100달러 이상 차이나는 등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공급이 충분하다는 현재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고 FT는 짚었다. ANZ 리서치의 다니엘 하인스 선임 원자재 전략가는 “중국 양회를 앞두고 재고가 축적된만큼 현물 시장은 아직 공급 감소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구리 공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은 남미 주요 생산국의 광산 폐쇄와 기업들의 감산 등으로 지난해부터 제기됐다. 여기에 중국 주요 제련업체들마저 감산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구리 가격이 연말에 1만달러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고 모건스탠리는 3분기에 구리값이 1만 2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기차 대중화 뒤쳐진 韓·美...세계 최초로 ‘이 흐름’ 깰까

세계 곳곳에서 전기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한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 최초로 전기차 시장과 관련한 주요 흐름을 깰지 관심이 쏠린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기차와 관련한 티핑 포인트(중요한 전환점)를 통과한 나라가 작년말 기준 31개국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가 지난 2022년 이런 내용을 처음 분석했을 때 신차 판매 비중이 5%를 넘었던 국가는 미국, 한국, 중국과 서유럽 등 19개 나라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말 분석엔 티핑 포인트를 통과한 곳은 23개국으로 늘었고, 연말에는 31개국으로 확대된 것이다. 특히 작년에는 동유럽 및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전기차가 신차 판매의 5% 이상을 차지할 경우 티핑 포인트를 통과했다고 여겨진다. 이는 전기차 전환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5%를 돌파하면 4년 이내 25%로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5% 지점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나라별로 다를 수 있지만 자동차 가격, 인프라 문제, 운전자 회의론 등의 보편적인 문제가 점차 해결되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전기차 열풍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 조사기관 BNEF의 코리 칸토르 애널리스트는 “충분한 판매량이 발생하면 일종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며 “전기차가 더 많이 등장한다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주류로 보고, 자동차 제조업체는 시장에 투자할 의향이 있으며, 충전 인프라가 확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가 동남아시아에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태국이다. 지난해 1분기 티핑포인트를 통과한 이후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해 작년말 태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13%로 불어났다. 튀르키예 전기차 시장은 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5%를 돌파하더니 4분기엔 유럽에서 네 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4분기 튀르키예 전기차 판매량은 3만 6026대로 집계됐는데 이보다 높았던 유럽 국가는 독일(13만 8390대), 프랑스(9만 8755대), 영국(7만 9602대)이었다. 이 3개국은 2020년에 나란히 티핑포인트를 통과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한국과 미국의 전기차 시장 부진이다. 블룸버그가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단 한 국가도 전기차 점유율이 5%에서 15%로 확장하는 데 3년 이상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미국은 각각 2021년 3분기, 2021년 4분기 티핑 포인트를 통과했기 때문에 올해가 3년차지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다. 실제 작년말 기준 한국과 미국에서 신차 판매의 전기차 비중은 각각 8.1%, 6.9%로 집계됐는데 2022년 이전에 티핑포인트를 통과한 20개국의 평균 점유율인 18.1%에 크게 못 미친 상황이다. 2021년 3분기 한국과 나란히 5%를 첫 돌파한 벨기에, 이스라엘, 뉴질랜드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각각 25.3%, 22.9%, 20%였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들은 주행거리가 긴 전기 픽업트럭과 대형 SUV를 요구하고 있는데 한국의 주행거리 불안은 미국 못지않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지 않는 이상 한국과 미국은 전기차 시장 성장과 관련한 주요 흐름을 세계 최초로 깰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과 관련한 이런 전망은 정부의 내년 전기차 보조금이 올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나와 더 주목받는다. 환경부는 지난 2월 발표한 2024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에서 전기차 성능보조금 단가를 기존 최대 5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100만원 감액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글로벌 증시전망] 승승장구 뉴욕증시…3월 비농업·연준 발언에 흔들릴까

지난 1분기까지 승승장구해왔던 뉴욕증시가 2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주에는 2월 물가 지표를 소화한 후 앞으로 공개 예정인 고용 지표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주목하면서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종가 기준 나란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요일인 29일은 '성 금요일'로 휴장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1분기 약 5.5% 상승하면서 4만선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2021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0.2% 상승해 1분기 상승폭으로는 지난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지난 다섯 달 연속 월간 상승세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다섯 달간 25%가량 올랐다. 이는 뉴욕증시 역사를 통틀어 손꼽히는 수익률이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1분기에 10% 넘게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29일 발표된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우선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2월 PCE 가격지수는 휴장한 날 발표됐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1분기 마지막 거래일까지 경계심을 나타냈었다.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시 중요하게 반영하는 PCE 가격지수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지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2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기대비 2.8% 상승했다. 이는 1월(2.9%)보다 0.1% 포인트 낮다. 또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1월(0.5%)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월보다 낮지만, 작년 하반기에 있었던 긍정적인 수치의 대부분만큼 낮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수준에 확실히 더 가깝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려면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그런 확신을 가지려면 “작년에 있었던 것과 같은 긍정적인 물가 지표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만약 노동 시장이 예상치 못한 약세를 보일 경우, 우리는 이를 유심히 살펴보고, 이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일 발표 예정인 3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튿르은 3월 비농업 고용이 20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월(27만5000명 증가)보다 증가세가 살짝 둔화한 수치다. 전년대비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4.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실화될 경우 2021년 중순 이후 가장 작은 상승폭을 기록하게 된다. 미국 실업률의 경우 3.8%를 기록, 2월(3.9%)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3월 고용지표 발표에 앞서 2일 공개 예정인 2월 구인·이직(JOLTs) 보고서를 통해 노동 수요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주에는 파월 의장을 포함해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대거 예정됐다. 최근 들어 연준 내부에서 금리인하 전망에 대한 의견차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실제 파월 의장은 1~2월 약간 튀어 오른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반면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 인물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며 파월 의장과 대립각을 펼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中 3월 제조업 PMI ‘경기 확장’…반년만에 50선 웃돌아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반년 만에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경제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1일 자국의 올해 3월 제조업 PMI가 전월보다 1.7 상승한 50.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 집계치 중간값인 50.1보다 크게 웃돈 수치다. 기업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 통계는 관련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작년 9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50.2를 기록했으나, 이후로는 49.5(10월)→49.4(11월)→49.0(12월)→49.2(2024년 1월)→49.1(2월)로 5개월 연속 경기 수축 국면을 이어왔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PMI는 51.1(전월 대비 0.7 상승), 중형기업 PMI는 50.6(1.5 상승), 소형기업 PMI는 50.3(3.9 상승)으로 모두 기준치를 상회했다.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5대 지수 가운데 생산 지수(52.2, 전월 대비 2.4 상승)와 신규 주문 지수(53.0, 전월 대비 4.0 상승), 납품 지수(50.6, 전월 대비 1.8 상승)는 모두 기준치 50을 넘겼으나, 원자재 재고 지수(48.1, 전월 대비 0.7 상승)와 종업원 지수(48.1, 전월 대비 0.6 상승)는 상승세에도 여전히 50을 밑돌았다. 올해 3월 중국의 비제조업 PMI는 지난달보다 1.6 상승한 53.0으로 집계됐다. 비제조업 PMI는 건설업과 서비스업의 활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중국의 비제조업 PMI는 지난해 3월 58.2로 정점을 찍은 뒤 56.4(4월)→54.5(5월)→53.2(6월)→51.5(7월)→51.0(8월)으로 줄곧 하락세였다가 9월 51.7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그러나 10월 50.6으로 한 달 만에 1.1이 하락했고, 11월에는 50.2로 더 떨어졌다. 12월엔 50.4, 올해 1월엔 50.7, 2월 51.4로 다시 상승세를 회복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주가 급등’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기대감…“韓 메모리칩 수출 회복”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출 회복 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31일 연합뉴스가 인용한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와카스기 마사히로 선임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국 메모리칩 수출 회복' 및 '마이크론 메모리 부문 실적의 함의' 등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평가했다. 보고서는 우선 산업통상부 자료 등을 근거로 한국의 D램 수출이 2월까지 4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집계를 보면 2월 D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 전월 대비 12% 증가한 24억 달러(약 3조2000억원)였다. 2월 D램 가격이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 가운데, 반도체에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 등이 D램 시장 회복세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지난해 3분기 D램 시장 점유율(비트 공급 기준)이 삼성전자(39%)·SK하이닉스(34%)·마이크론(23%) 순이었다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자료를 인용하면서, D램 수출 회복세를 볼 때 한국 기업들의 1분기 매출도 강하게 반등할 수 있다고 봤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달 한국의 낸드플래시(낸드) 수출은 기록적 수준으로 반등해 전년 동기 대비 82%, 전기 대비 3% 늘어난 8억9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낸드 시장 점유율(가격 기준)은 2022년 기준 삼성전자(35%)와 SK하이닉스(18%) 등 한국 기업들이 과반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낸드 평균 판매단가(ASP)가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23∼28% 오른 데 이어 2분기에도 13∼18%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한국 기업들의 낸드 부문 매출 호조도 이어질 수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을 봐도 1월 8.2% 감소했던 반도체 생산이 지난달 4.8%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5.3% 급증했다. 반도체 재고도 전월 대비 3.1% 줄었다. 보고서는 앞서 나온 마이크론의 실적 전망도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봤다.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2024회계연도 2분기(12∼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58억 달러(약 7조8000억원)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2분기 D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3%, 전기 대비 21% 각각 늘어났는데 이러한 흐름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마이크론은 3분기(3∼5월) 매출(중간값)이 전년 동기 대비 76%, 전 분기 대비 13% 늘어난 66억 달러(약 8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10%가량 높은 수준으로, 한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해석했다. KB증권도 메모리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감 등을 근거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3% 상향, 전년 대비 418% 증가한 34조430억원으로 최근 예상한 바 있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 삼성전자 주가는 19일 종가 대비 13%가량 올랐고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5일 종가 대비 38% 상승한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스라엘, 시리아·레바논 친이란세력 공습…전면전 우려

이스라엘이 시리아와 레바논 등 인접 국가의 친이란 무장세력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9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밤사이 알레포와 이들리브 지역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민간인과 군인 다수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노린 것이라며 “테러 조직"이라고 비난했다. 시리아 외무부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반군 장악 지역인 알레포 남서부와 서부 지역에서 온 '무장 테러 단체'의 공격과 동시에 일어났다고도 비판했다 레바논 남부 이스라엘 접경지를 근거지로 하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대원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 북부 사령부의 사단 본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헤즈볼라 대원 6명과 시리아 정부군 36명 등 총 4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하며 “최근 3년간 가장 강력한 공격"이라고 언급했다. 시리아 국영통신 사나(SANA)는 오전 1시 45분 알레포 남동쪽 헤즈볼라의 무기고와 공장을 겨냥한 이번 공격으로 최소 33명의 시리아인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를 겨냥한 공격을 인정했다. 그리고 헤즈볼라의 로켓·미사일 부대의 부부대장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 자체 방송인 알마나르 TV는 알리 압델-하산 나임의 사망을 확인하면서도 그의 역할이나 사망 일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란뿐만 아니라 친이란 무장세력과 오랜 긴장관계를 유지했으나 특히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친이란 세력의 무력 개입을 견제하기 위해 레바논, 시리아 등 인접국을 공습해왔다. 다만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세력은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그동안은 암묵적인 한계선을 중심으로 공습을 주고받았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을 쐈지만 대부분 군사 목표물을 겨냥한 것으로, 이 역시 이스라엘 방어 시스템에 요격됐다. 그러나 최근 몇주간은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접경지역을 훨씬 넘어 레바논 영토 깊숙한 곳까지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레바논 남부에 대한 폭격은 2006년 이후 단일 분쟁으로는 헤즈볼라에 가장 큰 피해를 줬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집계에 따르면 이날 사망자 수를 더하면 지난해 10월 이후 살해된 헤즈볼라 조직원은 총 255명에 이른다. 이스라엘군도 강경해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보다 강력한 세력인 헤즈볼라에 맞서라는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레바논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10만명을 대피시킨 바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은 국방부 장관은 이날 레바논 접경지인 이스라엘 북부를 방문, 헤즈볼라 공습을 지켜봤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우리는 레바논에서 나오는 모든 행동에 대가를 치르게 하고 그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레바논과 시리아 전역의 무장단체에 공습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북부사령부 오리 고르딘 사령관도 성명에서 “우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며 “헤즈볼라를 밀어내고 인프라를 파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사 분석가 로넨 솔로몬은 WSJ에 “이스라엘은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이란에서 시리아 내 헤즈볼라까지 무기를 공급하는 모든 경로를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전면전은 양쪽 모두에 파괴적일 가능성이 크고, 이란과 미국까지 전쟁에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인화성이 크다. 나세르 칸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확전을 위한 노골적이고 필사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국경을 따라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남아있다"며 “우리는 또한 레바논에서 이뤄지는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전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천연수소 찾아라” 세계는 ‘수소 골드러시’ 중...한국도 동참

궁극의 청정에너지로 불리는 수소가 자연 상태에서 세계 각지 매장지에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앞다퉈 확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소를 생산하는 기존 방식보다 땅 속에 매장된 천연 수소를 얻는 것이 더 경제적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수소 골드 러시'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매장된 천연 수소를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골드러시가 진행중이다. 무공해 연료인 수소는 연소 과정에서 탄소 등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다른 원소와 결합한 화합물로 존재하고 있어 수소를 분리하기 위해 별도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생산 과정에 따라 수소가 그레이 수소, 블루 수소, 그린 수소 등으로 나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의 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의 부산물로 나오는 그레이 수소로, 가장 저렴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의 탄소를 포집장치로 저장해 배출량을 줄인 수소지만 화석연료에 여전히 의존한다. 그린 수소는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한 수소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친환경 에너지로 꼽히지만 생산 비용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BNEF에 따르면 지난해 그레이 수소, 블루 수소, 그린 수소의 평균 생산비용은 1kg당 각각 2.13달러, 3.10달러, 6.40달러로 집계됐다. 이런 와중에 수소를 인위적으로 생산하지 않고 자연 상태의 수소를 캐내는 천연 수소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세계 각지에서 매장 수소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다. 땅속에 채굴해 얻을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업계에서는 천연 수소를 '골드 수소' 또는 '화이트 수소'로 부른다. 지질학자들이 천연수소 매장지를 발견한 최근 사례로는 알바니아, 프랑스 로렌, 호주 남부 지역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제프리 엘리스 연구원은 “전 세계 땅 속에 매장된 천연 수소의 양이 방대할 수 있다"며 그 규모는 5조톤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엘리스 연구원은 또 단 몇 퍼센트만이라도 채굴되면 향후 200년 동안 예상되는 모든 수요가 충분히 공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천연 수소를 채굴해 얻는 비용 또한 그린, 블루, 그레이 등으로 생산하는 비용보다 낮다는 점도 주목을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라이스태드에너지에 따르면 캐나다에선 kg당 0.5달러의 비용으로 천연수소가 채굴됐다는 사례가 나왔고 스페인과 호주에서도 비용이 약 1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스태드에너지는 “전해조 등 비용이 앞으로 하락할 것을 예상되기에 그린 수소 생산비용 또한 낮아지겠지만 그럼에도 화이트 수소는 더 저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년 말 기준 천연수소 매장지 탐사에 나선 기업들은 40곳으로 집계했는데 2020년에는 10곳에 불과했다"며 “현재 호주, 미국, 스페인, 프랑스, 알바니아, 콜롬비아, 한국, 캐나다 등이 탐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에너지부는 천연 수소 탐사에 나서는 미국 기업 16곳에 총 2000만달러를 지원했다고 지난달 발표하기도 했다. 천연 수소의 유망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 연구소(IEEFA)의 아나 마리아 잘러-마카레비츠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때로는 우린 걷기 전부터 달리고 싶어한다"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과 현실을 혼동하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현실적인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그레이 수소를 그린 수소로 대체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고 잘러-마카레비츠는 강조했다.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학술자, 과학자, 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된 단체인 '수소과학연합체'(HSC)도 이달 블로그를 통해 “현재까지 알려진 것들을 모두 고려했을 때 천연가스를 대규모로 추출할 수 있을 정도의 천연 수소 매장지를 발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HSC는 또 저장, 운송, 배분 등의 부분에서도 난제가 산적해 천연 수소를 쉽게 얻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 클린턴·오바마 지원사격에 337억 확보…트럼프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자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 측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근소하게 밀리고 있지만 자금 동원력에서는 일찌감치 압도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28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개최된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전직 대통령들은 물론이고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참여한 이번 행사를 통해 거둬들인 돈은 2500만달러(약 33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캠프 측은 역대급 성공이라고 행사 시작 전부터 대대적 홍보전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과 워싱턴 DC에서부터 나란히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동행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뛰어난 사례"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한껏 추켜세웠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문제에 있어 윤리적 투명성을 갖췄다"면서 그가 양쪽 모두의 입장을 듣고 공통 분모를 찾기 위해 노력할 자세를 갖추고 있다며 이 문제를 둘러싼 지지층 내부 불만 잠재우기도 시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버팀목으로 충실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재선이 반드시 트럼프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것만은 아니라고 강조하며, 의료보험과 에너지 등에 있어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를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누릴 만하며, 전 세계의 민주주의가 이것을 필요로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절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보다 경제 지표들이 한층 나아졌다면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다. 그는 미국을 위해 좋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로 내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 “다소 늙었고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최소 250달러, 많게는 50만달러까지 지불하고 행사에 운집한 5000여명의 지지자들은 행사장을 한껏 달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캠프측은 행사 입장을 위한 기본 티켓에 250달러, 3명의 대통령과 사진을 촬영할 경우 10만달러, 리셉션 하나에 참석하는 데에는 25만달러, 한층 내밀한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50만달러의 후원금을 내걸었다. 이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자인 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크게 앞지른 것과 대비되는 풍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말 기준 바이든 대통령이 보유한 자금은 1억5500만달러(약 208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며 정치 후원금의 상당수를 재판 비용으로 끌어 쓰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유 자금은 3700만달러에 불과하다. 이를 의식한듯,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자금 모금 행사도 오는 4월 6일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예정됐다. 이번 행사는 헤지펀드 거물 존 폴슨이 주최하며, 3300만달러(약 445억원)이 조성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와퍼 치약에서 강아지용 스마트폰까지...국내외 기업들의 만우절 농담

4월 1일 만우절이 다가오면서 올해 국내외 기업들의 '만우절 농담'에 관심이 쏠린다. 만우절은 1년 중에 가벼운 거짓말로 서로를 속이고 장난을 치며 웃음을 얻는 날이다. 만우절은 서양에서 유래한 풍습으로 '바보의 날(April Fool's Day)'이라고 하며, 이날 누군가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사람을 '4월 바보(April's Fool)' 또는 프랑스어로 '푸아송 다브릴'이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일종의 장난으로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기업들의 홍보 수단으로 발전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세워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사례는 일명 '스파게티가 열리는 나무'다. 영국 BBC TV는 1957년 스위스에서 온화한 날씨와 스파게티 바구미의 박멸 덕분에 풍년이 왔다면서 농부들이 나무에서 스파게티를 수확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CNN에 따르면 많은 영국인은 이 방송을 사실로 믿었다고 한다. 이에 BBC는 스파게티 재배법을 묻는 시청자들의 전화 문의에 시달려야 했다. 기업들의 독특한 만우절 장난들도 주목받는다. 버거킹의 경우 지난 2017년 만우절 당시 와퍼맛 치약을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매장에서 먹었던 와퍼의 향을 치약을 통해 똑같이 느끼면서 구강관리도 가능한 제품이라고 소개됐다. 구글은 지난 2019년 인공지능 발전 덕분에 튤립들이 사용하는 언어 해석이 가능해졌다며 인간과 튤립 간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해외 스타 세스 로건과 평생 계약을 체결했다는 넷플릭스, 서커스단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한 레이 블란쳇 TGI 프라이데이 최고경영자(CEO) 등도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만우절을 맞아 유쾌한 거질말에 동참하는 추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만우절을 맞아 삼성닷컴에 세계 최초로 강아지만을 위한 스마트폰 '갤럭시 S23 바우-와우 에디션'을 출시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네이버도 “우주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달에 짓겠다"는 2분 분량의 이벤트 영상을 올렸다. 이밖에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 딸기스프가 들어간 팔도비빔면 등 만우절 장난이 현실화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만우절 농담이 역풍을 불러일으킨 경우도 있었다. 2018년 만우절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현재의 엑스)를 통해 “테슬라가 파산했다"는 글이 대표 사례다. 테슬라 주가는 2018년 3월 한 달에만 22% 가량 폭락해 월간 기준으로 2010년 상장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그런 상황에 머스크가 파산 소식을 올리자 선을 넘었다는 반응으로 이어졌고 월요일인 4월 2일 테슬라 주가는 장중 최대 8% 급락했다. 폭스바겐의 경우, 2021년 당시 미국지사가 '볼츠바겐'(Voltswagen)으로 브랜드명을 바꾼다고 만우절 장난을 쳤다가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까지 받았던 적도 있었다. 첫 완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D.4' 미국 출시 홍보용 만우절 거짓말이었지만 폭스바겐이 전기차 사업에 집중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유럽과 뉴욕증시에서 폭스바겐의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페이지필드의 로라 프라이스 파트너는 “브랜드가 (만우절 농담으로) 웃기려고 할 때마다 커뮤니케이션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잘 해내면 만우절 농담은 홍보 차원에서 강력한 펀치를 날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