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정유업계가 전기·수소차 시장으로의 확대 속도가 빨라지면서 주유소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변신을 꾀하고 있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휘발유와 경유 등을 중심으로 주유소 사업을 영위하던 정유사들이 주유소를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이나 물류 거점센터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 SK에너지는 올해 6월 초 기준 전기차 충전소 85개소, 충전기 98기를 전국 SK 주유소에 구축하며 이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일환으로 최근엔 SK그룹의 부동산 전문 투자회사 SK리츠와 ‘SK 친환경 복합스테이션 구조 고도화 사업’ 추진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SK에너지 직영주유소 부지를 ‘복합 에너지플랫폼’으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석유제품 유통을 넘어 복합 에너지플랫폼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첫 복합스테이션 개발 주유소로는 경기 시흥시 SK시화산업주유소다. SK에너지와 SK리츠는 기존 캐노피식 주유소를 철거하고 당일 배송이 가능한 도심형 물류시설(MFC,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을 위한 3층 건물을 지어 옥내주유소로 탈바꿈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인허가 절차를 거쳐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GS칼텍스도 일찌감치 주유소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2020년부터 서울과 수도권 일부 주유소에 전기차 및 수소차가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더해진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을 구축했다. 또 주유소의 물류 거점화를 목표로 주유소를 픽업 센터로 지정, 이케아코리아 고객이 직접 차량으로 픽업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HD현대오일뱅크는 직영 주유소에서 미니 굴착기를 판매하는 등의 이전과 사뭇 다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HD현대인프라코어와 협업해, 인천과 광주, 안성, 충주 등 직영주유소 4개소에서 ‘디벨론(DEVELON)’ 미니 굴착기를 전시 및 판매 중이다. ‘디벨론’은 HD현대인프라코어가 지난 1월 새롭게 공개한 건설장비 브랜드다. HD현대오일뱅크 측은 "미니 굴착기가 농가, 과수원, 전원주택 등에서도 활용도가 높아 건설산업 종사자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이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외 게임업체인 넥슨과 함께 국내 최초로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적용한 주유소 ‘파츠 오일뱅크’를 공개하며 게임 테마주유소 운영에도 나섰다.에쓰오일은 유통업계 등 이종간 협업으로 복합 공간을 구축하고 있다. 이마트24와 협업해 스마트편의점을 도입하는 것 외에 지난해 방송인 노홍철이 운영하는 북카페를 주유소 내에 입점 시키기도 했다. 최근엔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을 맞아, ‘구도리 X BTS FESTA’ 라는 주제로 테마 주유소를 운영 중이다.업계는 주유소들의 다양한 시도가 향후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또는 수소차의 보급 확대에 따라 주유소의 복합스테이션화는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SK에너지 복합에너지 플랫폼 조감도(왼쪽), 미니굴착기를 판매하고 있는 HD현대오일뱅크 주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