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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철강사도 못피한 수익성 반토막 위기···동국씨엠 컬러강판 럭스틸 덕에 선방

대형 철강사들이 3분기 대규모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하는 가운데 동국씨엠이 프리미엄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Luxteel)' 덕에 실적 악화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중국산 저가 철강이 대체할 수 없는 프리미엄 제품을 활용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대형 철강사들이 수익성 반토막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일 실적을 발표한 현대제철은 3분기 영업이익으로 515억원으로 기록해 지난해 3분기 2284억원 대비 77.4% 줄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동국제강도 3분기 영업이익이 215억원에 불과해 지난해 3분기 1054억원 대비 79.62% 줄었다고 발표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오는 30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포스코 역시 영업이익 50% 이상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철강사의 실적 악화는 중국발 공급 과잉의 영향이 크다. 올해 중국 철강사들이 저가 철강 제품을 대규모로 수출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수출처를 잠식하고 있다. 실제 지난 7월에 국내 수입된 중국산 철강 제품의 거래가격은 관세의 영향으로 t(톤)당 563달러(약 77만5000원)로 파악된다. 같은 달 포스코의 열연 가격은 전월 대비 1만5000원 하락한 t당 80만5000원에 거래됐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두 제품의 가격 차이는 관세의 영향으로 크지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열연가격은 t당 60만원대 후반으로 국내산 제품과 1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환경이 유지된다면 국내 철강사는 마진을 극도로 낮추고 가격 하락을 단행하거나 판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양자 모두 수익성에는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다. 올해 3분기 중국 철강사들이 대규모 수출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미국 대통령 선거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중국에 대한 강력한 무역 제재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중국 입장에서 관세에 민감한 철강 제품을 서둘러 수출해 무역 제재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철강사도 영업이익 반토막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동국씨엠의 실적이 눈에 띈다. 동국씨엠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1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312억원 대비 31.1% 감소에 그쳤다. 현대제철이나 계열사인 동국제강 등 더욱 규모가 큰 대형사도 70% 이상 영업이익이 줄었음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럭스틸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효과로 분석된다.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이 쉽게 대체할 수 없는 프리미엄 철강 제품이 견조한 수익을 유지해줬다는 진단이다. 럭스틸은 동국씨엠의 프리미엄 컬러강판 브랜드다. 일반적으로 건축 소재에 쓰이는 목재는 불에 취약하며 석재는 가공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럭스틸은 목재·석재 등 천연 자재의 색감과 질감을 표현하면서도 불연(不燃) 특성이 있고 가공하기가 쉽다. 실제 동국제강은 최근 '2024 한국건축산업대전'에서 화강암·석회암 등 석재 자연 무늬를 재연한 럭스틸 스톤터치 5종의 제품을 공개했다. 동국씨엠은 소재별로 질감을 분석해 외관에 디지털프린팅 기술로 이를 덧씌워 럭스틸 브랜드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럭스틸 제품은 오너가인 장세욱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사업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장 부회장은 지난 2010년 동국제강그룹의 컬러강판기업인 유니온스틸(동국씨엠의 전신)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듬해 유니온스틸은 럭스틸을 출시하며 철강의 프리미엄 브랜드화를 과감히 시도했다. 당시 쇳덩이에 무슨 브랜드를 만드느냐는 철강업계의 고정 관념을 깨고 럭스틸은 최근 10여년 동안 동국씨엠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너가인 장 부회장이 주도했기에 전례가 없었던 철강 제품의 브랜드화를 달성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국씨엠 관계자는 “냉연·도금 판매량이 모두 줄었지만, 럭스틸 등 프리미엄 컬러강판 수출 물량이 견조한 덕에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4분기에도 수익성 위주의 영업 판매 전략을 통해 실적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HD현대, 스마트·친환경 건설장비 앞세워 지속가능성 향상 모색

HD현대그룹의 건설기계 계열사들이 건설 현장의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노동력 감소, 중대재해 발생, 탄소중립 이슈에 대응 가능한 제품으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HD현대의 건설기계 중간 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24일부터 나흘간 '제12회 한국국제건설기계전'이 열리는 일산 킨텍스에서 안전·생산성·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스마트 건설현장 구현을 위한 건설장비와 기술을 선보였다. HD현대건설기계는 50t급 굴착기 'HX520A'와 35t급 휠로더 'HL985A' 등 대형 장비 뿐 아니라 'HX17AZ'를 비롯한 소형 라인업도 소개했다. 미니굴착기와 소형 굴삭기 등 소형장비는 도심과 농가를 비롯한 지역에서 작업이 용이한 덕분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건설기계도 내년 2분기까지 미니굴착기 생산력을 9600대에서 1만5400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2040년까지 제품 포트폴리오의 98%를 연비 개선 및 전동화·수소 모델로 채운다는 전략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2025년형 2t급 전기 굴착기 'HX20E' 및 급속 충전스테이션도 볼 수 있었다. 이는 40kWh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로, 일일 최대 9시간 작업이 가능하고 소음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국내 고객 작업장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마쳤고, 북미와 유럽 등 국내외에서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머신가이던스 기술과 센서로 장비의 위치 및 자세를 실시간 감지하고 이를 토대로 작업 가이드를 제공하는 '하이 어시스트 2D MG+', 자체 개발한 원격 장비 관리 시스템 '하이메이트' 를 비롯한 기술도 소개했다. HD현대로보틱스의 아크 용접 로봇 솔루션도 볼 수 있었다. 이는 굴착기 암과 상·하부 구조물 생산을 자동화할 수 있는 것으로, HD현대건설기계는 중국 강소·인도 푸네 공장의 용접 공정 자동화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브라질 공장에도 용접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KT와 손잡고 지능형 통신 케이블 시스템을 도입하고, 구글 클라우드와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위해 기울인 노력도 설명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도 1.9t급 전기 굴착기 DX20ZE, 35kWh급 BC05 수냉식 배터리팩, 11L급 수소연소엔진 'HX12' 등 탄소중립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들을 전시했다. 55t급 굴착기 'DX550LC-7'와 15t급 굴착기 'DX-150W-7' 뿐 아니라 △DX10Z-7K △DX17Z-7 △DX35Z-7를 포함한 미니굴착기 풀라인업도 부스에 배치했다. '스마트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SAVM)' 등 작업자 및 인근의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력도 볼 수 있다. 이는 기존 건설장비 주변 360도를 카메라로 촬영해 상황을 알리던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에 AI를 활용해 주변 인원을 감지하면 식별 경고를 울리는 기능이 더해진 시스템이다. ICT 기술로 채석장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스마트 관리 시스템 '쿼리엑스'도 소개했다. 클라우드 기술 등을 활용해 석산 현장 장비 운영과 자재 생산·운송 및 안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센서와 위성항법시스템(GNSS)을 토대로 장비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3차원 설계 데이터를 활용해 복잡한 지형에서도 정확·신속한 작업을 돕는 '3D 머신 가이던스 시스템'도 소개했다. 화성탐사 콘셉트의 디오라마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곳에서는 건설장비를 14분의 1 비율로 축소한 RC모델들이 자재를 옮기고 25~30도의 경사로를 오르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디벨론 굴착기는 버킷을 좌우로 비틀어 회전하는 동작을 시연하고 적재중량 40t급 굴절식 덤프트럭이 울퉁불퉁한 지면을 주행하는 장면도 시연했다. 원격 조종으로 장비를 체험하는 관람객들도 볼 수 있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가 주관하는 것으로, 전 세계 20개국 237개사가 참가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고려아연 ‘쩐의 전쟁’ 일단락… 최윤범은 ‘법정’ MBK·영풍은 ‘주총’ 승리 플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종료되면서 40여일 동안 경영권을 놓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 사이의 치열했던 자금 전쟁이 일단락됐다. 양측 모두 공개매수를 통해 확실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기에 향후 법정과 주주총회장에서 장기간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이 원하는 전장과 승리 플랜이 달라진 것이 눈에 띈다. 이전까지는 양측 모두 공개매수에 올인했다면 이제는 서로 다른 영역에 방점을 둘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MBK·영풍은 확보한 지분을 바탕으로 주총장에서 승부를 보려고 하는 반면 두 번의 법정 다툼에서 승리한 최 회장 측은 시세조종 혐의 등 상대방의 법적 리스크를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산업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이 마무리되면서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당초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이 목표 수량(발행주식총수의 20%)을 모두 달성하더라도 최 회장 측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은 36.49%에 그친다. 베인캐피탈이 매입하는 지분 2.5%를 제외하면 고려아연이 매입하는 17.5%의 지분은 의결권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4일 종료된 공개매수로 인해 MBK·영풍이 38.47%의 지분을 확보한 것을 감안하면 양측 모두 과반수 지분 확보에 실패해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지는 못한 셈이다. 결국 자금 전쟁 이후 2라운드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확보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우선 최 회장 측보다 더 높은 지분율을 확보한 MBK·영풍은 주총장에서 표 대결로 승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순탄하게 풀릴지는 미지수다. MBK·영풍은 이번에 확보한 지분을 바탕으로 최대한 빨리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에 13명의 인원이 있는데, 이 중 영풍 측인 장형진 고문을 제외한 12명 모두 최 회장의 우호 인사로 분류된다. 때문에 MBK·영풍 측에 우호적인 인원 12명을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시켜 과반수를 확보해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고려아연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법원에 소집 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주주총회 시기는 내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내년 초에는 정기 주주총회도 예정됐던 만큼 결국 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표 대결 자체는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최 회장 측에서는 상대의 법적 리스크를 최대한 공략해 표 대결 자체를 만들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7.83%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으면 표 대결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경영권을 확보한 상황에서 변수를 만들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공개매수가 종료되기 직전인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MBK영풍의 공개매수가 원천 무효에 해당한다면 이에 대한 법적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MBK·영풍 공개매수는 원천무효라고 생각하고 법적 검토 중"이라며 “도출된 결론을 토대로 수사와 조사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 종료일에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며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내고 관련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 회장 측이 법정 소송에 방점을 두는 것은 최근 두 차례 중요 판결에서 승소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영풍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지난 2일에도 영풍 측이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가처분이 기각되지 않았다면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할 수 없게 돼 최 회장 측이 매우 불리해졌을 가능성이 높지만, 법원이 두 차례나 최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계 관계자는 “공개매수에서 양측 다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전략에 따라서 충분히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28일 전 결과 발표

MBK파트너스·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이 베임캐피탈과 손잡고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가 종료됐다. 이번 공개매수 결제일은 오는 28일로, 결과는 이전에 공개될 예정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고려아연 종가는 87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사측이 제시했던 공개매수 가격 89만원에 근접한 수치다.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펼쳐야 하는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베인캐피탈이 2.5% 공개매수에 성공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하는 17.5%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MBK와 영풍은 5.34% 공개매수로 지분율을 33.13%에서 38.47%로 늘렸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우호지분을 합하면 34% 수준으로, 베인캐피탈이 2.5%를 확보했다면 36.5%로 높아진다.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캐스팅 보트는 지분율 7.8%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이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MBK와 영풍의 실질 의결권이 고려아연·베인캐피탈 보다 많지만, 양측 모두 과반에 미달한 탓이다. 고려아연은 국민연금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는 모양새다. 김태현 이사장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자금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영권 쟁탈에 쓰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이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사측이 유리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재생에너지 △2차전지 밸류체인 △자원순환 사업을 골자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기치고 내건 반면 MBK와 영풍이 장기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기덕 대표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LG화학·㈜한화·현대차 등 최 회장 우호지분의 이탈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MBK와 영풍은 '이들 회사가 고려아연의 전략적 파트너이지만, 최 회장의 우호세력은 아니라고 본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사람팔 닮은 용접로봇부터 무인화 배송로봇까지… ‘로봇의 모든 것’ 킨텍스에 모였다

국내 최대 로봇 전시회 '로보월드'가 19회째를 맞았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협회·한국로봇산업진흥원·제어로봇시스템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것으로, 올해는 오는 26일까지 나흘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23일 킨텍스 전시장에는 제조 현장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기업 관계자들과 진로 탐색 등에 나선 인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해 행사에는 291개사가 900개에 달하는 부스를 꾸렸고, 해외 바이어 초청 비즈니스 상담회 등이 진행된다. 뉴로메카는 자체 기술로 감속기와 브레이크를 개발·생산해 100% 국산 내재화에 성공한 협동로봇 '인디-K', 용접 특화 로봇 '옵티(OPTi)'를 처음 선보인다. 이날 부스에서는 양팔로봇도 만나볼 수 있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스마트 6축 힘/토크 센서 키트 제품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는 레인보우 RB 라인과 뉴로메카 INDY 시리즈 협동로봇 등에 적용되는 것으로, 현장에서는 메모리칩 이송 및 드로잉 시연이 진행됐다. 초소형 6축 힘/토크 센서가 내장된 '인간형 로봇핸드', 자체 개발한 센서를 협동로봇에 적용해 연삭·연마·용접을 비롯해 힘 제어가 필요한 작업에서 쓸 수 있는 솔루션도 선보였다. 로보티즈는 자율주행로봇 '개미(GAEMI)'와 출시 예정인 맞춤형 협동로봇 '오픈매니퓰레이터(OM-Y)'가 연계된 완전 무인화 배송 시스템을 소개했다. 개미가 협동로봇 근처로 이동해서 적재함을 열고 협동로봇이 물건을 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폴라리스쓰리디는 서빙로봇 '이리온2'가 사람과 함께 근무하는 모습을 보이고, 삼성전자에 납품 중인 물류로봇도 처음 일반에 공개한다. QR코드로 커피를 주문하면 바리스타 머신과 배송로봇의 협업으로 배송까지 진행되는 기술도 소개한다. 인티그리트는 △AI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 '플라잉렛' △온디바이스 AI 플랫폼 '인티그리트 AI 스택' △온디바이스 AI 개발 키트 플랫폼 '에어패스' 등을 알린다. 이창석 대표가 현장을 찾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비롯한 내빈들에게 자동차 밑으로 들어가 차체를 들어올리는 주차로봇 등을 소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은 삭도시설 원격 검사 로봇시스템을 전시했다. 이는 케이블카와 스키장 리프트 등 케이블을 이용한 교통수단의 와이어로프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AI 기술로 결함을 검출한다. 서비스용 로봇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로보케어는 스마트 인터렉티브를 기반으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선별하고 발달 치료 교육을 제공하는 로봇 '도리'를 소개했다.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은 삭도시설 원격 검사 로봇시스템을 전시했다. 이는 케이블카와 스키장 리프트 등 케이블을 이용한 교통수단의 와이어로프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AI 기술로 결함을 검출한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식후 테이블에 놓인 식기를 수거해 치우는 모바일 매니퓰레이션 로봇, 밭과 노지를 비롯한 곳에서 자율·원격 농작업 가능한 로봇과 작업 모듈 등도 볼 수 잇었다. 사람에게 주문을 받은 협동로봇이 다른 협동로봇에게 가서 해당 제품을 받고 전달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은 이날 개막식에서 “로봇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다른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첨단로봇은 인공지능(AI) 자율제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지능형 로봇법 전면개편, 휴머노이드 이니셔티브 추진, 연구개발(R&D)·투자 촉진 등 로봇산업의 '포텐셜'을 터뜨리고 미래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두산 개편안 2R] ‘순이익 의존도 91.6%’ 밥캣 없는 에너빌리티 독자 성공 시험대

다시 추진되는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두산에너빌리티 소액주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발 이유 중 하나는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넘겨준 이후 두산에너빌리티의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반면 두산그룹에서는 에너빌리티의 독자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그동안 정책적 측면에서 억눌려왔던 원전 생태계가 빠르게 복원되고 있는 만큼 향후 에너빌리티 자체의 매출과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오히려 밥캣을 넘겨주고 대규모 현금을 손에 쥔다면 신규 설비 투자를 통해 에너빌리티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2일 산업권에 따르면 새로운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에너빌리티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반대하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그룹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합병 비율에 대한 정보를 시장 관계자들에게 밝히며 신규 개편안을 공식화했다. 두산그룹이 공개한 개편안은 기본적으로 지난 7월 발표한 내용과 유사하다. 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 법인으로 인적분할한 뒤 신설 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식이다. 다만 두산그룹이 이번에 공개한 새 합병 비율은 기존보다 소액 주주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됐다. 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게 되는 구조다. 새로운 합병 비율에 대한 논란 역시 적지 않지만 관련 업계 관계자와 에너빌리티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다른 관점의 지적도 나온다. 밥캣을 로보틱스에 넘겨준 에너빌리티가 과연 이전만큼의 실적과 기업가치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다. 지난해 연결 기준 에너빌리티의 매출은 17조5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에너빌리티의 고유 사업인 원자력 및 화력 등 발전설비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밥캣 및 그 자회사가 거둬들인 매출은 9조7589억원으로 집계됐다. 밥캣의 매출이 에너빌리티 전체 매출의 55.48%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해 뿐 아니라 최근 3년 동안 밥캣의 에너빌리티 전체 매출 기여도는 54.63%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익성을 살펴보면 밥캣의 존재감이 더욱 커진다. 밥캣의 최근 3년 동안 평균 순이익은 6505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에너빌리티 평균 순이익인 7101억원의 91.61%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밥캣의 순이익이 9215억원으로 에너빌리티의 순이익 5175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만약 밥캣이 없었더라면 에너빌리티는 4040억원 적자가 발생했을 테지만 밥캣 덕에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밥캣을 넘겨준다면 에너빌리티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두산그룹은 그동안 눌려있던 원전 생태계로 인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이익창출력이 잠시 주춤했던 것이라 독자적으로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전 정부 시기 대체 에너지 개발을 명분으로 원전 가동률을 낮추고 신규 원전에 대한 발주도 사실상 중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고 원전 기술을 보유한 에너빌리티는 장기간 암흑기를 보냈다. 그러나 최근 원전 생태계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특히 유럽 등에선 에너지 정책이 급변하며 에너빌리티 고유의 사업 기회가 열렸다. 이미 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체코원전 1기, 해외원전 2기(폴란드) 등을 수주하며 일감을 확보했다. 올해도 체코원전 2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에너빌리티는 밥캣을 넘겨주고 대규모 현금을 충당해 원전 관련 설비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에너빌리티는 기존 원전 역량에 덧붙여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박상현 에너빌리티 사장은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확보하게 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형원전, 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즉각적으로 투자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소통 부족으로 (주주들께)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MBK·영풍 공개매수 원천무효…수사 요구할 것”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영풍에 대한 법적 반격을 예고했다. 최근 얻은 승리를 활용해 기세를 잡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법원은 지난 2일에 이어 21일에도 영풍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22일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MBK·영풍 공개매수는 원천무효라고 생각하고 법적 검토 중"이라며 “도출된 결론을 토대로 수사와 조사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초 신청서 제출 직후 갑작스레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고 동일한 내용의 가처분을 다시 제기해 심문기일을 지연시키는 등 일반적인 관련 분쟁 실무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였다는 이유다. 공개매수와 함께 회사의 자사주 취득 금지를 구하는 1차 가처분을 제기한 것도 언급했다. 유일한 대응수단을 봉쇄하려는 시도였다는 것이다. 그는 “막상 1차 가처분이 기각되자 예상했다는 듯 회사의 자사주 취득 이사회 결의 내용이 공개되기도 전인 결정 2시간 만에 1차 가처분과 동일한 쟁점을 주장하며 2차 가처분을 제기했다"며 “2차 신청서에는 회사의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이 80만원으로 잘못 기재됐다"고 꼬집었다. 특히 “자신들의 공개매수가 회사측 보다 일찍 완료된다는 점을 이용,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회사의 공개매수가 위법해 2차 가처분으로 인해 무효화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투자자와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방법으로 소송절차를 남용·악용했다"고 힐난했다. MBK가 '66만원은 충분한 프리미엄 가격이므로 증액은 없다'고 해놓고 75만원으로 가격을 올린 뒤 공개매수 마지막날 장 마감 직전 사측과 동일한 83만원으로 증액한 것도 지적했다. 앞서 MBK는 사측의 공개매수 가격을 고가매입 배임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박 대표는 “강성두 영풍 사장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가 100만원이 넘는다고 주장하는 등 그들 스스로도 일관성 없이 시장 교란행위를 반복했다"며 “고려아연의 주가가 널뛰기 그 자체였고, 그 중심에는 MBK와 영풍이 있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5.34%에 달하는 주주와 투자자들이 '유인된 역선택'으로 인해 주당 89만원의 매각 기회를 뒤에 두고도 83만원에 주식을 처분함으로써 확정 이익을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처분 신청을 일단 제기하고 결정이 날 때까지 일방적 주장을 유포하며 시장에 불확실성과 혼란을 불어넣은 것은 주가조작 및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 교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는 가처분 분쟁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된 영풍정밀 공개매수 상황과 비교되는 것"이라며 “수사와 조사를 통해 시장질서 교란이 규명되면 MBK·영풍의 공개매수는 적법성과 유효성에 법적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질문에는 “소집 요구가 들어오면 대응할 방침으로, 사내이사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오는 23일까지 진행 중인 공개매수 이후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박 대표는 “LG화학·㈜한화·현대자동차 등 우호지분이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자사주 소각 방침도 변화가 없다"고 발언했다. 국민연금도 힘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모양새다.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사측에 우호적이고, 김태현 이사장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자금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영권 쟁탈에 쓰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추가적인 우군 △기존 자사주 활용 방안 △남아있는 리스크 등에 대한 질문에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 등의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향후 경영전략 관련 질문에는 “경영정상화 이후 '트로이카 드라이브' 실천 계획을 수립·이행할 것"이라며 “차입금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된다는 우려가 있으나, 국내 상장사를 보면 우리의 재무구조는 튼튼하다고 볼 수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부채비율 100% 미만의 회사가 우량하다는 것이 경영학의 가르침"이라며 “은행과 금융기관이 우리의 재무구조에 대한 판단하고 승인한 것이 증거"라고 부연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두산에너빌리티 “사업재편, 주주·3사에 이익…더욱 소통할 것”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비율을 변경했고, 시너지 효과 극대화로 각 사의 성장 속도를 높여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2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가 개편되면 주주들은 가치가 더욱 높아질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동시에 보유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주가 100만원 보유시 27만원 손해라는 지적 있었으나, 변경된 비율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를 받게 된다. 이는 기존 안 대비 주식가치가 지난 11일 종가 기준 39만원 증가한 수치다. 박 대표는 “분할비율은 기존 장부가 기준에서 시가 기준, 합병비율은 시가만 적용하는 것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43.7%가 추가 반영되는 방식으로 바꿨다"며 “시점에 따른 차이는 있으나 주주들의 손해는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두산밥캣이 로보틱스 밑으로 가면 연간 750억원 규모의 배당수익이 줄어들지만, 현금 증가와 차입금 감소로 1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 여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투입하면 15%(약 1500억원)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2028년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영업이익이 발생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대형 원전의 경우 체코 2기, 아랍에리미트(UAE) 2~4기, 폴란드 또는 사우디아라비아 2기, 스웨덴 또는 네덜란드 2기 등 총 10기 수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탄소중립 및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원하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SMR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 등의 수혜를 입고 있다. 박 대표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미국 엑스에너지에 요구하는 전력량(5GW)는 60기 이상의 SMR과 맞먹는다"며 “AWS 만으로도 향후 5년간 수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와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뉴스케일파워도 AWS에 버금가는 빅테크 가업과 유사한 규모의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생산력에 기반해 60기 수주를 잡았으나, 실제 수요가 이를 훌쩍 상회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가스터빈도 2038년까지 100기 이상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간 소통 부족으로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고, 앞으로는 주주 입장에서 소통하는 회사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경영권 프리미엄 산정방식 등에 대한 질문에 “과거 10년간 시장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 등을 봤다"며 “금융당국과 소통하면서 반영할만한 부분이 이번 안에 포함됐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서 협동로봇이 수하물 처리하는 영상, 병원과 LG전자가 개발 중인 전기차 충전소 및 유럽 내 자동차공장 등에서 협동로봇이 활용되는 영상도 볼 수 있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글로벌 협동로봇 4위 사업자와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1500개 네트워크를 보유한 두산밥캣이 합치면 120조원에 달하는 농업·의료를 비롯한 전문서비스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류 대표는 “제조 현장에스 근로자가 직접 박스를 들고 적재하던 것이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두산밥캣의 지게차와 두산로보틱스의 팔레타이저 크로스 셀링도 가능하고, 고객이 겹치는 만큼 즉각적인 매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두산밥캣과 함께 고객사도 늘릴 방침"이라며 “수출 비중 70%, 부품 국산화율 90%를 달성한 '뉴 로보틱스'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양사간 시너지는 2026년 1000억원, 2030년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는 '스마트머신 클러스터' 내에서 시저지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동일한 시장을 메인 타겟으로 삼고 있으며, 사업구조도 연결됐다는 논리다. 스캇박 대표는 “합병시 두산로보틱스의 로봇을 활용해 두산로보틱스의 제조 부문 생산성을 개선하고, 기술혁신을 가속화해 산업용 자율작업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년간 농기계와 지게차 등으로 제품을 다각화하면서 성장했으나, 한계를 느끼고 무인화·자동화를 중심으로 미래 기술 및 제품 개발과 혁신을 고민해왔다"고 토로했다. 스캇박 대표는 “지난해 30조원 규모였던 산업용 자율장비 시장이 노동인구 감소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2031년 8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라며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정밀제어·비전인식·AI를 비롯한 기술을 빨리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터필러가 마블로보틱스, 존디어가 베어플래그로보틱스를 인수한 점도 언급했다. 경쟁사들이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선 만큼 빠른 행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주주환원 정책 등에 대한 질문에 “1년 정도는 포괄적 주식교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장 및 시너지 상황 등을 보면서 검토할 것"이라며 “배당 확대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두산밥캣에 대한 ㈜두산의 의결권은 재편 이전과 이후를 비교할 때 수치상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지배력도 동일하다"며 “로보틱스가 가져오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 등을 고려하면 ㈜두산에게 돌아가는 실질적 배당수익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법원, 또 최윤범 회장 손 들어줘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이상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 과정의 법정 공방 2라운드에서 법원이 또 최윤범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최 회장은 최악의 사태를 피하고 공개매수를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영풍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지난 2일에도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이번 2차 가처분은 고려아연이 지난 4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공개매수하는 것이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를 막아달라는 취지로 영풍 측이 신청한 것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자사주 매수가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은 '주권상장법인이 상법 제341조 제1항이 규정하는 방법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이사회 결의로써 자기 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공개매수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해도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자사주 매입이 배임이라는 영풍 연합의 주장에 대해서도 “매수한 자기 주식을 전부 소각하기로 한 이상 이를 업무상 배임행위라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산업권에서는 이번 가처분 판결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큰 변곡점 될 것으로 진단해 왔다. 만약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이 인용되면 MBK·영풍은 즉시 고려아연 지분에 대한 장내 매수를 시도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그러나 법원이 기각을 결정하면서 고려아연은 오는 23일까지 예정된 자사주 공개매수를 계속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고려아연은 이날 법원의 기각 결정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자사주 공개매수를 완료한 뒤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겠다"고 밝혔다. 현재 MBK·영풍 측은 지난 14일 마무리된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율을 38.47%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최 회장 측에서도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베인캐피털을 통해 회사 지분율을 36.49%까지 학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정 공방 2라운드에서 고려아연이 승리했지만, 업계에선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MBK·영풍은 법원의 판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가처분이 아닌 본안소송으로 다툼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MBK·영풍 측은 사전적 금지 처분인 가처분의 특성을 고려하면 법원의 결정 취지는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행위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명백히 증명되지 않았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MBK·영풍 측은 “가처분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함과 동시에 향후 손해배상청구, 업무상 배임 등 본안소송을 통해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에 대해 자기주식 공개매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양측의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아 임시주주총회까지 지분 확보와 표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권에서는 고려아연의 지분 7.83%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우선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질문에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트로이카 드라이브 등을 통해 고려아연의 체질개선을 이끌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경영진에 유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영풍 측은 이번 공개매수 과정에서 거짓 사법리스크를 조장하는 것은 물론 공개매수 가격에 대한 말바꾸기를 이어가고, 고려아연의 재무건정성과 사업적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호도해 왔다"며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공개매수를 완료하고, 이후에도 의결권 강화를 통해 MBK·영풍의 국가기간산업 훼손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1보] 법원,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금지 2차 가처분도 기각···예정대로 공개매수 진행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MBK파트너스가 2차로 낸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이 다시 한 번 법정 다툼에서 승리했다. 21일 산업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영풍이 최 회장 측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가처분은 고려아연이 지난 4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공개매수 하는 것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를 막아달라는 취지로 영풍 측이 신청했다. 가처분이 기각되면서 경영권 방어에 나선 최 회장 측이 큰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은 오는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예정대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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