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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2900억원에 ‘두산비나’ 품었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두산에너빌리티의 베트남 현지 법인 '두산에너빌리티베트남(이하 두산비나)'을 약 2900억 원에 인수한다. 20일 HD한국조선해양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지분 100%를 넘겨받는 주식 매매 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인수는 양사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가운데 정부의 협조와 지원이 뒷받침돼 성사됐다는 설명이다. 2006년 설립된 두산비나는 베트남 중부 꽝응아이성 중꾸엇 산업공단에 자리하고 있고, 화력 발전 보일러·석유화학 설비·항만 크레인·LNG 플랜트 모듈 등을 생산해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기존 사업을 유지하며 두산비나를 독립형 탱크 제작 기지와 아시아 지역 항만 크레인 사업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독립형 탱크는 LNG 추진선, LPG·암모니아·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핵심 기자재로,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 기자재 생산 능력을 확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 선박 라인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매각 측인 두산에너빌리티는 핵심 사업 재편을 통한 성장 가속화에 이번 거래 목적을 뒀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센터 확대와 전기화(Electrification) 가속, 탄소 감축 요구 강화로 인해 소형 모듈 원전(SMR), 가스터빈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두산스코다파워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1500억 원과 이번 매각 대금 전액을 차세대 에너지 기자재 중심의 성장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는 “SMR과 가스 터빈 등 급성장하는 핵심 사업에 설비 투자를 집중해 성장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베트남 법인 매각에도 불구하고 현지 사업은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6월 오몬4 가스 복합 발전 프로젝트를 신규 수주한 데 이어 향후 베트남 내 에너지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현지 에너지 안보 강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획]“안전은 비용 아닌 투자”…선진국 산재정책 본받아야

한국의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매년 수만건의 사고가 발생한다. 건설현장의 추락, 조선소 협착, 제조업 화재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일상이 됐다. 그러나, 영국을 포함한 나라밖 선진국들은 달랐다. 영국은 산재 사망률이 한국의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같은 극적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건지, 한국 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집중 조명해 본다. 영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산업재해 사망률을 자랑한다. 그 중심에는 독립감독기구인 보건안전청(HSE, Health and Safety Executive)가 있다. HSE는 정부의 영향이나 기업 이해관계로부터 완전히 독립해, 법 집행과 사고 조사 권한을 갖는다. 기업이 안전 규정을 위반하면 막대한 벌금은 물론 최고경영자 개인에게도 형사 책임을 묻는다. 영국의 가장 강력한 전략은 '리스크 기반 관리'다. 모든 사업장은 법적으로 위험 평가(Risk Assessment)를 반드시 작성하고 이를 근로자와 공유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사업장 운영 자체가 정지될 수 있다. 특히 고위험 업종에서는 근로자가 'Safety Passport(안전 자격증)'을 꼭 취득해야만 현장에 투입된다. 이 같은 엄격한 예방 체계 덕분에 영국의 산재 사망률은 10만명당 0.3명에 불과해 한국의 4~5명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낮다. 안전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 자체임을 보여주는 선례다. 독일 역시 '위험성 평가'를 법제화해 기업이 모든 공정에서 안전 점검과 근로자와의 정보를 공유하게 한다. 사고가 나면 산재보험료 인상과 배상 책임 등 경제적 불이익이 즉각 기업에 전가된다. '직업재해보험공단(BG)'이 핵심 역할을 맡아 사고 발생률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부과, 사고 예방이 곧 “비용 절감" 임을 기업이 체감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안전 설비와 교육에 적극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었다. 스웨덴은 근로자 참여를 통한 안전문화가 정착된 국가다. 모든 작업은 사전에 작업 안전 분석(Job Safety Analysis)을 마쳐야 하고, 절차 미이행 시 설비 가동을 원천 차단한다. 경영진이 현장 점검과 근로자와의 소통을 일상화하며 최고경영자부터 안전모를 착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이런 자세가 OECD 최저 수준 산재율을 뒷받침한다. 미국은 1970년 설립된 산업안전보건청(OSHA)을 중심으로 산재 사망률을 절반가량 줄였다. 불시 현장 점검과 막대한 제재가 있지만, 동시에 자율 참여형 인센티브 프로그램(VPP)을 통해 우수기업에는 규제 완화를 제공한다. 또 국가 차원에서 산업재해 데이터를 수집·공개해 기업 안전성과가 사회적 평가를 받도록 한다. 규제와 인센티브, 데이터 공개의 병행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제로재해 운동'을 펼쳐왔다. 기업 내 안전보건위원회의 상시 점검과 지속 개선을 경영계획에 반영한다. 최근에는 AI, 로봇 등 첨단기술로 사람을 위험 현장으로부터 멀리하는 전략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건설업에서 드론이 고소 작업을 대체하고, 제조업에서 협동 로봇이 중량물 운반을 맡아 근로자 안전을 보호한다. 이처럼 해외 선진국들의 사례는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법규 강화-현장 반발-사후 제재'라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안전관리제도는 존재하지만 기업문화와 사회적 인식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 투자가 비용으로만 여겨지는 현실에서 예방 중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는 어렵다. 해외 선진국의 사례가 보여주듯 한국이 산재율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처벌 강화에 머무르지 않고, 제도·문화·인식·투자가 함께 움직이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산업재해는 결코 불가피한 숙명이 아니다. 안전을 '비용'이 아닌 '투자'이자 '경쟁력'으로 인식하는 순간, 한국도 세계 최저 수준의 산재율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서울 ADEX 2025’, 10월 17일 개막…우주 경제·K-방산 위상 강화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는 국내 최대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가 오는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8일간 성남 서울공항(17~19일)과 일산 킨텍스(20~24일)에서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1996년 '서울 에어쇼'로 시작해 2009년부터 지상 방산까지 포함한 종합 전시회로 확대된 서울 ADEX는 올해 35개국 600개 업체가 참여,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이는 2023년(34개국·550개사)보다 더 늘어난 수준이다. 개최지는 항공기 비행 시범과 일반 관람 프로그램이 열리는 서울공항과 비즈니스 상담·전시가 집중되는 킨텍스로 나뉜다. 킨텍스 실내 전시장은 4만9000㎡ 규모로 2023년 대비 58.1% 확대됐다. 이는 7만9000㎡인 세계 최대 파리 에어쇼와 4만9000㎡의 영국 판보로 에어쇼와 견줄 수 있는 수준이다. 행사장 내 신기술관 규모도 2260㎡에 달해 파리 에어쇼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크다. 올해 ADEX의 핵심 키워드는 '우주 경제'와 '도심 항공 교통(AAM)'이다. 신기술관에는 △재사용 발사체 모형 △첨단 위성 통신 장비 △우주용 탄소 섬유 △AAM 실물 기체 등이 전시된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천문연구원·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산하 홍보관을 비롯해 민간 기업 전시관도 마련돼 우주 인터넷과 위성·우주 쓰레기 회수 기술, '스페이스 팜(우주 농장)' 등이 소개된다. 킨텍스 야외 전시장에는 K-방산의 수출 주력 장비들이 대거 전시되며, 약 30여 개의 관련 세미나가 현장에서 병행 개최될 예정이다. 서울공항에서는 17일부터 19일까지를 '퍼블릭 데이'로 설정해 일반인에게 개방한다. 공군 블랙 이글스와 민간 에어쇼 팀의 곡예 비행, 국산 전투기와 항공기 시범 비행은 물론 항공기·지상 장비 탑승 체험, 드론 경연 대회, 군악·의장대 공연 등이 마련된다. 이강희 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장은 “서울 ADEX는 이미 세계 3대 에어쇼로 발돋움했다"며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K-방산 수출 확대와 국제적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ADEX 공동운영본부는 올해 행사의 방향을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을 향한 글로벌 협력과 우주·AAM 중심 신기술 확산, 국민 참여 확대 통한 자긍심 고취로 정했다. 특히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이 직접 전시관을 운영하는 등 전례 없는 지원도 예고돼 있다. 전시 기간 내내 일반 성인 관람객은 서울공항과 킨텍스를 모두 방문할 수 있으며, 주최 측은 증가하는 참여 규모에 맞춰 전시 현장 안전 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오션-현대건설, 해상 풍력 사업 맞손…주요 공급망 국산화 추진

한화오션은 현대건설과 국내 해상 풍력 산업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력에 나선다고 19일 밝혔다. 양사는 이날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국내 해상 풍력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양사는 신안우이 해상 풍력 사업을 시작으로 관련 설계·조달·시공(EPC)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한화오션이 해상 풍력 발전기 설치선(WTIV, Wind Turbine Installation Vessel)을 직접 건조해 주요 공급망의 국산화에 기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화오션은 2024년 12월 ㈜한화 건설부문으로부터 풍력 사업을 양수하며 신안우이 등 2GW 규모의 해상 풍력 발전 사업 허가를 확보, 개발·시공 역량을 동시에 갖춘 사업자로 도약했다. 기존에 축적해온 WTIV 건조 역량은 해상 풍력 핵심 공급망 국산화에 기여해 해상 풍력 산업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할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국내 해상 풍력 EPC 선도 기업으로서 국내 최초의 해상 풍력 단지인 서남해 실증 단지와 제주 한림 해상 풍력 사업을 준공한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추진 중인 신안 우이 해상풍력 사업은 올해 10월 금융 약정 체결과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현대건설은 시공 출자자·공동 도급 사로 참여한다. 특히 한화오션은 15MW급 대형 해상 풍력 발전기 설치가 가능한 WTIV를 직접 건조해 2028년 상반기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해상 풍력 사업에서 운용되는 WTIV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하부 구조물과 해저 케이블, 해상 변전소의 제작·설치 등 주요 공급망 또한 국내 업체로 구성할 예정이다. 이날 양사는 향후 추진하는 국내 해상 풍력 사업에 신안 우이 해상 풍력과 유사한 방식으로 공동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이어 현대건설이 추진하는 해상 풍력 사업에 한화오션이 건조한 WTIV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국내 해상 풍력 발전 단지 건설 현장에는 중국에서 운영 중인 선박을 한국 국적으로 변경해 투입하고 있고, 특정 사업자는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WTIV를 국내에 투입할 계획을 적극 홍보하는 등 국내 해상 풍력 발전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양사의 MOU 체결은 민간 차원에서 해상 풍력 사업의 핵심 공급망을 국산화해 선제적으로 에너지 안보 강화에 나서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풍력 발전과 더불어 대표적인 신재생 에너지로 꼽히는 태양광 발전은 가격을 앞세운 해외 제품의 물량 공세로 국내 공급망이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국내 해상 풍력 시장의 안보를 위해서는 시장 초기 단계부터 공급망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양사의 협력을 통해 기술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안정적인 청정 에너지 공급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오션, 인도·브라질에 ‘글로벌 해양 교두보’ 확보

한화오션이 인도와 브라질에 각각 해양 부문 설계·영업 해외법인을 각각 세우고 글로벌 해양시장 교두보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흥시장 진출과 기술력 강화, 현지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 행보로, 브라질 해상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선박(FPSO)시장과 인도 해양플랜트산업을 공략하기 위한 장기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에 2개 해외 법인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법인명은 한화오션 글로벌 엔지니어링센터 인디아 유한책임회사(Hanwha Ocean Global Engineering Center India Private Limited, 이하 인도 법인)와 한화오션 브라질 주식회사(Hanwha Ocean Brazil LTDA, 이하 브라질 법인)이다. 두 해외 법인은 미국의 한화오션 USA 홀딩스의 자회사 한화오션 USA인터내셔널 유한책임회사의 지배를 받는다. 인도 법인은 해양 설계, 브라질 법인은 현지 영업 지원을 위해 각각 올해 5월 15일, 16일에 설립됐다. 인도 법인의 대표이사는 유동완 한화오션 부사장이고, 최병호 상무도 경영진에 이름을 올렸다. 해양 설계 범위는 통상 △해양 시설 △구조물 △장비 △시스템 등을 계획·설계·건설·운영·유지·보수하는 데 필요한 제반 활동을 포괄한다. 여기에는 해양 유전 개발, 해상 풍력발전, 해양도시 건설, 해양관광시설, 해양 방재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될 수 있다. 한화오션이 인도에 법인을 설립한 주요 이유는 신흥 해양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고, 현지 해양 플랜트 시장 공략 가속화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도 정부의 조선·해양 산업 육성 정책과 약 4조원 규모의 조선 금융 지원 정책에 발맞춰 해양 플랜트 상세 설계 역량 확보·현지 업체와의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는 평이다. 때문에 한화오션의 인도 법인 설립은 신흥시장 진출과 기술력 강화, 현지 협력 관계 구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에너지와 해양 플랜트 시장은 복합적인 외부 환경과 함께 산업별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란 갈등 등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유가는 배럴당 65~75달러 범위 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천연가스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지역별 변동성이 상존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해상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선박(FPSO) 시장은 브라질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관찰된다. 이 두 지역이 전 세계 대형 FPSO 발주 수요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고, 극심해 유전개발 수요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화오션이 사업 다변화 측면에서 브라질 영업 지원 법인을 세웠을 것이라는 평가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해 해양사업부장에 필립 레비 전 SBM 오프쇼어 아메리카스 사장을 발탁했다. 레비 부장은 중국해양석유집단유한공사(CNOOC) 상임고문과 엑슨의 경영 컨설턴트를 역임했다. 한화오션은 해양 플랜트 수주 확대를 도모하기 위한 영입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 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이 미국 외에 인도·브라질 등 신흥 해양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지는 것은 중국의 저가 공세와 압도적 규모에 맞설 '다중 거점·첨단 역량·현지화' 확보라는 전략적 맥락과 맞닿아 있다. 중국을 견제함과 동시에 미국 등 우방국 해양 패권 유지 모두에 유리한 글로벌화 전략에서다. 인도·브라질 법인 신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의 조선업계를 다시 위대하게(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정책과는 직접적으로 연계되지는 않지만 이 같은 이유로 한화오션의 글로벌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해양 플랜트 시장은 에너지 업계의 투자 확대와 글로벌 에너지 수요 회복, 자원 개발 재개 움직임 등의 요인에 힘입어 발주가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전문성과 엄격한 품질관리 체계,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의 운영과 유지·관리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파라타항공 운항 ‘한발 앞으로’…LCC 출혈경쟁 부추길까

파라타항공(옛 플라이강원)이 항공운항증명(AOC) 취득의 핵심 절차인 비상탈출 시험을 통과하며 첫 상업운항에 한 발 다가섰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파라타항공은 최근 도입한 A330-200 여객기에서 진행한 비상탈출 시험을 통과했다. 1차 시험에서 탈락한 후 두 번째다. 항공기 비상탈출 시험은 승무원들이 비상 상황 발생 시 승객들을 안전하게 탈출시키기 위한 훈련으로, 기장의 탈출 명령 후 승무원이 항공기 문을 열고 비상탈출용 슬라이드를 펼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다. 이 시험에서 항공기는 15초 이내에 슬라이드를 전개해야 하고, △비상 탈출 슬라이드 작동 △승객 안내·구호 △비상구 개방 등을 실제와 같이 하게 된다. 이는 전문 인력·시설·장비·운항·정비 지원 체계 등 항공사가 안전하게 항공기를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를 국토교통부가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항공 운항 증명(Air Operator Certificate) 취득을 위한 필수 절차 중 하나다. 항공 운송 사업을 시작하려면 AOC가 필수적인데 85개 분야, 약 3000개의 검사 항목이 포함된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현 시점까지 첫 상업 운항일은 정해진 바 없다"며 “이른 시일 내에 AOC 취득을 마치면 영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파라타항공이 3분기 중에는 운항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는 파라타항공을 포함,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서울·에어로케이항공·에어프레미아를 포함 9개로 늘어난다. 파라타항공의 가세로 LCC업계의 출혈경쟁 심화와 재무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 참여자가 늘어날 경우 소비자 복리 수준은 높아지나 척박해지는 영업 환경 탓에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이 같은 이유로 경영 실적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에어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9억446만원을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422억8612만원 적자를 냈다. 진에어 측은 공시를 통해 “시장 내 좌석 공급 증대 등의 영향으로 경쟁이 격화돼 전년 상반기 대비 올해에는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티웨이항공도 업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청주국제공항을 허브로 삼는 에어로케이는 상태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자본 총계는 -805억1854만원, 부채 총계는 2133억6410만원으로 집계된다. 2023년에도 이미 324억5144만원 완전 자본 잠식 상태였고 부채 총계는 1161억1126만원이었는데 적자가 쌓여 더욱 악화된 것으로, 재무 건전성이 우려된다. 50% 넘는 부분 자본 잠식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거나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지면 국토부는 항공 운송 사업 면허의 취소 등을 규정한 항공사업법 제28조 16에 따라 재무 구조 개선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항공사들이 재무 상태 악화 시 안전 투자에 소홀해져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항공 관리 당국의 꾸준한 감시가 요구된다. 항공관리당국 못지 않게 항공사들이 수익성 제고를 위한 위험 관리전략을 강화하고, 당국의 꾸준한 감시 속에서 안전 투자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송운경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연구 결과 국내 항공사가 수익성 제고와 변동성 감소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파생상품을 이용한 위험 관리를 할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동시에 헤지 목적 파생상품의 남용을 막고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면서도 시의적절한 대응을 위해 위험관리 방안에 대한 이사회 승인을 받은 정책을 문서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인천행 여객기인데 김포 착륙···‘황당 사건’ 에어아시아 “안전 위한 조치”

말레이시아 저비용항공사(LCC)가 최근 일어난 '황당 사건' 관련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지난 13일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이 회사 여객기는 별다른 고지 없이 김포공항에 내려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아시아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항공편은 악천후로 인한 공항 혼잡으로 상공에서 대기하다가 안전상 추가 급유가 필요하다는 기장 판단 아래 김포로 회항했다"고 밝혔다. 에어아시아는 “이 과정에서 기장의 안내 방송이 이뤄졌으나 김포 착륙 당시 객실 승무원이 인천공항으로 잘못 언급하며 혼선이 생겼다"며 “이후 기장이 정정 안내 방송을 했으며 사과 방송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벤야민 이스마일 에어아시아의 최고경영자(CEO)도 이와 관련 “김포공항 우회 착륙은 인천의 악천후로 발생한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며 “해당 운항편에 탑승한 승객에게 여행 바우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D7 506편은 국내 상공을 돌다 오후 8시8분께 인천공항이 아닌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도착 공항이 바뀔 경우 기내 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안내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 여객기에선 제대로 된 안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당시 승객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까지 나왔지만 밖을 바라보니 인천이 아닌 김포였다"고 전했다. 약 2시간 동안 김포공항에 머물러있던 이 여객기는 오후 10시17분께 이륙해 약 26분 뒤인 오후 10시43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에어아시아는 지난 2010년 11월1일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공식적으로 진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동안 운항을 중단하기도 했으나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하늘길을 정상화시켰다. 에어아시아는 글로벌 LCC답게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해왔다. 제주에서 동남아시아로가는 길을 개척하는가 하면 '초저가 항공권'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창업주의 경우 한국에 대한 애정을 수차례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의 자서선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참석을 위해 직접 방한하는가 하면 한국 축구대표팀을 배웅하기도 했다. 2017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주목받기도 했다. 논란도 많았다. 2014년 12월 수라바야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여객기가 바다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참극이 있었다. 당시 한국인 탑승자도 3명 있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 고객센터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불편도 한동안 이어졌다. 2016년에는 승무원 '공개 오디션' 및 인기투표를 진행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에어아시아는 한국인 승무원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해 일반인 투표를 진행했다. 이는 승무원 선발을 전문성 대신 외모와 인기로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5성급 호텔 셰프 음식에 샤워실까지…새 단장 마친 대한항공 인천공항 라운지

대한항공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프리미엄 라운지를 '하이엔드 여행 공간'으로 전면 탈바꿈했다. 14일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 라운지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사전 공개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이날 공개한 라운지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 구역에 위치한 마일러 클럽과 프레스티지 동편 라운지다. 정식 개장일은 오는 18일이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탑승 전부터 승객들이 고급 여행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공항 라운지를 하이엔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고급 호텔 로비에 도착한 듯한 느낌을 준다. 식사는 물론, 샤워실·회의실·웰니스 등 다양한 승객 요구에 맞춘 공간을 정성스럽게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5성급 호텔 셰프들이 즉석에서 조리해주는 '라이브 스테이션'을 도입한 점도 공항 라운지 분야의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대한항공이 이날 공개한 마일러 클럽과 프레스티지 동편 라운지에서는 오픈 키친 겸 라이브 스테이션을 즐길 수 있다.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공항 라운지에 라이브 스테이션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브 스테이션에서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현직 셰프들이 즉석에서 만든 신선한 음식을 제공한다. 양식 코너에서는 피자와 크루아상을 직접 만들고 오븐에 구워내는 모든 과정이 한 자리에서 이뤄지며, 셰프가 직접 커팅해주는 소고기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한식의 경우 최근 케이 팝 영화로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은 김밥을 즉석에서 만들어 제공한다. 정선 유기농쌀을 비롯한 국산 농산물을 주로 사용한다. 누들바에서는 갓 끓여낸 떡국과 잔치국수 등을 맛볼 수 있다. 즉석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승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라운지 음식의 신선도와 고객 신뢰를 모두 높인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라이브 스테이션은 계절별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메뉴로 분기마다 개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브 스테이션이 포함된 라운지 뷔페는 △한식 △양식 △베이커리 △샐러드바로 구분해 고객들이 기호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주류바에 상주하는 바텐더가 칵테일 등 주류를 직접 서비스한다. 마일러 클럽에서는 바리스타가 제조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고객들이 식사하는 공간 외에도 휴식과 업무 등 필요에 따라 라운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다양화했다. 웰니스 공간에는 독립된 구역에 안마기기를 설치해 개인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노트북 등 전자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테크 존, 대형 화면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미팅 룸 등을 마련했다. 라운지 샤워실은 파우더 룸과 샤워 부스가 분리된 널찍한 공간을 제공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샤워 제품 비치로 사용자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국적 대표 항공사답게 한국의 미를 반영한 최고급 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라운지에 들어서는 순간 호텔 로비에 들어선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대한항공은 골드·차콜·블랙·아이보리 등 상위 클래스 기내를 연상케하는 우아한 색감을 활용했다. 한옥 기둥 등 한국 전통 소재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물이 곳곳에서 눈에 띄며, 메탈을 포함한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모던하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표현했다. 대한항공은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와 협업해 라운지 천장과 벽면, 바닥을 포함한 모든 요소에 심혈을 기울였다. 글로벌 호텔 체인 포시즌스 서울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는 5성급 호텔 내부를 다수 디자인한 업체다. 라운지 테이블은 고급 원목과 대리석을 사용해 안정감을 줬다. 따뜻한 실내 조명으로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공간을 구성했다. 기존 라운지는 모두 식사 위주의 공간이었던 반면, 개편 이후에는 식사 공간과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분해 승객들의 휴식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하늘 위 구름을 연상케하는 사진과 디지털 아트 등 예술 작품을 설치해 볼거리도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의 4단계 확장 공사에 따라 신설된 동·서편 윙 팁 구역에 프레스티지 가든 라운지를 새로 조성했다. 이곳 역시 오는 18일 승객들을 대상으로 정식 개장한다. 프레스티지 가든 라운지는 모던한 분위기 속 심플한 공간을 컨셉으로 했다. 샐러드바·한식·양식·베이커리 등 식음료를 제공하며, 승객들이 조용하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특히 프레스티지 가든 라운지는 인천공항의 '전망 맛집'이기도 하다. 프레스티지 가든 동편 라운지에서는 한국 전통 정원을 구현한 실외 정원을 내다볼 수 있으며, 프레스티지 가든 서편 라운지에서는 현대적인 서양식 가든을 감상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먼저 리뉴얼을 마친 라운지를 오픈하는 동시에 인천국제공항 내 다른 라운지 개편을 후속으로 진행한다. 대상은 일등석 라운지·프레스티지 동편 (좌측) 라운지·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다.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고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일등석 고객들은 공사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마일러 클럽을 이용하게 된다. 라운지는 보통 항공기 탑승 전 프리미엄 고객들이 휴식할 수 있게 제공하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한항공은 라운지에서부터 새로운 여행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컨셉의 공간을 구성할 계획이다. 리뉴얼이 모두 마무리되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운영하는 대한항공 라운지는 총 6곳으로 확대되며, 총 면적은 5,05㎡에서 1만2270㎡로 2.5배 가까이 넓어진다. 라운지 총 좌석수는 898석에서 1566석으로 늘어난다. 이곳은 향후 통합 대한항공의 중심 라운지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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