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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안정적 모멘텀 구축…선가·수주잔고·인력 수급 ‘양호’

조선업계가 긍정적 업황을 활용한 실적 향상에 박차를 가한다. 정부의 지원 사격과 업계 자체적인 노력이 더해져 그간 생산현장의 발목을 잡던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PI)는 186.42로 집계됐다.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등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했다. 17만4000㎥급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선가는 올해초 척당 2억6500만달러에서 2억6400만달러선으로 낮아졌다. 초대형 유조선(VLCC)도 1억3000만달러대로 올라선 뒤 머물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향후 설계 과정을 거쳐 도크를 채울 물량의 수익성이 더욱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새다.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의 다수는 2021년 하반기를 전후로 수주했고, 2021년 5월 선가지수가 136.14, 2022년 5월도 160.07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3900만CGT에 달하는 수주잔량을 토대로 고부가 선종 위주의 선별수주 전략도 꾸준하게 펼 수 있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연결 기준 매출 24조3225억원·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미 연간 수주목표 135억달러 중 84%에 가까운 달성률도 기록했다. HD현대삼호가 고효율 야드를 앞세워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는 것도 이같은 현상에 일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수출 및 미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주 등 특수선 사업 실적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매출 9조6961억원·영업이익 4155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수주 등으로 올해 목표 달성에 성공한다는 것이다. 1분기 기준 연간 수주 목표 달성률은 39% 수준으로, 부유식 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를 중심으로 해양 부문 실적도 끌어올리는 중이다. 한화오션의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6407억원·2093억원이다. VLCC 2척 수주 및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 수주로 LNG운반선 등에 편중됐던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하고 있다. 한화오션도 무인 잠수정·수상정 개념설계 사업 수주에 이어 폴란드·캐나다향 잠수함 수출 등 특수선 성과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호주 오스탈 인수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함정 MRO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전도 벌이고 있다. 대한조선도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등 30척의 수주잔량(약 25억5000만달러)을 확보했다. 이는 3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만성적 인력난 완화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도 호재다. 이는 조선사들이 공정 만회비용의 소멸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와 내년 조선 빅3의 외국인 채용 규모가 1만900명(협력사 포함)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평균 급여가 전년 대비 8.6% 증가하는 등 처우 개선이 이뤄진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가격도 인하되고 있다"며 “이를 후판값 협상에 반영하면 원가 절감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안전·편리·즐거움’ 3대 핵심 가치 앞세운 이스타항공, 과거 영광 되찾는다

지난해 재운항을 시작한 이스타항공이 빠른 속도로 정상화를 향해 비상하고 있다.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1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재운항을 개시한 이래 지난달까지 15개월 간 국내선 1만4649편, 국제선 4729편을 운항해 총 338만8922명을 수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선 운항편수가 비교적 적은 것은 지난해 국내선 재취항 후 같은 해 9월부터 운항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기준 △도쿄 96% △오사카 96% △후쿠오카 94.7% △대만 94.3% △방콕 93% 등 높은 탑승률을 보이고 있고, 올해 1분기에는 재운항 1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2020년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이스타항공은 최대 23대를 보유했던 이력이 있고, 2023년 1월 VIG 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인수한 이후 자본을 적극 투입해 2월 운항 증명(AOC)을 재취득했고 현재에 이른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수요가 넘쳐나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작년 7대의 항공기를 도입하고 13개 노선에 취항했다. 올해도 5대 이상의 기재를 들여오고 12개 노선에 대한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의 기재는 보잉 737-800 6대, 차세대 고효율 신 기종 737-8 4대 등 총 10대이고, 국내 중단거리 영업 항공사들 중 평균 기령이 가장 낮다. 두 기종은 정비 호환성이 70%를 상회하는 만큼 각종 비용 절감이 가능해 원가 경쟁력 확보를 가능케 한다.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추구하는 3대 핵심 가치는 '안전 운항·고객 편리·고객의 즐거움'이다.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이사가 이 중 가장 강조하는 영역은 '안전'이다. 조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모든 비즈니스에서 가치 판단의 최우선 순위는 안전이며, 이는 우리 회사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며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그 어떤 타협도 있어서는 안되며, 이와 관련해서는 한 치의 오점도 남기지 말겠다는 생각을 견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운항 재개에 맞춰 이스타항공은 통합 안전 관리 시스템(ESMS)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ESMS는 안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 분석이 가능하고, 비행 스케줄 시스템·비행 분석 시스템(FOQA)·인적 자원 시스템(E-HR) 등 유관 시스템과 연계 사용해 운영 효율 개선이 가능하다. 이처럼 항공 산업 안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1월에는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5월에는 운항 승무원 훈련 품질 향상을 위해 비행 훈련 장치(FTD) 2대를 도입했다. FTD는 항공기 엔진 고장·급변풍(윈드 시어)·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등 비행 중 발생 가능한 약 100여 개 이상의 가상 비정상 상황을 구현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FTD를 적극 활용해 운항 승무원의 비행 능력과 상황별 대처 능력을 제고해 양질의 조종사를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엔진 구동 역학에 대한 고도의 이해도를 요하는 정비사들을 대상으로도 훈련을 실시해 항공기 안전 유지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 플랫폼과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구상 아래 업계 최초로 홈페이지 내에서 공항 내부·주차장 혼잡도 정보를 선보였고, 간편 항공권 결제 시스템 '스타 페이'를 도입했다. 항공 소비자들을 즐겁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합리적인 가격의 항공권을 구매했을 경우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월 첫 대규모 특가 프로모션을 실시해 항공 운임 최대 99% 할인을 실시했고, 단기간 내 10만명에 가까운 신규 회원을 유치했다. 지난해 이스타항공 영업손실은 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1% 늘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꾸준히 재운항을 준비해와 작년부터 본격 운항을 다시 시작했고, 올해를 흑자 원년으로 만들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아픈 손가락’ HIC·왕산레저개발에 계속 투자?

대한항공이 미국 호텔을 운영하는 한진인터내셔널(HIC)과 인천 요트 계류장 사업을 영위하는 왕산레저개발에 끊임없는 자금 투입을 이어가고 있다. 경영 상태가 날로 나빠지고 있지만 적절한 가격을 제시하는 매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자금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의 호텔·오피스 복합 건축물인 '윌셔 그랜드 센터'를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 한진인터내셔널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조양호 선대 한진그룹 회장의 '마스터 피스'인 윌셔 그랜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윌셔 그랜드 센터는 높이 335m, 총 73층으로 객실 889개를 갖춘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사무·상업·컨벤션 공간 7개층으로 이뤄져있다. 한진인터내셔널의 장부가액(자산)은 2004년도 대한항공 사업 보고서에 처음으로 등장했고, 168억31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장부가액은 2012년 795억9500만원, 2015년 3304억6600만원, 2019년 7561억4700만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하자 2020년 말 218억7800만원으로 급락했고, 급기야 2021년 3월에는 대한항공이 BDO USA와 LLP 2개 미국 현지 회계 법인들의 자문을 받고 전액 손상차손 처리해 재무상 기업 가치가 '0'으로 나타났다. 이후 대한항공은 윌밍턴 트러스트·내셔널 어소시에이션과 2022년 9월 23일부터 2025년 9월 23일까지 한진인터내셔널에 대해 4억달러 상당의 지급 보증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2월 20일에는 한진인터내셔널에 9343억44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3월 2일에는 7996억9904만원을 전액 상환해 대여금 총 잔액이 한 푼도 없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는 만기일이 도래해서 갚은 것일 뿐, 대한항공은 사실상 1346억4496억원을 추가로 빌려준 셈이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전폭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한진인터내셔널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1분기 말 0원에서 9507억6000만원으로 수직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역시 반짝 효과에 그쳤다. 장부가액이 지난해 3분기를 넘어 4분기말에 이르자 6839억6900만원으로 28.06%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는 윌셔 그랜드 센터 호텔 사업이 지지부진한 데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호텔 분석 회사 STR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5월 샌프란시스코 지역 객실당 수익(RevPAR)은 2019년 같은 달에 비해 30% 줄었다. 같은 캘리포니아 지역인 만큼 한진인터내셔널의 호텔 사업 역시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호텔 산업의 내년 성장률도 의미 없는 수준일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하고,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의 또 다른 100% 자회사 왕산레저개발도 경영 상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요트 계류장 '왕산마리나' 운영을 담당하는 이곳의 작년 영업손실은 64억7300여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247.77% 확대됐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0년 2월 이사회를 열고 왕산레저개발 지분 전량 매각을 의결했다. 이후 그해 11월 말 칸서스자산운용-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해 1300억원에 매각하고자 했으나 불발돼 4년 째 현상 유지만 하고 있다. 오히려 올해 1월 7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한진인터내셔널과 왕산레저개발의 순손실은 지난해 각각 1042억1900만원, 71억8100만원으로 총 1114억원이다.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어 대한항공의 재무 역량을 갉아먹고 있는 만큼 매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적절한 가격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나타날 때까지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칫 저가 매각은 배임으로도 이어질 소지가 있어 당분간 출혈은 부득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적자 자회사와 원매자들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도 맞지만 엄연히 당사 자산인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며 “헐값에 팔 수는 없으니 당사 자금 여력이 충분해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진 조원태 “美 법무부發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 결합 승인, 10월 말 예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이 화물 사업부 매각 이슈와 맞물려 10월로 밀릴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통합 작업도 다소 순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내달 중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에 여객기 30대 구매 발주에 나서 미국 정부의 승인을 얻어내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AGM)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 회장은 “오는 10월 말까지 미국 연방법무부(DOJ)로부터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에 대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과 일부 장거리 여객 노선 조정 외 더 이상의 양보는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경쟁 당국들이 요구한 모든 조건들을 이행해왔다"고 부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기업 결합 심사 절차가 진행 중으로, 당사는 DOJ에 추가 자료 제출(Second Request) 후 경쟁 제한성 해소 관련 조치에 관해 지속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DOJ는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 진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는 “현재 DOJ는 에어프레미아와 여객 노선 슬롯을 나눈 점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조 회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7월 말 개최되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관련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며 “'787 드림라이너'를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현재 보잉은 지난 1월 177명이 탑승한 737-맥스(MAX) 9 여객기에서 객실 내 모듈식 부품 '도어 플러그'가 뽑혀 나가는 사고와 관련해 미국 연방항공청(FAA) 조사를 받고 있다. 아울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AA가 787 드림라이너의 동체 부분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수천번의 운항 후 비행 중 분리될 수 있다는 내부 고발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이와 같은 안전성 문제를 의식한 듯 “보잉은 강한 회사"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보잉 경영진은 이겨낼 것이고, 저는 그들을 믿는다"고도 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와 A321네오(neo) 여객기 20대를 추가 주문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A321네오 기종 보유 대수는 50대로 늘렸고, 올 3월엔 한화 약 18조원을 들여 에어버스 중대형 항공기 A350-900·1000 총합 33대를 구매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는 ESG 경영에 입각해 노후 기종을 친환경 기종으로 교체함과 동시에 에어버스 여객기가 주력기인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에 대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에어버스 여객기를 대거 도입한 것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의 기업 결합 승인을 얻어내기 위한 포석이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따라서 이번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보잉 여객기 구매 가능성을 거론한 것 역시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DOJ를 의식한 것이고, 소송을 제기해 인수·합병(M&A)이 없던 일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종의 이면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말을 아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발권 필요 마일리지, 9월 1일부 최대 2배↑”…소비자 불만↑

대한항공과의 인수·합병(M&A) 작업 과정 중에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특정 기종 한정 비즈니스 좌석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최대 2배 인상한다. 통합을 앞두고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서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옴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일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비즈니스 스위트' 좌석에 대한 서비스 공제 마일리지를 최대 2배 상향함을 골자로 하는 개편안을 밝혔다. 이로써 3만5000마일에 갈 수 있던 한국-미주·유럽·대양주 노선은 7만마일을 써야 갈 수 있게 된다. 한국-서남아시아 노선은 기존 2만마일에서 3만마일로, 한국-동남아 노선은 1만5000마일에서 3만마일로 오른다. 1만1000마일에 탈 수 있던 한국-일본·중국·동북아 노선은 1만5000마일로 바뀐다. 이는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된다. 비즈니스 스위트 좌석은 A380 여객기에만 설치돼있어 현재까지는 해당 기종 비행편 발권 시에만 적용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직 다른 기종으로의 확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는 사측이 미국 연방법무부(DOJ)발 대한항공과의 M&A 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본격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선 것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마일리지 이연 수익은 유동 마일리지 수익 1604억9481만2000원을 포함, 총 9671억7896만4000원으로 파악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2006.94%다. 항공기 리스 부채를 감안해도 '고도 비만'인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이익을 기록해도 이자 갚기에도 벅찬 상황인 만큼 부채로 인식되는 이연 수익을 얼른 털어내야 하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마일리지 제휴 사용처도 늘리는 등 재무 개선을 위한 각종 노력을 강구해왔다. 9월 1일부터 전격 시행되는 마일리지 개편안도 이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또 이변이 없다면 새로운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대한항공의 재무 쇼크를 덜어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엄청난 개악"이라는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네이버 항공 커뮤니티 '플라이터스'의 이용자들은 “그러잖아도 나빴는데, 여기서 더 나빠질 수 있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이용자들은 “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 보너스 항공권은 하늘에 별 따기 수준으로 구경하기도 힘들어 좌석을 푸는지도 의문"이라며 “스타얼라이언스 공제율만이라도 조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CC·신생 화물 항공사, 국토부 신규 운수권 배분에 수익성 확보 기대

국토교통부가 국내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국제선 운수권을 배분해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약진이 예상된다. 28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열린 항공교통심의위원회는 30개 노선의 운수권을 11개 국적 항공사에 배분했다. 국토부 국제항공과 관계자는 “이번 운수권 배분으로 다양한 지방발 국제선이 확충돼 지역 주민들의 이용 편의가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중 여객 노선 기준 가장 많은 운수권을 확보한 항공사는 티웨이항공이다. 이 회사는 청주-인도네시아 발리 주 3회, 지방-몽골 울란바토르 주 3회, 한국-우즈베키스탄 주 3회, 한국-호주 주 300석, 한국-필리핀 마닐라 주 1323석, 한국-카자흐스탄(인천-알마티 제외) 주 3회, 한국-키르기즈스탄 주 3회 등 총 7개 노선에 운항편을 투입할 수 있게 돼 이번 조치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는다. 앞서 티웨이항공 측은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노선을 확대하며 공급 우위를 선점하고, 면밀한 시장 분석을 통한 적절한 운수권 획득으로 5자유 수요를 유치하는 노선도 개설해 운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적극적인 부정기편 운항을 통한 기재 가동률 극대화와 신규 판매 채널 개발, 여객 니즈에 부합하는 부가 서비스 개발을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는 호주 노선에 주당 좌석 1241개를 공급한다. 이 노선의 경우 기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분 운수권을 티웨이항공과 나눠갖게 돼 4개 항공사가 경합하게 된다. 이 외에도 에어프레미아는 국내발 마닐라행 여객기를 주당 2240석을 공급하는 조건으로 띄울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15일 대한항공과 인터라인 체결을 마쳤다. 운수권 배분과 대한항공과의 협력으로 에어프레미아는 다소 부실했던 단거리 노선망 확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항공은 지방-울란바토르 주 3회, 한국-마닐라 주 1260석, 청주-마닐라 주 720석에 대한 운수권을 따내 영업력 강화가 예상된다. 부산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삼게 될 화물 전문 항공사 '시리우스항공'도 국토부로부터 상당한 분량의 운수권을 받았다. 이곳은 내달 중 본격 영업에 돌입할 예정으로, 올해 1월 말 항공화물운송사업면허를 취득했다. 이 회사는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미주와 유럽 등 중장거리 화물 노선에 중점 취항한다는 계획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아직 보유 기재는 없다. 그러나 올해 중 A330F 3대, B777F 1대, 내년 B777F 2대, 2026년 B777F 2대, 2027년 B777F 2대 등 총 10대로 이뤄진 화물기단을 꾸린다는 방침이다. 시리우스항공은 해당 화물기들을 활용해 나리타 외 이원 5자유(싱가포르) 주 5단위, 중간 5자유(싱가포르) 주 6회, 태국 중간 5자유 주 5회, 한국-카자흐스탄 3~5자유 주 6회, 태국 이원 5자유(아시아) 주 6회, 한-벨기에(3~5자유) 주 3회, 한국-폴란드 주 2회, 한국-카타르 주 4회, 한국-튀르키예 이스탄불·앙카라 주 2회 등에 취항하게 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주황색 옷’ 갈아입은지 벌써 1년…한화오션, 화려한 부활

한화오션이 출범 1년 새 각종 지표상 실적개선의 뚜렷한 모습을 보였다. 개선세가 뚜렷한 재무 실적을 바탕으로 한화오션은 성공적인 항해를 해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2836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58.60% 늘었고, 628억원 적자였던 영업손실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204억원에 달하던 분기 순손실은 510억원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금융 수익 역시 1950억원에서 3032억원으로 55.45% 증가했다. 기업 체력의 척도인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조6488억원으로 무려 514.40%나 불어났다. 이는 옛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5월 한화그룹 품에 안김과 동시에 주황색 '트라이 서클' 로고를 단 '한화오션'으로 간판을 바꾼 이래 꼭 1년 만에 이뤄낸 쾌거라는 평가다. 이와 같은 화려한 변신은 2조원대 유상증자 흥행과 상선·해양 및 특수선(군함) 수주량이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 상선과 해양 및 특수선 매출은 지난해 1분기 각각 1조1446억원, 326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1조9418억원, 4196억원으로 뛰어올랐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당사 선박·해양 플랜트·특수선 사업부의 판매 전략은 선별 고가 수주를 통한 수익성 확보와 시장 변동에 신속한 대응, 신규 시장 진출 기반 구축"이라며 “로컬 컨텐츠와 연계해 토탈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신조 선가는 현재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환경 규제에 따른 선박의 저속 운항과 친환경 연료 추진 엔진 장착, 추진 연료 교체 등이 시장의 주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향후 친환경·고효율 선박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 운항 실적을 바탕으로 '탄소 집약도 지수(CII)'결과가 처음 발표될 예정이고, 낮은 등급의 선박 운항이 제한됨에 따라 교체 수요 발주 증가가 기대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조선소들이 충분한 수주 잔고를 확보해둬 판매자 우위 시장 구도가 형성돼 선주들과의 선박 발주 협상에 있어 유리한 추가 수주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함정 시장은 우리 해군이 추진 중인 대양 해군·스마트 네이비 건설 목표에 따라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호위함·잠수함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해외 함정 시장은 국가별 함대 현대화 계획에 따라 점차 신규 함정 소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화오션 특수선 사업부 관계자는 “첨단 수상함·잠수함 건조 실적을 바탕으로 방위사업청·해군과 후속 발주 함정에 대한 긴밀한 협조를 진행 중"이라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장차 인접국들의 해군 무기 현대화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 하고 있고, 이와 연계한 시장 개척 또한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지난해 닻을 올리며 회사 슬로건을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정했다. 이에 입각해 한화오션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통해 스마트십·스마트 야드 솔루션을 확보하고 미래 선박 개발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무탄소 연료 등 친환경 기술 연구·개발(R&D)과 스마트십, 자율 운항 등 미래 선박 기술 투자를 강화하고 있고, 환경 규제와 에너지 산업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제품 모델·핵심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에어프레미아, 대한항공과 ‘인터라인’ 체결…단거리 하늘길 확장 박차

국내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대한항공과의 협력을 통해 노선망을 더욱 넓혀간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한 결과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과의 '인터라인' 협정 체결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와 대한항공 간 '인터라인 이-티켓팅' 시스템이 지난 15일부터 적용됐다"고 말했다. 인터라인은 복수의 항공사가 운항하는 여정을 항공권 한 장에 묶어서 발권하는 것이다. 가령 특정 지점까지는 A 항공사 비행편을 이용하고, 그 이후의 구간부터는 B 항공사의 비행편을 탈 수 있어 '비행기 환승'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장거리용 여객기 보잉 787-9 드림라이너 5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단거리 노선망이 상대적으로 부실해 이를 보충해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 맏형' 격인 대한항공과 손잡고 영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워왔다. 에어프레미아는 앞으로도 국내 타 항공사들과도 인터라인을 꾸준히 맺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과 관련해 미국 연방법무부(DOJ)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고, 독과점 해소 차원에서 에어프레미아에 자사 보유 여객기도 임대해주기로 했다. 또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은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운수권 배분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고, 곧 운수권을 국내 항공사들에게 나눠주기로 해 양사 간 협력 수준의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창간 35주년] [기업도 대비한다②] 똑똑해지는 제조업 공장···‘스마트 생산’ 박차

한국의 인구감소 속도가 빨라지면서 추후 국내 산업계의 '인력 부족'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 HD현대 등 제조업계는 '스마트 생산'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조선기업 등은 인공지능(AI), 로봇,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통계청 '2023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률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사망자는 늘고 출생아는 줄면서 인구수가 역성장하고 있다. 인구감소는 곧 인력 부족으로 이어진다. 특히 마땅한 자원 없이 오로지 기술과 노동력으로만 성장해온 한국의 경우 인력 부족은 사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실제로 여러 조선업계는 호황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업계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조선소 등 자동화 생산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공장의 센서를 통해 AI가 상황을 인식하면 컴퓨터가 분석, 판단하고 로봇이 실행하는 제조 방식이다. 한 라인에서 비슷한 차량만 찍어내는 것이 아닌 소비자의 취향, 부품 공급 상황을 예측해 생산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기능을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HMGICS에 △인공지능(AI), 로보틱스 기반 유연 생산 시스템 △현실과 가상을 동기화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생산 운영 △인간과 로봇이 조화를 이루는 제조 공정 등 다양한 환경 변화와 고객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또 로봇과 사람의 유기적인 연결도 HMGICS의 특징이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작업자가 가상의 공간에서 지시를 내리면 부품, 차체, 조립 등 각각의 공정에 배치된 로봇들이 최적의 타이밍과 경로를 계산해 업무를 수행한다. 이처럼 공정 전반에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분에 근로자는 반복적이고 무거운 작업에서 벗어나 창의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어 HD현대,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계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이다. 이 기술은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모의시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조선업계는 이 기술을 통해 조선소의 자동화율을 높여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할 계획이다. HD현대는 최근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의 1단계 목표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완료했다. 눈에 보이는 조선소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TWIN FOS)'다. 이를 통해 건조공정의 상황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대기시간 절감, 중복업무 감소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HD현대는 오는 2030년까지 FOS 프로젝트를 완료해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미국선급(ABS)과 2026년까지 '디지털 십빌딩' 기술 검증을 위해 협력한다. 디지털 십빌딩은 선박생산의 모든 과정을 가상 현실 기법을 이용해 구현하는 것이다. 이어 한화오션은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 야드'를 구축해 안전성을 제고하고,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 숙련직 감소에 대처할 방침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통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FOS 고도화를 통해 생산성 혁신을 이루고 조선업계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단독] 대한항공, 올 7월 B787-10·12월 A350 도입 확정…‘여왕·호텔’ 공백 메운다

대한항공이 차세대 고효율 여객기들을 연내 들여와 퇴출이 예정된 대형기들의 좌석 공급 역할을 맡긴다. 24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올 하반기 보잉 787-10과 에어버스 A350 초도기를 도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 사정에 정통한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787-10과 A350 시리즈를 각각 7~8월, 12월에 인도받는다는 것은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그간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의 신조 787 여객기 하반기 도입설이 무성했지만 세부 형식과 에어버스 기종, 월 단위 일정까지 파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2019년 6월 19일 파리 에어쇼에서 11조원 규모의 787-9 10대와 787-10 10대 등 여객기 총 30대를 구매·리스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보잉과 계약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신규 항공기 제작 수요가 대폭 감소했고, 이에 따라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보잉은 자사 숙련공들을 대량 해고했다. 이 여파는 코로나19가 걷힌 현재까지도 지속돼 항공사들이 제때 계약분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한항공은 계약 체결 이후 약 5년 만에 신조 여객기 787-10을 들여오는 셈이다. 올해 2월 보잉 사우스 캐롤라이나 딜리버리 센터에서는 대한항공 787-10 드림라이너 HL8515·HL8536·HL8537·HL8538 등 4대가 주기돼있는 모습이 포착돼 신빙성을 더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021년 8월 항공 전문지 '플라이트 글로벌'과의 인터뷰에서 “A380은 5년, 747-8i는 10년 내로 처분하겠다"고 했다. 비효율 기재 정리를 통한 내실 경영을 기하기 위함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산업과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항공사별 2024년 기재 도입 계획'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7대를 처분한다고 항공 당국에 보고했다.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어서 변동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이 중에는 747-8i 3대, 747-400 1대, 777-200 3대, A380-800 3대 등 대형기 10대가 포함돼 있다. 당초 조 회장의 방침보다 다소 이르지만 실제 대한항공은 최근 A380-800 3대에 대한 파트 아웃 작업을 진행해왔고, 747-8i 5대는 미국 방위 산업체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SNC)'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일각에서는 항공기 제작사들의 공급망 문제로 인해 주문한 중대형 신형 기재를 단 한 대도 못 들여왔던 만큼 여객사업본부의 좌석 공급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했고, 대형기 처분이 현 시점에서는 섣부른 판단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보잉과 에어버스의 공급망 이슈가 빠르게 해결되는 모습"이라며 “분명히 올해 안으로 신조 여객기 인도가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 역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밝혔듯, 당사는 내년 9월 30일까지 747-8i를 매각한다는 입장이어서 하루라도 더 운용해야 이득"이라며 “신조기가 들어오는 시점에 맞춰 송출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여객기의 아이콘'이자 '하늘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지닌 보잉 747과 '하늘 위의 호텔'로 통하는 A380은 장거리용 4발 대형 제트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엔진 갯수가 많아 정비 비용이 쌍발기에 비해 많이 들고, 연비도 최신 기종보다 낮다는 단점이 있고, 탄소 중립 시대에 뒤떨어지는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아 퇴역하는 추세다. 한편 엔진 기술의 발달로 항속 거리가 길어지고 기계적 신뢰도가 입증됨에 따라 대세는 쌍발기로 굳어지고 있다. 787-10은 1만1910km, A350 시리즈는 형식에 따라 연료를 최대 적재량까지 실어 1만5000~1만8242km를 비행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747-8i와 A380-800은 각각 346석, 407석을 탑재하고 있다. 옵션에 따라 앞으로 들여오는 787-10에는 330~440석, A350-900에는 325~440석, A350-1000에는 366~475석이 장착돼 대체기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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