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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도 ‘관세 폭풍’ 사정권···삼성·LG전자 ‘공장 이전’ 카드 고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이하 현지시간) 전세계 국가 대상 '상호관세' 발표를 예고하면서 우리나라 가전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LG전자는 멕시코에서 만들던 가전 물량을 미국 등 다른 공장으로 이전하는 것을 골자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외 다른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고민거리도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전자는 인건비가 저렴한 멕시코에 생산 기반을 다수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티후아나·케레타로, LG전자는 몬테레이·레이노사 등에 공장이 있다. 이 곳에서 만들어진 세탁기, 건조기, TV 등은 대부분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으로 향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경우 베트남에서 생산된다. 양사 입장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대목은 멕시코가 미국의 '관세 부과 1순위 타깃'이 됐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불법이민, 마약 등 다양한 문제를 언급하며 멕시코를 압박해왔다. 우리 기업들은 일단 공장 이전을 포함한 대응책을 이미 마련해둔 상태다. 관세 장벽이 높아질 경우 미국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을 1순위로 삼았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 가전 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잘 짜놨다는 입장이다. 황태환 삼성전자 DA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은 최근 열린 비스포크 신제품 발표 행사장에서 “미국 관세는 다양한 안을 준비하고 있고, 여기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관세 정책에 우리는 적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당초 광주공장에서 만들던 구형 냉장고를 멕시코 공장으로 이전해 생산하려 했으나 이 계획을 백지화하기도 했다. LG전자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제23기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다른 국가보다는 멕시코 관련 불확실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미국 테네시 공장에 냉장고, 오븐 등을 생산할 수 있도록 부지 정비 작업이나 가건물을 올리는 작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고 다양한 가전을 생산할 라인은 구축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나 업종별 관세 장벽을 세우는 것을 두고 “예외는 없다"거나 “유연하게 대응하겠다" 등 종잡을 수 없는 발언을 계속해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자국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거두는 국가를 '더티 15'(Dirty 15)라고 칭해 관세 대상국에 대한 힌트를 주기도 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더 광범위한 무역 상대국에 관세가 20% 부과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LG전자는 미국 가전 시장 내 점유율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2023년 기준 양사 합산 점유율은 TV 55.2%, 냉장고 40%, 세탁기 40% 등이다. TV·냉장고의 경우 업체별 순위 1·2위를 휩쓸었고, 세탁기는 월풀(점유율 31.7%)에 이어 2·3위를 차지했다. 관세 폭풍이 부는 가운데 우리 가전업계는 중국 업체들과 경쟁 구도 변화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다. 기술력을 확보해 프리미엄 제품까지 판매하고 있는 중국 브랜드들이 관세 장벽이 없는 시장으로 물량을 밀어낼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중국 TCL과 하이센스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각각 15%, 14.6%를 기록했다. 2020년만 해도 5.1%, 4.2%에 불과했지만 4년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IDC가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홈 기기 시장 분기 추적 보고서'를 보면 중국 기업 로보락은 지난해 판매량(16%)과 매출액(22.3%) 부문에서 모두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샤오미의 경우 '포코' 등 프리미엄 제품 출시 국가를 공격적으로 늘려나가는 중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AI 新경제] AI로 대체 가능한 일자리 327만개가 위험하다

인공지능(AI)이 촉발한 일자리 지형의 변화가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의 확산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기업의 인력 구조와 직무의 본질을 뒤흔들고 있다. 기존의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업무는 AI에 의해 빠르게 대체되고 있으며, 새로운 직무가 전혀 다른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안과 새로운 기회에 대한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AI가 고용의 총량 자체를 줄일 것인지, 아니면 구조를 바꾸는 '재편의 파도'에 그칠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분명한 것은 지금이 국가적 대응의 시점이라는 점이다. 정부와 기업, 개인 모두가 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산업 경쟁력과 사회 구조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확산은 전 세계 노동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맥킨지가 지난해 7월 각국 기업 관계자 1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6%가 생성형 AI로 인해 HR 분야에서 3년 안에 3% 이상 규모의 인원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AI가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넘어 실질적인 고용 구조 변화를 야기한다는 얘기다. 한국은행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노동인구의 절반 이상이 AI로 인해 직업의 변화를 겪거나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24%의 근로자는 AI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27%는 임금 삭감이나 실직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에 따르면 AI 기술로 대체될 수 있는 일자리 수는 327만개에 달한다. 이는 전체 일자리의 13.1%다. 특히 전문직 분야에서 196만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 있으며, 관리 및 금융 전문직의 99.1%가 AI로 인해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 기업들도 AI 시대에 대비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KT는 AI·ICT(A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조직 개편과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24년 10월, KT는 네트워크 운영에 초점을 맞춘 두 개의 자회사 설립을 승인했으며, 이는 수천명의 직원 재배치기 잔행됐다. SK텔레콤도 지난해 조기 퇴직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이 역시 AI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AI의 도입은 새로운 직종의 탄생도 예고하고 있다. AI 및 기계학습 전문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분석가, 정보보안 전문가 등의 직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AI 윤리감시자 등 AI 시대에 특화된 새로운 직업군도 등장하고 있다. 급격한 변화에 따라 정부도 AI 시대에 대비한 다각도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 AI 전략 정책 방향'을 통해 2030년까지 AI 전문인력 20만명 양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AI 특화 대학과의 협력을 통한 교육과정 개선, 해외 연수 기회 제공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더욱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매년 1만 명의 AI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서울소프트웨어아카데미를 통해 4000명, 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6000명을 교육할 계획이다. 또한, AI 관련 석사 과정 학생 60명을 지원하는 6억원 규모의 장학금 프로그램도 올해 신설한다. 교육부는 2025년까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AI 교육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AI 시대에 대비한 장기적인 인재 양성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인재 양성은 기업들에게도 시급한 현안이다. 이에 삼성은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는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교육 대상을 마이스터고 졸업생까지 확대했다. 채용연계형 인턴제도와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 특별채용 등을 통해 우수 기능인력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힉이다. 네이버도 행정안전부와 함께 공공 AI 전문인재를 네이버가 자체 양성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인재 양성에 노력 중이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AI를 단순히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는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협업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AI는 위기이자 기회"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처럼 AI 시대의 노동시장 변화는 도전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AI의 발전은 불가피한 흐름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며 “인간과 AI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효성, 화학 살리기에 1조 넘게 투입했지만…구조적 한계 ‘뚜렷’

효성그룹이 자회사 효성화학의 재무 위기 해소를 위해 그룹 역량을 동원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사엄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효성그룹은 현재까지 1조원이 넘는 자산을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효성화학의 유동성 확보에 나서, 자본잠식 해소와 부채비율 개선이라는 단기 성과를 일단 거둔 상태다. 그러나 핵심 사업 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고, 베트남 법인의 장기 부실이 지속되면서, 이번 구조조정이 결국 '돌려막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부 투자나 신규 자금 유입 없이 내부 자산만을 순환시키는 방식의 한계가 구조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의 첫 구조조정 조치는 지난해 말 단행한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이었다. 지난 2024년 12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고부가가스인 NF3(삼불화질소)를 생산하는 특수가스 사업부를 형제회사인 효성티앤씨에 약 9200억원 금액으로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효성화학은 2024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지만, 이 딜의 결과 덕분에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이어 지난 28일 효성화학은 울산 온산공단 내 탱크터미널 사업부를 지주사인 ㈜효성에 1500억원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이번 양도를 통해 차입금 상환 등 재무안정성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효성그룹은 자회사의 재무구조를 회복시키기 위해 사실상 '내부 유동성'을 총동원했다는 평가다. 특수가스와 탱크터미널, 두 사업부 모두 그룹 외부가 아닌 내부 계열사를 상대로 매각됐다. 그 결과 총 1조700억원 규모의 자산이 그룹 내에서 순환되는 셈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조정 방식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효성화학의 핵심 위기 요인으로 꼽히는 베트남 법인의 고질적 부실이 있다. 효성화학은 2018년 베트남에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해 'Hyosung Vina Chemicals'를 설립하고 폴리프로필렌(PP) 및 탈수소화(DH) 설비를 운영 중이지만, 2022년부터 현재까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3137억원, 2023년 2594억원, 2024년에도 232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는 법인의 지속 운영을 위해 2023년 3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총 2060억원을 출자하고, 5777억원을 대여했다.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법인에 투입된 자금은 약 78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PP 시황의 구조적 부진과 고정비 부담, 중국 저가 공세가 계속되면서 단기 흑자 전환은 어려운 상황이다. 핵심 사업의 경쟁력이 회복되지 않는 한, 효성화학의 유동성 위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단기적인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개선은 가능하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결국 지주사와 계열사의 부담 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효성화학은 옵티컬 필름과 식품·산업용 필름 사업부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자산의 매각 대금이 2000억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구조적 사업위기라는 본질을 건드리지 못한 채 내부 자산을 순환시키는 '돌려막기'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유동성 확보 이상의 본질적 체질 개선과 사업 전략 재정립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AI 가전=삼성’ 주도권 굳히기 나선다…비스포크 AI 라인업 공개

삼성전자가 진화된 '비스포크 AI' 가전을 앞세워 글로벌 AI 가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대한다. 보안과 연결성을 핵심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를 열고, AI 기술이 접목된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제품은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2025년형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2025년형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등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신제품에서 가장 강조한 요소는 '연결성'이다.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가전 간 연결을 강화해, 소비자가 더욱 직관적이고 편리한 사용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신제품에 탑재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모든 가전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와이파이 △직비(Zigbee) △매터 스레드(Matter Thread) 등 다양한 프로토콜을 지원해, 별도의 허브 없이도 조명과 스위치 같은 사물인터넷(IoT) 기기까지 제어 가능하다. 보안 역시 대폭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기존 보안 솔루션인 '녹스(Knox)'를 발전시켜, AI 가전에도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를 적용했다. '녹스 매트릭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로, 가전제품 간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고, 외부 위협이 감지될 경우 자동으로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비밀번호와 인증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별도의 보안 칩에 저장하는 '녹스 볼트(Knox Vault)'도 가전제품에 최초로 적용됐다. 여기에 양자컴퓨팅의 보안 위협을 대비한 '양자 내성 암호(PQC)' 기술도 도입해 보안 수준을 한층 높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AI 가전=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는 데 주력해왔다. 그 결과, 비스포크 AI 가전이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와 에너지 절감 기능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네이버 쇼핑과 쿠팡에서 인기 있는 AI 가전 633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의 제품이 스마트폰 연동과 에너지 효율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혼부부나 1인 가구 소비자들 사이에서 '축하 선물'로도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AI 가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가전 시장이 전반적인 수요 부진을 겪는 가운데, 여러 제조사가 AI 기술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며 시장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LG전자는 AI를 '공감지능'으로 정의하고, 사용자의 불편을 스스로 인식해 해결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 가전 브랜드 로보락도 AI 기반 자율 주행 시스템을 적용한 로봇청소기를 출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AI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대표 브랜드로 각인시키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는 보안과 연결성을 더욱 강화한 비스포크 AI 가전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확립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은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에서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보안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큰 강점은 보안"이라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했고, 올해 확실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도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보안과 연결성을 강화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이러한 혁신이 AI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화세미텍, HBM 시장 진출…국내 반도체 체인 다변화

한화세미텍(옛 한화정밀기계)이 SK하이닉스와 HBM용 반도체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의 변화가 본격화 중이라는 분석이다. 그간 해당 장비는 한미반도체가 사실상 단독으로 공급해왔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신규 벤더의 시장 진입이라기보다 반도체 장비 시장 내 공급망 전략이 구조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TC본더 사업을 위한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유증신주는 100% 모회사인 한화비전이 전량 인수한다. 마련하는 자금은 최근 SK하이닉스와 체결한 계약을 위해 사용한다. 한화세미텍은 SK하이닉스와 최근 HBM 패키징 공정에 사용되는 TC본더(Thermal Compression Bonder)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엔비디아(NVIDIA) 공급체인'에 합류했다. TC본더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조에서 핵심 장비로 꼽힌다. 이번 계약은 2023년 첫 공급 이후 두 번째 계약으로, 후발 주자로서 한화세미텍이 일정 수준의 기술 신뢰성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의 TC본더는 한미반도체가 사실상 독점해왔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의 오랜 협력 관계 속에서 TC본더 개발과 공급을 선도하며, HBM2E부터 HBM3E까지의 장비를 안정적으로 납품해왔다. 2025년 초에도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108억원 규모의 HBM3E용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4년까지 누적 공급액은 3500억원을 넘는다. 이에 한화세미텍이 계약을 확보하며 SK하이닉스의 공급 체계에 변화가 생긴 변화의 핵심은 '단일 벤더 체제'에 대한 재평가다. HBM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기술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고객사 입장에서는 공급 병목이나 리스크 발생 시 대체 가능한 벤더를 확보해두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복수 벤더 전략이 조달 안정성과 기술 유연성 확보를 위한 사실상의 전제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한미반도체의 경쟁력 약화라기보다는, 시장 구조 변화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미반도체가 여전히 기술력과 신뢰성 면에서 독보적이지만, 고객사 입장에서는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전략적 판단 하에 조달 구조를 재설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화세미텍의 기회도 여기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세미텍은 원래 디스플레이 장비에 주력해왔으나, 2020년대 초반부터 반도체 장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2023년부터는 TC본더 개발에 집중 투자했고,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공급사로서의 기술 검증을 통과했다. 여기에 더해 한화비전이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본력을 뒷받침하면서, 생산능력 확대와 수주 대응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룹 차원의 전략적 판단과 자금력이 결합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HBM 장비를 넘어 다른 장비 카테고리로도 복수 벤더 전략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검사장비, 테스트 소터, 번인 시스템 등에서도 기술 의존도가 높은 단일 벤더 체제를 유지할 경우, 조달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도 맞닿아 있다. 인텔, 마이크론, TSMC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이미 핵심 장비에 대해 복수 벤더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내 반도체 기업 역시 유사한 조달 전략을 본격화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얘기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시장이 기술력 중심의 경쟁에서, 전략적 유연성과 공급망 대응력을 포괄하는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술력은 여전히 핵심적인 경쟁 요소지만, 그것만으로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고객의 전략을 읽고,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조직력과 자본력을 동원할 수 있어야 다음 단계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애플·레노버 ‘기부 제로’…외국계 전자기업 사회공헌 기대이하

한국 시장에서 소비재를 주로 판매하는 외국계 전자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많게는 수천억원대 이익을 내면서 기부금은 거의 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부가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보편화된 시점에 사회 환원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이 국내 고용 창출이나 설비투자 측면에도 거의 기여하지 않는데다 본사 등에 배당에는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부각된다. 30일 외국계 전자기업 12개사의 최근 회계연도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0.55%로 집계됐다. 삼성전자(6.6%)와 비교해 12분의 1 수준이다. 대상 기업은 △애플코리아(이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 0%) △다이슨코리아(0.8%) △캐논코리아(1.3%) △HP코리아(0%) △소니코리아(1.3%) △한국레노버(0%) △한국후지필름비즈니스이노베이션(0.02%) △한국화웨이(0.3%) △한국엡손(0.3%) △파나소닉코리아(1.3%) △밀레코리아(0.6%) △니콘이미징코리아(0.7%) 등이다. 특히 애플코리아, HP코리아, 한국레노버 등 3개사는 기부금 지급액을 표시하지 않아 '0원'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같은 기간 각각 3013억1300만원, 71억8027만원, 59억7543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국후지필름의 경우 92억4575만원을 벌어 기부금으로 250만원을 냈다. 다이슨코리아(기부금 2억45만원)와 캐논코리아(기부금 3억600만원)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은 수십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려 수천만원 수준을 기부했다. 전기 대비 기부금 액수를 늘린 기업은 다이슨코리아(1억8760만원→2억45만원), 소니코리아(2000만원→3098만원), 파나소닉코리아(1930만원→3204만원), 한국화웨이(0원→2000만원), 니콘코리아(439만원→1254만원) 5개다. 본사 등에 하는 배당에는 다들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12개사의 배당금 지급액은 총 4267억930만원으로 기부금 합계(6억1879만원)의 690배에 달한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지급액(배당성향)이 100%를 넘어서는 곳은 애플코리아, 소니코리아, 한국엡손, 파나소닉코리아, 한국후지필름 등이다. 대상 기업 중 애플코리아, 다이슨코리아, HP코리아, 한국레노버, 한국화웨이 5개사는 유한회사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전자업체들이 국내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생활가전, 복합기, 카메라 등 '소비자 친화형' 제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B2C 제품을 팔아 전국민과 접점이 높은 브랜드가 대부분인 만큼 일정 수준 사회공헌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코리아와 다이슨코리아의 경우 매출액을 각각 7조8376억원, 7943억원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글로벌 공룡' 애플코리아는 세금 회피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 회사는 최근 회계연도(2023년 10월1일~작년 9월30일) 감사보고서에서 매출액이 7조8376억원인데 매출원가가 7조2268억원에 달한다고 적었다. 전기에도 매출 7조5240억원 중 원가가 6조6803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율을 뻥튀기하는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낮춰 세금을 줄이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인앱결제' 관련 수익을 제대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애플코리아 측은 “애플이 사업을 운영하는 각 국가에서의 소득은 과세 대상"이라며 “배당 전 이익에 세금을 납부하고 배당금 지급 시에도 한국 세법에 따라 추가 세금을 낸다"고 공식 입장을 낸 상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롯데, 취약계층 사회공헌 앞장서…‘마음이 마음에게’

롯데가 '마음이 마음에게' 슬로건 아래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여성과 아동, 나라사랑 분야에 초점을 맞춘 지원 프로그램으로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28일 롯데에 따르면 지난 1월 27일 롯데는 충남 태안군에서 농어촌 조손가정을 지원하는 '조손 가꿈' 완공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사업은 전국 농어촌 지역 조손가정 50가정의 노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조부모와 손자녀에게 추억 여행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조손가정의 복지 공백을 줄이고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마련해주는 데 기여했다. 롯데는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 사업인 'mom편한 꿈다락'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문화체험 및 아동 역량 강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 군산 회현면 1호점을 시작으로 대구, 광주, 양평, 천안, 대전 등 2024년까지 총 93개소 조성을 완료했다. 또한 2017년부터는 어린이들의 놀이 환경 조성과 교육 환경 불평등 해소를 위한 'mom편한 놀이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울산 남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 29호점을 오픈했으며, 이번 달에는 의정부에 30호점을 열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롯데는 지난해 11월 제13회 나눔국민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한편, 롯데는 지난해 11월 15일 서울시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에서 대학생 봉사단 '밸유 for ESG'(이하 밸유 봉사단) 3기 발대식을 개최했다. '밸유'는 'Value Creators in Universities'의 줄임말로, 롯데지주가 월드비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2018년 출범한 프로그램이다. 밸유 봉사단 3기는 이번 달부터 3개월간 아동 대상 공정무역 교육, 지역사회 어르신 안전 문제 해결, 일자리 창출 활동, 업사이클링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월 14일에는 롯데케미칼 의왕사업장에서 장난감 업사이클링 봉사활동과 프로젝트 루프 관련 키링 제작 등 자원순환활동을 체험했다. 이날 직접 분리하고 소독한 장난감은 분해작업을 거쳐 플라스틱 재생 소재로 다시 활용될 예정이다. 롯데는 국가에 헌신하는 국군 장병과 가족들이 존중받는 문화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육군본부 주관 '자랑스러운 육군 가족상'에 상품과 문화체험 활동을 후원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21일에는 계룡대 공군본부에서 공군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컨테이너형 독서카페 '청춘책방'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청춘책방'은 군부대 장병들의 자기계발을 위한 공간을 조성해주는 사업이다. 업무협약식 이후에는 '청춘책방 북 콘서트'를 개최해 김대호 아나운서와 박세리 골프감독이 장병들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롯데는 미 육군 지원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 1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험프리스 기지를 방문해 '2023 험프리스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행사를 지원했다. 이 행사에는 미군 및 미군 가족 1000여 명과 함께 험프리스 기지 사령관 및 롯데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롯데는 롯데웰푸드 '간식자판기' 선물세트 1000개(약 1500만원 상당)를 후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롯데케미칼, 日 레조낙 지분 매각으로 2750억 확보

롯데케미칼이 일본 합작사 레조낙(Resonac Holdings Corporation, 구 쇼와덴코) 지분을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28일 롯데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던 레조낙의 지분 4.9% 전량을 2750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으로 롯데케미칼은 2020년 지분 취득 이후 배당금 포함 약 800억원 수준의 투자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투자 회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 악화와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 대응 전략에 따라 비핵심 자산 매각과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조낙 지분은 전략적 투자보다는 재무적 투자 성격이 강했던 만큼, 이번 매각은 “선택과 집중" 기조에 따른 결정으로 해석된다. 롯데케미칼은 “레조낙과의 사업 협력은 지분 매각 이후에도 지속된다"며 “이번 매각은 비효율 자산을 정리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최근 연이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자회사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 지분 49% 중 25%에 대해 PRS(Price Return Swap) 계약을 체결해 6500억원을 확보했고,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자회사 지분을 담보로 약 66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 두 건만 합쳐도 약 1조3100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셈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말에는 파키스탄 법인을 979억원에 매각했고, 국내에서는 저수익 기초화학 라인을 셧다운하는 등 고정비 절감을 통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유가 및 납사 가격의 변동성과 글로벌 수요 둔화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잇따른 해외 대형 투자 프로젝트(LCI, 롯데GS화학 등) 집행과 맞물려 재무 부담도 가중됐다. 이에 롯데그룹 차원에서도 이 같은 유동성 압박 해소를 위해 전방위적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롯데렌탈 지분 56.2%를 약 1조5800억원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앞서 롯데웰푸드의 증평공장, 코리아세븐의 ATM사업, 롯데쇼핑의 부동산 자산 등도 잇달아 정리됐다.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은 지난해 자산재평가를 통해 각각 8조3000억원, 8조7000억원 규모의 자산 가치를 상향 조정했고, 이로 인해 양사의 부채비율도 각각 165%→115%, 190%→129%로 크게 개선됐다. 한편, 석유화학 업황 반등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소재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수소, 배터리 소재, 리사이클 등 미래 성장 분야로의 투자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자산의 효율성과 현금 흐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경영 기조를 조정 중이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그룹 전반에 걸친 자산 구조조정은 단기적 유동성 확보 목적과 중장기적 사업구조 개선이라는 두 축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롯데케미칼 역시 대규모 투자기에 진입한 상황에서 재무적 부담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완료···“수익성 고려해 운영”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을 완료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고객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향후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워낙 중요한 시장이자 거점이라는 점을 감안해 '맞춤형 운영전략'을 곧 수립한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관련 2차 클로징 대금 납입 및 영업양수가 최종 완료됨에 따라 거래가 종료됐다고 28일 공시했다. 회사는 1단계(66억1000만달러), 2단계(22억4000만달러)로 나눠 인수 금액을 납입했다. 총금액은 88억4400만달러(약 12조9670억원)다.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 딜이다. 거래가 마무리됨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인텔로부터 법적 소유권을 모두 넘겨받는다. 여기에는 낸드 설계자산(IP),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인력 등이 포함된다. 앞서 인수 1단계 절차 종결 시점이었던 2021년 말 인텔 중국 다롄 생산공장과 SSD 사업부문을 이전받았다. 같은 해 12월 SSD 사업부문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으로 출범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곳을 중심으로 SSD 사업 확장 및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전날 열린 회사 제77기 주주총회장 질의응답 시간에도 중국 및 인텔 사업부 운영 전략에 질문이 무게감 있게 다뤄졌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당시 “올해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무역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 회사에 있어 중국팹은 주요 생산시설인 동시에 거점이다. 글로벌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며 “각국 정부·기업 등 고객대응력을 최우선으로 하고 수익성을 고려해 (중국 사업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려 한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인텔 낸드사업부 관련해서도 “조만간 딜 클로징이 되는 만큼 구체적인 운영 전략도 완성할 예정"이라며 “지금 상태에서는 이른 감이 있지만 추가적으로 (운영 계획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0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D램에 치중된 사업을 낸드 분야로 확장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차원이다. 기업용 SSD 시장에서 인텔은 1위 삼성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관련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계약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해 '실패한 M&A'라는 걱정이 시장에서 나오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 기조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다만 최근 AI 반도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지면서 재평가받고 있다. 빅테크들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투자 등이 확대되면서 기업용 SSD가 '제2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된 상태다. 2019년 기준 5조원 안팎이던 이 회사 낸드 부문 매출은 작년에는 19조1000억원 수준까지 뛰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용인시, 전국 최초 ‘휴머노이드 아기돌봄 체험’ 운영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용인특례시 처인구보건소는 지난 27일 전국 최초로 '휴머노이드 아기돌봄 체험'을 운영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휴머노이드 아기돌봄 체험은 결혼·임신·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자 전국 최초로 '센서 반응형 로봇 인형'을 도입한 대학생 대상 인식 개선 프로그램이다. 휴머노이드 아기돌봄 체험은 용인예술과학대학교 학생 총 160여명을 대상으로 임신·출산 인식 개선을 위한 양육 지식 이론 수업과 기초 실습을 시행 후 24시간 로봇 인형 육아 체험을 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번 교육 및 체험이 종료된 후 대학교수 등 지역사회 전문가와 협력해 휴머노이드 아기돌봄 체험의 실효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아기돌봄 체험 2기는 4월 3일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 참여자는 “1박 2일동안 아기돌봄 체험을 해보니 비록 실제 아기는 아니지만 정이 많이 들었다"며,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임신과 출산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 26일 처인·기흥·수지구에서 자동차세·과태료 체납 차량에 대한 일제 단속을 실시해 차량 100대 번호판을 영치하고 체납액 7559만원을 체납처분 했다고 28일 밝혔다. 단속 대상은 자동차세 2회·30만원 이상, 주정차위반과태료 30만원 이상 체납자 16500여 명으로 체납액은 175억원에 달한다. 시는 이날 시청 징수과, 3개 구청 세무과, 차량등록사업소 등 관련 부서 직원 50명을 투입해 공동주택 주차장, 상업·업무시설, 이면도로 등을 단속했다. 이날 단속에서 적발된 100대의 체납차량 중 58대에 해당하는 2996만원은 현장 징수했다. 또 자동차세 2회 미만·30만원 미만 체납차량은 번호판 영치 예고증을 차량에 부착해 자진 납부하도록 안내했다. 자동차 번호판이 영치된 체납자는 시청이나 구청에 방문해 체납액을 납부한 후 번호판을 되찾을 수 있다. 등록번호판 없이 차량을 운행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50만원에서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는 지난해 379대의 체납차량 번호판을 영치해 총 2억 2000만원을 징수한 바 있다. 용인특례시 관계자는 “고질·상습적인 체납 차량에는 엄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성실 납세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체납징수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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