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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 CEO “AX 속도가 사업 성패 좌우…최고확산책임자 역할 할 것”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이제는 인공지능전환(AX)의 속도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AI를 빠르게 확산하기 위해서 '최고확산책임자(Chief Diffusion Officer)'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구조적 혁신을 위해 CEO가 직접 AX를 전파하는 '체인지 에이전트'(Change Agent)를 맡겠다는 의미다. LG전자는 조 CEO가 최근 AX를 주제로 열린 구성원 소통행사 'AX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28일 밝혔다. 조 CEO는 “AI가 4차 산업혁명을 리딩하는 범용 핵심기술로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기업에는 단순한 업무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일의 본질' 자체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와 함께 더 나은 방식으로 일하고 조직 전체가 그 흐름 위에서 지속적인 변화와 진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디지털전환(DX)가 개별 단위업무에서 최적화, 가시화, 이상감지 등을 구현했다면 AX는 DX로 최적화된 단위업무를 통합한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적용돼 자율 공정 등 획기적인 업무 혁신을 가능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앞서 '완전히 디지털화된 LG전자(Fully Digitalized LGE)'를 AX 비전으로 제시하고 2~3년 내 현재 업무 생산성을 30%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좀 더 고부가 업무에 집중하며, 업무 전문성과 역량 개발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주요 영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AX 사례들도 소개됐다. AI로 연구개발(R&D)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한 자체 생성형 AI 데이터 시스템 '찾다(CHATDA)'가 대표적이다. '찾다'의 AI 기반 데이터 분석 기능을 통해 기존에 3~5일 정도 소요되던 데이터 탐색 시간이 30분 정도로 줄었다. LG전자 직원은 '찾다'와 대화하며 특정 지역이나 문화권에 최적화된 제품 전략을 수립하기도 한다. 각 국가의 생활 패턴에 최적화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고객 방문 조사 등을 진행하는데, 이에 앞서 '찾다'의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면 가설을 세우고 고도화할 수 있어 빠르게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올해 초 인도에서는 일부 냉장고에 '위생·신선 기능'을 추가했다. 인도 고객들의 냉장고 사용 패턴을 분석했을 때 문을 자주 열고 있는데, 더운 날씨로 식품의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어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브라질에서는 '소량급속 코스'의 UX 순서를 앞으로 배치한 세탁기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브라질 고객의 세탁 빈도가 잦고, 세탁량은 적은 사실을 '찾다'로 확인하고 제품에 적용한 결과물이다. LG전자 제품 개발에 있어서 AI를 지식과 제조를 연결하는 핵심 동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찾다'의 데이터 분석 범위를 정형 데이터뿐 아니라 복잡한 개발·특허 문서, 기술 보고서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확장 중이다. 여기에 더해 R&D 과정에 AI 에이전트를 연결해 개발자들이 더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판매 현장에서의 AI 적용 사례도 공유됐다. LG전자는 맞춤형 제품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AI 기술을 활용해 원하는 제품군을 안내하는 등의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고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을 활용해 상담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고객 접점인 판매 매니저가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해 갈 계획이다. 단순한 사내 챗봇을 넘어 업무용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는 '엘지니(LG전자+지니어스, LGenie AI)'의 활용 방법과 앞으로의 개발 방향도 소개됐다. 지난 2018년 처음 선보인 엘지니는 복지 안내나 규정 확인, 전표 처리 등 단순 업무를 지원하던 수준에서 AI 기술이 접목되며 LG전자의 핵심 디지털 자산으로 발전하고 있다. 엘지니에는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을 기본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AI 서비스(Azure AI services)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등 다양한 생성형 AI가 접목돼 있다. 이를 통해 업무 지식 검색, 문서 요약, 통변역, 코드분석 및 보완, 아이디어 생성, 정보 해석 등 실무 중심의 고도화된 기능까지 지원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엘지니를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 가는 '스마트 파트너'로 키울 것"이라며 “공통업무 보조를 넘어 영업·마케팅, 공급망관리(SCM) 등 고도화된 전문역량이 필요한 영역으로까지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파운드리 잭팟’ 세 마리 토끼 잡았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23조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을 따내며 '잭팟'을 터트렸다. 매 분기 수조원대 적자를 냈던 분야지만 글로벌 대기업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수익성 확보, 미국 공장 정상화, 고객 신뢰 회복 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형기업과 22조7648억원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회사 지난해 총 매출액(300조8709억원)의 7.6%에 달하는 수준이다. 역대 반도체 부문에서 단일 고객 기준 최대 규모 수주이기도 하다. 계약 기간은 이달 24일부터 오는 2033년 12월31일까지다. 상대와 구체적인 내용은 경영상 비밀 유지 방침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미국 빅테크 중 한 곳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해당 고객사가 테슬라라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물량 확보와 수율 개선에 실패하며 매 분기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했지만 8년짜리 안정적인 일감을 찾으면서 반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4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시장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실적충격(어닝쇼크)'이다. 파운드리 적자 등 여파로 반도체 분야에서 영업이익을 1조원도 내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테일러 공장 정상 가동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수주한 2∼4 나노 공정 AI 칩을 미국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2030년까지 370억달러(약 54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초 목표는 지난해 말 가동이었지만 고객사 확보에 차질이 생겨 일정이 늦어졌다. 전세계 주요국들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치는 와중에 IT·AI 기술 최전선인 미국에 안정적인 생산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번 대규모 수주를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수율이 올라왔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 빅테크와 장기 계약을 맺으며 '고객 신뢰'를 회복한 만큼 추가적인 일감 수주 가능성도 점쳐진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판도가 대만 TSMC '독주' 체제로 굳어지는 와중에 들려온 '잭팟' 소식이라는 점도 포인트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순위는 TSMC(67.6%)가 1위, 삼성전자(7.7%)가 2위다. 중국 SMIC는 6%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TSMC가 앞서가고 중국 기업들이 쫓아오는 상황에 기술력을 인정받는 성과를 낸 셈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 경쟁 상대인 인텔이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파운드리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있어 삼성전자를 향한 고객사들의 시선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인텔은 독일과 폴란드에서 계획했던 신규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취소했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서는 테스트 및 조립 공정을 통합하기로 했다. 인텔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팀 아메리카' 전략을 구사하며 미국 고객사들을 확보하려는 경영 전략을 펼쳐왔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벗고 경영에 전념하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향후 수주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과 자주 교류하며 '글로벌 인맥'을 쌓아왔다. 이달 초에는 전세계 재계 거물들의 사교 모임인 '선 밸리 콘퍼런스' 행사에도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133조원 가량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자리에 오른다는 게 골자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HBM 독주’ SK하이닉스, 하반기 순항…연간 D램 1위도 유력

인공지능(AI) 칩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SK하이닉스의 2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레거시 D램에서도 선전하며 올해 연간 글로벌 D램 1위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익 9조21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5.4%, 68.5% 급증한 수치다. 매출·영업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으로, 영업이익률은 40%를 돌파했다. 최대 실적의 배경은 HBM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영업익의 최소 4조원가량은 HBM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HBM은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 전체 비중의 약 10%대에 불과하지만, 같은 용량당 가격은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양산 난도가 높고 수율 확보에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 기업이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주력하고 있는 5세대 12단 HBM3E의 경우, 8단 제품보다 약 50~60% 비싼 것으로 알려진다. SK하이닉스는 전체 생산응력의 약 30%를 HBM 생산에 투입 중이며, HBM3E의 경우 공급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HBM3E 12단 비중을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 이상으로 늘리고, 올해 하반기에는 80% 이상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수출이 재개된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관계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독주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익은 10조원, 연간 영업이익은 3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글로벌 D램 시장 1위도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옴디아, 트렌드포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가 HBM 지배력을 토대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의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2분기 영업익이 1조원 미만으로 추정되면서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내년부터 HBM 시장이 과열되면서 단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 경쟁이 심화할수록 HBM 가격 협상력이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넘어가면서 SK하이닉스도 HBM 단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2027년까지 SK하이닉스가 50% 이상의 점유율로 HBM 시장 최대 공급자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경쟁 심화로 내년 HBM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가격 결정권이 제조사에서 엔비디아 등 고객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HBM의 수요 성장성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향후 HBM 시장은 성장 초기의 급격한 성장률까지는 아니더라도 높은 성장성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자신감의 근거는 최근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 칩 'H20'의 공급을 재개한 것이다. H20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제한 강화 이후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운데 하나로, 중국에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최고급 사양 AI칩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시장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발효되기 전까지 SK하이닉스에서 H20e용 HBM3E 8단을 약 70만개를 추가 판매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수출 통제가 시행되면서 5월부터는 판매를 진행하지 못했으나, 이미 생산한 재고 보유분이 있기 때문에 만약 H20e 선적이 재개될 경우 가장 먼저 SK하이닉스로 공급 요청이 접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네이버, 美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와 협력 확대 이유는?

네이버가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영상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와의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주요 서비스와 AI 기술 간 유기성을 높이는 '온서비스 AI' 전략의 일환으로, 국가대표 AI 모델을 개발해 해외 진출 영역을 확대하려는 청사진으로 분석된다. 27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공모를 마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지원 사업에 트웰브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원했다. 영상 등 멀티모달 AI 분야의 기술력 글로벌 시장 경험을 살린다는 취지다. 해당 사업은 민·관 협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겨룰 수 있는 수준의 국산 AI 기초모형(K-AI 모델)을 본격 개발하는 사업이다. 3년 동안 약 2000억원이 투입된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지난 25일 발표된 1차 서류 통과 명단에 포함됐다. 네이버가 그동안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등을 개발하며 소버린 AI를 전면에 내세웠던 만큼 이번 사업에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트웰브랩스는 앞서 네이버가 지난 6월 설립한 해외투자법인 네이버벤처스의 첫 투자처로 낙점한 곳이다. 자체 개발한 영상 검색 모델 '마렝고', 영상 요약·질의응답 모델 '페가수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AI 플랫폼 '베드록'에 2개 모델이 탑재돼 주목받기도 했다. 투자 배경에는 차세대 기술 협력 강화를 통한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가 있다. 네이버는 자사 모든 서비스 영역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가동 중이다. 이 과정에서 키워드로 대표되던 텍스트 기반 검색 방식을 이미지·음성·영상을 아우르는 '통합 검색'으로 확장함으로써 활용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네이버는 최근 미디어 기술력에 AI를 접목한 '비전 테크 트라이앵글'을 통해 영상 검색·콘텐츠 분석 분야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차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 트웰브랩스의 기술력을 적용해 시너지를 높이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김성호 네이버 이머시브 미디어 플랫폼 리더는 지난 16일 '이머시브 미디어 플랫폼 테크 포럼'에서 트웰브랩스와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 “당장은 아니지만, 내년이나 그 이후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올해 목표는 원하는 영상과 구간·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사용자가 만든 영상이 더 잘 노출·검색·탐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폴더블폰 ‘흥행 밀물’ 들어온다···삼성전자 ‘모바일 주변기기’ 띄우기

삼성전자가 갤럭시 Z 7시리즈 흥행을 등에 업고 '모바일 주변기기' 시장 확장에 나선다. 갤럭시 생태계를 공유하는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새로워진 '갤럭시 링'과 첫 확장현실(XR) 기기 '프로젝트 무한' 등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상품성을 개선한 '갤럭시 워치8' 시리즈를 25일부터 국내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오는 9월30일까지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삼성닷컴에서 사용 가능한 '워치 정품 밴드와 액세서리 20% 할인 쿠폰' 3장을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 헬스 앱에서 러닝 코치 기능을 활용한 체험 미션 '갤럭시 러닝Up 챌린지'도 진행한다.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Z 폴드와 마찬가지로 '역대 가장 슬림한 디자인'을 갖춘 게 특징이다. 전작과 비교하면 두께가 11% 얇아졌다. 색다른 감성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물리 회전 베젤과 퀵 버튼을 탑재한 아날로그 워치 감성 '갤럭시 워치8 클래식'도 나왔다.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판매 전략도 새롭게 세웠다. 매일유업, 성심당 등 유통업체와 협업을 통해 전용 케이스를 선보이는 등 '감성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지처럼 착용하는 '갤럭시 링' 성능도 향상시킬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7월 '파리 언팩'에서 갤럭시 링을 처음 소개했지만 이달 초 열린 '뉴욕 언팩'에서는 신제품을 선보이지 않았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이와 관련 “갤럭시 링 첫 세대와 대비해 개선된 건강 측정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신제품에 피를 내지 않고도 측정하는 '비침습식 혈당 측정'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출시가 예상되는 '프로젝트 무한'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최대 야심작이다. 구글과 협업해 내놓는 첫 XR 헤드셋이기 때문이다. XR(eXtended Reality)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더불어 현실과 가상 세계가 융합된 혼합현실(MR)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애플·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 확장에 주력하는 가운데 '구글과 동맹'이라는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판매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구글·젠틀몬스터와 협업해 '스마트 안경'도 출시할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상호연결 서비스 등을 포함한 전세계 XR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840억달러(약 250조원) 수준이다. 앞으로는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오는 2032년 1조6250억달러(약 221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주변기기 생태계 확장에 힘을 쏟는 것은 갤럭시 S 및 Z 시리즈 흥행의 후광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간 회사 실적을 견인해온 플래그십 모델 S 시리즈에 이어 Z 시리즈 저변도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회사를 자극하고 있다. 25일 판매가 시작된 갤럭시 Z 7시리즈는 국내 사전판매만 104만대로 '역대 최다' 신기록을 갈아치운 상태다.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는 연간 기준 '상고하저' 실적 흐름을 보여왔다. 지난해 기준 분기별 영업이익을 살펴봐도 1분기 3조5100억원, 2분기 2조2300억원, 3분기 2조8200억원, 4분기 2조1000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통상 S시리즈가 나오는 1분기에 출시되는 영향이다. 3분기께 나오는 Z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하고 모바일 주변기기 판매까지 늘어날 경우 매 분기 영업이익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셈이다. 갤럭시 Z 플립·폴드 7 성공이 예감되는 시점에 삼성전자가 갤럭시 워치, 링, 프로젝트 무한 등 판매 전략에 신경을 쓰고 있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력인 반도체 사업부가 시기별로 실적 격차가 큰 만큼 모바일은 최대한 안정적인 실적을 내줄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전자 “가전 수요 전망 밝지 않아…멕시코 생산 늘리며 관세 대응”

LG전자는 25일 미국 관세 정책이 하반기 생활가전(HS사업본부)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정책 변동성과 소비심리 위축 우려가 지속돼 가전 수요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철강 관세 50%와 상호 관세로 인한 제품 원가 상승으로 시장 가격의 불확실성 가중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 영향은 2분기부터 시작됐지만, 하반기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세탁기는 9월부터 멕시코에 생산지를 추가 운영해 관세에 대응한 유연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8월 1일 상호관세가 발효되면 미국과 멕시코 생산지에서 공급을 확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정책 변화와 경제 동향 등 여러 관점을 고려하고 유통 채널과 협의해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TV 판매 감소로 2분기 적자 전환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사업본부)의 부진도 길어질 전망이다. MS사업본부는 2분기 영업손실 1917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하드웨어 수요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중국 내수 부진으로 인한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지속되며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사는 웹OS 플랫폼 생태계 확대, 운영 효율성 제고, 제품 간 시너지 강화 등을 통해 중장기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우스 전략과 밸류체인 효율화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ES(에너지솔루션)본부는 미국 관세 이슈에 대응해 공급망 본격화와 유통채널 확대, 고효율 모델 출시를 검토 중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부문에서 글로벌 고객과 정기 협의체를 구성해 액체 냉각 방식의 신제품 상용화를 연내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전장(VS사업본부) 사업의 경우 2023년 9월부터 가동한 멕시코 공장의 매출 비중이 올해 1분기 30%에 달한 데 이어 4분기에는 40% 초반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준공한 LG마그나 헝가리 공장은 내년 중반 가동될 예정이다. 한편 올 2분기 LG전자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조7352억원, 영업이익은 639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46.6% 줄어든 수치다. 회사 측은 “전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주요 시장 수요 부진에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관세 부담과 시장 경쟁심화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며 “물류비 등 전년 대비 증가한 비용 요인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하이닉스 “성장 의심할 여지 없다”…하반기도 자신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앞세운 SK하이닉스의 실적 고공행진이 거침없다. 지난 4~6월에 해당하는 2분기 실적에서 사상최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분기 호실적에 이어 2분기까지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가며 상반기에만 17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 규모로 키웠다. 따라서, 시장에선 하반기에도 SK하이닉스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지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HBM시장에서 경쟁 심화, 가격 하락 가능성 등 변수가 부각되면서 성장세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4일 실적 공시를 통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 35.4%, 영업이익 68.5%의 '놀라운 성장'을 과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로, 직전 최고 실적인 지난해 4분기(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를 2분기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이 같은 실적 상승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HBM 매출 호조' 덕분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HBM3E(5세대) 12단 제품을 조기 양산하고, 엔비디아향 공급을 대폭 확대하면서 기술력과 공급 우위를 동시에 확보했다. 이미 6세대 격인 HBM4의 샘플도 선제 공급에 나선 상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에 따라 AI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HBM3E 12단 판매를 본격 확대하는 등 AI 메모리 경쟁력과 수익성 중심 경영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1분기에도 SK하이닉스는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각각 77%, 158% 고성장을 구가한 바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글로벌 전자업체들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놓은 터라 SK하이닉스의 2분기 질주가 더욱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SK하이닉스가 고공행진을 만끽할 수 있을 지는 전망이 혼재한다. HBM 경쟁 심화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HBM3E 가격이 올해보다 30% 하락하고, HBM4 가격 프리미엄도 이전세대의 45%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내년 HBM 평균 가격도 올해보다 약 10% 감소할 것"이라는 악재성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내년부터 마이크론·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양산 확대에 따라 HBM 공급이 늘고, 이에 따라 공급자 중심 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경고성 분석으로 업계는 받아들인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의 시장 지배력이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HBM 가격 하락 우려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나, 현재로선 경쟁 구도 자체가 급격히 바뀔 가능성은 낮다"며 “AI 수요 강세 흐름을 감안하면 오히려 수요 측면의 업사이드가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xAI, OpenAI, 메타 등 프론티어 모델 개발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고, 중국 H20 모델의 대중 수출 허가 등도 HBM 수요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시장의 일부 우려를 일축하듯 하반기 실적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SK하이닉스는 “에이전트 AI, 피지컬 AI 등으로 AI가 고도화되고 있고, HBM은 AI 성능과 직결되는 만큼 수요 성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향후 HBM 시장을 SK하이닉스가 지속해 주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은 콘퍼런스 콜에서 “SK하이닉스가 오늘날 AI 메모리 리더로 부상한 데는 고객의 페인포인트 해결에 집중하는 방식과 탄탄한 팀워크 등 기업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며 “이런 소프트한 경쟁력은 따라올 수 없는 SK하이닉스만의 차별화된 가치"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9.2조·매출 22.2조…사상 최대 분기 실적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9조21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8.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22조2320억원으로 같은 기간 35.4% 늘어났다. 순이익은 6조9962억원으로 69.8% 증가했다. 이번 매출과 영업익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 4분기(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를 경신한 성과다. 영업이익률도 41%를 기록하며 이전 분기(42%)에 이어 40%대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에 적극 투자하면서 AI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예상을 웃도는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 CNS, 2분기 호실적 거둬…AI·클라우드 쌍끌이

LG CNS가 인공지능(AI)·클라우드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하반기 에이전틱 AI·피지컬 AI 등 기술을 앞세워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하는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 기반 사업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LG CNS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4602억원·영업익 1408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0.7%·2.3% 상승한 수치다. 매출의 경우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제시한 시장전망치(1조5460억원)를 밑돌았지만, 영업익과 당기순이익(1309억원·957억원)은 증권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AI·클라우드 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비용 효율화 영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AI·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성장한 87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매출의 60%에 달한다. AI 분야에서는 금융·공공부문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매출을 올렸다. 특히 올해 공공기관이 발주한 AI 사업 중 가장 큰 규모의 경기도교육청 AI 플랫폼 사업과 외교부 AI 플랫폼 사업을 수주한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클라우드 분야에선 AI 데이터센터(DC) 사업 성과가 나타나면서 매출이 가시화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AIDC 사업 컨설팅·설계를 완료했고, 국내에선 네이버클라우드와 코로케이션 계약을 통해 죽전 데이터센터에 입주를 확정했다. 회사는 올해 AIDC 사업 연간매출이 5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태훈 AI·클라우드사업부장은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자체 구축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토대로 금융·공공 영역 솔루션 도입을 확대 중"이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산업별 AI 확산 정책 속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컨테이너용 데이터 솔루션 'AI 박스'를 개발 중인데, 이를 활용하게 되면 새로운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스마트팩토리·물류 등이 포함된 스마트엔지니어링 부문 매출은 2667억원으로 전년보다 10.7% 감소했다. 최성훈 스마트팩토리사업부장은 “시장 환경이 악화하면서 매출이 줄었지만, 새로운 고객 확보를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주가 가시화되며 하반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며 “올해는 계열사 신성장 프로젝트의 성공적 완수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고, 그간 축적해온 해외 프로젝트 수행 능력과 계열사 동반 해외 진출 경험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 매출 또한 3210억원으로 6.9% 줄었다. 다만 하반기에 법원행정처 유지관리 등 상반기 수주한 대형 사업의 매출이 본격 인식됨에 따라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LG CNS는 하반기 에이전틱·피지컬 AI 등 차세대 기술을 앞세워 사업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에이전틱 AI 사업 본격화를 위한 통합 플랫폼을 개발 중인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 기반 전환 사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조 고객사를 대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한 개념검증(PoC)을 진행 중이다. 사업화 역량과 고객 기반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희석 재정담당은 “최근 모바일 셔틀 로봇 등 산업 특화 로봇을 자체 개발해 LG에너지솔루션에 적용하며 로봇 하드웨어 사업을 확대 중"이라며 “하반기에는 자체 모바일 셔틀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물류 외 공항·스마트시티 등 영역으로 로봇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담당은 또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 경쟁력 있는 하드웨어를 지속 확보할 계획"이라며 “여기에 AI를 탑재해 다양한 산업 현장의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플랫폼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갤럭시Z7 흥행 조짐…삼성전자 ‘폴더블 리더십’ 굳히기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이 정식 출시 전부터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상반기 글로벌 점유율 1위에 오른 삼성은 이번 흥행을 계기로 연간 1위 수성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의 국내 사전판매량은 총 104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 중 최다 기록으로, 폴더블 시장 내 브랜드 위상을 재확인한 성과로 평가된다. 업계는 하드웨어 혁신과 인공지능(AI) 기능 결합이 소비자 선택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폴드7은 접었을 때 두께 8.9㎜, 무게 215g으로, 전작 대비 얇고 가벼운 폼팩터(기기 외형)를 구현했다. 플립7은 1.25㎜의 초슬림 베젤과 전면 플렉스윈도우를 적용해 휴대성과 사용 편의성을 모두 끌어올렸다. AI 기능도 한층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16 기반 'One UI 8'에 '갤럭시 AI'와 구글 '제미나이(Gemini)'를 최적화해 멀티모달 AI 경험을 제공한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이 기능은 사용자와 기기 간 상호작용을 보다 자연스럽고 효율적으로 만든다. 오는 25일 정식 출시 이후에도 판매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휴대폰 보조금 상한을 규정했던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지난 22일 폐지되면서, 통신사들의 보조금 확대가 고가 스마트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 여력이 커지면 소비자들이 중급형 단말기에서 프리미엄 모델로의 업그레이드를 더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초기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인도에서 폴더블 신작이 공개된 후 48시간 만에 사전예약 21만대를 기록했다. 역대 갤럭시 폴더블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연간 출하량은 1억4000만~1억6000만대에 달한다. 삼성의 폴더블 제품군이 해당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경우,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는 흐름인 만큼, 플립7·폴드7의 흥행 가능성도 점쳐지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인도 시장에서는 보급형 및 중급형 기기의 교체 주기가 길어진 반면, 콘텐츠 소비와 생성이 늘면서 프리미엄 제품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20%를 기록하며 연속 1위를 유지했다. 애플, 샤오미 등 경쟁사의 추격 속에서도 보급형 '갤럭시 A' 시리즈와 프리미엄 '갤럭시 S25' 시리즈의 동반 호조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폴더블 신작까지 더해지며, 하반기 실적 전망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삼성은 트리폴드폰 출시를 통해 하반기 시장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Galaxy Z TriFold' 및 'Z TriFold'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하며 연내 출시 계획을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10월 전후로 실물 공개와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트리폴드폰은 기존 폴더블보다 한 번 더 접히는 구조로, 태블릿 수준의 대화면 사용성을 제공한다. 영상 시청, 문서 작업 등 콘텐츠 중심의 소비자층을 겨냥한 제품으로, 틈새시장 공략이 기대된다. 업계는 9월 애플의 '아이폰17' 시리즈 출시 이후 4분기 신제품 공백기를 감안할 때, 트리폴드폰이 삼성의 연말 실적을 견인할 전략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은 이 같은 하반기 라인업 강화를 통해 연말 스마트폰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고, 연간 글로벌 출하량 1위 수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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