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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해저 케이블 기술 유출 발견 시 법적 대응”…대한전선 “역량 충분, 의혹 제기 불쾌”

수사 당국이 해저 케이블 기술 유출 혐의로 가온건축사사무소(이하 가온건축) 관계자를 입건해 조사 중인 가운데 LS전선이 위법 사항 확인 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대한전선은 해저 케이블 기술력을 갖고 있어 LS전선의 의혹 제기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14일 전선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지난 11일부터 가온건축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가온건축이 2008년부터 작년까지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공장 1~4동의 건축 설계를 전담해왔고, 이 과정에서 고전압 해저 케이블(HVDC)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어 경쟁사인 대한전선 측에 빼돌렸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 중이라는 전언이다. 가온건축이 대한전선에 HVDC 기술 자료를 건넨 것이 확인됐느냐는 질문에 LS전선 측은 “수사가 이뤄지고 있어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경쟁사와 거래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LS전선은 기술 유출 차단 차원에서 협력사를 최소화했고, 이에 따라 건축 설계는 가온건축으로 하여금 전담케 했다고 설명했다. 해저 케이블 공장 건축 설계를 위해서는 △설비 배치도(레이 아웃) △설비 수량 △장조장 케이블 보관·이송에 사용되는 '턴 테이블' 배치·운영에 관한 정보 △케이블 이송 경로 △주요 설비 특징·설계 개념에 관한 도면 자료가 있어야 한다. 이에 관한 일체의 사항을 LS전선이 가온건축에 제공했다는 것이다. LS전선 관계자는 “이력이 이러한 만큼 가온건축은 각 공장이 어떤 실패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효율성 제고를 위해 어떻게 변경되고 발전해 왔는지 등에 대한 모든 역사와 노하우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밀 유지 의무에 관한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했, 해당 용역 과정에서 발생되는 일체의 자료 전부가 기밀 사항임을 강조한 바 있어 자료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해저 케이블 시장을 유럽과 일본의 소수 기업들이 과점하던 2007년, LS전선은 세계 4번째로 관련 제품을 개발해냈고 2009년 첫 공장을 준공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든 게 완비된 상태가 아니었고, 생산 시설 준공 후에도 수많은 시행 착오와 수천억 원의 실패 비용을 치르며 자체적으로 기술을 정립하고 설비를 제작해왔다는 전언이다. 해저 케이블 건축 설계는 일반 공장과는 달리 장조장과 고중량 케이블을 생산·보관·이동하기 위한 설비를 배치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통상 500m-1km 길이로 생산하는 지중 케이블 생산과 다른 특수 생산·보관 설비를 요한다. 특히 장조장 케이블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수직 연합기와 턴테이블 등의 특수 설비가 필요하다. 장조장·고중량으로 인해 도로로 이송할 수가 없어 선박으로 이송해야 해 업계에서는 공장에서 항구까지 이송하는 방법에 대한 설계 또한 업계에서는 보안 사항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 같은 특성에 후발 업체들의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LS전선 측 입장이다. 한편 대한전선 측은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한전선은 14일 이날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기술을 유출한 혐의에 대해 피의자로 특정되거나 관련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공표했다. 또 “공정 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다수의 건축 설계 업체 중 가온건축을 선정했다"며 “이 업체는 건축물과 유틸리티의 설계 도서 작성 용역을 수행하는 회사로, 케이블 설비와 제조 기술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자사 해저 케이블 1공장에 설치한 수직 연합기·턴 테이블·갱 웨이 등의 생산 설비는 국내외 전문 업체를 통해 제작해 설치한 것이라고도 했다. 무엇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2009년부터 해저 케이블 공장과 생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고, 2016년 이후 충남 당진 소재 기존 케이블 공장에 수직 연합기와 턴 테이블 등을 배치했다"며 “2017년부터 서남해 해상 풍력 단지 등에 성공적으로 납품한 실적을 가지고 있는 등 이미 설비와 생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항변했다. 또 “대한민국 최초의 전선 회사로서 케이블 관련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고, 자력으로 해저 케이블 설비를 설치하고 건설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저 케이블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설비의 특수성과 배치 등에 대한 기밀성 때문이 아닌 전용 공장 건립 자금이 막대해서라고 반박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해당 사안과 관련된 질의에 대해 성실히 설명했고, 앞으로도 언론사들의 취재에 적극 응하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SFF서 ‘경천동지’급 기술 로드맵 내놓을까

반도체 영역 전반에 걸쳐 TSMC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들의 거센 견제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사업 전략을 소개할 시간이 임박한 가운데 새로운 기술 혁신 전략을 내놓을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은 한국 시각 기준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이틀 간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과 삼성 어드밴스드 파운드리 에코 시스템(SAFE) 포럼 2024를 삼성 반도체 미국 캠퍼스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로 다섯 번째 열리는 삼성전자의 연례 행사다. 삼성전자 DS 부문 측은 “강력한 파운드리 생태계를 구축하고 그 이상으로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통찰력과 혁신적인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에는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 △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이정배 메모리 사업부장(사장) △윤세승 파운드리 디자인 플랫폼 개발실 담당 임원(부사장) △송태중 파운드리 사업부 담당 임원(상무) Planning실 담당 임원 △전희정 AVP 사업팀 담당 임원(상무) 등 삼성전자 반도체 임원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솔루션·공정 기술·제조 우수성·디자인 플랫폼 등에 대해 발표하며 관련 내용을 협력사·고객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또한 예년과는 다르게 메모리·첨단 패키징 등 삼성전자 DS 부문 내 다른 팀의 수장들이 발표 현장에 나선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이들은 '파운드리-메모리-패키징'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의 '턴키 전략'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운드리 사업을 지휘하는 최 사장은 기조 연설을 맡아 빠르게 진화하는 인공지능(AI) 시대 속 삼성전자의 기술 로드맵을 공개할 것인 만큼 관심이 쏠린다. 앞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대만 TSMC는 1나노미터(nm)대의 제품 양산 계획을 1년 가까이 단축했다. 이에 따라 최 사장이 2027년으로 예정된 1.4nm 공정 양산 시점을 앞당길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해 3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한 바 있다. 나노 시트를 활용한 독자적 GAA 기술인 'MBCFET'를 적용해 전력 효율·성능을 극대화해 해당 1세대 공정은 5나노 대비 전력 소모량과 면적은 각각 45%, 16% 줄이고 성능은 23% 개선했다는 게 삼성전자 측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 포스'는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11.3%라고 언급했다. 1위인 TSMC는 61.2%로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이는 지난해 3분기 45.5%p에서 49.9%로 더욱 벌어진 수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출범 7년차이고, TSMC는 40여년에 달하는 업력을 갖고 있는 만큼 격차가 있는 것을 감안해도 점점 벌어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고객사들은 기존 위탁 제작사에 물량을 맡기는 경향이 있어 이번 SFF가 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감소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관계자는 “에코 시스템 파트너들과 검증된 3나노 설계 인프라·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저전력·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와 모바일 시스템 온 칩(SoC) 등에 대한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카카오 정체성 입힌 AI 서비스 낼 것”…정신아 미래 구상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경영 색깔이 내정 반 년째를 맞아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정 대표는 연내 '카카오만의 색깔을 입힌 AI 서비스' 출시를 위해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책임경영 기반 마련과 윤리적 리더십 확립을 통한 사회적 신뢰 회복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지난 11일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프레스 밋업 직후 즉석으로 진행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AI 투자 비전과 내부 쇄신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최근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생성형 AI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기술력 및 안정성 확보에 힘을 쏟고 있음에도 뚜렷한 성과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와 전략적 사업 제휴를 신속히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AI 경쟁력을 놓칠 확률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한 돌파구를 '활용도'에서 찾았다. AI 모델 자체보단 자사 서비스에 기술을 효율적으로 접목해 성공적으로 수익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AI 기술에 카카오의 정체성을 입힌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최근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신설, 기존 카카오에서 주력 서비스를 맡았던 핵심 인물들을 전진배치했다. 카나나는 AI 모델 개발 중심 '카나나 알파'와 서비스 중심 '카나나 엑스'로 구성됐으며, 두 조직은 시너지를 위해 원팀 체제로 일하게 된다.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접목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이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조기 출시하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최근 애플이 자체 AI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시장 경쟁 양상이 언어모델에서 자사 서비스 활용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AI 시대에서 먼저 치고 나가는 사람이 꼭 '위너'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장에서 드러낼 수 있는 카카오만의 차별점을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가 AI 사업에서 잘 할 수 있는 건 사용자들에게 정말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올해는 AI에 대한 성장을 장기적으로 가져가면서도 현재 카카오가 갖고 있는 기반을 충실히 다지며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경영 쇄신에 더욱 고삐를 죄겠다는 뜻도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회사의 성장 방향성에 맞게 내부 구조를 개편하고, 그 과정에서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문화까지 바꾸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카카오는 정 대표 취임 직후부터 쇄신 작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지난해 발생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관련 카카오가 150억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받는 등 해결 과제도 산적해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크고 작은 소송에 휘말려 있어 사법 리스크도 여전하다. 상반기는 체질 개선을 위한 조직과 리더십 개편에 집중했다면 하반기는 이러한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해 리스크를 타파하고,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카카오는 고의적 불법행위를 한 경영진에게 배상책임을 지우는 방안 검토 등 쇄신안을 준법과신뢰위원회에 보고했다. 책임경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CA협의체 중심 컨트롤타워 구조를 확립하고 김범수 CA협의체 의장 주도로 경영쇄신에 나선다. 또 △대규모 투자 등 사회적 영향이 큰 의사결정 시 사전 리스크 점검 및 사후 모니터링 체계 강화 △경영진 책임 강화를 위한 내·외부 평판검증 등 임면 프로세스를 강화 등도 검토키로 했다. 정 대표는 “상반기는 조직 통합을 통해 원팀 체제를 구축,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내부 결속력과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게 카카오에서 했던 일"이라며 “그룹 관점으로 넘어가면 거버넌스와 의사결정체계, 체질에 맞는 그룹으로서의 리더 선임 작업이 많이 이뤄졌는데 하반기엔 이러한 체계를 보다 공고히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르포]기술·친환경 모두 갖췄다…카카오 첫 자체 데이터센터 가보니

“카카오의 서비스가 전 국민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있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바로 지금 여러분이 계신 곳입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일 경기 안산시 상록구 한양대학교 에리카(ERICA)캠퍼스에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카카오는 이날 첫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연면적 4만7378㎡ 부지 위에 지어졌으며, 일부 개방 공간을 갖춘 운영동과 보안 확보가 필요한 전산동으로 구성됐다. 4000개의 랙과 서버 10만대 이상을 운영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IDC로, 이를 통해 저장 가능한 데이터량만 6엑사바이트(EB)에 달한다. 입구에 들어서자 대중들에게 친숙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모형을 만날 수 있었다. 내부 공간도 밝은 톤의 컬러로 구성돼 친근한 인상을 줬다. 로비에서 창 밖을 바라보니 활력이 넘치는 대학가 주변 환경이 눈에 띄었다. 데이터센터는 보안 확보가 핵심인 데다 대규모 건축물인 만큼 통상 땅값이 저렴한 산 중턱이나 매립지 등에 세워지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러한 관례를 과감하게 탈피했다는 평가다.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 캠퍼스 내에 설립된 데다 건물 건너편에는 경기테크노파크가 자리잡고 있다. 동쪽으로는 대운동장이 있으며 북쪽에는 주거문화시설, 서쪽에는 도시첨단산업시설과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를 고려해 건물 설계 단계에서 보안성·효율성·안정성 등 기본 기능 외에도 캠퍼스와의 조화를 모색했다. 허명주 카카오 DC&네트워크 성과리더는 “올 하반기부터 데이터센터 시설·설비 안정성을 알리기 위해 안산시민 대상 투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며 “서버실 등 보안 민감도가 높은 곳을 제외하고 발전기실·배터리실 등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투어 시에는 보안 요원들이 동행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를 따라 운영동 5층에 위치한 종합상황실을 찾았다. 이 곳은 안정적인 데이터센터 운영과 출입 통제를 담당하는 공간이다. 10여명 가량의 인원이 전면의 대형 스크린에 표시된 주요 설비들의 온·습도, 필터 상태 등을 점검하는 모습은 다른 데이터센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운영동 3~5층은 다목적 공간과 산학연 공간, 6층엔 야외 테라스가 들어서 있었다. 전산동으로 넘어가는 유일한 통로인 브리지를 통해 3층 서버실로 들어서자 그래픽처리장치(GPU) 작동 소리와 냉방장치 소음이 귓전을 울렸다. 그러나 내부 온·습도는 후텁지근하지도, 춥지도 않아 적절하게 균형을 이뤘다. 카카오가 서비스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력·통신·냉방 등 운영 설비와 시설을 이중화한 효과다. 서버는 365일 단 1초의 끊김도 없어야 하기 때문에 발열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관건이다. 카카오는 센터 공간 냉각에 필수적인 항온항습기·냉동기 등 장비를 기존 필요한 용량보다 많은 'n+2' 구조로 구축했다. 아울러 버퍼탱크를 통해 냉방 장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서버실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양쪽에 설치된 항온 학습실을 통해 내부 열기를 차가운 공기로 변환해 온·습도를 유지하는 구조며, 열기를 원활하게 배출하기 위해 다른 공간보다 층고를 높게 설계했다"며 “24시간 무중단 운영이 가능하며, 일부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복구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산동 2층 배터리실로 들어서자 주황색 박스 모양의 배터리 위에 매달린 붉은색 간이 소화기가 눈에 띄었다. 이는 카카오가 개발한 4단계 화재 대응 시스템의 일환이다. 배터리에서 화재 발생 시 내부 감시 시스템이 이를 자동 감지해 화재 전이를 막고, 단계적으로 소화 약제를 분사해 초기 진화를 시도한 후 냉각수를 지속 분사해 발화 원천을 차단하는 구조다. 전력 소모 감소를 위한 친환경 경영 강화와 함께 과거 데이터센터 화재와 같은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 성과리더는 “무정전전원장치(UPS)실과 배터리실은 방화 격벽으로 분리 시공하고 모든 전기 판넬에 온도 감지 센서를 설치해 이상 온도 상승 시 즉각 대응하도록 설계했다"며 “특히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에 대비하고자 했으며, 이 시스템은 현재 특허 출원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친환경 기술이 투입된 흔적도 엿볼 수 있었다. 전산동 옥상에 들어서자 회색 박스처럼 생긴 냉동기가 양 옆에 8개씩 줄지어 있었다. 이를 통해 하드웨어의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 물의 사용량을 최소화한다. 시원한 공기로 열을 식히는 프리쿨링 냉각기 시스템도 적용했다. 계절 변화에 맞춰 3가지 모드로 운전하며, 이를 통해 기존 냉각 방식 대비 20%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낸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아울러 서버를 냉각한 후 발생한 폐열을 난방에 재사용하고, 태양광 패널을 외장재 및 옥상에 설치해 전력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있었다. 카카오는 안산을 시작으로 제2·제3의 데이터센터를 세워 생성형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미래 기술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대표는 “앞으로 선보일 새 서비스와 10년 뒤의 기술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인프라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며 “제2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HPC) 방식으로 특화 설계할 계획이며, 현재 부지 선정 중"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선언’ 2주 만에 사측과 대화 재개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초로 파업을 선언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사측과의 대화를 재개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 양측은 오는 1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 사옥 인근에서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 재개는 지난달 28일 임금 협상 파행 이후 2주 만의 일이다. 노사 양측은 이번 대화에서 향후 본교섭 일정과 향후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사는 임금 인상률·휴가 제도·성과급 지급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전삼노는 지난달 29일 파업 선언 기자 회견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정하고 투명한 임금 제도 개선이고, 이 부분이 선행돼야 한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것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지급"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 사측·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왔지만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과 조합원 찬반 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해 지난 7일 하루 단체 연차 소진 방법으로 파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집단 파업에 나서며 “최종 목표는 2만80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이라고도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반도체 수율 끌어올릴 수 있을까

최근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율을 공개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령탑을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했다. 생산 라인이 멈추고 일부 공정 수율이 심각한 수준인 상황에서 전 부회장이 타개에 성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권재순 SK하이닉스 수율 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자사 5세대 HBM(HBM3E) 수율이 80%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수율은 생산 제품량 대비 정상 제품의 비율을 의미한다. 권 부사장 말대로라면 HBM 생산 물량 100개 중 80개는 양품이라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수율은 영업 기밀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권 부사장이 언론 매체와의 자리에서 이 같이 언급한 것은 자신감의 발로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SK하이닉스는 HBM3E 양산에 성공해 올해 3월부터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다.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제고한 HBM은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수 요소로 꼽히지만 고도의 기술력을 요해 수율이 통상 65%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삼성전자 HBM의 경우 외부에 공표된 적은 없지만 증권가 등 외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HBM의 근간인 더블 데이트 레이트 5(DDR5) 등 최첨단 D램 경쟁에서는 SK하이닉스에 밀렸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지금껏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호령했던 삼성전자가 고전하는 이유로는 기존까지 내걸었던 '1등주의' 슬로건이 꼽힌다는 지적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7년 고객사의 요구대로 반도체 칩을 제작하는 파운드리를 팹리스를 담당하는 사업부로 분리하고 2019년 본격 사업화에 나섰다. 2030년 관련 업계 1위로 우뚝 서겠다며 대만의 TSMC 타도를 목표로 잡았다. 이에 따라 10나노미터(nm) 미만 최첨단 공정을 경쟁 분야로 꼽은 삼성전자는 2018년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활용한 7nm 공정을 개시했다. 2022년 6월에는 세계 최초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nm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도 시작해 TSMC와 어깨를 견준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1등'과 '세계 최초'라는 점에 집착한 나머지 내실을 기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근한 예로 삼성전자라는 한 지붕 아래 다른 가족인 모바일 익스피리언스(MX) 사업부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시스템 LSI 사업부가 만드는 모바일 AP '엑시노스' 전면 채택을 꺼리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실례로 MX 사업부는 플래그십 제품인 S23 시리즈에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채용했다. 전력 대비 성능 차이가 두드러져 애플 아이폰과의 시장 대결에서 밀릴 것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전작들 중에선 지역에 따라 같은 모델에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넣어 성능 비교를 해보니 전자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결과를 보인 사례도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도 스냅드래곤이 들어간 제품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는 만큼 엑시노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한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평택 캠퍼스 일부 라인의 90% 가까이가 돌아가며 정지되는 등 알려진 것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전언이다. 해당 공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채로 경영진이 생산 라인과 설비 투자에만 신경 써 막심한 손해를 입었고, 원가 절감 등 비용 관리 중심으로 수습을 강요해왔다는 것이다. 또 수율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것은 매사 지표 중심으로 판단하는 경영진의 입맛에 맞춰서라는 것이라는 폭로도 나왔다. 경계현 사장이 미래사업기획단장직으로 좌천되고 전영현 부회장이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장으로 올라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 역시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영역이지만 점점 '수주형'이나 '고객 맞춤형'으로 시장이 바뀌어 간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입각한 TSMC는 주문을 받고 제조 시설을 짓는 반면, 삼성전자는 반대로 지난해 53조1000억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단행해 '셀 퍼스트' 전략을 추진하는 양상을 보인다. 고객사의 주문이 예상대로 들어오면 소화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없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셈이다. 때문에 업계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과거의 성공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혹평을 내놓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공정을 기반으로 다양한 고객 니즈에 대응해 수요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고객 협력과 △개발 △수주 △생산 △공급 등 전방위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꿔봐”…이건희 ‘신 경영 선언’ 31주년, 이재용 美 출장·노조 첫 파업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新) 경영 선언'을 한지 31주년을 맞는 7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인 올해 노동조합은 사상 첫 파업을 전개한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절체절명의 위기 의식을 갖고 약 2주일 간의 미국 출장길에 올라 노사 간 인식차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날 연차 소진을 통한 파업에 나선다. 이 노조는 삼성전자 내 최대 규모의 근로자 집단으로, 조합원 수는 지난 3일 기준 2만838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사업 보고서 기준 삼성전자 전체 직원 중 22.74%에 달하고, 대부분이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소속이다. DS 부문으로 한정하면 전체 근로자 중 74.14%가 사내 최대 노조의 구성원인 셈이다. 업계는 전삼노의 투쟁 방식이 현충일(6일)과 주말 사이의 금요일에 하루 연차 소진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년에도 주말과 현충일 사이에 수만명이 연차를 쓴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단체 행동이 계속 발생하는 등 파업 강도가 높아진다면 반도체 제품 생산 일정에도 타격이 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전삼노 측은 “아직 소극적인 파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차제에는 총파업까지도 갈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커다란 파고 앞에 놓여있어 위기에 봉착했다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과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파운드리는 대만 TSMC에 한참 밀리고 있다. 또 미국 마이크론은 HBM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고, 종합 반도체 기업(IDM) 인텔은 왕년의 반도체 황제 자리를 탈환하겠다며 파운드리 시장 2위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건희 선대 회장은 교세라 출신의 일본인 고문인 후쿠다 다미오(福田民郞)로부터 '후쿠다 보고서'를 받고 1993년 6윌 '위로부터의 적극적인 혁신'을 주문했다. 같은 달 7일, 독일 출장 당시 프랑크푸르트에서 이 선대 회장은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라, 극단적으로 얘기해 농담이 아니야,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봐"라며 “삼성은 자칫 잘못하면 암의 말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걸핏하면 불량품이 나오자 이 선대 회장은 1995년 3월 9일 삼성전자 경북 구미 사업장 운동장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불태워 없애라"며 500억원 규모의 '애니콜 화형식'을 단행했고, 임직원들로 하여금 손수 만든 제품을 해머로 부수도록 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글로벌 휴대 전화 시장에서 1위 타이틀을 놓친 적이 없으나 현재에는 각 분야에서 경쟁사들의 추월을 허용하며 '관리의 삼성'이라는 타이틀을 떼내야 하는 처치에 놓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자사 반도체 수장인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을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좌천시키고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을 DS부문장직에 기용함으로써 조직에 새 바람을 넣고자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언급했다. 현재 이재용 회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과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최경식 북미 총괄 사장 등은 약 2주일에 걸쳐 분 단위의 미국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5대 매출처인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대표이사(CEO)와의 회동을 시작으로 빽빽한 일정 30여건이 이달 중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이번 출장에는 총체적 위기 상황을 인적 네트워크로 타개하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실리콘 밸리 체류 중에는 DS 부문 미국 법인 '삼성 DSA'에 방문해 사업 전반을 점검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전자 노조 오늘 첫 연가 투쟁…“반도체 생산 영향 없을 것”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연가 투쟁에 나선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전국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 전원에게 이날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투쟁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000여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2% 규모다. 투쟁에 참여하는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사상 첫 연가 투쟁이 조합원 자의에 의해 결정됐으면 하는 취지로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이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여서 원래 휴가를 계획한 직원이 많아 생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징검다리 연휴이고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자동화 생산 의존도가 높은 점을 이유로 “이번 파업 선언은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출하량 부족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위원장은 “연가 투쟁 후 다른 방식의 파업도 계획 중"이라며 “연가 투쟁은 우리의 최종 목표인 총파업으로 가기 위한 첫 번째 절차"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달 28일 교섭 결렬 이후 재교섭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전삼노의 파업 선언 이후 삼성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조가 과거 전삼노의 비위를 주장하는 글을 올리는 등 노노갈등 조짐도 보이는 상황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친환경 기술 도입·인식 개선 캠페인…ICT업계, ESG 활동 확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6월 환경의 달을 맞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거나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인식 개선과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친환경 음식물처리기, 지니에어, AI 악취 관리 서비스 등 3대 환경 플랫폼을 최근 공개했다. 이들 플랫폼은 KT의 AICT(인공지능+통신) 역량 기반 기술을 활용해 구축됐다. 친환경 음식물처리기는 사업장에 대량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유산균으로 깨끗하게 분해하고, 처리 현황을 관제 플랫폼으로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미생물 액상 발효방식으로 분해함에 따라 쓰레기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지니에어는 KT의 AI 기술과 공기 데이터 시스템을 도입, 오염된 실내 공기로 인해 답답한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바꿔주는 스마트한 안심 실내 공기 케어 서비스다. AI로 최적의 공기 질을 형성하고, 산소발생기를 통해 공기 중 산소와 질소를 분리하여 깨끗한 산소만 실내로 공급하는 것이다.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공간은 물론 호텔이나 병원, 학원 등 사람이 밀집되어 있는 비주거공간에서도 청정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AI 악취 관리 서비스는 축사와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악취 상태를 관리하는 솔루션으로 실시간 악취 상태에 따라 맞춤형 악취 저감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AI와 빅데이터 기반 분석을 통해 악취를 배출하거나 확산시키는 원인의 추적 정보를 제공해 발생할 수 있는 악취 민원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KT는 공기질 융합 빅데이터 분석에 KT가 보유한 빅데이터 기술과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KT는 공기질 분석 리포트를 포함해 다양한 공기질 데이터를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에 제공해 각종 공기질 관련 연구와 정책 수립을 지원한다. 카카오의 사회공헌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는 오는 30일까지 지구를 돕는 '그린행동 인증 챌린지'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텀블러 사용, 페트병 라벨 제거, 휴대전화 다크모드 설정 등 3가지 환경 보호 행동 관련 인증사진을 올린 이용자들을 대신해 1000원을 환경 모금함에 기부한다. 카카오메이커스는 매일유업과 함께 다 쓴 멸균팩을 새활용하는 '멸균팩 새가버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오는 14일까지 카카오메이커스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을 받으며, 총 1만5000명의 새활용 크루를 선정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10월까지 휴가지 환경 보호 방법 공유 캠페인과 수달 서식지 여의샛강 생태 활동을 위해 떠나는 '기브셔틀'을 운영하며, 카카오게임즈는 '프렌즈팝콘' 등 게임에서 이용자 참여형 기부 이벤트를 진행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이용자의 탄소 감축량이 2만7000톤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나무 20만그루, 축구장 크기 숲 230개를 지킨 효과라는 설명이다. 각 기업에서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에 친환경 기술과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네이버는 '각 춘천'과 '각 세종'에 자체 공조 시스템 '나무(NAMU)'를 적용했다. 이는 데이터센터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인위적인 에너지 활용을 최소화하고, 직·간접 외기를 적극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그 결과 네이버는 최근 LEED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했다. LEED는 미국 그린빌딩위원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로, '각 세종'이 설계 및 건축 단계부터 에너지 효율성 확보와 자연 녹지 보호를 고려해 지속가능한 IDC 운영을 실천한 점을 주요하게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도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데이터센터 안산'에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고효율 에너지 설비, 우수·중수·폐열 재활용 시스템 등 친환경 요소를 도입했다. 데이터센터 안산은 설계 단계부터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과 녹색 건축인증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LG유플러스와 삼성SDS 역시 데이터센터에 외기 냉방, 공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항온 항습기 가동 최적화, 냉수 펌프 인버터 설치 등 친환경 기술을 도입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평촌2센터에 태양광 설비, 연료전지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활용해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옥상 녹지화 및 투수블럭 설치, 재활용 자재 및 친환경 자재 사용도 늘린다. 이를 통해 약 10만명이 1년간 소비할 수 있는 전력인 121기가와트시(GWh)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5만5000톤의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AI 가속기 ‘가우디 3’ 앞세운 인텔, 네이버 손잡고 엔비디아 파상공세 예고

“우리가 발표한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 '가우디(Gaudi) 3'는 효율적인 대규모 AI 컴퓨팅을 위해 설계됐습니다. 더 낮은 가격에 향상된 AI 성능과 시스템 안정성을 제공하는 가우디 3는 오픈 소스 거대 언어 모델(LLM)의 인기 모델 대비 2배 더 나은 가격 대비 성능을 제공합니다. 이는 가우디 3와 제온(Xeon)을 사용할 경우 컴퓨팅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전력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9일 인텔에 따르면 지난 5일 '인텔 AI 서밋 서울 2024'를 개최한 저스틴 호타드 인텔 DCAI 부문 총괄 수석 부사장은 가우디의 우수성을 설파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호타드 수석 부사장은 'AI를 모든 곳에 가져오다'를 주제로 한 기조 연설을 통해 AI 사용 활용 방법과 기술 혁신을 제시했다. 그는 “인터넷 도입 이후 가장 큰 변곡점인 AI는 전세계적 변화를 이끌어냈고, 2030년까지 모든 기업들은 AI 기업이 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1조달러 규모의 반도체 시장을 창출할 동력이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또 “2026년까지 기업 중 80%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2027년까지 AI에 대한 투자 규모는 4배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텔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인프라 컴퓨팅 등에 대한 개방형 생태계 접근 방식을 통해 기업 내 모든 AI 부문을 다루는 확장 가능한 시스템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PC에서 데이터 센터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시스템·솔루션 전반에 걸쳐 확장 가능한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중앙 처리 장치(CPU)도 새로이 구축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따라 시장이 PC에 요구하는 사항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8년까지 PC 시장 중 80%를 AI PC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텔은 지난해 12월 AI PC 카테고리를 겨냥한 첫번째 프로세서인 '코어 울트라'를 발표했고, 이미 800만대 이상의 출하량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4000만대 이상을 공급한다는 목표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타드 수석 부사장은 “'AI PC 시대'라는 의미는 단지 새로운 프로세서를 출시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곧 출시할 차세대 AI PC용 시스템 온 칩(SoC) '루나 레이크'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인공 신경망(NPU) 모두에서 이전 프로세서 대비 3배에 달하는 AI 성능을 제공해 사진이나 비디오 편집 작업 효율의 향상을 불러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신 제온 6 프로세서는 성능과 효율성 모두에서 우수한 컴퓨팅 플랫폼을 선보이며 AI 데이터 센터를 위한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며 “고밀도·확장형 워크 로드를 위해 설계된 E-코어 제온은 경쟁사들 대비 1.3배 개선된 와트당 성능을 발휘한다"고 부연했다. P-코어 제온 6이 비즈니스에 중요한 워크 로드를 가속화하도록 최적화됐다는 언급도 있었다. 가우디 3와 P-코어 제온 6 결합시 더 뛰어난 생성형 AI 성능과 가성비, 개선된 시스템 신뢰성 경험을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가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은 왕년의 왕좌를 되찾고자 거대 언어 모델(LLM)을 개발한 국내 최대 CSP 네이버와 손잡고 '엔비디아 타도'를 선언했다. 네이버는 대규모 트랜스포머 아키텍쳐 기반 모델의 컴퓨팅 작업을 실행하는데에 인텔 가우디 3 가속기를 채택했고, 기본 역량을 확인했다. 양사는 가우디 3를 활용하기 위해 학계를 포함한 '가우디 생태계 구축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출범하고 이를 통해 협력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모델 매개 변수가 증가하고 학습 데이터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하드웨어 관점 역시 중요함을 시사한다"며 “지난 3년간 가우디를 활용해 콘텐츠에 대한 학습·운영·배포·서비스를 해왔고, 한국 문화 이해도가 높은 실리콘 밸리의 빅테크 AI와 경쟁할 역량을 갖추게 됐다"고 기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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