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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플래그십 올림픽 끝나고 발매, 니콘과 비교되네

글로벌 광학 기업 캐논이 최고급 라인업 카메라를 최근 출시했다. 그러나 경쟁사 대비 늦은 시점에 내놨다는 점에서 판매 전략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박정우 캐논 코리아 대표이사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소재 롯데월드타워에서 자사 미러리스 플래그십 카메라 EOS R1·R5 마크 Ⅱ를 지난 23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EOS R1과 EOS R5 마크 Ⅱ에는 80년 넘는 당사 광학 기술력과 혁신이 담겨있다"고 언급했다. 키요미 테츠지 캐논 이미지사업본부 부본부장은 “글로벌 누적 생산량 기준 당사는 카메라 1억1000만대, 렌즈는 1억6000만대를 기록해 21년 연속 글로벌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며 “앞으로도 압도적인 1위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캐논 측이 너무 늦은 시점에 신제품을 내놨다는 비평이 따른다. 유력 경쟁사인 니콘은 이미 지난 6월 17일 Z6 Ⅲ를 공개해 같은 달 27일 시판했다. 7월 26일부터 열린 프랑스 파리 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봤다는 전언이다. 캐논 코리아 관계자는 “EOS R1과 같은 플래그십 기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도'"라며 “언제 어디서나 안정적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야 하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플래그십 카메라의 제품 기획은 단순히 설계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로 그 기대를 충족하는지 테스트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한데, 실전에서 가장 좋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이벤트 중 하나가 올림픽"이라며 “당사는 올림픽에서 얻은 데이터와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통해 제품 개선에 나선 바 있고, 좋은 아이디어를 개발 중인 제품에 반영해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무리해서라도 EOS R1 출시 일정을 정하기보다는 전문가들의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 실전에서 철저한 테스트를 거쳐 요구 사항을 반영하는 것이 당사의 플래그십 전략"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본국인 일본에서도 아직 발매되지 않은 상태라는 게 캐논 코리아 측 입장이다. 사진 기자들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현장에는 홍보용 물량만 선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캐논 코리아 측은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는 취재하는 각국 주요 언론사 사진 기자들에게 상당한 수량의 테스트 바디를 제공했다"며 “연합뉴스·뉴스1·뉴시스 등 국내 통신사들에도 총 6대의 제품을 테스트 차원에서 제공했다"고 했다. 전세계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은 한때 붐이 일었지만 최근에는 500만~600만대 수준이고, 국내의 경우 10만~15만대로 추정된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 규모 자체가 스마트폰의 발달로 줄어들고 있고, 사실상 사진 기자·작가 등 전문 소비층 외에는 찾지 않는 영역이 된 현 시점에서 캐논의 판매 전략과 의지가 흐릿해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또 가격 정책 역시 시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제품 공개 현장에서 만난 부장급 사진 기자는 “키요미 테츠지 캐논 이미징 사업본부 부본부장은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가격대가 높은 감이 없잖아 있다"고 말했다. 실제 EOS R5 바디는 초창기 공식 홈페이지 공시 가격이 479만9000원이었지만 R5 마크 Ⅱ는 549만9000원으로 14.59% 높아졌다. 또 영상 촬영 시간을 연장시켜줄 쿨링 그립의 가격도 60만원9000원으로 가격대가 상당한 편이라는 의견이 사진 기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이와 관련, 캐논 코리아 측은 EOS R5의 미국·일본 시판가가 각각 4299달러(한화 약 569민7865원, 주세 별도), 65만4500엔(약 602만9778원(세금 포함), 요도바시 포인트 10% 환원 시 약 542만6800원)이라고 했다. 캐논 코리아 관계자는 “캐논은 전 세계적으로 거의 동일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고, 달러 환율·세금을 감안하면 국내 판매가는 미국에서보다 저렴하고 일본과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설했다. 이어 “EOS R5 마크 Ⅱ는 전작인 EOS R5에 비해 가격이 30만원 상승해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거의 동결 수준으로 책정됐다"며 “엑셀러레이티드 캡처와 새로운 센서 등 비약적인 기능적 발전을 이뤘음에도 이와 같은 가격대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요 커뮤니티와 매장 고객 인터뷰 등을 통해 소비자들도 이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생각한다고 느끼고 있으며, 실제로 8월 초 예약 판매 시 단기간에 매진된 이후 현재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EOS R1은 800만원대에서 가격을 책정할 것이나, 아직 구체적인 금액이 결정되지 않아 발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쿨링 그립에 대해서는 “고화질 동영상을 장시간 촬영 등 특수 목적 액세서리로, 일반적인 용도로 영상을 촬영할 경우에는 없어도 된다"고 했다. RF 마운트 바디 중 캐논 기술의 총아인 R1이 R3에 '팀 킬'을 당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R1이 워낙 늦게 나온 탓에 그 빈 자리를 제품력이 우수한 R3가 채워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시장 내 R1의 수요량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는 평이 존재한다. R1과 Z6 Ⅲ를 비교할 경우 스펙 시트상 경쟁 우위가 여러 부분에서 갈린다. 그러나 Z6 Ⅲ가 R1 대비 40% 작아 휴대성 측면에서는 전자가 더 좋다는 게 해외 IT 전문 매체의 분석이 나와있어 시장 경쟁의 구도에 귀추가 주목된다. 캐논 코리아 관계자는 “EOS R1은 최신 첨단 기술을 탑재하고 신뢰도와 내구성을 기본으로 하는 전문가용 카메라"라며 “서로 다른 사용 목적과 사용 대상을 가진 카메라이기에 단순히 크기나 무게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같은 듯 다른 두산·SK 구조개편 작업… “적법 절차”·“주주 설득” 관건

최근 두산그룹과 SK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각자 다른 형태의 반대를 마주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고, SK그룹은 국민연금으로부터 직접적인 반대 의견을 받았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두 그룹의 개편 방식과 진행 단계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현재 두산에는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적용되지만, SK의 경우에는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면제됐다. 이는 두 회사의 합병 방식과 주식 발행 규모에 따른 차이다. ◇두산, 복잡한 구조개편에 금감원 '제동' 26일 각 회사에 따르면 두 그룹의 재편 과정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먼저 두산그룹은 3개 회사가 엮여 있는 다단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현재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금융감독원 심사 단계에 있다. 반면 SK그룹은 단순 합병을 추진 중이고 금감원의 개입 없이 이미 주주 의견 수렴 단계에 진입했다. 이로 인해 두산그룹은 금융당국의 규제를, SK그룹은 주주의 반응을 먼저 마주하게 되었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의 개입 여부가 있느냐다. 자본시장법의 영향에 놓인 곳은 두산이다.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개 계열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구체적으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인적 분할, 분할된 신설 법인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포괄적 주식교환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특히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간의 합병 과정에서 주식을 발행한다는 점이 금감원의 개입을 불러온 요인이다. 이러한 합병 계획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금감원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현재 두산그룹의 증권신고서를 심사하고 있다. 금감원이 증권신고서를 검토하는 이유는 복잡한 구조 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회계적 문제를 사전에 점검하기 위한 조치다. 그리고 현재 금감원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공식적인 이유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설명이 미흡하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재편 작업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니 나온다. ◇SK, 단순 합병에 국민연금 '반대' 반면 SK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금감원의 개입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로, SK이노베이션이 SK E&S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다. SK그룹 측은 이번 합병이 에너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 이는 합병신주 발행 대상이 50인 미만이며, 합병신주 발행 후 지체 없이 한국예탁결제원에 1년간 보호예수 예탁하기로 한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함으로써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의거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면제됐다. 금감원의 개입이 없다고 해서 탄탄대로는 아니다. 현재 국민연금이 SK이노베이션의 주요 주주로서 합병 비율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하여 반대 의견을 표명한 상태다. 국민연금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SK E&S 합병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절차가 다르다보니 주주들의 대응도 다르다. 사실상 두산의 지배구조 재편 작업은 증권신고서 검토조차 완료하지 못했기에 주주들의 고민이 적다. 이에 두산그룹은 금융당국 설득을 위해 이번 지배구조의 과정이 적법하다는 데 힘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SK는 현재 주주들을 직접 설득해야 하는 시기다. 그 결과 지배구조 재편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을 알리는 데 더 힘을 싣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두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진행 상황과 그에 따른 기업 가치 변화는 향후 다른 기업들의 구조조정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진 대기업들의 경우, 이번 사례를 참고하여 향후 구조조정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국민연금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SK

국민연금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하면서, SK그룹과 국민연금 사이의 오랜 '악연'이 또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양측의 대립이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닌, 지속적인 관계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 vs SK, 끊이지 않는 갈등의 역사 26일 국민연금 등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대해 국민연금은 다시 한 번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합병 비율(SK이노베이션 : SK E&S = 1 : 1.1917417)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책정되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 합병 비율대로라면 국민연금 등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크게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은 여러 기관과 투자자들이 지적하는 중이다. 실제 국민연금도 이 합병이 SK그룹 대주주의 이익은 보호하지만, 자신들을 포함한 일반 주주들에게는 손실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SK그룹과 국민연금의 '악연'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국민연금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주)의 대표이사로 복귀하려 하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SK그룹 입장에서는 창업주 손자인 최 회장의 경영 복귀가 절실했지만, 국민연금의 반대로 난관에 부딪혔다. 이후 2018년 11번가 투자 실패는 양측 관계에 결정적 타격을 입혔다. 국민연금은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H&Q 코리아 등과 함께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 11번가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SK그룹이 11번가의 기업공개(IPO) 약속을 지키지 못한 상황에서 11번가에 대한 콜옵션까지 포기해버린다. 결국 FI들은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하여 11번가의 지분 매각에 나섰지만 아직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분리해 SK온을 설립할 때도 국민연금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SK그룹은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분할을 강행했고, 이는 양측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평가다. ◇SK와 국민연금, 유독 각별한 '악연' 일련의 이슈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SK에 대한 불신의 폭을 키우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11번가 사태 이후 국민연금은 SK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꾸준히 줄여왔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국민연금 지분이 2020년 11%대에서 현재는 6.28% 까지 떨어졌다. 이 외 SK가스, SKC, SK리츠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SK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불신이 단순한 의결권 행사를 넘어 실제 투자 철회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SK그룹 입장에서는 주요 기관투자자의 이탈로 인한 자금조달 악화와 주가 하락 압박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SK그룹과 국민연금의 관계는 다른 대기업 그룹들과 비교했을 때 유독 나쁘다는 평가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국민연금은 찬성표를 던졌는데, 이는 부적절한 합병비율로 인해 국민연금과 일반 주주들이 손실을 입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SK그룹과 달리 '찬성'으로 인한 논란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에도 국민연금은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취한 바 있다. 하지만 SK그룹에 비해 갈등의 빈도와 강도가 낮았다. LG그룹이나 롯데그룹과의 관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민연금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SK온의 분할 등 SK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거의 예외 없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과 큰 차이다. 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SK그룹과 국민연금의 관계가 나쁜 이유는 SK그룹의 투명성 부족과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때문"이라며 “국민연금이 SK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은 SK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하게 촉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기, 새 먹거리로 ‘FC-BGA’ 낙점…기술력 앞세워 수요 공략

삼성전기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새 먹거리로 낙점한 모습이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반도체 기판도 활황인 영향이다. 회사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22일 제품 학습회를 열고 자사 FC-BGA와 시장 상황 및 해당 제품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 등을 설명했다. 반도체 기판 중 하나인 FC-BGA는 고집적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며 전기 및 열적 특성을 높인 패키지 기판이다. PC, 서버,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자동차용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사용된다. 특히 AI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FC-BGA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FC-BGA 시장 전망은 밝다. 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80억달러(약 11조원) 수준이던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64억달러(약 2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기가 미래 먹거리로 FC-BGA를 낙점한 이유다. 앞서 회사는 지난달 글로벌 반도체 기업 AMD와 고성능 컴퓨팅(HPC) 서버용 FC-BGA 공급 계약을 맺고 제품 양산을 시작하며 FC-BGA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세계적으로 FC-BGA를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은 10곳 미만이다. 현재 일본과 대만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수요 공략에 나선다는 포부다.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개발팀 상무는 지난 22일 열린 제품 학습회에서 “삼성전기는 (FC-BGA 시장에서) 어느 업체보다 뒤지지 않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부분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기판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은 '미세 가공 기술'과 '미세 회로 구현'이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회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 가공·미세 회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1조원 이상 투자해 베트남 신공장을 첨단 하이엔드 제품 양산기지로 운영하고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를 통한 성과도 눈에 띈다. 삼성전기는 올 2분기 패키지솔루션(첨단 패키지 기판)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499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측은 베트남 신공장에서 생산된 FC-BGA 등의 판매가 증가하며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향후 서버·자율주행·네트워크 등 고부가 FC-BGA 제품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성능 서버 및 네트워크, 자율주행 등 하이엔드 반도체 기판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오는 2026년까지 고부가 FC-BGA 제품 비중을 50%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카카오 노조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고문 계약 즉각 철회해야”

카카오 노조가 부실 제작사 고가 인수 혐의를 받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 경영진의 즉각적인 고문계약 해지와 해임을 요구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카카오엔터의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및 배임·횡령과 관련해 사측에 사건에 연루된 임원들에 대한 즉각 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지난 22일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와 이준호 전 투자전략부문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배임증재·배임수재·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0년 이 전 부문장이 실소유하던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카카오엔터가 고가에 인수하도록 해 회사에 319억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카카오 노조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사임 이후에도 고문 계약을 이어오고 있고, 이 전 부문장 역시 재직 상태다. 이와 관련해 그룹 내부에서는 계열사의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 기구인 경영쇄신위원회가 1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경영진에 대한 내부통제는 크게 개선된 점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상장 직후 먹튀 사건을 일으킨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와 방만한 경영으로 전체 구성원의 절반을 구조조정으로 몰고 간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에게 고문계약을 통해 고액의 자문료를 지급해온 사실이 드러나 노조에서 즉각 중단을 요구했음에도 개선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법적·사회적 문제에 연루된 비윤리적 경영진에 대한 즉각적인 고문계약 해지 및 해임 △경영진에 대한 내부 감사 진행 및 결과 공개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서승욱 지회장은 “올 2월 '우리가 원하는 경영진' 설문조사 당시 카카오 경영진에게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나온 첫 번째가 바로 사익 추구였고, 응답자의 55.2%가 이 문제를 지적했다"며 “이처럼 노동조합 지속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단체협약을 통해 경영쇄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경영권이라는 이유로 쇄신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노조는 내부 감사와 별개로 준신위를 통해 부당거래 의혹이 있는 인수합병, 투자 집행건에 대해 제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영쇄신 선언 이후에도 반복되는 범죄 행위와 경영참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캐논, ‘80년 광학 기술 집대성’ 미러리스 플래그십 ‘EOS R1·R5 Mark Ⅱ’ 출시

일본 광학 기업 캐논이 자사 첫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EOS R1과 EOS R5 Mark Ⅱ를 출시하며 본격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23일 캐논코리아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소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76층에서 EOS R1과 EOS R5 Mark Ⅱ를 국내 최초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박정우 캐논코리아 대표이사는 “카메라 부문은 80년이 넘는 광학 기술을 바탕으로 2003년부터 2023년까지 21년 연속 국내·전세계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22년 연속 MS 1위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내 유일의 종합 영상 솔루션 기업으로서 혁신적인 기술을 선도하며, 카메라·영상 관련 전문가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한계를 뛰어 넘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EOS R1은 캐논의 첫 플래그십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로, 높은 사진·영상 촬영 성능을 바탕으로 스포츠·뉴스 보도·영상 제작 등 폭넓은 전문 사진·영상 분야에 적합한 제품이다. 이는 캐논이 자체 개발한 약 2420만 화소의 이면 조사 적층형 풀프레임 CMOS 센서를 탑재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화소를 최적화했으며, 액셀러레이티드 캡쳐 시스템 채용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해석해 고속 연속 촬영·고속 AF 처리·롤링 셔터 왜곡의 저감을 실현했다. 액셀러레이티트 캡처 시스템에 추가된 딥러닝 기술은 카메라 내 약 9600만 화소까지 업스케일링·노이즈 리덕션 기능을 제공한다. EOS R1은 전자식 셔터를 사용해 초당 블랙 아웃 없이 약 40매의 고속 연속 촬영이 가능하며, 듀얼 픽셀 CMOS AF 최초로 크로스 타입 AF를 지원해 피사체 식별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초점을 맞추기 어려웠던 피사체도 정확하게 포착한다. 또한 영상 촬영 부문에서 성능 강화를 통해 최대 6K 60p RAW 영상 촬영 및 시네마 EOS 시리즈와 호환 작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EOS R5 Mark Ⅱ는 하이 아마추어부터 프로페셔널 사진 작가까지 폭넓은 유저층을 아우르는 고성능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다. EOS R5의 후속작으로 전작 대비 이미지 센서 및 화상 처리 엔진의 큰 향상을 이뤘다. EOS R5 Mark Ⅱ는 약 4500만 화소의 이면 조사 적층형 풀프레임 CMOS 센서를 탑재하고, EOS R1과 동일하게 액셀러레이티드 캡쳐 시스템·딥러닝 기술이 적용돼 더 넓은 촬영 가능 영역을 실현했다. AF 기술 역시 업그레이드돼 딥러닝 기술로 스포츠 동작을 감지하는 '액션 우선 AF' 기능, 최대 100명까지 가능한 '등록 인물 우선' 기능, 뷰파인더를 보는 눈동자 움직임을 감지해 AF를 조작하는 '시선 제어' 기능 등이 탑재됐다. 전자식 셔터로 최대 약 30매의 고속 연속 촬영이 가능하며 딥러닝 기술로 최대 약 1억7900만화소까지 업스케일링을 지원한다. 영상 촬영 기능도 향상돼 FHD 30p 영상 녹화 도중에도 사진 촬영이 가능하며, 시네마 EOS와 워크플로우 통합으로 높은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해졌다. 영상 촬영 시간을 크게 늘려주는 EOS R5 Mark Ⅱ용 쿨링 팬 액세서리 'CF-R20EP'도 함께 출시해 장시간 녹화가 필요한 촬영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준다. 캐논코리아 관계자는 “쿨링 팬 덕분에 4K 연속 촬영이 120분 이상 가능해졌다"며 “이는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요미 테츠지 캐논 이미지 사업본부 부본부장은 “한국은 당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품 개발에 반영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EOS R5 Mark ll는 오는 9월 4일 바디 549만9000원, 24-105 F4 키트는 682만8000원에 정식 판매를 앞두고 있다. EOS R1은 오는 11월경 800만원대로 출시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르포] “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 찾아줘”… 끝 없는 삼성전자 AI TV 기술 혁신

“삼성 인공 지능(AI) TV는 기기와 기기를 연결하고 기기와 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딱 맞는 AI 홈의 일상을 완성해줘 소비자들의 일상이 더 풍요롭고 가치 있게 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 22일 삼성전자는 수원 사업장 디지털 연구소(R4)에서 AI 홈 라이프의 중심으로 진화하는 새로운 'AI 스크린' 경험 기술을 언론에 공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용 사장은 올해 1월 CES 2024에서 업계 최초로 AI 스크린 비전을 발표하며 AI 스크린이 AI 홈 디바이스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입각해 올해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기존의 시청 위주의 TV 경험을 넘어 집안의 다양한 기기를 연결·제어하는 'AI 홈 디바이스'로서의 기술과 고객 경험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AI가 본격 태동하던 시기에 음성을 인식하는 개인 비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왔다. 현장에서는 발화 의도와 맥락을 파악해 적합한 컨텐츠를 추천해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해당 기술이 사용자 맞춤형 TV에 적용돼 발전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흔히 장면 단위로는 기억이 나도 컨텐츠의 제목이 가물가물해 검색을 못하거나 연관 검색어를 검색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 개발 담당 직원이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가 뭐였지?"라고 말하자 TV는 검색값으로 이병헌 감독의 '극한 직업'을 내보였다. 또 “이민과 관련된 영화 찾아줘"라고 하자 미나리·이민자·터미널 등 다양한 컨텐츠를 선보였고, “'올드 보이' 감독이 누구지?"라고 묻자 TV는 “박찬욱입니다"라고 응답했다. 이어 “그 사람이 만든 영화들을 보여줘"라고 주문하자 대화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공동 경비 구역 JSA·헤어질 결심·아가씨·박쥐 등을 찾아줬다. 예전과는 달리 한번에 두 가지의 명령어를 넣은 '멀티 인텐트'도 가능했다. “첫번째 작품 재생해서 볼륨을 20으로 조정해줘"라고 하니 두 개의 명령을 동시에 수행해 더욱 똑똑해졌음을 체감했다. 이 기능은 2024년 이후 출시된 TV에 한해 활성화되며, 기존 구매자들에 대해서는 앱 업데이트를 통해 지원한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컨텐츠의 내용이나 장면을 물어봐도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활용해 협약을 체결한 왓챠·티빙 등 각종 OTT 서비스 내에서 검색해와 이처럼 쭉 이어지는 사용 경험을 할 수 있다"며 “넷플릭스의 경우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요즘은 초 고선명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TV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방송 장비 역시 이에 맞게 진화를 거듭해와 FHD나 8K 해상도의 컨텐츠는 흔하게 볼 수 있다. 때문에 우리의 눈은 옛날 컨텐츠를 보면 상대적으로 저화질이라고 인식하고 강도 높은 역체감을 느낀다. 삼성전자 측은 AI 딥 러닝을 기반으로 학습을 통한 모델을 만들어 'AI 업스케일링'을 통해 흐릿한 과거의 영상을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기술을 소개했다. 예시 영상으로 2010년작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거품 키스' 장면을 비교해봤더니 길라임(하지원 분)의 털모자와 피부, 김주원(현빈 분)의 머리카락의 윤곽선 등 선예도가 분명하게 달라 14년 전의 작품이 아닌 것만 같았다. 현장 관계자는 “전작 대비 25배 많은 뉴럴 네트워크와 2배 빠른 신경망 처리 장치(NPU)와 같은 프로세싱 유닛을 통해 이와 같은 디테일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며 “온 디바이스 AI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불안정성에 따른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 같은 설명에 20여년 전의 온게임넷이나 MBC 게임에서 중계했던 스타 리그 경기들 역시 리마스터 수준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소비자들은 시청하는 컨텐츠의 장르에 따라 원하는 화질 조건이 존재한다는 의견을 내왔다. 영화의 경우 어두운 환경에서 몰입감을, 스포츠는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동감을 요하는 경향이 있다. 때마다 화질 세팅을 하기가 어려워 삼성전자 측은 화질값을 재생 중인 컨텐츠의 스틸 이미지 속 몇장에 맞춰 자동 인식토록 하고, 그에 맞는 최종 화질로 컨텐츠 재생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파했다. 1~2초만에 TV가 테니스 경기 영상을 인식해 확 밝아지는 모습을 보니 AI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기술을 시장에 내놓기 까지는 1년 반 정도 소요됐고, 지속적으로 성능 확보를 하기 위해 학습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답했다. AI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건 통번역 기능이다. AI TV에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꿔주는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 있는지, 또 있다면 어느 수준까지 학습이 됐는지 궁금하다는 본지 질문에 용석우 사장은 “외국 배우가 한국어로 말하는 음성 번역 AI 기능을 개발 중이고, 내년 초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꿉꿉한 날씨지만 여기는 웃는다… ‘제습 가전’ 인기에 가전업계 ‘활기’

여름 끝 무렵에도 고온 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며 건조기, 제습기 등 '제습 가전' 구매를 위한 소비자 발걸음이 분주하다. 전반적인 가전 시장 위축 속에서 제습 가전이 인기를 끌며 가전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22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일부 지점에선 제습기 재고가 소진되는 품귀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건조기의 경우 제습기만큼의 폭발적인 성장은 아니지만 이달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일례로 이달 들어 위닉스 '콤팩트 건조기'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 늘었다. 통상 제습 가전의 성수기는 6~7월이다. 가전업계에선 늦여름까지 제습 가전 붐이 일고 있는 건 이달까지 덥고 습한 날씨고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열대야를 겪고 있는 서울은 오는 27일까지 최저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겠다. 보통 열대야는 8월 중순 이후 물러간다. 올해는 8월 말까지 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단순히 더운 것만도 아니다. 올 여름 습도는 역대급 여름으로 평가받는 2018년을 넘어섰다.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상대 습도(공기가 최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 대비 현재 수증기량 비율)는 78%로 2018년 같은 기간(73%)보다 5%p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함에 따라 당분간은 '습식 사우나' 같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습 가전은 습하면 습할수록 잘 팔리는 제품"이라며 “꿉꿉한 날씨가 지속될 전망인 만큼 제습기, 건조기 등의 인기가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있던 가전 시장에 모처럼 판매 훈풍이 불며 업계는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가전제품 소매 판매액은 2조890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9218억원) 대비 1.1% 감소했다. 2022년 6월(3조839억원)과 비교해선 6.3% 줄었다. 업계는 제습기의 경우 '소음의 정도를 낮췄다'는 점을 소구 포인트로 내세우고 수요 공략에 나선 분위기다. 그동안 소음 때문에 제습기 사용이 꺼려진다는 소비자 평가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삼성전자의 '인버터 제습기'는 저소음 모드 사용 시 34dB의 소음만 발생된다. LG전자 '휘센 오브제컬렉션 제습기'는 약풍 기준 32dB 수준이다. 통상 조용한 승용차 실내와 도서관에서 각각 60dB, 50dB의 소음이 나온다. 건조기는 콤팩트한 제품의 출시가 눈에 띈다. 과거 의류건조기는 큰 사이즈 위주로 출시됐다. 위닉스가 선보인 '인버터 콤팩트 건조기'는 최대 건조 용량이 4kg이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세탁기·건조기 일체형 제품 '비스포크 그랑데 AI 슬림' 모델은 세탁기 13kg, 건조기 10kg의 콤팩트한 사이즈가 특징이다. 늘어나는 1인 가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행보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매해 여름 고온 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며 과거 주목받지 못하던 제습 가전이 소비자들의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위축돼 있던 가전 시장이 제습 가전 판매 호조로 활기를 띠고 있는 만큼 대다수 업체들은 라인업을 늘리거나 마케팅 강화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 합병 “찬성 vs 반대” 의결권 자문사도 충돌… ‘애타는 SK이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두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와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는 찬성 의견을 제시한 가운데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합병에 반대 의견을 냈다. 곧 열릴 임시주주총회를 앞둔 SK 입장에서는 애가 타는 상황이다. 주권을 행사해야 하는 주주들 입장에서도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이 다르다보니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스틴베스트 vs ISS…합병비율 유·불리도 엇갈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스틴베스트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일반주주에게 불리하고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된다는 게 이유였다. 서스틴베스트는 합병비율(1대 1.19)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이사회 결의일 기준으로 0.36으로, 이는 역사적 저점에 위치하고 있어 주식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의 합병비율이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설정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자산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시가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서스틴베스트는 이 점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최근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합병 비율 산정이 법적으로 규정된 방법을 따랐고, 기업가치 평가가 공정했다고 판단했다. ISS는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반영한 합병비율이라고 판단하며, 합병비율이 적절하게 산정되었다고 평가했다. 합병비율에 대한 구체적인 우려보다는 합병 이후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글래스루이스도 SK이노베이션의 현재 시장가치가 자산가치보다 낮아 시장가 사용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또한 자산가치를 사용할 경우 거래 상대방의 반대로 합병이 무산될 수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해상충·시너지·공정성 등 모든 포인트에 다른 의견 이해상충 문제에 대한 접근도 달랐다. 서스틴베스트는 지배주주인 SK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합병가액 산정 기준에 따라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지분율 차이가 8%포인트 이상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이해상충 문제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합병 시너지와 효과에 대한 평가도 달랐다. 서스틴베스트는 중장기적 재무구조 개선 효과와 사업 통합 시너지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이해상충 문제로 인한 일반주주 가치 훼손 우려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안정적인 수익구조 형성과 재무구조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재와 미래 에너지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구축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글래스루이스는 S&P가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개선한 점을 긍정적 근거로 제시했다. 합병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평가도 달랐다. 서스틴베스트는 이사회의 합병 관련 논의 내용과 합병가액 산정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일반주주 권익을 고려하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합병 과정의 투명성이나 공정성 문제를 특별히 제기하지 않았다. ◇업계 “다른 의견이지만 틀린 의견은 없다" 이러한 의견 차이의 근본적인 원인은 각 기관의 평가 관점과 우선순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서스틴베스트는 주로 소수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관점에서 평가했다.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주로 경영 전략과 재무적 성과 관점에서 평가했다. 또 서스틴베스트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 특히 재벌 구조와 소수주주 권익 문제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보다 글로벌한 관점에서 기업의 전략적 결정을 평가하는 경향이다. 합병 평가의 우선순위도 달랐다. 서스틴베스트는 합병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소수주주 이익 보호를 우선시한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합병의 전략적 타당성, 시너지 효과, 재무적 영향을 우선시했다. 법적, 제도적 기준의 해석에 대해서도 서스틴베스트는 법적 기준 충족 외에 실질적인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했지만,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법적 기준과 절차 충족에 더 중점을 두었다. 이해관계자 범위의 경우 서스틴베스트는 주로 소수주주의 이익에 초점을 맞췄지만,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주주 전체의 이익과 회사의 장기적 성과에 더 초점을 맞췄다.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양측의 의견이 모두 일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M&A는 전략적 타당성, 재무적 영향, 주주 가치, 기업 지배구조, 그리고 법적 절차 준수 등 다양한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하기에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단순히 재무적 성과나 법적 절차 준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이번 논란이 주는 교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기관은 서스틴베스트의 의견을 따르는 모양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가 22일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의 2대 주주로 주식 보유량은 6.2%가량이다. 합병 반대 이유는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모르는 수학 문제 풀어준다…네이버 클로바X, 이미지 처리 기능 추가

네이버 대화형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클로바X가 이미지 기반 대화 기능을 탑재한다. 사진 속 상황을 설명하거나 표·그래프를 분석하고, 수학 문제도 스스로 풀 수 있다. 이와 함께 생성형 AI 기반 음성 합성 기술도 공개했다.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음성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로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오는 27일 서비스 업데이트를 통해 시각 정보 처리 능력을 새롭게 추가한다고 22일 밝혔다. 핵심은 클로바X의 이미지 이해 기능 업데이트다. 사용자들은 클로바X 대화창에 업로드한 이미지에서 추출된 정보와 입력한 질의를 바탕으로 AI와 대화할 수 있다. 클로바X는 사진 속 현상을 묘사하거나 상황을 추론하는 등 다양한 지시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해 정확도와 신뢰성을 높였다. 우리나라 초·중·고교 검정고시 총 1480개 문항을 AI 모델에 이미지 형태로 입력하고 문제를 풀게 한 결과, 클로바X는 약 84%의 정답률을 기록하며 오픈AI GPT-4o의 78%보다 높은 정답률을 보였다. 네이버는 지난 20일 클로바 공식 사이트를 통해 하이퍼클로바X 기반 음성 AI 기술도 공개했다. 거대언어모델(LLM)의 특징인 뛰어난 문맥 이해 및 지시문 해석 능력을 활용해 언어 구조 및 발음 정확도를 개선했으며, 감정 표현까지 더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아울러 실시간 음성 번역, 언어 학습, 상담 등 음성 멀티모달 LLM의 다양한 서비스 접목 가능성을 제시했다. 네이버는 음성 멀티모달 LLM 기술로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하이퍼클로바X의 발전된 능력은 대화형 AI 에이전트 클로바X를 비롯한 여러 네이버 서비스에 도입해 새로운 사용자 가치를 창출하고, 기업용 AI 솔루션으로도 제공하며 하이퍼클로바X 생태계를 더욱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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