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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전문기자가 뽑은 ‘올해의 차’는 뭘까?

지난 18일 열린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AWAK) 주관 '2025 대한민국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2025)' 시상식에서 토요타, 르노, 폴스타 등 다양한 브랜드 모델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올해의 MPV △올해의 럭셔리 △올해의 하이브리드 세단 △올해의 인물 등 총 4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렉서스의 플래그십 MPV 'LM 500h'는 '올해의 MPV'와 '올해의 럭셔리'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했으며, '2025년형 캠리'는 '올해의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선정됐다. 또 토요타자동차의 토요다 아키오(Akio Toyoda) 회장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며 국적을 초월한 기여를 인정받았다. '올해의 MPV' 및 '올해의 럭셔리'로 선정된 렉서스 'LM 500h'는 2024년 7월 국내에 첫 출시된 플래그십 MPV로, 우아한 디자인과 VIP를 위한 고급 인테리어, 넓은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또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강력한 성능과 연료 효율성을 동시에 실현하며, 승차감을 극대화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2025년형 캠리는 9세대 완전 변경 모델로, TNGA-K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자인과 성능을 대폭 강화했으며, 최신 5세대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총 시스템 출력 227마력과 17.1㎞/L(복합연비)의 뛰어난 연비를 제공한다. 르노코리아도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로 △올해의 하이브리드 SUV △올해의 내연기관 SUV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우수한 상품성을 입증했다.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는 94.1%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올해의 하이브리드 SUV'에 선정됐으며,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터보는 '올해의 내연기관 SUV'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는 245마력의 강력한 시스템 출력을 자랑하며, 15.7㎞/L(테크노 트림 19" 타이어 기준)의 공인 복합연비로 높은 연료 효율성을 구현했다. 첨단 NVH 저감 기술을 적용해 정숙성을 극대화했으며, 초고강도 고품질 소재를 활용해 안전성도 강화했다. 특히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을 통해 무제한 5G 데이터와 실내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터보 모델은 최고 출력 211마력과 최대 토크 33.2㎏·m를 발휘하며, 동급 최고 수준의 11.1㎞/L(19" 20" 타이어 기준) 공인 복합연비를 자랑한다. 이디에스 코쿠비 프로젝트 총괄 본부장은 “그랑 콜레오스는 한국 시장에 맞춘 튜닝을 거쳐 주행 감각과 핸들링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며 “한국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차량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 4'는 '올해의 디자인' 부문을 수상하며 혁신적인 디자인 철학을 인정받았다. 폴스타 4는 64.7%의 높은 득표율로 최고의 자동차 디자인으로 선정됐으며, '올해의 차' 부문에서도 3위를 차지하며 우수한 성능과 디자인을 동시에 입증했다. 폴스타 4의 외부 디자인을 리드한 이수범 디자이너는 “폴스타 4는 퓨어, 프로그레시브, 퍼포먼스의 3가지 철학을 담아 디자인한 모델"이라며 “이번 수상으로 폴스타 4만의 디자인 철학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폴스타 4는 뒷유리를 과감하게 없애고 HD 화질의 디지털 미러를 탑재해 매끄러운 쿠페 실루엣을 유지하면서도 넓고 쾌적한 2열 공간을 확보하는 독창적인 디자인 언어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함종성 폴스타코리아 대표는 “폴스타 4는 디자인, 퍼포먼스, 지속 가능성, 안전성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상품성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전기차"라며 “이번 수상을 통해 폴스타 4의 혁신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 퍼포먼스, 안전성까지 인정받게 돼 매우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차원의 전기차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혁신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삼성·LG전자 독주에 중소 에어컨 ‘생존’ 안간힘

국내 에어컨 소매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삼성·LG전자가 벌써부터 신제품을 내놓으며 여름 준비에 나선 가운데 중소 제조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가 하면 기술력을 끌어올려 새로운 형태 제품을 준비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캐리어에어컨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신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2025 루키 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이달부터 경기 내용을 방송하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고객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달에는 자사 인스타그램에서 '덕담 이벤트'를 열어 고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벤트 게시물을 공유하는 등 활동을 수행한 이들 중 일부를 뽑아 신세계 상품권을 경품으로 줬다. 또 '월간캐리어'라는 온라인을 통해 회사 제품과 기술력 등을 주기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파세코는 지난해 '하이브리드 제습 에어컨'을 내놓으며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을 앞세워 왔지만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삼성·LG전자도 경쟁 제품을 내놔 성장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파세코 신제품 특징은 설치를 할 필요가 없는 '이동형 에어컨'이라는 점이다. 각 방에 냉방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제습·냉풍 기능도 장착했다. 파세코는 신제품 가격을 기존 창문형 에어컨 대비 낮게 책정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신일전자는 제품 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다양한 크기·가격대 라인업을 선보이는 동시에 온·오프라인 모객에도 열중하고 있다. 창문·이동형 에어컨을 팔며 '선풍기 명가' 이미지를 강조하는 마케팅 활동도 병행 중이다. 중소 에어컨 업체들이 이처럼 안간힘을 쓰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삼성·LG전자의 벽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소매용 분야에서 양사 점유율은 80~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이들 사이 격차는 10%포인트(p) 이내일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GfK는 2023년 1분기 삼성전자의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이 48.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를 토대로 '에어컨 1위'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하자 LG전자는 '베스트샵 판매량을 공개한 적이 없다'고 정식 항의하기도 했다. '빅2' 업체는 신제품 출시와 홍보 방식을 두고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에어컨 신제품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를 선보였다. 무풍 기능은 물론 '쾌적제습' 같은 신기술을 넣어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음성비서 '빅스비(Bixby)'와 편의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인공지능(AI) 기술 등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6일까지 제품을 사전계약하는 고객에게 10만원 상당 상품권 혜택도 줄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달 14일 '2025년형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I'과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뷰I 프로'를 출시했다. 음성인식, 바람, 홈모니터링, 열교환기 세척 등 AI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LG전자 역시 다음달 31일까지 에어컨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25만원 캐시백을 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캐리어에어컨, 파세코, 신일전자 등 중소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LG전자가 AI 기능 등을 추가하며 프리미엄 제품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보급형 분야에서는 중소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네이버 간 과방위…‘AI 지원’ 추경 속도붙나

여야가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 파동을 계기로 관련 산업 진흥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지원예산을 신속히 증액한다는 방침이지만,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며 추경안 통과가 지지부진한 점은 변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9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를 찾아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입법·제도적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 딥시크 등장 이후 미국·중국 간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국가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주요 국가들은 자국 기업 보호 및 인프라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는 반면, 국내 논의 방향은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업계에선 △불필요한 규제 완화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등 인프라 투자 △핵심 인재 확보 △해외 진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AI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지원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과방위는 여야 합의로 △AI 대규모 투자 및 인프라 조성 △산업계와 소통 강화 △법·제도 정비 및 국제협력 확대 △예산 지원 확대 등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동남아·중국 등 해외 AI 전문가 배치 및 반도체 인력에 대한 병역 특례, 세액 공제 등 인센티브 관련 내용을 논의 중"이라며 “국회가 기업 활동에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낡은 제도가 과학기술 발전을 막아선 안 된다고 본다. 인건비·개인정보 보호 등 역기능대책 마련도 여야가 같이 고민한다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기업인 입장에서 매우 절박하고 중차대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국가와 정부·국회 주도로 큰 결단이 세워진다면 산업·기술적 리더십을 잘 지켜갈 수 있는 중요한 때"라며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규제보단 진흥책 마련에 대한 지속 관심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과방위는 예산 편성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야는 추경 규모 및 주요 현안을 놓고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와 여야는 20일 여야정 국정협의회 4자회담에서 추경 편성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회담에서 다룰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협의를 열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데엔 여야 모두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다만 이들이 제시한 예산 편성 규모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18일 당정협의회에서 AI 산업 지원 예산 확보를 위해 2조원 규모 추경 편성을 추진키로 했다. 당초 합의한 증액 규모 1조2000억원에서 GPU·인프라 시설 확보를 위해 8000억원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의 경우 5조원 규모의 AI·과학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AI·반도체 투자 확대 △기초·응용 연구개발(R&D) 예산 증액 △석유·화학·철강 산업 고부가가치 R&D 등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지난 10일 산업 육성책으로 △GPU 10만장 이상을 보유한 AI 데이터센터 구축 △AI 인력 10만명 양성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추경안 통과 시점은 20일 이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과방위는 빠른 시일 안에 논의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김현 의원은 “정책위에서 논의 중이고, 민생 예산도 검토해야 해 구체적 시점까지 말하긴 어렵지만 근시일 내 통과될 것"이라며 “빠르면 이달 안에 통과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2조원 정도 범위에서 여야가 합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GPU 규모 확대를 위해선 전체 예산 규모를 5조원 정도로 점진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방위는 향후 SK텔레콤·LG전자·카카오 등 AI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을 찾아 현장 목소리를 지속 청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5일엔 국회에서 AI 관련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철강 4사’ 작년 영업익 43% 급감…올해도 가시밭길

수급 불균형이 판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함에 따라 작년 국내 철강업계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가동률 하락이 고정비 부담을 키웠고, 생산 원가 상승과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는 점이 수익성 하락의 원인이 됐다. 올해도 각 업체들이 긴축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과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부담이 계속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세아베스틸지주·세아제강지주 등 4개사 합산 작년 매출은 68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1000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2023년 대비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43.5% 감소해 대체로 실적 부진세를 보였다.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시장 내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점이 판가 하방 압력을 키워 가격 전가가 제약되는 여건이 이어지고, 판매량이 줄어 설비 가동률이 하락해 고정비 부담을 늘렸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전력 요금 인상 △재고 평가 손실 △통상 임금·사업 조정 관련 일회성 비용 반영 등이 수익성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관 제철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열연·후판·선재 등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된 품목에서 수익성 저하를 보였다. 현대제철은 작년 4분기 자회사가 550억원에 이르는 미국 관세를 환급받아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하지만 국내 건설 경기가 침체돼 봉형강 부문 실적 약화가 겹쳐 저수익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수강을 취급하는 세아베스틸·세아창원특수강은 작년 3분기까지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세아베스틸이 4분기에는 220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연간 기준 영업이익이 두 회사를 합쳐 2550억원으로 전년보다 25% 가량 하락했다. 통상 임금 관련 충당 비용 추가 계상이 4분기 손실의 주 원인이었고, 니켈 등 원소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평가 손실과 전기 요금 인상 등도 재무 부담 요인이 됐다. 세아창원특수강이 작년 4분기 영업이익 1340억원을 거둔 것은 계열사와 한-미 이전 가격 사전 합의제(APA) 정산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에도 철강 업황은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선 침체된 건설·제조업 등 내수 경기 둔화가 국내 철강 수요 하락의 가장 큰 이유다. 강재 실사용과 밀접한 건축 착공 면적은 2021년 1억4000만㎡였지만 지난 3년 간 대폭 줄어 작년에는 8000만㎡를 하회했다. 올해에도 공사비 상승·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경색 등 어려운 국면이 전개됨에 따라 유의미한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작년 413만대를 팔아 호조세를 보였던 완성차 판매량은 올해 406만대로 줄어들고, 미국의 각종 정책 변수가 철강 회사들의 생산 활동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금리 인하는 전방 수요 산업들의 투자 여건을 개선시켜 철강 소비가 진작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대내외 정치적·정책적 불확실성 증가와 외환 시장 불안, 가계 부채 등의 이슈로 통화 정책의 완화 속도는 지연되고 있다. 주요 기관들은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2%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 저성장 국면이 이어져 국내 철강 수요 회복도 미흡한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 또한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철강 소비 진작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자국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중국 철강업계의 조강 생산량은 작년 총 10억500만톤으로, 2023년보다 불과 1.7% 줄어들었다. 중국 현지에서 소비되지 않은 철강재는 국내를 비롯한 수출 시장에 유입돼 국내 철강업계 제품을 대체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원년으로, 미국 통상 전략에 따른 불확실성이 철강업계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수준의 관세를 일률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의존도가 높은 강관·자동차·가전 등을 고객사로 둔 포스코·현대제철·세아제강 등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어 개별 업체 차원에서 제품과 지역 포트폴리오 수준에 따른 위험 수준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고, 업계는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함으로 해석했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현재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 리스크·미국 통상 압박·공급망 재편·탄소 중립 등 복합 위기 국면을 맞고 있는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를 요구받고 있다"며 “긴축 경영 태세에도 투자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中에 첫 역전된 韓 TV, 돌파구는 ‘OLED·마이크로 LED’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 업체들에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을 내줬다. 초대형 TV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중국 업체들은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전략으로 빠르게 시장을 넓히고 있다. 이에 맞서 국내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TV 제조사의 지난해 출하량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1.2%로, 삼성전자·LG전자의 합산 점유율(28.4%)을 넘어섰다.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중국 업체의 약진은 초대형 TV 시장을 주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가정 내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면서 대형 화면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옴디아는 전체 TV 시장에서 30~59인치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 반면, 70인치 이상 TV 점유율은 오는 2027년 14.9%로 2023년(9.7%) 대비 5.2%p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TV 시장인 북미 시장은 지난해 1~9월까지 97인치 이상 TV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77% 성장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 업체들은 110형, 116형 등 초대형 제품을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100형에 가까운 초대형 TV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가성비에서 중국 업체들에 밀리는 형국이다. 중국 업체들의 주력 제품은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기반으로 한다. 반면, 국내 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갖고 있어,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가 중국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선 OLED TV 시장 확장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의 이충훈 대표는 최근 세미나에서 “국내 업체가 중국과 차별화하려면 가성비를 강조하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벗어나, OLED TV 시장 확장에 집중하고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세대 OLED TV 패널은 1세대 브라운관(CRT), 2세대 LCD를 거쳐 현재 가장 진보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 패널은 1세대, 2세대 패널에 비해 가격대가 높아, 국내 업체들이 원가 절감에 집중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오히려 프리미엄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올해 OLED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수요 확보에 나섰다. 양사는 신제품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하는 등 차별화된 요소를 추가했다. 또한, 올해 OLED TV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마이크로 LED TV'의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옴디아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이 올해 20만대에서 2031년에는 3460만대로 173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를 신수종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2018년 업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 제품을 상용화했다. 현재 89형, 101형, 114형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대형 및 프리미엄 TV 시장이 지속 성장함에 따라, 마이크로 LED 제품을 통해 초프리미엄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배터리 인증제 시행됐지만…“캐즘 극복엔 글쎄”

잇따른 전기차 화재에 정부가 나섰다. 국가가 직접 전기차 배터리 안정성을 인증하고 식별변호를 부여해 전주기를 관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전기차 캐즘'은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제도에 빈틈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인증한다는 사실 자체로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긴 부족하기 때문이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기차 배터리의 제작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주기에 걸쳐 이력을 관리하는 '배터리 인증제'를 지난 17일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인증제는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을 사전에 시험·인증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자동차 제조사가 스스로 안전성을 인증하고 정부가 사후 검증하는 방식이었는데 시행 22년 만에 제도가 전면 개선된 것이다. 이와 함께 도입되는 '배터리 이력관리제'는 개별 배터리를 제작할 때 식별번호를 부여하고 이를 자동차등록원부에 등록하도록 하는 제도다. 식별번호는 생산 연월을 포함한 24자리 이하의 일련번호로 구성된다. 배터리가 두 개 이상이면 각 번호를 모두 기재해야 한다. 정부는 식별번호를 통해 배터리 제작과 전기차 운행 단계에서 배터리의 정비, 검사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는 2027년까지 배터리 단위에서 전주기 이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배터리 이력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사용 후 배터리 등 연관 산업도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정부의 배터리 관리 제도에 대해 빈틈이 많아 전기차 캐즘엔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전기차 화재가 캐즘 원인 중 하나긴 하지만 정부서 인증한다는 사실 자체론 전기차 캐즘에 대한 근본적 원인을 해소히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캐즘 극복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이 캐즘의 직접적인 원인이기 때문에, 정부인증을 통해 전기차 보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정부서 배터리 인증을 하더라도 화재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부가 “이 제품은 안전하다"고 인증한 배터리라도 화재 사고 발생시 책임은 결국 제조사와 소비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호근 교수는 “이번 정책은 배터리 화재에 대한 정부 책임이 가능하도록 구성돼 있지 않았다"며 “그저 단순한 정보제공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 인증제에 대한 근본적 문제도 제기됐다. 자세한 배터리 인증을 위해선 '셀단위 인증'이 필요한데 이번 정책은 '팩단위 인증'제도라서 배터리사에 책임을 묻지 못하고 사고 조사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호근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는 여러개의 셀이 조합돼 팩으로 구성되는데, 이번 정책대로 흘러간다면 화재의 원인이 셀인지 팩인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최종 조립사인 완성차 업계에서 책임을 전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이런 경우 화재 발생시 국토부가 배터리 제조 관련 어떠한 정보를 요청하거나, 관리 감독할 방법이 없기에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머스크의 야심작 ‘Grok 3’ 등장…AI 패권에 도전하는 ‘아이언맨’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xAI(xArtificial Intelligence)가 새로운 AI 모델 'Grok 3'를 공개하며 AI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19일 IT업계에 따르면 xAI는 18일 진행한 온라인 라이브 발표회를 통해 Grok 3가 수학, 과학, 코딩 분야에서 오픈AI(OpenAI)의 GPT-4, 구글(Google)의 Gemini, 앤트로픽(Anthropic)의 Claude 등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Grok 3는 xAI가 설립 17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10만 개의 GPU를 동원해 122일 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완전 연결 H100 클러스터를 구축했고, 이를 통해 이전 모델보다 15배 향상된 컴퓨팅 능력을 확보했다. xAI는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Grok 3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Grok 3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딥서치(Deep Search)'다. 사용자의 질문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여러 출처의 정보를 교차 검증해 신뢰할 수 있는 답변을 제공하는 기능으로 최근 ChatGPT와 Gemini 등에서도 도입하는 중이다. xAI는 Grok 3의 딥서치가 ChatGPT의 웹 브라우징 기능이나 Gemini의 실시간 정보 접근 능력과 유사하지만 더 심층적인 추론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Grok 3의 또 다른 특징은 AI 게임 개발 능력이다. xAI는 Grok 3를 통해 AI 게임 스튜디오 설립 계획을 밝혔다. Grok 3는 테트리스와 비쥬얼드를 결합한 새로운 게임을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등 창의적인 능력을 보여줬다. 이는 AI가 게임 개발 분야에서도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xAI가 공개한 벤치마크 데이터에 따르면 Grok 3는 수학(AIME'24), 과학(GPQA), 코딩(LCB Oct-Feb) 분야에서 각각 52점, 75점, 57점을 기록했다. 이는 구글의 Gemini-2 Pro, 앤트로픽의 Claude 3.5 Sonnet, 오픈AI의 GPT-4o 등 주요 경쟁 모델들의 점수를 상회하는 결과다. 또 LLM(대규모 언어모델)을 평가하는 플랫폼인 '챗봇아레나'(Chatbot Arena)에서 진행된 테스트에서 Grok 3는 1400점 이상을 기록하며 Gemini-2.0 Flash Thinking, GPT-4o 최신 버전, O1 Preview 등을 앞섰다. 추론 능력과 테스트 시간 연산 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에서도 Grok 3 Reasoning Beta와 Grok 3 mini Reasoning은 o3 mini (high), o1, Gemini-2 Flash Thinking 등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xAI는 밝혔다. 다만 이러한 벤치마크 결과는 xAI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독립적인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Grok 3 개발의 배경에는 일론 머스크와 오픈AI를 이끄는 샘 올트먼(Sam Altman)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두 사람은 2015년 오픈AI를 공동 창립했지만, 2018년 머스크가 오픈AI를 떠나면서 관계가 악화됐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에 반대했고, 이는 올트먼과의 의견 충돌로 이어졌다. 이후 머스크는 xAI를 설립해 독자적인 AI 개발에 나섰고, 그 결과물이 바로 Grok 시리즈다. 머스크는 xAI의 이번 성과는 수많은 기술적 난관을 극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발표회에서 “10만 개의 H100에서 전체 모델 훈련을 일관성 있게 진행하는 것이 우주의 마지막 보스와 싸우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xAI는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파산한 공장을 개조하는 창의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폐쇄된 일렉트로룩스(Electrolux) 공장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전력과 냉각 문제가 큰 걸림돌이었다. 초기에는 건물에 15MW의 전력만 공급됐지만, xAI는 최소 120MW가 필요했다. 이는 약 4만~6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xA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발전기를 임대해 사용했다. 또 냉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 전체 모바일 냉각 용량의 약 4분의 1을 임대했다. 또한 GPU의 액체 냉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력 안정화 문제도 난제였다. GPU 클러스터의 급격한 전력 변동을 해결하기 위해 테슬라(Tesla)의 메가팩을 활용했다. xAI는 테슬라와 협력해 메가팩을 재프로그래밍하여 전력을 안정화했다. 한편, Grok 3의 접근성은 아직 제한적이다. 현재 X의 프리미엄 플러스 구독자들에게만 제공되고 있으며, 더 고급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들은 '슈퍼 Grok' 구독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이는 ChatGPT나 Gemini가 무료 버전을 제공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xAI는 앞으로 Grok 3의 기능을 계속 개선하고, 음성 상호작용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Grok 3의 등장으로 현재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은 Grok 3에 대응해 자사의 모델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며 “AI 기술의 전반적인 발전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는 이슈"라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대미수출 1위 車 25% 관세 ‘트럼프 악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지속하고 있는 '관세 전쟁'이 자동차까지 확장되면서 한국이 큰 위기에 처했다. 특히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품목 1위인 자동차가 25%의 관세 폭탄을 맞을 경우 자동차 뿐 아니라 수출업계 전반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묻는 질문에 “4월 2일에 이야기할 텐데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우리는 그들(기업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러)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며 “그들이 미국으로 와서 여기에 공장을 두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와 상대국의 각종 무역 장벽을 문제 삼아 지금까지의 적국과 동맹을 가리지 않고 고율의 관세를 추가 부과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으며,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서도 25% 가량의 관세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동차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시행까지 다소 유예기간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외에서는 빠르더라도 올해 하반기 이후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행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국내에서는 추가 협상을 통해 관세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추가 협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는 143만2713대로 2020년 82만5071대 대비 73.6%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대한국 자동차 수출량은 6만7561대에서 4만4296대로 34.4% 줄었다. 이를 한국무역협회가 집계한 금액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규모는 347억 달러(약 50조4500억원)에 달하지만, 미국산 자동차 수입 규모는 21억 달러(3조500억원)에 그쳤다.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가 자동차 분야에서만 50조원 가까운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줄여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국내 완성차 업계 사이에서는 큰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몇몇 기업들은 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GM은 지난해 47만대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며 10년 만에 최대 판매를 기록했는데, 미국 시장 의존도가 전체 수출의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시장을 놓치면 사실상 존립 자체가 힘들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실제 한국GM 공장 직원 약 1만명의 일자리도 위태롭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제조사는 내수 시장이 뒷받침되거나 다양한 시장 채널이 유지돼야 위기를 버티지만 북미로 단순해진 한국GM의 판매 시장 탓에 수출국의 정책 리스크에 대응할 여력이 없어졌다"며 회사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도 지난해 대미 수출 물량이 170만대로 관세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일찌감치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부터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을 연간 50만대까지 늘리는 등 최대한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가동 중인 공장의 생산 규모가 도합 약 71만대로 파악된다. 50만대 생산 능력이 추가된다면 120만대까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판매량이 약 170만대임을 고려하면 70%에 가까운 규모다. 아울러 이번 관세 충격이 완성차 업체 뿐 아니라 국내 수출 업계 전반의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900만 달러이며, 이 중 대미 수출액은 347억4400만 달러로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이고, 규모 면에서는 수출 품목 2위인 반도체(106억8000만 달러)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다른 어떤 품목보다 가장 큰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 기업이 단기간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수출선을 다변화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부과 수준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크게 밀릴 가능성이 큰 기업들은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한국항공대-공군 “글로벌 우주 패권 시대, 전력 증강 필요”

한국항공대학교는 공군과 공동 주최하고 대한항공이 후원한 '한국우주항공력 포럼'을 전날 공군호텔 컨벤션 홀에서 성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자리는 대한민국 우주 전략 발전을 위한 민‧관‧군 협력의 장을 마련하고, 주변국 우주 전력 확장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차원에서 마련됐고, 주제는 '주변국 우주 전력 증강에 따른 군의 대응 방향과 민의 역할'이었다. 참석자들은 중국과 북한의 우주력 증강과 글로벌 우주 패권 경쟁 심화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역시 독자적인 우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우주 자산이 전장 승패를 가르는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점을 강조하며, 군의 우주항공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논의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과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포럼의 의미를 설명하고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총장은 “이번 포럼이 실제 전장에서의 우주전력 활용 사례와 최신 우주 무기 체계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국방 우주력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총장은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한국항공대가 민‧관‧군 협력의 중심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도 축사를 통해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우주전략 발전을 위해 민‧관‧군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하며 한국항공대가 협력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기조 강연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을 역임한 박종승 한국항공대 석좌교수가 맡았다. 박 교수는 '안보 인프라로서의 우주 항공력 건설 방향'을 주제로 “주변국의 우주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민‧군이 협력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우주 무기 체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부 세션에서는 민간 기업들이 우주시대에 대비한 군의 우주전력 확보 방안을 발표했다. 한화시스템 권태훈 우주사업팀 단장은 '미래 군의 우주 무기 체계'를 주제로 자사의 우주사업 로드맵을 소개했다. 정연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팀장은 '우주전장 시대를 대비한 재사용 우주비행체 활용 방안'을 발표하며, 군 무기체계에서 재사용 우주비행체의 도입 필요성을 제안했다. 황홍연 LIG넥스원 연구위원은 '우주 기반 감시 핵심 기술'을 통해 우주 영역 인식 체계·핵심 기술을 소개했다. 이윤표 대한항공 팀장은 '공중 발사체를 활용한 군 우주 전력 확보 방안'을 발표하며 신속한 우주 전력 구축을 위한 공중 발사체 활용 전략을 제시했다. 2부 세션에서는 공군과 한국항공대가 발표를 이어갔다. 정해욱 공군본부 우주센터 대령은 '우주 상황 인식 현황·발전 전략'을 주제로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해 우주 상황 인식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항공대 우주시스템기술연구소 교수진은 '초소형 군집 위성의 군사적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연구소는 2023년 신설된 기관으로, 위성·탑재체 기술 연구를 통해 정부·산업체의 우주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윤지중‧최윤혁 교수는 '큐브 위성의 군사적 활용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오현웅 교수는 '큐브 위성을 활용한 우주 영역 인식'을 주제로 발표하며 “기술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대학이 주도적으로 기술을 검증하고, 그 성과를 국방 우주무기체계 사업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 CNS, S-OIL 울산공장 AI 전환 프로젝트 추진

LG CNS가 S-OIL과 함께 공장 AX(AI 전환)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LG CNS는 최근 마곡 본사에서 S-OIL과 AI·빅데이터 등 신기술 기반의 지능형 공장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현신균 LG CNS 대표(사장)와 박봉수 S-OIL 운영총괄 사장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AI 기반 △플레어스택(가스연소 굴뚝) 최적화 시스템 △공정안전관리(PSM) 통합 시스템 △AX 플랫폼 등을 공동 개발해 S-OIL 울산공장 운영과 안전 관리 효율성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플레어스택은 정유·석유화학 공장에서 발생하는 가연성 가스를 연소시켜 대기로 안전하게 배출하는 설비다. 가스가 완전히 연소되지 않으면 매연과 불꽃이 발생할 수 있어 실시간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LG CNS가 S-OIL 울산공장에 구축하는 AI 기반 플레어스택 최적화 시스템은 AI 영상 분석 기술과 AI CCTV를 통해 24시간 실시간으로 연기의 색상과 불꽃 상태를 분석한다.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증기 밸브를 자동으로 제어해 최적화 상태를 유지, 공정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기존에 S-OIL 직원들이 매시간 직접 플레어스택을 확인해야 했던 부담을 줄여, 보다 효율적인 공장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LG CNS와 S-OIL은 PSM 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PSM은 공정 안전 자료, 작업허가, 공정위험성 평가, 비상조치 계획, 설비관리 등 12개 항목을 포함한 보고서를 고용노동부에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제도로, 고위험 화학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에서는 필수적이다. 이를 준비하는 데 3~6개월이 소요되고, 방대한 내용을 문서화해 수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LG CNS와 S-OIL은 제조 산업의 디지털 전환 경험과 노하우를 결합해 S-OIL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음성인식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공정안전관리(PSM)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양사는 S-OIL 울산공장의 'AX 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LG CNS는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 'DAP GenAI 플랫폼'과 AI·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DAP MLDL' 등 자체 솔루션을 활용할 계획이다. S-OIL 공장 직원들은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고 현업에 적용할 수 있게 되며, 데이터 기반의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OIL은 'AX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 공장 혁신을 가속화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공정 최적화 및 업무 효율성 제고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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