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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e+ 삶의 질] 혈액검사 통한 위암 진단 ‘새 가능성’ 규명

분당서울대병원은 1일 “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 연구팀이 혈액검사를 통해 위암의 전 단계인 위선종과 조기 위암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위암은 대개 오랜 기간 위 점막이 서서히 손상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거쳐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징후 중 하나가 '위축성 위염'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위축성 위염의 정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혈청 펩시노겐 수치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를 동시에 검사하는 혈청 펩시노겐 키트를 활용해 위암 고위험군을 가려내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내시경 및 혈액검사를 받은 2200여 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펩시노겐Ⅰ에서 펩시노겐Ⅱ을 나눈 수치가 5.3 이하로 낮아진 경우 위암 전단계인 위선종과 위암 위험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음성으로 나타난 경우 위선종 발병 위험은 일반인 대비 3.36배, 위암은 2.25배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위암 조기선별의 새로운 도구로서 혈청 펩시노겐 검사와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의 병합 해석이 가지는 가능성을 실증한 결과로서 의미가 깊다. 김 교수팀은 최근 다른 연구에서 펩시노겐 II와 헬리코박터 감염력의 조합으로 젊은 여성의 미만형 위암 고위험군을 가려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정기적인 내시경 검진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아직 국가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젊은층의 경우 위암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놓치기 쉽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이들 사각지대 환자에게 혈액검사 기반의 선별 전략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임상적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소화기학 분야 국제학술지(Gut and Liver) 온라인에 게재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몸에 검은 점, 모양 변하고 커지면 ‘피부암 의심’

80대 중반의 노모와 따로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모친의 눈가 피부에 빨갛게 둥글고 볼록한 딱지 같은 것이 생긴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A씨의 건강지식으로 볼 때 피부암이 의심됐기 때문이다. 모친에게 경위를 물어보니, 몇 년 전부터 작은 딱지가 생겨 손톱으로 떼어내기를 매년 수차례 반복했다고 한다. 처음에 팥알 크기의 딱지 같은 것은 점점 커져서 콩알 만하게 됐다. 최근에는 딱지를 떼어냈다가 출혈이 생겨 고생하기도 했다. A씨는 대학병원 피부과에 모친의 진료를 신청했다. 의사는 눈으로 병변 부위를 살펴보더니, “광선각화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며, 눈으로 봐서는 확실하게 알 수가 없으므로 조직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진료 당일 환부에서 가로 2㎜, 세로 4㎜ 정도의 조직을 떼어냈다. 떼어낸 자리를 두 바늘 꿰맸지만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복용 중이라 지혈에 애를 먹었다. 1주일 후 외래 진료에서 의사는 “조직검사 결과 피부암 중 비교적 흔한 편평세포암으로 확인됐으며, 그냥 놔두면 위험하니 수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술 날짜는 수술 일정이 밀려 있어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다. 수술 상담 간호사는 “그 사이에 피부암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빨리 수술하고 싶으면 다른 의료기관에 가는 수밖에 없지만 거기도 대기 상황은 비슷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의사는 A씨의 모친에게 CT검사를 처방했다. 병변 위치인 눈가 뼈가 피부와 가깝게 붙어 있어 전이 여부 등 CT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 방침은 달라진다. CT 검사 또한 많이 밀려 있어서 약 보름 후에 예약이 가능했다.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A씨의 형제자매들은 모친의 얼굴에 딱지가 생긴 것을 제대로 발견 못하고 암이 되기까지 “너무 무심했다"는 자괴감에 빠졌다. A씨의 모친은 그 딱지를 단순한 부스럼으로 생각했다면서 수술을 걱정했다. ◇ 환자 2019년 2만6천명→2023년 3만5천명대…대부분 고령층 최근 고령층을 중심으로 피부암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연간 피부암 진료 인원은 2019년 2만 5997명에서 매년 늘어나 2023년에는 3만 5658명을 기록했다. 환자 중 80% 이상이 60대 이후이다. 피부암의 전단계인 '피부전구암' 또한 2019년 2만 401명에서 2023년 2만 6738명으로 증가했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피부암은 크게 편평세포암, 흑색종, 기저세포암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피부가 헐고 진물이 나 점차 피부 밑으로 파고드는 편평세포암은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많이 노출된 사람의 안면에 잘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주요 원인은 자외선,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방사선 노출, 타르와 같은 발암물질, 만성 궤양, 화상 흉터 등이다. 흑색종은 악성도가 높은 피부암으로, 검은 색소가 점차 짙어지면서 커지고 다른 부위까지 전이되어 조기에 치료를 못하면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검은 반점이 점차 짙고 커지며 경계가 불분명하고, 색상이 일정하지 않고 짙은 색과 옅은 색이 섞여 있으면 흑색종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손바닥, 발바닥, 손톱 밑에는 원래 멜라닌 색소가 없기 때문에 이런 곳이 검게 보인다면 흑색종을 의심해야 한다. 기저세포암은 표피 가장 아래의 기저층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피부암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자외선 만성 노출이 주원인으로 주로 얼굴과 머리에 발생한다. 원격 전이나 이로 인한 사망은 드물지만, 국소적 침윤으로 조직 손상과 변형을 유발한다. 이것도 몇 년 이상 오래된다면 몸속 깊숙이 퍼질 수 있다. 주요 피부암 및 피부암 전단계 병변들을 보면, 표재 확장성 흑색종은 검은색·푸른색·분홍색 또는 흰색으로 색깔이 다양하다. 대개 직경 6㎜ 이상의 크기에 평평하거나 약간 솟아 있는 모양으로 갈색을 띤다. 악성 흑색점 흑색종은 불규칙한 경계를 보이는 갈색반으로 시작해 서서히 주변으로 퍼져 커다랗고 다양한 색조를 띤 '색소반'을 이룬다. 악성 흑색점 흑색종의 전구 병변 내에 푸르고 검은 결절이 생기면 흑색종이 진피내로 침범했을 가능성이 있다. 점막흑색종은 구강내 점막이나 입술점막에 발생한 악성 흑색종을 말한다. ◇ 검버섯, 자외선 과다노출 원인 같지만 암과 무관한 악성종양 광선각화증은 편평상피암종으로 진행될 수 있는 '전암성 병변'으로 주로 햇빛에 과다 노출되어 생긴다. 한 곳 또는 여러 곳에 가는 털과 밝은 피부가 나타나며 약 20%에서 암이 된다. 편평세포암은 대부분 광선각화증 같은 병변이 먼저 발생한다. 자외선 노출뿐 아니라 흉터(특히 화상 흉터), 방사선, 화학물질 등도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각화극세포종은 빠르게 성장하는 피부암으로, 중년 및 노인의 햇빛에 노출된 피부에 발생하며 주로 화산모양의 구진 형태로 나타난다. 피부과학회는 “생활 속에서 자외선 노출이 많아지고 고령화 등으로 인해 피부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부정확한 피부건강 정보가 범람하고, 비전문가들이 피부질환을 다루면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우선 피부암의 전구 병변인 광선각화증과 암과는 무관한 검버섯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둘 다 햇빛(자외선)을 많이 쬐어서 생기는 피부질환이지만 본질적으로 다르다. 검버섯은 점점 진해지고 크기가 커지는 등 겉모습이 광선각화증과 비슷하지만 단순한 양성종양으로 피부암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광선각화증은 피부 표피에서 발생하는 피부암의 전단계 질환이다. 광선각화증은 피부에 노출된 부위에 많이 나타나고, 야외 레저·스포츠를 즐기거나 햇빛에서 일을 하는 직업군에서 위험성이 크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광선각화증의 발생 빈도가 높다. 피부암은 가려움·통증 같은 증상이 거의 없이 평범한 검은 반점으로 보여 방치하기 쉽다. 검은 점이 새로 생긴다든지, 이미 있는 검은 점의 모양·크기·색조가 변하는 경우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꼭 받아야 한다. 피부암뿐 아니라 피부전구암 또한 그냥 놔두면 암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수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서울시치과의사회 “건강한 구강관리 문화 확산에 최선”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강현구)는 1일 서울 코엑스에서 창립 100주년 기념식 및 제80회 구강보건의 날 캠페인을 가졌다. 강현구 회장은 “구강보건의 날 행사는 시민과 치과인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구강건강 증진과 건강한 구강관리 문화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념식에서는 건치아동 시상과 구강보건 유공자 표창, 온라인 사전이벤트 시상이 진행됐다. 건치아동 선발은 학생들에게 치아 건강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모범 아동을 발굴·격려하기 위한 취지로 서울시치과의사회가 1950년부터 이어온 사업이다. 지난 5월 15일 서울대치과병원에서 1·2차 구강검진 및 인터뷰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서울효제초등학교 장한준(금상) △서울방일초등학교 김서정(금상) △서울숭인초등학교 김수현(은상) △서울두산초등학교 김지율(은상) △서울가동초등학교 강유준(동상) △서울은천초등학교 강은유(동상) 등 6명의 학생이 서울시 대표 건치아동으로 선정됐다. 서울시 대표 건치아동 6명과 25개구 대표 건치아동은 1일 기념식에 참석했다. '나의 치아요정과 함께하는 치아 사랑법'을 주제로 열린 치아그리기 대회에서는 서울문백초등학교 박수현 학생이 대상을 차지했다. 최우수상에는 서울중곡초등학교 김유솔 학생과 서울내발산초등학교 박견호 학생이, 우수상에는 김지원·박서령·우현석·조한별 학생이 이름을 올렸다. '나의 사랑 나의 치아'를 주제로 진행된 4컷 이미지 공모전에서는 김서현 씨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고, 김수정 씨는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매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치아사랑 온라인 퀴즈 대잔치'도 현재 순항 중이다. 5월 말 기준 2만 2000여 명이 응모했으며 오는 9일까지 참여 가능하다. 정답자 중 690명을 추첨해 상품을 증정한다. 지난달 30일 열린 창립 100주년 전야제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전세계 각국 치의학 단체장들·업계 대표·역대 회장단·의장단·유관단체장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100년을 위한 비전 선포가 있었다. 또한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로 시작한 서울지부의 출범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민 구강건강 향상과 치과계 발전을 위한 한 세기의 노력이 담긴 영상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강현구 회장은 “오랜 기간 국민 구강건강 증진과 회원 권익 보호, 나아가 치의학과 치과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치과계, 그리고 국민과 함께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1일까 사흘동안 열린 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SIDEX 2025)에는 240개 기업에서 1100개 부스가 참여했고, 총 44개 강연이 진행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전공의 사태로 간호사 ‘일인다역’…환자 안전에 최선”

“이번 최우수상은 필수의료과로 응급수술이 많고 빠른 대처가 필요한 곳에서 고생하시는 여러 선배, 동료들을 대신해서 제가 대표로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환자의 안전에 더욱 최선을 다하고, 응급수술이나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도움을 필요한 동료를 외면하지 않고,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간호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간호본부 암수술실 홍미경 수석간호사(50)가 최근 개원 67주년 기념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홍 수석의 병원업무 비용 절감과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주인정신, 어려운 이웃·동료들을 외면하지 않고 돕는 봉사정신이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홍 수석은 급성기 응급 환자가 많은 신경외과 (뇌 분야)와 척추센터 수술 참여와 관리를 담당한다. 전북 군산 출신인 홍 수석은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의 의료시설이 취약했던 고향에서 가난하고 아픈 이웃들을 보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간호학생 실습 시절 수술실 간호사의 독립적이고 당당한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아 수술실 간호사가 되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홍 수석과의 일문일답이다. -수술실 간호사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수술실 간호사는 수술환자에게 안전하고 최상의 수술간호를 제공하며 환자 입실시부터 퇴실까지 환자를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합니다. 크게 소독 간호사(Scrub)와 순환 간호사(Circulating)로 나뉩니다. 소독 간호사는 수술의가 수술 진행시 수술 진행 과정을 순조롭게 이어갈 수 있도록 수술 기구와 소모품 등을 전달 및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순환 간호사는 수술의 전 과정을 모니터링 하면서 수술 환경을 관리하고 응급, 외상 수술 시 집도의사의 갑작스런 요구에 대한 신속한 대응 업무를 합니다. -최근 외과 분야 의사들의 부족 등으로 수술실 간호사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아무리 작은 수술이라고 해도 수술 방 스태프는 집도 의사와 마취과 의사, 간호사와 별도로 최소 2∼3명, 많게는 4∼5명이 한 팀으로 운영되기도 합니다. 현재는 전공의가 없는 상태로 수술실이 운영되다 보니 '일인다역'을 해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임상 진료지원 간호사와 경력직 수술 간호사들이 이전보다 수술에 더 폭넓은 영역에 참여하게 되어 직간접적으로 수술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 현재 실정입니다. ―이길여 길의료재단 회장(가천대 총장)이 개원 67주년 기념사에서 '날마다 새롭게, 혁신의 길(GIL) DNA를 꽃피우자'고 했는데, 수술실 간호사로서 어떻게 생각하며,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회장님 말씀을 '낡은 생각을 버리고 새롭고 열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업무에 임하라'는 뜻으로 새겨 들었습니다.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이 환자 맞춤형 의료, 질병의 조기진단 및 예측, 선제적 예방 중심 등으로 변하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3D 프린팅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의료기기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수술의 기술도 많은 발전을 이루어 모든 부분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진행됩니다. 내시경을 넘어 로봇을 이용하는 수술, 최신 수술 장비·기구를 이용한 수술 등 창의적 사고와 첨단의술에 도전하는 의료진과 발 맞춰야 합니다. 적극적인 자세로 뒤처지 않는 수술실 간호사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사고를 가지고 많은 아이디어와 혁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무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신경외과 환자는 외과나 외상외과와 마찬가지로 응급상황 빈도가 높습니다. 특히 급성기 뇌혈관 질환은 초응급 사태로 한 치의 실수도 허용이 안 되는 영역입니다. 환자의 입실과 동시에 마취의, 마취과 간호사를 포함하여 모든 의료진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집중하며 집도의가 목표한 최고의 수술 효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나의 업무를 잘하고 환자가 안전하게 퇴실을 하였다고 판단되었을 때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홍 수석의 좌우명은 '긍정적인 사고가 건강한 삶을 만든다'이다. '누구나 혼자 살 수 없고 서로 돕고 살자'를 생활신조로 삼고 있다. 홍 수석은 “하루 속히 의정사태가 정리가 잘 되고 원활한 의료 환경이 구축되는 정책이 뒷받침되길 바란다"면서 “수술실에 입실한 환자들의 최고의 안전과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클릭! 3분 건강] 고혈압, 약물치료와 습관 개선 병행해야

고혈압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젊은 환자일수록 치료를 적극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장기간 높은 혈압에 노출되면 심뇌혈관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고, 이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를 보면, 국내 연간 고혈압 진료인원은 지난 2019년 651만 2197명에서 해마다 증가해 2023년 746만 3891명에 이른다. 국내 고혈압 환자가 현재 1500만명 내외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많은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 및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고혈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고혈압을 제대로 측정하고 진단하는 것이다. 혈압계로 측정만 하면 되므로 비교적 진단이 쉽다. 그런데 고혈압은 한번 측정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측정하는 장소나 시간에 따라 혈압 자체가 변할 수 있어서다. 병원에서 재거나 집에서 잴 때, 또는 아침에 재거나 밤에 잴 때 혈압 수치가 모두 다를 수 있다. 혈압의 변동성이 커서 하루 중 혈압이 계속 달라지거나, 진료실이나 가정·직장 등 재는 곳마다 혈압이 달리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이럴 때는 진료실에서 처방받은 '활동혈압'을 통해 하루 중 혈압의 변동이나 낮과 밤의 혈압 평균을 알 수 있다. 활동혈압은 커프나 반지 혈압계를 착용해 측정한다. 이를 착용하고 하루 동안 일상생활을 보내면서 착용하고 있다가 병원에 반납하면 체계적인 분석이 이뤄진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손일석 교수는 “활동혈압을 측정하면 실제 고혈압이 맞는지, 야간에 혈압이 잘 내려가는지, 아침에 혈압이 크게 올라가는지 등 다양한 혈압의 변동을 확인할 수가 있다"면서 “이를 근거로 약물치료나 생활습관 개선 등 혈압관리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고혈압 예방은 △적극적인 유산소 운동 △저염식의 건강한 식단관리 △체중감량 △금연 및 절주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가능하다. 특히 젊은층은 고혈압 및 심뇌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고, 흡연·비만·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에는 더욱 철저한 관리하고 자주 혈압을 측정해 봐야 한다. 손 교수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측정혈압을 기록·관리하면 진료에 도움이 되고, 운동과 식사를 관리해 좋은 생활습관을 갖는데도 도움이 되므로 가정혈압계뿐 아니라 건강관련 휴대폰 앱을 잘 활용하여 고혈압을 스마트하게 관리하라"고 권장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분당서울대병원 김연욱 교수, 美흉부학회 ‘신진연구자 업적상’ 수상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연욱 교수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 미국흉부학회 국제학술대회(ATS 2025)'에서 한국인 최초로 폐암부문 '신진 연구자 업적상'을 수상했다. 1905년 창립된 미국흉부학회는 1만 60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고 권위의 호흡기질환 학회다. 병원 측은 27일 “김 교수가 수상한 신진 연구자 업적상은 연구 성과는 물론 국제적 영향력까지 모두 갖춘 연구자에게 수여되는 명예로운 상"이라며 “글로벌 학계가 해당 연구자를 차세대 리더로 공식 인정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폐암 조기진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비흡연자에서 발병하는 폐암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들을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는 검진 기준을 제시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는 기존의 흡연자 중심 폐암 검진 체계를 넘어선 새로운 전략으로, 비흡연 폐암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의 치료 성적 향상에 특히 기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폐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한 조기진단 체계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한국 및 동아시아처럼 비흡연 폐암의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그에 맞는 맞춤형 검진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고려대의료원 “중증치료 거점 넘어 ‘미래의료 허브’ 도약”

고려대학교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윤을식)이 중증난치성질환 정복을 위한 '2028 대전환'을 선언했다. 오는 2028년 고려대의료원 개원 100주년을 앞두고 초정밀 미래의학을 통해 가장 어렵고 힘든 질병 치료에 집중하고, 연구 중심 선순환 성장을 통해 의료계에서 차원 높은 역할을 수행한다는 미래혁신 구상을 제시한 것이다. 윤을식 의료원장은 지난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00주년인 2028년까지 중증난치성질환 중심 의료기관으로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것"이라며 “스마트 초정밀의학 적용을 통해 위중한 질병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집중해 건강한 의료전달체계에 기여하는 새로운 개념의 '제4차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4년 임기(2023.3~2027.2)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100년 대계의 마스터플팬을 밝힌 윤 의료원장은 “이제는 확고한 성장엔진으로 자리 잡은 혁신 바이오메디컬 융합연구를 통해 초격차 성장을 이뤄 'KU Medicine'이 독보적인 글로벌 탑티어(top-tier) 메디컬 브랜드로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대의료원은 의료계 최초이자 최다인 3개의 연구중심병원을 보유하고 있다. 안암병원은 △의생명공학 △정밀의학 △스마트 헬스케어 △의료데이터를 4대 중점연구 분야로 설정해 산하 11개의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하며 전주기 연구 수행 체계를 가동해왔다. 구로병원은 중점연구플랫폼을 포함한 개방형 실험실, G밸리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사업 운영으로 산·학·연과의 개방형 융합연구 인프라를 구축했다. 안산병원도 연구 공간을 새롭게 증축하여 동물실험과 세포실험 시설을 대폭 확대해 현재 30개 이상의 첨단 공동연구 장비(Core Lab)를 운영 중이다.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는 첨단연구 허브로서 혁신신약 제조기업인 셀랩메드 GMP 제조시설이 입주해 있을 뿐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병원의 임상데이터와 건강보험 빅데이터와의 결합을 통한 융복합연구가 가능하다. 고려대의료원의 연구 역량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백신개발에서 써달라며 100억원을 기부한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 회장의 이름을 딴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 미래의학관'이 조만간 오픈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국내 첫 민간 주도 전주기 백신개발 플랫폼인 백신혁신센터가 있다. 안암, 구로, 안산병원은 보건복지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에 전격 참여를 결정했다. 구조적 대전환을 통해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중증희귀난치성질환의 '치료 종결기관' 역할에 집중해 대한민국 상생형 의료전달체계 구축에 기여하고, 한 차원 높은 상급종합병원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고려대의료원은 최근 글로벌 협력을 통해 의학교육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고대의대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와 학생교류 협정을 체결해 의대생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의과학자 양성을 위해서는 예일대와 손을 잡았다. 2025학년도부터 졸업예정자에게 예일의대 PhD 프로그램 Investigative Medicine Program(임상 의사과학자 프로그램)과 Biological & Biomedical Sciences(기초 의과학자 프로그램) 과정의 박사 진학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의료계 소식] 일산백병원 코일색전술, 가천대 길병원 건강강좌

인제대 일산백병원은 26일 “신경외과 구해원 교수가 2024년 한 해 동안 뇌동맥류 코일색전술 200례를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국내 뇌혈관 치료 분야에서 전문성과 숙련도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구 교수는 현재까지 누적 1000례 이상의 뇌혈관 중재시술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시술 성공률 99%, 합병증 발생률 1% 미만이라는 뛰어난 치료 성과를 보여준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파열 시 지주막하출혈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구 교수는 개두술뿐만 아니라, 혈관을 통해 시행하는 코일색전술(혈관 내 수술)을 병행 적용함으로써 환자 개별 상태에 맞춘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하고 있다. 고양시, 파주시, 김포시 등 경기 서북부 지역 내 응급 뇌혈관 질환자들의 신속한 치료를 위해 지역 병원 및 119와의 핫라인 체계도 운영 중이다. 응급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이 시스템은 뇌출혈, 뇌경색 등 급성기 환자 치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이 폐암의 진단과 치료, 수술 후 관리 등 올바른 정보 전달을 위한 시민 공개강좌를 개최한다. 6월 12일 오후 2시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료센터 11층 가천홀에서 열린다. 호흡기 공공전문진료센터, 인천지역암센터, 폐센터 폐암클리닉이 공동 주관하는 건강강좌에는 폐암의 진단과 수술, 방사선치료, 재활치료 등 각 진료 분야 전문의들이 참석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예정이다. 강좌는 △폐암 초기 증상과 진단(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범수 교수) △수술적 치료와 관리(심장혈관흉부외과 이소영 교수) △면역, 표적, 세포독성 항암치료 등 전신치료(종양내과 조은경 교수) △최신 방사선 치료(방사선종양학과 이규찬 교수) △수술 전·후 호흡재활운동법 (재활의학과 유제현 교수) 등의 강연에 이어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경선영 교수가 기타 폐암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진행하게 된다. 이번 강좌는 폐암 환자 및 가족뿐 아니라 관심 있는 누구나 무료로 청강할 수 있다. 사전 접수 및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사전 접수 및 기타 문의사항은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 공공전문진료센터 (032)460-3205로 문의하면 된다. 박정웅 호흡기 공공전문진료센터장은 “폐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시민들이 폐 건강에 관심을 갖게 하고, 폐암 환자들은 치료 이후 건강한 삶을 위한 관리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대형사고·엽기범죄로 ‘불안장애’…정신건강 좀먹는다

“항상 쫓기는 기분이 들고 누워 있어도, 앉아 있어도 편안하지가 않아요."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러다가 죽는가 싶어서 덜컥 겁이 났어요." “계속 나쁜 생각만 들어서 다른 생각을 해보려고 하는데, 어느 새 나도 모르게 나쁜 생각만 하고 있어요." 각종 사건사고, 경쟁사회, 낯선 사람과의 만남 등 현대인의 삶에는 불안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국내외 정세의 불안정 △심각한 경제난 △대형 사고 △엽기 범죄 △사이버 사기(보이스피싱 등) △질병걱정 등 불안은 다양한 얼굴로 나타난다. 이러한 일그러진 생활 환경 과 삶 속에서 몸과 마음에 불안감이 엄습하는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불안장애 환자는 2019년 71만 8143명에서 매년 늘어나 2023년에는 88만 9502명으로 집계됐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강섭 교수는 “적당한 불안은 인간의 생존을 돕지만 정상적 불안을 넘어 병적인 불안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늘고 있다"면서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하는 불안과 초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성격 탓만은 아니며 불안이 병으로 자리 잡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불안증은 주로 △감정적 증상 △신체적 증상 △사고(생각)적 증상 등 세 가지로 나타난다. 감정적 증상은 안절부절못함, 초조함, 짜증, 예민한 반응 등이다. 신체적 증상은 심장이 빨리 뛰고(심계항진), 소화가 안되며, 손에 땀이 나고, 손이나 몸의 떨림, 두통, 뒷목 당김, 가슴 압박감, 입 마름, 호흡장애 등이다. 사고적 증상은 닥치지도 않은 위험을 크게 걱정하고, 조그만 것도 크게 걱정하고, 최악의 사태만 상상하는 것 등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불안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나오는 가장 흔한 심리적 반응으로, 불안을 통해 우리는 인지적, 신체적, 행동적으로 위험에 대응한다. 가령, △현관문을 나서기 전 가스밸브가 잠겼는지 확인하는 것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것 △감염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거리두기를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모두 뇌가 불안이라는 감정을 통해 우리를 행동하게 만든 결과다. 하지만 때로는 불안의 정도가 심해 일상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즉, △사람들 앞에서 실수해 부끄럼을 당할 것 같은 불안감 △뉴스를 통해 접하는 사건사고나 질병이 나에게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 등으로 일상에서 수행해야 할 일을 해내지 못하는 경우다. 그 일을 해낼 수 없을 뿐 아니라 호흡곤란, 어지러움, 두통 등의 신체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처럼 '악마의 발톱' 같이 끈질기게 엄습하는 불안장애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반복적인 행동과 생각으로 괴로운 강박장애 △갑자기 죽을 것 같은 공포에 휩싸이는 공황장애 △삶의 모든 것이 걱정되어 각종 신체 증상을 일으키는 범불안장애 △광장이나 공공 장소에서 불안을 느끼게 되는 광장공포증 △사람들 앞에 나서기 힘든 사회불안장애 △특정 장소나 동물 등을 두렵게 만드는 특정공포증 등 불안장애는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석좌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불안에 압도되도록 만드는 생각을 '강박 사고(思考)', 불안을 없애기 위하여 하는 특정한 행위를 '강박행동'이라고 한다"면서 “강박 사고와 강박행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짝과 같은데, 이는 강박 사고가 일으킨 불안을 강박행동이 감소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권 교수는 “강박증 환자들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강박 증상이 악화하고, 주위 상황이 호전되면 강박 증상이 완화되므로 스트레스를 잘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박장애는 강박적인 생각과 강박적인 행동이 서로 맞물린다. 예를 들어 가스 불이 켜져 있어 화재가 날 것 같은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강박 사고이고, 이로 인한 불안을 없애기 위해 반복적으로 가스 불을 확인하는 행위가 강박행동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일시적 편안함을 제공할 뿐 궁극적으로 불안을 해소하지 못한다. 강박 사고나 강박행동은 환자들에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들고,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영역에서 현저한 고통과 기능의 손상을 초래한다. 공황장애는 갑작스럽게 심한 공포나 불편함이 수분 내 최고조에 이르고, 그 동안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심장 박동 증가, 발한 등과 같은 신체적 증상과 극심한 불안, 죽을 것 같은 두려움 등과 같은 정신적 증상이 나타난다고 '서울대병원 질병정보'에서 설명한다. 공황 발작이 다시 올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그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장소나 상황을 피하게 된다고 한다. 광장공포증은 대중교통 이용, 공원과 같은 열린 공간에 있는 것, 영화관 같은 밀폐된 공간에 있는 것, 줄을 서 있거나 군중 속에 있는 것, 집 밖에 혼자 있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느끼고, 그러한 상황을 회피하려고 하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이다. 일반적으로는 공황장애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범불안장애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일에 대한 과도한 불안과 걱정이 장기간 지속되며, 이를 통제하기 어렵고 불안과 연관된 다양한 신체 증상(불면, 근긴장도 증가 등)을 흔히 동반한다. 사회불안장애는 특징적 증상은 면밀한 관찰이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상황에서 현저한 공포와 불안을 경험하며, 이는 그러한 사회적 상황에 대한 회피로 이어진다. 특정공포증은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공포가 과도하여 이에 노출되면 거의 예외 없이 지나친 공포를 보인다. 높은 곳, 뱀, 곤충, 혈액, 주사기 바늘 등을 접했을 때 울면서 주저앉거나 의식을 잃는 등의 행동이 나타나며 공황 발작에 이르는 경우도 빈번하다. 오강섭 교수는 “스트레스가 없는 인생이 없듯, 불안하지 않은 삶은 없다"면서 “불안한 마음을 그때그때 잘 처리해내지 못하고 쌓아두게 되면 불안은 불안장애라는 질환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과 정신건강을 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안은 인생에서 겪는 스트레스, 위협, 갈등 상황에서 느끼는 일종의 비상경보기 발동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실제적인 위험이 없는데도 비상경보기가 잇달아 작동해 수시로 불안과 공포감이 밀려온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불안장애 증세가 있다면 근육이완법, 복식호흡, 자기최면, 명상,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다. 주변에 자신의 문제에 대해 마음을 터놓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오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세를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라며 “전문가와 만나 '자신이 갖고 있는 불안증이 어떠한 것이며,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설명을 듣고 이해하면 그 자체로 불안증이 상당히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따르면, 불안 장애 안에는 다양한 질병이 속해 있어 각 질병마다 치료법이 조금씩 다르다. 약물 치료에는 보통 항우울제(SSRI 등)를 사용한다. 필요하다면, 항불안제(벤조다이아제핀 등)를 단기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정신과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면 약물 의존성이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항우울제는 의존성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약물 치료 외에 다양한 정신 치료, 인지 행동 치료, 이완 기법, 바이오 피드백 치료 기법을 약물 치료와 병용하거나 단독 시행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치매노인 부양 스트레스, ‘간병살인’ 원인

지난 30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치매노인 간병살인' 피해자는 연령대에선 80대 이상, 성별에선 여성이 많았고, 주요 살인 원인은 보호자들의 오랜 간병 지침과 순간적인 분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간병살인 가해자는 아들이 약 50%로 가장 많았다. 간병살인 위험은 개인적 요인(치매 증상으로 인한 순간적 분노 등), 경제적 요인(오랜 간병에 따른 생활고 등), 사회적 요인(자식이나 가족에게 부담 우려 등)이 복합 작용하고 있었다. 이같은 간병살인의 어두운 실태는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아란 강사팀(노엽·이나윤)이 지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0년 동안의 국내 신문 기사를 중심으로 작성한 '치매노인 간병살인에 관한 연구'에서 드러났다. 전북대 연구팀은 간병살인이라는 용어가 언론에 처음 등장한 1995년 이후 지난해 7월까지 국내 일간지 총 58개(전국지 11개, 지역지 45개 포함)에 보도된 기사 129건 사례를 분석했다. 피해자들 연령대는 △60대 14.7% △70대 35.7% △80대 이상 42.6% △미상 7.0%로 집계돼 '70대 이상'이 전체의 80%에 육박했다. 연평균 약 4건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유난히 많이 발생한 해는 1997년 7건, 2005년 8건, 2011년 10건, 2013년 9건, 2017년 11건, 2019년 6건(4.7%), 2023년 7건 등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간병살인을 당한 여성 치매노인이 89명으로 69%를 차지했고, 남성 치매노인은 40명(31%)으로 여성 피해자의 절반 수준이었다. 가해자로는 아들이 64건(49.7%)으로 가장 많았고, △남편 29건(22.4%) △부인 18건(13.7%) △며느리 10건(7.6%) △딸 4건(3.2%) △손주 2건(1.6%)이었고, 사위와 사돈도 각각 1건(0.8%)이었다. 주요 가해자들의 연령을 살펴보면, 아들은 50대 25건(19.4%), 40대 20건(15.5%), 30대 4건(3.2%), 20대 3건(2.3%), 60대와 70대가 각각 1건(8.5%) 순이었다. 남편은 70대 14건(10.9%), 80대 12건(9.2%), 90대 2건(1.5%), 60대 1건(0.8%)이었다. 부인은 70대 7건(5.4%), 60대 6건(4.5%), 50대와 80대가 각각 2건(1.5%), 40대 1건(0.8%)이었다. 그밖에 딸은 50대 2건(1.5%), 30대와 40대가 각각 1건(0.8%)이었다. 치매살인을 유발한 개인적 요인으로는 △치매 증상 악화로 지침 △치매 증상으로 인한 순간적 분노 △가해자의 신체적 건강 악화 △평상시 치매노인과 갈등 △우울 및 간병 스트레스 △치매 증상으로 가족을 괴롭혀서 △고통 없이 편하게 보내주기 위해 △치매노인 당사자 요청 △간병 문제로 가족과의 갈등 등으로 다양했다. 이번 연구 내용은 '사회과학연구' 제36권 1호(2025)에 실렸다. 전북대 박아란 연구팀은 “치매노인 간병 가족의 정서·신체적 스트레스는 향후 간병살인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국가 차원의 공식적인 치매노인 간병살인 집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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