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질환자 증가에도 기증각막 턱없이 부족…인공각막이 대안
국내 각막기증 대기환자만 2만여명…난치성 각막질환자에 '새 빛'
식약처 품목허가 절차 돌입…중국·일본 등 해외 진출도 '청신호'
▲티이바이오스가 개발한 '씨클리어' 인공각막. 직경 약 5㎜의 투명한 중심부와 2㎜ 정도의 불투명한 부분으로 구성된다. 사진=티이바이오스
눈의 물리적 손상, 유전적 질환, 감염 등 다양한 요인으로 각막이 손상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이 때 거의 유일한 치료법은 기증각막 이식이다. 기증각막 이식이 실패하면 영구히 실명 상태로 살아야 한다. 평균 수명의 증가, 각막질환 증가 등의 이유로 각막이식 대기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기증각막은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인공각막 특허품이 전세계 각막이식의 새로운 빛이 되고 있다. 각막이식 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어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난치성 각막질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열릴 전망이다.
재생의학 전문기업 티이바이오스(대표 정도선)는 자사가 개발한 전층 이식용 인공각막 'C-Clear(씨클리어)'의 국내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품목허가 절차에 돌입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국내 최초의 인공각막 임상시험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실시됐으며, 차흥원 교수와 김재용 교수가 연구책임자를 맡아 주도했다.
전층각막이식이란 각막 전체를 교체하는 방식, 즉 혼탁한 각막의 전층을 잘라낸 후 기증각막이나 인공각막을 교체해 봉합하는 전통적인 수술을 말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00만명이 넘는 각막질환자들이 기증각막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장기이식 관리센터에 각막 기증을 기다리는 국내 대기 환자도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기증각막 이식이 불가능하거나, 반복 이식 실패로 더 이상 치료 기회를 얻지 못한 환자들이 상당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공각막은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번 임상 종료는 치료 공백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빛을 잃었거나 잃어가던 환자들에게 다시 세상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첫걸음이 국내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제도적 기반과 임상 선례 부족으로 인해 인공각막 치료 접근이 쉽지 않았다. 티이바이오스는 지난 10여 년간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가이드라인 수립 과정에도 참여해 제도적 기반 마련에 기여해 왔다. 이번 임상 완료는 기술적 성과를 넘어, 국내 의료 환경에서 치료 선택지를 확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C-Clear는 100% 합성고분자 기반의 전층 인공각막으로, 직경 약 5㎜의 투명한 중심부와 2㎜ 정도의 불투명한 스커트 부분으로 구성된다. 모양은 커다란 콘택트렌즈처럼 생겼다. 중심부로 빛을 통과시키고 스커트 부분이 환자의 각막에 생착하는 구조다.
▲2021년 12월, 발명특허대전 대통령상을 받은 정도선 대표(오른쪽)가 씨클리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티이바이오스
기존 해외 제품과 달리 기증 각막과의 결합 없이 단독 이식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기증 각막 수급 문제와 면역 거부 반응 위험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구조적 대안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C-Clear 지난 2021년 12월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한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단독 수상한 국가적 전략 품목이다.
이번 임상시험 완료는 국내를 넘어 치료 대안이 없는 해외 중증 각막질환자들에게도 적용 가능성을 열었다. 회사는 확보된 안전성 및 유효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 품목허가 절차를 추진하는 한편으로 중국, 일본, 아세안(ASEAN), 중동 등에서 현지 의료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치료 기회를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보다 빠르게 접근하겠다는 계획이다.
티이바이오스는 단순히 제품 공급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임상 수술 과정에서 축적될 방대한 실제 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환자 지속 관리 시스템'도 추진하고 있다. 치료 실패 사례까지 체계적으로 분석해 다음 환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수술 전 환자 상태 분석부터 수술 후 장기 추적 관리까지 아우르는 정밀 의료 체계를 구축해 치료 과정에서 낙오되는 환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며 시스템 개발에도 착수했다.
정도선 티이바이오스 대표는 “치료 방법이 없어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방안을 제공하는 것이 오랜 목표였다"면서 “이번 임상시험 종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국내를 넘어 전 세계 난치성 각막질환 환자들에게 보다 책임 있고 지속 가능한 치료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씨클리어는 수술적 대안이 없는 고위험군 각막질환자들에게 밝은 세상을 제공하는 유일한 희망"이라며 “국내 원천기술로 개발된 난치병 치료제로서 국가 생명과학기술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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