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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에너지+] 심부전 판막합병증 ‘최적 약물치료법’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기존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던 약제를 심부전에 의한 승모판 폐쇄부전 치료에 병용 적용한 결과, 심부전 증상과 승모판 폐쇄부전이 모두 현저히 호전됐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팀은 19일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을 1년간 처방해 치료한 결과, 당뇨병 유무에 상관없이 승모판 폐쇄부전으로 인한 혈액 역류량이 위약 대조군에 비해 33% 감소했을 뿐 아니라 심부전 증상까지 개선되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심장 분야 권위지인 '서큘레이션'에 실렸다. 강 교수팀에 따르면, 심장기능 이상으로 심부전이 발생 시, 기존에 공급하던 혈액량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된다. 그 결과 혈액이 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승모판 폐쇄부전이 발생해 혈액이 역류하게 된다. 심부전의 표준치료는 약물치료다. 이때 승모판 합병증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벌어진 승모판 사이를 클립처럼 집어 혈액 역류를 감소시키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증심부전 환자의 경우에는 시술 후에도 예후가 불량해 3명 중 2명이 5년 이내에 재입원하거나 사망한다고 알려져 더욱 효과적인 치료법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강 교수팀은 승모판 폐쇄부전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 114명을 무작위 배정한 뒤 표준 약물치료에 더해 당뇨병 치료제인 글리플로진 계열의 약물을 복용한 집단 58명과 표준 약물치료에 더해 위약을 복용한 집단 56명으로 나누어 1년 뒤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우선 승모판 혈액 역류량이 글리플로진 집단에서 가짜약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위약 집단에 비해 글리플로진 집단에서 승모판 폐쇄부전으로 인한 혈액 역류량이 약 33%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심부전 중증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NYHA(New York Heart Association) 단계가 개선된 비율을 분석한 결과, 글리플로진 집단의 44.8%에서 심부전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에 위약 집단은 14.3%에서만 심부전 증상이 호전됐다. 이밖에 좌심실 기능을 확인하는 스트레인 수치 개선 및 좌심방 확장 감소 효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 등의 중대 사건은 글리플로진 집단의 2%에서 발생해 위약 집단의 9%에 비해 드물게 나타났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톡톡! 3분 건강] 햇빛 적외선도 피부손상·노화 유발 ‘주의’

태양광선은 적외선 52%, 가시광선 34%, 자외선 5%로 이루어져 있다. 자외선은 피부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자외선 A는 피부 진피까지 침투하여 노화를 촉진하고 색소 침착을 유발한다. 자외선 B는 강력한 세포 파괴력이 있고 심하면 피부가 탄다. 최근의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외선에 의한 열도 피부 손상과 노화에 영향을 상당한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피부 온도가 증가하면 혈관이 확장되어 불필요한 혈관 생성이 유발되고, 이러한 현상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 붉고 균일하지 않은 피부 톤으로 바뀌게 된다. 피부과 전문의 임이석 원장은 “일반적으로는 햇볕에서 나오는 자외선이 피부에 색소침착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잘 알려져 있다"면서 “햇볕은 자외선뿐 아니라 적외선, 즉 열(heat)도 방출하는데, 이 또한 피부를 손상시켜 피부노화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연중 5∼6월에 가장 강해지는 자외선과 적외선을 적절하게 차단하려면 우선 자외선 차단제(선블록)를 생활화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 A와 B을 모두 차단하고, 햇빛이 강할 때는 등급의 지수가 높은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2시간 내외 간견으로 덧바른다. 외출 시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거나 양산을 쓰고, 헐렁하고 진한 색상의 옷 등을 활용해 자외선을 막고 열기(적외선)를 줄인다. 햇빛을 많이 받아 얼굴이 후끈거릴 때는 처음엔 미지근한 물, 이어 차가운 물로 세안을 해서 피부의 열을 식혀준다. 임 원장은 “이미 과도한 자외선 및 적외선 노출로 인해 피부 손상이 많이 진행됐다면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합성할 수 있도록 하는 전문적인 치료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서울시 치과의사회, 건치아동 선발대회 ‘부활’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강현구)는 오는 6월 9일 '구강보건의 날'을 맞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정 중단했던 '건치아동 선발대회'를 재개한다고 19일 밝혔다. 건치아동 선발대회는 올바른 구강관리로 건강한 치아를 보유한 어린이를 선발해 치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일상 속 구강건강 생활 실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건치아동은 서울시 학생주치의 사업을 통해 초등학교마다 학교대표를 선별하고, 서울시 25개구 치과의사회에서 각구마다 건치아동을 선발한다. 선출된 건치아동 중 이달 23일 연세대 치과대학병원에서 교차검진과 인터뷰를 거쳐 건치 아동 서울시 대표를 뽑는다. 전문 심사워원들이 치아 상태, 안면 골격 및 발육, 치주건강, 구강위생 지식 정도 등 다양한 평가를 진행한다. 서울시 대표로 선발된 금·은·동(각각 남녀 1명씩) 건치아동과 각구 대표에 대한 시상은 오는 6월 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구강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이뤄진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국민 구강보건 향상에 기여한 유공자 표창 등 각종 시상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기념식이 끝난 뒤 코엑스 1층 동편 로비에서 치과계 유관단체 및 기관의 부스행사와 무료구강검진 등 현장 이벤트를 개최한다. 강현구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구강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구강보건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만큼 국민에게 치과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전했다. 구강보건의 날 준비위원회 조정근 위원장(부회장)은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며 구강보건 상식과 푸짐한 상품까지 일거양득할 수 있는 알찬 이벤트를 다양하게 준비했다"면서 구강보건의 날에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가천대 길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문 열었다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은 15일 “심혈관질환 환자의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심장호흡재활센터를 심뇌혈관센터 8층에 개소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시행하던 호흡재활 치료는 물론, 심혈관 질환 환자들을 위한 전문적인 재활치료가 새롭게 시행되면서 환자들의 건강한 일상복귀를 돕는다. 심혈관질환은 수술과 시술로 급성기 치료를 잘 마치더라도 만성 혈관질환 상태를 여전히 가지고 퇴원하게 된다. 퇴원 이후에도 일상에서 만성의 혈관 질환을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재발 및 이로 인한 사망률 또한 높아진다. 심장재활치료는 심장병으로 인한 장애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환자를 건강한 생활로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치료다. 급성관상동맥질환(급성 심근경색, 불안정 협심증, 관상동맥중재술 및 스텐트 삽입 시술 환자)이나 심부전, 심장이식 수술 대기 환자, 관상동맥우회술, 판막 및 좌심실보조장치, 심장이식 등 심장 수술을 받은 환자 등 심장 치료와 병행해 운동능력 등에서의 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이 대상이다. 길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는 재활의학과 유명은 교수를 중심으로 물리치료사, 간호사가 한 팀이 돼 환자에게 맞춤형 처방을 시행한다. 환자의 심폐지구력 및 1RM(한 번에 최대 노력으로 중량의 저항에 대항해 발휘할 수 있는 근력)에 정확한 평가를 시행한다. 러닝머신, 고정식 자전거 등의 유산소운동, 유연성·근력운동 치료도 적용한다. 운동 중에는 카디악 텔레메트리(Cardiac Telemetry)를 이용해 환자의 심전도, 심박수, 산소 포화도 등을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확인해 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 사고를 예방한다. 재활의학과 유명은 교수는 “운동 횟수와 강도 등은 환자의 위험도 계층화 작업을 통해 결정하며, 최종적으로는 가정에서도 재활 프로그램을 이행하게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심장재활은 환자의 급성기 치료 등이 시행되고 심혈관 생명징후가 안정돼 흉통, 심근 효소치 등이 안정화 되는대로 가능한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입원 기간 중 모니터링 운동을 경험하고, 퇴원 후에도 10일 이내에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호흡재활 또한 다양한 기법과 기구를 이용해 환자의 운동능력치를 정확히 판단하고, 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일상에서 안정적인 호흡을 유지하는데 목표를 두고 시행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신경근육계질환, 척수 손상, 폐암으로 인한 폐엽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이 호흡재활 치료 대상이다. 최대호흡기압, 최대호기압, 폐활량, 최대주입용량, 최대기침유량 등 호흡기능평가, 산소포화도 및 이산화탄소 분압, 이 밖에 호흡곤란 지수 등을 평가하고 결과 따라 유산소, 근력, 유연성 운동 및 호흡재활 훈련을 시행한다. 유 교수는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은 만성질환이지만 급성기 형태로 환자들이 경험하는 사례가 많아 질환을 앓고 나면 심리적인 불안감으로 운동 등 일상복귀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막막하고 불안해하기보다 심장호흡재활센터 등 전문치료센터에서 정확한 평가를 통해 재활을 시작한다면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국내 재택의료 ‘질 관리·인증제’ 서둘러야”

국내 도입이 가속화하고 있는 재택의료의 질 관리와 인증 제도의 필요성이 대한재택의료학회(회장 이건세)가 지난 12일 서울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강조됐다. 이번 대한재택의료학회 심포지엄은 국내외 재택의료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초고령사회의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으로 대두된 재택의료의 질적 성장을 위한 도전과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임종한 회장(인하대 의대 교수)은 “방문의료를 해야 하는 이유는 질병의 발생원인과 환자가 제대로 치료되지 않는 이유를 세밀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낮은 수가로 많은 환자를 진료하는 현재 의료 시스템으로는 만성질환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인구 고령화와 건강보험 재정난에 대처하려면 일차의료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공급자나 질병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학제팀 접근이 가능한 기능적 일차의료 기관을 늘리고 지역사회에 기반한 일차의료기관이 환자의 전 생애주기를 통합적으로 돌볼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국적 홈헬스케어 기업인 미국 바야다홈헬스케어의 딘 L. 드리진 디렉터는 “미국의 주요 홈헬스케어(재택의료) 기관 다수가 자발적으로 민간 인증을 받고 있으며 이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환자 예후를 향상시키는 촉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드리진 디렉터는 “인증은 일관되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환자 안전을 증진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신뢰를 촉진하고 업체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재일교포로 일본 고베 신경내과 홈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신용문 이사장은 일본의 재택의료 질 관리 시스템을 소개했다. 신 이사장에 따르면, 일본은 후생노동성 주도하에 방문진료를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시설 기준과 가산 기준을 세분화해 2년에 한 번씩 보상 기준을 개정하고 있다. 엄격한 시설 기준과 수가 개선을 통해 재택의료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신 이사장은 “폼페병과 같은 희귀 유전질환 환자까지 재택의료로 돌보고 있다"며 “재택의료가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진료와 돌봄을 제공해 병원 의존도를 줄이고 환자가 최대한 집에서 머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범 서울신내의과 의원장(재택의료학회 대외협력이사)은 “진료 환경이 구조화된 병원과 달리 환자의 집을 찾아가 보면 필요한 진료를 가로막는 수많은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며 “수가 개선 외에도 주거환경, 보호자와의 갈등 조정 등 다양한 사례들에 관리하고 대응할 가이드라인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충형 서울봄연합의원장은 “질적인 재택의료가 가능하려면 환자 중심의 다학제팀 구성과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라며 “고도화된 사업 모델 확립 및 모니터링과 더불어 중증환자에 대한 사례 관리료 가산 등 합리적인 경제적 보상을 통해 질적 성장을 동시에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한성옥 요양급여실장은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어르신 돌봄의 경우 시설보다 재가가 훨씬 효과적"이라며 “재택의료 분야에 충분한 재정을 할당한다는 것이 정책방향"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이어 “초기연구 결과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는 사회적 측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서비스 질평가 지표 개발과 교육 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정성훈 급여과장은 “정부도 개별 시스템 모형보다 보다 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여러 영역의 연계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이건세 대한재택의료학회장은 “관련 시범사업의 주관 부처가 제각각이어서 통합적 진행이 어렵고 특히 장기요양보험이나 사회복지 부문과의 통합 조정이 쉽지 않다"며 “재택의료 인프라와 공급자 확대가 무척 중요하지만 공급자별로 편차가 크고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만큼 질적 측면 역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건우 재택의료학회 이사장은 폐회사에서 “재택의료가 시작하는 단계에서 질 관리 논의가 이르다 생각할 수 있지만 재택의료가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에 대한 표준을 우선적으로 정립해야 한다"며 “학회가 재택의료 표준을 제시하고 서비스 질을 높여 나가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맨발걷기, 무리하거나 당뇨환자엔 ‘역효과’

지난 11일 주말 오전 서울 지하철 수서역 6번 출구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대모산 둘레길 등산로는 초록으로 물드는 파릇한 나뭇잎들로 계절의 여왕 5월의 싱그러움이 넘쳐났다. 등산로 바닥에는 꿀 향기를 머금은 아카시 꽃잎이 하얗게 떨어져 바람에 휘날렸다. 여느 해와 달리 올해는 대모산 등산로에 남녀노소 삼삼오오 산행을 즐기는 시민들 가운데 '맨발의 등산객'들이 상당했다. 대략 8∼9㎞에 이르는 대모산 주등산로는 반반한 흙길이었고, 중간마다 등하산이 가능한 샛길도 흙길이어서 맨발로 걷기에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신록의 계절을 맞아 맨발걷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반적인 등산로뿐 아니라 황톳길을 새로 조성하고 신발장과 세족장 등을 제대로 갖춘 '맨발걷기 전용길'도 지방자치단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시를 포함해 전국 120개 이상 지자체들이 '맨발걷기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켰다. 맨발걷기 전문강좌와 축제도 곳곳에서 열린다. 이처럼 전국에 '맨발걷기 열풍'이 분 것은 걷기만으로도 다양한 운동과 건강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다. 맨발걷기는 신발을 신고 걸을 때 많이 자극받지 못했던 발 근육과 신경감각을 발달시키는 효과가 있다. 김호순 한의학 박사(대한약침학회 부회장)는 “맨발걷기는 발바닥에 모여있는 다양한 혈자리 자극에 의한 다양한 건강효과를 많이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모세혈관·근육을 자극해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준다"면서 “특히, 약간 울퉁불퉁한 지면을 맨발로 걷게 되면 자연스럽게 발가락부터 전신까지 힘이 들어가게 되어 등산의 효과가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 발바닥 혈자리 자극 효과…심장의 순환기능에 도움 맨발로 걸으면 발가락에 힘을 주게 되고, 발목과 종아리 근육을 더 많이 사용함으로써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을 주면서 심장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또한, 발이 땅에 닿으면 신발을 신고 걷는 것보다 정신적으로도 휴식과 안정감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순 박사의 설명처럼 맨발 걷기는 우선 발의 혈자리를 자극하는 행위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몸의 각 장기와 연결된 경혈점이 발바닥에 모여 있어 적당히 자극하면 장기 주변의 혈류량이 증가하고 부족한 장기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김정현 교수(침구과)에 따르면, 발바닥에서 가장 움푹 들어간 용천혈을 자극하면 두통·불안·초조함을, 발뒤꿈치의 움푹 팬 곤륜혈을 자극하면 허리통증이 완화되는 등 발의 주요 혈자리를 자극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매우 다양하다. 걷기는 뼈와 근육, 신경·뇌, 귀 안의 평형감각이 서로 원활하게 협력할 때 이뤄지기 때문에 단순지압으로 활성화되지 않는 몸의 다른 기능들을 깨울 수 있다. 더욱이 맨발 걷기는 발의 지압효과와 걷기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어 집이나 목욕탕 같은 곳에서 단순히 지압판을 밟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일이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오히려 모자람에 미치지 못한다)이다. 맨발걷기 또한 마찬가지다. 따라서, 초보자들은 지자체가 조성한 황톳길 같이 안전한 곳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발을 씻은 후 마사지하면서 피로를 풀어준다. ◇ 다양한 건강효과 부풀려져…'만병통치' 인식은 안돼 맨발 걷기 효능의 과장된 측면과 부작용을 걱정하는 지적도 많다. 발의 코어근육 발달과 혈액순환 개선, 족저근막염 예방, 신진대사 활성화, 그리고 면역능력 개선에서 치매 예방 및 항암 효과까지 의학적인 치료 효능을 지나치게 부각해 맨발걷기를 마치 '만병통치'로 여기에 만드는 시도들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맨발은 작은 돌이나 유리조각, 나무의 가시 같은 것에 부상을 쉽게 입을 수 있다. 땅바닥이 불규칙하거나 돌이 많은 곳에서 남이 하는 것을 따라 하다가는 큰 낭패를 겪을 수 있고, 자칫 등산객이 붐비는 곳에서는 등산스틱에 발을 찍히거나 묵중한 신발에 밟힐 수도 있어 초보자들에게는 금물이다. 상계백병원 족부족관절센터 배서영 교수(정형외과)는 “인간은 수 천년 동안 두 발로 서서 걷도록 진화하면서 발이라는 구조가 매우 취약해졌다"면서 “과도한 맨발걷기가 족부 및 족관절 부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배 교수에 따르면, 네 발로 걷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발가락 부분만 대고 걷고 있고 그 중앙부에는 소위 '발바닥 젤리'라고 부르는 두툼한 패드가 있다. 하지만, 사람은 두 발로 균형을 잡기 위해 좀 더 넓은 면적이 필요했고 발꿈치를 땅에 대고 걷게 되면서 발가락 부위보다 더 뒤쪽인 발꿈치에 패드가 두꺼워지도록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배 교수는 “사람의 뒤꿈치 패드는 여전히 불완전하고 발가락 관절의 패드 역시 그리 두툼하지 못하다"면서 “신발은 좀 더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한 구조물인 발을 위한 중요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 당뇨환자 맨발걷기 위험, 상처나 감염 이어지면 큰일 발의 코어근육이라고 하는 '내재근'은 발바닥에 위치하는 게 아니라 뼈 사이에 주로 위치해 발가락의 움직임과 아취를 정교하게 제어하는데, 이 근육은 운동화를 신고 걷는다고 운동이 덜 되지는 않는다. 발바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발가락으로 지면을 움켜쥐는 근육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데, 이 근육이 작동을 잘 하기 위해서는 '중족지간관절'이라고 하는 발가락과 발바닥을 연결하는 관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배 교수는 “발바닥과 발등에서 중족지간관절을 적절하게 잡아주는 제어 기능이 필요한데 이것이 신발의 역할"이라며 “맨발걷기는 중족지간관절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족저근막염의 경우, 맨발로 걸으면 발의 중족지간관절의 과도한 움직임과 발꿈치에 직접 도달하는 충격 및 아킬레스건의 과도한 움직임으로 오히려 위험성이 증가한다. 배 교수는 “가장 위험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면역력이 떨어져 있고 외부 자극에 의한 통각 기능이 떨어져 있는 당뇨환자들의 맨발걷기다. 당뇨환자가 맨발로 걷는 운동을 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당뇨병 환자들은 발의 미세한 상처나 이물과 접촉에도 쉽게 감염되고 염증이 심화할 수 있다. 흙이나 낙엽에는 일반적인 항생제로 치료가 어려운 다양한 세균들이 존재해 당뇨병 환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매우 위험하다고 배 교수는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미세먼지·황사에 취약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초록으로 변하는 세상이 눈이 시리도록 싱그럽지만 눈에는 시련의 계절이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두면 눈에 띄게 쌓일 정도로 심하게 날리는 꽃가루 때문이다. 눈의 점막은 외부에 노출돼 있어 대기 중의 특정항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접촉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질환이 바로 '알레르기성 결막염'인데, 대부분 특정 계절에만 존재하는 수목류 꽃가루 항원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 소견을 보이는 것이다. 다만, 집먼지 진드기나 동물의 털 등과 같이 계절에 상관없이 존재하는 항원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통년성 알레르기 결막염 환자는 일년 내내 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해지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증상은 눈의 가려움, 따가움, 시림, 충혈, 눈물흘림, 분비물 분비, 결막부종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눈이 가려워 비비거나 분비물을 닦아내다가 이차적으로 각막에 상처가 생기기도 하며, 염증이 눈물층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안구건조증이 악화한다. 항원이 눈물에 섞여 비루관을 통해 목 뒤로 넘어가게 되면 코 점막에서도 염증반응이 생기면서 비염이나 인후자극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대부분 계절성 또는 통년성 알레르기 결막염에 해당해 비교적 증상이 가볍고 별다른 합병증을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소아에서 봄철에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상을 비교적 심하고 만성적으로 보인다면 안과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이 아닌 봄철 각결막염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각결막염은 검은자위(각막)에 염증이나 궤양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고, 특히 소아에서 주로 생기기 때문에 후유증으로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안과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아토피가 있는 소아나 성인에서 만성적인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있는 경우에도 각막의 지속적인 염증과 신생혈관을 동반해 시력이 저하될 수 있어 정기적인 안과 진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근본 치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대기 중 항원을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의 경우, 특정 계절에 외출을 줄이거나 보안경을 착용해 볼 수 있다. 인공누액(인공눈물)을 자주 점안해 안구 표면에 남아있는 항원과 알레르기 반응으로 생긴 염증 물질을 씻어내고 알레르기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만세포를 안정시키는 알레르기 결막염 안약이나 단기간 스테로이드 안약을 처방받아 점안하면 도움이 된다. 눈이 붓고 가려울 때는 눈 주위로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고, 가렵다고 눈을 심하게 비비게 되면 염증반응이 심해져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되도록 눈을 비비지 않아야 한다. 콘택트렌즈 착용도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꽃가루가 기승을 부릴 때에는 잠시 착용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인터넷게임 중독자에 ‘전자약 치료’ 청신호

전자약(藥)의 일종인 경두개 직류자극을 인터넷 게임중독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에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교신저자)와 영상의학과 안국진 교수(공동저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조은 교수(제1저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행위중독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 4월호와 온라인에 경두개 직류자극을 이용한 인터넷게임 중독자 치료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9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 2018년부터 서울성모병원 중독클리닉을 통해 인터넷게임 중독증상이 있는 20대 남성 22명을 대상으로 경두개 직류자극으로 치료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경두개 직류자극은 피부 표면(두피)에 부착된 플러스(+), 마이너스(―) 전극을 통해 미세한 직류를 흘려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해 기능을 조절하는 일종의 신경조절술이다. 먼저 자극 부위 근처의 신경세포 활동을 조절하지만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신경세포 특성을 활용해 뇌 내부의 신경회로까지 영향을 주는 원리로 치료를 진행한다. 이번 연구팀 참가자들은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을 통해 전기적 자극이 전달될 수 있도록 정해진 방법과 일정에 따라 하루 30분, 2주 동안 집에서 자가치료를 실시했다.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가짜기기 대조방식으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에서 치료군은 대조군과 비교해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났다. 치료 전후 촬영한 기능적 MRI로 확인한 영상에 따르면, 경두개 직류자극 치료군은 전대상피질과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사이의 연결성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를 통해 자기조절능력을 증가시키고 중독 대상에 대한 반응을 억제하는 긍정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중독 장애는 단순히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습관의 문제라기보다는 전두엽 기능이 저하되는 일종의 뇌 질환이다. 즐거운 행위에 대한 동기 부여를 조절하는 보상 체계의 변화로 갈망은 증가하나, 판단이나 계획, 자기 통제 등 인지기능 조절 능력은 감소하여 '중독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중독 장애를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사회적 인식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기술 발달과 다양한 게임의 개발 등에 따라 인터넷 게임 중독 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정신의학회는 2013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부터 게임 장애를 중독성 장애로 분류하는 등 학계는 과도한 게임 이용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최근 세계 공중보건 이슈 중 하나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게임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승인된 약물은 아직 없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약물 치료 이외의 새로운 치료도구로서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는 게임 중독 대상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두개직류자극은 비침습적일 뿐 아니라, 스마트폰 대비 약 100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전류량(최대 2㎃)과 전자파(약 0.001W/㎏) 노출을 고려하였을 때 인체 위해성과 부작용 우려도 크지 않다. 또한 기기 크기가 작고 작동 방법도 복잡하지 않아, 처방 이후에는 집에서 자가 치료가 가능하므로 치료 편의성도 높다. 김대진 교수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뿐 아니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치료 용도로 승인받은 전자약이 증가함에 따라 일반대중의 관심도 높아지고 처방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정신의학 분야에서도 중독·우울증·불안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서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후속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조은 교수는 “200개 이상의 선행연구를 종합해보더라도 전극 부착 부위의 따가움이나 열감 등 일시적 불편감 외에는 심각한 부작용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자가 적용이 가능해 약물치료만으로는 효과가 적은 여타 중독 환자들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향후 다양한 중독 치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합성니코틴 액상담배’ 출시 예고…규제 필요성 제기

글로벌 담배기업 브리티시아메리칸 토바코(BAT)그룹이 한국 시장에서 합성니코틴이 포함된 액상형 전자담배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8일 한국법인 BAT로스만스에 따르면, BAT는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출시 일정이나 제품 특징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BAT그룹이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의 국내 출시 준비하는 배경에는 전세계에서 해당 제품에 대한 규제가 없는 곳이 한국으로 유일하기 때문이다. 현행 국내 담배사업법으로는 합성 니코틴으로 만든 액상형 전자담배가 규제를 받지 않는다. 담뱃잎을 사용한 천연니코틴 제품만 담배로 법적 지위를 인정받는 까닭이다. 따라서, 화학적으로 합성해 만든 합성니코틴 담배는 담배소비세 등 각종 제세부담금을 내지 않는다. 합성니코틴 담배와 천연니코틴 구분 없이 동일한 정책을 적용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 회원국과는 대조를 이룬다. 또한,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로 인정받지 않은 탓에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담배유해성 관리법)'에도 제외돼 경고문구·그림 의무부착, 니코틴·타르 성분 공개의무 등에서 자유롭다. 국내 청소년에게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무분별하게 노출되더라도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는 우려와 함께 반발이 예상된다. 국내 제도상 문제점이 제기되자 BAT로스만스는 8일 입장문을 내고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해 일반담배와 동일한 규정이 적용돼야 하는데 공감하며 합당한 규제의 도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합성니코틴에 대한 담배 규제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건강 관련한 한국의 각종 담배 규제정책도 자발적으로 준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향후 합성니코틴 담배의 국내 출시가 이뤄지더라도 청소년에게 유통되지 않도록 “청소년을 현혹하는 디자인 요소를 지양하겠다"거나 “강력한 성인인증 제도를 준수하는 판매처와 함께 청소년을 보호하는 책임 있는 판매 활동을 펼쳐가겠다"며 우려 여론을 불식시키는 활동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BAT로스만스의 입장이 신제품 출시와 상관없이 규제 도입에 원론적 찬성을 표명한 것인지, 출시에 앞서 국내 당국이 관련 법 개정을 서둘러 진행한 뒤 출시하겠다는 입장인 지 불분명하다. 또한, BAT로스만스가 “자사 합성니코틴 제품은 세금과 부담금에 대한 절약분 발생 시 소비자 혜택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해 법규 도입 여부와 무관하게 출시될 경우 제품가격 인하 등으로 국내 여론에 적극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전문의 칼럼] 치명적인 심부전, 원인 질환부터 관리해야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 심부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심부전 환자 수는 15만 8917명으로 2017년 12만 3928명보다 약 30% 가까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인구에서 심부전은 입원과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심부전은 진단 후 1년 내 생존율이 84%, 5년 생존율은 66%에 불과하다. 심부전은 단일질환이 아니며 심장장애에 따른 전신에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장의 왼쪽은 체순환, 오른쪽은 폐순환을 담당한다. 왼쪽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전신 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겨, 여러 장기에 기능 저하가 발생한다. 주로 피로감·폐부종으로 발생하는 숨참 등의 증상이 있다. 오른쪽 심장 이상은 정맥의 혈액이 적게 흘러 결국 전신부종을 유발한다. 더욱이 하지부종 증상이 두드러진다. 아울러, 심부전이 생기면 심장 기능 이상으로 맥박이 빨라지는데 이는 심장을 더욱 지치게 하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 심장은 우리 몸의 장기들 중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심장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심부전은 높은 중증도를 보인다. 심장의 문제는 신체 내 모든 장기에 장·단기적으로 기능 저하를 불러일으켜 질환 정도와 기간에 따라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중증 심부전은 사망률이 높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다양한 원인 질환 관리를 통해 예방하고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심장은 회복이 거의 어려운 장기로 한번 심부전이 발생하면 원상태로 돌리는 건 어렵지만,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환자들의 증상 개선과 수명 연장에 많은 성과를 보이고도 있다. 심부전은 △유전적 △선천적 △환경적 △후천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이 가운데 유전적, 선천적 요인은 진단과 스크리닝으로 조기 발견과 치료로 대응할 수 있다. 환경적, 후천적 요인으로는 당뇨·고혈압·이상지질혈증·비만 등 만성대사성 질환이나 음주·연·운동부족 등 나쁜 생활습관이 있다. 이 같은 요인은 장기적으로 심부전으로 이행하는 위험인자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평소에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서 환경적, 후천적 요인을 조절해 심부전을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선할 수 있는 인자는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바꿀 수 없는 인자는 평소 잘 관리하는 것이 심부전을 예방, 지연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심부전의 주요 원인인 좌심실 박출률 저하에 따른 심부전은 현재 약물로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치료받아야 한다. 통상 심부전은 좌심실 박출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정의된다. 과거부터 많은 연구와 노력을 통해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치료방법은 어느 정도 수립돼 있다. 문제는 최근 좌심실 박출률이 저하되지 않아도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됐다는 점이다. 아직 이런 상황의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다만, 좌심실 박출률 저하 치료 약물이 효과를 보여, 초기 임상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중증 심부전의 대표적 합병증으로는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인 부정맥이 있다. 모든 부정맥이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위험한 부정맥이 존재한다. 원인은 다양하며 심장 내 전기적 신호의 전달 경로나 주위 심장 부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다양한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부정맥 환자들은 맥박수가 너무 느리거나 빠르게 뛰기 때문에 일반인과 다르게 자신의 심장 박동을 느끼고 가슴 두근거림 같은 증상을 보인다. 우선 부정맥이 의심된다면 최대한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일부 치명적인 부정맥은 소형 제세동기를 몸에 삽입해 정상맥으로 돌릴 수 있다. 따라서 치명적인 부정맥이 있는 심부전 환자라면, 제세동기를 통해 갑작스러운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 제세동기 삽입은 매우 전문적인 시술과 상황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에 치료 계획 시 반드시 주치의와 면밀한 상담 후에 진행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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