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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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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선회를 통한 식중독의 원인 ‘칠성쿠도아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9.16 18:02
채종일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사단법인 메디피스 이사장

▲채종일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사단법인 메디피스 이사장

광어, 연어, 고등어 등 해산어류에 기생하는 '쿠도아충'에 대한 의학적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쿠도아충은 원충(원생동물)의 한 그룹으로 최소한 26종이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이 중 문제가 되고 있는 종은 2010년 한국산 광어에서 처음 발견된 칠성쿠도아충이다. 칠성은 이 원충의 포자에 7개의 극낭이 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칠성쿠도아충은 한국산 광어와 일본산 광어에서 발견되는데 최근 생선회를 통한 식중독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광어 등 해산어류를 회로 먹은지 2~20시간 정도 지나면 설사, 복통,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난 후 24시간 정도면 대부분 저절로 가라앉으며 큰 문제로 악화하지는 않는다. 충체가 오랜 시간 사람 몸에 기생하지 않고 자연 치유되며, 사람 간의 2차 감염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구토와 탈수가 심하다면 수분 보충을 위해 진료나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발표된 논문 보고를 보면 매우 놀랍다. 2016년부터 2024년까지 9년 동안 질병관리청에 보고된 광어에 의한 식중독 발생빈도는 모두 415회나 되며 이 중 237회(57.1%)에서 쿠도아충 충체가 분변 또는 토사물로부터 검출되었다고 한다. 발생빈도는 경기도가 123회로 가장 많았으며, 경상북도 65회, 서울 54회, 경상남도 35회, 대구 25회, 부산 25회, 충청북도 24회, 충청남도 17회, 제주 16회 등으로 이들 9개 지역에서 식중독 발생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일곱 개의 극낭(polar capsules)을 가진 칠성쿠도아충(Kudoa septempunctata) 포자(spore)의 모습(400배 확대). 사진=채종일 명예 교수

▲일곱 개의 극낭(polar capsules)을 가진 칠성쿠도아충(Kudoa septempunctata) 포자(spore)의 모습(400배 확대). 사진=채종일 명예 교수

광어회를 함께 먹은 사람(일행)은 1회당 2~12명이었고,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그중 1~7명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는 8~10월이 가장 높았고, 5~7월이 다음이었으며, 11~4월이 가장 낮았다. 이 결과를 보면 칠성쿠도아충이 생선회를 통한 식중독의 새로운 원인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하지만 맛있는 광어회를 꼭 피해야 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의해야 할 사항만 잘 지킨다면 광어회를 즐기면서 칠성쿠도아충 감염으로부터 피해 갈 방법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매우 중요한 것은 광어회의 양이다. 광어 근육 1g당 백만 개가 넘는 포자가 들어있는 등 감염 강도가 매우 높아야 쉽게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고, 감염된 광어라도 대부분 근육 1g당 포자 수가 몇십~몇백 개 정도에 불과하다.




한 번에 광어 여러 마리를 회로 먹거나 매우 많은 양을 먹지만 않으면 감염의 위험성이 그리 높지는 않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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