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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치아, 건강한 구강’ 위해 함께 달렸다

대한구강보건협회(회장 박용덕)가 주최·주관한 제1회 튼튼이 마라톤대회가 28일 오전 파란 하늘과 하얀 조팝나무 꽃들이 어우러진 서울 뚝섬 수변공원 일대에서 약 5000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서울시·대한결핵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함께 주최한 이번 마라톤대회는 '꼼꼼한 양치질로 어린 시절부터 치아를 튼튼하게 유지해야 함'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사전 행사와 개막식에 이어 오전 9시부터 하프코스, 10㎞, 5㎞로 나뉘어 출발이 진행됐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는 가족걷기 코스(3㎞)도 마련됐다. 이날 개막식은 대한결핵협회 신민석 회장·최종현 사무총장,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최경숙 부회장, 필립스코리아 퍼스널 헬스 사업부 이선영 대표, ㈜신흥 김상헌 본부장, 메가젠임플란트 황형준 이사, 한국존슨앤드존슨판매 유한회사 김준호 마케팅 상무, 박영국 FDI 세계치과연맹 재무이사(전 경희대 총장) 등 주요 외빈과 협회 임원 30여 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구강보건협회는 1968년 창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국민의 구강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다. 튼튼이 마라톤대회를 지속적인 국민 구강·치아 건강캠페인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박용덕 회장(예방 사회치과학 박사)은 개회사에서 “구강 보건과 튼튼한 치아는 전신 건강의 중요한 요소"라며 “대회를 직접 준비해준 협회 임원진과 후원에 참여해 준 업계 등 모든 분들의 협력에 힘입어 대성황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한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지정치과 의료기관에서 구강검진·구강보건교육·예방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초등학생 치과주치의제도'의 입법 취지를 널리 알리고, 적극 실천해 달라는 의미에서 이번 튼튼이 마라톤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간 질환 특효 ‘웅담 러시아산’ 한의원에 인기

웅담(곰 쓸개)은 한의약에서 간의 섬유화를 막거나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 간세포암의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등 간 질환의 특효약으로 쓰인다. 지난해 말 '야생생물법'이 개정되며 국내 사육 곰 산업의 종식이 공식화했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에서 사육되는 곰에서 웅담을 채취해 한의계에서 사용하는 줄 오해하는 국민들이 많다. 24일 한의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육되는 곰의 웅담은 한의원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하지 않고 있다. 생명윤리 이슈가 불거지면서 한의원에서 거의 사라졌다. 대신에 지난해부터 러시아 웅담이 의약품용 한약재로 수입되면서 국내 사용량이 늘고 있다. 웅담 수입업체 으뜸생약의 곽한식 이사는 “러시아 웅담은 웅담을 채취하기 위해 곰을 사냥한 것이 아니라 개체수 조절을 위해 러시아에서 합법으로 매년 1만 마리 이상 사냥한 곰에서 버려지던 것을 채취해 수입한 것"이라며 “현재 국내 한의계가 사용하는 의약품용 웅담에는 생명윤리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생명윤리 이슈에서 벗어난 러시아 웅담인 만큼 우리 한의계에서 환영받고 있다. 웅담은 예로부터 자양강장에 탁월한 효과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대표적인 고가 한약재로 꼽힌다. 동국대 한의과대학 박용기 교수는 “웅담은 간 기능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 복용 후 느끼는 피로회복 효과 역시 간기능 개선에 의한 것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9월 웅담의 첫 수입물량이 한 달 만에 품절이 될 정도로 관심을 모으며 6개월간 약 6만 캡슐이 처방됐다. 올해도 약 3만명분(30만 캡슐) 이상 처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웅담을 아무나 복용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큰나무한의원 원외탕전실 최윤용 대표한의사(원장)는 “웅담은 한의학적으로 열을 식히는 효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평소 몸이 차거나 웅담을 복용할 만한 증상이 있지 않은 사람들은 함부로 복용하면 안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최 한의사는 “만성적인 간 질환이나 간에 의한 만성피로 증상 등이 있을 경우 반드시 한의사의 진단을 받은 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안마의자 잘못 사용하면 ‘독 된다’…노약자·영유아 ‘주의’

[사례1] 1세 남아가 집안에 있던 안마의자 다리길이 조절부에 가슴과 배 부위가 끼여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나 안타깝게도 사망했다. 또다른 2세 남아는 거실의 안마의자에 오른쪽 무릎이 끼어 골절되면서 병원 치료를 받았다. 5세 여아의 경우 안마의자에서 떨어져 오른쪽 팔을 바닥에 부딪혀 모양 변형 및 통증으로 응급 진료를 받았다. [사례2] 84세 노인 여성은 안마의자에서 강한 자극을 받은 뒤 등뼈가 골절돼 전문의 치료를 받았다. 84세 노인 남성 또한 안마의자에서 내려오던 중 바닥으로 떨어지며 다리 골절상을 입어 오랜 기간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위 사례들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다양한 안마의자 사고 사례 중 일부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안마의자가 피로 회복와 근골계 건강관리에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크게 인기를 끌면서 부모님 효도선물, 새집 이사 필수 건강가전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이같은 안마의자 보급 확대에 비례해 제품 사용 시 신체에 위협적 경험이나 상해를 겪은 소비자 민원도 크게 늘고 있다. 사고 사례에서 보듯 골절 등 신체에 상해가 발생한 경우가 적지 않고, 심지어는 끼임 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까지 등장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일반가정뿐 아니라 경로당·공부방·기업·극장·찜질방·당구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되고, 안마의자를 이용한 전용 마사지업소(안마카페)까지 생기면서 안마의자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과 기술적 안전관리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에 걸쳐 접수된 안마의자 관련 위해(危害) 정보는 총 1629건이다. CISS는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전국 58개 병원, 18개 소방서 등 79개 위해정보제출기관과 '1372소비자상담센터' 등을 통해 위해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연도별로는 △2020년 396건 △2021년 536건 △2022년 362건 △2023년 335건으로 연평균 407건에 이른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2017∼2020년 4년간 총 631건, 연평균 157건과 비교하면 전체 기준 약 2.6배, 평균도 약 2.6배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끼임·눌림·추락 등 많아…통증·강한 압박 참다가 '낭패' 특히, 영유아와 어린이들은 안마의자의 사고 위험에서 가장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 안마의자의 다리길이 조절부(이하 조절부)가 전동모터에 의해 작동하고, 제품 작동 중 사용자의 조작 여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벌어졌다 수축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 영유아의 머리·몸통이 끼일 수 있는 너비로 벌어지는 제품에서 영유아·어린이의 신체 끼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제품에서 안마를 받기 전에 체형을 측정하거나 특정 안마모드를 작동 시킬 때 조절부가 벌어졌다 수축되는데, 그 과정에서 영유아의 신체가 끼일 수 있고 이때 끼임을 감지하지 못하고 조절부가 그대로 수축될 경우 인체에 큰 압박을 가하게 된다. 끼임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호자가 제품 전원을 끄거나 전원 플러그를 뽑으면 끼인 상태 그대로 제품이 멈추거나, 원위치로 돌아가며 더욱 수축하게 돼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소비자원은 경고했다. 소비자원이 2017∼2020년 신체 상해가 발생한 178건을 분석한 결과, 연령별로는 0∼6세 영유아가 가장 많이 다쳤고(46건, 26%), 원인은 주로 △눌림·끼임(24건, 52%) △미끄러짐·추락(19건, 41%)으로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0∼6세 영유아의 신체눌림·끼임 사고(24건)의 위해부위는 △발·다리 16건(67%) △가슴·배 3건(13%) △손·팔 3건(13%)순이었다. 30∼50대는 주로 강한 자극으로 인한 위해 사례를 신고했고, 60대 이상에서는 미끄러짐·추락의 비율이 45%로 높았다. 성인의 경우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고, 특히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진 고령자에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마의자 사용 중 부작용이나 상해가 발생한 72건을 분석한 결과, 주요 부작용·상해로 △통증 29% △근육·뼈 및 인대 손상 26% △골절 13%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골절의 경우 57%가 60대 이상에서 발생했다. 소비자원은 안마의자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 사용설명서의 주의사항을 숙지할 것은 기본이며, △보호자는 영유아·어린이가 안마의자를 사용하지 않도록 적절히 감독할 것 △끼임 사고가 발생한 경우 제품의 전원을 끄거나 전원 플러그를 뽑지 말고 조절부가 벌어지도록 조작할 것 △안마의자 작동을 멈출 때에는 주변에 영유아·어린이, 반려동물 등이 있지 않은지 반드시 확인할 것 △안마의자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반드시 전원 플러그를 뽑을 것 같은 수칙을 지켜달라고 소비자원은 강조했다. ◇척추수술 환자·골다공증 환자 골절 등 우려 “전문의와 상의" 안마의자는 전신을 마사지해 주기 때문에 혈액순환에 효과가 있고 목과 허리를 포함한 관절의 통증을 호전시켜 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피로도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허리 통증이나 디스크·협착증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골절 치료중이거나 골다공증 등 뼈 질환이 있는 경우, 특히 목·허리 수술을 받았던 환자들에서는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이근호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허리의 심한 디스크, 협착층을 진단 받은 환자나 골다공증 또는 감염성 척추염, 척추의 전이성 암 진단 환자들의 경우 안마의자를 사용할 때 척추전문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안마의자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다룬 논문도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골다공증으로 진단받거나 척추의 전이성 암, 또는 감염성 척추염을 진단받은 환자와 같이 '뼈의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환자들'에서 안마의자를 사용하다 척추의 골절이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척추 디스크나 협착증의 경우, 척추 전방전위증과 같은 불안정성을 동반한 경우 무리한 물리적인 압박이 통증을 심화시킬 수 있고 근력약화 등의 신경학적인 이상을 일으킬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척추 수술을 받았던 환자 중 불안정성이나 고정 실패 등을 보이는 경우에서는 물리적인 압박이 통증을 심화시키거나 재수술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안마의자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근호 원장은 “안마의자는 기계의 힘으로 강한 압박을 하기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강도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높은 강도의 마사지 압박으로 인한 통증을 참을 경우 도리어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심한 경우 골절이나 요통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근육통·오십견 착각 어깨근육 손상, 대부분 ‘퇴행성 파열’

40대 중반의 직장인 A씨(42)는 젊을 때 기분을 살려 오랜만에 아이들과 배드민턴을 신나게 쳤다. 그러나, 30분도 안돼 팔에 힘이 빠지고 통증이 계속 느껴져 중단했다. 이튿날이 되자 팔을 들어올리기가 힘들고 어깨와 팔 위쪽에 힘이 없으며 통증이 계속됐다. 결국 정형외과를 찾았다. 전문의가 어깨를 돌려보고 X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해보니 어깨 근육인 회전근개의 부분적인 파열이 발견됐다. 마치 고무줄이 굳어지면 결이 갈라지듯이 회전근개에 퇴행성 변화가 시작된 가운데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갑자기 어깨에 강한 부하가 걸려서 파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어깨 관절은 위팔뼈(상완골), 어깨뼈(견갑골), 빗장뼈(쇄골)가 만나 관절을 이루고, 상하좌우 4개의 근육(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과 힘줄로 회전근개를 형성한다. 4개의 근육이 하나의 기관처럼 움직여 어깨부위에서 팔을 안이나 밖으로 돌리는 회전기능을 한다.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가장 넓은 운동 범위를 갖는 어깨근육이 부상과 퇴행성 변화 등으로 찢어지거나 염증이 생기고, 이 때문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회전근개파열'이다. 증세가 심하면 간신히 들어 올린 팔이 '툭' 떨어지는 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회전근개파열이 일어나는 원인은 다양한데 △외상으로 인한 급성 손상 △만성적인 퇴행성 변화 △어깨와 팔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상의 이유 △질병을 비롯한 복합적 요인 △ 반복적인 가사노동 등으로 크게 나뉜다. 교통사고, 추락사고, 스포츠손상 등으로 인한 급성손상 비율보다는 만성퇴행성 변화에 따른 파열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 증상만으로 회전근개파열을 특정하는 것은 어렵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정규학 교수는 “목(경추)의 추간판탈출증, 경추 척수증, 근막통증증후군 등 이런 문제로 어깨 통증이 회전근개파열과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비슷한 경우도 많다"면서 증상뿐 아니라 진찰과 이학적 검사(시진·타진·촉진·청진 등), 영상 검사 등을 통해 회전근개파열을 최종적으로 진단하게 된다. ◇젊은층은 남성, 50대 이후엔 여성에서 어깨근육 손상 잦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회전근개파열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지난 2022년 기준 97만 5969명에 이르며, 20∼40대 연령층의 경우 남성 환자 비율이 높고, 5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여성 환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전근개파열은 특정한 동작을 취할 때 통증이 나타나는데, 팔이 잘 올라가지 않거나 올라간 팔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지고, 밤에 통증이 심하고 아픈 쪽으로 돌아누웠을 때 더욱 아프다. 파열 초기에는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줄어드는 특성 때문에 과격한 운동을 즐기는 젊은 층의 경우 근육통으로 오인해 질환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또 중년 이후 어깨에 통증이 생기면 오십견으로 생각하고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호전될 거라 여기며 파스나 찜질 등 자가치료를 하거나 질환을 방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을 방치하다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파열 범위가 넓어지고, 치료 과정도 길고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회전근개파열은 초기 치료가 중요한 데 동결견(관절낭유착, 일명 오십견)과 비슷한 양상의 어깨 통증으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여우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는 “회전근개가 파열된 상태를 오랫동안 방치하면 관절막이 단단하게 굳거나 파열 부위가 넓어져 회전근개 봉합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면서 “어깨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고,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면 가능한 빨리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스테로이드 주사 반복하면 힘줄 약화…재파열 위험 높아져 회전근개가 완전히 끊어진 상태가 아니라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완전히 끊어진 경우라면 봉합 수술이 불가피하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회전근개봉합술'이 일반적인 수술법으로 정착했다. 치료 시기가 늦을수록 손상 부위가 넓어져 치료 과정이 길고 복잡해진다. 끊어진 힘줄이 말려 올라가 지방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봉합이 불가능하고 어깨의 운동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다. 파열된 힘줄은 복원이 가능하지만 없어진 힘줄은 복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통증이 심하다고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반복할 경우 힘줄이 야금야금 약해져서 말기 어깨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근육 파열이 어느 정도 진행 중이고 파열 크기가 커지면 수술해서 봉합해도 다시 끊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정규학 교수는 “제대로 봉합하지 못할 수준까지 가게 되면 인공관절 수술이나 상부관절낭 이식술 같은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어느 정도 이상의 파열이 진행됐다면 더 이상의 파열을 막고 통증을 줄이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고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운동 전후의 스트레칭과 평소 어깨근육 강화 운동이 예방책 수술 후에는 어깨의 통증, 기능, 재파열 등 세 가지를 잘 챙겨야 한다. 수술 후 6주 전후까지는 보조기를 차고, 그 이후 스트레칭과 운동으로 관절강직을 막아준다. 만성적으로 생긴 회전근개파열은 정상적인 근육이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잘 꿰매놓아도 다시 찢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그 전까지의 생활방식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직업을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조심하고, 업무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매일 규칙적으로 관절운동을 하면 회전근개파열로 인한 어깨 강직과 관련된 증상의 호전에 도움을 준다. 팔꿈치를 잡고 올리는 거상운동, 팔을 옆구리에 붙이고 바깥쪽으로 돌리는 외회전운동, 손을 뒤에 놓고 올리는 내회전운동, 팔을 몸 쪽으로 당겨주는 내전운동 등이 좋다. 중년 이후 나이가 들면 회전근개가 노화 요인에 의해 약해지므로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어깨가 주로 이용되는 운동을 삼가거나 조심해야 한다. 여우진 원장은 “회전근개의 급성 파열을 예방하려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후에 전후좌우로 천천히 부드럽게 뻐근한 통증이 느껴질 때까지 어깨 스트레칭하고, 평소 회전근개 및 어깨 주위 근육의 근력 강화 운동을 꾸준하게 해줄 것"을 주문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입술·성기 부위 물집 성병 의심…‘먹는 약’ 더 효과적

입술이나 성기 주변에 작은 포진(물집)이 이미 여러 개 올라왔을 때 약물 치료의 효과가 없거나 떨어지므로 사전증상 단계에서 먹는 항바이러스약 치료를 받는게 중요하다고 질병관리청이 최근 밝혔다. 14일 질병청에 따르면, 바르는 항바이러스 제제는 포진 억제는 가능하지만 치료 효과를 거의 발휘하지 못한다. 단순포진은 반복적으로 피부에 물집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헤르페스(herpes)라고도 불리며,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HSV, herpes simplex virus)에 의해 발생한다. 수두 바이러스에 의한 대상포진과는 다른 것이다. 단순포진은 동일한 부위에 작은 물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주로 입술 부위에 생긴다. 간혹 성기에 물집이 생길 수도 있다. 증상은 단계별로 나타난다. 물집이 생기기 전에 가렵고, 따갑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이 생긴다. 다음에는 피부가 붉어지며 물집이 옹기종기 생기고, 이 물집들은 터져서 헐게 된다. 이후 딱지가 생기며, 보통 7~10일 정도면 딱지가 떨어진다. 단순포진 물집은 과로, 정신적 스트레스, 급만성 피로, 과음, 생리, 강한 햇빛 노출, 미용시술 등의 다양한 요인을 심하게 받으면 새로 생기거나 재발할 수 있다. 대개 입술 단순포진은 HSV 1형에 의해 감염되고, 성기 단순포진은 HSV 2형에 의해 감염된다. 물집이 생겨 있을 때는 물론이고 물집이 없어진 후 2∼3일 동안에도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단순포진 치료제로 흔하게 사용하는 항바이러스 복용약은 아시클로버, 발라시클로버, 팜시클로버 성분의 약이 흔히 쓰인다. 아시클로버는 장에서 흡수가 잘 되지 않아, 하루에 5번 정도 복용해야 한다. 발라시클로버 또는 팜시클로버는 하루 1∼3번 복용하면 된다. 피부에 물집이 생기기 전에 전구증상이 나타났을 때, 항바이러스 약을 약 2일간 복용하면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물집이 생기더라도 상처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관리를 잘 하면 1~2 주 안에 물집이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질병청은 “물집이 생긴 후에는 바르는 항바이러스 연고는 거의 효과가 없고 먹는 약 또한 효과가 미진하다"면서 “잠복돼 있는 바이러스를 완전히 죽이기 못하기 때문에 단순포진의 재발을 막는 것은 아직까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꽃피는 봄이 오면 어김없이 “에취~”…알레르기 비염 ‘고통’

비염은 코 점막에 생기는 염증 반응이다. 흔히 꽃가루·집먼지진드기 등 특정 원인에 염증 매개반응으로 일어나는 것이 알레르기 비염이다. 기온이 상승하고 바람이 많이 불면서 소나무·참나무·자작나무·오리나무·삼나무 등의 수술(식물 생식 기관의 하나)에서 내뿜는 꽃가루가 본격적으로 퍼지면서 알레르기 비염(일명 꽃가루 비염)이 늘고 있다. 봄철에 기승을 부리는 풍매화(風媒花, 바람에 꽃가루가 운반돼 수분이 이루어지는 꽃)의 꽃가루는 작고 가벼워서 바람에 날려 쉽게 널리 퍼지기 때문에 산이나 들에서 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거주지에서도 사람의 호흡기에 진입하여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알레르기비염의 주요 원인은 흡입항원이다. 연중 지속적으로(통년성) 나타나는 알레르기비염은 집먼지진드기, 바퀴와 같은 해충, 개나 고양이 털 같은 실내 항원(알레르기 유발 인자·생체 내 면역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물질)이 주요 원인이고, 계절성 알레르기비염은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꽃가루와 같은 실외 항원이 주요 원인이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수목꽃가루의 관찰 시작일이 3월 1일이고 종료일이 6월 13일이었으나, 2019년에는 2월 15일과 7월 8일로 크게 길어졌다. 꽃가루 감작률(생물체에 어떤 항원이 들어가 그 항원에 대하여 민감한 상태가 되는 비율) 또한 1998년에서 2019년 사이에 참나무가 4.7%에서 9.8%로, 자작나무가 4.2%에서 8.7%로, 소나무가 3.2%에서 8.7%로 증가했다. 알레르기 비염의 4대 증상은 △코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움이다. 외부 항원이 코에 들어오면 점막에 염증 반응이 과민하게 나타나면서 몇 초 내에 가려움증이 발생해 우선 발작적인 재채기를 하게 된다. 이어 맑은 콧물이 흘러나오다 코막힘이 생긴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법으로는 크게 △환경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수술요법 4가지가 있다. 우선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해서 본인이 어떤 물질에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물질이 파악되면 원인물질에 노출이 되지 않도록 피하는 행동요법을 수행해야 한다. 이것을 환경요법 또는 회피요법이라고 한다. 꽃가루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오전시간 활동주의, 마스크 착용, 눈과 코를 잘 씻기, 밤에 창문을 닫기, 공기청정기 사용하기, 반려동물 목욕시키기, 외출 후 귀가 시 옷을 잘 터는 등의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민진영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과 만성 비염은 흔히 축농증으로 알고 있는 부비동염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최근에는 코 안 점막의 염증성 질환을 통칭하는 비부비동염(비염+부비동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비염을 적절히 치료를 하지 않으면 중이염, 수면장애, 천식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특히 소아는 만성적인 코막힘과 구강호흡으로 치아 부정교합 등의 발병위험이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봄철 나른하면 콩팥병? 당뇨·고혈압이 천적

신장(콩팥)은 하복부의 등쪽에 척추를 사이에 두고 2개가 있다. 노폐물을 배설하고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면 피로감, 집중력 저하, 식욕 감소, 수면 장애, 한밤중의 근육 경력(쥐), 발과 발목의 부기, 사지 감각이상, 빈혈, (주로 아침에)눈 부위의 푸석푸석함, 피부 건조와 가려움증, 잦은 소변과 야간뇨 등 다양한 증세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을 콩팥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다른 만성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춘곤증이 심한 화창한 날씨에는 더욱 그렇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말기에 이르기까지 특별히 콩팥병(신장병)을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이다. 대한신장학회와 전문의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하지 않으면 콩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단백뇨 나오면 '사구체 신염' 가능성…정밀 진료 받아야 콩팥병이 장기간에 걸쳐 야금야금 진행되면 만성콩팥병이 된다. 콩팥 손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콩팥의 기능 또는 구조적인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이대서울병원 신장내과 강덕희 교수는 “만성콩팥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당뇨와 고혈압"이라며 “철저히 혈당과 혈압조절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요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서 콩팥에 합병증유무를 확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환자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콩팥 기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혈액검사상 콩팥기능이 감소되었거나 소변검사에서 단백뇨와 같은 이상소견이 있으면 빨리 신장내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만성콩팥병으로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다. 강 교수에 따르면, 만성콩팥병은 조기 진단과 더불어 본인의 콩팥 상태에 대한 인지가 중요하다. 조기 진단은 소변·혈액 검사로 비교적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지만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사 자체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 건강진단에 크레아티닌이나 단백뇨 검사 항목이 포함돼 있어 여기에서 이상이 나오면 병원 진료를 권유하게 된다. 상당수가 귀찮다거나 증세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아예 검사를 받지 않아 뒤늦게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되곤 한다. 각각의 콩팥 기능에 대한 개별화된 치료(식이요법, 생활습관·약물을 포함한 포괄적인 치료)를 꾸준하게 받아야 한다. ◇과일·채소 섭취에도 주의를…고칼륨혈증 위험성 높아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내는 콩팥의 단위를 사구체라고 한다. 어릴 때 사구체는 콩팥 1개당 약 100만개이며,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 사구체가 정상이면 혈액을 거를 때 분자 크기가 큰 단백질이 빠져나가지 않으나, 사구체가 염증 등으로 손상되면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하루 소변으로 단백질이 150㎎ 이상 배출되면 단백뇨로 진단한다. 단백뇨가 있으면 '사구체 신염'으로 추정한다. 사구체 신염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학교 집단 소변검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국제신장학회 이사를 지낸 김성권 서울K내과 원장(서울대 명예교수·신장내과 전문의)은 “콩팥 정밀검사는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로 이뤄져 비교적 간단하다"면서 “그런데도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많은 소아청소년들이 정밀검사를 받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말기신부전은 만성콩팥병의 마지막 단계인 5기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콩팥은 기능의 90% 이상을 소실하여 요독이 몸에 쌓이게 되어 여러 가지 증세가 나타나고(이를 요독증이라고 한다) 이를 제거할 치료가 필요하다. '콩팥의 역할을 대신해 준다'는 의미로 '신대체요법'이라 불리는데, 대표적으로 투석과 이식이 이에 해당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과일이나 채소, 음료를 잘못 섭취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신장이 손상되어 그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칼륨이나 수분을 많이 섭취할 경우에는 혈중 칼륨 농도가 높아지는 고칼륨혈증이나 몸에 수분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부종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한 수분섭취도 만성콩팥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칼륨은 우리 몸에서 근육 및 신경의 기능을 조절하고, 나트륨과 함께 혈압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콩팥 기능이 정상이라면 많은 양의 칼륨을 섭취하더라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 적정 농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만성 신장질환자는 칼륨 배출 능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체내에 칼륨이 쌓이게 되어 고칼륨혈증에 노출되기 쉽다. 이로 인해 근육 쇠약, 설사, 피로,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심장 근육에 이상이 생겨 심정지나 부정맥 등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행복하여라! 가난한 자들을 위한 의술

서울 영등포의 화려한 쇼핑몰 거리 옆의 쪽방촌 입구, 그곳에는 가난한 환자들에게 모든 것이 무료인 병원 요셉의원이 있다. 요셉의원은 특히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2003년부터 월급을 자동이체해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이 만들어지는 데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쪽방촌의 성자'로 불리는 선우경식 원장(1945~2008)이다. 그는 미국 대형병원의 전문의, 한국의 의대 교수 자리를 모두 버리고 평생을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봉사했다. 의사 면허를 받은 이후부터 의사라는 직업의 소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그 소명을 실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가장 어려운 곳에서 아픈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 우리의 성자, 선우 원장의 의술과 인술, 삶과 영성, 내면세계를 담아낸 (위즈덤하우스)가 발간됐다. 이 책은 전기 문학으로 유명한 이충렬 작가가 수천 페이지에 이르는 각종 자료를 검토하고, 많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해 써낸 의사 선우경식의 공식전기이자 유일한 전기다. 요셉나눔재단법인 요셉의원에서는 그의 선종 16주기를 맞아, 이달 16일 서울 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추모 미사와 함께 출판 기념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선우 원장이 평생을 일한 요셉의원은 노숙자, 행려자처럼 가난하면서도 의료보험 제도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무료진료 병원이다. 그는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후 병원에서 일하며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돌려보내야 하는 냉혹한 현실을 직접 접하게 된다. 이에 실망하고 가난한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 거부가 없던 미국으로 건너가 전문의로 일하기도 했지만, 돈 잘 버는 미국 의사로 사는 삶을 거부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귀국 후 성프란치스코의원과 신림동 사랑의 집에서의 의료 봉사를 통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게 된다. '가난한 환자들을 친구처럼 사랑하면서 그들의 이웃이 되는 의사'의 길을 찾은 것이다. 이를 위해 가난한 지역 주민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조합을 만들어 병원을 설립하기로 한다. 병원 설립에는 막대한 재원이 들었고, 선우경식은 김수환 추기경을 만나 도움을 청한다. 김 추기경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기관이 되도록 도왔고, 모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많은 어려움 끝에 설립된 요셉의원은 신림동을 거쳐 지금의 영등포로 이전하면서 가난한 환자들을 위한 무료병원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무료병원이었기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운영할 수 있나? 세 달 이상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을 듣기도 했으나 선우 원장은 이런 어려움을 굳은 의지와 신앙으로 극복하고 모범적인 무료병원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무료병원이기에 노숙자나 행려자,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많았다. 치료가 잘 되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다시 술에 취해 병원으로 올 때면 회의가 들고 힘들고 괴로웠다. 그때마다 '의사에게 의술보다 더 중요하고 필요한 덕목은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 환자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며 자신을 추슬렀다. 오히려 더 힘든 건 병원에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후원회를 조직하고 자선음악회를 여는 등의 방안을 통해 어려움을 돌파해 나간다. 평생 무료진료를 해온 선우 원장은 급성 뇌경색과 위암으로 고통받으면서 마지막까지 환자들을 위해 노력하다 지난 2008년 63세의 나이로 선종하였다. 이러한 그의 공로를 인정해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요섭의원을 2016년 제28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해 상금으로 3억원을 수여했다. 이 책은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의사'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의 일생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책의 인세는 전액 요셉나눔재단법인 요셉의원에 기부된다.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는 “선우 원장님은 생전에 '나는 원하는 대로 봉사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풍요롭게 살았다'고 말씀하시곤 했다"면서 “그리고 그 말씀 그대로, 세상 사람들에겐 어리석게 보였을지 몰라도 가장 행복한 삶을 사신 분"이라고 추천사에서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보툴리눔 톡신 주사로 사각턱 완화”

사각턱이라 불리는 '양성교근비대증'을 줄여 얼굴을 갸름하게 하는 데 많은 시도가 있어 왔다. 수술적인 절제, 지방 흡입은 전통적인 방법이고, 최근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해 사각턱을 완화하는 방법이 적용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권정택)은 7일 “피부과 김범준·석준 교수가 국내 제약회사에서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나보타)를 사각턱에 적용한 연구 결과(3상 임상) 논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건국대병원 피부과 이양원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1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보툴리눔 톡신 주사와 일반 식염수 위약 주사를 각각 주입한 뒤 효능 및 안전성, 만족도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한 환자에서 3개월까지 약 20% 정도 교근(씹는 근육)의 두께가 줄어들어 사각턱 감소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후 6개월까지 서서히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추가 보툴리눔 주사 이후에도 사각턱 감소에서 효과가 나타났으며 특별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김범준 교수는 “이번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사각턱 치료에 있어 보툴리눔 톡신의 효능와 부작용 여부 등을 확인함으써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하는 데 기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미국 피부외과학회지(Dermatologic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봄철 ‘수두 유행’ 우려…환자 접촉땐 ‘100% 감염’

3월 신학기 이후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수두(水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법정감염병인 수도는 머리에 물이 차는 수두증(水頭症, 뇌수종·물뇌증)과는 다른 질환으로 피부에 병변이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수두를 올해 봄철에 주의해야 할 대표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지난 2019년 무려 8만 2868명이 발생하는 대유행을 겪었고, 이후 환자가 줄다가 올해 다시 크게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청 '전수감시 감염병 발생 현황'에 따르면, 수두 환자는 2022년 1만 8547명, 지난해 2만 6922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지난 3월 23일 기준 수두 누적 환자 총 5513명으로 집계됐다. 보통 3월 신학기를 기점으로 환자 수가 상승세를 보인 뒤 4∼5월 사이, 늦게는 6월까지 본격 유행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질병청과 지방자치단체는 수두에 경각심을 높이는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손씻기, 기침예절, 환자 격리, 적극적인 진료 등을 당부하고 있다. ◇ 기침·재채기 공기로, 물집 접촉으로 전염…환자 격리치료 중요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수두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수두의 원인균은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원인균과 같다. 수두에 걸리면 가렵고 물집이 잡히는 피부 발진이 발생한다. 다른 사람에게도 쉽게 전파된다. 수두 환자와 같은 집에 살면 면역이 없는 이상 거의 무조건 감염된다는 것이 전문의의 견해다. 수두는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된다. 또한 수두 환자와 직접 접촉, 수두 물집에서 나오는 진물 등을 통해 원인균이 체내로 들어옴으로써 전염이 일어난다. 수두는 전염성이 강해 수두 환자와 접촉하면 거의 100% 감염된다.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수두에 걸릴 수 있지만 5~9세 어린 연령층에 잘 발생한다. 지난해 수두 환자를 5세 단위로 살펴보면, 5∼9세 구간의 환자가 가장 많았고, 10∼14세, 0∼4세 환자도 상당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중·고교, 군대 등 집단생활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큰 특성 때문이다. 수두에 걸리면 보통 2∼3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미열·두통·근육통이 발생한다. 이어서 붉은 피부 발진이 생기는데, 피부가 작은 점 크기로 오돌토돌 솟아나는 것부터 시작한다. 성인과 소아에 다소 차이가 있는데, 소아에서 더 빠르게 발진과 수포가 발생한다. 물집은 시간이 경과하면 딱지(가피)가 생긴다. 가피는 중심부에서 형성되며, 5~20일 정도가 되면 떨어진다. 피부 발진은 몸통, 두피, 안면 부위, 팔다리에 무리를 지어 나타난다. 모든 단계의 피부 발진이 동시에 발견되는 것이 특징이다. 수두 증세가 심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이 있지 않다면, 병원에 굳이 입원할 필요는 없다. 병원에서도 해열제·진통제 투여 등 증세 치료와 흉터 방지 등 치료가 중심이 된다. 피부 발진이 발생한 지 24시간 이내에 먹는 아씨클로버(항바이러스 제제)를 사용하면 빠른 치유 효과가 있다. 피부 병변에 가피가 형성되고 건조되기 전까지는 전염성이 있으므로 병원 입원 시 환자를 격리해야 한다. 격리 병실이 없어서 일반 1인실에 입원을 하더라도 격리병실 입원으로 건강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해열제로는 '라이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아스피린 대신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한다. 라이증후군이란 인플루엔자나 수두 등 바이러스 질환에 걸린 소아에게서 발생하는데, 아스피린 등 살리실산제제의 복용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학계는 추측하고 있다. 급성 뇌증과 함께 간의 지방병변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심한 구토와 함께 경련, 혼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두는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금기사항이 없는 생후 12~15개월의 모든 소아에서 시행한다. 수두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소아로서 정기접종 시기(생후 12~15개월)에 접종을 받지 못한 소아는 만 13세 미만일 경우 1회 접종, 만 13세 이상은 4∼8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이전에 수두를 앓은 경우에는 이미 면역력이 있으므로 수두 환자와 접촉하더라도 다시 감염되지는 않지만 면역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에는 여러 차례 앓을 수도 있다. ◇ 수두 감염자 50세 이후 면역력 저하로 '대상포진' 이어질수 있어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따르면, 수두에 감염되면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신경절을 따라 통증과 가려움을 동반하는 수포로 발현한다. 다름아닌 대상포진이다. 50세 이상이 대상포진의 취약 연령이다. 대상포진을 앓았다는 것은 과거에 수두를 앓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수두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 대상포진 환자들은 오한 및 발열, 속이 메스껍거나 권태감이 생기는 등 마치 감기에 걸린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쑤시고 아픈 증상, 열이 나고 무거운 느낌 등 다양하다. 이러한 증상과 함께 수일 후에 수포발진이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본격적인 수포발진 전 나타나는 증상은 초기 감기 증상과 구분하기 어려워 방치하거나 감기약을 복용하는 등 적절한 초기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수포가 올라오기 전까지는 대상포진을 확진하기 어렵고, 통증은 수포발진이 나타나기 평균 4~5일 전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환자가 대상포진을 환절기 감기로 여기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증세가 악화되어 결국 입원치료를 받는 경우도 상당하다. 치료 후 띠 형태의 수포성 발진으로 인한 흉터뿐 아니라 심각한 통증과 감각이상 등 후유증을 동반한다. 늦게 치료할수록 통증 후유증의 강도가 심해 평생 통증치료를 받는 경우까지 생긴다. 최근에는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는 성인 백신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주로 50세 이후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고령자나 면역이 약한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환자의 10~18%가 겪게 된다. 이 합병증은 수면방해, 우울증, 만성피로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대상포진 환자의 10~25%는 안구에 대상포진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구 대상포진 환자의 50% 이상은 만성 재발성 안질환 및 시력저하, 시각상실 등을 겪게 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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