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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협회, 불법의료광고·사무장치과 근절 나섰다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 회장 박태근)는 26일 “불법의료광고ㆍ무면허 치과 등 의료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의료법 위반 치과 신고센터'(이하 신고센터)를 설립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의료법위반 치과신고센터는 오는 4월 1일부터 협회 홈페이지(www.kda.or.kr)에서 운영된다. 신고 대상은 불법의료광고, 사무장치과, 1인1개소법 위반, 과도한 위임진료, 과잉진료, 환자유인알선 등 의료법을 지나치게 위반한 치과로, 치과의사 회원은 물론 국민 누구나 신고할 수 있다. 치협은 신고 내용을 크게 불법의료광고와 그 외 사무장치과 등으로 구분하고, 신고된 내용을 내부 검토를 거쳐 관계기관에 이첩(민원신고)하거나 직접 고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포상제도도 마련했다. 불법의료광고의 경우, 신고자가 직접 국민신문고, 보건소 등 관계기관에 신고하고, 처분 결과(경고, 광고삭제, 형사처벌 등)가 나오면 신고내역을 기반으로 포상신청 규정에 의거해 포상한다. 또한, 불법의료광고 외 사무장치과 등의 신고유형은 '근거' 및 '증빙자료'와 함께 신고하기를 통해 제보하면 별도 포상신청 없이도 포상 수준을 검토한 뒤 포상한다. 개원질서 확립 및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 윤정태 위원장은 “현재 전국에 걸쳐 의료법 위반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특히 불법의료광고와 관련한 민원이 제일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치과계 의료법 위반 실태를 전했다. 윤 위원장은 “신고센터를 통해 불법의료광고 등 의료법 위반 치과에 대해 신고를 받아 관계기관에 이첩하거나 직접 고발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치과의사 회원과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특위 박찬경 간사(치협 법제이사)도 “이번 의료법 위반 치과 신고센터 운영을 통해 우리 스스로 위법 행위를 근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신라젠, 신약개발 1300억 투자…기술수출 ‘시동’

신라젠이 신약 연구개발(R&D)에 1300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투자액은 국내상위 10위 제약바이오기업의 1년치 연구개발비에 해당하는 규모로, 신라젠은 신약개발 투자 확대를 계기로 신약 기술수출을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신라젠은 “지난 22일 공시를 통해 1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보통주 3450만주 신규 발행을 통해 이뤄지며, 1300억원 중 약 1138억원은 운영자금, 156억원은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신라젠은 운영자금의 대부분을 신약 연구개발에 사용할 방침이다.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역시 자회사인 신라젠바이오에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 관계자는 “자본조달 목적은 대부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라며 “현재 진행중인 파이프라인 개발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척되고 있어 이를 확대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고 증자계획 배경을 설명했다. 운영자금 1138억원만 보면, 국내 R&D 투자액 상위 10위인 동아에스티의 연간 수준과 맞먹는 수치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R&D 투자액을 보면, 1위 셀트리온 3427억원을 필두로 △2위 삼성바이오로직스 3253억원 △3위 대웅제약 2066억원 △4위 한미약품 2050억원 순으로 투자했고, 10위 동아에스티도 1084억원으로 상위 10개사 모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신라젠의 최근 3년간 연구개발비용(2021년 75억원, 2022년 94억원, 지난해 101억원)과 비교해도 대대적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신라젠의 신약개발 투자 확대는 현재 진행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이 순항하고 있는데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라젠은 오는 4월 5~1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2024)'에서 현재 보유 중인 3개 파이프라인의 최신 연구결과를 포함한 총 4건 모두 채택돼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 항암바이러스 '펙사벡'과 관련해서는 위암의 신생혈관형성 억제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펙사벡은 암세포에 침투해 파괴하는 '종양 용해 바이러스'를 활용한 항암제로, 직접 암세포를 파괴(용해)할 뿐 아니라 암세포를 성장시키는 혈관 생성을 억제해 종양을 사멸시키는 작용기전도 갖고 있어 다양한 암종에 활용될 수 있으나 개발이 까다롭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신라젠은 면역항암제 'BAL0891'과 항암바이러스 'SJ-600' 시리즈 등 총 3개 파이프라인으로 확대해 펙사벡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이번 AACR 2024에서 신라젠은 BAL0891이 기존 유방암과 위암 외에 비뇨기암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동시에, SJ-600 시리즈의 유방암 및 대장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라젠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신약개발 투자를 확대해도 현재까지 금융 차입금이 없기 때문에 자본조달능력 및 재무상황은 국내 바이오기업 중 최상급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까지 최종 제품에 의한 매출은 없는 만큼, 현재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의 개발속도를 높여 기술수출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펙사벡 임상 1b·2a상의 성공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파트너사 미국 리제네론과 비즈니스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자본조달이 완료되면 중장기적으로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고 리제네론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상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신생아 난청, 생후 9개월전 조기수술 ‘언어발달’ 도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은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한 선천성 난청 환아의 적절한 수술 시기에 대한 지침을 25일 발표했다. 난청은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구분된다. 청력 손실은 소리의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 데시벨(dB)로 표시하며 그 수치에 따라 정상부터 경도, 중도, 중고도, 고도, 심도까지 구분한다. 선천성 난청은 1000명에 1명꼴 빈도로 고도 이상의 난청을 가지고 태어나는 질환이며, 50% 이상은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다. 1세 미만에서 90dB 이상의 양측 심도 난청이 있거나 1세 이상에서 양측 70dB 이상의 고도 난청이라면 보청기를 사용하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인공와우 이식수술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소아 인공와우 수술 급여는 양측 심도 이상의 난청을 겪는 생후 12개월 미만의 환아로서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청기를 착용했음에도 청능 발달의 진전이 없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그러나 12개월이라는 모호한 기준과 생후부터 즉각적인 청각 자극을 토대로 대뇌 및 언어 발달이 시작되는 다른 정상소아와 비교해 청각 재활이 너무 늦다는 문제점이 여러 차례 지적받아 왔다. 최병윤 교수 연구팀(교신저자 최병윤 교수, 1저자 인제대 의대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이승재 교수)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3세 이하의 선천성 난청 환아 98명을 대상으로 청각 및 유전 검사를 통해 선천성 난청의 원인과 발생빈도를 분석하고,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한 경우와 더 늦게 시행한 경우의 수술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생후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조기 수술군'이 언어발달수치 중 수용언어 발달이 유의하게 향상되었으며, 오직 이 '조기수술군'에서만 수용언어가 2세 이전에 정상청력을 가진 아이들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함께 주목할만한 점으로 흔히 어린 나이에 수술을 고려할 경우 수술합병증 등으로 수술을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생후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환아에서 수술 자체의 안전성에도 문제 없음이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선천성 난청 환아들이 청각 재활과 두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를 놓치게 되면, 언어발달 저하와 함께 영구적인 두뇌발달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로 9개월 미만 영아에게도 인공와우 수술을 조기에 적극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이점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최병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난 2020년 생후 9개월 미만부터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한 미국식품의약국(FDA)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조기 인공와우 수술의 언어 발달상의 이점과 수술의 안전성을 함께 보고하여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12개월 미만에서 급여를 인정하고 있는 국내 인공와우 보험급여 대상자 기준에도 추후 여러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국제 이비인후과 저널(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그린푸드조합 “4월부터 ‘그린푸드’ 인증 본격화”

“미국에 건강식품을 인증하는 '클린라벨(Clean Label)'이 있다면 한국엔 '그린푸드(Green Food)'가 있습니다." 그린푸드 인증제는 △저염 △저당 △저칼로리 △고단백 △첨가물최소 등 여러 분야의 식품군을 법령에 근거해 심사위원회의 심사로 인증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그린푸드 인증제 운영을 위해 가이아·청우라이프사이언스·푸드코아 조이푸드 등 식품제조업 54개사가 참여해 출범한 한국그린푸드사업협동조합(그린푸드조합)이 오는 4월부터 '그린푸드 마크' 인증사업을 적극 전개한다. 24일 그린푸드조합에 따르면, 최근 국내 12개 식품사의 22개 품목에 첫 '그린푸드' 인증서를 발급했다. 현재 2차 그린푸드 인증 심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 인증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린푸드 인증은 △저염식품 △저당식품 △저칼로리식품 △고단백식품 △첨가물 최소식품 등 5개 분야와 종합 분야(그린식품) 1개 등 6개 분야에 걸쳐 관련 학과 교수와 식품기술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객관적이고 엄정한 심사를 통해 부여받게 된다. 소금·설탕·단백질 등의 함량 기준은 △식품위생법 중 건강위해 가능 영양성분관리(제70조의 7~10) △식약처 발표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기준 △현행 식품등의 표시기준 내 영양소 강조표시 규정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 및 어린이 기호식품 등 영양표시 및 인증 관련 법령들을 근거로 한다. 김동환 이사장(가이아 대표)은 24일 “우리나라는 나트륨·당·탄수화물 등 3가지 영양성분 과다 섭취만으로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을 연간 약 40조원 지출하고 있다"면서 “그린푸드 식품 판매의 촉진으로 소비자의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을 통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크게 절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푸드사업협동조합은 먼저 건강한 음식이 최우선으로 필요한 유치원·학교 등 급식소에서 납품할 수 있도록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후 공공기관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나트륨 줄이기 실천 음식점', '삼삼급식소' 등의 사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은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그린푸드로 인증하면 메디푸드가 일상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질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K-푸드로 세계 식품시장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바이오CDMO ‘캐파 전쟁’...삼바 ‘초격차 1위’ 위협받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서 캐파(생산용량) 기준 세계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의 '초격차 캐파' 전략에 맞서 주요 해외 경쟁사들이 인수합병(M&A) 몸집불리기로 맞대응하고 있어 CDMO시장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24일 한국바이오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매출 기준 세계 1위 CDMO 기업인 스위스 론자는 지난 20일 글로벌 제약사 로슈 소유의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로슈와 체결했다. 이 공장은 33만ℓ 규모의 세포배양기(바이오리액터)를 보유한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장 중 하나로, 론자는 향후 5억6000만달러(약 75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위탁생산 및 임상단계 제조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론자는 지난해 약 9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돼 CDMO 기업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는 미국 카탈런트 5조8000억원, 3위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3조8000억원, 4위 삼성바이오로직스 3조7000억원 순이다. 그러나, 생산용량 기준으로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론자를 제치고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제1바이오캠퍼스(1~4공장)에 총 60만4000ℓ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해 지난 2022년 론자를 제치고 생산용량 기준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오는 2025년 5공장이 준공되면 총 78만4000ℓ, 2032년 5~8공장이 들어서는 제2바이오캠퍼스가 완공되면 총 132만4000ℓ가 돼 2위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는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망이다. 하지만, 론자가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몸집불리기에 나서는 만큼 글로벌 CDMO 판도는 더욱 유동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밖에 세계 6위권인 일본 후지필름다이오신스는 올해 초 덴마크에 유럽 최대 바이오 CDMO 공장을 완공해 총 40만리터를 보유하게 됐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호재로 보이는 M&A도 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급성장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지난달 세계 2위 업체 카탈런트를 인수했다. 이는 노보노디스크가 CDMO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생산부족을 겪고 있는 자사의 비만약과 당뇨약 생산 확대를 위해 카탈런트 생산시설을 인수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존 CDMO 업체들은 카탈런트의 CDMO 시장 이탈과 이에 따른 추가적 수주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게 일부 업계의 분석이다. 또한, 이달 초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미국 안보에 우려가 될 수 있는 국가의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생물보안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상·하원 전체회의를 최종 통과하면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진출이 제한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론자가 이번 로슈 공장을 인수한 이유도 카탈런트 및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이탈에 따른 시장 공백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향후 대응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소아의료체계 붕괴 탈출구는 없나] 보건복지부 소아청소년 의료과가 필요한 이유

소아의료체계 붕괴 및 위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 전무, 소아 환자 응급실 뺑뺑이, 소아의료기관 오픈런과 마감런, 소아 필수의약품 품절사태, 소아 감염병 큰 폭 증가…. 이들 단어들은 소아의료와 관련돼 지난해 언론에 연일 보도된 핫이슈의 키워드들이다. 최근 의대정원 이슈와 관련해 정부가 소아의료 핫이슈를 이용하기까지 했고, 언론 보도 뒤 소아의료 대책을 연일 발표했지만 '소아청소년과 의료체계 붕괴'를 멈출 수 없는 형국이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의 지원율을 높이지도 못했다. 소아의료기관 오픈런과 마감런을 해결하지도, 소아 필수약 품절사태도 해결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독감 등 소아 감염병의 창궐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도 못했다. 소아의료와 관련돼 어느 문제 하나도 속 시원하게 풀 지 못했다. 그렇다면 올해는 좀 나아질까? 불행히도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 될 게 뻔하다. 그 까닭은 소아의료 정책의 부재 때문이다. 지난해 지속적으로 정부가 발표한 소아의료 대책이 무수한데도 올해도 이 난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렇게 감히 진단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아닌 소아의료 정책을 전문적으로 펼치는 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소아의료의 발전과 성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법적, 제도의 부재로 연결돼 있다. 즉, 모든 정책이 성인의료 전문가의 손에 의해 수립되고, 모든 법적, 제도적 장치가 성인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탓이다. 소아청소년 의료는 분명 성인의료와는 다르기에 분리돼야 한다. 그럼에도 성인의 잣대로, 성인의료의 틀 안에서 소아의료를 생각하고 있어 현재의 사달이 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아청소년 중심의 정책을 개발하고 실천하는 소아청소년 중심의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또다시 강조한다. 무엇보다 정부조직 내 소아청소년 의료를 전문적으로 전담하는 '소아청소년 의료과'가 필요하다. 의료정책 담당자도 소아청소년 입장에서 의료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곧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저출산 문제를 최대 화두로 삼고 관련 공약을 다양하게 발표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는데 과연 이 대책들이 '출생하기 좋은 나라', '아이키우기 좋은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까? 소아의료는 교육과 함께 소아청소년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소아의료 전문가의 식견이 담기지 않고, 그에 따라 정책의 부재가 심각한데 과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저출산 해법의 '첫 키워드'는 전문성이 담보된 소아의료 정책에 달려 있다고 본다. 정책 입안자와 정책 결정자들이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마음가짐으로 초저출생시대에 소아의료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소아의료의 미래를 올바르게 설계해 주기를 바란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삼성, 차세대 바이오 ‘ADC·유전자치료제’에 화력집중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 양대 축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물산과 함께 차세대 유망 바이오의약품인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유전자치료제' 사업 확대에 나선다. 21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생명과학 분야 신기술 및 사업개발을 위해 조성한 바이오 벤처투자 펀드 '삼성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는 출범 후 5번째 투자대상 기업으로 미국 바이오벤처 '브릭바이오'를 선정했다. 삼성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 출자해 조성한 벤처투자 펀드로, 삼성벤처투자가 신기술투자조합(SVIC)을 결성해 운용 중이다. 총 출자규모는 1700억원으로, 삼성물산 출자금액 99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495억원, 삼성바이오에피스 200억원, 삼성벤처투자 15억원 등이다. 지난 2021년 결성된 이 펀드는 2022년 3월 미국 바이오벤처 '재규어진테라피'를 시작으로 이번 브릭바이오까지 총 5개 기업에 투자했다. 1호 투자기업 재규어진테라피는 세계 최고가 의약품으로 불리는 척수성 근위축증 유전자치료제 '졸겐스마'를 개발한 연구진들이 2019년 설립한 바이오벤처로,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AAV, 치료용 유전자를 감싸서 타겟 세포까지 운반하는 운반체)' 유전자치료제 분야에 선도적인 업체다. 유전자와 관련된 대사질환, 자폐증, 1형당뇨 등에 관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유전자치료제는 기존 치료제가 없는 다양한 유전질환에 활용될 수 있어 세계 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21년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에서 2026년 320억달러(약 42조4000억원)로 5년새 6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이번 5호 투자기업 브릭바이오를 비롯해 3호 투자기업 스위스 '아라리스바이오텍', 4호 투자기업 한국 '에임드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의 바이오벤처다. ADC는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과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를 '링커'라는 접합물질로 결합한 차세대 표적항암제로, 아라리스는 독자적 링커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에임드바이오는 환자 특성에 맞는 ADC 개발 플랫폼, 브릭바이오는 인공 아미노산을 활용한 ADC 링커와 유전자치료제 AAV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항암제의 대세로 불리는 ADC는 글로벌 시장규모가 2022년 59억달러(7조8000억원)에서 2026년 130억달러(약 17조2000억원)로 4년새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이밖에 2호 투자기업인 센다바이오사이언스는 천연물질 유래 나노입자로 최적의 약물전달체를 만드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삼성펀드로부터 약 190억원을 투자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양대 축이 돼 주도하고 있다. 즉,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력사업인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력사업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및 바이오신약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동시에, ADC·유전자치료제 등 바이오벤처에 대한 재무투자를 통해 바이오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는 재규어진테라피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글로벌 바이오 핵심기술 육성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위해 유망기술 발굴과 국내외 혁신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임종윤 “한미·OCI 통합은 불완전거래‥ 지배구조 굉장히 불투명”

“(이번 한미사이언스와 OCI의) 거래가 불완전 거래라고 판단하고 있다" 21일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 FKI타워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OCI그룹과의 통합 과정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냈다. 그는“인수합병(M&A)를 일괄 계약으로 해야 하는데 유상증자와 개인 간 거래를 각각 계약으로 나눠 문제가 없다는 듯이 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법정에 한미와 OCI의 합병에 대한 계약 전문을 법정에 제출하지 않았는데 이번 거래가 불완전한 거래이다 보니 법정에 모든 내용이 아직 제출이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원에서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OCI그룹의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가현문화재단의 한미사이언스 구주 인수 △송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현물출자 △제3자방식 유상증자로 OCI홀딩스 주식 현물출자 등 복합 거래를 통해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지배력을 획득했지만, 주주 간 계약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오너일가의 경영권을 보장했다. 하지만 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사장은 OCI그룹과 한미그룹의 '공동경영'을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한미그룹 대표이사로 경영 복귀 의사를 밝히며 지난달 본임을 포함한 신규 이사 5명을 선임해 달라는 주주제안을 한 상태다. 또 한미사이언스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OCI에 발행할 신주에 대해서는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와 OCI 합병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계속 분쟁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합병한다는 그림을 보면 지배구조가 굉장히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 소지는 한미뿐만 아니라 OCI 측에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양 사의 딜이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저희 어머니하고 동생은 (OCI와 한미가 합병되더라도) 경영권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경험이 좀 없다 보니까 이 부분의 검토가 덜 된 건지, 아니면 검토하는 채널이 오염된 것 같아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모든 계약 내용들이 한꺼번에 보여지고, 이해하고, 동의해야 하는데 불완전 판매와 유사하게 정보가 전체가 아닌 일부만 가지고 계약을 하거나 일부만 가지고 동의를 받아내는 거래로 저는 보고 있다"면서 “혹시 계약 내용 자체가 법적으로 봤을 때 완전하지 않거나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게 맞다고 (송 회장에게)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1조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임 사장은 “1조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공약으로 내고 싶다"며 “450개 화학의약품을 론칭한 한미약품은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 노하우가 있고 이것이 한미의 진정한 미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투자 유치금으로 바이오 공장을 짓고 CDO(위탁개발), CRO(임상대행) 등 모델로 차별화된 개발 전문 회사가 될 것이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바이오의약품을 반드시 한미가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계획에 실패한다면 물러날 것"이라며 “미래 비전을 확실한 약속으로 표현하고 싶어 직을 걸고 달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한미약품, 신약성과 무더기 발표…28일 주총 ‘임주현 힘싣기’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를 1주일 앞두고 한미약품 신약개발을 이끌어 온 임주현 사장에 힘이 실릴 발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20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4월 5~1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회의(AACR 2024)에서 국내 참가기업 중 가장 많은 10건의 연구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불리는 세계 권위 학회로, 한미약품은 코로나 팬데믹때 주목받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 기술을 비롯해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자체개발한 약효지속기술 '랩스커버리' 기술 등을 활용한 신약개발 연구성과를 대거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지금까지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는 p53(종양억제유전자) 돌연변이 암을 치료하는 'mRNA 플랫폼 기반 표적항암제' △대장암 등 다양한 암종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 'HM16390' △모든 암의 3분의 1 가량을 유발하는 돌연변이유전자 'KRAS'를 타겟으로 하는 'KRAS 표적 mRNA 항암백신' 등 혁신신약 연구성과 발표가 예고돼 주목된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겸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은 “신약개발은 한미의 DNA이자 영원히 이어가야 유산"이라며 “'신약개발 없는 제약회사는 죽은 기업'이라는 임성기 선대회장의 철학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R&D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한미약품그룹의 신약 연구개발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이 주도해 왔다. 임주현 사장은 지난해 한미약품 R&D센터를 △비만대사 △면역항암 △표적항암 등 3개 분야에 집중하는 조직으로 재편했다. 또한 같은 해 그룹 미래성장동력으로 '비만관리'를 정하고 △한국형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해 △고도비만치료 △근육손실방지 △경구형 △디지털 등 다양한 비만치료제 등을 연이어 개발하는 '한미 비만 파이프라인(H.O.P)'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최근 해외의 신약개발 트렌드도 한미약품과 임주현 사장에게 고무적이다. 세계 권위 의학저널 '란셋'은 지난달 현재 전 세계에 10억명 이상이 비만이라고 발표해 비만치료제 필요성을 시사했고, 대한비만학회는 최근 '2023년 비만 팩트시트'에서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 증가율이 음주, 흡연 등 다른 위험요인보다 빠르다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1월 에페글레나타이드 국내임상 3상 환자등록을 시작해 국내에서 비만치료제 개발에 가장 앞서 있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세계 최초로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를 승인, 34조원 규모의 새로운 치료제 시장을 열었다. MASH는 비만·당뇨 등 대사이상으로 발생하는 지방간염으로, 전세계 유병인구는 많지만 그동안 치료제가 없었다. 한미약품은 MASH 치료제 'HM15211'과 'HM12525A'에 대해 각각 글로벌 임상 2b상을 진행하고 있어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등과 함께 세계 두 번째, 국내 최초 MASH 치료제 타이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를 반영한 듯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을 앞두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지난 19일 보고서를 통해 임주현 사장,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한미약품그룹측이 제안한 이사 후보 6인에 대해 '전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사장 등 임종윤 사장측이 제안한 이사 후보 5인에 대해서는 '전원 반대' 의견을 냈다. 한편,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은 임종윤·임종훈 사장측이 제안한 이사 후보에 대해 '찬성'을 권고해 글래스루이스와 대조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윤·임종훈 사장측은 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이 주도하는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해 이번 지주사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송영숙·임주현 모녀측과 임종윤·임종훈 형제측의 지분율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지분 12.15%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7.38%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해 소액주주들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당뇨병시민연대 “G2E 인슐린 주입기 승인취소” 촉구

당뇨병 환우와 함께하는 시민연대(당뇨병시민연대, 회장 연광인)는 당뇨병 환자용 인슐린 주입기(인슐린펌프) 'DIACONN G8' 제조사인 G2E를 제품에 적용되는 어플리케이션 등의 무허가 무단사용으로 고발하는 접수장을 경찰에 정식 접수했다고 20일 밝혔다. 아울러 전날인 19일 충북 청주 오송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정문 앞에서 '국민건강권을 외면에 대한 각성'을 식약처에 촉구하는 시위와 기자회견을 열고, G2E 제품 승인 취소를 요구했다. 당뇨병시민연대 이준형 사무국장은 “국내에서 사용 중인 G2E의 'DIACONN G8' 제품의 CGM 관련 6종의 애플리케이션이 국내외에서 허가받지 않은 것이어서 환자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 식약처에 민원을 제기하는 질의서를 여러 차례 공식 접수했다"고 말했다. 인슐린 주입기(펌프)를 만드는 G2E가 자사 제품을 미국 제조사인 덱스콤의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정식으로 연동되는 제품인 것처럼 속여 식약처 승인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G2E의 '저혈당 주입 멈춤' 기능은 미국 덱스콤의 연속혈당측정기 실시간 데이터를 사용해서 만든 기능인데, 미국 덱스콤과 계약이나 허가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시민연대는 폭로했다. 따라서, G2E 제품 사용은 정식계약을 맺지 않은 불법행위로 정부가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당뇨병시민연대는 식약처 첨단제품허가 담당관실과 유관 부서에 당뇨병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심대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는 인허가에 대해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7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식약처가 답변을 계속 지연하거나 엉뚱한 답변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시민연대는 주장했다. 이준형 사무국장은 “연속혈당측정기 제조업체에서 데이터 통신을 변경하면 'DIACONN G8' 제품의 저혈당 방지기능이 갑자기 작동하지 않아 '저혈당 주입 멈춤' 기능의 오작동 위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당뇨병환자에 심각한 문제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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