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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의료체계 붕괴 탈출구는 없나] 역차등수가제·손실보상금제 도입 시급

저출산과 저수가로 책정된 행위별수가제 보험지불제도에서 소아청소년과 진료 환경의 붕괴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었다. 이와 함께, 젊은 의사들의 소아청소년과 지원이 이번 의대 증원 사태를 겪으면서 거의 없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5000달러 시대에 아이를 낳아도 치료해 줄 수 있는 의사들도 부족하고, 특히 응급상황에서 대처해 줄 수 있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거의 전무한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해결한다며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먹구구식 필수의료 패키지로는 미래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사를 확보하는데 있어서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젊은 의사들이 소아를 치료하는 '전문의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도움을 주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한 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취득 후 개업하게 되면 내가 치료해야 할 대상이 되는 소아들은 얼마나 줄어들 것인가, 이 상황에서 나는 소청과를 잘 운영할 수 있을까?" 이는 의사국시를 합격한 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을 생각하는 예비 전공의의 한결같은 고민일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역차등수가제와 손실보상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 활성화와 이를 통한 붕괴된 소아의료체계의 회생을 위해서다. 그리고 일부 어린이 공공병원에서 시범사업으로 하고 있는 손실보상금 제도를 민간 아동병원에도 확대해야 한다. 차등수가제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의사 1인당 1일 진료 건수가 75건을 초과할 때 진찰료를 차감하는 제도다. 2001년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건강보험 재정 흑자)를 위한 한시적인 조치로 도입됐고, 제정 안정화를 이룬 후에도 의료 질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2015년까지 운영했다. 역차등수가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의원이 특정수 이하로 소아환자를 진료하는 경우에 진찰료를 일부 보상해 초저출산 시대에 안정되게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하루 평균 외래 환자 75명을 기준으로 △75~50명 △50~30명 △30명 미만으로 구별해 적절하게 차등화된 정책 가산으로 소아청소년 의료기관들이 충분하게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이 급감하고 여러 가지 잘못된 정책으로 대학병원 젊은 교수들의 사직도 많아졌다. 상급병원이 제 기능을 못하는 현실에서 입원이 필요한 환자나 준중증 환자들 치료의 많은 부분을 아동병원에서 담당하고 있다. 소아들의 질병 특성상 급성 감염성 질환들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아동병원 병상이 부족해 입원이 하루 이틀 미루어지기도 한다. 반면에 비성수기에는 많은 병상이 비어 있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일정 병상 이상을 민간 아동병원이 확보하도록 정부에서 지정하고, 입원환자가 없는 비수기에는 그 병상 확보로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역차등수가제도와 민간 아동병원 손실보상제도라는 최소한의 보장을 제시한다면, 젊은 의사들의 소아청소년과에 관심이 어느 정도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가 진정으로 필수의료인 소아청소년과의 붕괴를 막을 의지가 있다면 소아의료기관에 역차등수가제와 손실보상금제 도입을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23주 690g’ 신생아, 생후 100일 첫 기부자 화제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원장 이연재)에 생후 100일 된 기부자가 등장했다.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김정욱·정미희씨 부부의 아들 김도영군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21일 부산백병원에 따르면, 도영이는 예정일보다 일찍 23주 4일만에 몸무게 690g의 작은 몸으로 태어났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으며 건강하게 100일을 맞이하게 된 아들을 위해 부모는 특별한 백일잔치를 준비했다. 아들 도영이의 이름으로 부산백병원에 기부금을 전달한 것이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아 중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후원금 100만 원을 기부했으며, 도영이가 성장할 때까지 매달 일정 금액을 후원하기로 약속한 것이었다. 도영이 부모는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나 자그마한 '아기새' 같던 도영이가 어느 새 백일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기뻐하며 “건강하게 백일을 맞은 도영이를 축하하며 그동안 따뜻한 마음으로 보살피신 의료진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특별한 백일잔치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번 소중한 나눔에 감사를 표시하고 도영이를 부산 293호 나눔리더로 위촉함과 동시에 인증패와 배지, 열매둥이 인형을 전달했다. 이연재 부산백병원장은 “우리 병원의 최연소 기부자이자 의미 있는 백일을 맞이한 도영군을 축하하며, 항상 건강하고 이웃을 살피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게보린’ 삼진제약, AI 신약개발 경쟁력 높인다

진통제 '게보린'으로 잘 알려진 중견제약사 삼진제약이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협업)에 가장 적극적인 제약사의 하나로 손꼽히는 만큼 향후 성과의 기대감도 커기 때문이다. 18일 삼진제약에 따르면, 지난 16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K-메디허브)과 신규 면역항암제 발굴 및 신약개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삼진제약이 주관기관을 맡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 활용 혁신신약 발굴사업'의 성과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K-메디허브는 이 사업의 운영기관을 맡아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5월 서울아산병원, AI 신약개발 벤처기업 인세리브로, 임상 영상 플랫폼 벤처기업 트라이얼인포매틱스와 공동으로 이 사업에 선정된 삼진제약은 향후 4년간 정부출연금 57억원을 지원받아 AI 기반 혁신 면역항암제 개발을 진행한다. 사업 총괄을 맡은 삼진제약의 신약개발 경험에 인세리브로의 양자역학 기반 AI 신약개발 기술, 트라이얼인포매틱스의 디지털전환 기술을 결합해 신약개발 성과를 거둔 방침이다. 특히, K-메디허브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후보물질 개발단계에서 세계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이번 업무협약 체결로 삼진제약의 AI 기반 신약개발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정부도 1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함께 AI를 활용한 빠른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연합학습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K-멜로디) 사업단' 개소식을 개최하는 등 AI 기반 신약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진제약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하고 있고 덕분에 중견제약사임에도 대형 제약사만큼 많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말 기준 항암, 당뇨,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등 28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세리브로, 스탠다임,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AI 전문성을 갖춘 바이오텍·대학과의 공동개발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5대 제약사가 각각 25~35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는 것에 맞먹는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전체 매출 2921억원으로 전년대비 6.6% 늘었지만 매출원가 상승 및 R&D 투자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은 205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1.6% 줄었다. 그럼에도 지난해에만 매출의 12.1%인 354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했고 올해 2월에도 AI 기반 뇌질환 영상 솔루션 벤처기업 '뉴로핏'에 10억원을 전략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들어 기존 조의환·최승주 공동창업주 동업체제에서 2세들의 동업 승계경영으로 본격 전환되고 있는 삼진제약이 R&D 투자를 지속하며 기술수출, 블록버스터 신약 출시 등 성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삼진제약은 업계 최고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서울 마곡 연구센터를 필두로 국내외 기관들과 전방위적인 오픈이노베이션 및 신약개발 교류를 활발히 추진 중"이라며 “풍부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활용해 K-메디허브 등과 성공적인 협업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 4조 관건은 ‘캐파 경쟁력’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1분기에 괄목할 성장을 보이며, 올해 첫 매출 4조원 돌파를 향한 쾌조의 발걸음을 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 매출 약 9200억원, 영업이익 약 2200억원을 각각 올리고 전년동기 대비 나란히 27%, 17%의 견실한 성장을 일궈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성장은 생산설비 증설과 수주물량 증가가 성공적으로 맞물려 높은 공장가동률을 달성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에 전년보다 2배 이상 많은 3조6860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연간 수주실적을 올린데 이어 올해에도 벨기에 UCB, 미국 머크(MSD) 등 글로벌 제약사와 기존 계약을 증액하는 재계약을 통해 6000억원 이상의 수주를 확보했다. 동시에 단일 바이오공장 기준 세계 최대인 24만ℓ 생산능력의 인천 송도 제4공장은 2022년 준공 이후 가동률을 지속적으로 높여 올해 1분기 25%(6만리터) 가동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1~3공장과 같이 풀가동될 전망이다. 이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높은 매출을 올려 올해 전체 매출은 약 4조2000억원으로 국내업계 최초로 4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약 1조2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올해 매출 4조원 달성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지난해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달 초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를 국내에 출시한데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시장규모 14조원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를 유럽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지난 2월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필리부'에 대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하는 등 신규 바이오시밀러 출시도 예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준공 예정인 18만ℓ의 제5공장을 포함해 총 78만4000ℓ의 생산용량을 확보해 압도적 세계 1위 생산용량(캐파)으로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CDMO시장은 상위 5개사가 글로벌 시장 60%를 차지할 정도로 과점시장인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압도적 생산능력으로 가격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CDMO시장은 대규모 인수합병(M&A)·설비투자 경쟁에 미-중 대립까지 더해져 업계 판도가 요동치고 있어 2분기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장 대응에 따라 올해 실적과 매출 4조원 진입 행보의 난이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CDMO 시장은 1위 스위스 론자를 비롯해 미국 카탈란트, 삼성바이오로직스,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일본 후지필름, 미국 써모피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등의 순위경쟁이 치열하다. 업계는 지난달 미국 연방상원 국토안보위원회가 중국 바이오기업의 미국 내 사업을 금지하는 내용의 생물보안법을 통과시킨데 이어 최근 연방하원 의원들이 규제대상 중국기업을 더 확대하자고 제안하는 등 미-중 대립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3~4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에 타격을 주며 우리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 변동을 틈타 6위권인 일본 후지필름다이오신스가 올해 초 덴마크에 유럽 최대 CDMO 공장을 완공해 총 40만ℓ를 보유한데 이어 지난 11일 미국에 12억달러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몸집불리기 경쟁에 가세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가천대 길병원 AI내시경, 해외서도 ‘러브콜’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의 소화기내과 의료진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내시경 진단기기가 국내는 물론 해외 의료기관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대학병원 의료진의 연구 성과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어지는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16일 길병원에 따르면, 소화기내과 정준원 교수는 가천대 길병원에 재직하며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적용해 위·대장 내시경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연구했다. 인체 장기의 특성과 인간의 시각적 분석 능력의 한계, 의료진 개인 역량에 따라 내시경 검사에서 암 등 병변을 완벽히 판별하지 못하는 점을 개선하려는 연구였다. 정 교수는 가천의생명융합연구원, 가천의료기기융합센터와 함께 의료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한 AI 알고리즘을 연구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정 교수는 지난 2020년 AI 진단기반의 의료기기 전문기업 '카이미(CAIMI)'를 창업했다. 카이미가 개발한 진단기기 '알파온'은 소화기관내 대장용종, 조기위암 부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이상부위를 검출·분석하는 기능으로 2022년 8월 식약처 허가 및 GMP 인증을 획득했다. 이어 지난해 2월 대장 진단 의료기기 2등급 허가를 추가로 받는 등 국내외 의료기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정준원 교수는 “최근 가천대 길병원과 고대 안산병원에서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한 결과, 알파온을 사용한 의료 전문가들의 대장 용종 검출, 민감도·정확도가 증가했고 위 검출에서도 민감도와 정확도가 상승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같은 임상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획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국내 지역의료기관 4곳과 공급 계약을 맺고 지역의원에 신뢰도 높은 검사를 제공하는 동시에 필요 시 적절한 협진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필리핀·아랍에미리트·인도네시아 등 해외 여러나라의 의료기관들도 카이미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두바이 카야시 클리닉(Kayasseh Clinic)과 알파온 진출과 데이터 사용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최근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 특별 보좌관이 직접 카이미 본사를 방문해 제품에 높은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교수는 “소화기 내시경을 하는 1, 2차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검진으로 신뢰도를 높임으로써 환자들의 대학병원 쏠림 현상을 예방하고, 상급병원에서 치료 및 관리를 하는 시스템이 정착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뇌전증 신약 한우물’ SK바이오팜, 흑자전환 꿈이뤘다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SK바이오팜의 1분기 실적이 주목받고 있다. 신약 1개로 중견제약사 전체매출 수준인 5000억원대 연매출이 기대될 뿐 아니라 올해부터 창사이래 처음 연간 영업흑자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올해 1분기 매출 약 1100억원, 영업이익 약 6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약 8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실적이다. 특히, 올해 2~4분기로 갈수록 매출과 영업이익은 직전분기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체 매출은 약 5060억원, 영업이익은 약 510억원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사실상 유일한 제품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제품명 엑스코프리) 하나로 올린 실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 기준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은 SK바이오팜 전체 매출의 91.3%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기술수출 계약금 등이 차지했다. 세노바메이트는 20여년 전부터 개발돼 왔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1993년 그룹차원에서 신약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2001년 세노바메이트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1년 그룹의 신약개발 역량 결집을 위해 설립된 SK바이오팜은 임상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을 독자 수행해 2020년부터 미국에서 엑스코프리 판매를 시작했다. 기술수출 등 일회성 분기 흑자를 제외하면 판매를 시작한지 4년만에, 개발 시작부터 치면 23년만에 연간 흑자구조를 안착시켜 신약개발의 결실을 본격적으로 거두기 시작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보수적인 미국 의료계는 새로 개발된 약물을 환자에게 처방하는데 극히 신중한 반면 처방 건수가 쌓이면 그만큼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발작완전소실률이 11~21%로 경쟁약물보다 우수해 지난해 미국에서 신규환자 처방 기준 처방 건수 1위 뇌전증 치료제에 올랐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10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지난달 기준 전체 처방 환자 수 10만명을 돌파해 국제뇌전증연맹(ILAE) 공식저널 '에필렙시아'에 소개됐다. 세노바메이트는 전 세계 환자 약 5000만명인 뇌전증 치료제 시장에서 오는 2029년께 연매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세노바메이트는 같은 SK그룹 계열사인 SK팜테코가 국내에서 위탁생산(CMO)하고 있고, 판매는 미국에서 SK바이오팜이 직접 수행하기 때문에 현지 유통업체 수수료가 없어 마진율이 90%를 넘는다. 업계는 20여년의 신약개발 뚝심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만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1일 세노바메이트 제형을 기존 알약(정제형)에서 액상(현탁액)으로 확대해 미국 FDA 승인을 받은데 이어 적응증을 기존 부분 발작에서 전신 발작으로 확장하고 투약 가능 연령도 기존 성인에서 소아 청소년까지 확대해 세노바메이트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제2의 세노바메이트'로 항암분야를 선정, 세노바메이트가 창출하는 현금을 투입해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방사성의약품치료제(RPT)' 등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가 매년 조 단위의 현금을 창출하는 향후 5년 안팎이 SK바이오팜의 황금기"라며 “지금부터 연구개발과 인수합병(M&A) 등에 나서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항암 분야로 신약개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치과의사협회 ‘닥터자일리톨 버스가 간다’ 캠페인 전개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회장 박태근)는 “지난 12~13일 이틀간 열린 '2024년 대한민국 어린이 박람회'에 참가, 롯데웰푸드와 함께 하는 '닥터자일리톨 버스가 간다' 캠페인을 벌였다"고 15일 밝혔다. 대한민국 어린이박람회는 영유아와 초·중·고교생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아동이 훌륭한 미래인재로 육성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아동의 신체·마음 건강 증진방안의 모색을 통해 사회성과 감성을 길러주는 참신한 놀이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다. 아동권리보장원·어린이동아가 공동 주최했다. 캠페인은 자일리톨버스를 행사장에 배치해 어린이들이 직접 버스 안에서 구강검진을 받고, 구강건강 교육과 구강위생 관련 다양한 상담을 통해 건강한 구강관리 습관 형성을 돕는 순서로 진행됐다. 치협은 올해 캠페인에 황혜경 부회장을 비롯해 최종기 대외협력이사, 현종오 치무이사, 정휘석 정보통신이사 등이 참가했고, 행사장에서 무료 구강검진 뒤 구강위생용품과 롯데웰푸드 제품을 제공했다. 12일 개막식에 참석한 황혜경 치협 부회장은 “이번 어린이박람회는 어린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한 걸음으로 평가된다"면서 “치협의 박람회 참가가 지역 사회 구강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종기 대외협력이사도 “어린이박람회를 통해 구강건강 인식을 높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치협이 국민 구강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행사와 활동을 기획·지원할 것임을 강조했다. 올해 13년째인 '닥터자일리톨 버스가 간다' 캠페인은 '치아가 건강한 대한민국' 프로젝트의 하나로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치협과 롯데웰푸드가 공동 추진해 온 사회공헌사업이다. 또한, 월 1회 장애인단체 등 치과의료 취약지역도 직접 찾아가 무료 치과진료와 구강보건교육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소아의료체계 붕괴 탈출구는 없나] 소아의료 살리기 정부대책 ‘빛 좋은 개살구’

보건복지부(복지부)가 그동안 발표한 소아의료 살리기 대책은 참으로 많다. 붕괴된 소아 의료체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한다'고 언론플레이를 한다. 그런데도 소아의료 체계는 더욱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왜 그럴까? 복지부가 지속적으로 발표해 온 소아의료 대책들이 의료현장에서는 이미 실패했던 대책들의 재탕, 삼탕에 지나지 않는다고 필자는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러니 발표된 대책들이 실효를 거둔다면 그게 이상하다. '빛 좋은 개살구'는 이럴 때 쓰는 말이다. 하나씩 뜯어보자. 소아청소년과(소청과) 필수의료 지원 대책이라며 발표한 3000억원 중 실제 소청과 의원과 병원을 운영하거나 근무하는 의료진에게 직접 가는 지원은 약 500억원 정도다. 1인당으로 따지면 한 달에 약 40만원에 불과하다. 젊은 의사들이 3D(3대 기피과)로 알려진 소청과를 지원하는 동기를 만들어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도 소아과·소아병동 근무를 기피하는 판에소송이라도 걸리면 몇 억원을 물어줘야 하는 판결이 난무하는 소아의료 현장에서 젊은 전공의들에게 그 지원금이 어떤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전공의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공의 수당 월 100만원 지급한다는 언론보도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반복된다. 그 정도면 기사의 가치가 없지 않나 싶기도 하고, 실제로 받았다는 전공의도 없다. 그것 또한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효과는 있다. 이런 정부 대책이 브리핑 등을 통해 수차례 나오다 보니 전공의 월 수당이 꽤 많다고 생각되는 지 사람들은 의사들을 욕한다. 당연히 욕 많이 먹는 소청과는 지원하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젊은 의사들의 선택이다. 문제는 이 대책 역시 앞서 의료 붕괴 위기를 겪고 있는 흉부외과 같은 다른 진료과에서 십 수년 전부터 시행했다가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는 점이다. 다시 테이블에 위에 올릴 필요가 없는 정책이었다. 전공의가 유입돼야 소아응급실이 '입원진료를 통한 배후 진료, 최종진료'가 가능해질 텐데, 소청과 필수의료 지원 대책이라며 입원진료도 하지 않는 대형종합병원에 수십억씩 지원된다. 정작 배후 진료와 최종진료를 책임지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아동병원에 대한 지원은 없다. '소아진료의 허리', '24%의 소아진료를 담당하는 아동병원', '일도 열심히 하고 환자 위해 애쓰는 건 계속해라' 해 놓고는 지원은 언젠가 될지 모르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소아 의료체계를 새로 건설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정책인지, 정책 의도를 모르겠다. 정책 의도를 알 수 없으니 역량 있는 젊은 의사들이 지원할 리가 만무하다. 아동병원에서 엄청나게 많은 환자를 보며 근무하던 의사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급여도 좋고 업무량도 좋은(?)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전담의사나 입원 전담의사로 빠르게 이동한다. 상급종합병원 평가 기준에 소아 청소년과 활성화 정도가 이번에 새롭게 포함되어서 이런 사단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동병원들은 열악한 소아 의료체계 하에서도 환아와 보호자와 언제나 함께 하겠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휴일·주말·야간 가릴 것 없이 1년 365일 오전 8시부터 밤 11시까지 진료를 하고 있는 곳도 많다. 그러나 이번에 기존에 발표된 필수 의료 지원 대책과 3차 상대가치 개편안을 종합해 보면 무늬만 개선이지, 상급병원 위주의 정책일뿐더러 오히려 열악한 아동병원 경영 상황은 더욱더 악화하고 있다. 필수의료 대책들도 생색내기에 급급하지 실제로 소청과 진료를 하고 있는 일선 의료기관과 병원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미미하다. 대표적인 게 6세 미만 초진환자 정책 가산 대책이다. 엄청난 혜택을 준 것처럼 홍보하고 있으나 현장에서의 그 효과는 들어가는 노력과 홍보에 비해서는 미미하다. 오후 8시 이후 심야 가산료 대책도 마찬가지다. 심야에 진료하면 진찰료를 200%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진찰료 전부가 아닌 기본 진찰료(진찰료 70% 정도에 해당됨)에만 200% 가산했다. 게다가 오후 8시 이전에 내원해 접수하고 기다리다 8시 이후에 진료하는 환자들 경우에는 심야 가산에 해당되지 않는다.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전문성을 인정해 소아에 대한 진찰료 현실화가 급선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신간] ‘알기 쉬운 치매 돌봄 가이드’ 출간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가 (군자출판사)를 출간했다. 치매의 기본적인 정보와 행동문제, 심리문제의 대처 방법부터 내과적 문제뿐만 아니라 요양원 입소 문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또한 치매 환자 가족들의 스트레스 관리, 가족 간의 갈등, 생활 문제 등 실제 치매 보호자들이 겪는 사회적 어려움의 해결책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다양한 치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보호자들이 접근해야 하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치매 환자가 갑자기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 '치매 환자가 우울해하거나 불안·초조해할 때' 등 치매 환자들의 다양한 증상별로 대처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치매의 대한 기본정보 △행동문제 해결하기 △심리문제 해결하기 △의학적 문제 해결하기 △생활문제 해결하기 △가족문제 해결하기 △요양원문제 해결하기 △기타문제 해결하기 등으로 8개 주제로 구성돼 있다. 이 교수는 “짧은 진료 시간에 수없이 많은 치매의 이상행동 증상들과 심리증상들을 일일이 의사에게 질문하고 답을 구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이 책이 의사에게 묻지 못했던, 치매 환자를 돌보면서 겪게 되는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제시해 주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앙치매센터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약 75만명이며 치매 유병률은 10%에 달한다. 2050년에는 치매 환자 수가 약 3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돼 국가사회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일산백병원에서 치매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이 교수는 현재 인지중재치료학회 이사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부회장, 대한노인정신의학회 부이사장 등을 맡고 있으며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차기 이사장이다. , , 교과서의 공저자로 참여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美암연구학회 빛낸 ‘차세대 K-항암기술’

지난 5~1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4)에서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차세대 항암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세계 3대 암학회로 불리는 AACR은 전임상·초기임상 단계의 암 기초연구 결과를 주로 발표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미래 암정복 신기술뿐 아니라 우리 기업의 항암신약 개발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미약품은 이번 행사에서 우리 참가기업 중 가장 많은 수인 8개 후보물질에 대한 10건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눈길을 끈 기술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신약개발 플랫폼 대세로 떠오른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항암제가 꼽혔다. 한미약품은 자체개발한 mRNA 플랫폼을 활용해 돌연변이 암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p53-mRNA 항암신약'과 'KRAS mRNA 항암백신'의 연구결과를 선보였다. 이외에 암세포에만 발현하는 특정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항암제 'HM97662', 몸속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항암제 'HM16390' 등도 발표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차세대 의약품 소재로 주목받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항암신약 후보물질 'CJRB-101'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내 서식하는 미생물의 총칭으로 주로 장 내에 분포하며 소화, 대사, 면역기능 등에 두루 영향을 미쳐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기존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만성질환 의약품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장내 미생물이 폐암, 두경부암, 흑색종 등 종양미세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항암면역 메카니즘을 규명해 지난해 CJRB-101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각각 임상 1·2상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동성제약은 창사 이래 처음 AACR에 참가해 자체개발한 광(光)역학 치료제 '포노젠'의 복막암 진단기술을 선보였다. 광역학 치료는 광과민 물질을 체내에 투입하고 특정 파장의 빛을 조사(照射)해 암을 진단·치료하는 신기술로, 포노젠은 기존 진단이 어려웠던 복막암의 정밀 진단 외에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 췌장암의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신라젠은 정맥주사 가능한 항암바이러스 'SJ-650'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항암바이러스(종양용해바이러스)는 암세포 속에 침투·번식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바이러스로, 코로나·에이즈 등 질병을 일으키는 존재로 여겨지는 바이러스를 치료제로 역이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기술이다. 이밖에 동아ST는 세계 최초로 SHP1(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효소)을 타겟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DA-4511'의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GC지놈은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폐암 조기발견이 가능한 액체생검 유전자분석 기술을 발표했다. 유한양행은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YH32367' 등을 발표했고, 오리온그룹이 인수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옛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항체약물접합체(ACD)에 이중항체 기술을 결합한 항암신약 'LCB36' 등을 발표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질환 기준으로 면역질환, 당뇨, 심혈관질환을 제치고 가장 큰 비중을 의약품 시장으로, 지난해 1544억달러(약 214조원)에서 2030년 2578억달러(약 358조원)로 매년 7.6%씩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항암제 시장규모도 3조원 가량으로 매년 20% 가까이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항암제 시장에서 매출 상위 10대 기업 대부분은 다국적제약사가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ADC, 항암백신 등 우리 기업의 차세대 항암기술 개발이 활발하고 AACR 등 국제무대에서 발표하는 연구주제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시장은 물론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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