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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의학·의료계 ‘인공지능 쓰나미’와 의대 증원

인공지능(AI)은 사람의 학습력, 추론력, 지각력을 인공적으로 구현시키는 컴퓨터과학의 한 분야로 최근 몇 년간 급속한 발달을 보이며 '쓰나미'같이 무서운 속도록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특히 '챗(Chat) GPT'라고 불리는 생성형 인공지능은 우리가 물어보는 질문을 친구와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대답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답하는 내용도 상당히 정확하다. 백과사전같이 방대하게 수록하고 있는 지식을 바로바로 알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나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외과 의사로서 이런 인공지능의 발전을 지켜보고 있으면 향후 10년, 20년 혹은 미래에 펼쳐질 세계가 궁금하기도 하고 어떨 때에는 두렵기까지 하다. 최근 이러한 인공지능의 발전이 의학에도 미치고 있다. 엑스선, CT나 MRI 등으로 촬영한 영상물을 빠르고 정교하게 판독하여 영상의학과 전문의도 깜짝 놀랄 정도이고, 이런 정밀한 진단은 판독이 어려운 병리 진단에도 사용되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은 환자의 병력 청취, 환자 맞춤형 진단, 최선의 치료방법 선택 등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외상(外傷)으로 인하여 뇌출혈이 생기거나 대량 출혈이 발생하면 빠른 수술로 출혈부위를 지혈시키는 것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이때 현재처럼 CT나 MRI 등의 영상 촬영을 하고 판독하여 진단을 하다 보면 자칫 '골든 타임'을 놓칠 수가 있다. 그러나, AI시스템을 이용해 바로 진단하고 신속히 수술하게 된다면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차원에서 나아가 후유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까지 가능해진다. 이러한 AI를 이용한 의학분야의 발전으로 점점 더 의학의 수준이 높아지고 '맞춤형 치료'의 범위와 적응증도 넓어지고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에 반해 AI의 발전으로 인한 반작용도 있을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수백만에서 수천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전망이다. 의학과 의료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거의 모든 미래예측 자료를 보면 인공지능 시대에 사라지거나 축소될 직업으로 의사가 아주 높은 순위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네이처(Nature) 저널에서도 전문가들이 'AI가 의사들을 상당히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을 많이 제시했다. 앞으로 AI가 의사들의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이다. 정말 AI가 의사를 대체할 것이라고 보는 의견들은 소수이지만, 대부분은 의사들의 수요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즉 확실한 것은 'AI가 의사의 일을 많이 덜어줄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의대정원 증원 문제로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가 끝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는 인구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향후에 의료수요가 많아져서 올해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한다. 의료계는 단지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으로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유일한 방법이라고 한다. 앞으로 수년 후에 AI시대, 즉 인공지능 시대가 정착한다면 의사가 하던 환자병력 청취, 복잡한 진단 과정, 치료계획의 확립 등의 일들은 분명 줄어들 것이다. 의사는 AI와 함께 정확하고 또 신속한 맞춤형 진단 치료를 할 것이다. 이때 의사 수가 정말로 많이 필요한 지는 정부와 의료계가 합심해 과학적으로 산출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쓰나미 초기에는 바닷물이 빠져나가서 오히려 사람들의 경계심을 풀게 할 수도 있다. 다시 무서운 속도로 밀려오는 'AI 쓰나미'를 우리는 지금부터 잘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총선 앞두고 가격인하…식품업계 ‘동참 선긋기’

오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먹거리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제품가격 인하'의 고삐를 죄자 식품업계가 가시방석에 앉은 모습이다. CJ제일제당·삼양사 등 주요 제분사들이 사실상 백기를 든 가운데 라면·제과·제빵 등 식품 제조사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가격인하에 동참해야 할 지 눈치를 보고 있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4월부터 중력분 1㎏, 2.5㎏ 제품과 부침용 밀가루 3㎏ 제품 등 일반 소비자 판매용(B2C) 밀가루 3종 가격을 평균 6.6% 인하한다. 중력분·부침용 밀가루는 가정용 B2C 판매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내린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양사·대한제분 등 경쟁업체들도 일제히 가격 인하에 나섰다. 1일부터 삼양사는 소비자용 중력분 1㎏, 3㎏밀가루 가격을 6%대 내린다. 대한제분도 소비자 판매용 1㎏, 2㎏, 2.5㎏, 3㎏ 4종 밀가루 값을 내리기로 했으나 인하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주요 제분사를 시작으로 가격 인하 움직임이 조성된 이유는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 때문이다. 지난 1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주요 식품기업 19개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물가안정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당시 한훈 차관은 “주요 곡물과 유지(油脂)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가공식품 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것에 대해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밀·유지류 시세가 떨어진 만큼 판매가에 반영하라는 간접적 주문으로 사실상 가격 하향조정을 요구한 것이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곡물 가격지수는 올해 2월 113.8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170.1)보다 33.1% 떨어졌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2022년 3월 251.8로 고점을 찍은 뒤 올 2월 120.9로 떨어졌다. 정부 압박의 직접적 영향인지 모르나 오뚜기도 이달부터 식용유 제품 값을 평균 5% 내리기로 결정해 다른 유지류 제조사의 동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처럼 일부 주요 식품기업의 밀가루·유지류 제품 가격 인하에 해당제품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빵·라면·과자 가공식품 제조사들도 업계 분위기와 여론을 살피는 분위기다. 다만, 즉각적인 가격인하보다는 정부의 물가안정 취지에 공감해 연내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실제로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은 지난달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라면 가격을 인상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고, 이승준 오리온 대표 역시 최근 주총에서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해 올해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 일부에선 원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내려가도 소매용에 국한되고, 판매가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비용의 증가 탓에 '사실상 가격 인하가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밀가루 가격이 내려도 지금은 소매제품만 인하한 것이지 B2B 가격은 그대로다"라면서 “B2B 제품 값을 내려도 통상 재료 거래 주기가 3~6개월이라 판매가에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도 “취급하는 제품 종류만 수백 개인데, 제품마다 재료 배합도 다르고 밀가루 비중이 낮은 것도 있다"면서 “식품 원재료뿐만 아니라 소비자가격 책정엔 인건비 등 부대비용 비중도 높기 때문에 현재로선 가격 인하가 힘들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中企사업주들, 중대재해처벌법 헌재에 위헌심판 청구

중소기업단체 9곳과 전국 중소기업 대표·소상공인 305명이 1일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헌법소원심판은 헌법정신에 위배된 법률로 인해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사람이 헌법재판소에 구제를 청구하는 사법제도다. 이번 헌법소원심판에는 중기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단체 9곳과 지난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된 50인 미만 사업장에 해당하는 전국 각 지역 중소기업 대표·소상공인 305명이 청구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자회견 발표를 맡은 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성 여부는 법조인과 학계 전문가 사이에서도 제기되는 문제"라며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가 우선이나 법정 문제 조항을 함께 개선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로 청구했다)"라고 설명했다. 중기중앙회를 포함한 산업계는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에 명시된 사업주의 의무 규정 표현이 불명확해 어떤 의무를 이행해야 처벌받지 않을 수 있는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다. 또한, 중대재해는 고의가 아닌 과실임에도 과도한 형을 법정으로 정한 만큼,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지워 법정형 하향이 필요하다고 중소기업계는 촉구하고 있다. 즉, 사고 시 책임을 따져 비례구형을 하는 것이 아닌, 간접관계자인 경영 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이라는 법정형을 명시해 경영상의 부담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정 부회장은 “실제로 법원에서 판결을 내리는 것과 법정형은 별개이나, 법정형 명시만으로도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감당하기 힘든 부담을 짊어지게 된 만큼 위헌 결정이 나 법정형 1년을 하향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헌법소원심판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책임주의의 원칙에 따른 처벌수준의 합리화와 죄형법정주의에 따른 규정의 명확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중기중앙회는 선을 그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지방법원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 여부가 기각된 사례가 있었으나, 헌법재판소는 여러 점을 고려하는 만큼 헌법상의 평등권 원칙이나 직업 선택권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으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중소기업계의 위헌심판 청구에 거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헌법소원심판 청구의 적법성 여부 판단은 30일 이내인 오는 5월 1일까지 나올 예정이다. 적법 결정이 나올 경우 심판에 회부돼 최종 판단까지 약 2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기중앙회는 헌법소원심판 제기 이후에도 새로 구성될 제22대 국회에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의 유예 요청을 이어갈 계획으로, 유예를 촉구하는 결의대회 추가개최도 고려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청구인들을 대표해 △배조웅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 △김승기 대한전문건설협회 상임부회장 △성창진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경영부회장 △인성철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원부회장 △김종호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상임부회장 △박노섭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김태홍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상근부회장 △배현두 수협중앙회 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동성제약, 정로환·세븐에이트 넘어 ‘항암신약’ 도약

정장제 '정로환'과 염색약 '세븐에이트'로 유명한 동성제약이 신약개발 제약사로 거듭난다. 1일 동성제약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오는 5~1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4)에 처음 참가해 자체 신약개발 연구성과를 발표한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불리는 세계 권위의 학회로, 전임상 및 후보물질에 관한 연구발표가 허용돼 학술발표 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기업간 기술거래(라이선스아웃)의 장으로도 꼽힌다. 동성제약은 이번 AACR 2024에서 자체 개발한 광(光)역학 치료제 '포노젠'을 이용한 '복막암 전이의 진단 정밀도 향상'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복막암은 기존 복강경 검사와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 스캔에서 종종 놓치는 경우가 많아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동성제약은 이번 발표에서 광과민제 '포노젠'을 405나노미터(㎚) 파장에서 활성화한 광역학 진단(PDD)을 사용해 기존보다 복막암종 진단 정확도를 높인 연구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동성제약이 수년간 자체개발해 온 포노젠은 복막암 진단 뿐만 아니라 3대 난치암 중 하나인 췌장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동성제약은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포노젠(개발명 DSP1944)의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포노젠은 빛에 반응하는 광민감제 특성을 이용해 정상 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사멸시키는 광과민제로, 복막암 등 암 진단뿐만 아니라 췌장암 등 암 치료제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임상 2상은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항암화학요법의 추가 치료로 포노젠 주사를 이용해 광역학 치료(PDT)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동성제약은 이번 임상 2상 승인을 계기로 포노젠 임상시험에 속도를 더하는 동시에 AACR 2024 발표를 계기로 포노젠의 복막암 진단(PDD) 임상시험도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 1957년 설립돼 올해 창립 67주년을 맞은 동성제약은 1960년대부터 훼미닌, 세븐에이트, 이지엔 등 셀프염색약 강자로 군림해 왔으며 1972년 건위·정장제 정로환을 출시해 당시 열악한 위생시설로 배탈·설사가 잦았던 우리 국민의 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이지엔은 지난해 한국소비자포럼이 주관한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4년 연속 염모제 부문 최고 브랜드상을 수상하는 등 MZ세대 염색약 브랜드로 자리잡았고, 정로환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37% 증가한 100억원을 돌파해 50년 이상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매출 886억원을 기록한 동성제약은 염모제와 정로환 제품군의 매출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는 등 일반의약품과 화장품 매출비중이 높지만, 광역학 치료제(PDT)와 광역학 진단(PDD)을 중심으로 신약개발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포노젠 기술수출을 위해 세계 각국 기업들과 활발한 접촉을 진행 중"이라며 “이번 식약처 임상 2상 승인과 미국암연구학회 발표를 계기로 기술수출에 대한 밝은 전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쿠팡 무료배달에 배민도 무료…배달앱 ‘혜택 경쟁’

배달앱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승부수에 경쟁사인 배달의민족(배민)·요기요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혜택 늘리기'로 맞대응해 배달앱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1일 배달앱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이날부터 알뜰배달(최적 동선 묶음배달을 수행하는 자체배달 서비스)을 무료로 제공한다. 무료 제공은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우선 시작할 예정이다. 이용자는 배민 애플리케이션(앱) 내 배너를 통해 알뜰배달 배달팁 무료 쿠폰(무제한 재발급)을 다운받을 수 있다. 이번에 배민이 선보인 알뜰배달 무료 배달 및 10% 할인 혜택은 멤버십과 구독 상품에 가입하지 않아도 받을 수 있다. 배민은 배달앱 주문이 주문 금액대에 따라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다르기 때문에 고객이 한집·알뜰배달 10% 할인과 배달비 무료 혜택 중 한 가지를 고정 선택하지 않고, 언제든지 바꿀 수 있도록 했다. 대체로 주문 단가가 높은 경우 10% 할인의 혜택이 크고, 주문 단가가 낮을 때는 배달비 무료의 효과가 좋다. 소비자들은 한집배달 주문 시에도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문 상황에 따라 할인 금액이 더 큰 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 앞서 요기요도 지난주 무료배달 멤버십 '요기패스X'의 구독비를 기존 4900원에서 인하한 행사금액 2900원으로 한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요기패스X에 가입하면 월 2900원 행사가격으로 앱 내 요기패스X 대상 가게에서 최소 주문금액 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횟수 제한 없이 배달비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존 요기패스X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들도 이달 정기 결제부터는 2000원 할인된 금액에 이용 가능하다. 배민과 요기요가 선보인 무료배달 혜택·구독비 인하는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서비스가 나온 지 일주일만에 두 배달앱이 내놓은 대응조치다. 쿠팡이츠는 이미 지난달 26일부터 멤버십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파격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무료배달 서비스는 주문 횟수, 주문 금액, 장거리 배달에 제한이 없는 무제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는 배민과 요기요의 이같은 혜택 늘리기가 회원고객 이탈 방지와 점유율 확대를 위한 이중전략이라고 풀이한다. 현재 업계에선 배민이 6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요기요와 쿠팡이츠가 2위를 다투고 있다. 요기요는 과거 확고한 시장 2위 업체였지만, 쿠팡이츠가 지난해 4월부터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음식배달가격 10% 인하 혜택을 제공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업계 1위인 배민도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의 빠른 성장세에 마냥 안심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아직은 시장 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모회사인 쿠팡의 인프라가 있는 만큼 쿠팡이츠의 행보에 적극 대응하는 분위기다. 배민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이 시작된 재작년 이어 전년에도 흑자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예전과 같은 배달앱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데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치고 들어오고 있는 만큼 올해는 주력사업인 음식배달 사업외에도 커머스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배민 관계자는 “올해는 커머스 사업을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며 “퀵커머스 서비스인 B마트와 이커머스 서비스 배민스토어를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중기부-외교부, ‘중소벤처 수출지원 원팀’ 만든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외교부가 '원팀(One Team)'이 돼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진출 지원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중기부와 외교부는 해외 각국 주재 대한민국대사관에 중소기업 전담창구인 '중소벤처기업 지원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협의체는 각국 주재 대사가 주도적 역할을 하며 현지 특성에 맞춰 대사관별로 서기관급 담당자를 지정하고 현지 공공기관, 금융기관, 로펌, 상공회의소, 한상(韓商) 등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중소벤처기업의 애로 해소, 현지 정보 제공 역할을 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대사관(재외공관)은 국가간 외교업무 뿐만 아니라 경제, 국방, 교육, 복지 등 모든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며 특히 개발도상국 주재 대사관은 현지에 진출한 우리기업 지원 등 경제분야 업무를 주된 업무 중 하나로 한다. 특히 재외공관은 현지 시장정보 및 주재국 정책정보에 강점을 가진다. 그럼에도 그동안 재외공관이 현지의 각 지원기관에 분산돼 있는 우리 중소벤처기업 지원정책을 총괄하는데 미흡했던 만큼, 이번 외교부와 중기부의 협업을 통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 지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두 부처의 전망이다. 특히, 중기부와 외교부는 중기부 산하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TIPS),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주관하는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 등 두 부처가 각각 운영하는 중소벤처기업 지원사업의 연계성도 강화해 지원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일례로 코이카가 운영하는 CTS 사업은 환경, 에너지,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기술을 갖춘 중소벤처기업이 개발도상국에 진출할 수 있는 대표적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지만 일정수준 사업성이 검증된 기업을 지원대상으로 하는 만큼, 초기 유망 스타트업 지원사업인 중기부의 TIPS 사업과 연계하면 우리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을 더욱 촉진할 수 있다는게 중기부와 외교부의 복안이다. 이밖에 중기부와 외교부는 각 부처 실장급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신규사업 발굴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두 부처는 우선 4월 말까지 국내기업 진출이 활발한 지역을 중심으로 20개 재외공관에 중소벤처기업지원협의체를 구성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외교부와의 업무협약 체결은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협력을 위한 첫 출발점"이라며 “현지와 국내외 기관들이 가진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현장의 애로 해소 등 문제 해결 체계를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우리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수요자 맞춤형 지원정책과 재외공관 현장 중심형 지원 서비스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느껴 왔다"며 “'다가가는 민생·경제외교' 실현을 위해 중기부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스타트업의 도약 80] 랜식 “개인 혈당 최적화 맞춤 음식 찾아드려요”

일반적으로 잡곡빵이나 호밀빵 등의 식품이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사람마다 체질이 전부 다른 만큼 혈당 반응도 다르다.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서비스 스타트업 랜식은 의사 출신의 양혁용 대표가 이같은 체질별 다른 혈당 반응을 착안해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랜식의 사업 모델은 개인 혈당 관리를 도와 체중 감량이나 컨디션 개선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개인이 음식을 섭취하며 채혈이 필요 없는 연속형 혈당 측정기로 혈당을 꾸준히 기록하면 AI가 정보를 혈당 예측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나이와 성별·체중·공복혈당 등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 혈당 관리를 제공하는 '글루코핏'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 기술 기업에서 제작하는 연속형 혈당 측정기는 2주간 사용이 가능하나 개당 10만원 정도로 장기 사용 시 부담이 커진다. 그런 만큼, 혈당 정보를 AI 분석 완료해 혈당 측정기를 계속 사용하지 않아도 현재 혈당 상태를 예측 후 피드백을 제공한다는 취지이다. 양혁용 대표는 “글루코핏은 개인이 호밀빵 등 특정 음식을 섭취했을 때나, 탄수화물과 단백질 등의 영양 성분을 얼마나 섭취하면 혈당이 적정 수준으로 올라가는지 등에 대해 혈당 측정기와 AI를 결합한 개인 맞춤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약 800명을 대상으로 실험했을 때, 같은 음식이어도 사람마다 혈당 반응이 다 달랐다는 연구 결과에서 착안해 '글루코핏'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글루코핏' 이용 회원 중 현미·잡곡 등 밥을 섭취하면 혈당이 치솟는 혈당 스파이크 현상이 발생했으나, 피자·햄버거 등의 빵 종류로 식사했을 때는 혈당이 정상 수치를 유지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었다. 양 대표는 “대다수의 경우, 라면이나 튀김 등의 식품을 섭취하면 고혈당 상태가 되니 이 식품들을 먹지 말라는 피드백을 주는 것에서 그친다"며 “유저가 실제 행동이 가능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도 글루코핏의 장점"이라고 짚었다. 이 피드백대로 혈당에 나쁜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해결될 문제이나,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아무도 다이어트를 하거나 당뇨로 고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양 대표는 덧붙였다. 양 대표는 “글루코핏은 회원분은 라면을 드실 때 면을 어느 정도 섭취해야 하고, 계란 등의 단백질과 채소를 얼마나 곁들일 경우 혈당이 지금보다 50% 적게 올라간다는 등의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화된 점"이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글루코핏'의 핵심 서비스 대상은 체중 관리나 컨디션 개선을 필요로 하는 고객으로, 당뇨 전 단계에서 자신의 체질을 알아보기 위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도 많다고 양 대표는 귀띔했다. 당뇨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피를 측정하며 십수년간 관리하는 동안 자신의 체질에 대해 잘 알게 되나, 당뇨 전 단계의 경우 아직 자신에게 맞는 혈당 관리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혈당은 의학적인 부분이니 의사나 의료진에게 피드백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혈당 관리를 돕기 위해 가정의학과에서 비만치료를 보는 분들과 협력해 24시간 고객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점에 힘입어 사용자들이 평균 4주간 3㎏ 감량에 성공했고 양 대표는 덧붙였다. 단, 혈당 측정기는 식약처와 미국 FDA에서 승인되는 등 안정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의료기기이나, 채혈과 비교했을 때 정확도에서 약 10%의 오차가 있다. 따라서, 당뇨 증상이 심할 경우 이 기기를 진단 목적으로 사용하기보다 혈당 관리 보조를 위해 이용하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지난 2022년 11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해 4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글루코핏'은 지난해 2022년 대비 매출이 100배 이상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올해 1월에도 매출이 10배 이상 상승했다. 또한, 랜식은 지난해 디캠프 D-day 5팀 선정 행사에 최종 선발됐고, 국내 최대 스타트업 페어인 '컴업 2023'에서도 10위 안에 드는 기록을 세웠다. AI 혈당 예측 분석 기술 특허도 6건 출원해 등록 중이다. 양 대표는 “저희 회사 비전이 10억 명의 질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오는 2025년 말이나 2026년 초에 동아시아나 동남아시아 등의 해외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나 유럽은 시장이 크나 유사 서비스가 이미 존재한다. 반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빠르게 발전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당뇨 비율과 비만도가 빠르게 증가해 시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양혁용 대표는 “저희는 인류를 질병에서 해방시키고자 아프지 않게 미리 관리하는 것을 돕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며 “백엔드 개발자, 마케터,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디자이너 등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으니 이 미션에 가슴이 뛰는 분은 연락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코로나19 이후 배달음식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이 늘어난 가운데, 배달음식을 선택하는 요인 중 '건강과 안전'에 대한 만족도가 다른 요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대학교 대학원 식품영양학과 박민서 씨의 석사논문 '배달음식에 대한 고객만족도와 미생물학적 품질 평가'(지도교수 배현주)에 따르면, 국내 20∼50대 성인남녀를 659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주요 요인별 만족도 점수는 5점 만점에 △배달서비스의 품질(4.06점) △배달음식의 품질(4.06점) △배달 업체의 품질(3.59점) △편의성과 다양성(3.97점) △건강과 안전(3.40점)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품질이나 편의성에는 상당히 만족하는 반면에 위생과 건강성 부분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불안과 불신이 있음을 방증하는 결과이다. 배달음식에 대한 전체적인 만족도는 평균 3.93점이었고 전체적인 만족도는 20대가 40대와 50대보다 높았다. 배달음식을 주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636명(96.5%)이었으며, 이들 중 배달음식 주문 횟수는 '주 1회 이상'이 48.6%, '주 1회 미만'이 51.4%였다. 배달음식을 이용하는 이유로는(복수응답)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42.8%) △음식점(외식업소)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음식점 메뉴를 먹고 싶어서(40.7%)가 가장 높았다. 이어 △조리시간·식사시간 등이 부족해서(22.0%) △먹고 싶은 음식을 잘 만들지 못해서(21.1%) △요리, 설거지 등이 귀찮아서(17.5%) △직접 만들어 먹는 것보다 경제적이라고 생각해서(14.9%)△새롭고 다양한 음식을 먹기 위해서(14.6%)△요리하기에 조리 시설이나 도구가 없어서(11.2%) △기념일을 즐기기 위해서(11.0%) △특별한 이유 없음(10.7%)의 순이었다. 배달음식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전체의 3.5%(23명)로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배달음식을 신뢰할 수 없어서(47.8%) △음식점(외식업소)에서 식사하는 것을 선호해서(39.1%) △항상 음식을 직접 조리해서 먹기 때문에(17.4%) △배달 불가능한 지역에 거주해서(8.7%) △가격이 비싸서(8.7%) 등의 순이었다.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시간대는(복수응답) 저녁 식사가 70.6%였고, 야식이 26.1%, 점심 식사가 22.0%, 간식이 3.0% 등이었다. 배달 즉시 섭취가 62.3%로 가장 많았고 2시간 이내(18.9%), 냉장보관하면서 24시간 이내(11.5%), 냉장보관하면서 48시간 이내(5.7%) 등이었다. 메뉴별 주문 빈도는(복수응답) 치킨이 86.0%로 가장 많았고, △중식(46.5%) △피자(41.8%) △분식(35.2%) △족발·보쌈(32.1%) △찜·탕(22.2%) △패스트푸드(22.0%) △한식(16.7%) △돈가스(15.3%) △일식(10.8%) 순이었다. 조사 대상자들의 일반적인 특성을 보면, 성별은 남자가 36.9%, 여자가 63.1%였고, 연령은 20대가 38.2%, 30대가 27.4%, 40대가 21.9%, 50대가 12.6%였다. 결혼 여부는 미혼이 50.9%, 기혼이 49.1%였고, 가족 형태는 1인 가구가 21.9%, 가족과 동거하는 경우가 78.1%였다. 연구팀은 “배달음식의 생산·보관·포장·배달 과정에서의 온도관리에 유의해야 하며, 고객을 대상으로 배달음식을 가능한 바로 섭취하도록 하고, 배달음식을 보관할 때는 냉장하도록 하는 위생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인터뷰] 나무의사는 병든 나무·자연 고치는 ‘환경 치료사’

“과수원의 과일나무 등 개인 소유의 나무와 달리 공원 같은 공공장소에 심어진 나무는 병충해 진단과 처치에 반드시 '나무의사'의 진단 처방전이 필요합니다. 병충해 피해를 막고자 농약을 오남용하면서 사람과 환경에 피해를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삼성물산 그린스페이스솔루션팀 GSS서비스그룹 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기원 '나무의사'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나무의사라는 직업의 업무와 역할을 쉽고도 명확하게 설명했다. 나무의사는 명칭 그대로 나무에 각종 문제가 생겼을 때 진단과 처방을 내릴 수 있는 국가공인 자격증을 받은 전문가다. 일반적으로 나뭇잎 가장자리가 노란색으로 변하거나 잎이 쭈글쭈글해지는 병해부터 국내에서 심각성이 더해가는 소나무 재생충병에 이르기까지 나무가 사람처럼 '병들고 아파할 때'에 예방주사를 놓을 시기를 진단하거나 방제약을 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가로수 교통사고 등의 외부 영향으로 상처를 입은 나무나 사전조치를 잘못해 구멍이 뻥 뚫리는 공동현상이 생긴 나무 등 외상을 입은 나무 위급환자들을 수술하는 업무도 해낸다. 나무 수술은 나무의사의 진단·처방에 따라 예방과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가인 '수목처리기술자'와 함께 진행하며, 평상 시에는 일반적인 진단이나 처방의 업무 비중이 높다고 강기원 센터장은 말했다. 국내에서 나무의사 자격증을 따려면 △관련 석사학위 소지 △산업기사 자격증 획득 △5년 이상 실무 경력 보유의 조건 중 한 가지를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 조건 해당자는 나무의사 양성기관에서 총 15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면 시험응시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나무의사 최종시험은 지식 수준을 평가하는 필기부터 실무에 필요한 수술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하기에 최종 합격률은 낮은 편이다. 강기원 센터장은 조경 전문 고등학교에 입학해 3년간 화예연구 장학생에 뽑힐 정도 우수한 성적과 나무에 대한 사랑을 과시했다. 고교 졸업 뒤 1989년 삼성물산(당시 중앙개발)에 입사해 나무조경 관리업무를 맡아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삼성물산에서 근무하면서도 학업을 지속해 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 직장 팀원들과 함께 일본유학도 다녀왔다. 강 센터장이 나무의사 자격증을 정식으로 취득한 건 국내에 나무의사 제도가 도입된 2018년으로, 이 때 양성교육을 수료하고 시험을 통과해 정식 나무의사가 됐다. 강 센터장은 “현재 아파트 등 건물과 공원단지의 조경 및 관리를 주로 하고 있고, 서울 대치동의 양재천 조경도 삼성물산팀이 담당했다"고 최근 주업무를 소개했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의 테마공원 에버랜드에서 기술력이나 노하우가 필요한 의뢰가 들어오면 왕진을 나간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물산에 근무 중인 나무의사는 강 센터장을 포함해 모두 5명이며, 관리하는 수목 장소도 150~200여 곳에 이른다. 강 센터장은 “나무의사의 직업적 매력은 사무직 등 다른 직종과 달리 일하면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자신이 가진 지식을 총동원해 나무를 살려냈을 때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런 장점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은퇴 뒤 자연에 관심을 갖고 나무의사를 꿈꾸는 50~60세 연령층에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자격증을 딴 일부 나무의사는 나무병원 설립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나무병원 설립 조건을 충족해 등록을 마친 사람만 개원해 진료업무를 볼 수 있어 일단 실무경력을 쌓기 위해 나무의사 취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강 센터장은 들려줬다. 다만, 강 센터장은 “나무의사가 되기 위한 길은 굉장히 어려운 편"이라며 “현장업무 때 직접 땅을 파거나 나무에 올라가야 하는 등 힘든 일도 많으니 직무가 본인의 적성에 맞는 지부터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나무의사가 다루는 분야가 병리·생리·해충·토양 등 다양한 방면의 지식을 요구하는데다 나무가 병에 걸려 완전히 죽기까지 약 20년의 오랜 시간이 걸리고 살리기 위해서도 5년 가량의 긴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점도 나무의사의 업무 난이도를 높이는 부분이다. 강기원 센터장은 “진짜 '현장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나무의사 자격증을 딴 이후에도 끊임없이 공부해 이론과 실무 지식을 계속 쌓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돈과 같은 경제적 요소에 연연하기보다 건강한 자연환경을 만든다는 직업적 철학을 갖고 활동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헬스&에너지+] 봄철 ‘수두 유행’ 우려…환자 접촉땐 ‘100% 감염’

3월 신학기 이후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수두(水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법정감염병인 수도는 머리에 물이 차는 수두증(水頭症, 뇌수종·물뇌증)과는 다른 질환으로 피부에 병변이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수두를 올해 봄철에 주의해야 할 대표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지난 2019년 무려 8만 2868명이 발생하는 대유행을 겪었고, 이후 환자가 줄다가 올해 다시 크게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청 '전수감시 감염병 발생 현황'에 따르면, 수두 환자는 2022년 1만 8547명, 지난해 2만 6922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지난 3월 23일 기준 수두 누적 환자 총 5513명으로 집계됐다. 보통 3월 신학기를 기점으로 환자 수가 상승세를 보인 뒤 4∼5월 사이, 늦게는 6월까지 본격 유행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질병청과 지방자치단체는 수두에 경각심을 높이는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손씻기, 기침예절, 환자 격리, 적극적인 진료 등을 당부하고 있다. ◇ 기침·재채기 공기로, 물집 접촉으로 전염…환자 격리치료 중요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수두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수두의 원인균은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원인균과 같다. 수두에 걸리면 가렵고 물집이 잡히는 피부 발진이 발생한다. 다른 사람에게도 쉽게 전파된다. 수두 환자와 같은 집에 살면 면역이 없는 이상 거의 무조건 감염된다는 것이 전문의의 견해다. 수두는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된다. 또한 수두 환자와 직접 접촉, 수두 물집에서 나오는 진물 등을 통해 원인균이 체내로 들어옴으로써 전염이 일어난다. 수두는 전염성이 강해 수두 환자와 접촉하면 거의 100% 감염된다.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수두에 걸릴 수 있지만 5~9세 어린 연령층에 잘 발생한다. 지난해 수두 환자를 5세 단위로 살펴보면, 5∼9세 구간의 환자가 가장 많았고, 10∼14세, 0∼4세 환자도 상당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중·고교, 군대 등 집단생활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큰 특성 때문이다. 수두에 걸리면 보통 2∼3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미열·두통·근육통이 발생한다. 이어서 붉은 피부 발진이 생기는데, 피부가 작은 점 크기로 오돌토돌 솟아나는 것부터 시작한다. 성인과 소아에 다소 차이가 있는데, 소아에서 더 빠르게 발진과 수포가 발생한다. 물집은 시간이 경과하면 딱지(가피)가 생긴다. 가피는 중심부에서 형성되며, 5~20일 정도가 되면 떨어진다. 피부 발진은 몸통, 두피, 안면 부위, 팔다리에 무리를 지어 나타난다. 모든 단계의 피부 발진이 동시에 발견되는 것이 특징이다. 수두 증세가 심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이 있지 않다면, 병원에 굳이 입원할 필요는 없다. 병원에서도 해열제·진통제 투여 등 증세 치료와 흉터 방지 등 치료가 중심이 된다. 피부 발진이 발생한 지 24시간 이내에 먹는 아씨클로버(항바이러스 제제)를 사용하면 빠른 치유 효과가 있다. 피부 병변에 가피가 형성되고 건조되기 전까지는 전염성이 있으므로 병원 입원 시 환자를 격리해야 한다. 격리 병실이 없어서 일반 1인실에 입원을 하더라도 격리병실 입원으로 건강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해열제로는 '라이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아스피린 대신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한다. 라이증후군이란 인플루엔자나 수두 등 바이러스 질환에 걸린 소아에게서 발생하는데, 아스피린 등 살리실산제제의 복용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학계는 추측하고 있다. 급성 뇌증과 함께 간의 지방병변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심한 구토와 함께 경련, 혼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두는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금기사항이 없는 생후 12~15개월의 모든 소아에서 시행한다. 수두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소아로서 정기접종 시기(생후 12~15개월)에 접종을 받지 못한 소아는 만 13세 미만일 경우 1회 접종, 만 13세 이상은 4∼8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이전에 수두를 앓은 경우에는 이미 면역력이 있으므로 수두 환자와 접촉하더라도 다시 감염되지는 않지만 면역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에는 여러 차례 앓을 수도 있다. ◇ 수두 감염자 50세 이후 면역력 저하로 '대상포진' 이어질수 있어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따르면, 수두에 감염되면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신경절을 따라 통증과 가려움을 동반하는 수포로 발현한다. 다름아닌 대상포진이다. 50세 이상이 대상포진의 취약 연령이다. 대상포진을 앓았다는 것은 과거에 수두를 앓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수두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 대상포진 환자들은 오한 및 발열, 속이 메스껍거나 권태감이 생기는 등 마치 감기에 걸린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쑤시고 아픈 증상, 열이 나고 무거운 느낌 등 다양하다. 이러한 증상과 함께 수일 후에 수포발진이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본격적인 수포발진 전 나타나는 증상은 초기 감기 증상과 구분하기 어려워 방치하거나 감기약을 복용하는 등 적절한 초기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수포가 올라오기 전까지는 대상포진을 확진하기 어렵고, 통증은 수포발진이 나타나기 평균 4~5일 전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환자가 대상포진을 환절기 감기로 여기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증세가 악화되어 결국 입원치료를 받는 경우도 상당하다. 치료 후 띠 형태의 수포성 발진으로 인한 흉터뿐 아니라 심각한 통증과 감각이상 등 후유증을 동반한다. 늦게 치료할수록 통증 후유증의 강도가 심해 평생 통증치료를 받는 경우까지 생긴다. 최근에는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는 성인 백신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주로 50세 이후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고령자나 면역이 약한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환자의 10~18%가 겪게 된다. 이 합병증은 수면방해, 우울증, 만성피로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대상포진 환자의 10~25%는 안구에 대상포진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구 대상포진 환자의 50% 이상은 만성 재발성 안질환 및 시력저하, 시각상실 등을 겪게 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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