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발명진흥회 “발명가를 벤처CEO로 키워 드려요”

특허청 산하 한국발명진흥회가 발명인재 양성을 넘어 창업지원 전문기관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12일 발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된 벤처기업협회 주관 '2024년 벤처기업인의 밤' 행사에서 '창업지원 우수 공공기관'에 선정돼 표창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창업지원 우수기관 선정사업은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공공기관을 발굴, 표창하기 위해 벤처기업협회가 올해 처음 신설한 사업이다. 이번에 처음 신설된 선정사업에서 발명진흥회를 비롯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한국도로공사,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등 총 6개 기관이 표창을 받았다. 발명진흥회는 발명인재 양성·교육·연구와 특허기술·지식재산(IP)의 평가를 넘어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발명가의 발명품·아이디어가 수익 창출로 이어지도록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발명진흥회는 발명가가 창업기업 CEO로 성장할 수 있도록 △IP 디딤돌 △IP 나래 △IP 스타기업 △재도전성공패키지 △IP 평가 기반 투자유치 및 금융지원 등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IP 디딤돌 프로그램은 개인 발명가 또는 예비창업자의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초기 아이디어 발굴 단계부터 아이디어 구체화, 특허 출원·등록, 3D프린터 모형제작, 제품화 컨설팅까지 맞춤형 지원하는 사업이다. 연간 약 530건을 지원하며 특히 아이디어 창출 교육과 창업 컨설팅은 지원자의 분담금 부담 없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IP나래 프로그램은 창업한지 7년 이내의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특허분석해 독점적 권리를 도출하고 최대 100일간 전문가가 밀착해 연구개발(R&D) 전략 및 지식재산으로 키우기 위한 경영컨설팅을 제공한다. 연간 530여개사를 지원하며 전문가가 밀착 컨설팅을 통해 적재적소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IP스타 사업은 수출 유망 중소기업을 선정, 특허·브랜드·디자인 개발을 지원하고 해외 특허출원 비용 등을 지원해 글로벌 스타기업으로 키우는 사업이다. 발명가의 발명품·기술이 지식재산으로 보호받고 창업을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주기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한 셈이다. 이밖에 실패한 창업가의 재도전을 지원하는 재도전성공패키지, 지식재산 평가에 기반한 투자유치 및 금융 지원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발명진흥회는 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권의 정확한 가치평가를 통해 IP를 기반으로 보증·담보·대출·투자 등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원리금 미상환 등 대출 부실 발생시 담보 IP를 매입해 은행의 손실을 경감시켜 줌으로서 IP 담보대출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등 발명가와 예비창업자의 가장 큰 애로인 자금조달에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시형 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대한민국 산업 발전 및 경제성장을 위해 지식재산 기반 창업지원을 통한 잠재적인 히든챔피언 육성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발명진흥회는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점보·대왕·대짜일수록 잘 팔리네…대형마트 ‘대용량’ 경쟁

대형마트업계가 최근 치킨류뿐 아니라 떡볶이·돈가스·탕수육·비빔밥 등 인기외식의 품목을 가리지 않고 대용량 상품으로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빅사이즈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 속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소비 확산과 함께 이색 먹거리를 즐기는 MZ세대 '펀슈머(재미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가 늘어나자 이들을 겨냥한 대용량 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들의 대용량 마케팅은 유통시장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색 먹거리로 고객 호기심을 자극해 집객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슈퍼는 이날부터 풀무원 점보 밀떡볶이(383.5g)'와 '풀무원 점보 돈까스(300g)' 신상품 2종을 각 5980원, 9980원에 단독 출시한다. 두 상품 모두 기존 상품과 대비해 핵심 재료를 2배 이상 크게 제작해 특대 사이즈를 강조했다. 롯데마트가 연말을 앞두고 대용량 식품을 선보인 것은 기존 출시한 대용량 상품이 좋은 성과를 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대용량 막걸리 '큰통 생막걸리(1.2ℓ)'와 일본 위스키 '야마미네(1.8ℓ)'를 선보였다. 두 상품은 모두 시중상품 용량보다 50% 이상 많아 판매량도 각 상품군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특히, '야마미네'는 위스키를 타먹는 하이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출시 후 석 달만에 초도 물량을 완판할 정도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른 대형마트들 역시 단독으로 선보인 대용량 상품으로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쓱데이' 및 창립기념행사 한정 기획상품으로 선보인 단독 상품 대왕라면 3종(종류별 각 4만개 총 12만개)이 거의 완판된 상태로 현재 극소의 잔여재고만 판매중이다. 이마트 대왕라면 시리즈는 MZ세대 펀슈머를 겨냥해 만든 4인분 점보라면으로, 깔끔하고 얼큰한 맛은 물론 가성비 넘치는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본고장 대왕라면·대왕쟁반짜장·대왕튀김우동 가격은 각각 4480원, 7980원, 6980원으로 대용량 상품임에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홈플러스는 '대용량 직화 밀키트'를 출시해 호응을 얻었다. 대용량 직화 밀키트는 고물가 속에서 푸짐한 한 끼 식사가 가능하도록 4인 기준의 넉넉한 용량으로 선보인 상품이다. 대표상품은 △국물떡볶이와 다양한 모둠튀김의 조화가 일품인 '신당동식 사리듬뿍 즉석 떡볶이(1545g)' △소고기와 배추, 깻잎을 겹겹이 쌓아올린 '밀푀유나베(1129g)' △곱창과 새우, 낙지, 우삼겹 등이 어우러져 술안주로 먹기 좋은 '우삼겹 낙곱새 전골(1585g)' 등이 있다. 대용량 직화 밀키트는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2개월간(11월 1일~12월 11일) 홈플러스 대용량 직화 밀키트 매출은 전년 대비 매출이 23% 증가했다. 앞서 지난 3월 선보인 홈플러스 델리 신제품 '대짜(대용량 진짜)' 시리즈도 여전히 가족외식류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대짜 시리즈는 △대짜 등심찹쌀탕수육 △대짜 핫스파이시후라이드치킨 △대짜 여수꼬막비빔밥 등 3종이다. 특히, 대짜 등심찹쌀탕수육은 일반 중국집 탕수육 '대(大)'자 보다 많은 용량에 특제 탕수육 소스를 동봉했으며, 대짜 여수꼬막비빔밥은 1.2㎏의 대용량으로 온 가족이 함께 푸짐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독 상품 또는 신상품으로 선보인 대용량 상품은 고객 관심을 환기 시킬 수 있다"며 “고객들이 호기심에 상품을 사러 매장에 올 수 있기 때문에 대용량 마케팅엔 고객 집객 요인이 주효하다"고 설명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화제의 신상품] 오리온 뉴룽지, 국산쌀 100% 누룽지 과자 맛·건강 잡았다

올해 이렇다 할 히트작 소식이 들리지 않던 제과업계에서 국산 쌀을 앞세운 오리온 '뉴룽지'가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2일 오리온에 따르면, 지난 7월 출시된 이래 5개월 간 뉴룽지의 누적 판매량이 370만봉을 기록하면서 인기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과자시장에서 월매출 10억원을 넘는 상품은 히트작으로 꼽히는데, 뉴룽지는 지난 9월 9억원 달성 뒤 지난달에는 10억원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100% 국산 쌀로 만든 과자라는 점이다. 통상 국내 과자 제조사들은 '원가 절감'을 이유로 비교적 저렴한 미국 등 외국산 쌀을 사용하거나, 국내산과 외국산을 혼합해 사용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한다. 반면 오리온농협 밀양 공장에서 생산하는 뉴룽지는 국내 특정 지역이 아닌 여러 지역에서 수매한 쌀만 사용한다. 2016년 설립된 오리온농협은 식품산업 발전과 농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오리온과 농협이 50%씩 출자해 만든 합작법인이다. 이를 통해 뉴룽지 제조에만 사용된 누적 쌀 사용량도 100톤을 훌쩍 넘는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일반제품과 달리 쌀 반죽 후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굽는 차별화된 제조 방식도 소비자 눈길을 끄는 요소다. 기자가 직접 구매해 먹어보니 흡사 누룽지를 연상시키는 바삭바삭한 식감은 물론, 생각보다 달지 않은 맛으로 단맛을 크게 선호하지 않는 기자 입맛에 제격이었다. 오리지널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에는 이색 레시피를 더한 한정판 제품까지 내놓으며 수요 유지에 공들이고 있다. 이달 5일 출시한 '뉴룽지 고추장카라멜맛'으로, 기존 국산 쌀에 더해 K-대표 장류인 고추장까지 활용한 소스로 한국적인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내부적으로 오랜 시간 오븐 온도와 건조 시간 외에도 소스의 덧발림 등 여러 테스트를 거치며 제품을 완성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향후 매출이 더 증가하면 라인 증설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소비자 입맛울 고려해 현재 국내산 쌀을 사용한 다양한 제품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주식 저가양도’ 허영인 SPC 회장, 대법원서 무죄 확정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SPC삼립에 헐값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12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상호 전(前) SPC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SPC 대표이사도 무죄가 확정됐다. 검찰은 지난 2012년 12월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가루 생산업체인 밀다원 주식을 삼립에 저가로 양도한 혐의로 허 회장 등을 기소했다. 2011년 SPC삼립은 밀다원 주식을 255원에 모두 사들였는데, 취득가(3038원)나 직전 연도 평가액(1180원) 대비 낮은 수준이다. 검찰은 SPC삼립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밀다원을 인수했다고 보고,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각각 121억6000만원, 58억1000만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허 회장 등이 양도 주식 가액을 결정한 행위가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검찰이 항소했으나 2심에서도 “밀다원 주식가액 평가방법이 취득가액보다 현저히 낮아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면서 “밀다원 주식가액 평가방법이 위법하다고 판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날 대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은 “원심의 무죄 판단에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헷갈린다는 항공권 환불 규정, 하나투어가 AI로 해법 내놨다

항공사마다, 취소 일자마다 달라 헷갈렸던 항공권 취소 수수료를 앞으로는 손쉽게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나투어가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에 기반한 'AI 환불금 캘린더'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AI 환불금 캘린더'는 항공사 취소 수수료 규정을 분석 및 학습한 AI가 취소 일자로부터 남은 출발일을 계산한 후 예상 환불금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고객 편의 서비스다. 취소 신청일에 따라 수수료율이 다르기 때문에 인지하기 쉬운 캘린더 형태로 사용자 환경(UI)을 제공한다. 고객은 희망하는 취소일 기준 항공사 취소 수수료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고, 하나투어 상담 직원은 상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고객 및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별도의 문의 없이 자동으로 환불금 조회와 바로 환불이 가능한 자동 환불 서비스도 같이 제공한다. 하나투어는 이용 가능한 항공사를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하나투어는 고객 편의 향상 일환으로 '항공권 최저가 알림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일정에 맞춰 인원, 가격대, 출발 시간대, 항공사를 설정한 후 알림 받기를 신청하면, 7일 동안 '알림톡'으로 항공권 최저가 정보를 알려준다. 알림 서비스가 종료되어도 출발일 이전이라면 서비스를 연장할 수 있다. 하나투어 공식 홈페이지 및 모바일 통합회원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고객 편의 증대 차원에서 AI를 활용한 알람, 환불 서비스를 선보인 동시에 여행 상품 기획 및 운영을 위한 AI Assistant 서비스 개발로 내부 임직원 생산성 및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라며, “지속적인 AI 서비스 고도화와 영역 확대로 업계 디지털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국내 벤처 절반 “내년 자금사정 악화”

국내 벤처기업의 절반 가량은 내년 자금 사정이 올해보다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은 벤처기업 다섯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는 20%에 그쳤다. 벤처기업들이 내년 사업 운영을 위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가 낙관적 의견보다 2.5배 더 많은 셈이다. 12일 벤처기업협회는 총 455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벤처기업 투·융자 현황 등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비 2025년 자금사정이 '악화'(매우 악화+다소 악화)될 것이라 전망한 기업은 응답 기업의 47.7%에 달했다. 이중 '매우 악화'를 꼽은 기업도 10.6%로 나타났다. 반면 '호전'(다소 호전+매우 호전)될 것이라 전망한 기업은 20.9%에 그쳤다. 우리 벤처기업들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금융 현안으로 '운영 자금 부족'(29.6%)을 꼽았다. 이어 '높은 금융비용'(20.6%), '초기 자금 조달의 어려움'(19.2%)이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목됐다. 벤처투자 유동성 제고를 위한 방안과 관련해서는 '정책자금 및 대출보증 확대' 27.5%, '세제혜택 강화' 19.8%, '다양한 투자 상품 개발' 15.8% 순으로 응답했다. 협회 관계자는 “벤처기업들이 여전히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높은 금융비용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업 애로 해소를 위해 다양한 금융 지원 확대 및 금융 유동성 해소 방안의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벤처금융 유동성 확대를 위한 정책 활동 및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현장] CJ가 만든 국내 첫 AI영화 ‘기대반 아쉬움반’

CJ CGV가 국내 극장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영화 '엠호텔'을 상영관에 올렸다. 국내외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영화 제작에 AI를 활용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엠호텔'이 영화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리라는 기대감에 개봉 첫날인 11일 직접 관람의 기회를 얻었다. '엠호텔'의 상영시간은 단 6분 31초. CGV는 관람료를 1000원으로 책정했고, 관람객에게 선착순으로 탄산음료 무료 교환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열었다. 상영시작 10분 전쯤 발권을 마치고 탄산음료를 교환해 상영관에 입장했다. 평일이고, AI영화의 홍보가 적은 탓에 관객은 기자 혼자였다. 7분이 채 안 되는 영화를 보기 위해 10분 넘게 상영 전 광고를 봐야하는 아이러니 상황에도 '영화의 미래'를 보겠다는 기대감으로 견딜 수 있었다. 영화 '엠호텔'은 평생 신세 한탄만 하던 노숙자가 호텔 열쇠를 우연히 줍게 되며 펼쳐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다룬다. 베니스 AI 국제 필름 어워드, 칸느 월드 필름 페스티벌, 뉴욕 AMT 필름 페스티벌 등 유수의 국제 AI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고, 최근에는 '부산국제인공지능영화제(BIAIF)' 상영작으로도 초청됐다. CJ ENM이 제작을 맡아, 영화의 이미지와 영상, 사운드 등 영화 속 모든 장면을 생성형 AI로 구현했다. CJ ENM에 따르면 영화의 스토리 개발부터 제작 실무까지 AI 관련 연구개발(R&D)를 전담하는 AI사업 추진팀 소속 4명의 전문가가 한 달 만에 만들었다. 영화 제작에 활용된 솔루션만 10개 이상, CJ ENM은 자체적인 솔루션 최적화 작업에도 공을 들였다. 실제 영화는 등장인물의 피부와 디테일한 표정, 섬세한 모션을 표현하는 데 주력한 듯 했지만, 실제 배우들이 연기해 감독이 연출한 작품과 비교군으로 묶기에는 아쉬움이 컸다. 오히려 대작 게임의 시네마틱 영상과 비교하는 편이 적당해 보였다. 또한, 등장인물이 주름이 너무 과도하게 표현됐다는 느낌, 기대보다 단촐하게 표현된 배경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애당초 AI로 한 달 만에 만든 영화와 수백여 명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몇 달을 고생해 만든 영화를 비교하려고 했던 것 자체가 경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AI 기술로 영화 시장에서 기회를 찾기를 바란다"는 엔딩 크레딧은 꽤 인상적이었다. 영화 투자업계 관계자는 “AI로 영화를 만든다는 게 말로는 간단해보이지만, 리소스(resource)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서 생각보다 제작비가 많이 든다"며 “AI 영화가 산업의 '미래'일지는 몰라도 당장 다가온 '현실'이라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CGV 관계자는 “AI 영화 상영은 극장의 실적 상승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관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며 “이번 AI 영화 상영을 CGV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봐 달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식품업계, 오징어게임2로 ‘탄핵정국 불똥’ 끄기

달고나·라면 등 K-푸드의 글로벌 인기에 기여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오는 26일 3년 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오면서 식품업계의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한정판 출시와 팝업 운영은 물론, 출연 배우를 앞세운 광고까지 펼치는 등 관련 마케팅에 한창이다 . 11일 오뚜기에 따르면, 오징어게임 시즌2 협업 상품으로 판매 중인 안주용 스낵 '뿌셔뿌셔' 2종 누적 판매량이 이달 10일 기준 14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출시 약 한 달 만에 성과로 버터구이오징어맛·화끈한 매운맛 등 맥주와 곁들이기 좋은 자극적인 맛을 앞세웠다. 제품 패키지로 자체 공식 캐릭터 '옐로우즈'에 오징어게임 관련 요소를 입힌 점도 눈길을 끈다. 또한, 올 연말까지 판매하는 제품 대상으로 총 30종의 떼었다 붙일 수 있는 씰스티커도 무작위 동봉해 드라마 팬층 유입을 노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국내외 시장을 타깃으로 오징어게임2와 손잡고 한국·미국·유럽·호주 등·전 세계 14개국에서 글로벌 캠페인을 추진한다. 주력 카테고리인 K-길거리 푸드와 만두·김치·김스낵 등 전략 제품 위주로 오징어게임 캐릭터를 적용한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인다. 주 재료로 오징어를 활용한 신제품도 내놓는다. 국내에선 '비비고 통오징어만두'와 '버터오징어 김스낵'를, 태국에선 '비비고 무말랭이 오징어 김치'를 각각 출시한다. 주류업계도 오징어게임2 마케팅 대열에 합류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부터 가정용 채널·유흥채널 대상으로 대표 소주 브랜드 '참이슬'의 오징어게임 에디션 3종(360m㎖)을 판매하고 있다. 작품 주요 요소를 제품 곳곳에 반영해 시각적인 재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영희·핑크가드·프론트맨 등 오징어게임 속 캐릭터와 참이슬의 이슬방울을 조합한 라벨을 적용한다. 참이슬 로고 중 ㅁ·ㅇ·ㅅ 자음에만 오징어게임 대표 색상인 분홍색도 입혔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최근 디아지오코리아도 스카치 위스키 제품 '조니워커 블랙'의 오징어게임 에디션을 한정 수량 선보이였다. 오징어게임 참가자별로 고유번호가 적힌 점에서 착안해 제품에도 1번~456번까지 고유번호를 새겨 소장가치를 부각하면서, 일부 마트·편의점에선 품절 사태까지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과 연계한 팝업까지 운영하는 등 마케팅에 진심이다. 디아지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서울 성수동 '도어투성수'에서 진행한 팝업 운영 기간 동안 총 1만2500여명의 방문객이 몰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하림은 이달 초 야심작으로 해물류 국물 라면 '오징어라면'을 출시하며 틈새 공략에 나섰다. 오징어게임 출연 배우 겸 자사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 모델인 배우 이정재를 내세운 한편, 제품 광고도 전체 색감을 오징어게임을 상징하는 분홍색을 적용한 점에서 드라마를 연상케 했다. 업계는 탄핵 정국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대외 신인도 저하마저 우려되는 가운데, 오징어게임2 마케팅이 해외 소비자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아직 작품이 공개되기 전이나, 내년 1월 개최하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TV 드라마상 후보로 지명되면서 “이례적인 사례"라는 외신 소식도 들리고 있다. 실제 2021년 오징어게임 시즌1 방영 당시 일부 업체가 홍보 효과를 누리면서 업계 기대감을 뒷받침하는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직접 간접광고(PPL)를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작품 속에서 삼양라면을 부숴먹는 모습이 등장하며 후광 효과를 입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은 그해 12월 기존 삼양라면과 유사한 패키지의 '삼양라면 스낵'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삼양식품은 이번 오징어게임 시즌2 출시에 따른 마케팅 여부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제품 PPL 논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쿠팡 vs. 네이버 ‘이커머스 왕좌게임’ 재격돌

국내 이커머스시장 양강인 쿠팡과 네이버 간 1위 쟁탈전이 다시 불붙었다. 선공을 날린 곳은 네이버로, 최근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 구독 혜택에 이어 내년 쇼핑 전용앱 출시를 예고하며 쿠팡의 선두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쿠팡도 네이버의 OTT 공세에 맞대응해 자체 OTT(쿠팡플레이)에 더해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플러스를 대항마로 내세워 주도권 굳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커머스 사업을 키우기 위해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넷플릭스 구독' 혜택이다. 네이버는 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달 26일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신규회원에 넷플릭스 구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월 4900원의 구독료로 월 5500원 상당의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를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알리기 위해 네이버는 건물 옥외광고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최근 명동 신세계백화점 맞은편 건물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넷플릭스 구독 혜택을 알리는 광고까지 등장했다. 네이버가 멤버십 혜택 홍보를 위해 건물외벽에 광고까지 진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에 업계는 네이버의 공격적 마케팅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네이버는 OTT 제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내년 1분기엔 쇼핑 전용 앱인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를 별도로 출시할 계획이다. 동시에 물류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새벽배송'은 물론, 생필품 등을 주문 뒤 1시간 안팎에 배송해주는 '지금배송' 등 다양한 시간 단위의 배송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이같은 네이버 공세를 의식한 듯 쿠팡은 미국 OTT 파라마운트플러스와 손잡고 자체 OTT 쿠팡플레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글로벌 콘텐츠 디스트리뷰션은 최근 쿠팡플레이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내년부턴 쿠팡플레이에 파라마운트의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될 예정이다. 쿠팡은 올해 국내 네이버 공세뿐 아니라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진출 공세가 강화되자 오는 2026년까지 물류 인프라 투자에 3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쉴드(방어막) 전략'을 발표했다. 경북 김천을 비롯해 대전·울산·충북제천 등 전국 8개 지역에 물류센터를 구축해 2027년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무료 로켓배송을 실현한다는 포부이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 10월 광주광역시에 호남권 최대 규모 물류센터를 준공한데 이어 지난 달 경북 김천 물류센터 공사에 착수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시장은 쿠팡과 네이버가 선두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형국이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온라인쇼핑시장에서 거래액 기준 점유율은 쿠팡이 24.5%로 네이버(23.3%)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KPMG삼정 조사 결과에선 네이버(22%)가 쿠팡(20%)을 앞섰다. 업계는 쿠팡이 실질적으로 네이버를 누르고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 1위를 놓고 빅2의 공방전이 재점화되고 있지만 업계는 쿠팡이 물류인프라 등 투자를 지속적 확대하고 있는 점을 들어 네이버가 쿠팡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갈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오히려 쿠팡과 네이버 간 경쟁이 전반적인 이커머스 성장 둔화 속에서 양강 중심의 독과점체제를 강화시켜 업체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전 유통학회장 출신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내년은 예고된 '쿠팡 대(對) 네이버 대전' 속에서 공급 주도의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다만, 경기가 장기 불황으로 가다보니 이커머스 시장의 신장세가 둔화되고 선두업체와 중소업체 간 양극화를 더 부추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컴업2024 개막, 탄핵정국도 ‘스타트업 열기’ 못막는다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를 표방하는 국내 최대 스타트업 페어 '컴업 2024'(COMEUP)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스타트업 생태계 교류가 목적인 컴업 2024는 12일까지 열릴 예정이지만, 비상계엄 파동 및 탄핵정국 여파로 개막일인 11일 오전 기준 지난해보다 외국인 참가자가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진행하는 컴업 2024는 지난 2019년 시작해 올해로 6번째를 맞았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전 세계에 알리고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자 등 글로벌 창업·벤처 생태계 구성원이 교류하기 위한 행사다. 특히, 올해는 △UAE, 일본, 우간다, 콜롬비아 등 총 40여개국 150여 개 스타트업 참여 △딥테크 기술별 전시존 운영 △기후 위기에 대한 지속가능한 혁신 해법을 제시하기 위한 특화 세션 SIS 컨퍼런스 마련 등으로 글로벌 및 혁신 분야 산업 스타트업 홍보 요소를 강화한 만큼 행사 성과에 거는 기대감이 이전 행사때보다 컸다. 실제로 행사장에서 만나본 전시 참여 기업 약 260개사 중 절반 이상이 해외 스타트업으로, 국가관을 개설한 UAE 부스 앞에 참관객이 몰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UAE에서는 소매, 행사, 엔터테인먼트 등에 활용되는 전문 로봇을 개발한 'ICOSIUM ROBOTICS'와 음식물 쓰레기를 항공 연료, 비료 등으로 전환하는 'Circa Biotech' 등의 기업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과 스웨덴, 아프리카 지역의 테크 스타트업도 다수 참여했다. 일본에서는 초협소공간 점검드론인 'IBIS2'를 개발한 등 실내점검 드론 전문 기업인 'liberaware'가 참석해 홍보에 열을 올렸다. 스웨덴과 아프리카에서 참가한 농업, AI 분야 등 딥테크 혁신 기업들도 열정적인 태도로 임했다. 국내에서도 △거대언어모델 추론 전용 인공지능 반도체 제조 기업 '하이퍼엑셀' △가정에서도 당뇨 환자가 당화혈색소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소형 기기 구현 '오렌지바이오메드' △과불화화합물이 없는 나노멤브레인 복합소재 제조 원천기술 보유기업 '소프엔티' △고정밀 자율주행 로봇 개발기업 '나비프라'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스트레스와 두통 등 개인 상태를 선택하면 이에 맞는 영양제를 기기가 맞춤 조제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행사장에서 직접 선보인 국내 기업 '알고케어'와 로봇개를 직접 조종해 참관객들의 눈길을 끈 중국 로봇기업 'Unitree'도 눈에 띄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첫날 오전 컴업 행사장에서 만난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지난해보다는 외국인 참석자 수가 적은 것 같다"며 “계엄 여파로 스타트업들도 걱정이 컸지만, 그래도 혁신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영향을 덜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12일 대기업 관계자와 미팅이 예정되어있고 또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부스에 들리는 등, 스타트업이 행사에 참여하며 기대하는 협업이나 투자 유치 기회 잡기, 글로벌 진출 등에서 청신호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날 함께 진행된 SIS 컨퍼런스에서는 코스닥에 상장한 김구환 그리드위즈 대표가 첫 발표를 맡았다. 김 대표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누적투자가 140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K-에너지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며 시장 상황을 공유했다. 이밖에 △글로벌 혁신 연사들이 강연하는 컨퍼런스 △키노트 스피치 △IR 피칭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스타트업 법률 상담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중기부는 컴업 연계 행사로 10일부터 12일까지 해외 벤처캐피탈 약 55개사가 참가하는 K-글로벌 벤처 캐피털 써밋 2024과 벤처·창업 진흥 유공 포상 시상식 등을 함께 진행한다. 11일 열린 시상식에서는 범진규 드림시큐리티 대표와 김춘식 티에스모스트 대표가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