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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e+ 삶의 질] 심장 떨림 심방세동 치료에 ‘펄스장 절제술’ 주목

심장이 '바르르~' 떨리는 증상의 심방세동은 어떤 원인에 의해 전기신호가 심방 내에서 맴돌면서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박동하는 부정맥의 일종이다. 대한부정맥학회에 따르면, 심방세동은 인구 고령화로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도 심방세동 환자 유병률이 2004년에 0.5%에서 2014년에는 1.4%로 늘어났고, 2024년에는 2% 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심방세동 치료는 약물요법,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 냉각풍선절제술 등이 흔히 쓰이고 있다. 전극도자절제술은 심장 부위에 고주파 에너지를 가해 비정상 조직을 파괴해 심방세동 등 부정맥을 치료하는 시술이다. 냉각풍선절제술은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폐정맥 입구에 특수 설계된 풍선을 밀착시키고 액체질소를 이용해 영하 50도 이하로 급격히 냉각시키켜 치료하는 시술이다. 심방세동에 비약물 요법이 발전하면서 최근 '펄스장 절제술'(Pulsed Field Ablation, PFA)이 심방세동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이 시술은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잇달아 시술 성공을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차명진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20일 발작성 심방세동을 앓고 있는 70대 A씨에게 펄스장 절제술을 시행했다. 평소는 평소 심한 두근거림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정도였는데, 약물치료를 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약물 부작용으로 어지럼증까지 호소하는 상황이었다. 펄스장 절제술을 받은 A씨는 시술 당일 퇴원했으며, 증상도 크게 호전되었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펄스장 절제술은 지난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허가를 받은 이후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적극 사용되고 있다. 이미 12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시술이 진행되며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에서 지난해 12월 13일 펄스장 절제술을 신의료기술로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19일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B씨(53)를 펄스장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정 교수는 “이날 오전 8시가 조금 넘어 시작한 PFA 시술은 별다른 부작용 없이 1시간도 안 돼 끝났다"면서 “이어 4명의 심방세동 환자가 PFA 시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12월 19일 온영근 순환기내과 교수침이 펄스장 절제술 시술에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온 교수는 “PFA 도입으로 심방세동 부정맥 환자들에게 가장 앞선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유통업계, 글로벌 악재에 ‘글로벌 동맹’으로 대응

올해 유통업계는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동맹이 더 활발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와 전문가에 따르면, 오는 20일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으로 국내 유통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출범 즉시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제품에 대한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제품에 대해서는 기존 관세에 10% 추가 관세 부과 명령을 내릴 것을 예고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향후엔 경제 진영화로 재화의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워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커지면 국내 유통기업들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단 의미다. 가령 현재 국내 생활용품 상당수는 중국 수입 상품에 의존하고 있는데,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커지면 생활용품 가격이 비싸지거나 또는 상품 가짓수가 줄어들고 분쟁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단 분석이다. 때문에 이같은 글로벌 불확실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올해 유통기업들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작업에 더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해 트럼프 당선인과 단독 회동을 가진 후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발표했다. 신세계와 알리바바 간 파트너십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것이 핵심골자로, 신세계가 G마켓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이러한 전략 동맹은 글로벌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단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는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와 손잡고 공격적 멤버십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는 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작년 11월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신규회원에 넷플릭스 구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장)은 “글로벌 정치적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네트워크 구축"이라며 “기업이 전략적 이해를 같이 공유하고 서로 협업함으로써 정치적 불확실성 위험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영화 ‘하얼빈’ 흥행질주…이번주 ‘500만 돌파’ 관심

개봉 2주차를 맞은 영화 '하얼빈'이 새해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개봉 이후 해를 넘겨 1월 4일까지 집계된 영화 '하얼빈'의 누적 관객 수는 349만8562명을 기록했다. 예매율도 5일 오전 11시 기준 31.8%를 달리며 여전히 개봉작 1위를 고수하고 있다. 4일 기준으론 아직 국내작품 '소방관'의 누적 관객 수(12월 4일 개봉, 350만4563명)를 앞지르진 못했으나, 업계에선 이 기세대로라면 '하얼빈'이 이르면 이번 주 누적 관객 수 5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하얼빈'과 일주일 간격을 두고 개봉한 국내 신작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12월 31일 개봉)간 박빙을 예상했으나, '보고타'가 개봉 초반 저조한 성과를 거두면서 '하얼빈'의 독주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보고타'의 누적 관객수는 28만5695명(4일 기준), 예매율은 9.0%다. 개봉 한 달이 가까워진 '소방관'의 예매율은 5.7%로 주저앉은 상황이다. 특히 이번 주에는 '하얼빈'의 본격적인 홍보 활동이 시작돼 관객동원의 추가 견인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일 오후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우민호 감독과 함께 주요 출연진들이 모두 출동해 처음으로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 나선다. 앞서 '하얼빈'은 개봉 초반 대대적인 홍보를 계획했다가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로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되자 연기한 바 있다. 극장가는 '하얼빈'의 흥행 배경으로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제거라는 하나의 항일 거사를 위해 하얼빈 역으로 향하는 안중근 의사와 독립군들과 이를 쫓는 일본제국주의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독립군 내의 밀정을 찾기 위한 추리극 형식이 어울려 극적 몰입감을 높이는 점을 꼽고 있다. 주인공 안중근역의 배우 현빈을 비롯해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등 조연 스타들의 열연도 빛난다는 평가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식품업계, 대내외 경영리스크 ‘글로벌·AI’로 돌파

2025년 을사년 주요 식품사 수장들의 신년사 키워드는 크게 '글로벌 시장 공략'과 'AI(인공지능) 확대'를 통한 위기 극복으로 요약된다. 국내 정국 혼란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세 변화 등 여느 때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혁신과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절호의 기회가 되거나, 시장에서 도태되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철저한 대비 없이 기존 경영 방식을 답습하는 기업은 위기를 맞아 도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 회장은 위기 타개 해법으로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주문했다. 이를 위해 “식품, 물류, 엔터, 뷰티 분야 모두 글로벌 확장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면서 “그룹의 글로벌 성장 비전을 대외에 적극 제시해 시장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해외 사업 강화를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전례 없는 위기 속 지속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고강도 쇄신을 피력했다. 신 회장은 고객 관점의 사업 혁신을 언급하며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롯데만이 제시할 수 있는 혁신과 차별화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AI 시대를 맞아 “사업 모델 창출과 비용 절감 등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도록 AI 내재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풀무원 신임 수장으로 정식 취임한 이우봉 총괄CEO는 녹록치 않은 사업 환경에 어려움이 예상되나, 글로벌 넘버원 지속가능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가능식품 확장·해외 시장 확대·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푸드테크 등 4가지 사업 방향성도 제시했다. 또한, 미래 비전으로 이 총괄CEO(최고경영자)는 “빅데이터와 AI가 중심이 되는 지식 혁명시대에 풀무원 조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조직문화를 쇄신하고, 디지털 전환(DX)과 프로세스 혁신(PI)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가야 한다"며 전화위복의 태도를 요구하며 올해 실천 사항 3가지로 '질적 성장', '변화와 혁신', '글로벌 사업 확장'을 꼽았다. 특히, 임 대표는 성장 잠재력이 큰 해외로 시장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강조하며 “현지 시장 요구에 맞게 제품과 서비스, 마케팅전략을 조정하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올해 새 백년대계를 그리는 전환점에 선 하이트진로그룹의 박문덕 회장은 '뜻이 있어 마침내 그 목표를 이루게 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유지경성(有志竟成)'을 신년 키워드로 언급했다. 신년사에서 박 회장은 미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사업 재검토·비용절감 외에도 해외 시장 개척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해외 시장은 새로운 기회“라며 “최초 해외 생산물류기지 건설을 통한 생산 효율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본업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디지털 역량 강화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업체도 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디지털 기술로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사회의 필요를 파악하는 혁신 기반으로 활용하자"며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도 “어려움 속에도 위기와 기회가 있는 만큼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며 “AI를 비롯한 디지털 혁명에 집중하자"고 밝혔다. 실제 올해 부서별로 AI 활용을 독려하기 위한 예산 확충·임직원 교육 등 지원도 늘리고 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중기중앙회, ‘노란우산’ 가입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지원

중소기업중앙회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애도를 표하고, 노란우산에 가입한 희생자 유가족에 대해 최대한 많은 지원을 신속하게 하겠다고 5일 밝혔다. 현재까지 참사 희생자 중 노란우산 가입자는 2명으로 확인됐다. 희생자 유가족에게는 '노란우산 공제금'이 지급되고 최근 2년 이내에 가입한 경우에는 복지서비스로 지원하는 단체보험을 통해 최대 1억5000만원(월부금액의 150배)까지 보험금이 더 지급된다. 노란우산은 최대한 빨리 희생자분들의 가입 여부를 확인하여 신속하게 공제금이나 단체보험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직접 방문하여 상담과 지원절차를 안내할 예정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어려운 상황에서 묵묵히 생업을 이어 온 소상공인들이 이번 참사에 포함되어 더욱 안타깝다"며 “앞으로도 뜻하지 않은 재난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피해에 노란우산이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하여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건강e+ 삶의 질] 당신도 대상증후군? 새해에 ‘배둘레햄’ 줄이기 실천하세요

고혈압·고혈당(당뇨병)·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고(과)체중(비만)은 건강의 기본을 갉아 먹는 질병으로, 이름하여 '사고(4高) 질환'이라고 부른다. 경제에서도 고유가·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고'가 붙으면 나쁘듯이 건강에서도 마찬가지다. 천천히 진행하는 이 '4고 질환'은 그 자체로서도 문제가 있지만 암과 함께 동맥경화·심근경색·뇌졸중에 가장 직접 관련 있는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건강의 4대 악(惡)'으로 꼽힌다. 이들 만성질환은 잦은 음주, 과음, 기름진 음식, 운동 부족, 스트레스, 피로 누적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원인이기 때문에 '생활습관병'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아직 질환까지는 아니지만 정상수치를 넘어선 경우(경계치)가 여러 가지 중첩하면 질환 못지 않은 악영향을 끼친다. 혈압·혈당·중성지방, 고밀도 지단백(HDL), 허리둘레 등이 정상을 벗어났을 때를 얘기하는 것이다. 다름아닌 대사증후군이다. 대사증후군이란 △허리둘레 남자 90㎝, 여자 85㎝ 이상 △혈액 내 중성지방 150㎎/㎗ 이상 △HDL콜레스테롤 남자 40㎎/㎗ 이하, 여자 50㎎/㎗ 이하 △혈압 120/80㎜Hg 이상~130/90㎜Hg 미만 △공복혈당 100㎎/㎗ 이상, 100 미만이라도 과거 당뇨병을 앓았거나 당뇨병 약을 먹고 있는 경우 자동 포함 등 5가지 중 3가지 이상이면 해당된다. 허리둘레 비정상을 기본으로 하고, 나머지 4가지 중 2가지 이상을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하는 방법도 있는데,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그냥 5가지 중 3가지를 갖고 판단하는 추세다. 국내 대사증후군 환자 수가 2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학계와 보건당국이 추정하는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발간한 '2023 건강검진 통계연보'를 보면, 2023년 국가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1746만명의 69.2%가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 중 1개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사증후군 위험요인 진단 기준별로는 남녀 전체적으로 △높은 혈압(45.1%) △높은 혈당(40.1%) △복부 비만(25.5%) 순이었다. 성별로 나누면 남성은 △높은 혈압(52.2%) △높은 혈당(46.8%) △복부 비만(31.8%)으로, 여성의 경우 △높은 혈압(37.6%) △높은 혈당(33.0%) △낮은 HDL 콜레스테롤혈증(19.4%)로 각각 집계됐다.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받은 비율은 전체 수검자의 22.6%였고, 남성이 25.3%로 여성(19.7%)보다 높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사증후군 진료 환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2019년 1179만 4719명에서 매년 증가해 2023년에는 1415만 2006명으로 집계됐다. 한 마디로 심·뇌혈관질환에 '적색경보'가 켜진 것인데, 이런 상태는 올해부터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우리나라에 국민건강의 문제뿐 아니라 진료비·간병비 등 가계와 국가재정마저 갉아먹는 근본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2024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2023년 만성질환 진료비 90조원 가운데 고혈압·심장병·뇌졸중 등 순환계통 질환으로 투입되는 비용이 13조 4000억원으로 만성질환 진료비의 14.89%를 차지했다. 단일질환으로는 원발성 고혈압 진료비가 4조 4000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2형 당뇨병이 3조 1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대사증후군 환자들은 이런 막대한 국민의료비를 지출하는 주요 질환들의 잠재군이다. 대사증후군은 특정질환과 약물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잘못된 식생활,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건강을 해치는 생활양식의 부메랑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다. 대사증후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평소 혈당·혈압·고지혈증·비만도 등 위험인자를 정기 체크해야 한다. 금연과 절주, 스트레스 해소 등 생활습관 개선과 더불어 식이·운동·약물 요법 등을 전방위로 펼쳐야 '만성질병 잠재군' 대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해 적극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혈압이나 고혈당이나 고지혈증이 있다고 해서 고체중(비만)으로 꼭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만, 특히 복부비만은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이 3가지만 따져서 '3고 질환'이라고도 함)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늦어도 중년 이후에는 가정 먼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즉, 대사증후군의 기준과 유발 원인은 다양하지만 뱃살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는 뜻이다. 뱃살을 줄이면 유전적인 경우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에서 혈당·혈압·고지혈증 모두 완화된다. 복부비만 중 내장지방은 인슐린이 분비되지만 효율은 떨어지는 '인슐린 저항성'과 직결된다. 당뇨병의 뿌리인 셈이다. 여기에 지방간, 근육 내 지방축적까지 겹치면 설상가상이 된다. 복부비만(특히 내장비만)이 있는 사람은 심장 주위에도 지방이 축적될 가능성이 크다. 몸은 호리호리한데 내장·간·근육에 지방이 끼는 '왜소성 지방축적'도 주의해야 한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발행 '한국건강증진학회지'(Korean Journal of Health Promotion)에 게재한 '혼밥과 대사증후군의 관계성' 연구 논문에 따르면, 남녀 모두에서 혼밥을 하는 경우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올라가며, 여성의 경우 그 정도가 남성보다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인터뷰] “정기적 건강검진이 건강관리 첫걸음입니다”

“우리 몸은 병에 걸렸을 경우 바로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도 있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질병이 심각해진 후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합니다. 특히 암 검진은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에 대한 조기 검진이므로, 본인 해당년도에 꼭 받으시기 바랍니다." 국내 최대의 종합건강검진 기관인 한국건강관리협회(건협)에서 장장 40년을 재직한 이은희 사무총장(63)이 '국민건강을 위한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마지막 인사말을 남기고 지난해 12월 31일 퇴임했다. 지난 1985년 입사해 직원 37년, 임원 3년을 거친 건협의 역사 및 발전사의 산증인이다. 퇴임 하루 전날인 12월 3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전 총장은 “제 주요 인생이 건협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고, 그 동안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건협의 빅데이터의 활용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메디오픈랩을 통한 벤처기업들과의 협업·지원에 특히 보람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지부 근무를 6년밖에 못한 것이 아쉽고, 직원들의 의견을 더 경청했으면 좋았지 않았나 하는 후회감도 든다. 업무적으로 힘들었을 때 격려와 조언, 그리고 직언을 해준 동료들과 상사들에게 감사한다"고 건협에 고마움도 전했다. 3년간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이 전 총장은 26대 김인원 건협 회장을 도와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 시대에 부응하는 '차세대 건강진단'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고 스타트업 회사들을 지원하는 '상생 생태계' 조성에도 노력했다. 건협은 이 전 총장 임기 3년(2022∼2024년) 동안 많은 발전상을 구현했다. 부산시서부지부 개원을 비롯해 △모바일 '메디체크' 출시 △AI기반 흉부 CT 폐결절 검출시스템 전체 지부 도입 △건강증진 분야 디지털 헬스케어 도입 △지역사회공헌 인정기관으로 선정 △고객관리본부 신설 △원격판독센터 개설 △건강친화기업 인증 △AI 보이스봇과 메디오픈랩 개소 등이 대표사례다. 또한, 건협은 사회적 가치 실현과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회공헌에도 힘썼다. 이불세탁 지원, 학대피해아동 지원,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 고립·은둔청년 지원, 결식아동 모바일 식사쿠폰 제공, 희귀·난치성질환자 의료비 후원, 장애인 특화차량 지원, 서울시 '위드미 앤 위드유' 지원사업, 장애예술인과 함께하는 배리어프리전시회 개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전 총장은 “검진기관에서 운영하는 국내 최초 공유실험실 '메디오픈랩'은 입소한 바이오헬스 혁신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공동연구 수행합니다. 협회는 스타트업의 혁신기술을 확보하고, 스타트업은 협회의 인프라 및 빅데이터를 활용해 서로 윈윈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바야흐로 정밀의료의 발전으로 건강진단 분야에서도 빅데이터와 개인의 유전정보 등을 통해 질병을 예측하는 개인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있다. 진료 분야에서 K-의료의 성과가 큰 것처럼 K-검진도 과거와 달리 해외진출의 잠재력이 크다. 이같은 건강진단 분야의 발전에 부응해 이 전 총장은 “건협은 그동안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메디오픈랩의 스타트업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그 성과를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건협이 정밀의료의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건협의 통합브랜드 'KH'가 지향하는 글로벌 종합건강관리기관으로 더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도 덧붙였다. 이 전 총장은 평소의 건강관리법을 묻는 질문에 “뼈대가 굵고 근육이 많은 강골체질인데다 10년 넘게 헬스장 근력운동을 해온 게 주효했다"면서 “최근에는 1년 넘게 관절에 무리가 없는 수영으로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생활하려고 노력한다고 부연설명했다. 건협은 김인원 회장의 27대 회장 연임과 함께 강위중 신임 사무총장의 부임으로 2025년 새해를 시작했다. 이은희 전 총장도 건협 이사직을 맡아 40년에 걸친 업무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건협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 어릴적 꿈이 독어교사였다는 이 전 총장은 “대학에서 학생들과 더 많이 교감하며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울러 심리상담 분야를 공부해 관련 자격증을 얻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고, 고립은둔 청년들을 상담하고 조언하는 멘토로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 Who's 이은희 △(현)한국건강관리협회 이사,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이사, 한국건강검진기관협의회 부회장, 알코올과 건강행동학회 이사,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상임 부회장 △(전) 한국건강관리협회 사무총장, 한국건강관리협회 본부장,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정책 자문위원, 건강증진 및 보건교육학회 이사, 사회보장정보원 보건복지정보기술 전문가위원, 대한병원협회 건진아카데미 운영위원회 자문위원 △(주요 상훈) 행정안전부장관 표창,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보건사회부장관 표창, 서울특별시의회 의장 표창, 자랑스러운 연세보건인상, 2021 자랑스러운 성신인상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가구업계, 작년 선방했지만 ‘올해가 문제’

한샘·현대리바트·신세계까사 등 주요 가구업체가 지난해 내수 부진에도 부동산 거래량 상승에 힘입어 흑자를 거둔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3년 실적이 급감했던 이케아도 2024년 회계에서 반등하며 지난해는 가구업계에 '최상'의 때는 아니어도 나름대로 선방한 한 해가 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1~6월)는 대출 규제와 12·3 계엄 파동 등으로 인해 부동산 거래 매매 축소세 지속이 예측돼 가구업계 난항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3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연간 누적 매출 1조 9020억원, 영업이익 30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지난해(1조 5857억원)보다 19.9%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적자 199억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리바트가 한샘을 누르고 연간 기준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한샘은 연간 누적 매출 1조 8850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지난해(1조 9669억원)보다 4.2% 감소했으나 영업 효율화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무려 165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이다. 여태 적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신세계까사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3분기 매출 20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701억원) 대비 매출이 18.8% 신장한 신세계까사는 그간 7억원의 흑자를 냈다. 지난 2023년 같은 기간에 159억원의 적자를 냈던 것과는 대비되는 수치이다. 신세계까사는 10~11월에도 3분기와 비슷한 규모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케아도 지난해 8월까지 집계하는 2024 회계연도 기준 매출 6258억원, 영업이익 186억원을 올리며 실적이 급감했던 2023년 대비 반등에 성공했다. 이케아는 지난 2023 회계연도에 매출 6007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기록했다. 가구업계는 지난해 내수부진으로 산업 전반이 시름한 가운데 홈퍼니싱 매출액은 상승한 원인으로 아파트 매매 거래량 증가 추세를 핵심 요소로 꼽았다. 가구 고급화, 디지털화 등 전략 추진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1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계 기준 매매 거래량은 59만 6655건으로 전년 동기(51만 7018건) 대비 15.4% 증가했다. 다만,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7월(6만 8296건) 정점을 찍은 뒤 8월(6만 648건)부터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8월부터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데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적용 등 규제가 까다로워진 영향이다. 그 여파로 주택 매매량은 지난해 9~10월 5만대 건을 유지하다가 11월에 4만 9114건으로 축소됐다. 준공 후 미분양을 의미하는 '악성 미분양' 물량도 약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12·3일 계엄 사태가 겹치며 시장이 얼어붙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9개월 여(41주) 만에 꺾이는 등 악재도 더해지고 있다. 하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000건 내외였으나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신고된 매매량은 1506건 남짓이었다. 12월 매매분 신고기간은 1월까지임을 감안해도 3000건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는 수치이다. 다만, 가구업계는 지난해 말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받아 올해 대출금리가 안정화될 경우 주택 거래가 증가해 가구업계도 덩달아 호황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내수 문제가 심각한 만큼 정부에서 내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청신호'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신간도서 출간] 내 주식은 왜 휴지조각이 되었을까?

“소중한 내 돈을 어떻게 지키고 불릴 것인가?" 불확실성의 시대다. 정치·경제 변수가 계속 튀어나오며 앞날을 내다보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이런 시기 투자의 핵심은 돈을 잃지 않는 것이다. '돈을 벌기'에 앞서 '돈을 지키기'를 배워야 하는 셈이다. 책은 '공시'와 '재무제표'에 포커스를 맞춘다. 성공투자를 가로막는 '위험요인'들을 투자자 입장에서 핵심을 짚어준다. 저자는 한국거래소에서 주식시장 운영 및 관리 업무에 종사하며 수많은 케이스를 접했다. '얻는 기쁨'보다 '잃는 슬픔'이 더 큰 법이다. 사람 마음이 그렇다. 투자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내 주식은 왜 휴지조각이 되었을까?'는 이런 얘기를 다룬다. 저자는 책에을 통해 회사의 '숨겨진 위험요인'들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회사는 최소 2~3년 동안 나름의 시그널을 표출하며 저마다의 스토리를 갖기 마련이다. 그 스토리가 전달되는 수단이 바로 공시와 재무제표다. 그런 까닭에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주식'은 공시와 재무제표를 통해 걸러낼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난제도 있다. 정보의 양이 너무 많다. 하루 동안 주식시장에 쏟아지는 공시의 양은 상당하다. 감사보고서나 사업보고서를 보더라도 이 역시 분량이 엄청나다. 정보의 바다가 오히려 현명한 투자를 방해하는 꼴이다. 책은 공시와 재무제표를 볼 때,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어떤 정보에 더 주목해야 하는지 짚어준다. '편히 잠든 내 모습을 발견하게 해줄' 투자지침서라는 총평이다. 제목 : 내 주식은 왜 휴지조각이 되었을까? - 공시와 재무제표로 살펴보는 내 주식 안전진단 저자 : 장세민 발행처 : 부크온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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