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 고관절 골절은 초고령사회에서 지속 증가하는 필수 수술 영역으로 꼽힌다.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 약 20% 수준이며, 조기 수술과 집중 치료가 예후(치료의 경과 및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기저질환이 동반된 고위험 고령 환자의 고관절 수술은 정형외과 중심으로 마취과·내과·중환자실 협진이 필수적인 영역으로, 대학병원이 주를 이루는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의 핵심 기능 중 하나에 해당한다. 그러나 최근 상급종합병원에서 전문의 인력 이탈과 수술실 운영 축소 등이 겹치면서 고관절 수술 등 중증 정형외과 수술 공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대한정형외과학회(회장 김학선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사장 오주한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정책과 연동된 중증도 산정 체계로 인해 고령 고관절 골절 환자가 제때 수술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고관절 골절 환자들의 응급실 등에서의 '뺑뺑이' 또한 우려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환자는 2014년 3만 1629명에서 2023년 4만 1809명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관절 골절은 수술이 지연될 경우 폐렴·욕창·심혈관계 합병증 등 2차 합병증 위험이 증가한다. 그러나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고관절 골절 환자가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지 못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뺑뺑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기저질환이 많은 고위험 고령 환자의 경우, 중환자 관리와 다학제 협진이 가능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정형외과 전문 인력 부족 및 수술실 배정 축소로 인해 즉각적인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다. 학회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과 연계된 중증도 산정 구조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고관절 수술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전문진료질병군' 비중을 최대 70%까지 높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형외과의 고난도·고위험 수술 상당수가 전문진료질병군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고관절 주위 골절 및 악성 연부조직 종양 등은 고위험·고난도 수술임에도 일반진료질병군으로 포함됐다. 결국 전문진료질병군에서 소외된 정형외과 영역의 수술실(수술방) 축소가 이어지면서 응급 수술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이 같이 왜곡된 구조는 심각한 인력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2024∼2025년 상급종합병원 정형외과 지도전문의 873명 중 133명이 사직해 사직률은 15.2%에 달했다. 지방 병원의 사직률은 19.1%로 상승하여 지역 의료 공백은 더욱 '빨간불'이다. 전공의(레지던트) 대상으로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도 외상·골절 전공 희망자는 5%, 소아·종양 분야는 2%에 불과했다. 미래의 의료를 이끌 전공의들이 응급 수술 분야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는 낮은 의료수가, 의료소송 위험, 고난도 수술 대비 보상 부족 등이 꼽혔다. 소아 정형외과 분야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소아 골절이나 성장판 손상의 경우 신속하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소아 정형외과 전담 교수의 태부족으로 인해 아이들 수술을 수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점점 줄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학회는 △실제 수술 난이도와 위험도를 반영한 중증도 산정 및 평가 체계의 정교화 △정형외과 고위험·고난도 수술이 필수의료 체계 내에서 명확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적 기준 마련 △상급종합병원이 고난도 정형외과 수술 인프라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합리적 보상 체계와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 등을 촉구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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