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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없어도 선방? HDC현산 주택 실적 ‘파란불’

HDC현대산업개발이 상반기 영업이익 1343억원, 수주 2조85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각각 40.7%, 68.5%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특히 주택 부문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조6758억원의 수주를 따내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아파트 '프리미엄'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하이엔드 브랜드 없이도 성과를 낸 점이 눈길을 끄는 모습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의 '명품 아파트' 선호가 높아짐에도 아이파크 브랜드를 유지하며 운영하고 있다. 조합 눈높이에 맞춰 현대건설이 디에이치(DH), 롯데건설이 '르엘' 등을 내놓는 등 대형 건설사들이 기존과 차별화한 하이엔드 상품임을 강조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이다. 실제로 국토부의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 중 프리미엄 브랜드를 운영하지 않는 회사는 삼성물산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뿐일 정도다. 다만 삼성물산은 강남 등 주요 지역에 차별화된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이곳 아파트에는 기존 래미안에 하나를 뜻하는 '원'을 덧붙이고 있다. GS건설도 지난해 자이 브랜드를 재단장하며 새 가치를 부여해, 기존 가치를 유지하며 브랜드를 그대로 운영하는 곳은 사실상 HDC현대산업개발 뿐인 셈이다. 이에 HDC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직까지 프리미엄 브랜드를 새로 선보일 계획은 없다"며 저희가 지금까지 약 50만 가구를 공급하면서 보여준 실적들이 유효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프리미엄 브랜드 없이도 삼성동 아이파크나 해운대 아이파크처럼 랜드마크 건물로 지어드릴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에는 사업비가 9244억원에 이르는 서울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에서 포스코이앤씨의 프리미엄 브랜드 '오티에르'와 경쟁해 수주를 따내는 승리를 거뒀다. 원주 단계주공, 부산 광안4·연산10구역 등 지방 대도시에도 깃발을 꽂았다. 덕분에 상반기 HDC현대산업개발의 매출은 2조689억원, 영업이익은 1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40.7% 증가했다. 수주도 2조8548억원을 기록하며 68.5% 증가해 잔고를 두둑히 채웠다. 상반기 수주한 주택 실적은 2조6758억원으로, 전체 비중의 93.7%에 달할 정도이다. HDC 현대산업개발은 하반기 실적 확대를 위해 송파 한양2차 재건축정비사업 및 성수1지구 등 주요 정비사업지를 노리고 있다. 강남에도 깃발을 꽂고자 최근 개포우성4차 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연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도 참여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강남을 비롯한 '노른자위' 지역을 노리기에는 '아이파크'만으로 경쟁력이 부족할 거라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R114와 한국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1.3%가 “건설사 브랜드가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준다"고 답한 바 있다. 특히, 수도권 거주자는 이보다도 더 높은 92.5%가 긍정 응답을 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하이엔드라고 하지만 결국은 브랜드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이라며 “예시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는 처음 도입된 2000년대 초반, 입지가 뛰어난 곳에 짓는 아파트에만 브랜드명을 붙여줬지만 최근 현대건설에서 짓는 아파트는 전부 힐스테이트"라고 말했다. 즉, 지역별로 브랜드가 평준화돼 경쟁력이 사라진 만큼, 분양가를 높이고 고급 아파트로 짓는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브랜드를 만들어 인기 지역에만 붙인다는 설명이다. 이어 “기존 주민들은 아이파크 브랜드에 익숙할 수 있으나 시장은 따라가지 않으면 도태돼 아이파크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압구정처럼 조합의 기준이 높은 곳에서는 결국 새 브랜드가 필요하다. 최근 맞붙은 포스코이앤씨의 오티에르도 프리미엄 브랜드라 하나, 브랜드 인지도 부족으로 재건축 수주에 어려움을 겪어 주요 인기 지역 진입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건설업계, 잇단 산재에 딜레마…“개선해야” vs “가혹한 규제”

정부의 산업재해 처벌 강화 기조에 건설업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잇따르는 산재 사고에 현장 안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건설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가 기업 활동을 옥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전문가들은 자발적 투자와 인센티브 등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30대 외국인 근로자가 감전 추정 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졌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8일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후 현장 작업을 중단하고 안전점검에 착수했다가 공사를 재개한 첫 날에 또 다시 중대 사고가 발생하자 '멘붕'에 빠진 상태다. 회사 안팎에서 현장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비판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더군다나 현재는 '소년공'이자 산재 피해자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은 산업 재해에 초강경 대처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 석상에서 포스코이앤씨를 콕 집어 “건설 현장의 반복되는 사망사고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과 다름없다"며 징벌적 배상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 강력한 대처를 지시했었다. 이에 경찰은 전국 18개 지방청에 '산재 전담 수사팀'을 신설해 중대재해 사건 수사를 직접 지휘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여당과 함께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작업을 논의 중이다. 이 법안은 △사망사고 발생 시 매출 최대 3% 과징금 △1년 이하 영업정지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 부과를 골자로 한다. 발주자와 설계자, 감리자까지 책임 주체를 확대해 중대재해처벌법보다 한층 강력한 규제를 담았다. 건설업계는 안 그래도 불황 장기화에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 규제가 강화되자 불만이 가득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으로도 현장 부담이 큰데, 매출 3% 과징금과 영업정지까지 가능하면 사실상 사고 한 번이 사업 중단이 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원가 상승으로 업계 전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서 기업의 존속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걱정이 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버틸 여력이 있지만 중견사는 한 번의 사고로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며 “법 취지가 산업 재편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건설 현장 사망자는 2022년 238명, 2023년 244명, 2024년 207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중 건설업 비중은 70~80% 수준으로 여전히 높다. 전문가들은 규제와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산업재해 근절이라는 취지는 타당하지만, 과징금과 영업정지 규정은 지나치게 징벌적"이라며 “중복 규제 정비와 과징금 차등화가 필요하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안전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병행해야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현대건설 vs 대우건설, 가덕도신공항 설계비 논란…입찰 재공고 차질 우려

현대건설이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서 빠지면서 남은 시공사들과의 설계비 정산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분에 따른 110억원만 부담하겠지만, 대우건설 등 컨소시엄 구성원사들은 “추가 설계비 책임까지 현대건설이 져야 한다"며 서면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가덕도신공항 설계비 협상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 말 사업 참여 포기와 함께 설계 권한을 내려놓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지분 25.5%에 해당하는 110억 원은 매몰 비용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이 입장이 공식 문서로 명문화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대우건설을 비롯한 컨소시엄 구성원사들은 현대건설의 110억 원 방침이 구두 확인 수준에 그칠 뿐만 아니라 추가 설계비 부담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기존 설계비를 포기하겠다는 말은 했지만, 실무 협상 테이블에선 이를 명문화한 합의가 없다"며 “추가 설계비에 대한 입장도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내부에서는 설계비 책임을 두고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현대건설이 포기하겠다고 한 110억 원은 이미 진행된 기존 설계비에 한정된다. 그러나 대우건설과 일부 구성원사들은 “현대건설 불참으로 새로운 설계 작업이 필요해진 만큼 추가 설계비도 현대건설이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업계에서는 추가 설계비가 최소 수십억 원에서 100억 원 이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건설의 책임이 더 무겁다는 평가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빠지면서 공사 조건이 달라졌고 설계 변경이 불가피해졌다"며 “원인을 제공한 책임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반론도 만만치 않아 소송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부담 범위를 명확히 정하지 않으면 향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존 설계비는 포기하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리했다"며 “추가 설계비는 사업 재입찰 후 구체적인 설계 조건이 확정된 뒤에야 협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협상 명문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포기 방침이 공식화돼야 남은 시공사들이 불필요한 부담을 떠안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며 “추가 설계비 문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조속히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가덕도신공항을 조속히 착공해 동남권 메가시티의 관문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부산 타운홀 미팅에서도 “가덕도신공항은 부산의 오랜 숙원사업"이라며 “사업이 좌초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한편 한편 정부와 부산시 등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재입찰을 서두르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1일 대통령·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최근 부산 타운홀미팅에서 약속한 것처럼 가덕도신공항 재입찰을 조속히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재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다만 설계비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재입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김윤덕 보니 김현미 떠올라?”…李 정부 첫 국토부 장관 ‘전문성’ 우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취임했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이끌 첫 주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택공급 확충과 시장 안정화, 부동산 양극화 해소, 국토 균형 발전 등 중책을 띄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전문성이 부족해 부동산 급등을 막지 못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 김현미 전 장관의 '데자뷰'가 느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건설부동산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임명된 김 장관은 이재명 정부 초기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과 속도를 좌우할 핵심 인물이다.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똘똘한 한 채' 선호 경향이 심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만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태다. 따라서 주택 공급을 언제 어떻게 하느냐, 국토 균형 발전 정책과 교통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하느냐 등 김 장관의 핵심 업무가 이재명 정부의 초기 업적 평가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 6·27 대출 규제 이후 시장이 관망세에 접어들었지만, 연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번복 이후 서울 집값은 언제 치솟을지 모르는 벌집과도 같다. 이에 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정책이 성급하게 추진될 경우 또 다른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국토부 내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김 장관이 여당의 3선 중진 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내 대표적 '친명' 정치인이라는 점에 기대를 거는 시각도 있다. 김 장관은 86세대,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2021년 20대 대선 당내 경선에서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 중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등 이 대통령과의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은 김 장관 지명 이유에 대해 “서민의 눈높이에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설명했었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분야 정치 철학-공약을 강력하게 밀어부칠 수 있는 카드라는 얘기다. 그러나 김 장관이 사실상 부동산·국토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약하다는 점에서 우려도 적지 않다. 국토교통위원회 활동도 잠시뿐이었다. 그나마 새만금 사업, 새만금 신공항, 호남고속철도 등 지역 현안만 다뤘고 국토부 전체 업무에 대한 이해는 부족해 보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등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당시 김 장관은 “어떤 분야에 대한 정교한 이해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어떤 일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일들을 집착해서 그 일을 체화해서 집행할 줄 아는 능력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해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전문성 부족으로 섣부른 개혁 정책을 강행했던 문재인 정부 초 김현미 장관의 '데자뷰'가 아니냐는 걱정까지 하고 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편 등 민감한 사안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시장 상황을 충분히 살피지 않고 '속도전'에 나설 경우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임무나 판단해야 하는 주요 결정 대상이 비교적 단순하고 일관된 부처가 있는 반면, 국토부는 굉장히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있는 부처"라며 “전문성이 있는 장관이 오면 주요 판단을 신속히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몇 달씩 늦어진다. 정부 초기에는 그런 문제가 생기는데, 실제로는 장관이 결정을 못해도 차관이나 관료들이 밀어붙이면 되나 정권이 바뀐 초기에는 관료들 역시 판단을 못 한다"고 지적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탄소중립 건축기술 탐방⑪]“탄소 삼키는 시멘트”…물 대신 CO₂로 굳힌다

“시멘트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7%를 차지한다. 그런데 시멘트에 물이 아니라 이산화탄소(CO₂)를 넣어 굳히는 기술이 상용화되면 탄소 배출량의 3분의1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훨씬 더 빨리 굳힐 수 있어 공기도 대폭 단축된다." 급격한 기후 변화와 탄소국경세, 탄소감축 목표의 압박 속에서 시멘트 산업도 전환을 강요받고 있다.굴뚝 산업의 상징이던 시멘트가 이제는 CO₂를 먹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통 산업의 한계를 넘어 미래의 건설이 환경과 공존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기술이 나왔다. ◇“물 대신 CO₂로"…시멘트 상식 뒤집는 기술 롯데건설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를 통해 개발된 'CO₂ 반응경화 시멘트(CSC)' 기술을 건설 현장에 실증 적용했다. 기존 시멘트는 물과 반응해 경화되는 반면 CSC는 물 대신 CO₂와 반응하며 단단해지는 구조다. 지난달 24일 오후 롯데건설 기술연구원에서 만난 김영선 롯데건설 건축기술연구팀 수석(공학박사)은 “기존 포틀랜드 시멘트(OPC)는 수화반응을 통해 굳지만 CSC는 칼슘계 재료가 CO₂와 직접 반응해 탄산칼슘(CaCO₃)을 형성하면서 경화된다"며 “말하자면 시멘트가 스스로 탄소를 '흡수하며' 굳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생산 과정도 비교적 간단하다. 일반 콘크리트처럼 골재와 함께 배합한 뒤 이를 챔버(밀폐 공간)에 넣고 고농도의 CO₂를 주입하면 경화가 이뤄진다. 주입 농도와 압력 조절에 따라 일반 시멘트가 28일 걸리는 압축강도를 CSC는 1~3일 만에 확보할 수 있다. CSC 기술은 현재 보도블럭, 벽돌, 염해 방지용 코팅제 등 2차 제품에 우선 적용되고 있다. 오산 세마 오피스텔 외부 조경 블럭(8㎡), 부산롯데타워 외벽(10㎡) 등에 시범 적용됐으며, 모두 KS 기준을 충족했다. ◇1톤당 0.63톤 탄소 감축…기술은 갖췄지만 CSC는 일반 OPC 시멘트 대비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뚜렷하다. OPC는 1톤 생산 시 약 0.92톤의 CO₂를 배출하는 반면, CSC는 석회석 사용 절감과 저온 소성, CO₂ 경화 반응을 통해 약 0.63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훨씬 더 빠르게 굳고, 강도나 내구성 역시 일반 콘크리트에 준하는 수준이다. 공기가 단축되고 그만큼 비용도 줄어든다. 다만, 대량 생산이나 구조물 타설 등 본격적 현장 적용을 위해선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김영선 수석은 “성능은 확보됐지만, 생산성과 경제성, 운반성 등 다양한 변수를 더 검증해야 한다"며 “기술보다 현장성과 제도적 기반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현재 개발된 탄소광물화 시멘트로 이루어진 콘크리트는 초기에 강도 발현 속도가 늦어지는 단점이 있으나, 2~3개월의 양생 기간이 지나면 일반 시멘트 콘크리트와 유사한 강도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CCS만 인정, CCU는 제외"…제도에 갇힌 기술 기술은 갖춰졌지만 상용화에는 제도라는 벽이 가로막혀 있다. 김 수석은 “정부는 탄소를 저장하는 CCS(이산화탄소 저장) 기술만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있고, 우리가 개발한 CCU(이산화탄소 활용) 기술은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직접 탄소를 줄이고 고정화시키는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제도 밖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상용화를 위한 경제성 확보도 쉽지 않다. 설비 추가, CO₂ 저장 및 주입 비용 등이 건설사에 고스란히 전가되기 때문이다. 김 수석은 “지금처럼 CCU 기술에 대한 지원이나 세제 혜택 없이 상용화만 요구된다면, 탄소를 줄인 기업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홍 교수 역시 “관련 자재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공기 증가에 따른 경제적 손실 등을 고려한 정책적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지난해부터 청정수소 인정제도가 시행됐지만 CSC 기술을 CO₂ 고정화로 포함시켜보려 한 시도는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도와 기술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도 현장에서 쓰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축 전반의 제도 혁신이 열쇠 홍 교수는 탄소중립 건축 실현을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해 “에너지 절감을 위한 설계·시공·유지관리 전반에 대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면서 “탄소저감 자재 개발에 대해 신기술 선정 품목을 확대하고, 시멘트 생산공정의 대대적인 변혁과 대체재 품질 유지를 위한 인증 체계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소광물화 시멘트 기술이 '탄소중립 건축'에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 기술은 탄소를 흡수하는 콘크리트로, 탄소저감을 위한 성공적인 접근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기존 콘크리트에 비해 강도와 내구성이 다소 낮은 값을 나타내는 만큼 적용 범위는 제한적일 수 있고 향후 지속적인 연구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내 주요 건설사도 '탈탄소' 전환 박차…“기술이 생존을 가른다" 롯데건설 외에도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탈탄소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그린수소·SMR(소형모듈원자로)·모듈러 등을 3대 미래 사업으로 삼고, 김천 그린수소 기지 등 국내외 프로젝트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특히 3D 모듈러 공법과 디지털트윈 기반 운영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건축 전략으로 ESG 성과 개선을 추진 중이다. 현대건설은 '지속가능한 미래 건설'을 ESG 비전으로 제시하고, 글로벌 원자력·수소 플랜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SMR 기반 수소 플랜트 설계에 나섰으며,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도 고도화 중이다. 2045년까지 전사 밸류체인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설정했다. DL이앤씨는 탄소 포집 자회사 '카본코'를 통해 CCUS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북미·유럽 암모니아 사업, SMR 투자 등 글로벌 탄소 저감 사업을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글로벌 디벨로퍼'라는 비전 아래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기술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OSC(공장 제작 조립공법) 확대와 함께 연료전지·그린수소·BESS(배터리 저장시스템) 등 탄소중립 건축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OSC는 기존 공법 대비 약 40%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공공 부문 확대에 맞춰 인력·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처럼 각사 모두 “탄소저감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는 인식 아래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제도 기반과 경제성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혁신에 맞춘 제도 정비와 함께,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건설 생태계가 자리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유럽은 해체물로 탄소 줄이고, 미국은 도로에서 충전한다 이미 해외에선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시멘트 관련 기술들이 일반화되고 있다. 김 수석에 따르면 유럽에선 해체 건축물의 잔재에 남은 미반응 시멘트를 공기 중 CO₂와 반응시켜 순환골재로 재활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콘크리트 구조물에 전기차 무선충전 시스템을 결합하는 등 상상 이상의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유럽에서 사용되는 '해체 콘크리트 재탄산화 기술'의 경우 철거된 콘크리트 구조물을 야적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자연 반응시키고, 이로 인해 알칼리성을 줄인 뒤 이를 순환골재로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미 상용화됐다.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콘크리트를 '에너지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김 수석에 따르면 미국 일부 고속도로는 콘크리트 포장 내부에 무선 충전 코일을 내장해 전기차가 주행 중에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그는 “해외에선 콘크리트를 단순한 구조재가 아닌 에너지와 환경을 연결하는 융합재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기술의 생존 과제와 시장 대응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탄소 저감 기술은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앞으로 건설사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기후협약과 무역환경 변화 속에서 이러한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원가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상용화에 제약이 따르겠지만 비용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 탄소 감축 효과가 뚜렷하다면 충분한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가 기후 위기 대응에 나서면서 탄소중립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EU가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고, 글로벌 건설 발주 시에도 탄소 감축 의무를 점차 강화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지가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성과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김 수석은 “CO₂ 반응 경화 기술은 하루아침에 탄생한 것이 아니라, 수년간 국내외 공동연구와 다수의 실증 작업을 통해 완성된 기술"이라며 “현재 기술은 충분히 준비돼 있으며 이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과 수요처가 함께 성장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며 정부와 업계가 함께 제도적 지원과 시장 활성화에 힘써야 탄소중립 건설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연이은 산재에 민관 공사 현장 철저 점검

공사 현장서 인명 사고가 끊이지 않자 정부와 건설사가 팔을 걷어붙이고 안전 확보를 위한 특단의 조치에 나서고 있다. 2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이날 부로 '그룹안전특별진단TF팀'을 출범시켰다. TF팀은 학계, 기관 등 외부전문가들과 직원, 노조 등 대의기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그룹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현황을 진단하고 개선과제를 도출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와 함께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29일부터 전국 모든 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무기한 중단했다. 이는 7월 28일 발생한 인명사고에 따른 것이다.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작업을 하던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포스코이앤씨에서 올해 들어서만 발생한 네 번째 사망사고로, 1월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4월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와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에 이어 지난달 말 사고로 올해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 네 명의 근로자가 숨졌다. 중대재해가 연이어 계속되자 이재명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직접 건설사 이름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 앞서 포스코이앤씨 사명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 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강한 질책이 이어지자 결국 포스코이앤씨는 전 공사 현장에서 작업 무기한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까지 감행했다. 정부 당국과 정치권 행보도 분주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 인천 송도 포스코이앤씨 사옥을 방문해 철저한 안전 진단 여부를 주문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산업재해예방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안호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필두로 인천 송도 포스코이앤씨 본사와 함양~울산고속도로 사고 현장을 찾아 철저한 안전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속되는 공사 현장 사망사고로 매우 엄중한 시국인만큼 더욱 철저한 안전 관리를 시공사 측에 주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도하겠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단독] 재성건설, 완주 화산-운주 도로시설 개량공사 현장서 사망사고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례적으로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직접 건설사 이름을 거론하며 강하게 질책을 하는 가운데 또 다시 현장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205위에 오른 재성종합건설(이하 재성건설)에서 시공을 맡은 도로 개량공사 현장서 전기작업자가 사망한 것이다. 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 경 전북 완주 화산-운주 도로시설 개량공사 현장에서 전기작업 과정 중이던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본지 취재 결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약 320억원 규모의 이번 공사의 원청 시공사는 재성건설이다. 재성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루센체'를 짓는 건설사로 2000년 설립돼 현재 경기 성남 분당에 본사를 두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889억원으로, 올해 시공능력평가 205위에 올라있는 중견 건설업체다. 2004년 해외건설업 면허를 취득해 2010년 USACCK(주한미군 계약사령부) 미8군 공사등록을 마쳤고 2017년 주택건설업 면허도 취득했다. 상지대학교와 인천대학교 등 대학 기숙사를 비롯해 청년주택, 여의도 선착장 신축공사를 진행한 업력을 갖고 있다. 또 당진수력발전소, 군 부대 개편사업, 유한킴벌리 김천공장 증축공사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찾추고 있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7곳의 MG새마을금고 공사를 진행할 정도로 새마을금고 공사를 전담하는 업체다.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근로자는 당일 작업을 하기 위해 고용된 일용직 근로자다. 해당 근로자는 본 공사인 도로시설 개선 작업 공정이 아닌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된 상황에서 현장사무소 철거 작업의 일환으로 전기 시설 작업을 위해 채용된 근로자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사망한 근로자는 원청인 재성건설이 직접 채용한 근로자가 아니라 재성건설로부터 하청을 받은 업체가 계약한 근로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 하도급업체의 계약 근로자가 아닌 위법 사항인 하청에 하청을 받은 재하도급 업체를 통해 일을 하게 된 근로자인지 여부다. 특히 이 경우 재성건설은 원청으로서 안전 관리 소홀을 넘어서서 위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한편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도로국과 해당 공사 발주처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원청 시공사인 재성건설 등 이번 사태의 이해 관계자들은 이번 사망 사고 근로자의 하청 계약업체가 어느 곳인지, 그리고 재하도급 업체를 통한 불법 계약 여부에 대해 그 누구도 명확하게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올해 시공능력평가, 삼·현·대 ‘톱3’ 유지…DL·GS건설 오르고 현엔 하락

올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결과, '삼현대'로 불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이 올해도 상위 1~3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6위권에서는 DL이앤씨와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간의 순위 변동이 있었다. 10위권 밖 중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큰 폭의 순위 상승과 하락도 잦았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건설업체 중 평가를 신청한 업체를 대상으로 시공능력평가를 실시해 결과를 31일 공시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절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공사 실적, 경영 상태, 기술 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하는 제도다. 공공 입찰 자격과 보증·신용평가 등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삼성물산이 차지했다. 평가액도 34조7219억원으로 전년 대비 9.0%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평가액이 17조2485억 원으로 3.8% 줄었지만 2위를 유지했고, 대우건설은 11조8969억원으로 1.6% 증가하며 3위를 지켰다. 특히, DL이앤씨는 평가액이 11조2183억원으로 12.4% 뛰어오르며 전년 5위에서 4위로 한 계단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DL이앤씨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8082억원, 영업이익 8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3% 증가한 수치이다. 부채비율도 102.8%, 차입금 의존도는 11%에 불과해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보인 것도 장점이다. 6위에서 5위로 올라선 GS건설도 평가액이 10조9454억원으로 15.3% 급증했다. GS건설은 1분기 매출 3조629억원, 영업이익 70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보다 매출은 0.3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10조1417억원으로 평가액은 1.6% 증가했지만, 지난해 4위에서 두 계단 하락한 6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4분기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과 올해 연이은 안전사고 여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뒤이어 7위는 포스코이앤씨(9조8973억원)로 8.6% 증가하며 순위를 유지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중대재해가 잇따라 이재명 대통령의 질책을 받았으나, 평가액이 상승하며 현재 순위를 유지했다. 아울러 롯데건설은 7조4021억원(14.4%↑)으로 8위를 유지했다. SK에코플랜트는 6조8493억원(27.5%↑)으로 9위에 머물렀다. HDC현대산업개발도 5조8738억원(14.6%↑)으로 10위를 유지했다. 상위 10개사는 구성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순위 내 일부 자리바꿈이 있었다. 10위권까지는 현대건설을 제외한 전사 평가액이 모두 증가했다. 10위권 밖에서는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평가액을 15.4% 늘리며 24위에서 19위로 다섯 계단 상승해 주목받고 있다. KCC건설도 15.5% 상승해 5계단 올라 20위에 올랐고, 우미건설은 28.7% 증가하며 6계단 상승해 21위를 차지했다. 두산건설은 21.4% 늘어나면서 7계단 오른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눈에 띄는 상승 사례로는 효성중공업이 있다. 효성중공업은 평가액이 38.0% 증가하며 12계단 상승해 27위에 올랐다. 삼성E&A도 전년 대비 36.6% 늘리며 10계단 오른 36위를 기록, 지난해 13계단 급락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동부건설은 19.9% 감소하며 6계단 하락한 28위에 그쳤다. 지난해 123계단 상승했던 SK에코엔지니어링은 올해 35.3% 평가액이 줄어 10계단 하락한 48위로 밀려났다. 중흥토건도 60.9% 줄어들며 42위로 전년 대비 26계단 하락했다. 또, IS동서는 73.9% 감소해 37계단 떨어진 58위에 머물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법정관리 중인 업체들도 높은 하락폭을 보였다. 68위로 평가액이 25.1% 감소해 10계단 하락한 신동아건설과, 19.5% 감소하며 78위로 7계단 내려간 삼부토건 등이다. 한편, 토목건축 통합 분야에서는 삼성물산이 13조6904억원으로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건설(11조3433억 원)과 현대엔지니어링(10조2359억원)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아파트 분야에서는 현대건설이 6조300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GS건설(6조1000억원)과 대우건설(5조원)이 뒤를 이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상장 건설사 2분기 삼성·대우 ‘울고’ 현대·현산 ‘웃음’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형 건설사 6곳이 2분기 상반된 실적을 거뒀다. 업계 1위 삼성물산과 톱3 대우건설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고, 현대건설은 매출 감소 속에서도 영업익과 순익을 끌어올렸다. DL이앤씨와 GS건설은 매출과 당기순익이 부진한 가운데 영업익은 성장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익, 순익 모두 신장세를 기록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2분기 실적을 공시한 상장 건설사 6곳(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현대산업개발, 이상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순)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하락한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물산은 이번 2분기 매출액이 3조3950억원으로 전년(4조9150억원) 대비 3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1180억원으로 지난해(2830억원)보다 58.3%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통적으로 삼성물산 일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 사압이 반도체 경기 불황으로 규모가 축소된데다 사우디 메트로, UAE(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복합발전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면서 공사 물량이 축소한 것이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하이테크(반도체 공사)를 비롯한 대규모 프로젝트 마무리로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다"며 “또 국내 주택부문 마케팅 비용 지출이 늘어난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은 2분기 매출2조2733억원, 영업이익 8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2분기와 비교해 각각 19.4%와 21.6%씩 감소한 수치다. 당기 순이익은 –430억원으로, 작년 2분기 965억원의 순익을 거둔데 비해 적자 전환했다. 대우건설 2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은 전반적인 국내 주택 시장 침체와 달러화 약세로 인한 환율불안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 대형 주택 사업장을 중심으로 운영 현장 수가 줄어들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에 작년 대비 축소됐다“며 “여기에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분양사업이 줄어든 것도 전년 대비 실적이 감소한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매출 1조991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81%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62억원으로 작년 대비 287.49% 급증했다. 반면 당기순익은 83억원으로 전년 대비 79.60% 감소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원가율을 낮추면서 수익성이 개선돼 영업익이 늘어났고 작년 2분기 영업익이 평년 대비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발생했다"며 “당기순익은 환율 불안에 따른 손실이 발생하면서 규모가 축소됐다"고 말했다. GS건설은 매출액이 3조196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07% 소폭 줄어들었다. 반대로 영업이익은 1621억원으로 작년 2분기(934억원)보다 73.45% 불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은 871억원 손실을 입으면서 흑자를 거둔 전년(352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주택사업 부문에서 대형 현장(메이플자이,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에서 공사비 증액분이 환입됐고, 상반기에 다수 프로젝트가 공사를 마친데 따른 준공정산 효과로 영업이익이 상승했다"며 “당기 순익은 외화 관련 환율변동으로 인한 환산 손실분이 반영되면서 회계상 적자로 전환했다. 다만 현금흐름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건설종가 현대건설은 매출 감소 속에서도 영업익과 순익을 끌어올려 선방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매출은 7조720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70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47.3% 신장했고, 당기순이익도 1586억원을 거둬 지난해보다 8.5% 성장했다. 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공정률이 지난해 대비 하락하면서 매출 규모가 줄었지만,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던 코로나19 당시 수주했던 단지들이 준공되면서 수익성이 확보돼 영업익과 순익은 오히려 올랐다. 현대산업개발은 상장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 순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상승하면서 가장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1632억원으로 7.0%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803억원으로 49.1% 올랐다. 당기순이익도 527억원으로 11.2% 성장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대우건설, 상반기 실적 매출 줄었지만 영업익은 증가

대우건설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빠지면서 부진한 실적을 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달러 약세 등 환율 불안이 마이너스 순익에 결정타로 작용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대우건설은 올해 2분기 매출2조2733억원, 영업이익 8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2분기와 비교해 각각 19.4%와 21.6%씩 감소한 수치다. 당기 순이익은 –430억원으로, 작년 2분기 965억원의 순익을 거둔데 비해 적자 전환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4조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 3088억원) 대비 18.1%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196억원) 대비 6.3% 증가한 2335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 2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은 전반적인 국내 주택 시장 침체와 달러화 약세로 인한 환율불안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 대형 주택 사업장을 중심으로 운영 현장 수가 줄어들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에 작년 대비 축소됐다"며 “여기에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분양사업이 줄어든 것도 전년 대비 실적이 감소한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국내 사업장 외에도 전 세계에 프로젝트가 많은데 올해 1분기 이후 달러화가 급격히 약세를 보이면서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환율 불안에 따라 순익이 크게 내려갔다"며 “최근 들어 환율이 다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해외 사업장들의 순익도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이 하반기엔 반등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선 공사 원가 상승기에 착공한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준공되고 있어 하반기 실적 계상 시 매출과 영업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수주 물량이 늘어난 것도 하반기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대우건설 상반기 신규 수주는 5조822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4조4008억원)대비 32.3% 증가했다. 1분기 서울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6970억원), 인천 청라국제업무지구 B1BL오피스텔(4795억원) 등을 수주했고, 2분기엔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플랜트(9401억원), 서울 영등포 1-1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5103억원), 풍무역세권 B3BL 공동주택(3583억원) 등의 일감을 챙겼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체코 원전을 비롯해 이라크 Al Faw 항만 해군기지 및 공군기지, 베트남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 등 준비된 해외 대형 프로젝트들의 수주가 가시화 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분양성 양호한 수도권 중심의 주택건축사업을 확대하고, 특히 핵심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여 올해 목표를 초과달성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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