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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가계대출 급등세···“위험신호 vs 문제없다” 갑론을박

금융당국이 수도권 부동산 과열 문제 해결을 위해 '가계부채와 전쟁'을 선언한 가운데 시장·수요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만큼 확실한 정책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과 지나친 규제로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한국의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원이다.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올해 3월 말(1882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13조8000억원 늘었다. 긴축 상황에서도 가계신용 잔액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쏠림' 현상 때문이다. 3월 말 대비 6월 말 금액을 비교해보면 카드대금 등 판매신용 부문 잔액에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6조원 늘어 1092조7000억원에 달했다. 전체 신용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 가량이다. 금융당국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 전방위적인 규제 카드를 꺼내들게 된 배경이다. 정부는 '풍선효과' 예방 차원에서 신용대출을 조이는 등 가계부채 감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시장은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도권 집값만 오르고 지방에서는 아직 미분양이 속출해 상황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일단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부동산 탓에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말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은 공동 심포지엄' 폐회사에서 “(금리 동결 결정은)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는 고민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한 위원은 당시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은 목표 수준에 수렴해 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돼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발언했다. 한은이 부동산 과열을 우려해 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발표한 정례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주택 수요가 느는 동안 제조업을 비롯한 다른 업종에서 건설·부동산업으로 신용이 옮겨가는 현상을 두고 “건설·부동산업의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해당 업종에 대한 과도한 대출 쏠림이 성장에 또 다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가계 부채 증가가 우리 경제가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지난 5일 MBC '뉴스 외전'에 출연해 “지금 부동산 상황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국지적 상승이라고 봐야지 과열 국면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기업 이익이 이렇게 늘고 있는데 내년 연봉을 삭감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와 시장 연관성이 높은 미국도 금리 인하를 앞두고 있다"며 “집값을 잡는다는 정부의 대출 규제라는 망은 너무 허술한 망이라 앞으로 시장은 충분히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가계대출 총액 통계 자체가 왜곡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공주택 등을 통해 정부·기업이 품어야 할 부채를 대규모 민간 사금융(전세)에 떠넘기다보니 숫자가 부풀려졌다는 게 골자다. 부동산 상승기에는 '갭투자'까지 성행해 가계신용 잔고가 또 한 번 뻥튀기된다. 우리나라의 국가부채가 해외 주요국 대비 낮다는 통계 해석도 대규모 빚을 가게에 떠넘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의 국민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5년 말 100.4%에서 2020년 말 93.5%로 낮아졌다. 2위 홍콩(93.3%)을 제외하면 미국(72.8%), 영국(78.5%), 일본(64.1%), 중국(62.3%) 유로존(54.1%) 등과는 격차가 큰 상황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대단지 아파트는 반등장에서도 강하다…수도권 평균 대비 2배 ↑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반등장에서도 뚜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발 집값 상승 열기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시장 반등을 주도하고 있는 해석이다. 1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8월 수도권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1.89%로, 같은 기간 수도권 평균 상승률(0.78%)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활기를 띨수록 대단지의 가치 상승률은 높아진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정부의 부동산 규제 풍선효과와 저금리 기조가 맞물려 대세 상승흐름을 보였던 2017년부터 2021년까지 1500가구 이상 대단지는 108.25%의 폭발적인 몸값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기간 1000~1499가구는 94.83%, 700~999가구는 94.55%, 500~699가구는 93.82%, 300~499가구는 92.65%, 300가구 미만은 90.07%로 1500가구 이상 대단지 대비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우수한 정주환경 역시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통상 1500가구 이상으로 조성되는 단지의 경우 주거수요 유입에 발맞춰 주변으로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체계적으로 갖춰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단지 내 커뮤니티는 물론 다양한 조경 및 휴게공간이 조성되는 데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관리비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집값 상승 분위기가 감돌자 선호도가 높은 '똘똘한 한 채'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확산되며 상승폭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에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화서역파크푸르지오'(2355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13억원에 거래됐다. 인천 미추홀구 '힐스테이트푸르지오주안'(2958가구) 전용 84㎡ 역시 지난 7월 신고가인 6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단지 아파트는 과거 시장 상승장에 높은 몸값 상승률을 기록해 온 만큼 그 프리미엄이 이미 증명됐다"며 “올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는 등 과거의 사례가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자 발 빠른 수요자들이 대단지 아파트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경기 1순위 경쟁률 TOP 10 중 7곳은 GTX-A 호재 단지

올해 경기 지역 분양시장에서 1순위 청약 경쟁률 TOP 10 단지들 중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호재를 갖춘 곳이 7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1월~8월) 경기에서 1순위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10개 단지 중 GTX-A노선 호재를 갖춘 곳이 7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청약을 받은 '성남 금토지구 A-3블록 판교테크노밸리 중흥S-클래스(본청약)' 26가구 일반공급에 2만8,869건의 접수를 기록 1순위 평균 1110.35대 1로 경기 지역 경쟁률 1위를 기록했다. 이곳은 현재 개통이 진행된 GTX성남역을 이용 가능한 입지다. 2위 '동탄2신도시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C18BL)'(626.99대 1)역시 현재 개통이 완료된 GTX동탄역을 이용 가능하다. GTX-A노선(예정)은 파주 운정~고양 일산, 서울 연신내 삼성을 거쳐 화성 동탄까지 이어지는 총 83.1km 길이의 노선이다. 지난 3월 서울 강남 수서~화성 동탄 구간의 개통이 진행됐으며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은 연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경기 지역 분양시장은 GTX-A노선 개통 효과가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며, “완전 개통이 된 시점에서 실현될 미래가치를 고려한다면 분양 물량을 선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얼죽신’ 열풍에 신축 가치 급등…수억 프리미엄에도 불티

공사비 급등 등으로 이른바 '몸테크(낡은 아파트를 사서 재건축 차익을 노리는 것)'가 사라지고 있다. 대신 신축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른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이 뜨겁다. 이에 따라 신축 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급상승하고 분양·입주권의 인기도 치솟으면서 억대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1% 올라 2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고점(2022년 1월 3주)의 93% 수준까지 올라갔으며, 특히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경우 이미 전고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축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에 집값 상승세까지 지속되자 수요자들은 청약시장으로 몰렸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무려 148.87 대 1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서울 연평균 경쟁률(56.93 대 1) 대비 3배가량 증가한 수치로, 인터넷청약이 도입된 2007년 이후 연간 기준 최고치를 달성한 2021년(163.84 대 1)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특히 지난 7~8월의 경우 여름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에 23만8732명이 몰리며 평균 134.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는 올해에만 625만898명이 신청해 지난해 연간 신청자(112만 4188명) 대비 6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여기에 통상 연간 3만5000가구 안팎을 기록하던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2026년에는 1만가구 미만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지난 7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3.3㎡(평)당 평균 분양가(4401만원)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자 적게는 1억원 안팎에서 강남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경우 수십억원까지 프리미엄이 붙는 분양·입주권 거래도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분양·입주권은 59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거래량인 610건에 근접한 수치다. 아직 올해가 4개월 가량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올해 연간 거래량은 1000건에 육박할 전망이다. 프리미엄이 붙은 신축 아파트 가격도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분양·입주권 시장에 몰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신축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청약시장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해도 분양·입주권 거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도 “입주 시점에 가격 조정이 있을 수도 있어 금전적으로 힘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수요자들은 주택가격 동향을 따져 신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신길1·가재울7구역에 1500세대 아파트 건설

서울 영등포구 신길1구역과 서대문구 가재울7구역에 약 1500세대의 아파트가 각각 들어설 전망이다. 서울시는 전날 제7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고 신길1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안과 가재울7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0일 밝혔다. 먼저 지난 2017년 구역 해제되었던 신길1구역은 2021년 공공재개발 사업후보지로 선정되고, 사전기획단계를 거치면서 이번 결정을 통해 신길재정비촉진지구로 다시 편입될 예정이다. 이번에 결정되는 재정비촉진구역의 면적은 총 6만334㎡로, 1471세대(공공주택 435세대 포함)의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공공주택은 분양주택과 혼합 배치하도록 계획했다. 또한, 열악한 여건의 도로를 정비하고 대상지 남북측에 공원을 신설하는 등 지역주민들에게 필요한 기반 시설이 확충되고, 기존 단지 내 보행동선을 반영하여 공공보행통로를 조성해 이동 편의성과 안전한 보행환경이 제공된다. 이번 재정비촉진계획(안)이 결정됨에 따라, 노후 저층주택 밀집 지역인 신길1구역은 추후 사업시행자 지정 등을 거쳐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가재울재정비촉진지구 최상단에 위치한 가재울7재정비촉진구역은 지난 2012년 6월 촉진구역 지정 이후 10년간 사업이 추진되지 않다가 2022년 8월 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구역이다. 이번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결정으로 지하4층, 지상36층, 1497세대(공공주택 209세대 포함)의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이 공급된다. 구역 중앙부에 위치한 문화재(화산군 이연 신도비) 및 주변 지역 여건을 반영하여 도로 등의 기반시설이 조정될 예정이다. 가재울7구역은 이번 촉진계획 변경 이후 2024년 통합심의, 2025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거쳐 2027년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병용 시 주택실장은 “10여년간 멈춰있던 가재울7구역이 이번 결정을 통해 본궤도에 오른 만큼 본 사업이 더욱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며 “노후된 주거환경에 불편을 겪어왔던 주민들에게 보다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서울 청약 열기 ‘앗 뜨거’…평균 경쟁률 148.87 대 1

서울 청약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이 서울 전역으로 번지면서 서울 주요 도심 청약 단지에도 대거 사람이 몰리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1월~7월)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48.87 대 1에 달했다. 지난해 서울 연평균 경쟁률인 56.93 대 1 대비 3배 가량 뛴 수치로 인터넷청약이 도입된 2007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2021년(163.84 대 1)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올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지난달(7월) 청약을 받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다. 1순위 178가구 모집에 무려 9만3864명이 몰려 1순 평균 경쟁률이 527.33 대 1에 달했다. 올해 2월 청약을 받은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442.32 대 1)에도 수만 명이 몰렸고 이달 청약을 받은 서포구 반포동 래미안 레벤투스도 7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861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02.97 대 1을 기록했다. 강북도 청약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마포구에서는 4만 명이 넘게 몰린 단지가 등장했다. 공덕동에서 나온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로 250가구 모집에 마포구 역대 최다인 4만988개의 청약 통장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은 163.95 대 1이다. 앞서 6월 분양한 광진구 구의동 강변역센트럴아이파크도 45가구 모집에 2만2235명이 몰려 1순위 평균 경쟁률 494.11 대 1을 기록했다. 이같은 청약 열기는 서울 인기 단지가 분양에 들어간 데다가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까지 가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통계청 국가포털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월평균 6616건으로 1만7445건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해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허가 통계는 주택 건설을 위해 필요한 행정 절차를 승인받은 주택의 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당 연도에 건설될 주택의 양을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가가 오르고 있고 공사비 급등으로 아파트 분양가 역시 자고 일어나면 오른다 싶을 정도로 고공행진하고 있는 데다가 특히 서울은 향후 주택 공급이 부족할 거란 전망까지 이어지고 있어 수요자들이 청약 시장으로 대거 몰리는 양상이다"라며 “서울 아파트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 역시 더욱 공고해지고 있어 서울 청약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2분기 지식산업센터 거래량, 수도권·비수도권 일제히 하락

올해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1분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빅데이터 및 AI 기반 상업용 부동산 전문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는 총 913건으로 집계됐다. 1분기(995건) 대비 8.2%, 전년 동기(973건)에 비해 6.2% 각각 감소했다. 과거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았던 지식산업센터는 2021년 분기 평균 약 2000여 건의 거래량을 찍었지만 이후 2022년 3분기(973건)부터 올해 2분기까지 줄곧 1000 건대 안팎의 거래량을 보이며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살펴봐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올해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총 거래금액은 1분기 4230억원에서 13.1% 줄어든 3676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2분기(4137억원)와 비교해도 11.1% 감소했다. 동일 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의 전용면적당 평당 가격은 평균 1572만원으로 직전 분기 1673만원과 비교해 6% 감소했으며 전년 동기(1660만원)보다는 5.3% 감소했다. 지식산업센터 거래가 집중된 수도권의 흐름만 봐도 전국 시장의 침체 양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2분기 수도권에서 이뤄진 지식산업센터 거래는 834건, 이에 따른 총 거래금액은 3413억원으로 확인됐다. 1분기(895건, 3929억원)와 비교할 경우 각각 6.8%, 13.1% 감소한 수준이며 동시에 전년 동기(865건, 3789억원)보다는 3.6%, 9.9%씩 줄었다. 비수도권 또한 수도권과 같이 동반 하락 흐름을 보였다. 2분기 거래량과 거래금액 모두 직전 분기 대비 감소한 가운데 거래량은 100건에서 21% 떨어진 79건, 거래금액은 301억원에서 13% 내린 26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08건, 348억원)와 비교해도 각각 26.9%, 24.7% 감소한 수준이다. 수도권 지식산업센터의 전용면적당 평당 가격은 1분기 1751만원에서 1619만원까지 7.5%가량 줄어든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973만원에서 10.8% 상승한 1078만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올해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시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서 거래량 및 거래금액이 일제히 감소하며 전반적인 거래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는 높은 대출 금리와 실수요를 넘어서는 공급 과잉적 측면 외에도 최근 변화하는 기업 환경과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 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업황 회복 시작인데···글로벌 ‘R의 공포’에 건설업계 ‘긴장’

국내 건설업계가 글로벌 자산 시장을 덮친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로 접어들고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며 업황 회복을 기대하는 시점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가 동력을 잃게 되면 건설업을 포함한 국내 경제도 수출감소, 환율급등, 원자재가격 상승, 소비심리 위축, 기업 이익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자산 시장은 이미 미국에서 시작된 'R의 공포'에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미국 고용 지표를 두고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비농업 고용이 전월에 비해 14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 기대치(16만1000명)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채권 시장에서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해소되는 등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오는 17일(현지시간) 시작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금리 결정도 예측하기 힘들어진 상태다.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내리는 '빅컷'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미국 대선이 눈앞으로 다가와 기업들 입장에서는 각종 '정책 리스크'도 신경 써야 하는 시점이다. 중국도 흔들리고 있다. 경제 성장의 3분의 1을 부동산에 의존하고 있지만 시장 회복은 기대하기 힘든 형국이다. '헝다 사태'가 발생한 지 5년이 됐지만 관련 체질 개선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6월 기준 중국 내 미분양 아파트가 6000만채를 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지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지난달 중국 상위 100대 부동산업체의 매출액이 2512억위안(약 47조원)으로 전월 대비 10% 하락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제2의 중동 붐' 기대감도 사라져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초 '네옴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해 눈길을 끌었다. 폭 200m, 높이 500m, 길이 170km의 '더 라인'을 세우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건설 계획을 밝혔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방한해 기업들에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투자 유치에 실패해 해당 프로젝트는 축소 또는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국내 경제 주체들이 긴장하고 있는 배경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다 이제 막 업황 회복 기미가 나타나고 있던 건설업계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아파트 붕괴 사고 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건설 업종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수는 작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고금리 기조에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건설투자 및 관련 고용 부진이 큰 걸림돌이라고 짚었다. 올해 들어서는 각 사별 비용절감 작업에 돌입하고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며 실적 반등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철근, 유연탄 등 건설 관련 원자재 가격도 안정화되고 있다. 정부는 원자재 가격 하락분이 제품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품목의 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공사비 안정화 방안'도 마련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6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3982억원)을 기록했지만 매출액(17조1665억원)을 30%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바닥을 찍고 업황 회복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R의 공포'를 만난 셈이다. 건설업은 경기 민감 업종인 탓에 자본시장이 경색되거나 수요가 위축되면 타격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된 탓에 지방·중소 건설사들은 아직 온기를 느끼지도 못한 상태다. PF부실 노출도 등이 달라 재무 건전성 역시 천차만별이다. 업계는 우선 대출 규제 등을 통해 '집값 잡기'에 나선 정부 규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서울 도심지에서는 아직 아파트 신고가 매매가 나오고 있지만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가 조정 받는 상황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선별 수주를 이어온 대형사들은 향후 '알짜 입찰'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보다는 매우 완만한 둔화가 예상되고 이에 따라 유동성 공급(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가계 대출 증가와 연체율 등을 통제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는 (업황 회복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1∼8월 아파트 거래 30만건…벌써 지난해 추월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활성화에 따라 올해 들어 8월까지 이뤄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이미 30만건을 넘어 지난해 1년간 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024년 1~8월 매매 거래량은 전국 30만 1395건, 매매 거래총액은 139조 3445억원으로 나타났다. 매매 거래량은 2023년(29만 8084건) 연간 거래량을 넘어섰고, 2023년 매매 거래총액(151조 7508억원)의 92% 수준에 달한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2024년 8월까지 14만 1911건 거래량을 나타내며, 2023년 연간 거래량(15만 6952건)의 9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매 거래총액은 2024년 96조 8442억원을 나타내며, 작년 한해 동안의 거래총액(93조 3531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아파트 값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서울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의 8개월간의 서울 매매 거래량 및 거래총액은 이미 2023년 연간 거래를 넘어섰다. 올해 서울 거래량은 3만 8247건, 거래총액은 44조 9045억원을 보이고 있다. 2023년과 비교해 거래량은 112%, 거래총액은 124%에 이르는 수치다. 지방은 2024년 8월까지 15만 9484건이 거래됐고, 거래총액은 42조 5002억원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2023년 한 해와 비교해 거래량은 72%, 거래총액은 73% 수준을 보이고 있다. 3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변 경기,인천 일부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며 2024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6월을 기점으로 거래량 및 거래금액이 크게 늘며 작년 한해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은 연일 강세를 나타내며 종전 최고 거래가격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신고가 비율이 4월 10%를 웃돌며 8월은 12.6%에 달하고 있다. 상승거래 비중 역시 7~8월 절반이상을 차지하며 종전 가격보다 더 오른 가격에 거래되는 비중이 많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 공급부족 등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 등이 매수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엇갈리는 집값 전망···“변동성 커 위험” vs “매수 타이밍”

최근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정부가 대출 규제를 통해 '집값 잡기'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니 지금 사도 된다는 주장과 변동성이 크니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이 맞선다. 지난 5일 MBC의 '뉴스 외전'에 출연해 치열한 논란을 벌인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와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가 대표적 사례다. 이 대표는 소득 정체·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대세 하락론'을 주장하는 대표적 전문가다. 홍 대표는 반대로 물가 상승 및 경제 성장 추세에 따라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값은 계단식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대세 상승론'을 대표한다. 두 사람은 현재의 서울 아파트값 상황에 대한 진단부터 달랐다. 홍 대표는 최근의 상황이 '과열'이라는 진단부터 부정했다. 그는 “6월까지 발표된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전체 시가총액에서 60% 가량을 차지하는 서울은 강한 상승세지만 지방은 아니다"며 “국지적 상승 국면으로 봐야지 2021년 당시처럼 과열된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은 (울산 정도를 제외하고) 심각한 침체에 빠져있다. 7월 통계까지 보면 준공 후 미분양이 늘고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각종 문제의 출발점이 미분양인데 주택 시장이 살아날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징후가 미분양이 줄어드는 것이다. 지방과 수도권간 양극화가 심하다고 진단해야지 지금 상황을 부동산 과열 국면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해석했다. 반면 이 대표는 과열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방이 심각한 상황인 것은 맞지만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얘기할 때는 무주택자가 많은 수도권을 기준으로 해야한다"며 “정부가 수도권과 지방에 공통된 정책을 적용하기 힘들다보니 그동안 (미분양 등을 감안해)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해왔고 수도권에 수요가 더 몰려 지금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정부의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 금융의 영향에 대한 분석도 달랐다. 이 대표는 “자산 시장은 마중물 효과가 중요하다. 강남에 30억원짜리 아파트를 대출 받아 사는 게 아니라 9억원 이하 아파트 정책대출 여파로 산 다음 그 돈으로 부채를 일으켜 연쇄적으로 다른 자산을 사는 구조"라며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이 같은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정책금융은 영향이 없다고 본다"며 “정부가 규제대상 지역을 선정하는데 (대출을 규제하면) 이 지역 빼고 다른 곳이 올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봤다. 앞으로 집값에 대한 전망도 엇갈렸다. 최근 거래량 감소 등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홍 대표는 “가격 레벨이 올라가면 거래는 준다. 급매물 등은 이미 처리가 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가격은 계단식으로 가지 꾸준히 오르지는 않는다"면서 “이 같은 계단식 상승의 첫 발걸음은 작년 2월이었고 작년 말 휴지기를 거쳐 횡보하다 올해 다시 빅스텝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기업 이익이 이렇게 늘고 있는데 내년 연봉을 삭감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연준이 금리인하를 앞두고 있는데 우리와 미국 부동산 시장 연관성이 높아졌다"며 “(이 같은 부동산 상승 상황에) 정부의 대출 규제라는 망은 너무 허술한 망"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급락'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는 “한국 부동산 시장은 리스크가 굉장히 큰 구간을 지나고 있다"며 “월평균 실거래가 지수를 보면 편차가 2%포인트씩 나온다. 자산시장에서 가장 경계해야하는 변동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엄청 빠지는 것은 회사가 나빠서가 아니라 (주가가) 많이 올라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한국 특히 서울 아파트 상황이 전형적으로 그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아주 작은 영향이 따라서 위든 아래든 변동성이 클 것이다. 굉장히 유의해야 하는 시점인데 오히려 하락할 위험성이 앞으로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서 지금 집을 사야 되냐 말아야 되냐"에 대한 답도 전혀 달랐다. 홍 대표는 “제발 좀 사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주택 시장은 1980년대부터 7년 오르고 3년 빠지는 사이클인데 주택 착공이 없다 이제 막 느는 시점"이라며 “앞으로 우리 소득이 계속 늘어난다는 가정 하에 서울 주택 가격은 적정 레벨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 대표는 “집은 언제 사는지가 중요한데 그게 어렵다. 모두가 어려운 걸 하려고 노력한다. 시기가 중요한데 지금은 굉장히 변동성이 크고 위험한 상황"이라며 “사람 심리가 (집값이) 오를 때 사고 싶고 빠질 때 안사고 싶다. 빚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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