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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소형이 15억…3.3㎡당 2000만원 사상 첫 돌파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2000만원대를 돌파하며 역대급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비싼 서울에선 상대적으로 소외된 것으로 알려진 강북 지역의 59㎡ 규모 소형 아파트들까지도 총 15억원에 육박하는 분양가를 기록할 정도다. 인건비·자잿값 등 공사비가 떨어질 기미가 없고 제로에너지건축물 기준 강화에 따른 비용 상승 요인까지 있어 이같은 분양가 상승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2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2041만원으로 전년(1800만원) 대비 241만원 상승했다. 3.3㎡당평균 분양가가 2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최초이다. 전국 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는 2021년 1305만원, 2022년 1518만원에 이어 올해까지 역대 최초로 3년 연속 200만원대 상승폭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이후 올해까지 전국 아파트 3.3㎡당 분양가 상승폭은 736만원으로, 이를 '국민평형'인 전용 84㎡ 타입으로 환산하면 3년 만에 아파트 한 채가 약 2억5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아직 11~12월분 집계가 남아있지만,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도 200만원대 이상 상승은 확실시 되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분양가(5297만원)는 평당 2657만원이 올라 84㎡ 기준 9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소외된 지역으로 꼽히던 강북 지역 등에서도 분양가 상승세는 마찬가지다. 550가구 규모의 중형 아파트 단지로 이달 말 분양을 앞두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의 전용 59㎡는 소형이지만 최고 분양가가 3.3㎡당 약 8000만원 안팎으로 총 14억4230만원에 달해 15억원에 육박한다. 강서구 등촌동에 공급되는 543가구 규모 소형 위주 단지 '힐스테이트 등촌역'의 경우 인근 아파트 최근 거래 금액을 비춰봤을 때 일반 물량의 경우 분양가가 총 14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같은 분양가 상승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에도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이 의무화되면서 단열 비용 상승 등으로 인상 압박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내년 6월부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제도를 시행할 계획인데, 민간 아파트들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단열 및 환기 성능, 재생에너지 활용 정도 등을 총 5단계로 평가한다. 공공분양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부터 5등급(에너지 자립률 20~40%) 인증을 의무화한 상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이 시행되면 공사비가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재비가 한 번에 급등한 이후로도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 연이은 부실공사 사태로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서 인건비도 급증했다"며 “과거 30층 아파트 기준 2년 6개월 걸리던 공사 기간이 최소 3년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더해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까지 시행되면 내년에도 분양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강남3구 및 용산구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분양가 상승분을 상쇄할만한 지역이 없다. 분양시장에서 가성비 있는 단지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전국 아파트값 6개월만에 하락…“대출 규제 영향 본격화”

정부의 주택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6개월여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가격은 계속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간 양극화 현상은 심화됐다. 한국부동산원은 11월 셋째주(18일 현재) 주간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0.0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지난주에는 0.00%였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한 것은 지난 5월 셋째주(0.01%) 이후 26주만이다. 지난 8월 최대 0.08% 상승하는 등 계속 우상향하다가 9월 이후 상승폭이 감소하면서 약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경우 상승세가 계속됐다.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는 0.01%올랐다. 다만 전주 0.03%대비 상승세가 확인히 꺾였다. 서울은 0.06% 올라 전주와 같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서울의 경우 35주 연속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10월 둘째주(0.11%) 이후 지난주까지 4주 연속(0.09%→0.08%→0.07%→0.06%) 상승폭이 감소했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역세권·신축 등 인기 단지는 매수문의가 꾸준하고 상승거래가 포착되나, 그 외 단지는 대출규제에 따른 관망세 확산과 매물 적체가 발생하는 등 시장상황 혼조세 속에 지난주 상승폭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경우 강북에서는 용산구가 0.11%로 가장 상승폭이 컸다. 이촌·한남동 중소형 규모 단지 위주로 올랐다. 종로구도 0.10% 상승했는데, 무악·숭인동의 매매가가 올랐다. 마포구(0.09%)는 염리·용강동 신축, 성동구(0.08%)는 옥수·행당동이 많이 상승했고 중구(0.07%)는 신당·황학동 등 위주로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 지역에선 강남구가 개포·압구정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0.15% 상승했다. 서초구도 잠원·반포동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0.11% 올랐고, 영등포구는 당산동4가·문래동3가 위주로 0.08%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어 양천구에선 재건축 호재로 인해 목·신월동 위주로 0,07% 올랐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0.04% 하락했다. 전주(0.00%) 보합세에서 전환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남동구(-0.09%)는 만수·논현동 구축에서 많이 떨어졌고 연수구(-0.05%)도 연수·동춘동 등 구도심의 매매가가 하락했다. 중구(-0.05%)는 중산·운서동 등 영종도 지역에서, 미추홀구(-0.04%)는 새 아파트가 입주하고 있는 학익·도화동, 부평구(-0.03%)는 부개·십정동 위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경기(0.02% → 0.00%) 지역 전체는 보합세를 보였다. 안양 만안구(0.12%)는 안양·박달동 위주로, 안양 동안구(0.12%)는 비산·호계동 주요단지 위주로, 부천 원미구(0.10%)는 상·중동 대단지 위주로 상승했으나, 광주시(-0.19%)는 태전·양벌동 구축 위주로, 이천시(-0.17%)는 미분양 물량 영향이 지속되며 증포동·부발읍 위주로, 동두천시(-0.09%)는 생연·지행동 위주로 하락했다. 지방(-0.03%→-0.04%)의 경우 하락폭이 확대됐다. 5대광역시(-0.04%→-0.05%), 세종(-0.04%→-0.05%), 8개도(-0.01%→-0.03%)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03% 상승해 지난주(0.04%)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수도권(0.07%→0.05%) 및 서울(0.05%→0.04%)도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지방(0.01%→0.00%) 아파트 전세가격은 보합으로 전환됐다. 5대광역시(0.01%→0.01%), 세종(0.01%→0.05%), 8개도(0.01%→0.00%)로 나타났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낡은 건물 수리해서 전기료 年 8000만원 아낀다”

남산골 한옥마을 옆에 있는 '남산XR스튜디오'는 서울시가 '남산창작센터'를 리모델링해 선보인 곳이다. 시는 지난 2020년 노후화한 건물 새단장을 결정하면서 '탄소중립'을 주제로 설계공모를 진행했다. 이후 약 44억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을 진행, 에너지 소비를 기존 대비 77% 줄였다. 지난 6월 문을 연 이곳은 확장현실(XR) 관련 최첨단 시설을 갖춰 새로운 문화예술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20일 남산XR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외벽 색깔을 다양하게 넣어 감각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삼각형 모양 지붕 위로 태양광 패널들이 눈에 띈다. 실내에 들어서면 안락한 느낌이 든다. 다소 흐린 날이었지만 자연채광이 잘 돼 조명을 많이 켜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았다. 연면적 1788㎡에 지상2층 규모 건물이다. XR 편집실이나 촬영 현장 등 핵심 시설은 1층에 몰려있다. 2층에는 녹음실과 휴게공간 등이 있다. 시는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고성능 단열·창호를 보강하고 고효율 냉난방시설 및 폐열회수 환기시스템 등을 설치했다. 특히 바닥, 벽, 천장에 '준불연 단열재'를 넣었다. 이는 화재에 강하고 단열성능이 매우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외벽, 외부창, 지붕, 바닥 모두 법적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의 단열성능을 인증받았다. 건물 옥상에는 30KW 용량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고효율 창호와 시스템 냉난방기도 넣었다. 덕분에 첨단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XR 스튜디오임에도 에너지 자립률 33.45%를 확보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은 5등급을 취득했다. 1층 상황실 한쪽에는 태양광설비 현황과 전력수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전반적인 건물 관리와 더불어 에너지수급 현황 등을 점검하는 직원이 별도로 있다. 개관 이후 처음 맞이하는 이번 겨울에는 기존 대비 난방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가 목표로 삼은 리모델링 이후 에너지 절감액은 연간 7900만원 수준이다. XR은 '실감 콘텐츠'를 만드는 핵심 기술이다. 최근에는 일반 방송 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배경을 바꾼 콘텐츠나 '가상 아이돌' 등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남산XR스튜디오에서는 기획, 배경 제작, 촬영, 편집, 유통 등 XR 콘텐츠 관련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공연 연습실이 XR 스튜디오로 진화하며 '탄소중립' 가치를 높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 소유 건물 중 노후화되고 에너지 성능이 열악한 공공건물을 리모델링해 제로에너지건물 인증을 받은 것은 이 곳이 처음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다른 공공건축물을 새단장할 때도 이 같은 친환경 가치가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 건물의 녹색건축물 전환에도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꽁꽁 언 아파트 경매시장…내년 부동산시장 ‘적신호’

아파트 가격의 '선행지수'로 꼽히는 경매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내년도 아파트 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영끌족'들의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내에서조차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물이 채 소화되지 못한 채 적체되고 있다. 20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최근 발표한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80건으로 전월(169건)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15년 4월(401건)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이다. 또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에서 임의경매 개시 결정등기를 신청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은 4987건으로 전년 동기(3788건)와 비교했을 때 약 31%(1199건) 증가했다. 2022년 같은 기간(2260건)과 비교하면 임의경매를 신청한 집합건물이 2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경매를 통해 팔리는 물량의 비율(낙찰률)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 8월 47.3%까지 올랐지만 9월 45.6%, 10월 41.3%로 2개월 연속 떨어졌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는 97.0%로 2022년 6월(110.0%)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긴 했다. 그러나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이 수치를 끌어올렸을 뿐, 이를 제외하면 평균치는 하락했다. 지난달 기준 강남권 낙찰가율은 강남구 107.5%, 서초구 107.3%, 송파구 101.3% 였지만 다른 지역들은 80~90%에 그쳤다. 그러자 경매 시장의 물량 적체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서울 집합건물 가운데 유효한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건수는 지난해 3월(3686건) 이후 1년 6개월 동안 늘어나고 있는 데, 지난달에는 6454건까지 올라갔다. 앞으로 경매를 진행해야하는 물건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내 자치구 중에서는 유일하게 송파구만이 한 달 만에 유효 등기가 86건 감소했을 뿐, 그 외 지역에서는 매물 소화에 여전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매 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보고 있다. 경매 신청 후 실제 입찰이 진행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현재 시장 내 적체된 매물들이 내년으로 넘어간다면 낙찰가 및 낙찰가율 등 각종 지표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에 경매 시장에서 매물이 적체될 경우 아파트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쳐 가격이 약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내년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긴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주택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시장 전체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경매 물건 급증의 가장 큰 이유는 실물경기와 부동산시장 부진이고, 여기에 고금리 영향 또한 영향을 끼쳤다"며 “올해 경매 물건 접수 건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매 물건이 수요자들에게 나오기 까지는 7~10개월가량이 소모되기 때문에, 올해 등록된 경매 물건이 시장에 실제 영향을 끼치는 시점은 내년 2~3분기일 것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라는 변수까지 겹치면서 금리 인하 여부 조차도 불확실해졌다"며 “올해 경매 물건 급증이 내년 경매시장에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고, 시장 수요 분산을 야기해 부동산시장에도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출퇴근길 ‘지옥철’ 되나···서울 지하철 총파업 우려

전국철도 노동조합과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단체 행동에 나서면서 출퇴근길 '지옥철'을 탈 수 있다는 시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 노조가 현재까지는 인력 보충과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준법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다음달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철도노조 준법투쟁 이틀째인 19일 수도권 전동열차 일부가 지연 운행됐다. 이들의 단체 행동은 수도권 전철 1·3·4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전동열차 653대 중 20분 이상 지연되는 열차는 150대(약 23%)로 집계됐다. KTX와 일반열차는 정상 운행되고 있다. 철도노조는 부족 인력 충원과 기본급 2.5% 정액 인상 등을 원하고 있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1일 오전 11시 서울역 출구에서 총파업 예고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코레일은 열차 지연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열차 목적지를 변경하거나 운행 중지할 수 있으니 참고해달라고 이용객들에게 당부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다음달 6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공사 제1노조인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조정 철회 및 인력 운영 정상화 △1인 승무제 도입 중단 △산업재해 예방 및 근본 대책 수립 △부당 임금 삭감 문제 해결 등을 촉구했다. 공사와 노조 측은 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도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1노조 외에 2·3노조도 쟁의행위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 서울교통공사 제1노조는 당장 20일부터 준법 운행, 법과 사규에 정한 2인1조 작업 준수, 규정에 정한 점검 외 작업 거부 등 행동에 돌입한다. 다만 파업 예고일 전까지는 사측과 협상을 꾸준히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언주역∼중앙보훈병원역 구간) 노동조합이 역시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오는 28일 파업하기로 했다. 철도 노조들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수도권 전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서울지하철 노조는 작년과 2022년에도 총파업을 벌였다. 지난해의 경우 경고파업 이후 열흘여만에 임단협에 전격 타결하며 파업을 철회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자의 눈]갈 길 먼 ‘철도 지하화’, 조급한 투자는 금물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서울 내 지상철도 전 구간 지하화 계획은 오랫동안 인근에서 소음과 진동, 개발 소외, 불편한 교통에 시달려 온 인근 주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서울 내 산재한 지상 철도는 확실히 도시 미관을 해치고, 소음을 생성하며, 도로 교통 흐름을 가로 막는다. 실제 최근 지상철도를 운행하고 있는 몇몇 역을 취재한 결과 실함할 수 있었다. 지하철 역사가 위에 있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려야 해 시민들의 불편이 심했다. 환승이 불편하다거나 진로가 방해된다거나, 소음 공해가 심하다는 시민들의 하소연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서울 시민들 중 상당수가 지상철도 지하화 발표에 기뻐할 만한 상황이다. 역 주변 개발 효과도 실감이 됐다. 지상철도가 모두 지하화되면 해당 지역 환경이 한층 쾌적해 질 것이고 지하화로 생겨난 부지를 경제적 혹은 사회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특히 서울 내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하화로 생겨난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고 홍대 앞 경의선숲길공원(연트럴파크)처럼 대규모 공원을 형성해 상권을 발전시키면 사회적, 경제적 효과가 엄청날 것이다. 벌써부터 일부 시민들 중에는 '김칫국'을 마시는 이들도 많다. 지상철도 인근 부동산에 미리 투자해 향후 차익을 남기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 철도 지하화 사업은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시간과 돈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시가 산출한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비는 총 25조6000억인데, 통상적으로 투입예산을 축소 발표한다는 점을 비춰봤을 때 실제 사업비는 훨씬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가 어려워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워낙 많은 시설들이 지상에 복잡하게 산재해 있고 지하에 매설된 것들도 부지기수다. 시가 선도사업지에 대해 2045~2050년 공사가 끝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예상일 뿐이다. 10km가량의 서부간선지하도로를 완공하는데 5년 6개월이 걸린 점을 감안한다면 약 68km에 달하는 서울 철도 지하화 공사 기간은 더 길어질 것이다. 따라서 벌써부터 '제2의 연트럴파크' 효과를 노리고 철도 인근 부동산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은 성급해 보인다. 취재 기간 동안 만난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도 같았다. 현재 지하화 공사 발표가 인근 부동산 가격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으며,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돼야 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철도 지하화가 분명 호재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철로를 가다⑤] 소음·분진 없어질 영등포…서울 ‘3핵’ 도약하나

“철로를 없앤다고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상가가 이미 포화상태인데 더 생길 이유가 있을까요?" 서울 영등포역 지하상가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A씨의 말이다. 18일 만나본 영등포역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철도 지하화 계획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 많았다. 이미 특색 있는 상권이 자리를 잡은 만큼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무관심했다. 거주환경이 좋아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당장 집값이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영등포역은 경부선 철도와 지하철 1호선이 지나는 서울 서남권 중심지다. 1899년 경인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어 국내 최초 민자역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서울의 성장과 그 궤를 같이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입어왔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노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땅 아래에는 4개의 지하상가가 교차한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이 밀집해 현대적인 분위기도 풍긴다. 이 때문에 철도가 지상에 있다는 게 '특별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6번 출구쪽에서 바라보면 영등포역이라는 글자가 롯데백화점 간판과 같은 크기로 보인다. 밖에서는 철로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1호선 이용객 B씨는 “(철도가 지상에 있어) 불편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다. 상인들은 서울시의 철도 지하화 계획에 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영등포역이 바뀌게 된다는 얘기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유동인구가 더 많은 신도림역(지하철 1·2호선 교차)이 인근에 있다는 점도 변수다. 영등포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신세계가 타임스퀘어쪽을 발전시켜 사람들 발길을 모으자 롯데가 백화점을 현대화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라며 “지하철과 철도가 지하로 간다 해도 그 자리에 다른 사업자가 뛰어들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안산선 환승이 예정돼 사람들 발길이 더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신안산선 복선전철은 지하 40m 이하 대심도에 건설해 최대 110km/h로 운행하는 광역철도다.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빠르게 접근하는데, 1호선 환승객들은 영등포역을 이용할 예정이다. 남쪽 영등포본동 쪽에 형성된 주택가는 철도 지하화에 따른 수혜를 어느 정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차가 다니며 생기는 소음·분진 등에서 자유로워진다는 장점이 부각될 전망이다. 철로 부지가 공원이 될 경우 영등포역 바로 옆에 있는 6만1544㎡ 규모 영등포공원와 연결돼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아직 '영등포 푸르지오'(2462가구), '영등포 아트자이'(836가구) 등 주변 대단지 아파트 호가는 아직 움직이지 철도 지하화가 워낙 오래 걸리는 사업인데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큰 탓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만한 변수는 시가 추진하는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이다. 시는 세계 5위권 도시 도약을 위해 영등포·여의도 지역을 도심·강남과 함께 '3핵(核)'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영등포를 국제업무중심지로 육성하는 동시에 경기권과 연결성을 강화하는 교통 요지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철로 부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역세권은 점인데 철로는 선이다. (철도 지하화는) 점을 개발한 수익으로 나머지 선들을 묻어야 되는 것"이라며 “돈 뿐 아니라 선로의 경사 등을 고려하는 것 자체도 어려워 계획안이 나오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등포역 인근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당장 변화를 예상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집터뷰]“무주택 실수요자, 당장 집 사려면 이렇게 해라”

“수도권 아파트값은 단기간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다.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내년에 분양될 수도권 공공택지 분양가상한제 물량을 노려 보는 것이 적절하다." 국내 대표 부동산 전문가 중 한 명인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이 최근의 부동산 시장 동향과 내년 시장 전망을 고려해 제시한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전략이다. 김 소장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의 한 사무실에서 에너지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가 현재 부동산 시장을 거래 둔화 속 가격 줄다리기가 팽팽한 관망세 상황이라고 진단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거래량이 급격히 줄었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305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7582건에서 8월 6427건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거래 건수는 현재 3001건에 불과해, 3000건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김 소장은 “설 전까지는 지금 같은 보합세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릴 생각이 전혀 없다. 매수자들도 이 호가를 따라갈 생각도 현재는 많지 않다. 또 정부는 규제 강화로 돌아섰고 한국은행도 쉽게 금리 인하를 하지 않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재당선되면서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도 증가했다"며 “부동산 시장에서는 기대감을 선호하고 불확실성을 기피하는데 트럼프는 불확실성이 큰 인물이라 관망세를 부채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내년 집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상승세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서울은 0.2%, 수도권은 0.1% 수준의 소폭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예상되는 추가금리 인하, 입주물량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입주물량 부족이 심각해 얼죽신(얼어죽어도신축) 심리가 커지고 있고 내년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 장기적으로 집값은 우상향 기조를 보일 것"이라며 “서울에서는 수요가 높은 강남 3구(서초, 송파, 강남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경기에서는 과천, 수원, 분당, 남부권 핵심 입지에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내년 입주 예정 물량(임대 포함)은 25만3494가구로 추산된다. 올해 하반기 물량이 18만1948가구라는 점에서 내년 연간 입주할 물량은 올해보다 훨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상반기 입주 물량은 14만2462가구 정도인데, 2026년 상반기에는 9만8194가구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되는 고분양가도 집값을 밀어 올릴 주요 요인이다. 김 소장은 “신축 분양가는 주변 집값과 연동이 된다. 고분양가 아파트가 공급되면 주변 집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며 “현재 신축 수요가 높아 고분양가 아파트들이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무주택자 등 주택 실수요자는 지금이라도 내 집 마련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그는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위험 관리책도 세워놔야 한다"며 “집값이 내려가도 5년 정도는 버틸 수 있도록 앞으로 신용대출 등은 자금 조달 계획에서 제외하고 주택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공공택지 분양가상한제 물량을 공략하라고 꼭 집어 강조했다. 김 소장은 “서울 강남권 로또 청약 물량은 하늘에 별따기"라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수도권 공공택지 아파트 중에서 입지와 브랜드가 괜찮으면 청약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대출규제에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위축 신호’ 뚜렷

정부가 고강도 대출 규제를 시행하면서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특히 상승세를 계속하던 수도권 아파트까지도 거래가 급감하면서 전반적으로 본격적인 하락 장세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7일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부동산(아파트·상가·사무실·오피스텔 등) 거래량은 총 7만1217건으로 전월(9만1139건)과 비교해 21.9% 감소했다. 이는 올해 월간 거래량 중 가장 낮은 수치이다. 거래금액 또한 27조2553억원으로 전월(37조340억원) 대비 26.4% 줄어들었다.특히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2만9545건으로 전월(4만2869건)에 비해 무려 31.1%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거래금액 또한 41.6% 줄어든 12조84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서 거래량이 감소한 가운데,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896건으로 전월(6183건)과 비교해 53.2% 감소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어 △경기(41%↓·7608건) △인천(39.3%↓·1762건) 등 수도권이 서울의 뒤를 이었다. 지방에서는 △세종(38.6%↓·297건) △울산(28.6%↓·825건)의 하락폭이 눈에 띄었다.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금액 하락폭 또한 △서울(3조5335억원·53.4%↓) △경기(3조8765억원·45.4%↓) △인천(6763억원·44%↓·) △세종(1515억원·42.4%↓) △울산(2600억원·33.4%↓) 등 순이었다. 아파트 거래가 급감하면서 매매가도 위축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지난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올랐지만 상승폭은 4주 연속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지난달 14일(0.11%)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의 상승폭도 줄어들면서 기세가 꺾이고 있다. 지난 6월 둘째 주 이후 2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던 전국 아파트값은 같은 날 보합(0.00%) 전환하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에는 정부의 대출규제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최근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기금의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주택도시기금 구입자금 대출(디딤돌대출) 맞춤형 관리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디딤돌대출 한도는 5000만원가량 감소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장이 위축됐으며, 이러한 정책 기조가 유지된다면 부동산시장이 하락장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의 중심부에서는 소폭 상승이나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며 외곽 지역 이나 수도권의 경우 대출 규제의 영향력이 크다보니 하락 전환이 나타날 수 있다"며 “연말에서 내년 초 까지는 현재와 같은 장세가 국지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철로를 가다④] 철도가 망친 서울역 일대…‘최중심부’ 명성 되찾는다

“서울역 지상철도가 지하화 된다면 KTX와 지하철을 갈아타기가 한결 편해질 것 같다. 또 계단을 오르내리는 불편없이 단절된 만리재 쪽과 남대문 지역이 연결된다면 쇠퇴해가고 있는 지역 상권도 살아날 수 있다." 14일 오전 서울역 앞에서 만난 한 시민의 말이다.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발표한 철도 지하화 계획대로 서울역 및 인근 철로가 지하화된다면 서울의 최중심부인데도 불구하고 철도로 인해 이상하게 변해버린 지역이 '상전벽해(桑田碧海)'할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실제 이날 찾아가 본 서울역 일대는 지상철도로 인한 통행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하철 1호선 또는 4호선 서울역에서 내린 후 KTX를 타려면 역사 내에서 5분가량 이동해 지상에 위치한 역사로 한참을 이동해야 한다. 또 경의중앙선으로 환승할 경우 카드를 찍고 역 밖으로 나가 6분 정도 도보 후 경의중앙선 서울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한다. 경의중앙선 이용객 A씨는 “다른 역의 경우 지하철 호선 환승 시 역 내부에서 편하게 할 수 있지만, 서울역에서 경의중앙선을 갈아타려면 역사 밖으로 나와 한참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매번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역 일대는 서울역과 철로에 의해 분리되면서 코 앞인데도 한참을 돌아가야 하는 등 '지역간 단절 효과'가 어느 곳보다도 심각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예컨대 보행자가 서울역 정면에서 만리재로 방면으로 이동하려면 고가도로를 오르거나 계단으로 서울역사로 올라왔다가 반대편으로 내려가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날 만난 한 서울역 이용객은 “서울역에 올 일이 많은데 고가도로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든데다 서울역사를 가로지르는 것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 불편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지상에서 거대한 면적을 차지하고 지역을 둘로 가르는 서울역의 존재는 주변 상권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서울역 뒤편에 위치한 만리재로 상권은 평일 오후임을 감안해도 일부 식당 외에는 인적이 드물어 조용했다. 이 곳은 기차역과 지하철역이 함께 있어 평일에도 유동인구가 많으며, 정면에는 수많은 대기업 본사가 있음에도 서울역에 가로 막혀 사람들이 가지 않는 곳이 된 것이다. 또 동자동 일대 등 일부 '기찻길 옆' 지역은 소음 등 공해가 심각한데다 개발에서 외면돼 서울 최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슬럼화'된 상태다. 이곳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서울역 지하화가 진행돼 주변 도보 보행이 한층 편리해진다면 인근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과 맞물려 만리재로 일대가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역 뒤편인 만리재로 인근 중구 봉래동2가 일대 2만9093.4㎡ 면적 공터에 최고 39층 높이의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달 첫 삽을 뜬 개발사업은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철도 유휴부지에 업무시설(42.3%), 오피스텔(29.8%), 판매시설(11.3%), 숙박시설(9.5%), 마이스·MICE(7.1%) 등이 들어서게 된다. 강북권 최초로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 컨벤션 시설로 조정돼 '강북의 코엑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인근의 한 상인은 “철도 지하화가 맞물리게 된다면 서울역 유동인구가 급증하면서 만리재로가 서울 내 중심 상권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만리동에 위치한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도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과 철도 지하화는 갑자기 나온 뉴스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사업이 진행돼야 주변 부동산가격에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면서도 “만약 향후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이동이 편해지고 유동인구가 급격하게 늘며 만리재로 또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도 서울역 및 일대 철도의 지하화가 큰 시너지 효과를 내 현재 서울 도심의 낙후 지역으로 꼽히는 인근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울역과 가까운 마포구, 용산구 일대, 북서쪽 청파동·만리동 지역, 서대문 방면 철로 주변 지역, 숙대 앞에서 한강로2가까지 이어지는 청파로 일대 등도 철로 지하화·공원화로 인해 유동인구 증가 및 환경 개선 등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철도지하화 사업에는 지자체 및 정부 국비가 투입될 수 없어 개발수익이나 민간자본으로만 진행해야 하는데, 마침 서울역 뒤편에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과 같은 대규모 공사가 겹치면서 두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같은 지역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두 사업이 연계를 통해 제대로 된 동선처리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도 지하화 및 복합단지 사업이 주변 상권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며 “철도와 토지 부분 이용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가 이뤄지며 지역 및 주변 상권 활성화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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