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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전셋값 46주 연속 하락…역전세난 비상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세종시 아파트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금리상승 압박 및 매물적체 지속, 거래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전세가격이 46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가격이 직전 가격보다 떨어지니 집주인이 하락한 전세보증금의 차액만큼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난 우려도 감지되는 분위기다. 20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올해 지난 1월3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집계된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취합한 결과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격이 올해 들어 -12.23% 하락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어 하락한 대구(-7.58%)와 인천(-5.43%), 대전(-4.81)과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는 지난 2020년 당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논의 이후 전세가격이 60.6%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이후 행정수도 이전이 속도가 붙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 등 악재까지 겹치며 지난해 11월 넷째 주 이후 4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세가율이 50% 미만이라는 것이다. 부동산원이 지난달 집계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율은 63.8%인데 세종시만 46.8%로 집계됐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를 통해 세종시 아파트 대단지를 분석한 결과 지역 내 고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새롬동 ‘새뜸마을12단지백조예미지아파트’ 84㎡(34평) 매매가격이 최근 9억2000만원(17층)이었는데, 지난 6월 같은 평형 9층이 전세로 2억3000만원, 지난 8월 1층이 1억7000만원에 거래돼 전세가율이 각각 25%, 18%밖에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새뜸마을11단지더샵힐스테이트’ 35평도 지난달 매매 실거래가격이 7억7500만원(14층)이었는데 전세 가격은 1억8522만원(13층)으로 전세가율이 24%에 미치지 못했다. ‘새뜸마을6단지힐스테이트메이저시티’ 33평도 지난 7월 매매는 8억7000만원(3층)이었는데 같은층 전세는 지난달 2억9000만원으로 거래돼 전세가율은 33%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이 떨어지는 것은 도시 인프라 자체가 만족스럽지 않아 실거주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세종시 국책연구기관에 재직 중인 30대 박 모씨는 "세종시는 아직까지도 백화점도 없고 병원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며 "일자리 외엔 인프라가 너무 없어 주말이면 대전 집에서 쉰다"고 말했다. 전세가율이 떨어지니 아파트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가치에 비해 매매가격이 고평가돼 있어 향후 더 조정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서 올 들어 매매가격 역시 -8.65%로 전국에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올해 미분양 무덤이라고 불린 대구(-6.36%)보다도 높고 뒤이어 대전(-3.95%), 인천(-3.72%)보다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아실에선 ‘새뜸마을10단지더샵힐스테이트’가 지난해 9월 35평 최고가가 12억원이었는데 1년 만에 8억8000만원으로 27% 하락한 가격으로 거래된 것이 확인됐다. 일각에선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확 줄어들어 전세 가격이 곧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아실에 따르면 2014년 1만5476가구, 2015년 1만9081가구, 2017년 1만4769가구가 입주된 이후 지속 물량이 하락하더니 2023년엔 1782가구까지 입주물량이 뚝 떨어진 상태다. 이후에도 비슷한 수준의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기에 전세 가격이 회복되면 매매 가격 하락세도 소폭 안정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인근 새롬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허가 물량이 이미 몇 년 전부터 줄어들고 있고 향후에도 거의 없는 상태다"며 "지금은 거래절벽이 심하지만 조정 후 회복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입주물량이 많은 대단지는 본래 전세가격이 낮은데 이 상황이 지속되면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전세 가격 하락이 장기화되면 매매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세종의 경우 급매물 중심으로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하락은 있을 것이나 그 정도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세종시만 지방에서 유일하게 조정대상지역인 만큼 추가 규제완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지역을 해제했는데도 이자율이 높아 주택을 구입하지 않고 있다. 이럴 땐 추가 지역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세종시는 이미 시장 상황을 고려하고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으나 청약경쟁률이 높아 조정대상지역은 유지 중이다"며 "현재 추가로 조정대상지역 해제 논의는 없고 연말이나 돼봐야 향후 상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jh123@ekn.kr세종단지 세종시 대단지가 몰려있는 새롬동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역대급 하이엔드 경쟁’…치열해지는 한남2구역 수주전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한강변 노른자위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을 두고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수주전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역대 하이엔드 브랜드 고급 설계를 능가하는 수준의 제안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 선정까지 불과 20여일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불리는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은 지하 6층~지상 14층, 30개동, 1537가구 규모의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만 7900억원 수준이다.지난달 23일 시공사 입찰 마감 결과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참여해 한남2구역 시공권을 두고 양사가 맞붙게 됐다. 조합 측은 다음달 5일 시공사선정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가장 눈에 띄는 건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운 고급화 경쟁이다. 한남2구역에 롯데건설은 ‘르엘’을, 대우건설은 ‘써밋’을 적용하기로 했다. 우선 롯데건설은 ‘르엘 팔라티노’를 단지명으로 제안했으며 ‘배러 댄 호텔(BETTER THAN 호텔)’을 표방해 호텔식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 세계적인 건축가 ‘최시영’ 등과 협업해 고급스러운 외관을 설계하는 것과 더불어 호텔식 커뮤니티 조성에 힘썼다. 호텔식 보안 서비스, 단지내건강증진센터 등을 포함해 세대만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현관 버틀러 존을 조성해 세탁물 수거, 조식 요청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하우스 키핑, 발렛 파킹 등 호텔식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롯데건설 관계자는 "한남2구역 조합원이 호텔보다 더 편안한 공간에서 호텔식 주거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월드클래스 거장들과 협업하며 설계에 많은 공을 들였다"며 "나인원 한남의 커뮤니티 면적대비 2.6배, 한남3구역 커뮤니티 가구당 면적대비 2.5배로 약 4000평 규모의 호텔식 커뮤니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대우건설은 ‘한남 써밋’을 단지명으로 제안하고 한강과 남산이 보이는 스카이브릿지에 야외 수영장인 ‘인피니티 풀’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단지 최상층인 21층에는 스카이 펍, 스파, 스카이 시네마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해 차별화를 둔다는 방침이다.스카이브릿지는 ‘한남써밋’ 6개동을 잇는 총 연장 360m 대형 스카이 커뮤니티로 물결을 형상화했으며 이곳에서 한강과 남산, 용산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카이브릿지 내 야외 수영장 ‘인피니티 풀’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연상케 한다는 특징이 있다.입주민 컨시어지 서비스도 마련된다. 헬스 컨설팅, 반려동물 케어, 조식 케이터링, 가사 대행 서비스 등의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할 계획이다.대우건설 관계자는 "설계부터 사업조건까지 지금껏 정비사업에서 유례없던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했다"며 "한남더힐을 능가하는 ‘한남써밋’만의 하이엔드 라이프 프리미엄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양사는 앞서 한남동 대표 고급 주택 단지인 ‘나인원 한남’과 ‘한남더힐’을 시공한 바 있는데 이러한 경험을 살려 고급화를 원하는 조합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뿐만 아니라 양사는 이번 수주전을 위해 개설한 한남2구역 카카오톡채널을 통해서도 홍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건설은 자사 유튜브 채널 ‘오캐롯캐’와 연계해 설계를 분석하는 영상을 올리거나 설계안에 참여한 건축가 인터뷰를 제작하는 등 영상 위주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 사업조건 비교표’를 제시하면서 양사의 사업조건을 차례로 꼼꼼히 분석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게재하고 있다.이날 기준으로 카카오톡 전송 장애로 인한 오류를 고려하면 입찰 이후 지난 15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소개 영상이나 자료를 게재하면서 조합원 표심 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양상이다.최근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이렇게까지 치열했던 사례가 드물었던 만큼 업계에서도 이번 시공권 경쟁에 관심이 높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수주를 발판으로 한남뉴타운을 넘어 정비사업 내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것 같다"며 "누구든 시공권을 따내게 되면 한남동 내 랜드마크 단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giryeong@ekn.kr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일대. 사진=김기령 기자

‘깡통전세’ 공포 확산…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역대 최대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집값 하락에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사고와 대위변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보증사고 건수는 523건, 보증사고 금액은 총 109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9월 해당 상품 출시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은 세입자가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가입하는 보증상품으로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보증기관이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대신 지급(대위변제)하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받아내는 것이다.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의 사고 금액은 지난 8월(1089억원)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선 뒤 두 달 연속해서 1000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보증사고 건수도 지난 8월 511건에 이어 두 달 연속 500건을 넘었다. 지난달까지 누적 사고금액과 사고건수는 각각 6466억원, 3050건으로 이미 지난해 1년치 사고 규모(각각 5790억원, 2799건)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보증사고로 인해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도 지난달 952억원(445가구)으로 1000억원에 육박하면서 월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HUG의 누적 대위변제액은 총 5292억원(2446가구)으로 이미 종전 최대인 지난해 1년치 변제액인 5040억원(2475가구)을 넘어섰다.보증보험 사고 금액과 건수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데는 올해 들어 금리 인상과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더해지면서 집값과 전셋값이 빠르게 하락함에 따라 보증사고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집값 하락에 전세시장도 침체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연립(빌라)·다세대 일부 신축 단지에서는 매매가보다 높은 금액에 전세를 놓고 잠적해버리는 ‘전세사기’도 기승을 부리는 양상이다.이에 HUG는 깡통전세와 전세사기에 따른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전세피해지원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전세피해지원센터는 전세 피해자에 대해 맞춤별 법률상담과 긴급 임시거처 제공 및 긴급 금융 지원기능을 수행한다. giryeong@ekn.kr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주택가 모습. 연합뉴스

300% 급등, 4억 빌라가 12억에…자양동 빌라 폭등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서울 재개발 예정지에서 43년 된 빌라가 4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폭등하는 등 부동산 침체기 속 기현상이 포착됐다. 부동산 냉각기에 따른 거래절벽 와중에도 300% 급등한 것이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1979년에 지어진 성화연립 전용면적 77㎡(24평)가 직전인 지난 2018년 6월 4억5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약 4년 만인 지난달 14일 12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빌라 전세가격이 현재 평균 2억~2억5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일이다. 이보다 2㎡ 면적이 적은 75㎡(23평)가 지난 2020년 1월 6억3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도 약 2배 오른 가격이다. 이날 기자가 찾은 자양동 성화연립은 가, 나 2개동에 2층으로 지어진 연립주택이었다. 주변에도 노후 빌라가 있지만 성화연립 수준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신축 빌라가 아닌 2층짜리 노후 주택을 실거주지로 선택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해당 지역은 오세훈표 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 주택 재개발 2차 공모’를 준비 중인 자양4동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지역은 신통기획 2차 지정 가능성이 높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전용면적 6㎡ 이하이거나 해당주택 실거주자가 아니면 집을 매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양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개발 건물은 땅의 가치로 판단하기에 대지지분이 높은 곳을 선택해야 추가분담금이 줄어들 수 있어 이 부근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성화연립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확인 결과 성화연립은 대지지분이 75.3㎡이다. 1층을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필로티 건축물인 신축빌라가 평균 20~30㎡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지분이다. 아울러 인근 같은 해 지어진 동익연립 역시 지난해 12월 10억5500만원(59㎡·18평)에 거래됐고, 대지면적은 63.26㎡다. 이곳도 2019년 이전 평균 실거래가는 4억원대였다. 중개소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현금청산 대상인 신축빌라는 5~6억원대, 실거주 가능한 주택은 8억원에서 10억원대까지 호가가 지속 나오는 상황이다. 인근 한화꿈에그린 아파트가 지난해 2월 32평 최고가 13억1500만원, 한강극동아파트 31평이 11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아파트 시세와도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양4동의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 가능성도 눈길을 끈다. 앞서 광진구는 자양동 1구역과 2구역이 각각 지원했다가 현금청산자 비율이 많아 노후도 미달로 1차에서 떨어졌다. 탈락 후 자양 4동은 1·2구역을 통합해 재차 공모 준비에 나섰다. 자양4동 추진준비위원장은 "현재 접수 동의율 70%를 달성했고 마감 27일까지 열심히 달려 75%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예정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투자자들이 여전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 아파트가 전체적으로 하락 조정기를 맞고 있지만 재개발 예정지는 리스크가 높더라도 투자 대세는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성화연립주택 최근 12억원에 거래된 광진구 자양동 성화연립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신통기획 사진 신통기획 2차 공모에 도전하는 자양4동 동의율 현황 현수막. 사진=김준현 기자

[르포] 고금리 여파에 상승하는 전월세 전환율…서울도 5% 돌파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평균 전월세 전환율 수준으로 낮추려고 보증금을 높이는 등 가격을 조절하는 편이지만 월세 가격이 오르고 있는 추세입니다."(서울 강북구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18일 기자가 찾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 A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월세가 100만원이 넘는 임대 매물이 많이 붙어 있었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보증금을 억 단위에서 천만원 단위로 낮추고 월세를 높이는 매물이 늘어난 것.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자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과 8월 강북구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5%를 돌파했다. 전월세 전환율이 오르면 동일한 임대보증금에도 월세 가격은 상승한다. 세입자들은 높은 대출 이자를 피해 월세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월세 비용 상승이라는 또 다른 부담을 떠안게 됐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59㎡는 지난 8월 임대보증금 2억7000만원·월세 30만원에 계약됐다. 해당 매물은 지난 4월 전세 3억3600만원에 계약됐으나 4개월 만에 월세로 전환됐다. 전월세 전환율을 계산해보면 5%에 달한다.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강북구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5%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이 4.3%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지난해 3월만 해도 강북구 전월세 전환율은 3.9%로 서울 평균(4.1%)보다 낮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과 맞물리면서 전월세 전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강북구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이 5%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2015년 6월(5%) 이후 7년 만이다.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말한다. 전세 3억원 매물을 보증금을 일부 낮춘 월세로 전환할 때 전월세 전환율이 5%라고 가정할 경우 보증금 1억원·월세 약 83만원 또는 보증금 2억원·월세 약 42만원 등으로 전환된다.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는 데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전세 선호도가 낮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전세보다 월세를 찾는 수요자가 늘면서 수요 증가로 인해 전월세 전환율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존 전세 매물의 30% 정도는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다.강북구 미아동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세입자 우위 시장이기 때문에 세입자가 만기 시점에 재계약 없이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하면 집주인이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일부 내주면서 그 비용만큼 월세로 전환해 받는 경우도 있다"며 "집주인 입장에서는 집을 공실로 두는 것보다 그렇게라도 세입자를 두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인근의 또 다른 B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월세가 너무 높아지는 걸 방지하려고 임대차 계약 시 서울 평균 전월세 전환율인 4.3%에 맞춰서 보증금을 조절해서 월세를 최대한 낮춰 계약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다만 요즘 거래가 워낙 적어서 시세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계약 당사자들이 조율하기 나름"이라고 설명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월세 가격도 상승하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03.4로 전월 대비 0.5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강북구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10.7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결국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아 월세 수요가 많은 저소득층 주거취약계층에게 가장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 보증부월세가 증가할 수밖에 없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월세 전환율이 상승하게 되는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지난 8월 서울 강북구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이 5%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A 아파트 단지. 사진=김기령 기자

"급급매만 팔려"…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역대 최대 하락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아파트 실제 거래 현황을 보여주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올해 들어 8월까지 전국과 수도권 모두 역대 최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도 두 달 연속 하락하며 1∼8월 누적 하락률이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시작 이후 가장 컸다.18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지난 8월 1.88% 떨어지면서 8월까지 누적 하락률이 -5.16%에 달했다. 이는 1∼8월 기준으로 종전 최대 하락치인 2010년 -1.71%를 크게 웃도는 것이면서 2006년 실거래가 지수 조사 이래 연간 최대 하락률도 넘어선 수치다.종전까지 연간 변동률로는 2008년의 -4.01%가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었다.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도 지난 8월 전월 대비 2.53% 내리며 1∼8월 누적 7.65% 하락했다. 이는 2010년 1∼8월(-6.06%) 하락률을 뛰어넘는 것이고, 연간 최대 하락률인 2012년(-6.81%)보다도 높은 것이다.서울 아파트 실거래지수도 8월 기준 2.56% 떨어져 두 달 연속 지수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7월 3.94% 급락했던 것에 비해 낙폭은 다소 둔화했지만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하락률은 -6.63%로, 1∼8월 기준으로는 2010년(-5.89%)을 넘어선 역대 최대 하락률이다.서울 아파트 8월 권역별 실거래가지수는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이 -3.16%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영등포·양천·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이 2.80% 하락하며 뒤를 이었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있는 동북권이 2.41%, 은평·마포·서대문구 등이 있는 서북권은 1.66% 각각 하락했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아파트 단지에는 최근 다주택자 또는 일시적 2주택자가 내놓은 매물이 고점대비 6억∼7억원 떨어진 가격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노원구 상계동 일대도 주택형에 따라 시세에서 1억∼2억원 떨어진 매물만 겨우 팔릴 정도다.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전월 대비 2.53%, 지방은 1.14% 각각 내렸다. 지수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부동산원 관계자는 "최근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 따른 거래 절벽 속에 종전 거래가보다 가격을 낮춘 ‘급급매물’만 극소수 팔리면서 실거래가 지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jh123@ekn.kr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사진=김준현 기자

‘깡통전세’ 경매물건, 연속 유찰사태 부추겨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서울지역 빌라 전세보증금이 매매가보다 더 비싸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경매시장으로 넘어가는 이른바 ‘깡통전세’ 물건이 낙찰률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법원경매업계에 따르면 깡통전세 매물들은 경매로 넘어와도 수 억원대 보증금 인수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기에 유찰을 거듭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경매시장 낙찰률 전체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 유찰 반복→깡통전세→전세사기 ‘전형패턴’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분석한 서울북부지방법원(북부9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위치한 지난 2018년 준공된 신축 S빌라 2·3차에는 각각 2건과 1건의 물건이 경매로 나왔다. 경매업계에선 이곳 모두 9회 이상 유찰이 발생했는데 여기서 전세사기 물건이 의심됐다. 북부9계 사건내용을 살펴보면 S빌라 중엔 11회에 걸쳐 매각된 물건이 있다. 감정가 2억10000만 원인 이 물건은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어 보증금 2억1000만 원을 세입자 A에게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사건내용을 해석하면 이 건물은 보존등기, 즉 준공날짜가 2018년 4월이고 세입자 전입신고 일자는 2018년 5월이다. 이런 경우 보통 집주인이 임차인 보증금을 끼고 매매대금을 지불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가 바로 전세사기의 전형적 유형이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세입자는 최선순위 말소기준권리 날짜보다 빨라 경매 낙찰자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대항력이 있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11회까지 유찰됐다는 것은 전세금 임대차보증금이 매매 시세보다 높거나 비슷한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며 "결국 이는 깡통전세로 봐야 하고 다시 말하면 전세사기에 해당되는 물건이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물건은 8회차에서 보증금 2억100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권리분석 착오로 대금미납한 경우를 제외하곤 아무도 입찰하지 않았다. 끝내 현재 살고 있는 A씨가 보증금 2억1000만 원 그대로를 낙찰받아 경매가 해결된 사례로 기록됐다. ◇ 신축빌라, 군계일학 속 빛 좋은 개살구 이날 찾은 S빌라는 서울지하철 4호선 길음역 7번출구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길음뉴타운에 둘러싸여 있어 건너편엔 동부센트레빌(1377가구), 롯데캐슬(2029가구)이 있고 뒤쪽에는 래미안아파트와 두산위브 대단지들이 줄지어 있다. 교통편과 더불어 학군, 어린이공원 인프라까지 갖춘 꽤 좋은 입지다. S빌라 주변에는 곳곳 노후 빌라들이 있는데 이 중에서 신축빌라인 S빌라만 크게 눈에 띄었다. 주변 빌라와 비교하면 당연 군계일학이지만 속사정이 안타깝다. 현재 KB부동산에서 S빌라 시세를 확인하면 2018년 준공 당시는 평균 2억8100만 원이 일반가격이었고 현재는 3억 원까지 올라와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4월 전용면적 42.96㎡이 2억7800만 원에 거래됐다. A씨의 전세 보증금이 2억1000만 원이었으니 전세가율이 75%로 깡통전세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 빌라의 시세는 지금 나온 가격으로 단정할 수 없다. 길음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빌라는 부르는 게 가격이라 시세를 기준 잡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주현 연구위원 역시 "빌라는 시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기에 결국 깡통전세를 피하려면 전세반환보증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최근 시세 파악이 어려운 신축빌라 등을 감정평가할 때 비교 사례 선정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감정평가서에 필수적으로 기재하도록 법을 손질하기로 했다. ◇ 서울 빌라 당분간 찬밥신세 취급 한편 서울지역 빌라 낙찰률은 2개월 연속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지난달에는 서울 빌라 물건 10건 중 1건만 겨우 새 주인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 낙찰자 대부분이 대출을 받아 잔금을 처리하는데 금리상승 압박으로 이자부담이 커지자 경매시장 역시 꽁꽁 얼어붙은 것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서울빌라(연립·다세대) 경매 낙찰률은 지난 4월 32.4%에서 5월 22.2%, 6월 21.6%, 7월 22%, 8월 18%까지 연속 떨어지더니 지난달에는 12.7%를 기록했다. 또한 100% 이하면 감정가보다 낮게 낙찰된 것을 뜻하는 낙찰가율은 지난 5월 98%에서 6월 96.3%, 7월 94.6%, 8월 90.6%를 기록하고 지난달에 91.4%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인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현 연구원은 "향후 금리가 안정될 때나 또는 규제완화 등에 의한 아파트 가격 상승변화가 발생하는 상황이 와야 빌라에 다시 관심을 가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kjh123@ekn.kr에스엠파크 2차 ㅇㅇ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위치한 S빌라 단지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금리공포에 9월 전국 주택 가격 2009년 이후 최대 하락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지난달 전국 주택가격의 월별 하락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커졌다. 특히 서울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2배 가까이 하락폭이 확대됐다.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가격(아파트·단독·연립주택)은 전월대비 0.49% 하락했다.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값이 급락한 2009년 1월 -0.55%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서울 주택가격은 0.47% 내려 전월(0.24%)의 2배 수준으로 낙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이 8월 -0.45%에서 지난달 -0.75%를 기록하며 약세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월간 변동률로 2012년 6월(-0.79%) 이후 10년3개월 만에 최대 하락이다.서울 연립주택 가격은 -0.07%에서 -0.14%로 하락폭이 커졌다. 이에 비해 단독주택은 0.14% 오르며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역시 매수세가 줄면서 오름폭은 전월(0.29%)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구체적으로 강북 14개구 중에선 노원구(-1.17%)는 월계·상계·중계동 구축 위주로, 도봉구(-0.83%)는 창동·도봉동·쌍문동 위주로, 중구(-0.62%)는 신당동과 도심권 중·소규모 단지 위주로 매물가격 하향조정이 지속됐다.강남 11개구 중에선 송파구(-0.69%)는 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급매 및 매물가격 하향 조정 영향으로, 강서구(0.49%)는 가양·등촌동 구축 위주로, 구로구(-0.45%)는 구로·개봉·고척동 주요 단지 위주로 금천구(-0.4%)는 시흥·독산동 위주로 하락하며 하락폭을 키웠다.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가격은 0.64% 하락하며 전월(-0.40%)보다 낙폭이 커졌다. 경기는 특히 수원·의왕·화성시 등 수도권 남부지역 위주로 인천은 연수·서구 등 송도와 청라가 있는 신도시 위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가을 이사철이 무색할 정도로 전셋값도 급락했다. 전국 주택 전셋값은 지난달 0.50% 떨어져 매매와 같이 2009년 1월(-0.9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서울의 주택 전셋값은 0.45%, 아파트 전셋값은 0.67% 떨어지며 전월(-0.16%, -0.25%)의 2배 이상으로 낙폭이 커졌다.구체적으로 서울 강북14개구에선 마포구(-0.6%)는 아현·공덕동 대단지 위주로, 중구(-0.58%)는 중림·신당동 등에서 매물가격이 하향조정됐다. 성북구(-0/55%)는 길음·하월곡동 위주로 하락했다. 서울 강남11개구에선 송파구(-0.91%) 중 잠실·문정동 위주로, 강동구(-0.64%)는 명일·암사·고덕동 위주로, 강남구(-0.54%)는 도곡·대치·개포동 주요 단지 위주로 떨어졌다. 한편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 되며 월세 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주택종합 기준 0.10% 올라 전월(0.15%)보다 오름폭은 둔화했다.다만 서울의 월세는 8월 0.09%에서 9월에는 0.10%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월세도 0.13% 상승해 전월(0.12%)보다 0.1%포인트(p) 더 올랐다.kjh123@ekn.kr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리모델링 시장 커진다…건설사들 연이은 수주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적극 참여하는 등 시장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 강자로 불리는 포스코건설 뿐만 아니라 새롭게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든 한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규제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사업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우선 포스코건설은 지난 15일 컨소시엄 형태로 경남 창원 ‘성원토월그랜드타운’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며 국내 건설사 최초로 올해 리모델링 누적 수주액 3조원을 달성하면서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해당 사업지는 총 공사비 2조3600억원 규모로 국내 리모델링 사업 최대 규모다.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25층, 42개동, 6252가구 규모 단지를 36층, 42개동, 7136가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포스코건설은 지난 2014년 리모델링 전담부서를 운영하면서 누적 수주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이달에만 서울 강동구 ‘명일중앙하이츠’, 송파구 ‘잠실현대’, 경남 창원 ‘성원토월그랜드타운’ 리모델링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이밖에도 올해 서초구 ‘신반포 청구아파트’, 일산 첫 리모델링 추진 단지인 경기 고양시 ‘문촌마을 16단지’ 등의 시공사로 선정되는 등 리모델링 사업에서 영향력을 확장해가고 있다.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신축이나 재건축과 달리 설계, 인허가, 시공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며 "업계 누적 1위의 수주 실적과 수많은 사업 수행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쏟아 부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화건설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염창 무학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서 첫 단독 수주에 성공했다. 한화건설은 기존에는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지만 지난 1월 리모델링 전담팀을 본격 출범한 이후 기술력을 강화해오면서 전담팀 구성 9개월 만에 첫 수주고를 기록했다.해당 단지는 서울 한강변 단지로 리모델링을 통해 273가구에서 302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총 사업비는 1205억원이며 한화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포레나’가 적용된다.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지난달 리모델링 격전지인 경기 용인시 수지 삼성1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는 등 첫 단독 수주라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말 도시정비영업실 산하에 있던 리모델링TF를 리모델링영업팀으로 격상하며 사업 확장에 나선 결과다.이렇듯 리모델링 사업 시장이 확장하고 있는 데는 노후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재건축은 규제가 많아 추진이 쉽지 않은 데다 사업 기간도 오래 걸리지만 리모델링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고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뿐만 아니라 아파트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리모델링을 통해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감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다만 재건축에 비해 사업 후 가구 수 증가 비중이 적고 수익성이 낮다는 인식 탓에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단지도 등장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나면서 리모델링 사업 추진 단지 내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일례로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강변3단지’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다가 올해 초 재건축으로 선회했다. 단지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이 수익성이 높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타 아파트 대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인근에 이마트부지 개발 사업도 28층 높이로 짓는다고 하는데 우리 단지만 리모델링으로 하면 층수를 거의 높이지 못하니까 정비사업을 해도 경쟁력이 낮아질 것 같고 재건축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한 ‘리모델링 추진법’ 제정이 지지부진한 점도 리모델링 사업의 한계로 지적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신속한 리모델링 추진을 위해 주택법과 별도로 리모델링 추진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책 마련에 밀려 아직 별다른 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회 위원장은 "약 4년 전부터 리모델링 성공 단지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며 "리모델링 사업지가 많이 생겼고 대형 건설사도 많이 뛰어드는 등 리모델링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점은 리모델링 사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이 위원장은 "금리 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여러 가지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리모델링 사업은 지난해만큼 활발하게 진행되진 않고 있다"며 "대선 당시 나온 리모델링 관련 공약도 구체적으로 제시된 게 없는 데다 오히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나면서 리모델링 추진 단지 내에서 주민들 간 의사 결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giryeong@ekn.kr한화건설은 지난달 서울 강서구 염창무학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사진은 해당 단지에 내걸린 한화건설 현수막. 사진=김기령 기자

반포인데 40% 계약해지…거품 빠지는 도시형생활주택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지난해 강남 재건축 아파트 보다 평당 분양가가 비싼 도시형생활주택이 저조한 입주율과 계약해지, 마이너스 프리미엄 악재라는 부메랑이 돼 부동산업계 구설이 되고 있다.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도시형생활주택 ‘더샵반포리버파크’(140가구·49m²)가 입주지정기간이 만료됐음에도 입주율이 10%를 채 넘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약 40% 이상은 계약 해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업계에 따르면 더샵반포리버파크 당시 3.3m²(평)당 분양가는 7990만원으로 가구당 평균 17억1156만원의 가격이 형성돼 강남권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도금까지 처리한 입주예정자들은 적게는 7억3000만원에서 최대 11억원의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현재 나온 전세 매물이 최저 6억3000만원 밖에 되지 않아 차익을 마련하지 못하는 입주 예정자들은 잔금을 더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이에 더샵반포리버파크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잔금 대응이 어려운 가구를 위해 시행사의 보증 형태로 연이율 4~6%대 대출상품을 은행과 협의해 주고, 15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잔금 인하(약 30%)를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단지 계약 해지 위약금(분양대금 10%)을 적절한 수준으로 인하함과 동시에 수분양자들의 계약 해지 요청 시 즉시 해지 가능토록 시행사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를 두고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입주자들은 해당 주택이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만큼 고통분담 차원에서 잔금을 낮춰달라는 것이다"며 "그러나 시행사가 청산단계에 있는 프로젝트에서 잔금을 낮춰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편 저조한 입주율, 절반에 가까운 계약해지 외에도 분양가보다 더 낮은 14억5000만원에 올라오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고 있어 더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반포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A 대표는 "더샵반포는 아무리 반포라도 이런 소형 면적에다가 ‘나홀로 주택’이고 게다가 (서울지하철 9호선 완행) 구반포역, 신반포역 둘 다 거리가 있어 입지적 가치도 떨어진다"며 "이런 상황에서 투자 목적의 고가 주택이 필요하다면 V자 반등이 쉽지 않을 강남권 도생 주택보다는 차라리 같은 가격의 잠실 신축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본래 도시형생활주택은 지난해 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받았다. 특히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은 1809개 사업장 평당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3.3㎡(평)당 분양가 상위 10위 사업장 중 상위 8개 사업장이 강남과 서초 지역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상승 랠리 속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어 주변 아파트 시세대로 분양가를 산정했는데 성공적인 분양을 이뤄낸 것이다. 다만 논란은 이미 당시부터 제기됐다. 멀지 않은 곳에 내년 8월 2990가구가 들어서는 ‘반포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분양가격이 당시 평당 5668만원으로 결정된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강남권 도생 분양가는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그래놓고 분양대행사는 청약자들에게 주택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고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는 공급이 한정적이니 도생을 통해 프리미엄을 붙여 팔 수 있다는 말로 상투를 잡게 했다.30대 고소득 전문직 예비 신혼부부 K씨는 "역세권에서 생활하고 싶어 신혼집으로 강남일대 주거형 오피스텔을 알아본 적이 있다"며 "당시 분양관에서 이런 주택은 청약통장도 필요 없고, 계약 후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P(프리미엄) 붙여서 팔면 된다고 현혹했다. 지금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전하기도 했다.반포더샵리버파크는 도생을 넘어 고분양가 아파트 전체의 버블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앞으로도 기존 주택을 처분하거나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치르려던 예비 입주자들의 자금마련 계획이 틀어지면서 불 꺼진 집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실제로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전국 아파트 입주율이 올해 5월 82.4%에서 6월 82.3%, 7월 79.6%, 8월 76.8% 등으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가운데 세입자 미확보(27.7%), 잔금대출 미확보 (21.3%) 등이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서현승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경기 침체 및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입주율은 앞으로도 더 낮아질 것이다"며 "저조한 입주율을 방지하기 위해선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지원 강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jh123@ekn.kr서울 서초 반포동 일대 도로변에 위치한 더샵반포리버파크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더샵반포리버파크 단지 내부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반포천1교에서 바라본 허밍웨이길과 반포공원 사이 더샵반포리버파크. 사진=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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