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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회 예산정책처 “6·27 대책, 출산·양육 가구엔 예외 둬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책'이 본격 시행된 가운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택 공급에는 예외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2일 '주거지원 사업 종합 평가' 보고서를 통해 출산·양육 가구를 위한 대출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예정처는 획일적인 현행 LTV·DSR 제도가 신혼부부와 자녀 양육 가구의 주거 접근성을 가로막고 있다며, 자녀 수에 따라 주담대 비율을 최대 8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출생 대응과 실질적 주거 지원을 연계하기 위해서는 금융 규제의 생애주기 맞춤형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예정처는 “현행 LTV·DSR 제도는 신혼부부나 자녀 양육 가구의 주거 접근성을 제약하고 있다"며 “생애주기와 자녀 수에 연계한 차등적 대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지난 6·27 대책 이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는 LTV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무주택자나 1주택자(처분 조건부)는 규제지역 50%, 비규제지역 70%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자녀 1명을 둔 가구에는 LTV를 75%, 2명 이상인 경우 최대 80%까지 올려주는 등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다만 무분별한 대출 확산을 막기 위해 7억원 이하 대출한도 등 안전장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DSR 산정 방식도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연소득 기준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 비율을 산정하지만, 출산·육아로 인한 일시적 소득 감소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구조다. 예정처는 “복직 예정 소득이나 과거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연소득을 재산정하는 방식으로 DSR 산정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정처는 신생아 특례 대출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이 제도는 출산 가구에 특례금리를 적용해 주택구입·전세자금을 지원하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고소득층의 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 시절 소득요건을 계속 완화했다다. 정부는 2023년 1억3000만원이던 기준을 2024년 맞벌이 기준 2억원까지 상향했다. 예정처는 “2024년 대환 대출 중 8000만원 초과 소득자의 비율은 약 51%로, 신규 대출보다 고소득 집중도가 높다"며 “정책이 저출생 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는지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책 목표와 수단 간 괴리를 점검하지 않은 채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정책의 정당성과 지속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환 구조도 문제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구입자금의 경우 특례금리 적용이 5년, 전세자금은 4년으로 한정돼 있다. 이후 일반 정책금리나 시중금리로 전환되면서 금리 변동 위험과 상환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은 최장 30년간 장기 채무 상태에 놓일 수 있으며, 이는 소비 여력을 제약하고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예정처는 “향후 대출 정책은 단기적 수요 자극이나 양적 확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정책 간 연계성과 상환능력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특례금리 종료 시점에 대한 사전 고지 의무, 소득 기반 상환 유예 장치 마련 등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JB금융그룹, 전주 탄소산단에 500억 대 투자 ‘약속’

전주=에너지경제신문 안진구 기자 JB금융그룹이 전주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에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약속했다. 전주시는 21일 시청 3층 회의실에서 JB금융그룹 산하 전북은행·광주은행과 전주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 내 JB금융그룹 공동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협약은 지난 3월 JB금융그룹 공동 데이터센터의 전주 탄소산단 입주 확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양측은 협약을 통해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행정적 협력과 지원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JB금융그룹은 오는 2028년 운영을 목표로 총 538억 원을 투자해 5609㎡ 부지에 지상 5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JB금융그룹은 데이터센터 건축을 위한 자재와 인력 등을 도내 기업 및 인력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시와 전북특별자치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관련 법령과 조례에 의거해 인센티브 제공 등 각종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는 16명의 직접 고용 창출 효과는 물론, 지역 내 ICT 산업과 디지털 전환의 핵심 인프라 구축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JB금융그룹의 데이터센터 입주는 탄소산단의 경쟁력을 높이고, 산단의 스마트화·디지털화를 촉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데이터 인프라 기반의 산업 다각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진구 기자 ajk79@ekn.kr

‘이재용-전임 사장단’ 무죄…삼성물산 사법리스크 탈출 ‘훨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치훈 삼성물산 전 이사회 의장, 이영호 삼성물산 전 사장 등이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업무 상 배임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삼성물산이 10년간 얽혔던 사법리스크에서 완전 탈출하게 됐다. 앞으로 도시정비사업이나 해외 건설 수주, 신사업 분야 진출 등에서 좀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21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최치훈 전 의장,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 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전 사장 등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공소제기 한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지난 17일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사태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시작됐다. 당시 최치훈 전 사장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을 맡고 있었고 이영호 전 사장은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있었다. 2018년 최 전 사장이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에서 물러난 뒤 이 전 사장이 삼선물산 건설부문 사장 후임이 됐다. 당시 특검은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해 삼성그룹 차원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허위공시 및 고의 분식회계 등 위법이 저질러졌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 합병이 이 회장의 경영승계와 관련해 논란을 빚자, 이 회장은 물론이고 최 전 의장, 이 전 사장도 최고경영자(CEO)로써 법적인 책임 추궁을 받았다. 특히 이 회장은 법정구속 돼 2017년과 2021년에 각각 1년과 약 6개월간 구치소에 갇히기도 했다. 총수가 1년 반여 기간 동안 '영어의 몸'이 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삼성물산 행보도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2014년 '건설종가'인 현대건설을 제치고 시공능력평가 1위에 오른 이래 작년까지 11년 연속 시평 1위에 올라 '국내 건설사 톱'을 지키고 있는 삼성물산이지만 외려 지난 10년간 삼성물산은 건설업계에서 '눈에 띄지 않는 방식'의 경영 활동을 수행했다. 특히 건설사의 직접적인 B2C 영역인 국내 주택 사업에서 최근 10년간 삼성물산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삼성물산 합병 논란이 제기됐던 2015년 그 해,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현 서초그랑자이) 수주전에서 GS건설에 시공권을 내준 이후 삼성물산은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어졌다. 당시 삼성물산은 도정사업 수주전에서 경쟁이 과열되자, '클린수주' 방침을 내세우면서 과도한 수주전을 벌어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이후로 2022년까지 도정사업에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위해 의도적으로 삼성물산이 주택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주가를 낮춘 것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부터, 이재용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수익성은 낮고 직접적인 소비자 접촉은 많아 소송 리스크가 큰 주택 사업에서 철수하려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실제 삼성물산은 2015년 합병 이후 2019년까지 사실상 신규 주택 사업 수주를 중단했고, 2020년 다시 주택사업에 복귀했지만 일부 서울 강남 도정사업지에만 수주에 나서는 극히 보수적인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했다. 삼성물산이 합병 후유증을 극복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22년부터다. 이재용 회장이 2021년 사면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자, 삼성물산도 다시 주택사업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1년까지 주택사업 수주 잔액이 1조원을 밑돌았지만, 압도적인 아파트 브랜드 파워 1위인 '래미안'이 시장에 귀환하자 2022년엔 수주 잔액이 2조원 턱밑까지 치솟았고, 2023년엔 2조원을 넘겼다. 2024년엔 도정사업 수주액 3조6398억원을 기록해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에 이어 이 부문 3위에 올랐고, 올해 상반기 수주액 5조7195억원을 기록해 1위 자리에 올랐다. 2016년과 2017년에 도정사업 수주액이 '제로'였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여기다 최근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합병 사태로 사법리스크에 묶여있던 전임 건설부문 사장들까지 완벽하게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삼성물산의 광폭행보는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사법리스크 해소를 대표로 한 호재가 발생한 것과 정반대로, 반도체 경기 악화로 삼성전자 등 계열사 공장 공사 일감(하이테크 사업)이 줄어든 것도 삼성물산이 더욱 보폭을 넓히는 외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역설적으로는 하이테크 부문에서 감소한 먹거리를 결국 더욱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통해 메꿔야 하는 도전이 삼성물산 앞에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삼성 측은 “이번 판결로 삼성물산 합병이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물산도 경영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특검 수사 조직적 방해 국토부…행정 신뢰 어디로

국토교통부가 '김건희 특검'의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수사 방해' 저격으로 벌집을 쑤셔 놓은 분위기다. 대대적인 수사와 감사가 예고됐고, 행정 신뢰를 초래했다는 자성론이 나온다. 반면 정치인 등 윗선의 지시를 따랐을 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애먼 공무원만 때려잡는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국토부 안팎에 따르면, 오정희 김건희 특검보는 지난 18일 브리핑을 통해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의혹 사건을 조사하던 중, 국토부 직원들의 조직적인 수사 상황 공유와 대처 행위가 포착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토부 A 과장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수사와 관련해 말을 맞추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특검팀은 국토부 2차관을 지낸 김희국 국민의힘 전 의원이 수사가 본격화된 이달 초 국토부 도로정책과 직원을 불러모은 사실을 확인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특검이 조사 중인 서울–양평 고속도로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은 지난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노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2023년 5월 김건희 일가의 땅이 포함된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변경안을 발표해 불거졌다. 이후 논란이 되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돌연 사업을 백지화했다. 국토부는 특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수정된 노선이 교통량이 많고 환경 문제와 주민 수용성 면에서도 기존안보다 낫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최근 국토부가 공개한 자체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종점 변경안이 담긴 타당성 조사에서 용역 업체가 경제성 분석과 종합평가를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용역 대금을 지급한 점이 드러났다. 국토부 직원들이 국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 때 종점부 위치 변경 검토가 담긴 4페이지 분량을 고의로 제외한 사실도 확인됐다. 더욱이 최근 추가 의혹이 폭로되면서 국토부 직원들의 개입 정도도 더 확인될 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유튜브에 출연해 “실은 이렇게 본인 땅으로 고속도로를 휘게 시도했던 사례가 또 있다"며 “강원 쪽에도 김건희 씨네 땅이 또 있어 그쪽으로도 고속도로를 휘게 하다 문제가 제기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토부는 양평 고속도로 의혹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전 정부 당시 국책 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에 처할 전망이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자성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의 한 관련 인사는 “아무리 위에서 강하게 압박을 했어도 너무 무리한 행정 행위라면 거부했어야 한다"면서 “12·3 비상계엄이 군인들의 소극적 저항 때문에 무위로 그친 반면 국토부에서는 윗사람들의 전횡을 누구도 견제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 바람이 불고, 대대적인 감사, 정책 뒤집기 등이 반복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국토부는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부터 문재인 정부 이후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까지 연이어 정책 감사 대상이 됐다. 특히, 4대강 사업 관련 감사원 감사는 다섯 차례나 진행됐으나 결과는 정권에 따라 상이했다. 통계 조작 사건 역시 부동산원 직원들의 진술이 감사원의 회유와 협박에 의해 허위로 조작됐다는 증거가 제시된 만큼, '정치 프레임'에 시달릴 만큼 시달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대통령 중심제나 삼권분립, 행정 관료제라는 원론적 틀 아래에서 대통령이나 장관의 결정을 관료가 거부할 수 없는 데다, 형식적으로 거부권을 보완한다고 해도 결국 윗선에서 담당자를 바꿔버리면 그만인게 현실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권력자가 비리를 저지르려 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 관료가 그런 지시를 거부할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쉽게 말하지만 고위층에서 누구에게 득이 되게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건지, 다른 정치 판단인지 실무자인 관료가 판단해 업무를 거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나 감사, 국회의 감시 기능 등을 통해 행정적 절차나 정치적으로 통제하는 메커니즘으로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이슈는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반복되지만, 공무원의 저항권이나 정치적 결탁 문제를 일관되게 이야기하긴 어렵다. 본인이 괴롭기는 하겠지만 많은 경우에 그러려니 하고, 일신상의 이득을 얻고 싶은 자가 자청해서 한 후 승진해 있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6·27 대책 3주만에 계약 취소 326건…“거래 절벽 신호”

정부가 발표한 '6·27 대출 규제 대책' 이후 불과 3주 만에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 계약 취소 건수가 300건을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월 한 달간 단 1건에 그쳤던 10억 원 초과 고가 거래 취소 건수가 7월 들어 44건으로 급증하면서 시장 전반에 심리 위축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규제 방향은 옳지만 실수요자를 위한 대안이 빠졌다"며 거래절벽이 본격화되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매매 계약 후 '해제사유 발생일'이 등록된 아파트는 총 326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133건, 경기도 193건이었다. 눈에 띄는 건 고가 거래의 흐름이다. 지난 6월에는 서울에서 10억 원이 넘는 거래 중 계약이 취소된 사례가 단 한 건뿐이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같은 조건의 해제 건수가 44건으로 폭증했다. 해제된 단지에는 서초·송파·강남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고가 아파트들도 포함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매수자의 불안심리가 고가 주택 거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 이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급격히 꺾인 것이 특징"이라며 “통상 매수심리의 위축은 관망세를 거쳐 급매 출회, 실거래 감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있다면, 현재는 그 2단계 초입쯤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 지표도 이를 방증한다. KB부동산 매수우위지수는 6.27 대책 직후 2주 연속 하락하며 서울은 60.6까지 떨어졌다. 강남 11개 구의 심리 낙폭은 18.6%로, 강북 14개 구보다 더 컸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계약을 했지만 대출이 막히거나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꺾이며 '차라리 포기하자'는 심리가 커지고 있다"며 “7월까지 계약 해제가 늘고, 8월부터는 거래 자체가 줄며 '정지 상태'에 진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직방도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했다. 대책 발표 전후(6월 10일~7월 15일) 수도권 아파트 중위 거래가격은 6억6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1억6000만 원 낮아졌고, 전용면적도 84㎡에서 75㎡로 줄었다. 같은 기간 거래량은 2만474건에서 5529건으로 73% 급감했다. 직방은 “대출 제한으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거래 가능한 아파트의 조건 자체가 바뀌었다"며 “이제는 대출력이 아니라 자금력이 시장 참여를 결정짓는 기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 보호 장치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 소장은 “대환대출이나 이주비 대출처럼 서민 보호 장치가 빠졌고, 설계가 부족하다"며 “정책 취지엔 공감하지만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여파가 청약시장과 경매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중도금 대출을 잔금대출로 전환할 때 6억 원 한도가 적용되고, 세입자의 전세대출도 제한되면서 분양권 입주자나 경락인 모두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박원갑 위원은 “고가 주택부터 조정 흐름이 시작되고, 이후 중저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은 반사이익이 크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격 메리트를 노린 '갭 메우기' 수요가 일부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국회 예산정책처 “주택은 늘었는데, 내 집은 줄었다”

정부가 6·27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이르면 다음 달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가점유율이 하락하고 수도권·서울의 임차 가구 비중이 고착화되면서, 단순한 물량 확대만으로는 주거 안정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 17일 '2025 대한민국 경제' 보고서를 펴내 이같이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주택 공급이 확대되면서 전국 기준 주택보급률은 2023년 102.5%로 전년 대비 0.4%포인트(p) 증가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전체 가구 수보다 주택 수가 더 많다는 얘기다. 실제 2023년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437호로 2021년(423.6호) 대비 꾸준히 증가했다. 수도권(403.2호)과 서울(413.3호)도 늘어 전국적으로 주택 공급량 자체는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주택 실수요자들의 '체감 안정'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대표적인 지표가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 비율인 '자가보유율' 하락이다. 주택 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가보유율은 2022년 61.3%에서 2023년 60.7%로 오히려 0.6%p 감소했다. 자가에서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점유율'도 같은 기간 57.5%에서 57.4%로 0.1%p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 가구 10가구 중 4가구는 여전히 전·월세 등 자기 집이 아닌 남의 것을 빌려 살고 있다는 얘기며, 그 규모가 최근 몇년새 더 늘어났다. 특히 수도권과 서울은 공급 대비 실거주 불균형이 뚜렷하다. 수도권의 자가점유율은 2023년 기준 51.9%로, 2021년 이후 정체 상태다. 같은 해 임차 가구 비율은 수도권에서 45.2%로 고착화됐다. 특히 서울은 인구 1000명당 주택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주거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다. 보고서는 “서울은 1~2인 가구 중심의 소형주택 위주로 공급이 집중된 결과, 임대 중심의 주택이 밀집되면서 실거주 기반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국 기준 자가가구의 연평균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PIR)은 6.3배로, 소득 전부를 저축해도 평균 6.3년이 걸려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수도권은 이보다 높은 8.5배로, 비수도권(3.7배)의 두 배를 넘는다. 임차가구의 소득 대비 주택임대료비율(RIR)도 수도권은 20.3%나 된다. 소득의 5분의 1을 월세나 전세에 쓰는 구조로 주거 취약계층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공급 확대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도권 4기 신도시 계획을 재검토하고, 대신 기존 2·3기 신도시의 유휴부지를 우선 활용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한 노후 도심 지역의 주택 공급 증대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1기 신도시 정비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대상과 지역이 실수요와 맞지 않을 경우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수요자들이 집중된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 중심 지역에 저렴한 공공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실수요자들이 집중된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 중심 지역에 저렴한 공공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주택 공급량 자체가 서울에서 줄어든 상황인데, 본래부터 공급이 부족했던 시장에서 공급량까지 줄어들면 문제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자가점유율이 정체되거나 후퇴하고 있다는 점은 공급된 주택이 실수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정부가 6·27 대책 후속으로 단순히 물량 중심으로 서울 아닌 다른 데에 집을 많이 지으면 '미스매치'가 돼 결과적으로 '내 집 마련'의 문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급과 실수요 사이의 괴리를 해소하지 못하면, 자가점유율은 계속 정체되거나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주택시장 교란 ‘주범’ 몰린 HUG…“공급 보증에만 주력해야”

이재명 정부가 주택 시장은 물론 자산 구조 개편 등 한국 경제의 '근본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전세 제도의 사실상 '퇴출'을 예고하면서 전세보증 관련 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택용 토지 공급에 주력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땅 장사꾼' 소리를 들으며 대대적인 개편이 예고된 것처럼 HUG 또한 '개혁 대상'으로 제도 개편, 업무 조정이 추진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HUG의 전세대출보증을 주택 시장을 교란시켜 온 '주범'으로 지적하면서 공급자 보증이라는 본인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UG는 주택도시기금의 운용·관리를 담당하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비사업 자금대출, 모기지 보증 등을 수행하는 주택 보증 전문기관이다. 주거 안정을 위해 분양보증과 전세대출 보증,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등도 함께 맡고 있다. 문제는 HUG 등의 전세대출 보증이 오히려 전세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다, 전세보증금 반환제도의 허점이 오히려 전세사기를 늘렸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토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전세자금대출 보증이 3.8% 증가할 때 전세가격은 연간 8.2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주거비 완화 효과가 줄어드는 데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오히려 주거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최근 전세금 반환보증 제도가 전세보증금을 부풀리는 역할을 해 집값 상승기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파트보다 시세 산정이 어려운 빌라에 '전세금 100% 반환 보증'을 제공한 2017년 이후, 전세가격이 급등하고 역전세·전세사기 피해가 잇따랐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HUG가 2013년부터 2023년 말까지 집주인을 대신해 임차인에게 지급한 대위변제액은 총 9조8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회수된 금액은 2조5000억원에 불과해 미회수율이 74%에 이르렀을 정도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HUG의 대위변제액은 1조2376억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손실 구조는 HUG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미흡(D)' 등급을 받은 배경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전세금의 과도한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적용 등 제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HUG가 대신 지급하는 '손해보험' 형태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보증금 반환 의무를 보다 명확히 하는 등 전세 관련 보증의 대대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아울러 한 기관이 감당할 수 있는 업무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전세 관련 보증은 주택금융공사에 이관하고, HUG는 공급자 보증 등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임대보증보험에 가입했음에도 시행사가 계약금과 중도금을 공사대금으로 유용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주택조합이나 협동조합 사업에서는 HUG의 보증이 악용되거나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강원도 춘천 입주예정자대표회의 측은 시온토건과 새마을금고, HUG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시작한 바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HUG는 공급자 보증을 담당하는 기관인데, 전세는 소비자 대상인지 공급자 대상인지 애매하게 들어와 있는 구조"라며 “소비자 보증은 주택금융공사가 담당하는데 두 기관 업무가 중첩되는 부분이 있어 하나는 소비자, 하나는 공급자 보증을 나눠 맡게 하도록 새 정부 차원에서 역할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분양 일정·가격 바뀐다”…건설사들, 대출 규제에 전략 수정

정부가 6·27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건설사들이 분양 전략을 서둘러 손보고 있다. 내부적 시장 반응을 주시하며 청약 시기나 분양 조건을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대출 한도 6억 원이라는 기준이 지역과 평형, 금액에 따라 다르게 작용되면서 건설사들도 분양 전략을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6·27 대책 이후 건설사들이 바뀐 수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분양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일부 단지는 일정을 연기하거나 미정으로 돌렸고, 다른 단지들은 조건 조정에 나서고 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6월 말 조사 당시에도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미뤄진 사업장들이 일부 있었다"며 “수요자 반응이 민감하게 바뀌는 분위기라 건설사들도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무순위 분양 등 비규제 단지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이어지는 추세"라면서도 실제 청약 전환율은 수치로 확인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분양 현장에서는 지난 6.27 대출 규제가 시장 전체를 일률적으로 흔들지는 않는 만큼 지역별 상황을 정확히 분석해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예컨대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은 청약 경쟁률이 여전히 높고, 지방에서도 규제 대상이 아닌 곳들이 반사 이익을 얻으면서 분양 여건이 양호해지고 있는 만큼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분양 조건-일정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구처럼 지방 주요 단지는 여전히 경쟁률이 높고, 강남도 20억 원에서 30억 원대 고가 아파트가 큰 영향 없이 분양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강남을 겨냥했겠지만 정작 타격은 10억 원 이상 중대형이 몰린 경기 외곽 중간 입지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분양가가 6억 원에서 8억 원 수준인 중소형 단지는 규제 영향이 적지만, 10억 원을 넘는 중대형 단지는 중도금 대출 제한에 걸려 분양 시기와 조건을 다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은 규제에서 제외돼 기존 일정대로 가고 있지만 서울은 중도금 대출, 주택담보대출 모두 사실상 막혀 신규 분양뿐 아니라 재건축과 재개발도 관망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기조가 단기간에 바뀔 가능성이 낮아 건설사들도 상황을 지켜보며 분양 시기나 조건을 조정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거래 흐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아파트 중 10억 원 초과 거래 비중은 1월 1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23.9%였으나 규제가 적용된 28일부터 지난 16일까지는 12.1%로 줄었다. 같은 기간 5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40.1%에서 50.4%로, 5억 원에서 10억 원 구간은 36.1%에서 37.5%로 각각 늘었다. 고가 아파트 수요가 줄고 중저가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났지만 10억 원 초과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대책 시행 이후 10억 원 초과 아파트는 평균 2.8% 상승해 5억 원 이하 구간과 5억 원에서 10억 원 구간의 상승률인 0.9%를 크게 웃돌았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3.6% 올라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고 경기도는 0.5% 상승, 인천은 6.1% 하락했다. 재건축 기대가 반영된 노후 단지의 상승폭은 더 컸다. 10억 원 초과 아파트 중 준공 30년 초과 단지의 평균 매매가는 7.3% 올라 신축 단지의 상승률인 3.8%의 두 배 수준이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 시세차익을 노리는 수요가 고가 시장을 지탱하는 구조"라며 “정부가 억제하려는 실수요자들은 중도금 대출 제한에 막혀 청약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0억 원 넘는 소형 평형은 규제 대상에서 빠져 있고 지방은 규제 밖이며 강남은 청약 경쟁이 치열하다"며 “정작 타격은 수도권 외곽 중간 입지에 집중되고 있어 정부가 잡으려는 시장과 실제로 조이는 시장이 어긋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분양 탐방] “의정부 새 대장주”…힐스테이트 회룡역파크뷰 견본주택 ‘북적’

현대건설이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에 20년 만에 공급하는 신축 대단지 '힐스테이트 회룡역파크뷰'가 새로운 '의정부 대장주' 아파트를 꿈꾸며 다소 비싼 가격에도 인근 주택 수요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견본주택 개관 당일인 지난 18일 현장을 찾았다. 서울 광화문에서 공사 현장까지는 지하철을 이용해 약 80분 정도 걸렸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 회룡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11분을 걸어가면 현장이 나온다. 내년 4월 입주를 앞두고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외장 공사는 모두 마무리 된 상태로, 공정률은 현재 약 70%를 기록하고 있다. 단지가 가장 돋보이는 점은 학세권 입지라는 점이다. 공사 현장에서 신호등 하나만 건너가면 바로 북서쪽에 호원초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또 현장에서 남동쪽으로 대로변 건너편에 호원중학교가 있다. 단지 입구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모두 도보 3분 이내로 갈 수 있는 초중품아 단지다. 공사 현장에서 도보 약 4분 거리에 위치한 견본주택은 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입장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인파로 붐볐다. 호원동 일대는 공동주택은 대부분 입주한 지 20년 이상된 노후 단지가 90%를 차지하고 있다. 20여년만에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수요자들이 몰린 것이다. 평균 분양가는 59㎡가 약 5억9000만원 수준이고, 84㎡는 8억3000만원 수준이다. ㎡당 분양가는 약 1000만원 수준으로, 호원동 일대 시세와 비교하면 비교적 비싼 편이다. 단지 인근에 2003년 입주한 호원동 신일유토빌 84㎡가 지난 14일 5억5500만원에 팔렸고, 59㎡가 4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해당 단지가 구축이라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공사 현장에서 가장 거리가 가까운 신축 단지인 의정부동 의정부롯데캐슬골드파크1단지(2018년 11월 입주) 84㎡형이 지난 2일 5억9000만원에 실거래됐고, 59㎡는 지난달 20일 4억7800만원에 매매됐으니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인근 시세 대비 낮은 편은 아니다. 의정부 대장 아파트로, 84㎡형이 지난 6월 26일 8억4500만원, 59㎡형이 이달 14일 5억8500만원에 매각된 의정부역센트럴자이&위브캐슬과 비슷한 수준이다. 견본주택을 찾은 내방객들은 힐스테이트 회룡역파크뷰가 의정부의 새로운 대장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이 많았다. 호원동에서 워낙 찾아보기 힘든 신축 아파트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라는 브랜드를 달은 데다, 2000세대에 가까운 대단지라는 점 때문이었다. 의정부에 거주한다는 한 중년 여성은 “회룡역에서 아주 가까운 것도 아니고, 분양가가 호원동에서 비싼 것은 맞다"며 “그런데 호원동 자체가 의정부에선 비교적 중심지에서 떨어져 있고,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가 이 동네에 워낙 귀한데다 초중교가 바로 단지랑 붙어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여기가 의정부 대장 아파트가 될 수도 있으니 이 정도 분양가는 감수하고 청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유모차에 태운 젊은 부부도 “6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이 안 나오니 분양가가 8억원이 넘어가는 84㎡는 힘들고 59㎡를 청약하려 한다"며 “현재 노원에 전세를 살고 있는데 호원동이 의정부 중심가는 아니지만 시 안에선 또 남쪽에 있어 오히려 서울에서 거리는 의정부 중심보다 더 가깝다. 그래도 신축 아파트로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어 좀 더 회사서 멀어져도 메리트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힐스테이트 회룡역파크뷰'는 호원동 281-21번지 일원에 자리잡는다. 지하 3층~지상 33층, 12개동, 전용면적 39~84㎡, 총 1816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전용면적 59㎡(24평)와 84㎡(34평) 674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왔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대출 규제 피한 지방 주택 시장 ‘온기’

정부의 수도권 대출 규제 강화로 지방 부동산 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6.27' 규제로 수도권 지역 대상으로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되자 '내 집 마련' 수요가 아직 대출 상황이 넉넉한 비수도권 지역에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93.5로 전월 대비 3.9p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수도권의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6.1p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대출 규제 강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그간 침체돼 있던 지방 부동산 시장은 반대로 6.27 규제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지방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92.5로 전달 대비 6.1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유례 없는 초강도 대출 규제가 수도권에 적용됐지만 비수도권은 오히려 규제를 피하면서 심리적 부담이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2022년 지방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건설사들이 2023년부터 지방 분양을 줄인 결과 반대로 수급 불균형 문제가 정상화된 것도 지방 주택 시장의 상승세 전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주택 시장 양극화 해소 정책 및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방 주택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미분양 문제가 점차 해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 동구 범일동 일대에서 지난해 7월 분양한 '블랑 써밋 74' 아파트 998세대가 1년여가 지난 이달 초 100% 계약을 완료했다. 또 대전 대덕구 읍내동에서 작년 7월에 분양한 '쌍용 더 플래티넘 네이처'도 최근 745세대 계약을 모두 마쳤다. 지난해 4월 충북 청주 서원구 사직동에서 공급된 '힐스테이트 어울림 청주사직'도 완판에 성공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그간 수도권 시장에 집중됐던 주택 수요가 6.27 대책 이후 잠잠해진 반면, 지방 부동산 시장은 반대로 바닥을 치고 오르는 분위기"라며 “비수도권 부동산 리스크였던 PF 부실 문제가 오히려 지방 주택 시장에 공급을 부족하게 만들어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지방 주택 시장은 호조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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