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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중동 신화’ 이루자…해외건설 수주 총력전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에서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은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고금리 기조, 원자잿값 및 인건비로 인한 공사비용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 등의 악재가 겹친 상황에 고유가, 고환율 기조가 맞물리면서 해외 수주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해외 수주 총력전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를 비롯해 쿠웨이트 신도시 개발 등 중동권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중동에서만 국내 건설사 수주액 중 34%에 해당하는 114억달러가 확보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030년까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도시 건설을 목표로 건설 중인 네옴시티가 대표적 타깃이다. 사업비용만 5000억 달러(650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수주에 대한 국내 건설사들의 기대가 크다. 네옴시티는 친환경미래도시 '더라인'을 비롯해 △최첨단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관광지 '트로제나' △고급 휴양지 '신달라' 등이 지어질 예정이다. 네올해엔 이중 더라인의 핵심 시설인 총 길이 170km의 초연결 커뮤니티 벨트 조성 관련 12개 공사의 패키지 입찰이 진행된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등이 수주를 모색 중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사우디국부펀드와 옥사곤 모듈러주택 관련 공동사업협약을 체결해 더라인과 옥사곤 등 프로젝트 참여에 적극적이다. 한미글로벌도 네옴시티 건설사업관리(PM) 용역 8개를 계약해 현재 4개를 수행 중이다. 네옴시티 외에도 세계 최대 공원 '킹 살만 파크', 대규모 주거복합단지 '디리야 게이트' 등이 잇따라 발주될 예정이다. 이밖에 사우디에선 파드힐리‧사파니아 가스전 프로젝트 입찰도 진행될 예정인데, 현대건설‧삼성엔지니어링‧GS건설이 참여를 타진 중이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프로젝트 총괄 관리를 맡는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사우디‧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추진 중인 재생에너지 사업 등도 본격화될 경우 국내 건설업체들의 참여 가능성이 높다. 동남아 시장도 주목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신수도 이전 프로젝트에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이 뛰어들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자카르타의 해수면 상승에 따라 정부 핵심구역을 이전할 예정인데, 6개 위성도시를 포함해 교육, 의료, 상업지구를 2030년까지 개발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말레이시아에서 롯데케미칼 등과 사라왁 청정 수소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이다. 현대건설이 불가리아에서 140억달러(18조7000억원) 규모의 원전 건설 사업을 수주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에 건설할 예정인 반도체 공장 수주도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재건 공사, 체코 원전 공사 등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지난해 국내 321개 건설사가 95개국에서 따낸 해외 수주 총액은 333억1398만달러였다. 1년 전 해외 수주액(309억8094만달러) 대비 7.53% 늘었다. 국내 건설사들은 2020년을 시작으로 4년 연속 300억달러 이상 수주에 성공했다. ◇400억달러 달성할까? 그러나 해외건설 수주 여건이 마냥 녹록한 것은 아니다. 올해 정부가 목표하고 있는 수주액은 400억달러 수준인데 이는 지난해 목표액(350억달러) 대비 50억달러 증가한 금액으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지난해에도 해외건설 수주액 증가세가 이어지기는 했지만, 정부가 목표로 했던 350억달러는 달성하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지역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열린 '원팀코리아 타운홀 미팅'을 갖고 스마트시티를 수출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 자리에서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해외도시개발 사업 진출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이 공동으로 진출하여 리스크를 낮추고,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해 기업 참여를 유도하는 등 정부가 원팀으로 앞장서 해외도시개발 사업의 이정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해 해외 건설 수주액이 무난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건설시장이 위축되다보니 대형 건설사들이 전반적으로 해외수주에 적극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사우디 네옴시티나 및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을 포함한 여러 대형 사업들이 예정돼 있어 수주액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미국 반도체 공장 및 중동 대형 프로젝트들이 예고돼 있어 350억달러는 무난히 넘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지만 정부 목표인 400억달러는 달성하기가 조금 어렵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기껏 규제완화했더니”…초고층 거부하는 재건축 조합들

최근 서울시가 한강변 일대 49층 이상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했지만 정작 기존의 제한선이었던 35층 이내로 짓겠다고 선택하는 조합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사비 폭증과 늘어나는 공사기간 등에 따른 현실적 선택인데, 결국 시가 현실을 무시한 채 미래 세대의 자산인 '용적률'을 선심쓰기 했다가 '본전'도 뽑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는 재건축 아파트 층수 결정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50층 미만으로 짓기로 했다. 시의 규제 완화로 최고 70층 높이의 건축물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졌었다. 상식적으로 층고를 높이면 더 많은 호수를 지을 수 있어 일반 분양 물량을 늘릴 수 있다. 초고층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아파트 값도 더 비싸 분양가도 올릴 수 있다. 가뜩이나 공사비 증가로 늘어난 조합원들의 건축비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이를 포기한 것이다. 사례는 또 있다.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조합도 최고 35층을 49층으로 상향 조정을 추진했지만 조합원 총회 끝에 공사비와 공기연장 부담으로 부결됐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7단지아파트는 아예 49층도 포기하고 기존에 계획됐던 35층으로 결정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1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공고하고 아파트 '35층 룰'을 폐지했다. 그러자 재건축 추진 중인 노후 단지들은 기존 35층에서 49층 이상으로 층수를 늘리겠다는 곳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의 신속통합기획으로 추진되는 압구정 2~5구역은 50층 내외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최고 70층까지 추진하고 있다. 여의도에선 시범아파트가 최고 층수 65층, 대교아파트 59층, 진주아파트 58층, 한양아파트 54층 등이 초고층으로 층수를 계획했다. '건축법'상 건물 층수가 30층 이상이거나 높이 120m 이상이면 '고층 건축물', 30층에서 49층에 높이 120~200m까지는 '준고층건축물', 층수가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이면 '초고층 건축물'로 규정된다. 그러나 이같은 초고층 재건축은 물가 급등에 따른 공사비 폭증, 인허가 지연 등 각종 장벽에 부딪혀 '현실'을 선택하는 조합들이 잇따르고 있다. 예컨대 반포주공 1단지의 경우 49층으로 지으면 공사비1500억원, 인·허가 비용 300억원, 이주 금융비용 400억원 등 총 2200억원의 사업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공기가 44개월에서 51개월로 최소 7개월 이상 늘어나는 것도 큰 짐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재건축 최고 높이가 49층을 넘으면 해당 건축물은 건축법상 초고층 건축 규제를 적용받아 준초고층에 비해 공사비가 50% 이상 상승하게 된다"며 “최고 층수를 70층으로 높인다고 해도, 일반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나진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 초고층을 지을 경우 조합들은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야 한다. 50층 이상을 지으려면 49층 이하때와 다른 '초고층 건축물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지진과 해일 등에 관한 40여개의 안전 관련 심의가 추가돼 시간·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공사비도 급증한다.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지진이나 풍압에 취약할 수 있어 특수구조물로 설치해야 한다. 초강도 콘크리트 등 자재비도 크게 오르며, 30개층마다 1층씩 피난안전구역을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 용적률이 늘어난 만큼 공공기여 액수가 크게 늘어나고 일반 분양 물량이 그만큼 줄어들어 수익성도 떨어진다. 노인보호시설 기부채납 논란으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인근 지역 최고층 빌딩이 될 경우 군이 대공 방어를 위해 설치하는 미사일 포대의 이전·설치 및 시설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초고층으로 올라가는 층수만큼 공공에 기여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지고, 올라갈수록 오히려 주거 쾌적성이 떨어지는 것도 고민거리"라며 “결국 과연 초고층으로 올렸을 때 얼마나 사업성이 있는지를 명확히 잘 따져보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 있어 선 듯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전세도 ‘안심거래’?…정부, 에스크로 제도 만지작

정부가 전세사기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에스크로(Escrow·안심거래) 제도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어 주목된다. 보증금을 제3자에 예치해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어 전세사기를 확실히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섣불리 도입하면 보증금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집 주인들의 반발이 크고, 월세·반전세 급증 등 역효과가 우려돼 정부의 고민이 깊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8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제3자에 예치하는 방안이 어떠냐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에스크로는 상거래 시에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신뢰할 수 있는 중립적인 제삼자가 중개해 금전 혹은 물품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전자상거래에서 사용된다. 온라인쇼핑몰에서 구매자가 구매대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면 금융기관은 상품 배송 등 거래 완료 내역을 확인해 결제 대금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식이다. 앞서 전임인 원희룡 장관은 에스크로 도입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선을 그은 바 있었지만 박 장관이 정반대의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국토부도 정식 추진 단계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전세사기에 다양한 대안 중 하나로만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에스크로 제도는 과거에도 추진했다가 유명무실해진 적이 있다. 2000년 개정된 공인중개사법(당시 부동산중개업법)에 따라 개업 공인중개사는 거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거래 계약 이행이 완료될 때까지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금융기관이나 신탁업자, 공제사업자, 개업공인중개사 등에게 예치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에스크로를 운용하는 회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 개정 이후 2004년 하나자산신탁(당시 다올부동산신탁) 등에서 부동산 에스크로 상용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후 2016년 9월 우리은행, 퍼스트아메리칸권원보험, 직방이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부동산 에스크로 제도 부흥을 위한 시범 상품을 출시했지만 취급이 중단됐다. 에스크로 제도는 전세 세입자의 전세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고 집주인의 갭투자 등을 막을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가 서민의 주거 안정에 기여한 부분도 있지만 너무 주거용 부동산 투자에 활용돼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에스크로 제도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국토연구원도 지난해 초 '전세 레버리지(갭투자) 리스크 추정과 정책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에스크로 제도와 관련해 “보증금을 신탁기관에서 관리하므로 임차인의 보증금 미반환 위험은 현저히 감소할 수 있으며, 임대인과 임차인 간 정보, 협상, 편익 등의 비대칭적인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효용성을 의심하는 이들도 많다. 보증금을 이미 일종의 무이자 대출로 인식하고 있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적잖은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전세를 포기한 대부분의 집주인들이 반전세, 월세로 대거 돌아서고 결국 서민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 교수는 “에스크로 제도는 굉장히 이상적인 제도"라며 “집주인 입장에선 전세 보증금을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희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무주택 청년 전용 청약 통장 출시…‘그림의 떡’?

무주택 청년의 주택 구입과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청년 전용 청약 통장이 오는 21일 출시된다. 국토교통부는 저축부터 청약·대출과 연계해 청년층의 자산 형성과 내 집 마련을 지원하고,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을 도입한다고 20일 밝혔다.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은 기존 청년우대형청약저축의 가입대상과 지원내용을 대폭 확대·개편해 새롭게 출시하는 상품이다. 19~34세 이하 청년 중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회당 월 1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청년도약계좌나 청년희망적금 만기에 수령한 목돈을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에 일시납 하는 것도 허용해 청년자산형성 프로그램 간 연계성도 강화했다. 납입금액에 대해 최고 연 4.5% 금리와 납입금액 40%까지 소득공제를 제공하고, 이자소득 50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근로소득 연 3600만원, 종합소득 연 2600만원 이하인 사람이 그 대상이다.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을 이용해 청약에 당첨된 경우 분양대금의 최대 80%까지 2%대 낮은 금리로 대출해주는 전용 대출상품인 청년주택드림대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분양계약금 납부를 위해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 납입금의 일부를 중도인출하는 것도 허용해 저축액을 실질적인 내 집 마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은 오는 21일부터 전국 주택도시기금 수탁은행(우리, 국민, 농협, 신한, 하나, 기업, 부산, 대구, 경남은행) 지점에서 신청가능하다. 기존 청년우대형청약저축 가입자는 별도 신청 없이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으로 자동전환되며, 연령·소득기준 등 가입요건을 갖춘 일반청약저축 가입자는 은행 지점에서 전환 신청하면 요건 확인 후 전환된다. 의무복무 중인 현역장병도 가입할 수 있으며, 향후 은행을 방문할 필요 없이 부내 내에서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국방부·병무청·수탁은행과 협의하였고 상반기 중 전산시스템을 개편할 예정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청년층이 생애주기에 맞춰 주택구입 자금을 모으고 청약 후 저리의 대출까지 연계하여 미래의 중산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 활용도가 낮을 거란 지적도 나온다. 대출 대상 주택 기준을 전용면적 85㎡ 이하·분양가 6억원 이하로 잡았기 떄문이다. 최근 몇 년 새 분양가가 급등해 이 조건을 만족하기 쉽지 않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급등해 수도권에서 조건을 만족하는 집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공급 부족’ 대형아파트, 8년째 청약 경쟁률 1위

대형 타입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8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0.76대 1로 나타났는데 이 중 전용 85㎡초과 대형 타입이 16.93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대형 타입의 공급량은 지난 한 해 1만8652가구(일반분양기준)로 전용 60~85㎡ 이하 중형 타입 공급량(6만7331가구)의 27.7% 수준에 그쳤지만 청약자는 31만5708명으로 58만3401명의 중형 타입의 5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량은 적은 반면 청약자는 많았던 것이다. 대형 타입은 2015년 중형 타입에 뒤진 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으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게 됐다. 이 기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대형 타입뿐이다. 이는 대형 타입의 공급 감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0년까지 전체 공급량 대비 대형 타입의 공급 비율은 적게는 20%대부터 많게는 60%를 훌쩍 넘기기도 했지만 2011년 17.9%로 처음 10%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20% 미만에 그치고 있다. 반면 전체 1순위 청약자 대비 대형 타입 청약자 비율은 2018년 이후 6년째 20% 이상을 유지 중이다. 업계에서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대형 타입을 찾는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더 많은 수요가 있는 중소형 타입 위주의 공급을 하면서 생긴 수급 불균형 현상이라고 평가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월등히 많은 수요가 밀집된 중소형 타입 위주로 물량을 쏟아내다 보니 대형 타입은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오랜 공급 부족으로 인해 다른 타입보다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 불황으로 인해 아파트 공급이 크게 감소할 전망인 가운데 대형 타입의 품귀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분상제 아파트 ‘실거주 의무’ 3년 유예한다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가 3년간 유예될 전망이다. 20일 국토교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오는 21일 오전 열리는 국토법안소위에 주택법 개정안이 상정된다. 여야는 실거주 의무가 시작되는 시점을 지금의 '최초 입주 가능일'에서 '최초 입주 후 3년 이내'로 완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입주 전 한 번은 전세를 놓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오는 21일 국토위 소위, 22일 전체회의 문턱을 넘어 이달 29일 열리는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지난해 1월 3일 전매제한 완화와 함께 실거주 의무 폐지를 발표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단지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77개 단지 4만9766가구다. 이 중 이미 입주가 시작된 곳은 11개 단지 6544가구다. 올해 6월과 11월 각각 입주를 앞둔 서울 강동구 강동헤리티지자이(1299가구)와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이 대표적이다. 실거주 의무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면 입주 시점에서 2∼5년간 직접 거주해야 하는 규정이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기'를 막겠다는 취지로 2021년 도입됐다. 정부는 2022년 하반기부터 분양 시장이 얼어붙자 '1·3 부동산대책'을 통해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거주 의무 폐지가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살리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더불어민주당이 갭투자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주택법 개정에 반대하면서 주택법 개정안은 국토위에 1년 넘게 계류돼 있었다. 실거주 의무 적용 대상자들의 혼란이 커지는 가운데 총선을 앞두고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폐지'를 고수했던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제안한 '3년 유예'를 받아들여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전세계약 기간이 2년 단위인데, 유예기간 3년을 둔 이유에 대해 국토위 관계자는 “세입자를 구하는 기간 등을 고려해 시간을 넉넉하게 둘 필요가 있어 3년으로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3년 유예안이 계약갱신청구권(2+2년)과 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주인이 입주 시점에 임차인과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2년 뒤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려면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려고 하는 때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2년간 전세를 내준 집주인이 임대차법 때문에 실거주 의무를 못 지키는 상황은 빚어지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에 전세계약에 '2+1년' 특약을 넣고, 계약 만기 시점을 명확하게 한다면 3년 전세도 가능하다.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는 단지에 전세로 입주하는 임차인은 최대 3년까지만 거주할 수 있기에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집주인과 세입자의 협의가 중요한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상황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결국은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축아파트 입주시점에서 실거주하지 않고 임대를 주는 경우 3년 안에 해결되기가 쉽지 않기에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거나 해당 주택을 매도하기 전까지 실거주 의무를 충족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삼표피앤씨, 페이코코리아-현대엔지니어링과 PC건식 접합 공법 ‘맞손’

삼표피앤씨가 PC(Precast Concrete·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사의 공기를 크게 단축할 수 있는 'PC 건식 접합 공법' 개발을 위해 페이코코리아, 현대엔지니어링, 연우건축구조기술사무소, 충북대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접합철물을 활용해 PC 건식 접합 공법 공동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각 사는 물류센터와 산업시설 외 다양한 건축물 등에 적용할 수 있는 PC건식공법을 통해 현장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공동 개발의 핵심은 PC 접합부 건식화 공법이다. 현행 PC조립 공법은 PC기둥 위에 PC보 부재를 조립한 뒤 보-기둥이 교차되는 접합 부분에 콘크리트를 현장타설 한 후 양생이 되기까지 상부층 부재를 조립할 수 없어 연속적인 적층이 어려웠다. 이 같은 습식접합 PC와 달리 건식접합은 기둥과 보를 연결할 때 별도의 타설작업 없이 컬럼슈와 인서트 등의 전용 철물을 활용해 PC 부재를 접합하고 최소한의 부위만 몰탈로 마감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슬리브 접합공법이 몰탈을 주입한 뒤 완전히 굳기까지 부재의 전도 및 변형 위험이 상존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 개발하는 건식 PC 접합 공법은 몰탈의 양생 정도와 관계없이 시공시 전도 및 변형 방지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 일정 층까지 상부층 부재를 연속적으로 조립할 수 있어 공기 단축과 현장작업 최소화라는 PC 공법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기존 습식접합 PC공법 대비 공기(工期) 단축은 물론 현장 작업 간소화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강점으로 꼽힌다. 삼표피앤씨의 PC 제작∙조립 전문성과 PC 접합 철물 글로벌 기업인 페이코코리아의 경험 및 기술력이 만나 다양한 PC산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엔지니어링과 연우건축구조기술사사무소는 위탁연구기관인 충북대이득행 교수 연구실과 함께해당 공법의 구조 성능을 향상시키고 경제성 및 시공성을 분석함과 동시에 연구개발 성과물을 실제 건설공사 프로젝트에 적용하는데 함께 힘을 모으기로 협의했다. 삼표피앤씨 관계자는 “PC 구조물의 건식접합이 활용,확대될 경우 확연하게 공기 단축이 가능해져 획기적인 효과는 물론 안전하고 정교한 시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GS건설, 영통자이 센트럴파크 20일 1순위 청약

GS건설은 20일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에서 공급하는 '영통자이 센트럴파크'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961-11일원에 들어서는 '영통자이 센트럴파크'는 지하 2층 ~ 지상 최고 29층 7개 동 총 580 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 분양 가구수는 △84㎡A 291가구 △84㎡B 103가구 △84㎡C 107가구 △84㎡D 79가구 등이다. 청약일정은 1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0일 1순위, 21일 2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2월 27일이며, 당첨자 정당계약은 3월 11일~13일 3일간 진행된다. 계약금은 분양가의 총 10%이며 계약 시 5%, 계약 후 1개월 이내 5%로 나눠내면 된다. 발코니 확장은 기본 제공된다. 비규제지역인 수원시는 청약통장 가입 기간 12개월 이상, 지역별, 면적별 예치금을 충족한 만 19세 이상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거주자이면 보유 주택 수와 세대주 여부 관계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당첨자 선정은 가점제 40%, 추첨제 60%이다. 영통자이 센트럴파크는 교통, 교육, 편의시설, 공원 등 주거환경으로는 최고의 입지를 갖췄다는 평가다. 지하철 수인분당선 영통역이 도보 5분 이내 거리이며, 영통역은 동탄~수원~의왕을 연결하는 동탄인덕원선 계획에 따라 앞으로 환승역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특히 영통역은 일반과 급행열차가 모두 정차하는 역이어서 안양, 과천 등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또한 매영로, 봉영로, 덕영대로 등 주변 도로가 잘 정비돼 있으며 광역버스 정류장도 가까워 서울 강남, 명동 등 도심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용인서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을 통한 시내외곽 진입도 쉽다. 단지 주변에는 영통초, 영일중, 영덕고교 등을 비롯해 반경 1km 내 10여개의 학교가 있으며, 수원시립영통도서관과 영통 학원가 등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생활편의시설 역시 잘 갖춰져 있다. 단지 인근에 홈플러스(수원영통점), 롯데마트(영통점) 등이 있고, 수영, 골프 등 다양한 운동과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수원체육문화센터도 근처에 있다. 또한 이 아파트는 축구장 약 19배 크기(13만7062㎡)의 영통중앙공원과 바로 인접해 있고, 축구장 약 70배 크기(50만1937㎡)의 영흥숲공원도 가까이 있어 쾌적하고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로, 쾌적한 단지 조성을 위해 1만여㎡의 조경면적을 확보한다. 엘리시안 가든, 자이펀그라운드(어린이놀이터), 힐링가든, 리빙가든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인접한 영통중앙공원으로 바로 갈 수 있는 연결통로도 마련할 예정이다. GS건설이 자랑하는 커뮤니티 시설 클럽 자이안에는 다목적 운동시설(피트니스센터), 필라테스실, 개인PT실,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 건식사우나, 카페&라운지, 1인 독서실과 오픈 스터디룸, 작은 도서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작은 도서관에는 교보문고 큐레이션 서비스가 제공되는데, 영통자이 센트럴파크 아파트가 입주할 때 1000권이 제공되며, 1년에 500권씩 2년 동안 운영될 예정이다. 2년 후에는 입주민 회의에 따라 서비스 유무를 결정하면 된다. 견본주택은 '영통자이 센트럴파크' 현장 주변에 있다. 입주예정 시기는 오는 2027년 3월 경이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1천만원에 아파트 산다”…대구는 왜 건설사의 ‘무덤’이 됐나?

대구광역시가 대형건설사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건설에 나섰지만 공사비를 다 투입한 후에도 회수하지 못해 엄청난 금융 비용까지 지불하고 있는 '악성미분양'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대구에서 앞으로 계획된 물량이 많은 일부 1군 건설사들의 경우 미착공·브릿지론 단계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계열사들의 보증을 받아 대규모 차입에 나서는 등 진땀을 흘리고 있다. 건설사들은 대폭 할인 및 계약금 환불 보장제 등 대대적인 미분양 털기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는 않은 모양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구의 주택 미분양 물량은 지난 12월 기준 1만245가구로 전국 전체의 16.3%(6만2489가구)를 차지한다. 대구의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의 4.5% 정도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044가구로 전체 지난 2022년 말 281가구보다 3.7배가 늘었다. 더 큰 문제는 아파트가 잘 팔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2월 1만3987가구로 정점으로 조금씩 줄어들긴 했으나 10개월간 겨우 3742가구만 소진됐다. 이는 물론 과잉공급 때문이다. 통상 적정 수요량을 지역 인구의 0.5%로 보면 대구는 1년 적정 공급 물량이 1만가구에서 1만5000가구 정도다. 그러나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대구 입주 물량은 약 9만 가구로 연 평균 2만2500가구가 공급돼 적정 물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신세계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등이 대구에서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아 있는 대표적 1군 건설사들이다. 특히 이들 건설사들은 전국적으로 향후 수년간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구에서도 미착공·브릿지론 단계인 PF 사업장을 다수 진행 중이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간 순위권 분양에서 현대건설은 총 4곳 2364가구 중 1787가구 미분양, 현대엔지니어링은 총 1479가구를 분양해 149가구 미분양, GS건설은 총 2곳 1881가구 중 1480가구 미분양이 발생한 바 있다. 대우건설은 총 2곳 1741가구에서 1210가구 미분양, 포스코이앤씨는 총 2곳 653가구 중 405가구 미분양, 롯데건설은 1곳 470가구 중 352가구 미분양이 발생했다. 대구 사업지가 많은 신세계건설은 총 3곳 895가구에서 718가구가 미달이 났다. 이렇다보니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한 노력이 눈물 겹다. 대구 지역 미분양 물량을 판매중인 시행사들은 파격적인 할인분양을 내세우거나 계약률이라도 높이겠다며 1000만원 정액제를 활용하고 있다. 계약금은 보통 분양가의 10%이거나 10%씩 1, 2차로 나눠서 내는 것이 보통인데 1000만원으로도 집을 살 수 있다는 마케팅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엔 이조차 힘을 쓰지 못해 수분양자가 낸 계약금을 돌려주는 환급보장제마저 실시 중이다.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대구시 동구 효목동 위치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에선 중도금 대출이자 '후불제'를 중도금 '무이자'로 변경했다. 현재 페이백(paybck·보상환급) 4000만원도 지급 중이다. 신세계건설이 시공하는 수성구 수성4가의 고급아파트인 '빌리브헤리티지'(146가구)에선 분양가의 11~13%를 할인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는 계약금의 연 5%에 달하는 이자를 지원하고, 입주 전 계약을 취소하면 계약금을 돌려준다. 현대건설도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의 미분양 해소를 위해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무이자 등의 파격적인 세일즈를 진행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힐스테이트 동인'의 미분양 물량 판촉을 위해 계약금 1000만원 및 페이백 제도를 통해 사실상 공짜로 계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2차 계약금도 신용대출해주고 있다. 하지만 대구 미분양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올해 대구 입주물량이 2만4211가구 정도로 지난해 3만3621가구 이어 상당한 양이 공급된다"며 “부담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당분간 대구 분양시장은 지속 위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정부, 말뿐인 단독·연립 활성화…“서민 고통 심화”

정부가 아파트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서민·청년 등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주거 서비스를 공급하겠다고 나섰지만 별 무소용이다. 지난해 신규 건축 인허가를 받은 주택 10가구 중 9가구가량이 아파트였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좀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비싼 아파트만 늘고 싼 주택은 줄어 19일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총 38만8891가구로, 아파트(34만2291가구)는 이 중 88.0%를 차지했다. 10개 중 9개가 상대적으로 값 비싼 아파트였다는 것이다. 전년(82.0%) 대비 6.0%포인트(p) 상승하며 2011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2013년 63.3%였던 아파트 비중은 10년 만에 9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반면 다세대·다가구·연립과 단독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2년 20.4%에서 지난해 2.3%까지 줄어들었고 연립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1%대로 축소됐다. 비아파트 공급 감소는 전·월세 가격 상승, 주거사다리 실종 등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으로 이어진다. 이미 주택임대차시장에서 전세사기의 여파로 빌라 및 오피스텔에선 월세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연립·다세대 주택 월세가격지수는 101.9로 2022년 동월(101.1) 대비 0.8%p 상승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103.07로 2018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 “말만 앞세운 정부" 정부도 최근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위해 오피스텔, 빌라 등 신축 소형주택을 구입하면 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산정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혜택을 내놓았지만 아직 눈에 띄는 효과는 없다. 예컨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빠른 시일 내에 주택 공급 방안을 찾아 이 부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신속하게 도심 내에 주택 공급이 많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다양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오피스텔 건축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형태 다양화를 위대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민간 건설사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원하기 때문에 아파트로 공급이 쏠리는 것"이라며 “현재의 대책 정도로는 효과가 나오기 힘든 만큼 공급형태 다양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비아파트 규제 완화를 더욱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만약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전·월세 가격이 상승해 서민들이 받는 고통만 더욱 커질 것이므로 정부와 정치권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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