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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와 부동산시장]③ ‘높은 집값’에 떨어지는 출산율···인구절벽 막을 주택 정책은?

“대출 받아 집 사라" vs “저렴한 공공 주택 서비스가 답". 정부가 출산 가구를 대상으로 '신생아 특별공급'을 신설하고, 대출 소득 기준도 완화하는 등 저출산 극복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높은 집값'에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기존 주택 가격을 하향 안정화시키고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해 신혼부부의 보금자리 마련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 신혼부부를 위한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요는 “대출 조건을 좋게 해줄 테니 집을 사라"다. 우선 청약제도를 개편하고 지난달 25일부터 본격 시행 중이다. 새로운 청약제도에는 신생아 특별공급 신설, 부부 중복 청약 허용, 다자녀 특별공급 기존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 등의 내용이 포함되면서 신혼부부와 맞벌이 부부, 출산 가구에 보다 유리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2년 이내 아기를 출산한 무주택 가구주에게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대출도 시행 중이다. 올해 1월 29일 출시한 신생아 특례대출은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지난해 1월 이후 출생한 자녀가 있다면 금리 연 1.6∼3.3% 조건으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정책상품이다. 정부는 최근 신생아 출산 가구를 대상으로 한 신생아 특례대출 부부합산 소득을 기존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부는 또한 결혼 7년 이내의 신혼부부에게 지원하는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대출(버팀목)도 소득요건을 기존 부부 합산 75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했다. 문제는 이같은 정책이 과연 실제 저출산 대책으로서 실효성이 있냐는 것이다. 현재 분양가가 너무 높다 보니 신혼부부들 사이에선 그림의 떡이란 지적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평균 분양가는 11억2000만원, 지방도 5억400만원에 달한다. 5년 전보다 30% 이상 뛰었다. 2019년만 해도 지방에서는 3억원대로 국민평수(전용 84㎡) 신축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구 소멸 지역'에서도 5억원 이하 분양가는 찾아 보기 힘들다. 이에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15년 넘게 월급을 쓰지 않고 모아야 가능하다. 2022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는 15.2배로 전년도 14.1배보다 더 높아졌다. PIR은 월급을 쓰지 않고 모두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결국 이같은 높은 주거 비용은 저출산으로 직결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1월 발간한 '국토정책 브리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 하락은 주택매매가격, 전세가격 등 주거비와 사교육비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이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에서도 결혼하지 않은 이유로 2022년 20대의 32.7%, 30대 33.7%, 40대 23.8%가 '혼수비용·주거 마련 등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저출산 부동산 대책은 넉넉한 신혼부부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게 설계되어 있다"며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이 아니다. 주거비 부담을 낮추고 주거복지를 위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대 양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놨던 저출산 주거 정책 역시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정책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역세권 고밀 개발 과정에서 상향된 용적률 일부를 뉴:홈을 통해 청년·신혼·출산 가구에 공공분양하겠다고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본주택 100만호 주거복합플랫폼 조성을 내걸았다. 아울러 2자녀 가구에는 85㎡ 미만(24평형), 3자녀 가구에는 109㎡(33평형) 미만 분양전환 공공임대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여야의 부동산 공약 모두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정책과는 거리가 있었다"며 “인위적으로 집값을 부양하는 정책이 아니라 기존 주택의 가격을 하향 안정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건설업계 ‘작업중지권’ 적극 활용… ‘산재공화국’ 오명 벗을까

#올해 2월 삼성물산의 부산 한 토목 공사현장. 성토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한 근로자가 경사면 끝부분 암석이 있어 이동시 굴러 떨어질 위험이 있다며 작업중지를 요청했다. 예전같았으면 쉽지 않았겠지만 2021년 도입한 작업중지권에 따라 삼성물산 측은 곧바로 작업을 멈추게 한 뒤 암석을 제거한 후 작업을 재개해 만약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 가장 소중한 인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작업중지권 전면 보장 조치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1월 평택의 한 건축 현장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크레인 자재 운반 작업 중이던 운전자가 미세먼지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자 작업 중지를 요청했 주요 건설업체들이 '산재 단골'이라는 건설업의 악명을 떨쳐내기 위해 동비한 작업중지권 제도가 실제 근로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작업중지권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보장된 근로자의 권리로 대부분의 건설현장에 모두 도입하고 있는 제도지만 그동안 사실상 사문화됐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활발히 활용되면서 중대 재해 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21년 3월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한 삼성물산이 대표적 사례다. 삼성물산은 이후 국내 113개 현장에서 총 30만1355건의 작업중지요구를 수용했다. 하루 평균 270건, 5분마다 한번씩 근로자가 작업중지를 행사한 것이다. 특히 3년차인 지난해 한 해 동안 총 24만8676건으로 작업중지권 행사가 크게 늘었다. 삼성물산은 이에 현장 위험 발굴 어플리케이션인 'S-TBM'을 전 현장에 적용해 더 쉽게 활용하도록 보장해줬다. 다른 주요 건설사들도 비슷하다. 이미 2020년 현대건설, GS건설, 롯데건설을 시작으로 지난 2021년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가 작업중지권 보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자체 플랫폼 '안전신문고'를 구축해 스스로 작업중지 신고와 제안할 수 있도록 소통 창고를 열어뒀다. 지난해 10월 기준 1518건의 근로자 작업중지권이 발동됐다. 또 'H-안전지갑' 제도를 도입해 안전활동을 하면 포인트를 주는 인센티브를 활용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작업자에게 우수 사례에 대한 개인 포상을 확대하고 있다. 초반 도입 당시 대비 3년 만에 15배 넘게 작업중지권 행사 실적이 늘어났다. 한화 건설부문 역시 근로자 안전보건플랫폼을 도입해 작업중지권 접수 기능을 구축하고 마일리지 제공 이벤트를 통해 근로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다만 작업중지권을 도입한다고 해서 사망사고가 아예 없을 순 없다. 현장에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3분기까지 공개한 100대 건설사 사망사고 명단을 보면, 2022년~2023년 본격 작업중지권을 도입한 때에도 예외없이 10대 건설사 모든 현장에서 사망사고 1명 이상이 꼭 발생했다. 사고를 최소화할 수는 있으나 만능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작업중지권 행사를 고려한 적정 공사기간 보장 등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건설현장은 공기와 비용이 가장 최우선적이기에 근로자들이 작업중지권을 써도 현장 작업반장이 그냥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아무리 원청 입장에서 관리를 한다고 해도 현장에선 쉽게 중지권 행사를 할 수 없으니, 근로자가 작업중지권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발주자가 적정공기(공사기간)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최근 건설현장에선 사고 예방을 위한 또 하나의 수단으로 바디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이 대표적이다. 최 교수는 “이미 안전모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작업하는 행위를 현장 곳곳에서 시행했으나 사고 감소율이 크게 개선이 되지 않았다"며 “사고는 결국 '빨리빨리'라는 조급한 공기에 기인해 발생하는 만큼 적정한 공기를 줘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GTX 효과 제대로 보려면 환승 시스템 강화해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통행시간 단축, 집값 안정 등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편리한 환승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한국교통연구원이 발간한 'GTX 개통 및 기대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도민들 평균 출퇴근 왕복 시간이 83.4분으로 전국 평균보다 20% 오래 걸린다. 반면 출퇴근 거리가 멀어질수록 대중교통 행복지수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최근 수서-동탄 구간 등 GTX 개통은 통행시간 단축은 물론 도심 집값 안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윤석열 정부는 지역 간 이동을 원활하게 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지역 간 차별 없이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GTX 추진을 통한 '수도권 30분 출퇴근 시대'를 제시했다. GTX 사업 최초로 A노선의 일부인 수서~동탄 구간이 3월 30일 개통됐으며, 운정~서울역 구간은 올해 12월 개통 예정이다. 서울 삼성역의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지연에 따라 당분간 분리 운영이 불가피하지만, 2026년 삼성역 무정차 통과를 시작으로 2028년 GTX-A 전 구간이 개통된다. 수서~동탄 구간의 경우 GTX로는 약 20분이 소요되는데, 이는 승용차 대비 55%(45분), 버스 대비 73%(75분)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GTX-B는 인천대 입구를 출발해 서울역, 청량리를 거쳐 마석까지 운행하는 82.8km 노선이다. 올해 착공을 시작으로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14개 역사에 정차할 계획이며, 인천 송도와 남양주 마석에서 서울 중심지까지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GTX-B 시종점 기준 통행시간이 60%(90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GTX-C는 덕정을 출발해 삼성을 거쳐 상록수와 수원으로 연결되는 86.6km 노선이다. GTX-B와 함께 올해 착공을 시작으로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GTX를 통한 속도 혁명은 출퇴근 시 오랜 통행 시간에 지친 이들에게 여유로운 아침과 저녁을 선사할 것으로 한국교통연구원은 진단했다. 실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외곽통근은 178만 통행이 증가했다. 2012년 대비 2022년 서울시 인구는 77만명 감소했지만, 경기·인천 인구는 162만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직주분리 광역화로 인한 출퇴근 시간 증가는 출퇴근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전국의 평균 출퇴근 왕복 시간이 69.4분이지만, 경기도는 이보다 20%나 오래 걸리는 83.4분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연구원 측은 경기도민 등 수도권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 단축 등 GTX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제대로 된 환승 체계와 연계 교통망 확충을 통해 교통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호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연구본부 본부장은 “GTX는 고속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도시철도와 같은 촘촘한 역 신설은 어렵지만 대부분의 역이 타 교통수단과 환승을 할 수 있도록 계획돼 있다"며 “더 편리한 환승과 연계 교통체계 확충을 통해 수도권 전역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GTX 연장과 기존 사업과의 연속성을 고려한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7월부터 입주자 점검 전 신축아파트 내부 공사 끝내야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입주자가 사전에 신축 아파트의 하자 여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도록 사전방문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신축 아파트의 시공사 등 사업 주체는 입주 예정자의 사전방문(사전점검) 시작 전에 내부 마감 공사를 마치고, 감리자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러한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이달 29일과 다음달 9일까지 의견 청취를 한다. 개정안은 사업주체가 아파트 전유부분과 주거용부분의 내부 공사를 모두 마친 뒤 사전방문을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설계도서와 동일하게 시공했는지 여부를 감리자로부터 확인받아야 한다. 사전방문은 입주 예정자가 신축 아파트의 하자를 미리 점검하고, 보수를 요청해 양질의 주택을 공급받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최근 입주일자에 쫓긴 건설사들이 공사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사전점검을 진행해 입주 예정자가 하자 여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는 민원이 많았다. 개정안에는 사업주체가 사전방문 시작 1개월 전까지 사용검사권자(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하는 사전방문계획을 입주예정자에도 함께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사전방문에서 지적된 하자 보수는 사용검사 후 180일 이내(중대하자는 90일 이내)에 조치를 마쳐야 한다. 하자 보수가 지연되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불만이 커지자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보수 시한을 최장 6개월로 제한한 것이다. 사업주체는 입주예정자에게 사전방문에서 발견된 하자에 대한 조치일자 등 조치계획을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 다만 자재 공급 지연이나 천재지변, 파업 등 불가피한 사유로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에는 사전방문 기간 시작일을 최대 15일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때 사업주체는 공사 지연 사유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해 감리자의 확인과 사용검사권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오는 7월 중 시행된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바보야, 문제는 금리야”…온기 도는 부동산시장, 당분간은 어렵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되고 수도권은 상승 전환하는 등 집값 반등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선 본격적인 시장회복을 논한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둘째주(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올랐다. 19주 연속 이어진 하락세를 마감하고 상승 전환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3% 오르면서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3월 넷째 주 0.01%, 4월 첫째 주 0.02% 등으로 상승 폭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거래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3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3월 매매계약 건수는 3169건으로 작년 8월(3899건) 이후 7개월 만에 3000건을 회복했다. 거래 신고는 계약일 이후 30일 이내 해야 하는 만큼 3월 거래량은 4000건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이 다시 출시되고 연 1%대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행되면서 거래량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임대차 시장에서 관망하던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에 나선 영향도 있다. 매수심리도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월 첫째 주 82.9를 찍은 뒤 매주 꾸준히 오르며 4월 둘째 주 88.9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하로 떨어질수록 그 반대를 의미한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선 본격적인 시장 회복을 논한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집값 상승이 서울 내에서도 일부 입지가 좋은 곳에 국한해서 나타나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상승과 하락이 혼재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집값이 추세적 상승으로 전환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높은 집값에 대한 피로감이 여전하고 전체적으로 상승과 하락이 혼재해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거래량이 최근 다소 늘긴 했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매물도 적체된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3340건으로 올해 1월 1일(7만3929건)에 비해 1만건가량 늘었다. 금리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동산 시장 회복의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향후) 6개월 시점에 대해 말씀드린다면 지금 상황에서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당의 총선참패로 정부가 국회를 통해 추진하려 했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들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재건축 패스트트랙 도입,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 등의 정책이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4.10 총선 결과가 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면서 정부가 1.10대책을 통해 발표한 정책들의 추진 동력이 다소 약화될 것"이라며 “이 영향으로 최근 눈치싸움이 치열했던 집값 흐름에 대한 수요층들의 관망 분위기는 더 짙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건설진단]‘신사업 찾아 3만리’ …기후변화 적응 나선 10대 건설사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가 기후 변화·탄소 제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신사업을 확대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기존 토목·주택·플랜트 등에만 주력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환경, 자원순환경제 등 신규사업 분야에서 새 성장 동력 창출에 애쓰고 있다. 1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최근 발표한 2024년 대형건설사 영업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주요건설사들이 신규사업 분야 조기 안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무 탄소 관련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SMR과 수소 등 미래 신사업 발굴에 노력 중이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과 달리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소형으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어 미래 원전산업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GS건설도 국내외 신재생 분산형 에너지 사업(태양광)을 진행하고 있고, 2차전지를 재활용한 사업에도 투자 중이다. 여기에 인프라 및 수처리 사업 운영 모델까지 구축하며 밸류체인을 확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사업을 선도 중이다. 정유나 석유화학, 철강, 발전소 등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서 저장하거나 다른 산업재로 활용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이 분야는 DL이앤씨가 국내 최고 실적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대우건설이 올해 환경규제 강화와 자원고갈 문제, 친환경 소비 트렌드 확산에 따라 자원순환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건설이 올해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시니어 산업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도 내놨다. 그룹 차원의 목표에 부합한 신사업을 구상하는 건설사도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2차전지와 저탄소 철강·수소 등 그룹의 신사업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또 청정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과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본격화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도 모(母)그룹의 '친환경 그린 사업'에 주력에 발맞추고 있다. 배터리 후처리 재활용 기술인 'EV배터리 재활용'과 그린수소 암모니아 사업 등 '환경 업스트림' 등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건설도 미래성장 사업 육성을 실현하기 위한 영업전략을 구상 중이나 구체적 사업화 실적은 아직 없는 상태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의 신사업 다각화는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다. 최근 국내 건설경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이미 세계 주요 건설기업들이 모두 기후 변화·탄소 제로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적극 나서는 등 사업 다각화로 방향을 전환한 상태다. 실제로 미국의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인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선정한 세계 1위 건설사 프랑스의 '방시(VINCI)'는 신재생에너지사업에 30%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최근 인수·합병(M&A)도 건설보단 에너지 쪽에 좀 더 무게를 두는 양상이다. 세계 2위인 스페인의 '그루포 ACS'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로 유치원과 병원, 요양시설 등 복지 쪽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김화랑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우리 건설기업이 그간 유럽 선진업계처럼 건설산업 내의 밸류체인 확대에 주력했지만 이제는 일본기업처럼 신기술 등에 연구개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추세"라며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똑같은 모델을 구상하지 않고 SMR, CCUS, 수처리, 폐기물 등 차별화 상품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모습이 고무적이다"고 평가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인구감소와 부동산시장]②엇갈리는 집값 전망 “영향 無vs대세 하락·양극화”

인구절벽 시대,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부동산 시장의 향배다. 집값이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과 장기적 대세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향후 20~30년간 급격한 인구감소가 예상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단 인구가 극단적으로 줄어도 1인 가구 증가, 이민·노동력 유입 등에 따라 집값에 끼치는 영향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1인가구는 1002만1413가구로, 인구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0만가구를 넘었다. 2020년 860만4128가구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1인가구수는 4년 만에 약 16.5% 증가했다. 현재 1인가구는 우리나라 총 가구수(2400만2008가구)의 무려 41.8%를 차지한다. 이처럼 1인가구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향후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주택 수요는 유지될 수 있다. 2020년 2073만1000이었던 전국 총가구수는 2039년 2387만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초고령화는 1인 가구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8.7%인데, 곧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2072년 고령자 인구가 전체 47.6%까지 늘어난다. 이는 1인 가구 증가로 직결된다. 현재 1인 가구를 연령별로 나눠보면 60대(183만1705가구)가 전체의 약 18.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과 이민·노동력 유입으로 부동산 폭락 사태는 막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우리나라보다 면저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도 과거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해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시키는 이른바 '아베노믹스' 정책으로 인해 도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데도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독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서구권 국가들 또한 저출산 고령화를 경험했지만 이민 확대 정책 등으로 인구를 유지하자 경제가 회복하며 집값이 오르는 것을 경험한 바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당분간 부동산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서구권 국과들과 같은 경제 및 이민 정책을 통해 부동산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기적 관점에서의 인구감소는 부동산시장 하락세에 영향을 주며 이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 또한 제기되고 있다. 우선 인구소멸로 인해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 부동산 거래 주수요층이 모두 포함된 생산가능인구(15세~64세)가 줄어들면 집 살 사람이 사라진다. 실제 2022년 3674만명이었던 생산가능인구는 2072년에는 1658만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통계청은 전국 총가구수가 2039년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 감소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40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50년에는 2284만9000가구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빈집 문제도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의 경우 현재 빈집 수가 800만가구에 달하며, 2040년에는 1500만~2000만가구까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제조업 붕괴로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는 2014년~2020년 사이 2만가구에 달하는 빈집을 철거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인구 감소로 인해 빈집과 버려진 땅이 늘어나며 결국 부동산시장이 기능을 멈추는 수준까지 갈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고령화 및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건설인력 수급이 힘들어지고, 인구 부족으로 지방소멸이 가속화돼 슬럼화가 일어나면서 지역간 양극화 심화, 자산가치 하락 등의 이러난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수도권과 주변 베드타운 및 지방의 양극화가 심화되며 집의 가치가 없고 토지 가치만 살아있는 '깡통집'이 늘어날 수 있다. 대도시 내에서도 교통 및 입지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경제 규모가 더 이상 커지지 않고 국민 소득까지 정체에 빠지는 저성장 시대가 본격화되면 과거와 같이 급격하고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일어날 확률은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림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서울 및 수도권에 공급물량이 집중되고 있는데, 향후 인구감소가 심화되면 이러한 물건에 대한 수요자 또한 줄어들 것이고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인구에도 한계가 올 것"이라며 “지금처럼 공급과잉이 계속되면 향후 이 물건들에 대한 재건축이 힘들어질 것이다. 서울·외곽·지방간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질 것이며 장기적 하락추세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서울발 아파트값 상승세, 수도권으로 번지나

서울 아파트값의 지속적인 상승세가 수도권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둘째 주(8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이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값도 상승 전환했다. 다만 전국 매매가격지수는 지난주 대비 0.01% 하락하면서 20주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하락 폭은 전주(-0.03%)보다 줄어들었다. 특히 권역별로 수도권 매매가가 전주 대비 0.01% 오르면서 19주 연속 이어진 하락세를 끝내고 상승세로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도 전주 대비 0.03% 오르면서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3월 넷째 주 0.01%, 4월 첫째 주 0.02% 등으로 상승 폭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부동산원은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과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상존하는 가운데 서울의 경우 정주 여건이 양호하거나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주요 단지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발생하고 매수 문의가 증가하면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단지별로 상승·하락이 혼재돼 나타나고 있어 대세 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는 마포구와 용산구가 전주 대비 각각 0.07% 올라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서초구와 양천구가 각각 0.06%로 뒤를 다랐다. 송파구(0.05%), 광진구(0.05%), 영등포구(0.05%), 성동구(0.04%), 동작구(0.04%) 등 총 25개 구 가운데 17개 구가 상승했다. 그러나 노원구(-0.01%), 도봉구(-0.02%), 강북구(-0.01%) 등 일명 '노·도·강' 지역과 금천구(-0.01%), 구로구(-0.02%) 등은 하락했다. 지난주 보합세를 기록했던 인천은 이번 주 0.02% 오르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역별로 서구(-0.03%)는 청라·가좌동 위주로 하락했으나, 중구(0.07%), 미추홀구(0.07%), 연수구(0.04%), 부평구(0.04%) 등 나머지 지역은 상승했다. 경기 지역은 지난주 0.03% 하락지만 이번 주 보합(0.00%)세로 돌아섰다. 오산시(0.12%), 고양 덕양구(0.12%), 화성시(0.09%) 등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비롯한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가 올랐다. 지방(-0.04%→-0.03%)의 경우 하락세가 지속됐지만 역시 하락폭은 줄어드는 등 호전의 기미를 보였다. 세종(-0.14%), 제주(-0.06%), 부산(-0.06%), 경남(-0.05%), 대전(-0.04%), 대구(-0.04%), 전북(-0.03%) 등 대부분 지역이 떨어졌지만 경북(0.01%)은 상승 전환했다. 전세값의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주와 같은 0.03% 상승세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47주 연속 전셋값이 올랐다. 하지만 지난주 0.07%에서 이번주 0.06%로 상승폭은 다소 둔화됐다. 부동산원은 “역세권, 학군, 신축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며 가격이 오르고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북 지역에서는 은평구(0.19%), 용산구(0.15%), 동대문구(0.12%), 중랑구(0.10%) 등이, 강남 지역에서는 동작구(0.12%), 금천구(0.08%), 구로구(0.06%), 서초구(0.06%) 등이 비교적 상승폭이 컸다. 다만 신규 입주 물량이 많은 강동구(-0.01%)는 5주 연속 하락했고, 인접 지역인 송파구(-0.01%)도 하락했다. 서울 외 수도권에서도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인천은 상승 폭이 지난주 0.15%에서 이번 주 0.17%로 더 커졌고, 경기는 0.07%에서 0.06%로 다소 감소했다. 경기 지역에서는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는 성남 중원구(0.34%)가 큰 폭으로 올랐다. 수원 영통구(0.23%)도 신생아 특례 대출 수요에 힘입어 비교적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지방(-0.02%→-0.01%)에서는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하락 폭이 다소 감소했다. 전북(0.04%), 부산(0.03%) 등은 상승했고, 세종(-0.19%), 경남(-0.06%), 제주(-0.03%), 충남(-0.03%), 대구(-0.03%) 등은 떨어졌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애 낳으라며 겨우 방 2개?”…외면 받는 매입임대주택

서울시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신혼 및 신생아를 낳은 부모들에게 매입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이를 키우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이 필요한데 대부분 방 2개 이하 소형 평형이 공급돼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SH서울주택도시공사에 따르면 SH가 지난달 모집한 '2024년 1차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은 1.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대부분 방 2개 등 소형평형 주택이 공급되면서 무자녀 신혼부부가 대거 지원한 반면 신생아 가구는 전체 약 2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매입임대주택은 국가나 지자체에서 주택을 매입해 주거 취약계층에 재임대하는 형태의 주택이다. SH의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은 매년 3월과 9월에 공고가 올라온다. 기본적으로 '매입임대I'은 월평균소득 50~70%이내에게 시중시세 30~50% 수준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다. '매입임대II'는 월평균 소득 80~120%이내에게 시중시세 60~70%로 제공하고 있다. SH의 신혼·신생아 매입임대는 올해 처음으로 공급됐다. 매입임대I과 II 각각 350가구씩 총 700가구다. 1순위는 2년 이내 출생한 자녀가 있는 신생아가구와 보호대상 한부모가족이다. 2순위는 미성년 자녀가 있는 (예비)신혼부부와 6세 이하 자녀 있는 한부모가족이 대상이다. 3순위는 무자녀 (예비)신혼부부, 4순위는 1~3순위에 해당하지 않는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혼인가구, 5순위는 월평균소득 120% 이내 가구다. 보통 매입임대주택은 3순위 선에서 마감되기에 4, 5순위까지 기회는 오지 않는다. SH에 따르면 이번 700가구 공급에 총 1224가구가 지원해 경쟁률 1.74대 1을 기록했다. 매입임대I은 687가구, 매입임대II는 537가구가 지원해 각각 1.96대 1, 1.53대 1이 나왔다. 그러나 1순위 자격이 있는 신생아 출산 가구는 매입임대I에 218가구, 매입임대II에 78가구만 각각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지원자 중 24.1%밖에 해당하지 않는 수치다. 반면 3순위인 무자녀 가구 자격으로 지원한 사람은 총 851가구에 달했다. 이유는 공급된 주택들이 아이들을 키우기 힘든 소형 평형들이었기 때문이다. 매입임대I은 226채 중 6채만이 쓰리룸이고 나머진 모두 투룸이다. 또 매입임대II는 119채 중 11채만이 쓰리룸이었다. 주택을 통해 저출산 저하를 방지하겠다는 취지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입지도 특정 지역에 치우쳐 있었다. 전체 물량 중 68%(235가구)가 금천구, 도봉구, 종로구 등 3개구에 몰려 있었다.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성동구, 광진구, 마포구, 서대문구, 노원구, 관악구 등에선 공급이 되지 않았다. 서울 금천구 독산역 거주 신혼부부 A씨는 “소득이 낮기에 아파트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빌라에 당첨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이긴 한데, 아무리 신생아라고 해도 투룸에서 아이를 키우기엔 공간활용이 쉽지 않아 다른 선택지를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SH 관계자는 “매입임대는 국토부에서 결정하는 것이기에 투룸이나 쓰리룸 등 평형과 입지를 우리가 결정할 수 없다"며 “향후 매입임대주택이 얼마나 공급될지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매입임대주택은 정부가 주거취약계층 입장에서 공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소비자의 주거수준을 만족하지 못 하고 있다"며 “좀 더 소비자 욕구 수준에 맞는 주택들이 공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중견 건설사들, 아파트 브랜드 새단장으로 ‘위기 돌파’

중견 건설사들이 주택 브랜드 새단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지, 디자인 등 주택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부동산 시장 침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L D&I 한라는 최근 새로운 주거 브랜드 '에피트(EFETE)'를 공개했다. 에피트(EFETE)는 'Everyone's Favorite, Complete'(누구나 선호하는 완벽한 아파트)라는 의미다. 브랜드 철학은 'Brilliant Prestige'(빛나는 삶의 완성)이다. HL D&I 한라는 '편안함', '안전함', '튼튼함' 위에 스마트 기술을 더한 보다 안락하고 편리한 주거 공간을 선보여 나갈 방침이다. 1997년부터 사용한 '비발디' 대신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모든 주거 건축물에 에피트가 다음달부터 사용된다. HL D&I 한라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통해 업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며,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의 공간을 제공하여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브랜드 가치 제고와 수주경쟁력 향상의 일환으로 주거 브랜드 하늘채의 정체성과 디자인 트렌드를 접목시킨 '하늘채 유니버스(HANULCHE UNIVERSE)' 패키지를 개발했다. 하늘채 유니버스는 하늘채의 BI(Brand Identity)가 가지고 있는 조형적인 프레임 언어를 커뮤니티, 문주(단지 출입 게이트), 동출입구, 조경 등에 반영했다. 하늘채 BI의 H를 조형적 언어를 사용해 건축물의 형태만으로도 하늘채의 첫인상을 상징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단지의 랜드마크동에는 간결한 큐브형 하늘채 BI를 설치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했다. BI 큐브는 건강함을 의미하는 다크 블루로 공간의 가치를 진중하고 강하게 담아냈다. 또 도시의 근간이 되는 현대적이고 정제된 뉴트럴(neutal) 색상과 강한 대비의 마감재로 디자인할 계획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달 15일 공급되는 대전 봉명 '유성 하늘채 하이에르'를 시작으로 수주, 분양 현장에 새 BI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수주 경쟁력 향상 및 지속 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브랜드 이미지 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주거 브랜드 We've(위브)의 5가지 특징을 재정립했다. Have(갖고 싶은 공간), Live(기쁨이 있는 공간), Love(사랑이 있는 공간), Save(알뜰한 생활이 있는 공간), Solve(생활 속의 문제가 해결되는 공간)다. 이를 통해 두산건설이 시공하는 아파트를 재분류하고 새로운 체계를 세웠다. 고급 차량의 경우, 제조사별로 특장점을 소비자가 구분할 수 있는 것처럼 아파트도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HXD화성개발(옛 화성개발)도 지난해 10월 창업 46주년을 맞아 CI와 BI를 모두 바꿨다. 중견 건설사들이 이처럼 주거 브랜드 새단장에 나서는 이유는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R114가 성인남녀 50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소비자들이 아파트를 구입할 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40.57%가 브랜드를 꼽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들의 브랜드 경쟁력이 대형 건설사에 비해 뒤쳐지기 때문에 새단장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 침체로 현재 중견 건설사들은 수주나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브랜드 경쟁력를 강화해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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