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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초읽기’…얼어붙은 건설경기 녹일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내린 후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있어 오랫동안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국내 건설 경기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국내 한 연구기관이 자금 조달 비용 감소와 투자 심리 개선 등 회복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연준은 지난달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5.25~5.5%에서 4.75~5%로 0.5%포인트(p) 인하하는 이른바 '빅컷'을 단행했다, 연준은 이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시장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내년까지 추가 금리인하 계획도 밝혔다. FOMC가 전망한 금리 중간값은 올해 말 4.4%, 내년 말 3.4%로 향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사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해 연구원은 “2022년 초부터 이어진 금리상승 사이클이 사실상 막을 내린 것으로, 이번 금리인하가 통화정책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도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예정이다. 한국 건설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에 의해 전반적인 경기 하강국면을 지속해왔다. 매출 500대 건설기업 대상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76.4%의 기업이 현재 금리수준에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연구원의 분석에서도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외감업체는 전체의 21.2%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원은 금리 인하 및 유동성 증가가 전반적으로 국내 건설경기 반등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화량이 증가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다는 위험은 존재하지만,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 경기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과 미국 간 통화정책의 시차 등으로 건설업계 경제 활성화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일정부분 한계가 있으며, 개별 산업은 각기 사이클이 존재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연구원은 “금리 사이클은 예외적인 쇼크가 없을 경우 통상 수년간 지속된다며, 이번 금리인하가 건설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경우 대규모 자금조달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부채비율이 타 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업계 전반에 온기를 채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건설업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라 불확실성이 상당하는 점에서 조달비용 감소와 함께 건설기업 심리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행히 최근 고금리, 고물가 등 경기 침체 불안 요인들이 차츰 옅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인하가 건설기업 어려움 해소의 단초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부동산시장 훈풍 분다는데···중소 건설사는 아직 ‘한겨울’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중소 건설사들은 혹한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하며 지방에 거점을 둔 기업들은 여전히 '악성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다. 자금여력이 없어 대규 정비사업 등에는 손을 대지 못하는 실정이라 부실율도 치솟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초까지 부도난 건설사는 22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부도를 낸 업체(21곳) 수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면허별로는 종합 7곳, 전문 15곳이 문을 닫았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 기반을 둔 경우가 19곳이었다. 특히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선 아파트값이 꾸준히 오르고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는 등 시장이 회복됐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하는 중소 건설사들은 여전히 '악성 미분양'에 힘들어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통계'를 보면 8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7550호로 전월 대비 5.9%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준공 후 미분양은 1만6461호로 오히려 2.6% 늘었다. 대부분 지방에 몰려있는데, 수도권 미분양주택은 1만2616호지만 지방은 5만4934호에 달했다. 중소 건설사의 부실 관련 지표는 계속 나빠지고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크게 늘었던 신규보증 지원이 올해 들어 큰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5361억원이었던 건설업 중소기업에 대한 신규보증 지원 금액은 2020년 9108억원으로 69% 이상 뛰었다. 이후 2021년 7484억원, 2022년 6806억원, 작년 7241억원 등 증감을 거듭했다. 올해 들어서는 전년 대비 35% 이상(2044억원) 감소하며 위축된 경기 상황을 반영했다. 건설업 중소기업의 부실 금액과 부실률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2022년 1104억원이었던 건설업 중소기업 부실 금액은 지난해 1520억원으로 38% 가까이 많아졌다. 올해는 3분기 기준 이미 1020억원을 넘어섰다. 중소 건설사에 대한 신용보증기금 대위변제 금액 역시 2022년 934억원에서 작년 1256억원으로 약 34% 증가한 상태다. 이에 연동해 지원 금액 회수 비율 역시 감소세다. 2019년 신용보증기금이 건설업 중소기업들로부터 회수한 금액은 464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268억원으로 42% 이상 빠졌다. 올해는 3분기까지 회수된 금액이 129억원에 불과했다. 앞으로 분양 전망이 어둡다는 것도 문제다. 주택산업연구원 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가 기준치인 '100'을 하회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라도 지역은 60점대, 경상도 지역은 80점대 전망이 나왔다. 정부는 수도권 시장 과열 방지를 위해 대출규제 등 수요 제한책을 펼치면서도 '공사비 현실화 방안' 등을 내놓는 등 건설업황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출규제 등 여파로 부동산시장 상승세가 주춤해지는 모습이 보이는 만큼 중소 업체들의 '한파'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 의원은 “건설업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더 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며 “단기적인 대출 지원을 넘어 경기 활성화 사이클로 상황이 반전돼야 회수율 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건설업계 ESG경영, 규제 대응·이미지 제고 벗어나야”

건설사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규제 대응이나 이미지 제고 차원을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속가능성 확보와 재무적 성과 향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힌국건설산업연구원은 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건설산업의 지속가능성과 혁신을 위한 ESG 정착방향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건산연은 ESG 경영을 통해 건설사들이 지속가능성 제고, 재무적 성과 향상, 기업 비용감소, 기업 성과 향상이라는 4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규제 대응, 이미지 제고 차원을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재무 성과 향상을 위한 중장기적 전략 차원으로 접근해야한다는 것이 건산연의 분석이다. 현재 건설업계의 ESG 경영을 보면 대형 건설사는 탄소중립 선언과 탄소배출 감축목표 설정과 ESG 공시 기준 대응 중심으로 추진하는 수준이고, 중견·중소기업은 ESG 경영 대응이 미흡한 실정이다. ESG경영이 정착되면 건설산업의 4대 구조적 문제점인 협력주체 간 대립·갈등, 부패, 안전사고, 환경훼손 등을 개선할 수 있다고 건산연은 주장했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현재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규제 대응,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ESG경영을 추진하고 있으나, 향후 ESG경영이 건설기업과 건설산업 차원에서 어떤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며 “보다 전략적인 ESG경영 추진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설산업의 ESG 경영 내재화를 위한 영역별 전략 과제와 대응 방향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건산연은 환경 영역에서 환경법규를 준수하는 한편, 유해물질 관리와 생물 보존, 재활용자재 활용, 에너지 절감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덕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환경 측면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규제 강화와 에너지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친환경 시장이 본격 성장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회영역에서는 외국인과 비정규직, 지역 인력의 고용이 많은 산업 특성을 고려해 고용 관행을 혁신하고, 건설현장의 근로환경 개선과 노동관계법령 준수 등이 필요하다고 건산연은 밝혔다. 아울러 산업안전과 공급망 관리, 품질경영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사회 측면에서는 다양한 사회 이슈의 규범화와 가치 소비 관심 증대 그리고,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지속 확대되고 있는 지배구조보고서 공시의 의무화와 이해관계자 경영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산연은 또 ESG 정착을 위해선 건설산업에 대한 기대와 수요에 맞춰 ESG 가치의 산업 내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건설산업 참여자 간의 협력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미래 사회의 요구와 건설산업 혁신과 연계한 건설산업 ESG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송산그린시티’, 스마트그린산업단지 지정…온실가스 27% 감축 목표

국토교통부는 송산그린시티(남측지구)를 스마트그린산업단지로 지정한다고 8일 밝혔다. 스마트그린산업단지는 산업단지 조성 단계부터 기반시설과 입주기업 등의 디지털화, 에너지자립률 제고, 친환경 개발 등을 도입해 온실가스 저감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를 의미한다. 2022년부터 현재까지 새만금, 대구율하, 밀양 나노융합, 전주 탄소소재, 경남항공 산단 등이 스마트그린산단으로 지정된 바 있다. 국토부는 이날 송산그린시티 남측지구 660만㎡에 태양광 발전 패널(33.5㎿)을 설치하고 열공급시설 부지 내 연료전지(6㎿)를 구축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27.7% 감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송산그린시티는 반월특수지역 개발사업 내 시화지구에 위치한 곳으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산단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송산그린시티(남측지구) 입주기업에게 기존 권고사항이었던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부지면적 20% 이상)한다. 또 지구단위계획에 고효율 에너지 이용 설비 도입, 건축물 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설치를 반영해 건축물 인허가 시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스마트교통 인프라를 구축하고 화성시 스마트도시 통합플랫폼 서버로 연계해 산업단지의 디지털화를 촉진한다. 여기에 더해 지구 내 동쪽과 서쪽에는 전기・수소차 충전이 가능한 복합에너지 스테이션 2곳을 구축하며, 남쪽 유통업무설비용지엔 스마트물류 시범도시 사업을 연계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이 밖에 스마트 상수도 시스템을 도입하여 물순환 촉진과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도모하고, 투수블록 포장 등을 통해 자연 물순환 체계를 유지토록 한다. 안세창 국토부 국토정책관은 “송산그린시티를 스마트그린산업단지로 조성하여 시화지구의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2024국감] 민생 덮은 ‘김건희 여사’ 논란…대통령실 관저·양평 고속道 놓고 ‘고성’

7일 열린 2024년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야당이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대통령실 관저 보수공사 의혹, 서울~양평간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을 집중 제기하면서 여당이 반발하는 등 신경전이 벌어졌다. 전세사기 대책, 수도권 집값 안정화 등 민생 현안도 다뤄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 소속 국회의원들은 김 여사 관련 국토교통부 소관 업무에 대해 파고들었다. 한준호 민주당 위원은 무자격 인테리어 업체(21그램)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앞세워 대통령 관저 공사를 수의 계약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토부의 관련 자료 미제출을 성토했다. 한 의원은 “지금까지 국토부에 관저 보수공사에 관련한 자료 요청을 세 차례나 했고 위원회에서도 의결했지만, 보내온 자료에는 관저공사 관련된 정보들이 모두 빠져있고 발주자명은 다 가려놨으며 보낸 자료들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며 “관저 공사업체인 21그램에 대한 정보 58건을 확인하면서, 공사에 대한 정보 두건이 확인되지만 하도급 관련 정보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요구하고 있는 자료는 증언감정에 대한 법률에 의해 제출해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주질의와 구분해 진행해 달라"는 등 항의를 쏟아냈다. 이에 질세라 한 의원이 “조용히 해달락. 난장판 한 번 만들어볼까"라고 맞서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신경전이 벌어졌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도 “관저공사는 저희가 담당하고 있는 건설산업에 해당하는 건설업체가 공사를 했다는 것 외에는 국토부 정책이나 행정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안"이라며 “국정감사 자리에서 저희 정책과 행정과 관련없는 내용은 (자제해달라) 제도개선을 논한다면 얼마든지 답변드리겠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또 김태영 21그램 대표와 황윤보 원담종합건설 대표, 이일준 디와이디 대표 등 3명의 증인이 불출석한 것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오늘 불출석한 3명의 증인은 국민대 동문으로 김 대표는 코바나컨텐츠와 꾸준히 협업했고, 황 대표는 뒤늦게 대통령 관저공사를 계약했으며,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다"라며 “(이들의) 공통점은 김건희 여사와 밀접한 관계가 의심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야의 신경전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벌어졌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사건이 불거지기 전,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전용 열차를 타고 양평에 갔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위원회가 끝나기 전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복기왕 의원도 “국민적 의혹의 핵심은 김건희 여사 일가 땅 29필지가 있는 방면으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이 바뀐 과정에 외부의 압력이 개입되지 않았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양서면 원안의 교통량 수요가 과소평가 됐다. B/C(비용 대비 편익) 분석을 다시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그러나 “특혜와 외압이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정준호 민주당 의원은 용산어린이정원과 관련 대통령실 행사임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예산으로 사업이 진행됐다며 정부가 예산을 불법 전용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세사기와 관련해선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국감에서 피해 주택 경공매를 유예할 수 있도록 각 부처가 조율해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김남근 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사각지대가 없는 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윤종근 민주당 의원이 중고차 허위 매물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질의를 하면서 사전 협의없이 박 장관의 카니발을 중고차 매매사이트에 매물로 등록했다고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박 장관은 “허가 받고 하신 건가"라고 불만을 토로했고, 여당 측 위원들은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잇딴 대형 화재 참사에도···‘스프링클러 설치’ 손 놨다

정부·국회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규제가 없는 노후 아파트 관리를 소홀하게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아파트 화재로 매달 3명꼴로 사망자가 나오고 있지만 아파트 전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한 곳은 3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7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동주택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된 것은 1990년 6월이다. 당시 16층 이상 아파트는 16층 이상 층에 의무 설치하도록 했다. 이후 1995년 11층 이상 아파트 전 층, 2018년 6층 이상 아파트 전 층으로 의무 설치 대상이 확대됐다. 법 개정 이전에 건축된 아파트는 여전히 화재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뜻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국내 아파트 중 65%는 전 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설치됐더라도 31%만 정상 작동하고 있다. 올해 초 기준 전국 공동주택 단지 4만4208곳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비율은 35%(1만5388곳)에 불과했다. 아파트 전체가 아니라 일부에만 설치된 곳들이 대부분이었다. 스프링클러 부재는 대형 화재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소방청 화재 현장 조사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작년까지 사망자가 발생한 아파트 화재는 93건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108명, 부상자 88명이 나왔으며 재산 피해 29억4200만원 발생했다. 사망자의 대부분인 91%는 대피하지 못한 채 불이 난 층에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원인을 분류해보면 부주의가 21건(23%), 방화가 21건(23%), 전기적 원인으로 인한 화재는 15건(16%)이었다. 주목할 점은 최근 3년간 화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의 절반이 1990년대 사용 승인된 아파트였다는 것이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이전 건축된 아파트가 화재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지난 8월 스프링클러가 없는 경기도 부천 한 호텔에서 19명의 화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아파트와 기숙사, 빌라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2만3401건 중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된 경우는 3656건(15.6%)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법 시행 이전 준공된 노후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가 소급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스프링클러를 기존 건물에 설치하려면 큰 공사가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무작정 설치를 권고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적절한 지원책을 내놓거나 국회가 현실을 잘 반영한 입법에 나서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황운하 의원은 “거주자가 탈출할 시간과 소방력이 도착할 시간이 곧 골든타임이며 핵심은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라며 “법 개정 이전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된 채로 건설된 아파트에 대해 (정부의)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부남 의원은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대형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스프링클러 설치나 작동 미흡 문제가 언급되고 있다"며 “노후 건축물에 대한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과 관리강화 등 대안을 충실히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분양탐방]“초역세권·뛰어난 교육 환경…젊은 부부 관심 집중”

“지하철 초역세권 입지가 큰 장점이다. 대단지에 맞먹을 정도로 커뮤니티시설도 잘 조성될 예정이어서 수요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7일 오전 방문한 서울 마포 에피트 어바닉 견본주택 관계자는 이같이 자신했다. 마포로 3구역 제1지구(아현동) 도시정비형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이 단지는 도보 2분 거리에 서울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이 위치한 역세권 입지와 우수한 상품성으로 예비청약자를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마포 에피트 어바닉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일대에서 지하 5층~지상 24층, 2개 동 총 407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34~46㎡ 아파트 198세대와 전용면적 42·59㎡ 오피스텔 209실로 구성된다. 이날 분양현장에는 평일 오전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관람객들은 모형도와 입지도 등을 꼼꼼히 살피며 분양관계자에게 질문을 쏟아내고 있었다. 당첨을 꿈꾸며 청약 상담을 하고 있는 이들도 있었으며 유니트 내부도 붐볐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주말까지 약 5000여 명의 방문객들이 다녀갔다는 전언이다.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을 했다고 한다. 마포 에피트 어바닉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교통환경이 꼽힌다. 도보 2분 거리에 5호선 애오개역이 있다. 지하철 한 정거장이면 공덕역에서 6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까지 환승할 수 있다. 여의도나 광화문까지 10~15분이면 도착해 직주근접성도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다. 단지 바로 앞으론 마포대로가 지나가고 강변북로 접근도 쉬워 자동차를 이용해 서울 내외부를 오가기도 편하다. 40대 남성 견본주택 관람객 A씨는 “5호선 애오개역의 초역세권 아파트라 교통환경이 매우 좋은 것 같다"며 “광화문 근처에 직장이 있는데 거주하게 된다면 출퇴근하기에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수한 교육환경 역시 수요자들이 꼽는 장점이다. 도보 약 5분 거리에 아현초, 아현중, 서울소의초가 위치해 있고, 반경 1㎞ 내에 공덕초, 한서초, 아현중, 숭문중, 서울여중, 환일중, 배문중, 환일고, 배문고 등 다수의 초·중·고교가 밀집돼 있다.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주요 대학도 가깝다. 단지 주변에는 이마트,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등 유통·쇼핑시설과 CGV, 메가박스 등이 인근에 위치했으며 마포경찰서, 서울서부지방법원 등 관공서도 가까워 편리한 생활환경을 갖췄다. 40대 여성 견본주택 관람객 B씨는 “도보 거리에 초·중고교가 있고 단지 주변에 쇼핑시설도 많아 자녀를 키우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HL디앤아이의 신규 브랜드 에피트가 적용되는 단지답게 상품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아파트 46A와 오피스텔 59G 타입은 채광과 통풍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3Bay 구조에 욕실 2개를 갖춰 과거 해당 평형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신 설계를 선보였다. 또 오피스텔로서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발코니가 적용돼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스터디카페, 펫플레이그라운드, 키즈플레이존 피트니스, GX룸, 골프클럽, 탁구장, 댄싱룸, 라커룸·샤워실 등이 조성된다. 주차대수는 384대로 세대 당 0.94대다 아파트 분양가는 3.3㎡(평)당 5400만원이다. 46㎡ 최고가 기준으로 11억4880만원으로 책정됐다. 인근에서 작년 12월 1순위 평균 56.06대1 경쟁률을 기록했던 '마포 푸르지오 어반피스'(239가구) 49㎡ 분양가 8억9290만원보다 2억5000만원가량 더 비싸다. 오피스텔은 아직 분양가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오는 10일 모집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8일 1순위, 10일 2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오피스텔의 경우 16일 청약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초역세권 입지이고 소형 물량이 많은 만큼 서울 중심부의 젊은 직장인 등 1~2인 가구가 살기에 적합한 아파트"라고 평가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2024국감] “국토부 전세사기 피해 키웠나···보증한도 하향 요청 묵살”

국토교통부의 안일한 태도가 전세사기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열린 2024년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도자료를 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전세보증금이 주택가격의 90%를 넘는 경우 세입자나 집주인이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도록 해달라고 16차례 요청했으나 국토부가 묵살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HUG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2월까지 1년5개월간 '전세보증 보증사고 원인분석 및 대응방안'을 국토부에 보고했다. 그러면서 “전세보증금이 주택가격의 100% 수준이어도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가입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특히 주택가격 대비 전세보증금이 높은 전세계약은 사고 위험이 크므로 보증가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보인정비율 하향 요청 외에도 공시가격 적용비율 하향도 요청했다. HUG는 KB부동산 시세나 한국부동산원에서 시세 확인이 어려운 연립·다세대주택에 대해 공시가격의 150%를 적용해 주택가격을 산정하는 현실을 우려했다. 이에 “150%를 계속 유지하게 되면 주택가격 과다 산정으로 보증사고가 확대될 소지가 있어 공시가격 적용비율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국토부에 지속적으로 보고했다. 동시에 '전세보증시행세칙 개정안'까지 제출했으나 외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작년 대규모 전세사기가 터지기 전에 이미 2019년 9월 '빌라왕 사건', 2021년 5월 '세 모녀 사건' 같은 전조 증상이 있었고, HUG는 이에 대해 지속적이고 구체적으로 원인 분석과 대안까지 제시했으나 국토부는 이를 모두 묵살했다"며 “국토부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다시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전세 제도를 점검하고 갭투자와 깡통전세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분양 Check] 우미건설, 라온건설, HDC현산 등

우미건설, 라온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주요 건설사들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우미건설, '다운2지구 우미린 어반파크' 우미건설이 11월 울산광역시 다운2지구에서 '다운2지구 우미린 어반파크(2차)'를 분양한다. 지난해 공급된 '다운지구 B2블록 우미린 더 시그니처(1차)'의 성공적인 분양에 이은 후속 물량이다. 다운2지구 우미린 어반파크는 다운2지구 B-4블록에 지하 2층~지상 25층, 11개 동, 전용 84㎡ 총 73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주택형별 가구수는 △84㎡A 514가구 △84㎡B 120가구 △84㎡C 97가구 등이다. 단지는 울산 울주군 범서읍과 중구 다운동 일원 186만2967㎡ 부지를 개발하는 다운2지구의 최중심 위치에 들어서는 것이 특징이다. 단지 앞에는 역사공원, 근린생활시설(용지) 등이 계획돼 있다. 특히 자연환경으로 둘러싸인 친환경 입지가 강점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운2지구 내 신설예정인 유치원과 초, 중, 고교 부지가 가깝고, 울산-부산간 고속도로, 울산-포항간 고속도로 등 주변 지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한 교통망도 갖췄다. 여기에 주변에는 울산외곽순환도로(예정), 다운2지구-성안교차로(예정), 국도14호선(확장 예정) 등의 교통호재가 계획돼 있어 교통편의성은 더욱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울산시는 역점사업인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계획)', '다운혁신융합지구(계획)'를 추진중에 있어, 풍부해질 배후수요로 인한 단지의 가치 상승도 예상된다. 다운혁신융합지구는 스마트 제조·기후 테크 산업을 육성해 탄소중립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라온건설, '덕소역 라온프라이빗 리버포레' 라온건설이 남양주 덕소뉴타운에서 신규 프리미엄 대단지 아파트 '덕소역 라온프라이빗 리버포레'를 이달 분양할 예정이다. '덕소역 라온프라이빗 리버포레'는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435-15번지 일원(덕소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 위치한다.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 동 전용 39~114㎡ 총 999세대(전용 39㎡ 60세대(임대) 포함)로 조성되며, 이 가운데 전용 59·84·114㎡ 348세대가 일반에 분양된다. '덕소역 라온프라이빗 리버포레'는 덕소뉴타운의 핵심이 되는 중심지에서 가장 먼저 분양하는 아파트로 주목된다. 덕소뉴타운은 총 9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되며 약 8500여 세대 규모의 주거단지가 조성된다. 덕소뉴타운의 가장 핵심이 되는 곳은 경의중앙선·KTX 덕소역 북측에 자리한 5개 구역으로 '덕소역 라온프라이빗 리버포레'가 포함된다. 덕소뉴타운은 대규모 주거단지를 비롯해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러한 미니신도시급 개발을 통해 노후화된 지역이 수도권을 대표하는 신흥주거지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특히 이곳은 서울 강동구, 송파구, 광진구 등과 가까워 이른바 '초서울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주변으로 양정역세권 도시개발구역, 왕숙2지구 등 대형 개발사업도 진행 중으로 향후 주거환경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 '서울원 아이파크'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서울원 아이파크를 11월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47층, 6개 동, 전용면적 59~244㎡ 1856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별로는 △59㎡ 20가구 △72·74㎡ 96가구 △84㎡ 672가구 △91㎡ 176가구 △105㎡ 336가구△112㎡ 176가구 △120㎡ 336가구 △143~244P 44가구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뛰어난 교육환경과 도심 속 쾌적한 주거환경도 누릴 수 있다. 입주 시 배정되는 한천초등학교가 도보권에 있으며, 강북권 명문 학군으로 손꼽히는 대진고, 서라벌고 등이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단지와 인접한 광운대역은 기존 1호선뿐만 아니라 6호선, 7호선도 이용 가능한 교통망을 갖췄다. 여기에 향후 GTX-C노선이 신설될 예정으로 개통이 진행되면 광운대역~강남(삼성역) 구간이 9분 만에 연결된다. 도로로는 동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최근 5년간 신규 공급이 전무했던 서울 노원구에 공급되는 브랜드 단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주차구역 지역차 심각...중구·종로·영등포 ‘주차난’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과거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아파트 숲'이나 원도심을 중심으로 차를 댈 수 있는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중구는 주차장 확보율이 79.3%에 불과해 최하위를 기록했고, 영등포구와 종로구도 주차장 확보율이 100%를 하회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서울 주택가의 주차장 확보율은 106.9%다. 자동차 등록 대수는 총 265만2131대였다. 공동주택 주차장과 주택가 인근 공영주차장을 합한 주차면은 총 283만5706면이다. 수치만 보면 서울 전체 차 1대당 주차구역이 1면은 확보된 셈이다. 그러나 지역별로 보면 주차장 확보율 편차가 컸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7곳은 차량보다 차를 댈 수 있는 주차 공간이 더 적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중구는 주택가 주차장 확보율이 79.3%에 불과해 최하위였다. 영등포구는 85.0%, 종로구는 88.2%였다. 이어 성동구 93.9%, 강남구 98.7%, 구로구 99.5%, 양천구 99.6% 등이 뒤를 이었다. 주차장 확보율이 100%를 하회한 곳은 대체로 원도심이거나 강남구 압구정동, 양천구 목동 등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아파트 숲처럼 과거 자동차가 지금처럼 많지 않던 대규모 개발 시기에 맞춰 주차장이 조성된 곳들이다. 반면 은평구의 주차장 확보율은 131.0%, 강북구 123.4%, 강동구 121.8% 등으로 상대적으로 앞선 지역보다 여유가 있었다. 주차 공간 부족으로 불법 주정차 민원도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에 접수된 불법 주·정차 민원은 148만3433건으로, 전년(120만3383건) 대비 23.3% 늘었따. 올해 상반기 민원 건수는 72만7057건이었다. 서울시는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주차장 건설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주차난을 완화하고, 공영주차장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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