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첫 번째 인수합병(M&A)으로 KDB생명을 낙점한 배경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함께 자산운용업을 비롯한 그룹사 시너지를 모두 고려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하나증권은 다음달 중 하나UBS자산운용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인데, 여기에 그룹 차원에서 KDB생명을 계열사로 편입할 경우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간에 높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나 우량 증권사, 보험사의 몸값이 갈수록 뛰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하나금융의 자본력과 계열사 간 네트워크를 활용해 규모가 작은 회사라도 인수 후 키우는 쪽이 중장기적인 경영 전략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장 취임 1년 반 함영주, 첫 인수합병 KDB생명 정조준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전까지 이렇다 할 M&A 성과가 없었다. 롯데카드를 비롯해 물 밑에서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하기 위한 작업들이 있긴 했지만, 실제M&A가 가시화된 사례는 KDB생명이 유일하다. 하나금융이 공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던 것은 함 회장 취임 전후로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사들의 몸값이 치솟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 컸다. 함 회장 입장에서는 언제 어떻게 부실이 터질지 모르는 회사를 오버페이하면서까지 인수할 필요성이 없었던 것이다.
이렇듯 함 회장이 M&A 시장에서 신중론을 이어간 탓에 이달 7일 KDB생명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도 시장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KDB생명은 산업은행이 2014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네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했을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부실하다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함 회장과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에 나선 배경에는 자산운용을 포함한 그룹사 간 시너지, 중장기적인 경영적 판단 등이 두루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신한금융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KB금융이 품은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과 같은 우량 보험사가 단기간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금융의 막강한 자본력과 계열사 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보험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 하나증권, 내달 UBS자산운용 완전자회사 편입...생보-운용업 시너지 기대특히나 금융권에서는 하나증권이 올 8월 중 스위스 금융그룹 UBS로부터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를 인수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KB금융, 신한금융에 비해 보험업, 자산운용업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하나UBS자산운용이 하나증권의 100% 완전자회사가 되면 그룹 차원에서도 퇴직연금 운용,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확대, 상품 및 운용업 경쟁력 강화 등 다방면에서 시너지를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험사, 특히 생명보험사 입장에서는 회사로 유입되는 고객의 보험료를 일정 부분 투자나 자산운용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산운용업의 경쟁력이 곧 보험사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단순히 고객에게 받는 보험료만으로는 이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채권, 부동산 등 자산에 대한 운용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자산운용사, 보험사를 인수하면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큰 딜에 참여하는 등 상품뿐만 아니라 큰 의미에서의 투자 측면에서도 사업 범위가 넓어진다"고 밝혔다. ◇ 보험사 몸집 키우고 중장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하나생명과 KDB생명이 합병하면 생명보험업 10위권 내로 진입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분 기여도는 2016년 20%에서 2019년 21.2%, 2020년 31%, 2021년 32.9%까지 치솟은 후 현재는 16.8%로 급락, 20%대를 하회하고 있다.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하나증권,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등 대부분의 계열사가 1분기 순이익 1000억원도 달성하지 못할 정도로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생명은 1분기에만 20억원의 손실을 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은행의 수익구조가 이자이익에 치우쳐져 있다는 점을 연일 비판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매각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하게 되면 당국의 비판적인 시각에서도 한층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진행 과정을 지켜봐야겠지만, 하나금융의 KDB생명 인수가 무리수인 것 같지는 않다"며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몸값이 오른 회사를 인수할 경우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올 수 있고, 이것이 향후 그룹사의 리스크로 전가될 수 있는데 KDB생명은 이런 리스크가 있을지 확실치 않고, 그룹 차원에서도 은행 비중을 낮출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 증권사는 업의 특성상 회사의 규모에 따라 사업 범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회사의 몸집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룹 내부적으로 여러 상황을 종합했을 때 (KDB생명이) 오버페이 우려를 감수할 만큼의 충분한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ys106@ekn.kr함영주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그룹 및 관계사 임원이 참석한 그룹임원간담회에서 ‘금융의 사회적 책임’ 실천에 앞장설 것을 당부했다.KDB생명보험.하나금융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