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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 기업대출 급증 상황서 부실확대 조짐...가계대출보다 심각해

경기가 어려워지자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회사들이 늘면서 기업대출 부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이 정부 가계대출 억제에 대한 돌파구로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향후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원리금 못 갚는 기업대출 증가세 17일 연합뉴스가 국민·하나·우리은행 등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시중은행 3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업대출 중 부실채권(NPL)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중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022년 말 0.26%에서 지난해 말 0.42%로 0.16%포인트(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하나은행 역시 기업 부문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0.24%에서 0.29%로 올랐다. 우리은행의 경우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0.23%로 유지됐다. 신한은행은 오는 18일, 농협은행은 29일 차례로 사업보고서를 공시하는데, 기업대출 부실이 점차 확대되는 흐름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흐름은 가계대출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국민·하나·우리은행의 기업대출은 총 587조9772억원으로, 이 중 고정이하여신이 1조8593억원(0.32%)이었다. 가계대출 총액 432조1484억원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이 7399억원(0.17%)으로 집계된 것보다 두 배 가까이 비율이 높았다. 전년 대비 부실채권 비율 상승률 역시 기업 부문이 가계 부문보다 컸다. ◇ 가계대출 억제 이면에 기업대출 건전성 우려 기업대출 건전성 악화는 최근 은행권 기업대출이 가계대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우려를 자아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기업대출은 2022년 말 1170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247조7000억원으로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1058조1000억원에서 1095조원으로 3.5% 늘어난 데 비해 증가율이 높았다. 5대 은행으로 범위를 좁히면, 지난해 기업대출이 832조6000억원에서 888조2000억원으로 6.7% 느는 동안 가계대출은 694조7000억원에서 694조4000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줄었다. 더구나 올해 들어서는 이런 차이가 한층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한은은 지난달 예금은행의 기업대출이 한 달 새 8조원 증가했으며, 이는 2월 기준으로 2021년(+8조9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증가 폭이라고 지난 13일 밝힌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대출을 강하게 억제하니 주요 은행들이 그 대신 기업대출을 늘려 이자이익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라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라며 “기업대출 건전성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중국 회복에 해외서 웃은 하나·국민은행...신한은행도 선전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서 순항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중국 회복 등에 따라, 신한은행은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업 실적이 개선되며 해외 법인 순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유럽 등에서 부진해 해외 성적이 전년보다 좋지 않았다. 17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은행의 사업보고서와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국민·신한·하나은행의 지난해 해외 법인 순이익은 4839억원으로, 전년의 1240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1년 새 순이익이 6000억원 규모가 늘었다. 해외에서 적자를 보이고 있는 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은행의 해외 순이익은 지난해 5953억원으로 전년 대비 37.2%(1613억원) 성장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중국 법인을 중심으로 순이익이 개선되며 전년 대비 성장 폭이 두드러졌다. 먼저 하나은행은 전년 71억원에서 지난해 1129억원으로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약 16배 성장했다. 공시된 하나은행의 11개 해외 법인 중 캐나다KEB하나은행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PT Bank KEB Hana를 제외한 9개 해외 법인 순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됐다. 특히 중국 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순이익이 크게 성장했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순이익은 전년 972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49억원 흑자 전환하며 1000억원 이상 순이익이 늘었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정책이 완화되면서 중국에서의 영업 상황이 좋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Hana Bancorp, Inc.의 순이익도 전년 9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4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멕시코KEB하나은행 또한 3억원에서 34억원으로 10배 가량 성장하며 큰 폭으로 순이익이 개선됐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해외 법인에서 적자(-1114억원)를 이어갔지만, 전년(-5580억원)에 비해서는 적자 폭이 5분의 1 이상 줄었다. 전년에 적자를 기록했던 중국, 미얀마 해외 법인이 지난해는 모두 흑자 전환했다. 중국 법인(Kookmin Bank (China) Ltd.)의 경우 전년 9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303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은 지난해 -2613억원의 적자를 유지했지만 적자 폭은 전년(-8021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국민은행 해외 법인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고 있는 캄보디아의 KB프라삭은행은 지난해 115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프라삭은행은 지난해 9월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가 국민은행뱅크캄보디아를 흡수 합병해 재탄생했다. 합병 전인 전년 합병 대상의 두 은행 순이익은 2474억원으로, 이와 비교해 KB프라삭은행 순이익은 약 53% 감소했다. 4대 은행 중 해외에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고 있는 신한은행의 지난해 해외 법인 순이익은 4824억원으로, 1년 전(4269억원) 대비 약 13% 성장했다. 이익 규모가 가장 큰 신한베트남은행 순이익이 2328억원으로 1년 전(1978억원) 보다 17.7% 늘었다. 일본의 SBJ은행 순이익(1270억원)도 8.8% 증가했다. 특히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의 순이익(687억원)이 전년 대비 약 7.3배 늘어나며 크게 성장했다. 반면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전년 72억원에서 지난해 267억원 적자 전환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해외 법인 실적이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해외 법인 순이익은 2279억원(한국비티엘인프라투융자회사 제외)으로, 1년 전(2883억원)보다 21% 축소됐다. 브라질우리은행(-32억원)의 적자 폭이 전년(-13억원)보다 더 커졌고, 우리웰스뱅크필리핀(-1억원)과 유럽우리은행(-51억원)이 적자 전환했다. 한국을 거점으로 두고 있는 한국비티엘인프라투융자회사를 제외한 11개 해외 법인 중 홍콩우리투자은행(145억원), 우리파이낸스미얀마(24억원)에서만 순이익이 전년 대비 47.2%, 22.8% 각각 늘었다. 은행들은 국내 시장 경쟁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최대 40%까지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포토뉴스] “전액배상 하라” 홍콩ELS 피해자들의 원성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피해자들의 모임인 '홍콩 ELS피해자모임'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 나섰다. 집회에 참석한 가입자들은 홍콩ELS 불완전판매에 따른 전액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집회 참여인원은 약 1000명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보험사 주총은 지금] 미래에셋생명, ‘김재식-황문규’ 새 출발

미래에셋생명이 이달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재식, 황문규 대표이사 후보자를 임기 2년의 각자대표로 공식 선임하며 새롭게 출발한다. 황문규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내정자는 영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갖춘 만큼 김재식 부회장과 함께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생명은 현재 국제손해사정 고문을 맡고 있는 보험업 전문가인 김혜성 사외이사 후보자를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발탁하며 이사회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이달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재식 대표를 임기 2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황문규 내정자를 임기 2년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황문규 내정자는 1970년생으로, 미래에셋생명 GA영업팀장, GA영업본부장, GA영업부문대표를 지내며 보험영업, GA채널에서 풍부한 경험과 통찰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재식 대표는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증권에서 다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금융업 전반에 전문성을 보유 중인 만큼 황문규 내정자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아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생명은 조성식 재무부문대표를 임기 2년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조성식 대표는 지난해 10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위경우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와 김학자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을 각각 임기 1년의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김혜성 국제손해사정 고문은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새롭게 합류한다. 김혜성 고문은 KB손해보험 일반보험부문장, 보험연구윈 연구위원 등을 역임한 인물로, 미래에셋생명 경영 전반에 폭넓은 조언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결의되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와 함께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 체제로 운영된다. 통상 다른 보험사들이 사외이사를 3+3년 체계의 고정적 단기임기를 가동하고 있고, 전문 분야도 의료나 법조 등 특정 분야에 치우쳐져 있는 것과 달리 미래에셋생명은 사외이사 임기가 유동적인 것이 특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이사 임기를 3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신규 사외이사에는 해당 규정보다 보수적인 2년의 임기를 부여한다. 사외이사 연임시 임기도 다른 보험사(3년)와 달리 1년으로 짧은 편이다. 또한 사외이사 4명의 전문분야도 재무(위경우 교수), 법률(김학자 변호사), 보험업(김혜성 후보자), 디지털(유병준 교수) 등으로 세분화해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안정적인 자본을 기반으로 건강보험 중심의 성장 전략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작년 연간 당기순이익 1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2918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성장했다. 보유 CSM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2조210억원이었다. 보유 CSM 가운데 보장성보험 비중이 76.5%를 차지했다. 작년 보장성 연납화보험료(APE·보험료를 연 기준으로 환산한 개념)는 지속적인 수익성 중심의 마케팅에 힘입어 전년 대비 20% 늘었다. 미래에셋생명 측은 “당사는 변액보험, 보장성보험 등 투트랙 전략을 가동하고 있는데, 작년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변액보험보다는 보장성보험의 성과가 양호했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얼라인, JB금융지주 우호지분 견제...핀다 “의결권 행사한다”

JB금융지주의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APCM)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핀다가 오는 28일 JB금융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제안을 한 상황에서 핀다가 JB금융의 우호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핀다는 얼라인파트너스의 가처분신청과 관계없이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 지분 14.04%를 보유한 2대 주주 얼라인파트너스는 NH투자증권과 함께 핀다가 JB금융 대해 가지고 있는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신청을 했다. 신청일자는 지난 7일이다. 법원에 따르면 채권자는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와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이고, 채무자는 JB금융 김기홍 회장과 핀다의 이혜민, 박홍민 대표다. 첫 번째 심문기일은 오는 19일 진행된다. 앞서 핀다는 지난해 7월 JB금융그룹과 500글로벌로부터 총 47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동시에 JB금융은 핀다 지분 15%를 투자하고, 핀다는 약 150억원 규모의 JB금융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다. JB금융과 핀다가 '핀테크-금융그룹 동맹'을 맺으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한 만큼 얼라인파트너스는 핀다가 우호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의결권을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얼라인파트너스가 JB금융과의 힘겨루기 싸움에서 핀다가 개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가처분신청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환원 확대를 이유로 경영 참여를 시도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오는 28일 JB금융 주주총회에서 비상임이사 1명 증원과 사외이사 5명의 후보를 추천하고 집중투표 방식으로 선임할 것을 주주제안했다. 이에 JB금융은 얼라인파트너스의 제안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이사를 포함해 5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상태다. 하지만 얼라인파트너스가 압박을 이어가자 JB금융과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날 JB금융 이사회는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JB금융 이사회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하고 주주제안한 이희승 후보자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 이사진 교체를 시도하는 것은 이사회의 독립성과 공정성, 균형성을 해치고 이해충돌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이사진들이 주주환원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오며 업종 최고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을 유지하고 있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주당배당금 성장률 등도 업종 대비 우수한 점을 들어 현 이사진들을 재선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JB금융은 얼라인파트너스의 가처분신청에 대한 변론도 다음주 중 밝힐 예정이다. 핀다는 얼라인파트너스의 행동과는 상관없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입장이다. 핀다 관계자는 “의결권은 주주로서 핀다의 권리이기 때문에 핀다에서 행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의 주주총회 소집 절차나 결의 방법의 적법성을 조사하는 검사인 선임도 지난 7일 법원에 신청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금감원,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DLF 중징계취소 2심 패소에 상고

금융감독원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관련 중징계 처분을 취소하라는 2심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한다. 금융감독원은 함영주 회장 등이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제재처분 취소소송 2심 판결의 상고 여부와 관련해 외부 법률자문, 금융위원회 협의 등을 거쳐 14일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함 회장 등에 대한 2심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내부통제기준 마련에 대한 법적쟁점과 관련해 불명확한 부분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의 최종적인 입장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상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행정9-3부는 지난달 29일 함 회장, 장경훈 전 하나카드 사장 등이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함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와 장 전 사장에 대한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함 회장의 내부통제 마련 의무 위반에 대해 10개 세부항목 중 7개를 인정했던 1심과 달리 DLF 불완전판매, 부당한 재산이익 수령 등 2개 항목에 대해서만 처분 사유를 인정했다. 금융감독원 검사업무방해는 제재 처분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1심 판결과 달리 일부 처분 사유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나머지 8개 항목은 처분사유인 내부통제 기준 마련의무 위반 자체라기보다는 이와 별개인 내부통제 준수 의무 운영상 문제로 봐야 한다"며 “처분사유로 구성된 항목이 아니어서 징계 사유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주된 처분사유인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중 일부만 인정된다"며 “이에 (금융당국은) 함 회장에 대해 새롭게 징계 수위를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내달부터 암보험료 오르고 종신 내린다”...新생명보험표 도입 후 변화는

보험업계가 내달 보험료의 인상을 앞두고 있다. 새로 적용하는 보험생명표에 따라 암 보험료가 최대 10%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절판마케팅 성행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도 우려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달 제10차 경험생명표가 도입된다. 경험생명표는 보험 가입자의 성별·연령별 사망률을 정리한 표다. 보험사로부터 질병·재해·상해·사망 등의 발생 확률을 수집해 성별, 연령 등으로 세분화해 통계자료를 만든다. 암 발생률, 평균 입원일수 등의 데이터도 포함된다. 보험개발원은 3~5년 주기로 경험생명표를 개정하고 있다. 산출된 데이터는 보험상품 요율 산정작업에 활용되며, 정해진 요율은 금융당국에 신고한 이후 다음 해 상품부터 적용된다. 데이터 개정은 연금이나 종신보험 이외에도 재해, 사망, 질병 등과 관련한 보험료 전반에 영향을 주게 된다. 앞서 지난해 말 보험개발원은 생명보험 가입자 통계를 이용해 평균수명 변동을 반영하는 10차 경험생명표 개정 작업을 마쳤다. 새 경험생명표에 따르면 보험가입자의 평균수명은 남자 86.3세, 여자 90.7세로 5년 전보다 각각 2.8세, 2.2세 증가했다. 업계에선 개정된 생명표를 적용한 보험료 변동을 예상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 사망 시점 이연에 따른 보험금 지급 시점 이연, 생존 보험의 보험금 지급 기간 증가에 따라 보험금이 확대되는 영향이 있다. 특히 암보험의 경우 보장성 보험 중 보험료 인상 폭이 약 10%로 다소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암 발병은 고령일수록 확률이 높아지고 최근 소액암에 대한 보장 확대가 나타나고 있어 암보험의 손해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새로운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적용하는 추세로 인해 보험료가 비싸지는 영향도 있다. 연금보험의 보험료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보험은 가입자 수명이 길수록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동일한 보험료를 받아 연금을 길게 지급하면 가입자에 지급하는 연금액은 줄어들기 때문에 경험생명표 개정 전과 같은 보험금을 받으려면 보험소비자가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반면 증가한 평균수명이 가격 산출에 반영되면 종신보험은 저렴해질 전망이다. 사망률이 줄어들면 일정 기간 내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사망보험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벌어들인 시간 동안 보험료를 운용할 수 있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소비자가 내야 할 보험료를 깎아줄 여력이 생기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적용된 9차 경험생명표 개정을 통해 종신보험료는 평균 3.8%가량 인하됐다. 한편,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업계가 펼치는 절판마케팅에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암보험 가입을 계획 중이라면 4월 전에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 절약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절판마케팅을 통한 급속 판매과정에 따라 불완전판매 발생이나 분쟁·민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판매 현장에서는 이미 올해 초부터 암보험 신상품이나 보장한도를 늘리는 등 경쟁에 나섰다. 보험업계와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손해보험사 법인대리점(GA) 채널 신계약은 358억원으로 전월 대비 4.7% 늘었다. 일평균 신계약 금액은 18억9000만원으로 전월 15억5000만원 대비 21% 증가했다. 이 같은 경쟁은 이달 말까지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연초부터 보험사들이 가입자 유치에 나서 보장 확대와 새로운 수술법 등을 추가한 신규 암보험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며 “반대로 종신보험은 4월 이후에 가입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유리할 수 있어 이와 관련한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작년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21조3000억원...전년 대비 15% 증가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면서 대손비용이 10조원에 달했음에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이 위기대응능력을 갖추고, 본연의 자금중개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도록 은행 건전성제도를 지속적으로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8000억원(15%)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59조2000억원으로, 순이자마진(NIM) 확대 등에 따라 전년(55조9000억원) 대비 3조2000억원(5.8%) 늘었다. 다만 이자이익 증가율은 2022년 21.6%에서 지난해 5.8% 증가로 크게 둔화됐다. 순이자마진도 2022년 4분기 1.71%로 고점을 찍은 뒤 작년 말 현재 1.63%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5조8000억원으로 전년(3조5000억원) 대비 2조4000억원(68%) 늘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평가, 매매이익 등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5조원으로 전년(1000억원) 대비 4조9000억원 늘었다. 국내은행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26조6000억원으로 전년(26조3000억원) 대비 3000억원(1.1%) 늘었다. 인건비는 퇴직급여, 명예퇴직급여 감소 등으로 총 5000억원 줄어든 반면 물건비는 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10조원으로 전년(6조4000억원) 대비 3조6000억원(55.6%) 늘었다. 충당금PD(부도율)에 과거 위기상황을 충분히 반영해 코로나 착시효과(낮은 부도율)를 개선하고, 신용 및 담보LGD(부도시손실률)에 미래전망정보를 반영하는 등 대손충당금 산정방식이 개선된 영향이다. 이로 인해 은행권은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지난해 국내은행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8%로 전년(0.52%) 대비 0.06%포인트(p) 상승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92%로 전년(7.42%) 대비 0.50%포인트 올랐다. 금감원은 “국내은행 순이익은 21조3000억원으로, 대출자산 확대, 순이자마진 개선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증가했다"며 “대손충당금 산정 개선 등을 통한 충당금 추가 적립 등에 따라 손실흡수능력도 확충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는 고금리에 따른 신용리스크 확대 우려 및 순이자마진 축소 가능성 등 리스크요인이 잠재돼 있다"며 “은행이 위기대응능력을 갖추고 본연의 자금중개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 건전성제도를 지속 정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보험사 주총은 지금] 한화생명 이사회, 법조 출신 ‘쑥’…여성 비중은 제자리

오는 21일 한화생명이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신임 사외이사에 고위공직자의 비리나 금융범죄 등 굵직한 사안을 중점 수사한 검사 출신 법조인을 새로 들이는 점이 돋보인다. 기존 여성 이사인 이인실 사외이사는 재선임하면서 여성 비중은 이전과 같이 유지할 전망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기존 사외이사들이 임기만료를 맞이한 가운데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순철 흰뫼 대표변호사, 정순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성열 예금보험공사 이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재선임한다. 박 변호사는 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앞서 창원지검·의정부지검·서울남부지검 검사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당시 남부지검장으로서 라임자산운용펀드환매 사태 수사를 지휘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정 교수는 앞서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 등을 거쳐 관료 출신임과 동시에 법률 전문가로 꼽힌다. 임 이사는 솔브레인홀딩스 상근감사로도 활동 중이다. 기존 사외이사진인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조현철 전 코오롱머티리얼 상근감사,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리에서 물러난다. 기존 세 사외이사가 자리를 떠나면서 법조·관료출신 비중이 높아지는 점이 두드러진다. 증권사 대표나 경제학 교수였던 구성원이 전직 검사장이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등 법률 전문가로 교체되는 것이다. 이전까지 한화생명의 사외이사진은 금융인이 3명을 차지해 금융업 관련 전문성을 가장 많이 고려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황 이사는 삼성증권 대표이사,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금융투자협회 회장 등을 거친 자본시장분야 전문가다. 조 이사와 김 이사는 각각 전 예금보험공사 부사장과 전 IBK기업은행 사외이사직을 지내 금융사나 관련 기관에 재직한 경험이 있다. 한화생명 이사진의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등 감사기능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데다 분쟁 이슈가 잦은 업권 특성상 사법 리스크 대응력을 확장하려는 등의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분위기는 보험업권 곳곳에서 최근 감지되는 흐름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삼성화재는 성영훈 전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오는 주총을 통해 신규 선임한다. 삼성화재의 경우 사외이사진 4명 중 2명이 법조 전문가로 꾸려진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 보험사들이 법조·관료 출신 인사를 선임하는 분위기가 짙어지는데 대해 금융사로서 업권 전문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보험사들은 새 회계제도(IFRS17)로 보험계약 평가 방식이 변경되자 계약 가치가 높은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등 체질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자산운용은 높은 시장변동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보험업권은 새 회계제도 도입 등의 이슈가 있어 사외이사의 전문성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며 “보험사 사외이사 선임은 내부 자율 기준에 따르지만 금융권과 관계가 없는 법조인이나 전직 관료가 이사진에 대거 포진하게 되면 보험업 전문성에 집중한 성과보다 대외적 네트워크 구축이나 법적 리스크를 대비하는 역할에만 힘이 실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성별 다양성 제고는 여전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여성 사외이사였던 이 교수를 재선임한다. 이 교수는 1956년생으로, 2019년 여성으로서 첫 한국경제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0년 2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2조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상장법인에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할 수 없도록 한 규정에 따르고 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디지털 혁신·고객 경험’...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위기극복 키워드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 위기에 빠진 생명보험 시장에서 디지털 혁신을 필두로 고객 경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모든 임직원들이 '고객이 원하지 않는 길은 가지 않는다'는 문장을 새기고,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디지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을 가동한 결과다. 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조대규 교보생명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경우 교보생명의 미래 전략사업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달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기획실장 겸 인력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조대규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한다. 조대규 대표이사 내정자는 교보생명 내부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불릴 정도로 임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 내정자는 1989년 교보생명에 입사한 후 영업현장을 담당하는 FP본부장, 영업교육팀장, 전략기획팀장 등을 거치며 기획, 영업, 전략분야에서 리더십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조 내정자는 적극적인 소통 역량, 공감 리더십, 혁신 실행력을 보유한 만큼 신창재 의장을 비롯한 교보생명 임직원들과 호흡을 맞출 적임자라는 분석이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의장과 조대규 내정자 간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한다. 신 의장은 장기 전략과 기획, 자산운용을 담당하고, 조 신임 대표는 보험사업 담당을 맡는다. 조대규 내정자가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되면 신 의장이 그리는 교보생명의 미래 전략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교보생명은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한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지주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미래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디지털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단행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교보생명이 개시한 실손 청구 간소화 서비스다. 이 회사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제화 적용에 앞서 선제적으로 자사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홈페이지를 통해 간편하게 실손보험금을 청구하고, 교보생명이 보다 신속하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보험금 업무 처리 과정을 간소화한 것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0월 고객들이 교보생명뿐만 아니라 37개 생명보험, 손해보험사에 손쉽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보험금 일괄 청구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보험가입자들이 보험금 청구 및 지급 과정에서 편리하고 다양한 보험금 신청과 접수 방법을 원한다는 의견을 적극 수용한 행보로 풀이된다. 신 의장의 고객 중심 철학, 인재 경영은 아들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현재 신 의장 장남인 신중하 씨는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을, 신중현 씨는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혁신팀장을 맡고 있다. 통상 금융권 오너 기업들의 2세, 3세가 경영전략, 조직 총괄 등 그룹의 주요 요직을 맡는 것과 대조적이다. 신창재 의장은 장남과 차남 모두 디지털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판단해 디지털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생명 각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됐다. 교보생명은 디지털 경쟁력을 토대로 보험을 넘어 비금융을 선도하는 회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이 원하는 채널은 비대면, 디지털이고,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보험상품, 서비스 등을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것이 앞으로 생명보험사들이 가야할 방향"이라며 “당장의 적자보다는 고객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디지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것은 (회사의)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라고 밝혔다. 한편, 교보생명은 작년 한 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 48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3.8% 증가한 수치다. 교보생명은 작년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6029억원을 기록했지만, 4분기 결산 당시 연금보험 생존율 확대에 따른 연금지급금액 증가(약 3000억원),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 인하 손익 효과(약 400억원) 등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면서 연간 순이익도 4800억원대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교보생명이 작년 연간 8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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