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코스피가 2600선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최근 주가 상승을 주도해왔던 외국인이 사흘간 1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과열 인식에 따라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대형 반도체주에 한해서는 매수세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2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사흘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조47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다만 외국인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식을 130억원어치 순매도하는 데 그쳤고 삼성전자 주식은 5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일일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지난 19일과 20일 삼성전자를 각각 274억원과 671억원어치를 순매수한 후 전날 37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선 지난 20일 201억원어치 순매수하고서 전날에 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여전히 반도체주를 사들이고 있지만 단기간 순매도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하면서 시장에선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선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도는 단기 과열 인식에 따른 차익 실현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실제로 2회 금리인상을 단행해 버린다면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기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상반기 주식시장 랠리의 주된 동인은 연준의 상반기 내 긴축 종료, 연말~연초 금리인하 사이클 돌입이라는 기대감에서 비롯됐기에 이러한 기대감들이 후퇴됨에 따라 성장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당 부분 주가 되돌림이 출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외국인 매도세와 증시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입장에선 투자 모멘텀이 약해져 소강상태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지만 비달러화 자산의 매력이 높아지면 외국인이 신흥시장 주식 매수에 나설 것"이라며 "외국인 입장에선 현재 중국 시장 매력이 높지 않아 우리 증시를 더 매력적으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giryeong@ekn.kr코스피 하락세 출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60포인트(0.18%) 내린 2578.03으로 개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