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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호석화, 산은과 회동…아시아나 인수 타진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01 12:26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정해진 수순…매각 방식만 미정



금호석화, 금호그룹 정통성 중시…어느 인수전이든 '복병'



2021년엔 아시아나CC 보유한 금호리조트 인수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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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산업은행과 접촉하는 등 물밑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통매각과 분리매각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어떤 방식이든 매물로 나올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일 복수의 투자은행(IB) 관계자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고위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관련 건으로 산업은행 구조조정 관계자와 미팅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플랜 B(통매각)를 고려하는 차원에서 만났고, 금호석화는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아시아나항공 M&A는 꼬여있기에 실타래를 잘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합병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관련 M&A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최종 확정된 것은 없지만 유럽, 미국, 일본 등이 요구하는 기업결합심사가 통과되지 않는다면 양 사의 합병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통매각을 다시 한번 추진해야 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을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수용할 경우, 삼정KPMG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에 관한 매각 절차를 본격적으로 이어가면 된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해당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일부 이사들 간의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정회하고 이르면 이달 2일 회의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화가 산은과 접촉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까지 아시아나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금호그룹의 정통성을 가져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고 박인천 창업주가 1946년 택시 2대로 시작해 국내 10대 그룹으로까지 성장한 기업이다. 그의 장남인 박성용 회장(2대 회장)과 둘째인 박정구 회장(3대 회장)의 타계 후 3남인 박삼구 회장과 4남인 박찬구 회장이 ‘형제공동경영합의서’에 따라 공동경영 체제를 이어왔다.

이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대폭 늘렸다는 이유로 박찬구 회장을 해임했고 양 회장은 서로를 맞고소하는 등 ‘7년 전쟁’을 벌였다.

그 사이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퇴락의 길을 걸었다. 박삼구 전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 당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제공한 매수청구권(풋옵션)이 도화선이 됐다. 금호타이어, CJ대한통운 등 그룹의 중요 자산들을 매각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결국 그룹의 핵심이었던 아시아나항공마저도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로 넘어가게 됐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그간 안정적인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내실을 다져왔다. 올 상반기 말 기준에서도 순차입금은 마이너스다. 석유화학과 무관한 딜은 거의 진행하지 않는다.

딱 하나 예외가 있었는데 아시아나CC골프장을 자산으로 둔 금호리조트 인수 건이다. 인수 전 당시 영구부채에 대한 이견이 다소 있었는데 금호석유화학은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했다. 또한 박 명예회장이 광복절 사면되며 금호석화는 한결 자유로운 상황이다.

한편 금호석화 관계자는 산업은행 관계자와의 회동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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