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페타시스가 5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강행하면서 사측과 소액주주연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측은 유증으로 마련한 자금 대부분을 이차전지 부품 기업인 제이오를 인수하는 데 사용한다는 방침인데 주주들은 본업과 무관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는 전날 장 마감 후 유증을 위한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8일 발표한 유증 계획 공시가 '올빼미 공시'라는 지적이 잇달았고 이에 금감원이 지난 2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정정신고서 제출에 격분했다. 사측이 이렇게까지 강경하게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와 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정정신고서 상에서 유증 일정만 연기하는 등 유증 강행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에 주주연대는 금감원에 유증 반대 민원을 전달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주주행동 플랫폼인 액트와 협력해서 금감원에 유증 반대 관련 서류를 발송할 예정이다. 또 의결권 확보를 위해 사측에는 주주명부 열람을 청구한 상태다. 다만 앞서 지난 9일부터 진행한 트럭 시위는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이수화학빌딩 앞에서 “제이오 인수 철회하고 주주들과 소통하라"며 트럭 시위를 한 바 있다.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지난 월요일부터 3일 동안 트럭 시위를 진행했지만 현재는 금전적인 문제로 일시 중단한 상태"라며 “주주 기부금으로 자금을 마련해서 시위를 진행했는데 이 비용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주주연대가 유증 발표에 이토록 분노하는 데는 사측이 유증 결정 과정에서 주주들의 의견 수렴 없이 독단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지난달 시장에서 유증 관련 이야기가 나왔을 때 주주들에게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또 사측이 유증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가 제이오 인수인데 제이오는 이수페타시스의 본업과 무관한 기업이기 때문에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게 주주들의 입장이다. 앞서 이수페타시스는 공시를 통해 유증으로 마련하는 자금 5000억원 가운데 3000억원 가량을 이차전지 부품 기업 제이오를 인수하는 데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수페타시스는 이수그룹 계열사로 IT 전기·전자(PCB) 제조 업체다. 사측은 제이오 인수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입장이지만 주주들은 제이오 인수로 회사가 얻을 시너지가 분명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사측이 금감원의 정정 요청 이후로도 유증을 그대로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 반응도 부정적이다. 정정 공시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등 요동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 넘게 하락했다. 이날 장중에는 2만1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전날 장 마감 이후 정정 공시가 발표되면서 시간외매매에서 7%가량 주가가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소액주주연대는 경영진이 주주 가치 훼손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연대 측은 지난 5일 유증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유증 및 제이오 인수 계획 철회 △계약금에 대한 책임 있는 회수 계획 △밸류업 공시 및 주주 신뢰 회복 계획 수립 등을 요구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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