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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株 상승 전환…신평·증권사 “하반기도 터널”

이차전지 종목이 나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이차전지 기업들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이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도 이차전지 업종은 '불확실성의 터널' 속에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이차전지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대표적인 종목 모두 2거래일째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달 첫 거래일인 1일에는 하락했지만, 이튿날에는 상승했다. 이 가운데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지난 5월 연중 최저점까지 하락했다. 이후 지난달에는 등락을 반복해왔다.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투자심리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 증권가에는 이들 종목들의 목표주가 하향이 이어지고 있다. NH투자증권만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포스코퓨처엠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다만 이는 이들 회사 자체의 실적 개선에 의한 것은 아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유상증자를 통한 순차입금 감소, 즉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것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차전지 평균 멀티플 상승(16.2→18.0)이 주효했다.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기준(멀티플)이 높아졌기 때문에, 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보고서를 낸 다른 증권사들은 모두 두 회사의 목표가를 내리거나 유지했다. 신용평가사 시각도 증권가와 다르지 않다. 통상 증권사는 수익성과 성장성 즉 주가 상승 여력을 평가한다. 반면 신평사는 채무 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재무안정성과 지급능력을 평가한다. 증권가에서 목표주가 상향 의견이 잇달아 나오는 종목인데도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사례가 종종 나오는 이유다. 이를 적용하면 이차전지 업종의 경우 수익성과 성장성, 재무안정성 모두가 불안하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일 이차전지 업종에 대해 하반기 실적 저하와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지속된 부정적인 수급환경이 계속될 것이란 진단이다. 이차전지 기업들은 지난해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을 겪었다. 전기차(EV) 시장 성장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정책 불확실성 등이 겹쳐졌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 중심 물량 증가와 미국 정부의 첨단 제조세액공제(AMPC) 보조금에 대한 기대도 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이 이를 상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MPC는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 1kWh당 35달러, 모듈 1kWh당 10달러 등 생산량에 따라 현금성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게 된 핵심 배경이기도 하다. 한기평은 이차전지 하반기 전망에 대해 “미국 중심 물량 증가, AMPC 보조금 수취가 수익성 회복 기대 요인이지만, 투자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라며 “다양한 자구안 이행을 통한 재무안정성 통제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TF2Q]➁ 방산·원자력에 선견지명, 한화·미래에셋·신한·NH…‘ETF로 배이상 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중 방산·조선·원자력·증권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상법 개정 기대감을 반영해 밸류업 ETF도 상승세를 보였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국내 방산주에 투자하는 'PLUS K방산'으로 157.04%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 4위까지는 모두 방산 비중이 높은 상품으로 'TIGER K방산&우주'(154.77%), 'PLUS한화그룹주'(119.56%), 'SOL K방산'(118.17%) 순이다. 방산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이란 군사 충돌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확대된 영향을 받았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방위비를 증액하기로 한 만큼 방산주 성장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방산주는 2022년 해외 수주 확대, 2023년 수출 실적 반영, 2024년 수출 고마진 확인, 2025년 피어그룹의 리레이팅을 거치며 단계적 우상향을 기록했다"며 “앞으로 시장 확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방비 예산 증액 등의 성장 재료가 있는 만큼 성장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원자력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품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HANARO 원자력 iSelect'(117.46%), 'ACE 원자력테마딥서치'(98.67%)는 각각 5위와 7위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원자력 육성 기조와 이재명 정부의 '탈원전 거리두기' 등에 따라 원자력 관련주가 주목받은 영향이다. HANARO 원자력iSelect에서 비중이 높은 한국전력(18.78%)과 두산에너빌리티(15.11%)의 6월 수익률이 각각 28.6%, 74%에 달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상법 개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테마 ETF도 지난달 평균 16%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에 상장된 코리아 밸류업 관련 ETF는 모두 12종으로, 지난달 30일 기준 전체 순자산총액은 7051억원이다. 밸류업 ETF 순자산은 지난달에만 13.96%(6187억원→7051억원) 증가했다. 올해 1~5월 밸류업 ETF 12종의 순자산이 10.3%(1월 2일·5624억원→5월 30일·6203억원) 늘어난 것에 견줘 한 달간 자금이 크게 유입됐다. 상법 개정 논의가 지난달부터 급물살을 타며 기업 주주환원 제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상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될 예정이다. 여야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회사 및 주주'로 확대 △대규모 상장사 전자주총 의무화 △사외이사→독립이사로 명칭 변경 △감사위원 선출 시 최대 주주와 그 특수관계인 합산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기로 합의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주 환원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밸류업 지수에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상법 개정을 넘어서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정책까지 연결된다면 지수 상승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지니틱스, 경영권 분쟁 소용돌이…급락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반도체 제조 기업 지니틱스가 3일 장초반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니틱스는 이날 오전 9시2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2.72% 하락한 9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니틱스의 최대주주인 헤일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과 유한회사 헤일로 전자는 지난달 27일 지니틱스 대표이사 권석만을 용인동부경찰서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일로는 지니틱스의 권석만 대표가 최근 언론 제보 및 인터뷰, 지니틱스 주주서한문 배포 등을 통해 헤일로와 신규 선임을 제안한 경영진들에 관한 허위사실을 반복적으로 퍼뜨려 헤일로의 사회적 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지니틱스는 지난달 30일 최대주주와 의결권 위임 대행사인 비사이드코리아를 자본시장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허위 사실이 담긴 유인물과 온라인 게시글로 주주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플리토, 글로벌 IT사와 64억 공급계약 소식에 10%대 급등

플리토가 3일 장 초반 강세다. 글로벌 IT 기업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알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2분 기준 플리토는 전일 대비 1220원(10.03%) 오른 1만33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1만481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날 장 마감 후, 플리토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약 64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기반 언어 모델의 연구 및 개발용 데이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31.40%에 해당하는 규모로 계약기간은 오는 11월 11일까지다. 계약 상대방은 상대방의 영업비밀 보호 요청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현대로템, 9조원 규모 K2 전차 수출 앞두고 강세

현대로템이 폴란드와 약 9조원 규모의 K2 흑표 전차 2차 수출 계약 협상을 완료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따르면 현대로템은 이날 오전 9시 19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3500원(1.72%) 오른 20만 65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한때는 6.65%까지 상승하며 급등세를 연출했다. 이번 주가 상승은 방위사업청이 전날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 폴란드 국방부 장관과 현대로템이 K2 전차 2차 수출 계약 협상을 완료했으며, 곧 공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계약 규모는 양측 협의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67억 달러(약 9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일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계약에 따라 총 180대의 K2 전차가 수출된다. 이 중 117대(K2GF)는 현대로템이 직접 생산하고, 나머지 63대(K2PL)는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가 현지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LS에코에너지는 자회사인 LS-비나 케이블 앤 시스템 조인트 스톡 컴퍼니(LS-VINA Cable & System Joint Stock Company)가 기존에 신한은행 베트남 하이퐁지점(Shinhan Bank Vietnam Hai Phong Branch)으로부터 차입한 USD 10,000,000의 대출을 연장하는 것과 관련해 채무보증을 제공했다고 2일 공시했다. 해당 차입금의 보증금액은 원화 기준 약 142억2300만원이며, 이는 LS에코에너지의 자기자본(1969억원) 대비 약 7.2% 수준이다. 보증 기간은 오는 6일부터 2026년 7월 6일까지다. 신송홀딩스는 자회사 신송산업에 대해 81억1560만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의 9.12%에 해당한다. 채무보증기간은 오는 6일부터 내년 7월 6일까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동아지질이 2030년 중반 개통예정인 싱가폴 창이공항의 터미널5 신설공사를 수주했다고 2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293억6294만원으로, 이는 최근 매출액의 7.5%에 해당한다. 한세엠케이는 지난달 30일부터 전일까지 진행한 유상증자 청약률이 4809.11%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구주주 청약 결과 우리사주조합이 6226주, 신주인수권증서 청약이 1141만3558주, 초과청약 36만7946주로 총 1178만1504주가 청약됐다. 구주주 청약률은 80.19%를 기록했다. 유상증자 발행 예정 주식수는 총 1470만주다. 환불 및 주금 납입일은 오는 3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15일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TF2Q]① 정부는 코스피 5000 간다는데 개미는 3000선서 ‘하락 배팅’ 중…6월 ‘곱버스’ 25% 급락

상반기 코스피가 3000선을 회복했지만,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는 주가가 오를 때 2배 수익이 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팔고, 주가가 떨어질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ETF를 사들였다. 증권사는 코스피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역방향 매매가 반복되면 손실 가능성도 커진다고 지적한다. 2일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5130억4128만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거래량 기준 순매수 2위인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에 견줘 4.3배 더 많이 사들였다. 'KODEX 인버스'는 410억8573만주를 사들여 거래량 기준 순매수 4위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은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매도했다. 'KODEX 레버리지'는 상반기 633억9437만주,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는 172억2992만주 순매도했다. 인버스(inverse) ETF는 말 그대로 '거꾸로' ETF다. 추종하는 지수가 오르면 상품 가격은 내려가고, 반대로 떨어지면 가격이 오르는 구조다. 주가가 떨어질 것 같다는 예상이 우세할수록 인버스 ETF 거래도 늘어난다. 그중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선물 지수가 1만큼 하락하면 2배 가격이 오르는 이른바 '코스피 곱버스' 상품이다. 주가가 이쯤에서 꺾일 것으로 확신하는 개미가 많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일별 거래 추이를 보면, 개인 투자자는 6월 들어 급격히 사들였다. 상반기 전체 순매수 중 52%는 6월에 발생한 거래다. 'KODEX 레버리지'는 6월에만 247억5287만주를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의 예상과 달리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국내 증시는 강세로 돌아섰다. 6월 2일 2698.97로 장을 시작해서 한 달 만에 372포인트 올라 6월 말 3071.7로 거래를 마쳤다. 그 덕분에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28% 상승하며, 26년 만에 상반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는 상당한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전체 ETF 상품 중 하락률 상위 5개 종목은 모두 '곱버스 ETF'다. 코스피 200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운용사별 곱버스 상품이 모두 25%대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주가를 기준으로 주가 향방을 판단하는 '기준점 편향'에 영향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200은 2024년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20~350pt에서 머물렀다. 올해 관세 충격과 지정학적 위험으로 1분기 고점(350pt)을 넘기지 못할 거란 불안감이 형성됐다. 이런 상황에 코스피가 강세로 돌아섰지만, 개인 투자자는 여전히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역추세 추종' 전략은 손실이 누적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세가 형성된 시장에서 역추세 추종 전략은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며,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추세 반전 시 단기 모멘텀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시총열전③] 보험·금융주, 시총 경쟁서 버텼다…상반기 지형도 재편 속 ‘묵직한 생존력’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 지형도는 큰 폭의 재편을 맞이했다. AI 반도체, 방산, 원전 등 신산업이 부상하며 기존 주도주들이 밀려난 가운데 보험·금융지주 종목들은 조용히 자리를 지켜냈다. 외부 테마에 휩쓸리지 않고 실적과 정책 기대감을 바탕으로 상위권을 방어한 것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시가총액 Top30에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보험·금융지주 6곳이 모두 포함됐다. 이들은 연초(1월 2일)에도 Top30에 이름을 올렸던 종목들이다. 6개월간의 급격한 자금 이동 속에서도 금융 섹터만은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는 평가다. 상반기 동안 금융지주 3사의 주가는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올해 초 8만3400원에서 11만800원으로 약 33%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32조8000억 원에서 42조2000억 원으로 9.4조원 늘었고, 시총 순위는 연초 9위에서 6위로 세 계단 상승했다. 신한지주는 같은 기간 4만7750원에서 6만5100원으로 올라 약 36% 상승, 시총도 24조원에서 30조8000억 원으로 6조8000억원 이상 증가했으며, 순위는 12위에서 14위로 미세한 변동을 보였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5만6800원에서 7만3500원으로 오르며 약 29% 상승했고, 시총은 16조3000억원에서 25조3000억원으로 증가해 순위도 26위에서 20위로 6계단 올랐다. 이들 금융지주는 실적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병행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은 상반기 1조7600억 원 규모의 환원을 예고했고,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13.67%를 기록해 추가 환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Top30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시가총액 Top50 기준으로도 우리금융지주(33위), 기업은행(39위), 카카오뱅크(42위)는 연초 대비 큰 변동 없이 자리를 지켜냈다. 이들은 대부분 저PBR 종목으로, 실적 안정성과 정책 수혜 기대감이 공통된 특징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증시 부양정책,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과 맞물려 금융주에 대한 관심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보험주는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섹터로서 정책 수혜 기대를 받으며 조용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생명, 삼성화재, 메리츠금융지주는 연초부터 시가총액 Top30 자리를 유지한 대표 보험주로, 변동성이 컸던 상반기에도 순위를 지켜내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삼성생명은 연초(1월 2일) 기준 시총 순위 18위였고, 이달 1일에도 18위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주가는 9만1500원에서 13만원으로 42% 상승했고, 시가총액도 18조3000억원에서 26조원으로 약 8조원 이상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20위에서 28위로 하락했지만, Top30 내에는 여전히 포함됐다. 주가는 35만5500원에서 43만9500원으로 24% 상승했으며, 시총은 16조8000억원에서 22조2000억 원으로 5조4000억원가량 늘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16위에서 27위로 다소 밀렸지만, 역시 상위권을 방어한 셈이다. 주가는 10만4200원에서 11만5100원으로 약 10% 상승했고, 시총은 19조8000억 원에서 20조7000억 원으로 약 9000억원 증가했다. 이들의 상승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PBR 0.2배 기업 청산' 발언을 비롯해 국고채 금리 상승, 지급여력비율(K-ICS) 완화 등 다양한 정책 기대감이 작용했다. 보험업종의 평균 PBR은 0.5배 안팎에 불과해, 전형적인 저평가(저PBR) 섹터로 분류된다. 다만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 실질적인 주주환원 활동은 제한적이어서, 반등세의 지속 가능성에는 다소 의문이 제기된다. 보험주와 금융지주 모두 하반기에도 시장 방어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공통적으로 정책 수혜 기대감을 받고 있지만, 실질적인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실현 여부가 향후 주가 흐름을 가를 전망이다. 보험주의 경우, 정책 기대가 실제 밸류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최근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면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확대 등 실질적 주주환원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 등 구조적 자본규제가 완화돼야 의미 있는 변화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험주의 주가가 상승으로 배당수익률이 과거 평균 수준으로 낮아졌고,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CSM 조정 등을 고려하면 이익 기대도 제한적"이라며 보험 업종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으로 유지했다. 이어 “영업보다는 자본 관련 정책이 핵심 변수로 우호적인 자본 관련 정책의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작년 배당을 못했던 보험사에 대한 주가 차별화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은행주는 실적, 정책, 환율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며 보다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사주 매입·소각, EPS(주당순이익) 증가, CET1비율(보통자본주비율) 상승 등으로 밸류에이션 정상화 기대감이 현실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이 가장 낮은 지방은행, 기업은행 등이 최근 가장 큰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며 “KB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의 자사주 소각 규모가 은행업 전반의 밸류업 기대감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균 PBR 0.6배까지는 계속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상법 개정 앞두고 상폐 러시…공개매수 ‘가격 기준’ 손질해야

상법 개정안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자진 상장폐지를 서두르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었다. 지배구조 개편을 명분으로 하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공개매수 단가가 낮게 책정돼 소액주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80%가 넘는 상장사가 20여 곳이 넘는 가운데, 이에 더해 일부 상장사는 최근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성통상 △비올 △텔코웨어 △한솔피엔에스 등 4개 기업이 자진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절차를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자진상폐는 분할이나 합병보다 드물게 이뤄지는 경영 판단이다. 그러나 최근 상폐 추세는 상법 개정이라는 외부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속도전' 양상을 보인다. 기업 입장에서는 개정 상법 시행 전, 주주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상장을 접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소액주주가 원치 않는 상폐일 경우, 규제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 공식적인 상장폐지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80%를 넘는 상장사는 이날 현재 24곳에 달한다. 이들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 사이에서는 상장폐지에 따른 희소성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목소리와, 소액주주의 퇴로가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기업은 올 들어 지분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이를 시장에서는 상폐 수순의 전초로 해석하고 있다. 일례로 가온전선은 올해 상반기에만 최대주주 측 지분을 14.85%포인트 끌어올려 80%선을 넘겼다. 사조씨푸드(78.09%→81.0%)와 에스엠벡셀(85.11%→87.28%)도 소폭이지만 꾸준히 지분을 늘렸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상 자진상폐는 최대주주 또는 유동성공급자가 발행주식총수의 95% 이상을 보유하면 가능하다. 고지분율 보유 기업들이 언제든 상폐 전환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재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는 비올은 저평가 매각 논란의 대표적 사례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는 지난 6월 비올의 최대주주 DMS로부터 1주당 1만2500원에 지분 34.76%를 인수했으며, 이후 동일한 가격으로 잔여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비올의 공개매수 가격은 EV/EBITDA 기준 약 16배 수준이다. 이는 동종 업계 기업인 클래시스의 블록딜 가격 기준 멀티플(23배)과 비교하면 1.5배 낮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16일 베인캐피탈은 클래시스 지분 6%를 주당 5만7915원에 블록딜로 처분했다. 이는 전날 종가 6만5000원 대비 10.9% 할인된 가격이다. 클래시스의 경우 할인 매각했음에도 비올 대비 훨씬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물론 양사 간 사업 규모와 브랜드 위상 차이는 존재한다. 그러나 고마진 미용의료기기(EBD) 중심의 사업구조, 글로벌 유통망 기반 매출 모델 등 핵심 요소는 유사하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비올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상장폐지 가격이 낮게 책정됐다'고 보는 시각은 여전히 흘러 나온다. 이에 일부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 실패를 기다리고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자진상폐를 원치 않는 소액주주에게 주어지는 선택권은 없다"며 “회사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투자한 투자자일수록 회사의 선택(상폐)을 막고 싶겠지만, 현실적인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를 둘러싼 가격 산정 방식에 대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기업합병(M&A) 시 의무공개매수제도와 매수청구권이 일부 도입되었지만, 자진상폐 시에도 유사한 소액주주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 강화 때문이 아니더라도, 평시에 주가 관리와 IR 활동, 공시 의무 등이 부담스러워 상장폐지를 택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러나 어떤 이유로 자진상폐를 추진하건, 상폐를 원치 않는 소액주주에게 충분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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