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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1억 있는 윌링스, 270억짜리 신임 대표 부동산 매입

코스닥 상장법인 윌링스가 최근 교체된 대표이사가 운영하는 다른 법인과 대규모 부동산 거래를 진행한다. 거래 규모가 회사의 자본금보다 많다. 해당 부동산은 충남지역 단위 농협 5곳이 1순위 우선수익자로 있는 물건이다. ◇270억원 규모 부동산 매입…기존 자산 대비 102%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윌링스는 지난 18일 골든에이라는 비상장법인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의 토지와 건물에 대한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양수금액은 총 270억원이며 이는 윌링스의 자산 총액 263억원의 102% 규모다. 윌링스는 해당 건물의 매입 이유에 대해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사무실 확충 및 투자목적의 부동산 매입이라고 설명했다. 계약금 54억원은 계약일에 치렀고 중도금 54억원은 오는 5월 3일, 잔금 162억원은 7월 2일 낼 예정이다. ◇해당 부동산 소유주는 신임 대표의 다른 법인 한편 이번 유형자산 양수를 두고 다양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거래 상대방인 골든에이가 다름 아닌 윌링스의 염현복 대표가 경영하는 또 다른 법인이라는 점이다. 골든에이는 염 대표가 충남 태안에서 지난해 10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한 법인이다. 이후 지난 12월 본점을 서울로 옮긴 뒤 자본금 규모를 8억원으로 늘렸다. 염 대표는 지난 2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윌링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지난 12일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염 대표는 강원에너지 경영지원실 부장 출신으로 윌링스와 골든에이 외에도 모자이크랩스라는 곳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모자이크랩스는 거래 정지 중인 코스닥 상장법인 웰바이오텍의 공시를 담당하는 컨설팅업체다. ◇잔금 납입 위해서 회사 최대주주 변경 필요 또 해당 부동산을 양수하기 위해 윌링스가 마련해야 할 자금이 상당하다는 점도 논란이다. 윌링스는 최근 2023년도 사업보고서 기준 유동자산은 126억원에 현금은 1억여원에 불과하다. 이번 부동산 거래의 계약금 54억원에는 최근 납입이 완료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 80억원이 사용됐다. 남은 중도금과 잔금 216억원을 내려면 오는 4월 30일 납입이 예정된 제2회차 전환사채 발행이 필요하다. 해당 전환사채는 비엠씨글로벌코리아와 엘아이가 주주로 있는 윈가드 신성장 투자조합 7호가 대상이지만 납입 여부는 불투명하다. 최초 공시 대비 8개월째 납입이 연기되면서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해당 부동산 신탁 계약…지역 단위농협 1순위 수익자 이번 거래 대상 부동산은 취재 결과 충남 지역 등 단위농협 5곳이 수익자로 있는 물건으로 확인됐다. 염 대표의 골든에이는 지난해 11월 해당 부동산을 무궁화신탁에 위탁하는 신탁계약을 맺었다. 해당 부동산의 공동1순위 우선수익자는 태안농업협동조합과 안면도농업협동조합, 남면농업협동조합, 일죽농업협동조합, 보은농업협동조합 등 5곳이다. 해당 단위농협은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총 100억원을 대출해줬으며 신탁계약을 통한 증서금액 규모는 120억원이다. 이에 따라 이번 윌링스의 부동산 거래금 270억원에서 해당 농협의 증서금액을 제외한 150억원의 전부나 상당분이 골든에이의 수익이 될 전망이다. ◇염 대표·최대주주·최대주주 후보 등 모든 게 깜깜이 한편 이번 거래의 수익자인 염 대표와 최근 회사의 최대주주가 된 드림투자조합 측과의 관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드림투자조합은 민법상 조합으로 지난 12일 제3자배정 유증 납입을 통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소유주식수는 총 150만주다. 그러나 이번 부동산 거래 잔금 납입을 위한 200억원 규모의 유증이 완료되면 다시 최대주주가 윈가드 신성장 투자조합 7호로 바뀐다. 이에 대해 윌링스의 한 관계자는 “신임 대표와 드림투자조합 등과의 관계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게 없다"며 “다만 증자금 납입 시기와 대표이사 취임 시기가 비슷해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롯데웰푸드, 원자재 가격 상승 제품가 인상으로 상쇄… 긍정적 시각 유지 [IBK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은 롯데웰푸드에 대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주가부진은 지나친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며 제품가격 상승으로 향후 주가 흐름도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5만원을 유지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기대감에도 3월부터 롯데웰푸드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는데 이는 코코아 선물 가격 상승 때문으로 해석된다"며 “다만 롯데웰푸드의 원재료에서 코코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 수준에 불과해 큰 우려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웰푸드는 최근 빼빼로 등 초콜릿류 건·빙과 제품 17종에 대해 평균 12%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면서 “이는 5월부터 순차 반영될 예정이며, 코코아 가격으로 인해 악화된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향후 주가 흐름도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170%가 상승했다. 특히 3월 들어 상승폭이 컸는데 이는 주요 생산지인 서아프리카와 가나의 기상악화와 카카오 나무 질병에 따른 작황 부진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코코아 가격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작년 인건비를 제외한 원재료 비용은 약 600억원이 증가했는데, 올해는 코코아 투입 원가가 추가 상승하더라도 유지류 원가 하락분과 상쇄돼 약 100억원 증가에 그칠 것"이라며 “매출 상승분을 감안하면 매출원가율이 오히려 작년보다 0.6%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롯데웰푸드에 대한 실적 추정치 및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뉴욕증시 주간전망] 테슬라·메타·MS·알파벳 실적 발표 ‘빅위크’

이번 주(22~26일) 뉴욕 증시는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기업 실적 발표 등을 앞두고 있어 주가 향방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테슬라가 23일, 메타플랫폼은 24일로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25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실적이 공개된다. 테슬라의 경우 올 들어 전기차 판매 둔화를 겪고 있고 중국 시장에서도 부진하면서 실적 상승 기대감이 낮다. 반면 MS와 알파벳, 메타의 1분기 실적은 주목도가 높은 만큼 결과가 시장 방향을 좌우할 수 있다. 세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경우 저가 매수 기회로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MS가 최대 주주인 오픈AI와 챗GPT의 성장세가 가파른 가운데 구글의 제미나이 서비스가 뒤를 쫓는 등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다음 주 공개되는 3월 PCE 가격지수도 핵심 지표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PCE 가격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높은 수준으로 발표될 경우 시장에서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3월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비 0.3%, 전년비 2.7%의 상승률이 예상됐다. 미국 1분기 GDP 예비치도 시장의 향방을 예견해볼 수 있는 요소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에 따르면 1분기 GDP 성장률 예비치는 연율 2.2%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는 연율 3.4%였다. 한편 다음 주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이 공개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으로 연설이 예정돼 있지 않다. FOMC는 오는 30일과 다음 달 1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환율, 올 들어 7.3% 뛰었다…금융위기 때보다 심각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서만 7% 넘게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상승폭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국가에 비해 원화 가치 낙폭이 커 한국경제의 대외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당국도 협의체를 가동해 대응에 나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종가(1288.0원)보다 7.3% 상승한 수치다. 연초 3개월 내에 7% 넘게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1990년 3월 시장평균환율제가 도입된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금융위기 당시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각각 6.9%, 5.8%로 상승률이 7%에 못 미쳤다. 외환위기 사태가 불거진 지난 1997년에도 같은 기간 6% 안팎으로 상승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미 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데 따른 결과다. 미국 경제가 나홀로 호황을 지속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통화가치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에 이어 이란-이스라엘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연이어 터진 것 또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자극해 달러화 강세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하지만 달러가치 상승분을 고려해도 원화가치가 7% 넘게 떨어진 것은 초과 낙폭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로·엔·파운드 등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인 달러 인덱스는 지난 19일 기준 4.8%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화가치 하락은 2.5% 가량 초과 낙폭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한국보다 통화가치가 더 크게 하락한 나라는 칠레(10.0%), 일본(9.8%), 스웨덴(9.0%), 스위스(8.5%), 브라질(8.1%), 아르헨티나(7.6%) 등이다. 외환당국도 원화가치 하락이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우려를 표하는 양상이다. 지난 17일 개최된 '한·미·일 3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는 공동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미 워싱턴D.C.에서 원·달러 환율 급변동에 대해 수차례 경고성 메시지를 내놨다. 기획재정부 역시 기재 차관보 주재로 매일 실물 및 금융부문 '관계기관 콘퍼런스콜'을 통해 동향을 파악하는 동시에 필요에 따라 차관급 또는 장관급 회의로 격상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게임株 바닥은 어디…신저가에 개미 ‘비명’

국내 게임주가 신저가를 기록하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게임주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고, 투자자들의 신뢰에도 타격을 입으면서 올해 안에 투자심리를 회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2일부터 4월19일까지 31.29% 급락했다. 연초 24만원이던 주가는 16만원대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1일과 18일을 제외한 12거래일을 모두 하락 마감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한때 장중 104만8000원까지 오르면서 일명 황제주로 불리기도 했던 종목이다. 펄어비스도 1월2일부터 4월19일까지 26.04% 하락했다. 펄어비스는 16일 장중 2만66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위메이드와 카카오게임즈, 컴투스는 올들어 각각 24.80%, 20.65%, 20.23% 하락했다. 같은 기간 넥슨게임즈와 넷마블도 각각 12.69%, 1.72% 떨어졌다. 이달 15일에는 카카오게임즈, 넥슨게임즈, 펄어비스, 컴투스가 나란히 장중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게임주의 부진은 금리 상승과 신작 개발 완료 시점 지연, 시장 침체, 실적 둔화 등이 꼽힌다. 통상 게임사들은 금리가 상승하면 신작 개발과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승해 주가가 하락하는 특성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게임주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낮춰잡고 있다. 일례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14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수치다. 리니지 시리즈의 전반적인 매출 하락과 '쓰론 앤 리버티(TL)'의 흥행 실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63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지난해 말 넷마블은 약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컴투스와 위메이드, 펄어비스도 영업손실을 각각 73억원, 462억원, 66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19일 엔씨소프트의 목표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KB증권( 21만원→19만원)과 대신증권(23만원→22만원)도 엔씨소프트 목표가를 내려잡았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하이투자증권(2만9000원→2만6000원) 상상인증권(3만원→2만원)은 카카오게임즈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위메이드의 목표가를 기존 8만5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7만2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게임주는 올해 실적 반등이 쉽지 않고, 대형 신작 발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블록체인과 콘솔 등 미래지향적 사업에서 실질적 변화를 창출하기 위해 전략, 개발 등 핵심 실무에서 역량 강화를 도모해야 하는데, 투자에 소극적 성향을 지속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며 “하락세를 거듭한 만큼 2분기께 반짝 반등할 순 있지만, 회복세로 전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시점에서 게임주 저가매수를 노리는 것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신작의 흥행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만약 실패했을 경우에는 그만큼 하락 리스크가 높아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면서 “신작 출시 및 계획 등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서둘러 매수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서학개미, 나이키·스벅은 사도 20% 오른 쿠팡은 안샀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쿠팡의 주가가 최근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다. 유료 멤버십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확보된 고정고객이 많아 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성장에도 국내 '서학개미(미국주식 투자자)'들은 대부분 쿠팡을 매수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서학개미가 선택한 종목들의 주가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각) 쿠팡의 주가는 전일 대비 0.29달러(1.30%) 하락한 22.0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비록 한 주의 마지막 날 약세를 기록했지만 쿠팡 주가는 최근 한달 동안 19.49%, 올해 들어서는 39.92% 급증했다. 시가총액으로 봐도 쿠팡의 성장을 체감할 수 있다. 19일 종가 기준 쿠팡의 시가총액은 394억7100만달러로, 같은 날 원·달러 환율 1379원을 적용했을 때 한화로 약 54조4305억원이다. 이는 현재 유가증권시장 시총 5위 삼성전자 우선주(53조6522억원)보다 크면서 4위 삼성바이오로직스(55조5869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최근 쿠팡이 유료 멤버십 요금을 인상해 그에 따른 실적 성장 기대감이 주가를 부양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쿠팡은 월 4990원이었던 '와우 멤버십' 요금을 7890원으로 인상하는 강수를 뒀는데, 오히려 주가가 전일 대비 11.49% 급등해 투자자들의 호응을 불렀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초기 20% 회원 이탈을 가정해도 회비 수익만 2220억원이 증가한다"며 “이탈이 없을 경우 회비 수익은 현재의 8380억원에서 1.3조원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쿠팡은 지난 2022년 6월에도 와우 멤버십 가격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으나 오히려 회원 수가 빠르게 증가했던 전례가 있다. 기존에 확보된 고객이 그대로 서비스를 유지하는 '록인(lock-in)'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현재 쿠팡의 국내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800만명으로 이번 가격 인상 후에도 이용자 이탈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쿠팡을 거의 보유하지 않아 혜택을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3월19일~4월 19일)간 국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3억6797만달러), 2위(1억9471만달러)는 대표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SOXL'이었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비트코인 선물 ETF 등 다양한 종목들이 서학개미들의 선택을 받았지만 쿠팡은 순매수 상위 50종목 가운데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단 쿠팡과 달리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부진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5% 급락했으며, SOXL의 주가 하락폭은 30%를 넘어섰다. '매그니피센트7'의 또 다른 일원인 마이크로소프트도 동 기간 7%대 낙폭을 보였다. 쿠팡과 비슷한 유통 관련주인 나이키(순매수 1177만달러), 스타벅스(1046만달러)도 순매수 순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주가가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나이키는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6.24%, 스타벅스는 4.42% 하락했다. 이에 저조한 주가 수익률을 보인 서학개미 중 일부는 쿠팡을 주가 선전을 보고 '포모(FOMO) 증후군'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 미국주식 투자자는 “투자금 대부분을 테슬라에 넣고 남은 자투리 금액을 소수점 거래를 통해 쿠팡에 투자했다"며 “정작 테슬라 주가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얼마 안 되는 쿠팡 주식만 뛰어올랐는데, 볼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유정현 연구원은 “쿠팡은 단순한 유통 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모델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지배 사업자로서 지위를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이차전지 부진에 국민연금 직격탄…주식 평가액 1.7兆 증발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식 평가액이 올 들어 1조원 넘게 증발했다. 최근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데다 연초 이후 이차전지 종목 주가가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해 공시 대상인 상장사는 지난 17일 기준 276개사로 보유 주식 평가액은 총 138조62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2월29일 기준) 282개사, 140조2793억원에 비해 종목 수는 6개, 평가액은 1조6555억원(1.2%) 감소했다. 국민연금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감소한 데는 코스피 이차전지 대형주들의 부진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평가액도 덩달아 감소했다. 이차전지 종목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평가액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연초 대비 14.7% 감소하면서 국민연금의 평가액도 8525억원 하락했다. POSCO홀딩스(-7290억원), LG화학(-6416억원), 포스코퓨처엠(-4744억원), 삼성SDI(-4663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이들 종목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동일한 점을 고려하면 주가 하락이 주식 평가액을 크게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POSCO홀딩스 주가는 연초 대비 25.7% 하락했으며 LG화학(-24.7%), 포스코퓨처엠(-30.6%), 삼성SDI(-18.2%) 등도 내렸다. 이차전지 종목 외에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종목은 네이버로 9956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기간 국민연금의 네이버 지분율은 1.11%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올 1분기 국민연금 보유 종목 중 SK하이닉스는 평가액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 대비 평가액이 2조1399억원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6578억원), HMM(5065억원), 현대차(4989억원), 한미반도체(4713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4444억원), HD현대일렉트릭(3886억원), 기아(3778억원) 등도 평가액이 증가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홍콩H지수 ELS 판매사 제재 절차 본격화…CEO는 제외될 듯

오는 7월부터 금융권에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책무구조도 도입이 시작되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같은 대규모 금융사고에 대한 최고경영자(CEO) 책임이 더욱 명확질 것으로 보인다. 40만계좌를 팔아 6조원에 가까운 투자 손실이 예상되는 홍콩 ELS 판매사들에 대한 제재가 현행 법규상 최고경영자(CEO)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책무구조도가 도입됐다면 CEO 제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이 홍콩 ELS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만한 수준의 책무 구조도를 만들 수 있도록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고, 필요시 유관협회와 가이드라인 작성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홍콩 H지수 기초 ELS의 대규모 손실 발생과 관련 검사를 마친 5개 은행과 6개 증권사 등 11개 판매사에 검사의견서를 보내면서, 이들 판매사에 대한 제재 절차를 개시했다. 각 판매사가 2∼3주 이내에 검사의견서에 대한 답변서를 보내면, 금융당국은 법률검토와 제재 양정을 하고, 이르면 내달 제재심의위원회 일정을 잡은 뒤 제재 사전 통보를 하게 된다. 이후 제재는 금융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이번 ELS 사태에 대한 인적 제재가 CEO까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홍콩 ELS의 대부분을 판매한 은행들이 손실배상 절차에 돌입해 경감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이후 금융회사들이 내부통제기준을 고도화해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재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2018년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도입 이후 가한 CEO 제재의 주된 근거가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였지만, 앞서 DLF 손실 사태 때 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지난 2월 서울고등법원은 해외금리 연계 DLF 손실 사태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에 내려진 중징계 처분이 과도하다고 판결했다. 당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는 10개 세부 사유 중 2개만 합당하다고 인정했다. 또한 지난 2022년 말 대법원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해외금리 연계 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문책 경고 징계를 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할 의무'가 아닌 '준수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금융사나 임직원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더해 홍콩 ELS 판매 당시 CEO들이 대부분 현직에서 물러난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CEO 징계까지 가려면 내부통제 마련 의무 위반을 근거로 할 수밖에 없다. 다른 불완전 판매 등 위법행위는 직원들이 징계대상"이라며 “DLF 사태 이후 은행들이 내부통제기준을 강화했고, 관련 법령도 촘촘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행 법 규정과 달리, 만약 이번 ELS 사태 시행 전 금융권에 책무구조도가 도입됐다면, CEO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검토결과다. 예를 들어 홍콩 ELS 사태의 경우 변동성이 확대되는 기간에 오히려 더 판매 인센티브를 강화한 경우, 이 같은 상황이 영업 담당 이사나 은행장에게 보고됐다면, 은행장에 책임이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융회사 임원에 주요 책무에 대한 빈틈 없는 배분이 이뤄지는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면 금융당국 제재 시 제재대상이 행위자-감독자 체계에서 행위자-책임자 체계로 바뀐다. 기존에는 책임을 행위자의 바로 위 감독자가 졌다면, 이제 책임을 담당 임원, 내지 CEO가 지게 되는 것이다. 책무구조도는 특히 결재체계와 관계가 돼 있어 예를 들어 특정 시점에 ELS를 대거 판매했다는 것을 CEO에게 보고했는데, CEO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면, CEO 책임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CEO에 대한 제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ELS 사태와 같은 사태를 예방하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상품이나 판매 관행도 개선해야겠지만, 책무구조도를 통한 재발 방지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가 책무구조도 작성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필요시 유관협회와 세부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책무구조도 도입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권한은 위임할 수 있어도 책임은 위임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ELS 설계, 사전 적합성 검증, 상품판매, 사후관리 등에 있어서 단기 수익 증대 등을 위해 보이든, 보이지 않든 대표이사가 권한을 영업점까지 행사하면 대표이사에 반드시 책임을 묻도록 책무구조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금감원, ‘연체율 비상’ 저축銀 현장점검…“부실채권 매각 점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건전성 위기가 고조된 저축은행에 대해 금융당국이 현장 점검에 나선다. 지난해 말 연체율이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져 부실채권 매각 등 연체율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부 저축은행은 신용등급 강등으로 자본 조달에 애를 먹을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10여개 저축은행에 비상시 자본조달 계획 등을 담은 자본확충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연체율 관리계획이 미진한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연체율 관리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1분기 말 연체율을 확인한 금감원은 지난주 저축은행에 연체율 관리 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는데, 이중 계획이 미진한 업체를 대상으로 직접 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6.55%로 전년 대비 3.14%포인트(p) 올라, 2011년 저축은행 사태(5.8%p)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연체율도 작년 말보다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이달부터 저축은행중앙회 모범규준에 반영된 부동산 PF 경·공매 활성화 방안 이행과 개인사업자 연체채권 매각 현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지만, PF 사업장의 적정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경·공매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저축은행의 연체율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또한 새출발기금에만 매각할 수 있었던 개인사업자 연체 채권의 경우 지난 2월부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부실채권(NPL)투자사 등으로 매각 통로가 넓어졌지만,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NPL 투자사가 2곳으로 한정적이다 보니 매각가격이 생각보다 낮아 기대만큼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19일 대신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유의 통보에서 “개인신용대출 부실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부동산개발 관련 만기 연장의 비율이 높아 관련 대출의 부실화가 우려된다"며 “신용평가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을 강화하는 한편 퇴직연금 등으로 비중이 과도하지 않게 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일부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금리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저축은행들의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저축은행업권 자산 순위 6위인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로 기존 등급(BBB, 부정적)보다 하향조정했다. 나신평은 고금리가 이어지며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자산건전성이 악화한 점을 강등 이유로 밝혔다. 중소형 저축은행인 바로저축은행도 신용등급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낮아졌다. 저축은행이 퇴직연금을 운용하려면 BBB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회사채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이러한 신용등급 강등은 신규 자금 조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최근 10여개 저축은행에 재무구조 관리 방안과 비상시 자본조달 계획 등을 담은 자본확충방안을 마련하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가운데 자기자본비율이 법정 지도 비율(10%) 밑으로 떨어진 곳은 없는 만큼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을 요구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선제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한 저축은행이 보고할 경우 증자 규모를 확대하도록 지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페퍼저축은행과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은 각각 모 기업으로부터 100억원, 4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조달한 바 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빅테크에 더 밀리겠네”…카드사, 금감원 ‘앱카드 규제’에 한숨

카드업계가 모바일 앱카드 사용상 소비자의 인증 절차 확대를 앞두고 있다. 카드사들은 사용편의성이 줄어들게 되면 현재 빅테크 업체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수단대비 경쟁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간편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빅테크와 비교해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드사들에 모바일 앱에 카드를 등록하는 앱카드 발급 시 휴대전화와 카드 정보 외 추가 인증절차를 마련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는 여신금융전문회사의 내부통제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한 것이다. 지침에 따라 카드사들은 앞으로 고객이 모바일 앱카드를 발급할 때 공동인증서, 금융인증서, 사설인증서, 은행계좌 1원 인증 등 추가 인증절차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앱카드로 100만원 이상의 환금성 상품 결제 시 추가적인 본인확인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이같은 방안 추진에 대한 내용을 예고했다. 앱카드 이용 소비자의 개인정보가 해킹 등으로 노출되면 금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따른 처사다. 이에 앱카드 마무리 단계에서 카드사들의 인증 절차 강화를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카드사들은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는 금감원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고객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볼멘소리가 나온다.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서 이미 삼성페이·네이버페이·애플페이 등은 결제 시 '간편성'을 무기로 카드사를 앞질러가고 있다. 추세적으로 과정이 축소되면서 빅테크에선 얼굴 인증 한 번으로 결제가 가능해진 것과 달리, 카드사 앱카드 결제는 인증 과정이 오히려 늘어나는 셈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3일 발표한 '2023년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액은 하루 평균 8755억원으로 전년보다 15% 늘었다. 지난 2020년 간편결제 이용금액이 하루 평균 4491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 시장은 3년 동안 거의 두 배(95%)가량 커졌다. 반면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금액 중 제공업자는 전자금융업자(네이버·카카오·토스페이 등 38개) 49%, 휴대폰제조사(삼성·LG·애플페이 등 3개)가 25.5%에 달했지만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등 카드사는 14% 수준이었다. 본업인 카드사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가장 뒤처지는 결과를 보이는 것이다. 아울러 당국이 빅테크의 간편 결제 수단은 규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 규제만을 늘리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앱카드 발급이나 고액결제 시 인증절차를 늘리는 게 타 간편결제 사업자들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카드사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똑같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규제는 더 강하게 적용받는다. 결제편의성에 있어 전금법이나 여전법 관련해 동일하게 규제하는게 맞다고 보는데 규제는 핀테크 측에만 느슨하다"며 “동일한 경쟁이 아니기에 불리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고 이런 부분을 고려해 제도개선을 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업황 악화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 속에서 인증절차를 추가하기 위한 비용에 우려도 실린다. 절차를 확대하려면 외부업체와의 연계 혹은 개발이나 관리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 빅테크에 대항하겠다며 내놓은 오픈페이가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은 향후 더 줄어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오픈페이는 카드사들이 간편결제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기 위해 협업해 출시한 간편결제 서비스다. 한 카드사 앱에서 다른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다만 온라인 결제가 불가능한데다 카드사 앱에 접속해 추가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편의상 한계점으로 인해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하는 경우 인증절차를 추가로 마련한다면 금융사고 방지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같은 지침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 중 카드사에만 적용된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라며 “이미 간편결제 시장에서 빅테크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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