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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예·적금 가입, 80% 가량이 ‘비대면’

지난 1분기 신규 적금 가입의 80% 이상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등 5대 은행의 비대면 영업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상품에 높은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고객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1분기 적립식 예금 신규 가입에서 비대면 가입 비중이 평균 82.0%(계좌 수 기준)에 달했다. 은행 적금을 새로 가입할 때 10명 중 8명 이상이 영업점 방문이 아닌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채널을 이용했다는 의미다. 이 비중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60.0% 수준이었지만 2022년 2분기 80.0%로 4년 만에 20%p 상승한 이후 최근까지 비슷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 비중이 96.5%에 달했다. 거치식 예금의 경우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비대면 가입 비중이 평균 69.6%로 나타났다. 5년 전 41.4%를 기록한 것보다 30%p 가까이 상승했다. 통상 적립식 예금에 비해 납입 금액이 큰 만큼 비대면 가입 비중이 아직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더 빠른 속도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펀드 또한 2019년 1분기 53.6%에서 올해 1분기 74.8%로 비대면 가입 비중이 20%p 이상 증가했다. 여신에서도 비대면이 활성화되고 있다.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신용대출 중 75.0%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은행서 목돈을 빌리는 경우도 4명 중 3명이 영업점을 찾지 않게 된 셈이다. 비대면 신용대출 비중은 2019년 1분기 30.4%에 그쳐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지만 2020년 1분기 40%, 2021년 1분기 50%, 2022년 1분기 60%를 차례로 넘기며 빠르게 늘어나는 추이를 보였다. 하나은행은 이 비중이 최근 3년 연속으로 90%를 웃도는 수준으로 비대면 신용대출이 매우 활발한 편이다. 이는 은행들이 모바일 앱을 통한 비대면 영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온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5대 은행의 모바일 앱 누적 가입자 수는 각각 최소 1000만명을 넘어섰다. 월간 이용자 수(MAU)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의 누적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달 말 기준 월간 이용자 수가 1227만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은 작년 12월 계열사 서비스를 통합한 '신한 슈퍼 쏠(SOL)'을 선보인 뒤 최근 이용자가 424만명으로 증가했다. 기존 신한은행 모바일 앱인 '신한 SOL뱅크' 월간 이용자 수는 1분기 말 967만명이었고, 누적 가입자 수는 그 2배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하나원큐'의 1분기 말 누적 가입자 수는 1580만명, 우리은행의 '우리WON뱅킹'은 2110만명, NH농협은행의 'NH올원뱅크'는 1069만명이었다. 코로나19 이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고도화 등 기반을 닦아온 은행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등 혁신을 시도하고 있어 향후 비대면 비중 확대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은행들은 AI 기술을 모바일 앱에 탑재해 비대면 가입 확대를 유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과거 영업점에서 은행원이 하던 개별 고객에 따른 맞춤형 정보 제공,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한 금융상품 추천 등을 AI 기술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다. 한편, 비대면 영업이 늘어나며 대면 영업을 위한 점포는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추세다. 은행권은 점포 수를 줄이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국내 점포 수는 3927곳으로, 5년 전 4699곳보다 772곳(16.4%) 줄었다. 이들 은행이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도 같은 기간 2만8698대에서 2만779대로 7919대(27.6%) 감소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외국인, 올해 韓주식 20조원 순매수...‘강달러보다 밸류업 주목’

올해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20조원 넘는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 개선 조짐이 보이고, '밸류업 프로그램'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이 외국인들로부터 주목받고 있어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20조54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월 3조4828억원, 2월 7조8583억원, 3월 4조4285억원, 4월 3조3727억원 등 4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10일 기준) 순매수 규모도 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강달러·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것이다. 보통 원화 약세는 환차손 위험이 커 외국인 수급 및 코스피 방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힌다. 이는 우리 증시에서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주들의 이익 개선세가 뚜렷하고,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에 대한 밸류업 수혜 기대감 등이 겹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올해 외국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8조3069억원), 현대차(2조9149억원), 삼성전자 우선주(1조3104억원), SK하이닉스(1조2629억원), 삼성물산(1조2165억원), KB금융(7013억원), HD현대일렉트릭(6711억원) 등 수출주 및 밸류업 수혜주가 차지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아직 증시 불확실성이 크지만 밸류업 후속 정책이나 외환시장 선진화 추진 등에 따라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한국 정부 정책 동향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부에서 일관된 정책 방향성을 유지하는 한편, 다른 규제도 국제기준에 맞는지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부 역시 밸류업 프로그램을 보다 구체화하고 규제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9일 열린 '2024 삼성 글로벌 인베스터스 콘퍼런스'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배당을 확대하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배당소득세 감면 혜택이 곧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주에는 금융위가 각 외국계 금융사와 만나 오랜 기간 개선이 요구된 망 분리 규제 개선 관련 의견을 청취한다. 더불어 오는 3분기에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4분기에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무상증자 권리락 효과 없었네… 절반이 주가 하락

무상증자를 공시한 회사 중 권리락일 주가가 하락한 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리락 당일 주가 하락폭을 보면 두 자릿수 낙폭을 보인 기업이 상당수였다. 사실상 '무상증자 착시효과'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연초 이후 10일까지 무상증자에 따른 권리락이 이뤄진 15개 종목 중 8개사의 주가가 무상증자 권리락 당일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비벨록스가 7.62% 하락했고, 딥노이드(-5.76%), 에이치피오(-4.74%), 하이로닉(-4.5%), 링네트(-3.7%) 순이다. 권리락 효과가 사실상 상당수 종목에 반영되지 않은 거다. 상승한 종목은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시장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엑스플러스와 스튜디오미르가 권리락 첫 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한싹(16.87%), 바이오다인(12.11%)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권리락일 종가 대비 현 주가 등락폭을 보면 권리락 기대감은 단기적인 것이 확인됐다. 상당수 종목은 두 자릿수 이상 하락하며 부진했다. 일례로 바이오다인은 권리락일 12.11%가 상승했으나 현 주가 대비로는 34.91%가 급락했다. 또 스튜디오미르는 상한가에도 불구 현 주가는 권리락일 종가 대비 25.71%가 빠졌다. 엑스플러스도 권리락일 종가 대비 현 주가가 0.73% 상승했으나 권리락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것에 비해서는 제자리 걸음을 이어온 셈이다. 아울러 프롬바이오도 권리락 당일 2.9%가 올랐으나 현재 주가는 당시에 비해 20.81%가 하락했으며 유일에너테크도 권리락 첫날 0.38%가 하락하며 소폭 부진했으나 현재 주가는 권리락일 종가 대비 -31.18%로 낙폭이 확대된 상태다. 무상증자는 기업 가치에는 변화가 없다. KB국민은행은 무상증자에 대해 “회사의 순자산에는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 준비금의 전부 또는 일부가 자본금으로 변하는 대차대조표상의 항목변경에 지나지 않다"며 “자본금으로 변하는 금액을 액면가로 나눈 수만큼의 신주 발행이 이루어지는 증자를 말한다"고 정의했다. 다만 무상으로 발행된 주식 수 대비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것을 권리락이라 하는데 이는 주가가 싸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어 주의가 요구돼 왔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022년 발간한 '무상증자 테마주 현상과 정보거래자 역할' 보고서에서 “상당수 무상증자는 개인투자자의 관심 유도를 통한 단기적 주가 부양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며 “무상증자에 따른 권리락일의 착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주배정수를 급격히 올리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지난해 소룩스는 지난해 12월 7일 소룩스는 보통주 1주당 14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1400%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발행된 신주는 보통주 1억3672만4700주에 달했다. 이에 12월 8일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가는 그간의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고, 권리락이 이뤄진 12월 26일부터 이듬해 1월 4일까지 주식은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권리락 기준가 1833원이던 주식은 지난 6일 종가 6880원을 기록했다. 상승률은 275.34%며 오른 주가는 5047원에 달했다. 남 연구위원은 “최근 무상증자 과열은 기업 경영상의 합리적 결정보다는 개인투자자의 유입을 목적으로 한 무상증자 남용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어 “무상증자를 주주환원 정책으로 포장하여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행위는 무상증자의 남용에 해당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무상증자 공시에 목적을 명시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증권학회 논문 “외국인, 우량주 장기투자 아닌 초단타매매 성향”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에서 중장기 가치투자가 아닌 초단타 매매로 전략을 바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한국증권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 '외국인 주도세력의 투자전략 변화: 가치투자에서 고빈도 알고리즘'에 따르면, 우민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 팀장과 엄윤성 한성대 교수는 지난 2005년부터 2022년까지 17년 동안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전 종목을 대상으로 외국인의 매매내역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제시했다. 가치투자가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고 보유하는 중장기 투자전략을 사용한다면,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HFT, High Frequency Trading)는 주가의 단기 움직임에 집중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을 이용한 주문방식이다. 논문 저자들은 집계 기간인 17년을 5개 구간으로 나누고, 시기별 거래대금 상위 10개 외국인 계좌의 매매양태를 분석한 뒤 나머지 시기와 비교했다. 2005∼2008년 상위 10개 계좌는 각자 일평균 최대 120개 미만의 종목을 거래했으며 거래금액은 29조∼47조원 수준이었다. 2012∼2016년 구간에서는 1000종목 이상을 거래하는 계좌가 상위 10위권 안에 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2016∼2019년, 2020∼2022년 구간에서도 거래대금 상위권을 유지했다. 각 구간 상위 10개 계좌가 전체 외국인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졌다. 2005∼2008년에는 20.13%였으나 2020∼2022년에는 41.35%에 달했다. 외국인 매매 종목들의 시가총액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였다. 2005∼2008년에는 8조7125억원에 달했으나, 2020∼2022년에는 평균 2조2231억원짜리 종목을 매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첫 번째 시기(2005∼2008년)에 상위 10개 계좌의 데이트레이딩(당일 매수·매도) 비중은 5.02%에 불과했으나, 가장 최근 시기(2020∼2022년)에는 9.97%로 커졌다. 한 특정 계좌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23.21%에 달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상위 10개 계좌가 거래한 종목 수가 소수 우량주에서 다수 종목으로 확장됐고 거래 종목들의 시가총액도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것은 '가치투자자' 외국인에서 '고빈도 알고리즘 투자자' 외국인으로 주도세력이 변경됐다면 나타날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증연구는 '국내 증시에 참여하는 외국인은 시가총액이 크고 변동성이 작은 우량주 위주로 장기투자한다'는 기존 통념을 뒤집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논문 저자들은 “본 연구는 외국인의 매매양태가 초단기 알고리즘을 이용한 단기성 매매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 거래대금 기준으로 주도세력이 변하고 있음을 증명한 첫 연구"라고 강조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금감원, 농협 정조준…중앙회-지주, 완전한 신경분리 가능해질까

금융감독원이 농협의 지배구조를 정조준한다. 금감원은 오는 20일부터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들어간다. 농협은행의 금융사고에서 시작돼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까지 검사 범위가 확대된 만큼,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 왔던 계열사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과도한 영향력의 고리가 끊어질 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10일까지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에 대한 사전검사를 마무리하고 20일부터 6주간 두 기관에 대한 정기검사를 시작한다. 금감원은 최근 발견된 농협은행의 잇단 금융사고와 농협금융 계열사에 대한 인사 충돌이 농협중앙회의 과도한 개입에서 비롯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실시한 농협은행에 대한 검사에서 은행 직원이 불법행위에 가담한 정황을 확인했다. 한 직원은 부동산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이들과 공모해 담보가액을 부풀려 거액의 부당 대출을 취급했다. 또 다른 직원은 귀화 외국인 고객 동의 없이 펀드 2억원을 무단 해지해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지난 3월에는 NH투자증권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놓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이석준 농협금융회장간 의견이 부딪히며 인사 갈등이 부각됐다. 강호동 중앙회장은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CEO 후보로 추천했으나, 이석준 회장은 증권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대립각을 세워 결국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같은 문제는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농협은행(계열사)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취약성에 비롯됐다는 것이 금감원 판단이다. 농협금융지주는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를 통해 농협중앙회에서 독립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가지고 있어 12년이 지난 지금도 농협중앙회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대표적으로 금감원은 농협중앙회 출신 인물들이 농협은행 지점의 내부통제를 총괄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비판했다. 또 농협중앙회장의 추천을 받은 농협금융지주 비상임이사가 CEO, 사외이사 선임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사실상 농협중앙회 의중이 계열사 인사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법 제45조와 은행법 제 35조에는 주요 출자자(은행 대주주)는 지주사, 은행 등 인사 또는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금감원은 농협금융·농협은행 정기검사에서 관련 법규에서 정하는 대주주와 관련 사항과 지배구조법에서 정하는 지배구조 관련 사항에 대해 살피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개선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복현 금감원장 또한 이같은 문제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원장은 지난 3월 농협금융지주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과 관련 “합리적인 지배구조와 상식적인 수준의 조직문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게 금융당국 공통의 생각"이라며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구분돼 있다고는 하지만 농협 특성상 그것이 명확한지는 조금 더 고민할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농협중앙회는 지난 7일 중대사고가 발생할 경우 계열사 대표이사 연임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범농협 차원의 내부통제·관리책임 강화 방안을 내놨다. 금감원의 정기검사를 앞두고 내부통제 강화 의지를 보여주기 내놓은 고강도 대책이란 분석이다. 단 이 내용이 중앙회의 계열사 인사 개입이 더욱 강화되는 것으로도 읽혀 금감원이 이를 어떻게 판단할 지는 알 수 없다. 농협중앙회는 임직원들의 경각심을 키우기 위한 것이란 입장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다음주 홍콩ELS 분조위, 부동산PF 대책 발표...금융권 ‘빅 이벤트’ 줄줄이

다음주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분쟁조정위원회 등 각종 이벤트들이 줄을 이으면서 금융사들이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한 주를 보낼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선 금융감독원은 이달 13일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대표사례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한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의 대표사례 각 1개씩에 대해 분조위를 열고, 구체적인 투자자 배상 비율을 정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3월 분쟁조정기준안을 마련했는데, 은행별로 구체적인 기본 배상비율이나 투자자들의 배상비율을 밝히지 않아 은행권과 투자자 간에 배상 절차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됐다. 금감원은 당시 분쟁조정기준안에서 판매사의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 기본배상비율을 20~40%로 정하기로 했는데, 이번 분조위에서는 기본배상비율은 최대 30%까지 인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분조위에서 사례별로 배상비율이 나오면 은행권이 투자자들과 배상절차를 실시하는 것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의 분쟁조정 절차는 강제성이 없고 구속력이 낮아 판매사나 투자자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법적 소송으로 가야하고, 분쟁도 장기화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홍콩H지수가 반등하면서 올해 하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투자자들은 ELS 조기상환으로 수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투자자 한 명이 다수의 은행에서 각기 다른 시기에 H지수 ELS에 가입하는 사례 등도 분조위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만일 올해 상반기 A은행에서 가입한 ELS 손실분에 대해 은행의 배상안을 수용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할 경우, 하반기 B은행에서 가입한 ELS 만기 도래분에 대해서는 조기상환으로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ELS 상품 자체는 문제가 없었고, 상반기 H지수 급락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ELS 손실이 확정됐다는 판매사들의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H지수가 상승세를 타면서 하반기 ELS 조기상환이 이뤄지게 되면 ELS 상품 자체에 문제가 없었다는 게 명확해질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ELS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와 하반기 수익을 본 투자자 간에 ELS 배상 여론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주 초 금융당국이 발표하는 부동산PF 정상화 방안도 금융권의 최대 현안이다. 해당 방안에는 여유자금이 있는 은행, 보험사가 PF 사업장 재구조화를 위해 공동대출, 펀드를 조성할 경우 건전성 분류를 상향해주거나 면책 범위를 확대해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PF 사업성 평가기준을 개편해 부실 사업장을 신속히 정리하고, 오랜 기간 만기 연장으로 버틴 사업장에 대해서는 경·공매를 통해 매각을 추진하는 등 질서 있는 연착륙을 도모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구상이다. 다만 고금리 기조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융사들이 일시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주문에 맞춰서 시중은행들은 부동산PF 관련 충당금을 대거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며 “시행사, 시공사가 사업을 추진하는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금융사들이 자금을 투입하는 건 앞선 금융당국의 주문과 배치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16일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사 CEO와 함께 미국 뉴욕에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알리고, 금융사들의 주주환원책에 대한 의지를 적극 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항공주 뜬다” 기대감에 빚투 한달새 급증…주가 전망은?

국내외 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항공주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1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9일 기준 최근 1개월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잔고 증가율이 가장 큰 종목은 에어부산으로 파악됐다. 신용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에어부산은 한 달 사이 신용잔고가 2800만원에서 8억9600만원으로 3100% 늘어났다. 티웨이항공 신용잔고도 같은 기간 6100만원에서 5억7300만원으로 839% 증가해 신용잔고 증가율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 신용잔고는 18억8500만원에서 27억6600만원으로 47% 늘었으며 진에어와 제주항공도 각각 26%,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 신용잔고가 10조2154억원에서 9조9810억원으로 2%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항공주는 앞서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항공유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고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분위기다. 항공사들은 실제로 1분기 우수한 성적표로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액 5392억원, 영업이익 751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진에어도 올해 1분기 매출액 4303억원, 영업이익 985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티웨이항공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에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4개 유럽 여객 노선의 운수권을 티웨이항공에 이전하기로 하면서 매수세가 더욱 몰렸다.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가 포함된 KRX운송지수는 10일 기준 한 달 새 6.6%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0.8%)을 8배 이상 웃돌았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보복 여행 수요가 정점을 통과 중이어서 중장기 여행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또 항공사들이 2분기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주가가 당분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연준 금리인하 언제?”…갈 곳 잃은 자금 어디로 몰리나

미국 금리 인하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파킹형 금융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CMA 잔액은 79조2454억원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2일(82조5840억원) 대비 감소했지만, 지난 7일에는 83조8411억원으로 불어나며 연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의 자금을 받아 기업어음(CP)이나 국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해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계좌로,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파킹형 상품인 MMF 설정액은 8일 기준 210조8880억원으로, 일주일 동안 10조6016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MMF는 만기가 짧은 국고채나 CP 등 단기물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수익률을 얻으면서도 언제든 환매할 수 있어 단기 투자 자금이 유입된다. 반면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줄었다. 8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4조1089억원으로, 2일(58조7908억원) 대비 4조6천19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파킹형 상품에 자금이 몰리는 배경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흐름에 대한 불안은 줄어드는 반면,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 입장에선 기준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약화된 상황이다. 한편, 지난 한 주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1억5000만2919달러(약 2051억4000만원) 순매수 결제했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스타벅스(5436만8491달러)였고 그 다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4088만3910달러)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증시 종합]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 삼성생명·화재, LG전자·SK하닉·기아 등 주가↑

10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5.49p(0.57%) 오른 2727.63으로 집계됐다. 지수는 전장보다 25.81p(0.95%) 오른 2737.95로 출발한 뒤 장중 상승세를 유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475억원, 기관은 354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486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다가 전날 매도로 돌아섰지만 하루 만에 다시 매수로 전환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내린 1368.1원에 마쳤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 중에는 KB금융(3.52%), 신한지주(2.69%), 삼성생명(3.72%), 하나금융지주(4.37%), 삼성화재(3.32%) 등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외에도 LG전자(4.50%), SK하이닉스(2.57%), 기아(2.15%), 현대차(1.90%), 삼성물산(1.08%) 등이 강세였다. 삼성전자(-0.63%), LG에너지솔루션(-1.29%), 삼성SDI(-0.35%) 등은 내렸다. 업종별로는 증권(3.34%), 보험(2.92%), 운수창고(2.35%), 음식료품(1.22%), 운수장비(1.15%), 유통업(0.99%), 서비스업(0.91%) 등이 강세였다. 반면 의료정밀(-3.94%), 전기가스업(-3.88%), 기계(-0.56%), 건설업(-0.41%), 전기전자(-0.05%)는 약세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9p(0.69%) 내린 864.16로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41p(0.39%) 오른 873.56으로 시작했으나 장 초반 약세 전환해 이틀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227억원, 기관은 61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986억원을 순매수해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 이오테크닉스(-9.58%), HLB(-4.36%), 엔켐(-3.56%), HPSP(-3.22%), 리노공업(-2.39%) 등이 내렸다. 레인보우로보틱스(3.29%), 삼천당제약(2.24%), 셀트리온제약(1.55%)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 11조 4075억원, 코스닥시장 9조 5390억원으로 집계됐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새마을금고 “불법대출 지점 파산 아닌 흡수합병…피해 없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700억원대 불법대출 사고가 발생한 지점이 파산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파산이 아닌 합병"이라고 10일 해명했다. 채무불이행으로 지점이 사라지는 파산과 권리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고 수용하는 합병은 다르다는 것이다. 중앙회는 이날 “지난해 3월 대출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한 후 즉시 검사에 착수했다"며 “검사결과를 토대로 관련자 형사고발과 해당 금고의 정상 운영이 불가하다는 판단에 따라 인근 새마을금고와 합병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병이란 합병금고가 해산금고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고 회원을 수용하는 행위로서, 법인의 완전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소멸하는 파산과는 다른 절차"라고 강조했다. 대출사고가 발생한 해당 새마을금고는 인근 새마을금고에 흡수합병돼 합병금고의 지점으로 정상 운영중이라고 새마을금고는 설명했다. 또 이 과정에서 회원의 예금과 출자금은 전액 보장돼 합병금고로 이관됐고 회원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중앙회는 불법대출 사고발생 금고와 관련자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회는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방안을 토대로 재발방지와 내부통제 강화조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중앙회는 부실 우려 금고에 대한 합병을 통해 새마을금고 우량화와 고객 보호를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경영혁신방안에 따라 지난해 7월 이후 올해 2월까지 9개 새마을금고에 대한 합병을 완료했고, 이 과정에서 고객 출자금과 예·적금을 전액 보호했다고 강조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는 행정안전부의 지도와 협력하에 새마을금고 내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새마을금고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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