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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횡령 6년 동안 1800억 넘어…올해도 매달 사고

국내 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 사고 규모가 최근 6년 동안 1800억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관련 사고가 매달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23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이달(14일 기준)까지 발생한 횡령액은 총 1804억274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도 △1월 신한저축은행 500만원·수출입은행 1200만원 △2월 예가람저축은행 3160만원 △3월 AIA생명 2400만원 △4월 하나은행 6억원·NH농협은행 330만원·하나은행 40만원 △5월 신한은행 3220만원·코리안리재보험 6억7500만원 △6월 하나은행·농협은행 1500만원 등 매달 횡령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규모의 금융사고까지 포함되면 실제 횡령액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사고 직원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라며 횡령이 아닌 사기로 이번 사고를 분류·보고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횡령 규모는 은행이 1533억2800만원(85.0%·1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저축은행 164억5730만원(9.1%·11명), 증권 60억6100만원(3.4%·12명), 보험 43억2000만원(2.4%·39명), 카드 2억6100만원(2명) 등 순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21년 이후 횡령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56억6780만원, 2019년 84억5870만원, 2020년 20억8290만원 수준이었던 횡령액은 2021년 156억9460만원, 2022년 827억5620만원, 지난해 642억670만원대로 불어났다. 하지만 이같은 횡령액 중 환수가 이뤄진 금액은 175억5660만원으로 환수율이 9.7%에 그쳤다. 강민국 의원은 “금감원의 관리·감독을 비웃듯이 횡령 사건이 매달 발생하고 있어 금융사 임직원의 준법 의식이 심각한 수준으로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통제 방안으로는 횡령 등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대형 금융사고에 최고경영자(CEO)까지 책임을 물릴 수 있는 '책무구조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사고가 터지면 CEO나 담당 임원들이 '하급자의 위법 행위를 알 수 없었다'며 빠져나갔던 사례가 잦았는데, 앞으로는 사전에 임원별 책무를 확정해둠으로써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에 위임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 개선이나 사후 제재 강화는 금융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책무구조도가 도입돼도 내부통제 관리의 실패인지, 개인의 일탈인지 등을 구분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조직문화'에 대한 새로운 감독 수단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금감원은 금융사 조직문화와 관련한 '모범관행'을 마련한 뒤 감독·검사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준법 및 윤리 의식이 스며들 수 있는 구조를 짜겠다는 계획이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150조원 된 ETF 시장…‘내실 없는 성장’ 지적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최근 150조원을 넘어서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다. 그러나 경쟁 격화로 테마형 ETF의 난립, 인기 상품 베끼기, 수수료 인하 등이 빈번해 내실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의 총합은 150조6057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50조원을 넘어섰다. 종목 수는 875개로 집계됐다. 작년 6월 29일 100조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약 1년 만에 시장 규모가 50% 성장한 것이다. 단 전 세계 기준으로 볼 때 국내 시장은 순자산 규모에 비해 ETF 종목 수가 지나치게 많은 편으로 보인다. 글로벌 ETF 리서치기관 ETF GI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 세계 ETF 순자산 규모는 약 12조6000억달러(약 1경7380조원), 종목 수는 1만728개다. 동 시기 국내 상장 ETF들의 순자산 규모는 146조원으로 글로벌 시장의 0.84%에 불과했는데, 종목 수로는 8.1%(868개)나 차지했다. 이는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상품이 많다는 의미다. 평소 자산운용업계에서 특정 시점에 유사한 상품이 줄줄이 출시되는 현상이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에는 이차전지 급등세에 따른 이차전지 테마 ETF가, 동년 하반기에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커지며 양도성예금증서(CD)수익률 등 단기 금리를 추종하는 파킹형 상품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왔다. 올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으로 운용사들이 관련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국내에서 엔비디아 비중을 20% 이상 담은 ETF는 12개다. 이 중 4개가 올해 출시됐으며 8개가 최근 1년 내 상장한 상품이다. 정작 미국에서는 엔비디아를 20% 이상 비중으로 편입한 ETF가 7개에 불과하며, 1개를 제외하고 모두 시장에 나온 지 길게는 10여년, 짧게는 1년 반이 지났다. 공모펀드 시장이 사실상 고사 상태인만큼 운용사들도 ETF 개인투자자들을 선점하기 위해 대세 테마의 유사 상품을 일제히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보니 상품 경쟁력보다 마케팅과 수수료 인하 등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부 운용사가 논란을 빚은 경쟁사를 금융당국에 제보했다는 소문도 나돈다. 이같은 잡음이 끊이지 않자 금융투자협회도 지난달 회원사들에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지양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iM라이프 ‘변액보험’ 도전장…변액보험 시장 경쟁 판도에 ‘시선’

iM라이프가 DGB생명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변액보험 시장 내 입지를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생명보험업권 내 변액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이후 경쟁 판도 변화에도 시선이 모인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iM라이프는 DGB금융그룹이 iM뱅크로 탈바꿈하는 등 시중은행으로 전환에 맞춰 계열사 사명 변경을 이행함에따라 사명 변경을 공식 발표하며 사업 전략을 밝혔다. iM라이프는 향후 변액보험 시장 내 입지를 굳힐 것이란 포부다. 신상품에 대한 전문성 강화를 비롯해 선제적 고객 니즈 파악, 고객 수익률 제고 집중 등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변액보험 순자산 규모를 2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변액보험은 납부한 보험료 중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투자되어 계약자에게 투자이익을 배분함으로써 보험기간 중 보장금액과 해지환급금 등에 반영해 돌려주는 보험이다. 투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납입한 보험료 수준까지 사망이나 연금 등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저축성, 보장성, 연금형으로 유형이 나뉘며 투자를 통한 수익 증가나 위험 보장, 노후 대비 등 상품마다 목적성이 조금씩 다르다. 실제로 iM라이프 변액보험 순자산은 올해 5월 1조2639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M라이프 변액보험 순자산은 지난 5월 1조26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말 업계 17위 수준이던 3261억원 대비 약 4배 급증한 수치다. iM라이프가 시중금융그룹을 배경으로 변액보험 시장에 본격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해당 시장 판도 변화에 시선이 모인다. 수익률이나 초회보험료 부문만 놓고 보면 중소형사도 국내 대형사에 대항하는 수준을 보이면서 상위사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를 가장 많이 거두면서 대형사들을 제치기도 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최초 납입한 보험료로 보험사 보유계약의 성장성을 의미하는 지표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6월 누적 기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로 702억원을 거두면서 당시 △미래에셋생명 402억원 △iM라이프(DGB생명) 370억원 △메트라이프생명 320억원을 앞질렀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반을 강화해 운영 전략을 세운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수익률(가중평균 연환산)은 메트라이프생명이 9.57%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BNP파리바카티프생명(9.13%) △하나생명(8.34%) △라이나생명(7.29%)등이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당시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은 4~5%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iM라이프는 지난 1분기 거둔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232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하나생명 213억원 △메트라이프생명 148억원이 뒤를 이으면서 기존 변액보험 점유율 1위인 미래에셋생명(127억원)을 나란히 뛰어넘기도 했다. 생보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을 대체할 후속 상품으로 변액보험에 시선을 돌리면서 환경적인 경쟁도 커지는 추세다. 올 상반기부터 IBK연금보험과 iM라이프, 미래에셋생명 등이 연단리 7~8%대를 최저보증하는 변액연금보험 등을 앞세워 신상품 출시와 판매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변액 상품을 앞세워 판매해 온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변액종신보험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팔을 걷었다. 이달 초에는 안정적인 투자수익률과 사망 보장을 더한 변액종신보험 신상품 '미담'을 출시하기도 했다. 종신보험 본연의 기능인 사망보장은 펀드운용실적과 관계없이 보증 받는다. 장기 생존에 따라 노후 생활비 수요로써 해지환급금을 활용할 시 예정최저적립금 (적용이율 1.5%)을 기준으로 계산한 생활자금을 최저 보증 받을 수 있단 특징이 있다. 이후 시장 변동성과 중소형사들의 약진 등에 따라 변액보험 시장이 변화를 겪을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운용전략이나 투자성과, 상품 다변화, 마케팅 등에 따라 시장 내 순위가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펀드 교체를 고객이 결정해야하는 부분이나 수수료를 상쇄하기 위해 장기투자를 해야 하므로 빠르게 수익을 보기 원하는 소비자들의 최근 수요와도 맞지 않는 등 해당 시장 업황이 어려운 환경에 놓인 것도 사실"이라며 “종신보험과 결합한 건강보험이나 연금 기능을 특화한 변액보험 등 회사마다 영업 전략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맛집·여행 정보보고 기프티콘 싸게 사고…‘은행 앱’의 끝없는 진화

은행 앱이 딱딱한 금융 앱의 이미지를 벗고 일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으로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맛집·여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모바일 쿠폰도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소소하지만 인기가 있는 생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최근 외화통장에 일본 여행 맛집 순위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일본 중에서도 한국인이 많이 찾는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세 도시에서 토스뱅크 체크카드로 발생한 해외결제 가맹점 승인건수를 활용해 '일본 맛집 톱(TOP) 10' 정보를 제공한다. 토스뱅크 체크카드는 외화통장이랑 연계되면 해외에서 수수료 없이 외화로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는 실제 일본에서 토스뱅크 체크카드 고객들이 많이 가는 음식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라, 고객들은 데이터 기반의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토스 앱 내 토스뱅크의 '외화통장'에 들어가 '해외여행 준비 리스트'를 클릭하면 일본 맛집을 확인할 수 있다. 식당 이름 외에 식당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나오며, 클릭 시 구글맵과 연동돼 식당 정보가 나온다. 고객들은 별도로 검색할 필요 없이 식당 위치, 영업시간, 다른 여행객들 리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모바일 쿠폰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서비스도 은행 앱의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카카오뱅크는 자체적인 '브랜드쿠폰' 서비스를 지난 18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쿠폰 중고거래 서비스 '쿠폰 사고팔기'에서 착안한 서비스로, 모바일 쿠폰을 구매하면 곧바로 캐시백이 입금되기 때문에 구매 고객은 할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입출금통장 또는 미니(mini)를 보유한 고객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브랜드쿠폰은 카페, 음식점, 편의점 등은 물론 문화상품권, 백화점 상품권, 기프트카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쿠폰을 판매한다. 구매 즉시 서비스 화면에서 바코드로 결제해 사용할 수 있다. '보내기' 기능으로 친구에게 링크를 통한 선물도 가능하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신한은행의 신한 쏠(SOL),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우리은행의 우리원(WON)뱅킹 등 시중은행 앱에서도 모바일 쿠폰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고거래나 캐시백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쿠폰을 싸게 제공하는데, 시중은행 앱에서는 기프티스타, 쿠프마케팅 등 제휴서비스와 연계를 통해 쿠폰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여행족들을 위해 여행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3분기에 앱 NH올원뱅크에서 농촌여행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농촌여행 정보 확인, 예약, 결제까지 이용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다. 농협은행은 지난 18일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자원개발원과 농촌여행 전문기업 액티부키와 관련 서비스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촌여행 특화 팜스테이 등을 비대면 상품화해 올원뱅크에서 제휴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앱에서도 여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B스타뱅킹에서는 휴양림 예약, 수목원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시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앱이나 SRT앱으로 넘어갈 필요 없이 기차조회와 예매도 가능하다. 신한 쏠에서도 국립생태원, 산림복지시설 예약이 가능하며, 해외골프 예약도 할 수 있다. 이밖에 하나원큐에서는 청약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인기 단지와 경쟁률 등을 손쉽게 볼 수 있는 데다 나의 예상청약가점도 확인할 수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은 앱의 월간활성사용자(MAU)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앱에 머무르는 고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생활서비스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증권사 투자의견 ‘매수 타령’ 여전…전체 보고서 중 92.5%

증권사들이 발표한 종목 보고서에서 여전히 투자의견 '매수'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올해 발행된 기업 보고서는 8662건이다. 이 중 투자의견을 '매수' 의견은 8012건(92.5%)으로 비중이 가장 컸다. '보유(Hold)'는 636건(7.34%), '강력매수'는 8건(0.09%)으로 집계됐다. 반면 '매도'로 제시한 보고서는 단 2건(0.02%)에 불과했다. 매도 의견에 가까운 '비중 축소'는 4건(0.05%)이었다. 올해 기업 분석 보고서를 발행한 국내 증권사 30곳 중 28곳(93.3%)은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한 보고서가 한 건도 없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모두 포함됐다. 매도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 두 곳(6.6%)이었다. 비중 축소 의견을 낸 곳은 유진투자증권 뿐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월 카카오뱅크 매도 의견을 냈다가 4월 '보유'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달 한진칼에 대해 매도 의견을 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네 차례에 걸쳐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반해 동 기간 외국계 증권사는 대체로 10% 넘는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은 올해 제시한 투자 의견 중 매도가 16.7%로 가장 컸다. 그 뒤를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지점(16.4%),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22.8%), 맥쿼리증권(9.1%), 노무라금융투자(15.6%), JP모건증권(13%) 등이 이었다. 국내 증권사들의 '매수 편향' 투자의견은 이미 오랜 기간 지적된 문제다. 작년 금융감독원이 올바른 리서치 문화 정착을 위한 증권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공개 지적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분위기다. 현실적인 원인 중 하나로 해당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 문제가 꼽힌다. 국내 기업은 실적 가이던스(예상치)를 내는 곳이 거의 없어 가이던스를 산출해야 하는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기업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부정적 보고서를 낼 경우 IR 참여 제한이 생기거나 정보를 주지 않는 등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서다. 매수 의견을 유지한 채 목표주가를 낮추기만 해도 해당 회사포부터 오는 경우도 있다. 국내 증권사의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점도 지적된다. 소속 증권사 법인영업본부가 자사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기반으로 국내외 기관 투자자 등에게 세일즈를 하기에, 매도 의견 보고서는 결국 증권사의 수익 기여도를 낮출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애널리스트도 분석 업무 외에 법인영업이나 국제영업을 돕는 일을 병행해 자신의 성과 평가로 이어진다. 분석 대상이 되는 기업 대부분이 증권사의 IB 등 고객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국내 증권사 ‘매수 의견’ 92%…“팔라” 리포트 찾기 어려운 이유는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과 관련해 올해 증권사들이 제시한 종목 보고서 대부분이 '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올해 발행된 기업 보고서 8662건 중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한 보고서는 단 2건(0.02%)에 불과했다. 사실상 매도 의견에 가까운 '비중 축소'는 4건(0.05%)이었다. 반면 '매수' 의견은 8012건(92.5%)으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보유'(Hold)는 636건(7.34%), '강력매수'는 8건(0.09%)으로 집계됐다. 올해 기업 분석 보고서를 발행한 국내 증권사 30곳 중 28곳(93.3%)은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한 보고서가 한 건도 없었다.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매도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 BNK투자증권 2곳(6.6%)이었다. 여기에 비중 축소 의견을 낸 유진투자증권 1곳을 더해도 3곳(10%)에 불과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월 카카오뱅크 매도 의견을 냈다가 4월 '보유'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달 한진칼에 대해 매도 의견을 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네 차례에 걸쳐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같은 기간 대체로 10% 넘는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은 올해 제시한 투자 의견 중 매도가 16.7%였다. 매수와 보유 의견은 각각 48.2%, 35.2%였다. 이외에도 매도 의견 비중은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지점이 16.4%,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22.8%, 맥쿼리증권 9.1%, 노무라금융투자 15.6%, JP모건증권 13%였다. 국내 증권사들의 매수 편향 보고서는 매년 반복되는 해묵은 문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월 증권사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올바른 리서치 문화 정착을 위한 증권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공개 지적하기도 했지만, 약 1년이 지난 지금도 관행 개선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분위기다. 현실적인 원인 중 하나로 해당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 문제가 꼽힌다. 특히 국내 기업은 실적 가이던스(예상치)를 내는 곳이 거의 없어 가이던스를 산출해야 하는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기업과 척지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매수 의견을 유지한 채 목표주가를 낮추기만 해도 해당 회사가 거센 항의 전화를 건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정적 의견을 낸 애널리스트의 전화를 아예 받지 않거나, 기업 방문을 허용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는 전언이다. 국내 증권사의 비즈니스 모델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소속 증권사 법인영업본부가 자사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기반으로 국내외 기관 투자자 등에게 세일즈하는 환경이 대표적이다. 애널리스트도 분석 업무 외에 법인영업이나 국제영업을 돕는 일을 병행한다. 이는 애널리스트에 대한 성과 평가로도 이어진다. 아울러 분석 대상이 되는 기업 대부분이 증권사 고객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증권사는 기업금융(IB), 신용공여, 기업공개(IPO) 등의 업무도 맡고 있다. 해결책으로는 리서치부서의 분리 독립, 보고서 제공 유료화, 애널리스트의 성과 평가 방식 개선 등이 제시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 떠납니다”…美 증시 신고가에 해외주식 보관액 역대 최대

국내 주식을 팔고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투자자들이 급증하자 해외주식 보관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해외주식 보관액은 지난 19일 현재 951억7600만달러(약 132조2471억원)로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이 중 미국 주식이 861억500만달러(약 119조6860억원)로 90%를 차지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68억2767만달러(약 9조4870억원) 순매수 결제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64억9179만달러(9조203억원), 일본 5억4120만달러(7520억원), 유로시장 1억2112만달러(1683억원)이다. 홍콩과 중국 주식은 각각 3억달러(4170억원), 2900만달러(403억원) 순매도했다. 국내 투자자가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엔비디아로 14억2700만달러(약 1조9828억원)를 순매수 결제했다. 이어 테슬라(11억31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5억6600만달러),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상장지수펀드(ETF)(4억500만달러) 순으로 사들였다. 이에 반해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올해 들어 7조9036억원(21일 기준) 순매도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3조466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5조5624억원을 순매수했다. 국내 주식을 팔고 미국 주식을 사는 국내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미국 증시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종목을 중심으로 우상향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21일 현재까지 4.86% 올랐으며, 코스닥지수는 1.60% 하락했다. 반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각각 14.75%, 18.05% 상승했으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83% 올랐다. 한편,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20일 현재 54조8858억원으로 지난해 말(52조7537억원)과 비교해 큰 변동이 없으나, 머니마켓펀드(MMF)는 199조7958억원으로 올해 들어 17.6% 증가했다.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2097억원으로 같은 기간 15.1% 늘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증시 종합] 삼전·SK하닉·LG엔솔·현대차·기아, 셀트리온제약·리노공업·삼천당제약 등 주가↓

21일 코스피가 전장보다 23.37p(0.83%) 하락한 2784.26에 마쳐 4거래일 만에 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수는 전장보다 12.76p(0.45%) 내린 2794.87로 출발해 낙폭을 키웠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30p(0.37%) 상승한 2807.63으로 마치며 2022년 1월 21일(2834.29) 이후 2년 5개월 만에 2800을 넘어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오른 1388.3원에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384억원, 기관이 299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4거래일 만에, 기관은 3거래일 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개인은 3785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상승은 전날 뉴욕증시 하락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전날(20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3.54% 하락했다. 이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하루 만에 다시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다. 아울러 브로드컴(-3.8%), 마이크론(-6.0%) 등 역시 내리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7%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1.96%), SK하이닉스(-1.47%) 등 반도체주와 LG에너지솔루션(-2.06%), 현대차(-1.93%), 기아(-2.07%) 등이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0.40%), NAVER(0.24%), 삼성물산(0.15%) 등은 올랐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가스업(-3.45%), 전기전자(-1.52%), 운수장비(-1.52%), 화학(-1.09%) 등이 내렸고 의료정밀(1.70%), 음식료품(1.42%) 등은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4.84p(0.56%) 내린 852.67에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4.03p(0.47%) 내린 853.48로 출발해 하락세를 지속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이 1146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고, 개인은 465억원, 외국인은 876억원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비엠(-0.80%), 에코프로(-1.38%) 등 이차전지주와 셀트리온제약(-2.04%), 리노공업(-3.70%), 삼천당제약(-3.00%) 등이 내렸다. 알테오젠(8.29%), HLB(1.26%), 클래시스(2.63%), HPSP(1.64%) 등은 올랐다. 이날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 14조 2950억원, 코스닥시장 8조 6420억원으로 집계됐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삼성자산운용, KODEX TDF액티브 ETF 3종 순자산 1000억 돌파

삼성자산운용은 'KODEX TDF 액티브 ETF' 3종의 순자산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21일 밝혔다. 삼성자산운용은 현재 △KODEX TDF2030액티브 △KODEX TDF2040액티브 △KODEX TDF2050액티브 등 총 3종의 TDF ETF를 운용 중이다. 이 3개 상품에 올해 477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KODEX TDF2050액티브에는 419억 원이 유입돼 설정액이 총 5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동일 빈티지 TDF 중 5번째 규모다. KODEX TDF액티브 ETF의 높은 성장세는 동일 TDF 유형 상품 대비 높은 수익률과 낮은 총보수, ETF 상품의 장점인 명확한 매수‧매도 가격 지정, 투명한 포트폴리오, 짧은 환매 기간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KODEX TDF액티브 3종의 총 보수비용은 연 0.2~0.3% 수준이다. 또 이 상품들은 상장 이후 수익률이 각각 2050은 34.7%, 2040은 29.1%, 2030은 22.7%를 기록하며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KODEX TDF액티브 ETF가 높은 수익률과 편의성을 바탕으로 디폴트옵션 미지정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며 출시 2년 만에 연금투자자에게 주요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최근 연금계좌에서 ETF 자동 적립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스마트 연금투자자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도 보다 편리하게 TDF ETF의 다양한 장점들을 누리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미래에셋證, 토큰증권 개인정보 보호 위해 미나 블록체인 재단과 MOU 체결

미래에셋증권이 토큰증권에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 ZKP) 기술을 적용하여 개인정보를 보호하고확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미나 블록체인 재단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영지식증명은 어느 명제와 관련한 어떤 정보도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제가 참이라는 것을 검증할 수 있게 하는 암호학 기술을 의미한다. 영지식증명은 별도의 단서 없이 참과 거짓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총 데이터 용량을 줄일 수 있는 효율성을 가져온다. 미나 블록체인 재단의 미나 프로토콜은 영지식증명 기술을 활용해 최소한의 데이터 소비로 초당 수천 건의 트랜잭션(Transaction)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미나 프로젝트는 2018년에 시작돼 20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미나 재단을 설립했으며, 2021년 영지식 기반 메인넷 런칭 이후 지난 2024년 6월 4일 세계 최초로 스마트컨트랙트에 영지식증명 기술을 접목한 메인넷(버클리)로 업그레이드를 완료시킨 바 있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토큰증권(ST) 통합플랫폼에 미나 프로토콜의 영지식증명 기술을 연동하고, 유저들이 안전하게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자산 증명을 할 수 있는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 PoC)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PoC를 통해 미래에셋증권 플랫폼에 토큰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는 구체적인 자산 공개없이 미나와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익명으로 자신이 증권의 보유자임을 증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토큰증권을 발행한 기업들은 별도의 개인정보 수집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자신이 발행한 토큰증권 보유자를 식별할 수 있게 됨으로써 토큰증권 보유자에 한해 온라인으로 혜택을 주는 등 마케팅에도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개념증명의 실용성이 확인되면 향후 개발될 미래에셋 토큰증권 인프라에 실제로 적용해 보는 것도 논의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TF팀 관계자는 “이번 MOU 체결 및 협업으로 미래에셋증권과 미나 블록체인 재단은 혁신적인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유저 프라이버시 보호와 확장성을 동시에 실현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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