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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울산시금고에 도전장...이변 일으킬까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KB국민은행이 울산시 1, 2금고에 모두 도전장을 냈다. 울산시금고는 그동안 BNK경남은행과 NH농협은행이 1, 2금고를 지켜온 텃밭이다. 올해는 울산시 기조가 바뀌고 있고 은행별로 내부통제 이슈가 터지면서 국민은행의 이변을 예상하는 분위기도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4∼25일 진행한 울산시금고 제안서 접수 결과 1금고에 경남은행과 국민은행이, 2금고에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 8일 설명회에 참여했던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번에 울산시금고로 선정된 은행은 내년 1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4년간 시금고 업무를 수행한다. 올해 예산 기준 울산시 1금고는 약 4조5500억원, 2금고는 약 6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관리한다. 경남은행과 농협은행은 1997년 울산시가 광역시로 승격한 후 26년 동안 시금고를 맡아 왔다. 지역 기반의 은행이란 강점을 살려 두 은행은 그동안 공고하게 시금고를 지켜왔지만 4년 전 선정 과정 이후 또 다시 국민은행이 재등장해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는 예상도 나온다. 가장 큰 변수는 내부통제다. 경남은행은 이달 초 최대 10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터진 것이 확인됐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을 보면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의 안정성(25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2점) △지역주민이용 편의성(18점) △자치단체에 대한 대출·예금금리(17점) △지역사회 기여·자치단체와 협력사업(7점) △기타사항(지역 특수성 등을 고려해 자치단체 조례 또는 규칙으로 정하는 사항·11점) 등 6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점수가 부여된다. 최대 1000억원대 규모의 횡령 사고는 금융기관의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경남은행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준다. 더구나 지난해 취임한 김두겸 울산시장이 경남은행 사명 변경과 협력사업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어 경남은행이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을 지 아직 불투명하다. 대규모 횡령 사고 발생으로 충당금 적립 필요성이 커져 협력사업비 증액에 응답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경남은행은 사명 변경의 경우 그룹명을 바꾸기 보다는 울산의 의미를 어떻게 더할 지 고민하고 있으며, 협력사업비 증액은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은행인 데다 그동안 울산시 1금고를 해왔던 만큼 지역 경제 공헌 등의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고 경남은행은 판단하고 있다. 단 국민은행도 변수가 있다. 국민은행에서는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127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사례가 적발돼 금감원 제재를 받았다. 시중은행들이 시금고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행은 기관영업 확대가 더욱 절실하다. 소매금융(리테일)에서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과 달리 기관영업에서는 다른 은행 대비 점유율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 중 농협은행이 전체 지방자치단체 시금고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기관영업의 강자로 여겨지고 있다. 기관영업이 중요한 이유는 신규 고객과 잠재 고객, 저원가성 예금 등을 대규모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금고를 관리할 경우 은행의 브랜드 제고로 이어지는 데다 금고 운영 경험을 살려 다른 기관영업 입찰 때도 도전을 하기에 유리하다. 만약 국민은행이 이번 울산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이변을 일으키고 기존 금고은행의 아성을 무너뜨린다면 지차체 금고 확대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시금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은행들은 무작정 도전하기 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안서를 제출한다"며 "국민은행이 울산시금고에 도전을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다음 달 말 금고지정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심의 결과에 따라 1금고와 2금고를 지정할 계획이다. dsk@ekn.krBNK경남은행, KB국민은행.

"가을 들을 보라, 이런 넉넉한 종이가 있나"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새 단장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삼천 번을 심고 추수한 후의 / 가을 들을 보라 / 이런 넉넉한 종이가 있나.’교보생명은 광화문글판이 신달자 시인의 시 ‘가을 들’로 새롭게 단장했다고 28일 밝혔다.신달자 시인은 1964년 ‘여상’ 여류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뒤 1972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재등단하면서 이름을 알렸다.반백 년이 넘게 쉼 없이 글을 써오며 한국시인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시단에서 보기 드문 원로 시인으로 최근 17번째 시집을 낸 현역 시인이기도 하다.이번 문안은 가을 들판처럼 살아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가을걷이가 끝난 뒤 빈 들판은 모든 걸 새롭게 키워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마치 종이의 여백과 같다. 언제나 더 나은 다음을 기약하는 가을 들판처럼 끊임없이 비우고, 채우는 충실한 삶을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던진다.특히 가을편은 광화문글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대상 수상작으로 꾸며 눈길을 끈다.대상 수상자인 허서연(중앙대학교·21) 씨는 문안의 의미를 찾고 가을 들판을 종이에 빗대었다. 또 추수가 끝난 뒤 아쉬움보다는 ‘새 들판을 얻었다’고 뿌듯해하는 농부의 뒷모습을 담아냈다.이번 공모전에는 총 256개의 작품이 출품돼 열띤 경쟁을 벌였다. 교보생명은 교수 등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대상, 우수상, 장려상 총 7점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이번 광화문글판 가을편은 11월 말까지 광화문 교보생명빌딩과 강남 교보타워 등에 걸린다. 광화문글판 홈페이지에서도 만날 수 있다.교보생명 광화문글판.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상장폐지하고, 완전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두 회사를 지분 100%의 완전자회사로 품으면서 우리금융은 연결기준 순이익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한층 빨라진 의사결정으로 자회사 경영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순이익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실적 증대 효과보다는 자본비율 상승효과에 방점을 찍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보통주 자본비율(CET1)이 가장 낮은데, 향후 증권사를 인수하게 되면 비율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는 만큼 완전자회사 편입을 통해 선제적으로 자본비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상장 폐지되고 이날 우리금융지주 신주로 상장됐다. 우리금융은 기존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 지분을 각각 58.7%, 55.54% 보유 중이었는데, 주식교환대상주주들에게 교환비율대로 우리금융지주가 새로 발행한 보통주를 배정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 보통주식 1주당 우리금융지주 보통주 0.0624346주를 배정했고, 우리벤처파트너스에는 0.2234440주의 비율로 우리금융 보통주를 배정했다. 이날 상장된 신주는 약 3247만주로, 발행주식수의 4.46%에 해당한다.이번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우리금융지주는 15개 자회사 가운데 우리자산신탁(72.3%), 우리자산운용(73%)을 제외한 13곳의 자회사를 100% 완전자회사로 품게 됐다.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자회사 중간배당, 유상증자 등 자본정책은 물론 계열사 주요 사업에 대해 한층 빠른 속도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계열사 간 영업 시너지를 창출하는데도 용이하다. 여기에 우리벤처파트너스, 우리종합금융에 대한 지분율이 올라가면서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되는 연결순이익도 증가하게 된다. 이는 KB금융, 신한금융 등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대부분의 계열사를 지분율 100% 형태로 보유 중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금융사들이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경쟁사보다 빠른 의사결정 속도로 해당 사업을 먼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기존 주주들에게 의견을 묻는 과정이 한 단계 줄어들면서 각종 시간이나 물리적 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상반기 순이익 각각 122억원, 20억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인한 순이익 증가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두 회사를 100% 자회사로 품은 결정적인 이유로 보통주자본비율(CET1) 상승을 꼽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자회사 편입으로 자본비율을 20bp(1bp=0.0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CET1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 비율로, 금융사가 보유한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자본비율이 높다는 것은 충분한 자본적정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확대는 물론 비은행 인수합병(M&A) 여력이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6월 말 현재 자본비율 12%로, KB금융(13.78%), 신한금융(12.95%), 하나금융지주(12.8%) 등 경쟁사에 비해 가장 낮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향후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자본비율은 추가로 떨어질 수 있고, 주주환원 여력도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단 이번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우리금융 자본비율이 올라가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잠재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금융과 다른 지주사 간에 주가 격차가 커지는 것은 자본비율 때문"이라며 "이미 우리금융이 타 지주사와 자본비율 격차가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까지 인수하게 되면 자본비율이 추가로 떨어질 수 있고, 주주환원 여력도 저하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우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측은 "향후 그룹 손익 증대, 배당재원 확대 등으로 우리금융이 기존에 수립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자본비율을 고려한 총 주주환원율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ys106@ekn.kr우리금융지주.(사진=에너지경제신문DB)우리금융지주 자회사 지분구조.(주: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 완전자회사 편입 후 상장폐지. 28일 우리금융지주 신주 상장.)(자료=우리금융)

삼성화재, 분할지급형 담보 포함한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삼성화재는 자녀보험 신상품 ‘뉴(New) 마이 슈퍼스타’를 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해당 상품은 태아부터 1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보험기간은 80, 90, 100세까지 선택 가능하다.해당 상품은 업계 최초로 자녀보험에 분할지급형 담보를 포함해 담보 선택권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ADHD, 성조숙증, 중증아토피, 소아 청소년 특정 성인병 등에 적용되며 총 가입 한도 내에서 한 번에 받는 진단비와 매월 나눠서 받을 수 있는 분할지급형으로 가입이 가능하다.분할지급형 담보로 가입 시 해당 질병 진단 시 가입금액을 매월 나눠 지급받을 수 있다.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 지속적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비가 매달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험금을 나눠 받는 것이 실제 치료비 지급에 도움이 될 수 있다.이 상품은 자녀특화 담보도 새롭게 선보였다. 삼성화재는 베일리 영유아 발달검사 지원비와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치료비 등 신담보 7종을 신설해 자녀보험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베일리 영유아 발달검사란 영유아의 지적, 운동능력 지연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로 해당 검사를 받는 경우 연간 1회에 한해 검사비를 보장한다.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뇌하수체 기능저하 진단을 받고, 성장호르몬제 치료를 받은 경우에 한해 연간 1회에 한해 치료비용을 보장한다.아울러 산정특례 보장 담보도 강화했다. 산정특례제도란 진료비 본인부담이 높은 중증질환에 대해 본인부담률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산정특례 관련 담보를 가입하면 암, 중증외상, 중증화상, 결핵으로 인한 산정 특례 진단을 받을 경우 가입 금액만큼 보장받을 수 있다.삼성화재 관계자는 "태아부터 영유아, 청소년까지 고객에게 필요한 자녀 특화 신담보 및 수술비, 산정 특례 담보 신설 등 상품경쟁력을 보강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이 필요로 하는 보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도록 노력할 것" 이라고 밝혔다.pearl@ekn.kr삼성화재는 자녀보험 신상품 ‘뉴(New) 마이 슈퍼스타’를 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예금보험공사, 서울보증보험과 사회경제기업 지원사업 공동추진 MOU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예금보험공사는 ESG 가치의 민간부문 확산을 뒷받침하기 위해 서울보증보험, 사회적가치연구원과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28일 밝혔다. 예보는 2020년부터 매년 해당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민관협력 모델을 발굴하고 유관기관 간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확대하고자 3개기관 간 협업을 강화했다. 이번 지원사업은 사회적가치연구원의 SPC 참여기업 풀을 활용해 기후대응·탄소저감 특화 환경기업 10개를 선정하고, 예보와 서울보증보험의 공동 출연으로 조성한 지원금 2억원을 지급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SPC(Social Progress Credit)란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화폐단위로 측정하고 성과에 비례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프로젝트를 뜻한다. 특히 올해는 일방적인 현금지원 방식을 지양하고 성과창출에 비례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선정 기업은 서울보증보험에서 제공하는 우대보증 프로그램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혜택을 추가로 받게 된다.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저탄소 녹색부문을 적극 지원하는 서울보증보험 및 검증된 사회성과 측정체계를 보유한 사회적가치연구원과 ESG 파트너십을 맺고, 사회적경제 활성화 사업을 함께 진행함으로써 의미있는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예금보험공사 28일 서울시 중구 소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서 ‘사회적경제기업 성장 지원을 위한 ESG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사진 왼쪽부터 유광열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원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中 반일감정 확대’ 반사수혜… 화장품·여행·레저株 고공행진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중국 내 반일(反日) 감정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중국 단체 여행객 개방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화장품·여행·레저주의 주가도 반사이익 기대감에 상승세다. 관련업계도 반일 감정과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얼마나 이어질지 모른다는 입장이지만 주가에 있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모습이다.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관련주인 펌텍코리아가 11.24% 오른 2만9200원, 코스나인이 8.53% 오른 1348원으로 거거래를 마쳤다. 이어 연우(8.27%), 승일(6.64%), 휴엠앤씨(5.99%), 토니모리(5.96%), 아모레G(4.81%), 스킨앤스킨(4.24%), 제이준코스메틱(4.18%) 등이 플러스 행보를 나타냈다. 또 여행주인 롯데관광개발이 6.49%, 노랑풍선이 5.69% 뛰었고, 레드캡투어(3.67%), 참좋은여행(3.62%), 하나투어(2.18%), 모두투어(1.75%) 등도 오름세로 마감했다. 면세 관련주도 상승했다. 현대백화점이 4.17% 올랐고, HDC(2.32%), 글로벌텍스프리(1.91%), 호텔신라(1.58%), 신세계(0.99%) 등도 플러스 행보로 장을 종료했다. 외국인 카지노 관련주인 GKL(0.98%), 파라다이스(0.94%)도 상승했다. 이날 화장품과 카지노와 여행, 면세 관련주의 상승은 중국의 반일 감정이 격화되면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인식에 투자심리가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인 단체여행 수혜주는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및 일본 단체 관광을 허용한 지난 10일 이후 급등한 뒤 조정구간에 놓여 있었으나 반일 이슈가 확대되면서 재차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주목받았던 애국 테마주에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일본산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이에 해당된다. 일본산 문구류를 대체할 수 있는 모나미가 5.44%, 유니클로를 대체할 수 있는 SPA브랜드인 탑텐(TOP10)을 운영중인 신성통상이 0.7% 상승했다. 중국 매체 디이차이징(제일재경)은 지난 26일 셰청(씨트립)·퉁청·투뉴·뤼마마 등 중국 대형 온라인 여행 플랫폼들이 일본 여행 홍보 배너 등을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대목인 오는 10월 1일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앞둔 만큼, 일부 여행객들은 한국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샤오홍슈 등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불매운동을 위한 일본 화장품 브랜드 리스트도 공유되고 있다. 현재 관련업계는 중국 내 반일 감정 악화는 국내 업계에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이 한국보다 일본을 10배 이상의 수치로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중국 내 반일 영향으로 일본 대신 일부는 한국으로 여행지를 옮길 수 있고, 이에 따라 관련 업계의 수혜 또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사드 배치 전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월평균 66만명,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은 평균 47%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7년 3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시작되면서 코로나가 확산되기 이전인 2020년 2월 이전까지 중국인 방문객은 월평균 41만명으로 큰 폭 감소했다. 코로나 이후부터 6월까지 월평균 방한 중국인 수는 2만8000명으로 사드 배치 이전과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행 단체 여행 전격 허용으로 그동안 부진했던 화장품, 여행·레저 산업 등이 중국발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주가 측면에서도 중국 관광객 소비 관련주에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며 관광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지난 27일 서울 명동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이퍼클로바X 있기에… 브레이크 밟은 네이버 주가 기대감은 커진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네이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직후 주가가 주춤하는 양상이지만 증권가의 중장기적인 주가 회복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가 AI를 활용한 사업 영역 확장 계획을 발표한 만큼 높은 실적 개선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금투업계에서도 목표주가를 높이며 주가 우상향 전망을 내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8% 오른 21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5일 기록한 하락분을 일부 회복하면서 주가 약세 우려를 불식시켰다. 네이버는 지난 24일 한국에 특화된 초대규모 언어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인 클로바X, AI를 활용한 신규 검색 서비스인 ‘Cue’, 기업 비즈니스 솔루션인 프로젝트커넥트X 등의 서비스도 함께 공개했다. 지난 1일 네이버 주가는 지난 2월 이후 6개월여 만에 23만원선을 돌파했다. 지난 1일은 네이버가 클로바X 공개를 앞두고 카운트다운에 나선 시점이다. 클로바X 공개 기대감에 지난 7일에는 52주 신고가인 24만1500원까지 올랐다. 클로바X가 공개된 지난 24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6.26%가 올랐다. 하지만 클로바X 공개 이후 상승세가 꺾였다. 클로바X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클로바X 공개를 재료 소멸로 인식하고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주가는 하락 전환됐다. 클로바X 공개 다음날인 지난 25일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7.86%가 하락하면서 하루 만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공개 당일 이용자들 사이에서 클로바X 서비스의 답변 처리 속도가 느리고 오류가 잦다는 지적이 제기된 점 또한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가 주가가 잠시 주춤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기반 서비스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증권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28만원에서 31만원으로 높였고 신영증권(32만원), 삼성증권(31만원), 미래에셋증권(29만원), 대신증권(28만원) 등은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하이퍼클로바X 공개 이후 네이버 주가에 변동이 있었지만 네이버의 AI 기술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며 "네이버는 검색, 커머스 등 접근성이 편한 서비스에서 국내 지배적 사업자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자체 서비스뿐만 아니라 배달의 민족, 쏘카, 야놀자 등 외부 서비스와도 연동된다"고 말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만의 맥락, 한국 문화 등 국내 서비스에 특화된 언어모델로 네이버의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와 연결돼 성능 개선 및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네이버 지도, 쇼핑 등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와 연결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검색부터 답변, 구매, 예약 등 경제활동의 시작과 끝을 효율적으로 연결시켜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전망도 밝다.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B2B 사업 영역 확장의 발판으로 삼은 만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3분기 예상 매출액은 2조4723억원, 영업이익은 3747억원으로 예상된다. 앞서 2분기 실적은 매출 2조4079억원, 영업이익 3727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일반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 데이터를 활용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커넥트X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네이버가 기존 B2C 중심 서비스 사업 구조에서 B2B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첫걸음으로 이는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giryeong@ekn.kr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네이버가 지난 24일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이후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은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 24일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DAN) 2023’에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관련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최근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별세 소식이 들리자, 그가 생전 창업했던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KG모빌리티의 주가는 지난 4월 거래 재개 후 부진한 상황이다. 그러나 KG그룹에 인수된 후 기업회생절차를 마무리하고 신형 SUV 토레스가 흥행하며 수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금투업계에서는 KG모빌리티의 전기차 시장 진출, 실적 개선 움직임이 향후 주가 반등 재료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G모빌리티의 주가는 전장 대비 10원(0.12%) 내린 82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4일 10%대 급등 후 2거래일 연속 비슷한 주가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KG모빌리티는 지난 4월 28일 1만3000원대에서 주식거래를 재개한 뒤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3개월간 7~8000원 수준을 오가고 있다.단 올해 KG모빌리티의 실적이 급격한 개선을 보이면서 현 주가 수준이 저평가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올 상반기 KG모빌리티의 매출 규모는 2조90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218억원) 매출 규모를 상회한다. 특히 쌍용자동차 시절 수 년간 적자가 지속되던 순이익이 올 상반기 누적 344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 연간 실적 기대감이 높아졌다.작년 9월 1일에 실시된 KG그룹의 쌍용차 인수가 ‘신의 한 수’로 평가된다. KG그룹 인수 이후 불과 2개월만에 법원 회생절차를 종결한 쌍용차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해 새 출발을 알리기도 했다. 이후 KG모빌리티의 올 상반기 총판매량은 내수 3만8969대, 수출 2만6176대 등 총 6만5145대로 지난 2019년 상반기(7만277대) 이후 4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7월 KG모빌리티는 6805대의 제품을 수출했는데, 이는 지난 2014년 7월(7624대) 이래 가장 많은 월간 판매량이다.특히 매출 확대에 기여한 것은 히트상품인 SUV ‘토레스’다. 작년 6월 출시된 토레스는 2022년 연간 판매량이 2만2000여대에 그쳤으나, 올해 7월까지 총판매량은 이미 2만7000대 이상 팔린 상태다. 쌍용차 총 판매량 중 41.9%에 달하는 3만1791대가 바로 토레스다. 특히 국내 판매량(4만3012대)에서는 63.28%(2만7218대)를 차지해 내수시장의 주역이 됐다. 수출 규모에서도 코란도 다음가는 판매량을 보였으며, 5월 이후부터는 토레스가 앞서나가는 중이다.올 하반기 이후 판매 전략도 토레스가 끌고 간다. KG모빌리티는 연내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인 토레스EVX를 출시, 전기차 시장 진출과 더불어 토레스 흥행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은 제조원가에 따른 높은 가격 및 고금리 환경에 의해 하반기 판매량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LFP 배터리를 통한 가격경쟁력으로 뛰어넘겠다는 의도다.단 이같은 실적 개선세, 향후 판매 전략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KG모빌리티에 대한 분석을 보류하고 있다. 현재 KG모빌리티에 대한 투자분석 리포트는 지난 2020년 쌍용차 이후 전무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판매 호조와 신차 흥행이 계속될 경우 조만간 주가 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KG모빌리티는 해외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 등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며, 비야디와의 협업이나 에디슨모터스 인수도 그 일환"이라며 "올해 연간 실적 집계를 통해 흑자전환이 분명해질 경우 각 증권사도 KG모빌리티를 다시 커버할 수 있다"고 밝혔다.suc@ekn.krKG 모빌리티의 대표 차종 토레스. 사진=KG모빌리티

‘이례적 중징계’ GS건설, 주가도 20년 전으로 회귀하나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GS건설 주가가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자이아파트 주차장 지붕층 슬래브 붕괴 사고 발생의 책임으로 국토교통부가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면서다. 증권가에서는 2개년간 조단위의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연초 이후 하락한 주가를 회복하기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GS건설, 올 들어 28%↓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S건설은 올 들어 27.7% 하락했다. GS건설의 올해 최저점은 지난 7월 7일 장중 기록한 1만3750원이다. GS건설 주가가 1만3700원대까지 밀린 건 2003년 2월 21일 이후 20년 만의 일이었다.GS건설 주가는 여전히 하방이 열려있는 상태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락장에서도 1만4000원대를 지켰냈었지만, 이번 검단아파트 붕괴사고로 이미 무너져버린 상태다. 개인투자자들의 GS건설 평균 매수단가는 1만4190원, 매도단가는 1만4259원으로 이날 종가(1만4480원)와 비슷한 수준이다.GS건설 주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국토부가 전일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면서다. 이 중 8개월은 국토부 장관 직권처분 포함됐다. 이는 최대 수준의 징계를 받은 것이다. 최근 개정된 건설산업기본법상 국토부 장관은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한 경우’ 시공사에 최대 1년의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다. 사고 과정에서 사망자가 없는 경우는 8개월이 최대치다.국토부 발표는 최종 처분 결과는 아니다. 최종 처분은 국토부 내 자문기구인 행정처분 심의위원회와 예비처분, 청문절차 등을 거쳐 확정된다. 그러나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GS건설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강조해왔고, 감경요인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만큼 처분 결과가 달라지긴 힘들 것 같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매출 감소·주가 반등 힘들어"영업정지 처분이 확정될 경우 GS건설은 타격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규 사업 수주가 불가능한데다, ‘자이’ 브랜드 가치 훼손까지 겹친 탓이다. GS건설의 전체 매출 중 주택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5% 가량으로 상장 건설사 중 가장 높다. 검단아파트 리스크는 2분기 실적에 반영된 상태다. GS건설은 인천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 관련 비용 5524억원을 2분기 실적에 일시 반영해 영업손실 413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전문가들는 영업정지로 인한 매출 감소와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인해 연초 이후 주가 하락폭을 단기간 안에 회복하긴 어렵다고 관측하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8개월의 영업 정지로 인해 GS건설은 최대 6조~7조원의 신규수주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며 "향후 2개년간 연간 1조~2조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완전한 불확실성 해소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중장기적인 주가 회복 기대해야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도 "장기적으로 GS건설 주택브랜드 ‘자이’에 대한 평판 하락으로 인해 수주경쟁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 유사 사례를 보면 대외신인도 하락 등으로 회사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부동산 PF 차환에 어려움도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중장기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이번 국토부 발표로 인해 실장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청문절차를 거쳐 최종 영업정지 처분이 나오기 전에 영업정지 기간 경감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영업정지 처분으로 단기 부담이 있지만, 이미 한차례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불확실성을 반영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yhn7704@ekn.krGS건설 주가가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사진은 인천검단 AA13-2BL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지붕층 슬래브 일부가 붕괴되는 사고 발생 현장. 에너지경제신문DB

11번가, 상장이 기대되지 않는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SK그룹의 이커머스 업체 11번가의 상장 기대감이 크게 꺾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장을 약속한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상장예비심사조차 청구하지 못했다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특별히 SK 입장에서는 11번가의 상장 시한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11번가는 오는 9월까지 상장을 약속하고 투자자들에게 5000억원이라는 거금을 받았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원금과 함께 이자까지 지불해야 한다. 상장에 실패할 경우 투자자들이 대주주의 지분까지 처분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까지 걸려있어 자칫 하면 SK가 11번가를 잃을 수도 있다.◇ 9월 상장 실패하면 SK 피해 막심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오는 9월 30일까지 기업공개(IPO)를 하겠다고 계약하고 거액을 투자받은 상태다. 11번가는 지난 2018년 SK플래닛에서 인적분할로 떨어져 나올 때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H&Q코리아(PEF)로 구성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 총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이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거액을 투자받으면서 후끈 달아오르던 시기였다. 11번가는 최대 5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도 기대했지만 결국 나일홀딩스 컨소시업으로부터는 2조7000억원대의 몸값을 인정받았다.자신감이 넘치던 SK 측은 11번가의 상장에 통 큰 베팅을 했다. 투자 후 5년 뒤인 2023년 9월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를 지키지 못한다면 투자금에 연 8%의 이자까지 붙여주겠다고 계약했기 때문이다.상장을 약속하면서 걸었던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나일홀딩스는 11번가의 상장을 통해 최소 3.5%의 연간 내부 수익률을 거두지 못하거나 상장에 실패할 경우 드래그얼롱(동반 매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 조건도 가지고 있다. 드래그얼롱이란 소수 주주가 지배주주 지분까지 제3자에게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결국 11번가가 상장에 실패할 경우 대주주인 SK텔레콤 지분(80%)까지 함께 팔려 나갈 수 있다.◇ 기업가치 2.7조→ 1조원대 하락하지만 11번가는 아직 상장 예비심사 청구도 이뤄지지 않았다. 연내 상장하기 위해서는 7월에는 예심 청구에 들어가야 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SK그룹 입장에서는 현 시장 상황에서 11번가의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2018년 투자를 받을 당시 11번가의 기업가치는 2조7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현재는 1조원대로 거론되고 있다.실제 지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2008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큐텐이 최근 11번가의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거론된 몸값이 1조원대였다. 이런 분위기라면 상장하더라도 재무적 투자자의 수익이 낮아 드래그얼롱에 의해 지분을 매각당할 수 있다. 결국 SK 입장에서는 상장을 해봤자 그 과정에서 11번가를 잃게 된다.현실적으로 SK측은 현재 나일홀딩스 컨소시엄 측을 설득해 상장을 연기하거나 다른 곳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 SK그룹 입장에서 11번가를 계속 계열사로 유지할 이유는 크지 않다. 석유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통신사 등이 그룹의 주 먹거리인 상황에서 이커머스 업체와 시너지를 낼 부분이 뚜렷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11번가, SK쉴더스 전철 밟나앞서 SK그룹은 보안업체인 SK쉴더스를 상장하려다가 시장의 냉담한 반응에 매각으로 반향을 선회한 바 있다. 3조원의 몸값을 기대하며 추진했던 IPO는 실패했고 스웨덴의 사모펀드인 EQT에 대주주 자리를 넘겨줬다. 그 과정에서 SK 측이 건진 현금은 2000억원대에 불과하다. SK쉴더스에 투자했던 맥쿼리PE에 엑시트 기회를 주는 것 외에는 의미를 찾기 힘든 딜이었다.금융투자업계는 11번가도 결국 SK쉴더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때 SK그룹이 공모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리라 생각했지만 SK쉴더스와 원스토어에 이어 11번가까지 상장이 어려워지면서 기대감이 모두 사라졌다"며 "무리하고 복잡한 계약을 통해 투자유치를 받아 결과적으로 상장 적기를 기다릴 수 없게 되면서 기업공개가 어렵게 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khc@ekn.kr11번가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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