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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경 초대석]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내년 가계·기업부채, 부동산PF 유의해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내년 우리나라 경제에는 여러 위험 요인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특히 누증된 가계부채,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기업부채, 이연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유의해야 합니다."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2023년 한해를 정리하고 내년 경제를 전망하며 리스크, 부실이라는 단어를 거듭 강조했다. 글로벌 교역 및 IT 경기 회복에 따라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나,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각종 위험요인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제언이다.정중호 소장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는 통화긴축 종료에 따라 금리와 환율이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변동성 위험이 상존한다"며 "부동산 시장은 상승 여력이 큰 수도권으로 수요가 집중되겠지만, 주택 가격은 답보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산업은 완만한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과 고금리 장기화로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특히나 가계부채 문제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점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를 전망하는데 있어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875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정 소장은 "가계부채는 소비 및 투자 부진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약화, 금융시스템 대응 여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책모기지의 공급 속도를 조절하고, 최근 가계부채가 증가한 부분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내년에 금리인하와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실이 표면화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며 "자영업자 대출, 비아파트나 지방 건설사업장의 부동산PF 비중이 높은 비은행업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다음은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과 일문일답.◇ "가계부채 연착륙, 금융정책만으로 어려워...부동산 정책과 공조"― 2023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금융 시장을 회고해 달라.▲ 2023년 금융 산업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같은 긴축의 후유증을 경험했고, 은행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가 분출했던 한 해였다. SVB 사태는 급격한 금리 인상의 위험성을 상기시키고, ‘디지털 뱅크런’이라는 신종리스크를 촉발했다. 특히 특화은행의 벤치마킹 사례로 잘 알려졌던 SVB가 파산함으로써 관련 논의가 가라앉게 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올해 고금리, 고물가로 인해 금융사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도 커졌다.▲ 코로나19 이후 어려운 경제주체들의 환경과 대비돼 금융사들의 이익이 부각된 것 같다. 이로 인해 은행업 경쟁촉진,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다양한 상생금융안을 발표했고,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여러 추진과제가 제시됐다. 이 중 금융업 경쟁 촉진의 한 요소로 대환대출플랫폼, 예금중개플랫폼 등 다양한 비교 중개 플랫폼이 추진됐는데, 앞으로 금융회사의 채널 운영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가계부채 문제의 경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중단 등 가계부채 관리 정책이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 연구소에서 발표한 ‘내년 금융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도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위험성은 어느 수준인가.― 국내 가계신용은 2021년을 정점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2분기 들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2분기 말 기준) 101.7%로 최근 가계대출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평균(73.4%)을 크게 상회한다. 가계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3월 기준 160.7%로 2022년보다 오히려 하락 추세다. 그러나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한 차주 비중이 늘고 있어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특히 소위 영끌로 대출을 받은 청년층에 대한 우려가 크다▲ 가계부채가 잡히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부채 디레버리징과 자산가격 조정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 불균형의 누증은 금융시스템과 자산시장 간에 연계성을 강화시킨다. 이렇게 되면 자산가격 급락시 경제를 위축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난 부분은 소비 및 투자 부진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약화, 금융시스템의 대응여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외 부동산 시장 위축, 경기회복세 지연 등 부정적인 여건이 더해지면 대출 부실, 금융시장 내 자금 이동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 수단을 가동해야 하는가.― 우선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의 공급 속도를 조절하고, 장기 주택담보대출, 인터넷전문은행 대출 등 최근 (가계대출이) 증가한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수단을 점검하고, DSR 예외 대출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로 DSR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DSR 규제 정착, 분할상환 확대 등을 통해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 취약차주 비중이 큰 비은행금융기관의 건전성과 유동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은행 대비 느슨한 규제도 정비해야 한다. 가령 유동성 리스크 관리 능력 제고, 선제적 대손충당금 확대, 자본 확충이 이뤄지도록 관련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 ▲ 우리나라가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해외사례가 있나.―미국, 영국, 스페인 등 가계부채가 조정된 국가들을 보면 가계부채 조정보다 금리 상승에 의한 주택가격 하락이 먼저 나타났다.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가계부채 연착륙은 금융정책만으로는 어렵고 주택정책과 공조가 필요하다.◇ "은행, 플랫폼 통한 금융상품 판매 100% 정답 아냐...부작용 고려해야"▲ 내년 금융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금융상품 중개 플랫폼 발달로 2024년을 제판분리(제조와 판매의 분리) 원년으로 봤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플랫폼이 발달하면 빅테크, 핀테크 기업으로의 종속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 제판분리가 큰 방향성이기는 하지만,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판매 확대는 (비대면 거래 증가 등) 소비자들의 행태가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판매가 반드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은행이 과도하게 플랫폼에 의존하거나 플랫폼 회사가 은행에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면, 은행의 건전한 성장과 금융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 은행의 중개 플랫폼 참여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제조와 판매 간에 책임이 명확하게 설정돼야 한다. 여기에 수수료가 합리적으로 책정된다면, 은행들도 플랫폼 참여를 전향적으로 검토하지 않겠나. 제판분리가 심화된 먼 미래에는 플랫폼이 은행들의 상품 판매에서 가장 중요한 채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판매 채널 결정은 은행이 전략적으로 선택할 부분이다. 자체 채널이 부족한 은행은 플랫폼 참여에 적극적인 반면, 자체 채널이 강한 은행은 굳이 플랫폼에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판매할 유인이 없다. 은행은 (플랫폼 참여 여부와) 별개로 제판분리라는 방향에 대응해 고객 협상력을 강화하고,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생활금융플랫폼 등 자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의 제판분리가 이뤄져 보편화된 국가나 사례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미국, 영국에서는 이미 투자형 상품에 대한 관심 증가와 판매자 전문성에 대한 요구가 맞물리면서 제판분리가 진행됐다. 미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독립채널(Independent Agent)이 성장하기 시작했고, 영국은 금융서비스법(Finance Service Act) 시행 이후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독립투자자문업자)가 등장하면서 제판분리가 보편화됐다. 다만 해당 사례는 인터넷 발달 이전으로 플랫폼의 금융 중개와는 다르다.▲ 향후 제판분리가 활성화되면 금융산업과 금융소비자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가. 금융사들이 판매 채널인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개선에 소홀해지는 부작용은 없는가.―플랫폼에서 금융상품이 판매된다고 해도, 금융사 앱은 단순히 ‘판매’만을 위해 운영하는 곳이 아니다. 고객들의 일상적인 금융거래가 일어나므로 은행 앱 고도화, 디지털 전환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금융사 앱은 고객의 다양한 금융니즈에 부응하고, 초개인화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흥행...카드사, 맞춤 상품 확대해야"▲ 카드사, 보험사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카드업계는 조달비용 증가, 대손충당금 확대로 수익성이 악화됐는데, 성장성 둔화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가동해야 할까.―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세분화된 수요를 잘 포착한, 고객 맞춤형 상품을 늘려야 한다. 하나카드가 출시한 해외여행 특화 상품인 트래블로그가 흥행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특정 기업과 제휴에 기반을 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상품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과거 카드업의 성장기에는 대중적 혜택을 앞세운 범용적 카드가 인기를 끌었지만, 가맹점수수료 하락으로 카드 혜택은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좋은 상품을 제공하는 것만이 카드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신상품 출시 외에 카드사들이 추가로 강구할 만한 성장 전략이 있다면.― 해외 진출, 데이터 신사업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 이미 1인당 신용카드 보유량은 평균 4.4장에 달할 만큼 카드업계는 포화상태다.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신시장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 산업은 데이터 판매 등으로 수익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유통, 통신 등 이종산업과 데이터 제휴를 늘려 데이터 가치를 높여야 한다.▲ 보험시장도 이미 성숙기에 이르렀다. 투자손익 부진, 경기 둔화에 따른 장기보험 성장률 둔화,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 악재가 많은 상황인데.― 보험 산업은 국내 경제 상황 악화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마저 쉽지 않다. 이에 보험사들은 기존 보유계약의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2026년을 기점으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시장 수요가 많은 부분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앞으로 간병, 요양분야를 중심으로 보험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험사들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 대한 건전성 문제도 우려된다.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이 작년 말 기준 자산 대비 각각 2.7%, 4.3%로 타 업권 대비 높은 수준이다.― 보험사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기간별로 만기가 고르게 분포됐고, 3년 내 만기 비중이 낮은 점을 고려할 때 특정 시점에 손실이 집중될 가능성은 적다. 다만 국내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한 북미 지역 내 오피스, 기타 상업용 부동산들의 공실률 증가에 따른 자산 가격 하락, 중·후순위 비중이 68%로 높은 점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ys106@ekn.kr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이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내년 우리나라 경제를 전망하고 있다.우리나라 명목GDP 대비 신용비율.(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서비스 가입자수가 출시 1년여 만에 2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8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앞줄 가운데)과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앞줄 가장 오른쪽)가 트래블로그 담당 직원들과 함께 트래블로그 200만 가입을 축하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달라질 게 없다…여전한 고평가 [하이투자증권]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에코프로비엠이 최근 삼성 SDI 와 5년간 총 44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여전히 주가는 비싸다는 금융투자업계의 진단이 나왔다.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를 통해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 일에 주력 고객사인 삼성 SDI와 총 5년간 44조원 규모의 하이-니켈 NCA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며 "올해 삼성 SDI향 매출액은 약 4조3000억원 전년 대비 45%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정 연구원은 "이번 중장기 공급 계약으로 내년부터 삼성SDI향 매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다만 이번 계약금액은 이미 기존에 발생하고 있는 삼성SDI향 매출에 그대로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점진적으로 대체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이어 "이는 당사의 기존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중장기 실적 전망치에 변화는 없다"며 "투자의견 ‘Hold’와 목표주가 27만원은 계속 유지한다"고 설명했다.정 연구원은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수준이 여전히 높아 투자 매력이 낮다는 설명도 추가했다.정 연구원은 "현 주가는 2026년 예상 실적 기준 P/E 36.6 배로 2026~2028년 북미와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예상수요 연평균 성장률 중간값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지난 7월 이후 단기에 발생한 주가 하락세로 과도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히 완화됐지만 이차전지 셀, 소재 업종 내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낮다"고 분석했다.이어 "국내 업체들의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 우려와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권 교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를 고려할 때 당분간 동사 주가의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khc@ekn.kr에코프로비엠 CI

‘사상 최고치’ 브레이크 없는 금값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최근 국제 금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며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금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관련 상품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미국 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2.50달러(1.57%) 급등한 온스당 2089.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0년 8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2069.40달러)를 경신한 수치다. ◇ 금리 정점·달러화 약세·지정학적 리스크 영향그간 금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과 달러화 강세로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 해 9월에는 온스당 1600달러까지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되면서 금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섰고, 올해 4월 2000달러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의 수익률도 긍정적이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의 1년 누적 수익률은 13.65%, ‘ACE KRX금현물’는 13.38%가 올랐다. 또 ‘KODEX 골드선물(H)’(9.87%), ‘TIGER 골드선물(H)’(9.53%)도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금 가격 강세는 미국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과 달러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투자자들의 금 매수세가 이유다. 여기에 인도 결혼식 시즌과 크리스마스, 중국 설날로 금 실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둔화를 이유로 금을 사들이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국내외 전문가들은 금 가격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투자회사 뉴엣지웰스(NewEdge Wealth)의 벤 에몬스(Ben Emons)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면서 "경기 침체를 겪을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은 시장이 위험 부담이 작용할 때 상승하는데, 실질 금리와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인 만큼 금값이 상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은 온스당 2000달러를 상회하는 흐름이 예상된다"면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함에 따라 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고용의 완만한 둔화가 예상되는 등 경기 둔화 요인이 산재해 있다"며 "다만 지정학적 이슈가 완화되는 점은 상승폭을 축소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온스당 2150달러까지 열려있다"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도 내년 전망 보고서에서 "FOMC 점도표상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순연된 만큼 내년 하반기 금 가격 상단은 온스당 2150달러까지 열릴 수 있다"며 "금은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더욱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고용시장 악화는 경기 침체 우려 점증으로 연결된다"면서 "그렇기에 안전자산으로써의 매력도는 높아질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미 금 가격이 고점인 만큼,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 고점 수준에 다가선 금 가격이 슈퍼 랠리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라며 "다만 금리안정에 따른 달러 약세 기대감 강화와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지연 등은 금 가격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사진=픽사베이 제공

파행 계속되는 파멥신, 한 달 만에 주인 잃어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코스닥 상장법인 파멥신의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기존 최대주주가 반대매매로 지분을 모두 잃은 가운데 새로 맞이하려던 최대주주도 결국 손을 뗐다. 경영지배인도 해임된 가운데 회사의 지분은 개인주주들이 나눠가진 상태다.4일 파멥신에 따르면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의결한 3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지난달 30일 철회됐다. 파멥신은 유증을 의결한 뒤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3자배정 대상자를 바꿔가며 회사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최승환 한창 전 대표를 맞이하려 했다. 지난 10월 26일에는 최 씨를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하기도 했다.유증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면 최 씨는 파멥신의 지분을 22.93% 확보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주일만에 최 씨가 경영지배인에서 해임된 뒤 유증도 철회하는 수순을 밟았다. 회사 측은 최 씨가 유증대금 납입일인 지난 1일 돈을 입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결국 파멥신은 현재 뚜렷한 최대주주가 없이 운영되는 신세가 됐다. 기존 최대주주인 유진산 대표의 지분이 최근 시장에 모두 풀려버렸기 때문이다.유 대표는 유콘파트너스를 상대로 지난 7월 보유하고 있던 파멥신 지분 6.2%를 45억원에 넘겨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유콘파트너스는 계약금 4억원만 지급한 뒤 나머지 잔금을 6월 결의한 유증을 마무리하고 회사에 들어온 자금으로 치르러 했다.하지만 유증이 계속 미뤄진 것이 화근이었다. 주가가 움직였기 때문이다.유 대표와 유콘파트너스의 지분양수도 계약이 있던 7월만 해도 2000원대를 유지하던 주가가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이어 9월 20일 2000원선을 내줬고 이를 기다렸다듯이 유콘파트너스는 양수받은 지분을 전부 반대매매해버렸다. 유콘파트너스는 약정 담보 비율 하회로 인한 반대매매라고 설명했다.이 영향으로 주가는 더 떨어졌다. 결국 이번에 유증이 취소된 것도 주가가 문제다. 신주 발행가가 1244원이었는데 최근 파멥신의 주가는 1000원선에서 턱걸이 중이다.기존 최대주주의 지분은 양수도 이후 반대매매로 시장에 풀려버렸고, 새롭게 최대주주를 맞이하려 진행하던 유상증자도 결국 취소되면서 이제 회사는 무주공산 신세가 됐다.주가가 계속 하락 중이다 보니 새로운 최대주주를 찾기도 힘들다. 유상증자를 해야하지만 신주발행가를 너무 낮추면 기존 주가가 크게 흔들리고, 발행가를 높이면 참여하겠다는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한편 가장 최근 공시된 파멥신의 최대주주는 공식적으로 지분 0.88%를 보유한 남 모 씨다. 남 씨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1.47%의 지분을 보유한 남도현 공동창업자일 가능성은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나머지 지분 대부분은 일반 개인투자자의 보유분으로 파악된다. 파멥신은 다른 투자자 없이 최대주주 측 지분을 제외하면 90% 넘는 지분을 모두 소액주주가 들고있던 회사다.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의 지분율이 90% 이상되는 상장사는 대부분이 세력의 놀이터 신세로 전락했다"며 "경영진이 지분을 모두 잃은 상황에서 세력이 들어올 경우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khc@ekn.kr파멥신 CI

카카오엔터, 경영진도 자인한 오버밸류 투자...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혐의를 받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또 다른 문제로 ‘사법리스크’에 직면했다. 이번에는 고가인수 과정에서 매도자와 매수자가 공모했다는 혐의다. 카카오엔터의 문어발식 확장 과정에서 고가인수 논란이 있었던 터라 검찰 수사가 바람픽쳐스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배우 윤정희의 남편인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을 핵심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부문장이 아내인 윤정희가 투자한 제작사 바람픽쳐스에 매각 차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또 다른 피의자인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와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김성수 대표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카카오엠이 인수할 당시 바람픽쳐스는 ‘완전’ 자본잠식 중이었다. 2019년 말 기준 바람픽쳐스의 자본총계는 (-)16.4억원으로 자본금 1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카카오엠은 바람픽쳐스를 200억원에 인수했다. 검찰은 카카오엠이 제작사 고가인수 뒤 200억원 증자과정에서 자사에 400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며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고 알려졌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 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인수합병(M&A)가 가장 많았던 곳이다. 2018년까지는 7개의 종속기업만 있었던 카카오엔터는 2022년 말 기준 53개의 종속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여타 다른 계열사보다 공격적인 M&A를 했고 그 결과 같은 기간 매출은 1876억에서 1조8648억원으로 10배 늘었고 총자산은 2521억원에서 3조4543억원으로 14배 늘었다.◇ 카카오엔터의 오버 밸류 투자, 양날의 검M&A 과정에서 고가 인수는 양날의 검이다. 웃돈 이상의 추가적인 가치 상승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투자가 실패한다면 ‘승자의 저주’에 빠지기 쉽다. 만약 가족·특수관계인간 거래 등 ‘공모’ 정황이 있다면 사법리스크까지 불거질 수 있다.카카오엔터는 그간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2018년에는 매출 1.54억원이었던 인도네시아 웹툰 플랫폼 업체인 네오바자르를 현금 139억원, 기업가치 2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문어발식 확장 과정에서 웃돈도 많이 지불했다. 2020년 초 830억원이었던 영업권은 20배 이상 증가해 1조8870억원이 되었다. 2021년 말 카카오엔터의 총자산 3조 7176억원의 절반 이상이 영업권이었다는 의미다. 영업권은 인수 및 합병하는 과정에서 웃돈으로 지불한 가치를 계상하는 계정이다.2조에 육박하는 영업권은 1년이 지난 2022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카카오엔터는 영업손실 138억원을 냈는데 당기순손실은 6298억원으로 불어났다. 기타비용으로 6676억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이 잡혔기 때문이다. 영업권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손상차손이 잡힌 것이다.손상은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을 경우 인식한다. 회수가능가액은 사용가치와 순공정가치를 비교해 큰 금액으로 산정하지만, 통상적으로 사용가치만 판단하곤 한다. 사용가치는 무형자산을 사용해 얻을 수 있는 현금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즉 미래현금흐름을 현재가치할인법(DCF)을 활용해 추정한다.◇ 거액의 손상=경영진 인정한 ‘오버 밸류’카카오엔터처럼 영업권의 1/3을 한 번에 손상으로 잡는 경우는 흔치 않다. 대규모 인수가 코로나19에 집중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영업권 손상은 단시일 내로 이뤄졌다.또 손상 절차상 경영진도 인지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카카오엔터는 영업권 손상 검토 시 경영진이 승인한 재무예산에 근거해 판단했다. 카카오엔터 내에서 짠 대략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밸류에이션을 오랜 기간 담당한 관계자는 "보통은 평가회사의 사업계획을 받아서 현금흐름 추정이 합리적인지 질의응답 등을 통해 검토한다"면서 "이를 통해 결과치가 나오면 회사와 이야기를 하며 보완한다"고 설명했다.회사의 재무예산을 기초로 하고 산정하더라도 향후 회수가능성이 현재 장부가액보다 떨어진다는 의미다. 그는 "영업권 손상을 염두해 두고 인수하지 않겠지만 손상을 계상했다는 것은 회사에서도 인수 당시의 밸류를 평가 후 조금 달리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카카오엔터가 오버 밸류로 인해 손상을 인식했고, 경영진이 검토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영진 스스로 과중한 웃돈을 줬다는 걸 자인한 셈이다.◇ 카카오엔터 M&A 관련 조사, 이제 시작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 M&A 관련 검찰조사가 이제 시작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가장 주목하는 M&A는 카카오엔터의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 투자다.아크미디어의 최대주주는 코리아그로쓰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로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조성한 펀드로 알려져 있다. 또 아크미디어의 회장은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혐의로 그를 소환조사하기도 했다. 그리고 카카오엔터가 투자할 당시 아크미디어는 "당사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일컫는 국내 현존 유니콘 기업 가운데 설립 후 가장 빠르게 유니콘에 진입한 기업으로 기록됐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만약 카카오엔터가 아크미디어에 보답성 밸류에이션으로 투자했다면 심각한 일이다"이라면서 "다만 카카오 투자 수장과 아크미디어 회장이 나란히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를 받기에 밸류에이션 역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종속기업 영업권 변동 추이.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은행권, 국민 눈높이 맞는 상생 실천해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조용병 신임 은행연합회장이 은행권을 향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상생을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은행권이 그간 가계와 기업을 위해 노력했지만,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춘 진정성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게 조 회장의 지론이다. 조 회장은 1일 취임식에서 향후 은행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기본, 변화, 상생 등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국민의 신뢰 없이는 은행은 존재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최근에는 부실한 내부통제로 인한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국민께 큰 실망을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랜 노력에도 은행은 여전히 전통적인 사업구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은행의 플랫폼 경쟁력 또한 경쟁 테크 기업에 비해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라며 "현재의 편중된 수익구조와 불충분한 디지털 경쟁력은 은행이 혁신을 회피하고, 쉬운 영업에 치중한다는 인상을 줘서 은행의 수익 창출 노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초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은행이 더욱 가치를 제고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은행이 먼저 과감한 혁신가의 모습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국민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고도화된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고, 은행 입장이 아닌 국민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연합회도 사원은행, 금융지주, 국회, 당국, 언론과 소통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은행이 국민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디딤돌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이어 조 회장은 "앞으로 은행을 둘러싼 환경은 새롭고 낯선 길과 같겠지만,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각오로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조용병 은행연합회장. 1일 취임식에서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향후 은행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생명 홍원학·화재 이문화, 삼성그룹의 주문은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삼성그룹의 보험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리더십을 교체했다. 인물별 강점을 살린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성장성이 정체된 보험업에서 각 사 수장들이 이후 나타낼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 삼성 보험사 일제히 리더십 교체…50대 전면배치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과 이문화 삼성생명 부사장을 각각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1964~1967년생 50대 대표들이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나서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양 인사 모두 친정에 복귀해 대표를 맡게 된 모양새다. 홍원학 내정자는 삼성생명에 입사했고 이문화 내정자는 삼성화재 출신이다. 전영묵 사장의 후임으로 낙점된 홍원학 삼성생명 신임 대표이사는 앞서 삼성생명에서 인사팀장, 전략영업본부장, FC영업1본부장을 거쳤다. 지난 2021년 말 삼성화재 CEO를 맡을 때부터는 안정적인 사업 관리에 성공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라는 성과를 냈다. 이문화 삼성화재 신임 대표이사는 영업현장과 지원 부서를 다양하게 경험한 손해보험 전문가로 꼽힌다. 앞서 1990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영업현장 및 스태프 부서를 경험했다. 계리RM팀장, 경영지원팀장, 일반보험본부장을 거쳤다. 지난해 말 삼성생명 전략영업본부장(부사장) 부임 후에는 실적 도약에 성공해 지난 3분기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 호실적에도 수장교체..."두 신임 사장에 기대 실려"현재 IFRS17 도입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보험업계에서 각 사장에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생명보험업계는 현재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성장성이 정체된 상태다. 또한 새 회계제도 도입의 영향으로 보험사들 간 보장성영업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계약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가 우선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생명은 건강상품 확대와 상품 수익성, 영업 채널,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최적의 판매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새 회계제도 도입 초기 상황에서 개선된 실적을 보인 메리츠화재가 뒤를 바짝 쫓고 있어 각종 경쟁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화재 역시 지난 컨퍼런스 콜을 통해 CSM의 양과 질을 모두 잡은 지속 성장을 추진할 것을 포부로 밝혔다. 홍 사장 배치엔 삼성생명을 이끌며 생명보험업계에서 동력을 제시할 것이란 기대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 홍 사장은 화재 대표에 자리했을 당시 사업 추진력과 영업 전문성을 입증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이렉트 착’을 통한 디지털 전환에 힘을 실어 신규 고객 확보에 주력했고, 취임 첫 해 삼성화재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다양한 경험을 살려 채널 변화에 강점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이 사장은 손보업의 특성을 살린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혁신을 위한 조직문화 구축 등을 이뤄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 사장은 변화에 민감한 손보업 DNA를 생보업계에 이식한 성과를 인정받았고 혁신을 위한 조직문화 구축을 성공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두 내정자가 보험업 각종 사업에 잔뼈가 굵은데다 앞서 거쳐 온 이력을 바탕으로 내부 경영에 밝기에 빠르게 조직을 정비할 것이란 전망이 모인다. 특히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전자·물산은 안정에 무게를 둔 것과 달리 호실적을 기록하고도 수장이 교체된 금융업권엔 성장성이란 임무를 준 것이란 평가다.삼성화재 관계자는 "내부에선 성과와 성장성을 바탕으로 한 인사라는 평가가 따르며 홍 사장은 화재 재직 당시 디지털에 힘을 싣고 영업에서 강점을 보여 경영능력을 입증했기에 생명에서 성과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신임 사장은 GA전략영업분야를 맡은 바 있고 손보 특성상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고 발빠르게 대응할 부분이 많은데 이런 부분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사장 내정자는 추후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삼성금융계열사는 조만간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마무리해 발표할 예정이다.pearl@ekn.kr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문화 삼성화재 대표 내정자.삼성생명, 삼성화재.

인도 증시 대호황에 펀드 수익률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국내 인도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기업공개(IPO)도 200건을 넘어서며 호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내년 이후에도 기업과 투자자금의 ‘탈중국’이 계속되며 인도 경제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국내 증시에서 운용되는 인도 투자펀드의 총 설정액은 77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이후 3628억원, 약 두 배 가까이 급성장한 규모다. 동 기간 수익률은 16%에 달한다. 운용되고 있는 펀드 수는 216개다.상품별로 보면 삼성자산운용의 인도펀드 상품이 수익률 톱을 달리고 있다. 연초 이후 기준으로 ‘삼성클래식인도중소형FOCUS연금펀드’, ‘삼성인도중소형FOCU펀드’가 각각 34% 수익률로 선두에 있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펀드’(29%), IBK자산운용의 ‘IBK인디아인프라펀드’(23%) 등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중이다.이처럼 인도 관련 펀드 수익률이 선전하는 이유는 현재 인도 증시가 사상 최대 호황을 띠고 있어서다. 인도는 지난 2010년대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주도로 강력한 제조업 국가로 탈바꿈했고, 2020년대 미국-중국 간 무역 갈등 본격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통해 대표적인 ‘탈중국’ 수혜국으로 꼽힌다. 중국을 앞질러 세계 1위가 된 인구수와 낮은 노동임금에 주목한 글로벌 자금이 인도에 급격히 쏠리게 된 것이다.이에 인도국립증권거래소의 총 시가총액 규모는 10월 기준 3조7400억달러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은 4위에 올랐다. 올해 IPO 건수도 200건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도 대표 지수 니프티50 지수는 2만포인트 초반대로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5배,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를 넘어 ‘고평가’가 아니냐는 일부 지적이 나올 정도다.그럼에도 글로벌 금융기관 등에서는 내년 이후에도 인도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점치는 중이다. 성장주 위주로 구성된 미국 나스닥 지수 역시 PER이 20~30배에 달하는 만큼, 인도 역시 상당한 성장 잠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애플은 인도에서의 아이폰 생산 비율을 현 5%에서 2025년까지 25%로 확대하고, 중국의 아이패드 생산라인을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글로벌 기업의 유입이 계속될 전망이다.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인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3%로 잡아 타 신흥국보다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인도의 2023~2024 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6.4%, 그다음 연도는 6.0%로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까지 니프티50의 목표 주가를 2만1800포인트로 상향했다.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 정부의 적극적 투자와 소비심리 호조에 따른 내수 성장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견인하고 있다"며 "특히 디지털 전환 등 신성장 사업 분야에 대한 전망이 밝으며, 통신·금융 또는 경기소비재 관련주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suc@ekn.kr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 내 황소상. 사진=연합뉴스

내년 반도체 시대 열리나…‘온디바이스 AI’ 수혜주로 쏠리는 눈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인 ‘온디바이스 AI’의 도입으로 반도체 업종이 내년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스마트폰, PC 등은 기존 제품보다 메모리 반도체 탑재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해 메모리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수혜주로 각광받고 있다.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제주반도체 주가는 75.6% 상승했다. 제주반도체는 모바일 메모리 반도체 설계 업체로 지난달 2일 402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지난 1일 종가 기준 7060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0.2%, 삼성전자는 4.9% 상승했으며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인 칩스앤미디어(76.9%), 퀄리타스반도체(17.6%)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열린 ‘삼성 AI 포럼 2023’에서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 S24에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구글도 지난달 AI 스마트폰인 픽셀 8을 출시했고 중국 비보는 업계 최초로 AI 스마트폰인 X100을 공개한 바 있다.온디바이스 AI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연산하는 기술을 뜻한다. 기기에 내장된 AI가 이용자 사용 패턴을 학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증권가에서는 내년부터 온디바이스 AI가 AI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종이 온디바이스 AI의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AI 시장은 클라우드 서버 중심에서 스마트폰·PC·가전으로 확대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변화의 중심에 위치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온디바이스 AI에 특화된 D램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추정되고 내년부터 본격 양산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온디바이스 AI용 D램은 HBM과 유사한 고대역폭 설계가 필요한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온디바이스 AI에 특화된 LLW D램을 개발했으며 주요 고객사에 공급을 앞두고 있다.온디바이스 AI 시대의 도래가 반도체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는 내년 주도주로 반도체 업종을 제시하고 나섰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올해 위축됐지만 AI 수혜로 저점을 통과했다는 분석이다.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전체 수출 중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지난해 평균 56%에서 올해 평균 49%까지 축소됐으나 앞으로 AI 시장이 더 커지면서 점차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온디바이스 AI 대중화로 메모리 반도체 수출 수혜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한 달간 주가가 70% 넘게 오른 칩스앤미디어도 주목했다. 칩스앤미디어는 반도체 칩 내 비디오 IP 전문업체로 최근 AI 반도체인 NPU IP ‘CMNP’ 개발을 완료했다.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칩스앤미디어는 AI NPU·GPU 시장에 필요한 영상 코덱과 IP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내년은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구동하는 추론용 AI 칩에 관심이 집중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giryeong@ekn.kr내년 온디바이스 AI 제품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반도체 업종이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픽사베이

홍콩 H지수 ELS 발행 줄고 일본 닛케이 ELS는 늘어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3년 사이 종합주가지수가 반토막난 홍콩 H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의 발행량이 올해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코로나19 당시 최저치의 2배 수준인 일본 닛케이 225의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은 늘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ELS는 4023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9월 5137억원과 10월 4654억원에 이어 석 달 연속 감소했다. ELS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 흐름이 사전에 정해놓은 조건을 충족했는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을 결정되는 유가 증권이다. △홍콩 H지수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유로스톡스 50 △코스피 200 등 지수형 ELS가 기초자산으로 많이 활용된다. 홍콩 H지수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50개로 산출하는 지수이다 보니 중국 관련 리스크가 불거지면 급락하는 경향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연임에 대한 우려로 ‘차이나런’(탈 중국)이 두드러졌던 지난해 10월에는 하루에만 지수가 6%나 빠지기도 했다. 홍콩 H지수 연계 ELS 월별 발행 금액은 작년 10월 2966억원에서 같은 해 11월 902억원, 12월 654억원으로 매달 30% 넘게 감소한 뒤 올해 4월까지 8301억원까지 늘어났으나 다시 4천억원대로 떨어지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반면 일본 도쿄 증시의 대표 지수인 닛케이 지수 연계 ELS는 작년 연말을 기점으로 홍콩 H지수 연계 ELS와 발행 금액이 역전되더니 지난달에는 홍콩 H지수 ELS의 3.5배에 달하는 1조3952억원어치나 발행됐다.닛케이 지수 ELS는 발행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2075억원과 비교할 때 6.7배로 증가했다. 올해 1월 5418억원에 비해서도 2.6배로 불어났다. 이는 일본 증시가 거품경제 시기인 1990년 8월 이후 올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닛케이 지수와 연계된 ELS에도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함께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닛케이 지수는 올해 초 이후 30% 상승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장중 3만3853.46까지 오르며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홍콩증권거래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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