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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한달만에 3%대 재진입…과일값 32년만에 최대폭 상승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농산물값 고공행진에 국제유가 상승세 등이 겹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과일값이 32년여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해 물가 상승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100)으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작년 8∼12월 3%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2.8%) 2%대로 떨어졌지만 한 달 만에 3%대로 올라섰다. 농산물 물가가 20.9% 올라 전체 물가를 0.80%포인트(p) 끌어올렸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 하락 폭도 전월(-5.0%)보다 축소된 1.5%에 그쳤다. 전체 물가 기여도도 1월 -0.21%p에서 -0.06%p로 줄면서 상대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서비스 물가는 2.5% 오르며 전달(2.6%)보다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됐다. 공공서비스 물가도 2.0% 오르며 전달(2.2%)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3.4% 올랐다. 외식 물가는 3.8% 오르면서 지난 2021년 10월(3.4%) 이후 28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10월(4.5%)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3.4%)까지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넉 달 만에 다시 상승 폭이 커졌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과실이 41.2% 오른 영향으로 20.0% 상승했다. 신선과일은 지난 1991년 9월 43.9% 오른 뒤로 32년 5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최근 상승세에 더해 작년 작황이 좋아 과일값이 낮았던 점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품목별로는 사과가 71.0% 올랐다. 귤도 사과 대체재로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78.1% 껑충 뛰었다. 신선채소는 12.3% 올랐다. 작년 3월 13.9% 오른 뒤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5% 상승해 전달과 같았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과실 등이 많이 오른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로 올라섰다"라고 말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제유가 상승, 농산물 가격 강세 등으로 3.1% 상승하면서 물가 하향 흐름이 다소 주춤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최근의 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SK디스커버리가 중기 주주환원 계획에 따라 자사주 소각과 추가 매입을 진행한다. SK디스커버리는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매입한 25만2000주(약 1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의결했다고 5일 공시했다. 올해 추가로 신탁계약 방식을 통해 2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키로 의결했다고 5일 공시했다. 해당 자사주는 계약 종료 이후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소각·매입하는 자사주는 총 300억원 규모로 이날 종가 기준 전체 발행 주식수의 4% 수준이다. SK디스커버리는 지주회사로서 사업 회사의 가치 제고 및 신규 사업 기회 발굴 등에 주력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전광현 SK디스커버리 사장은 “지난해 발표한 3개년 로드맵에 따라 2025년 내 당초 목표로 한 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작업을 차질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당의 점진적 확대 등을 통해 주주의 요구자본수익률에 최대한 가까워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새해 첫달 온라인 쇼핑 20조3000억원 ‘역대 최대’…여행·교통도 ‘역대 최고액’

새해 첫달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20조3000억원으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여행·교통 서비스도 역대 최대 거래액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4년 1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작년 동월 대비 12.1% 증가한 20조2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작년 10월 처음 20조원을 돌파한 뒤 같은 해 11월 21조54억원, 12월 20조5444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상품군별로 지난 1월 여행·교통 서비스 거래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25.8% 늘어난 2조2872억원으로 집계됐다. 설 연휴(2월 9일~12일)를 앞두고 여행 예약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거래액을 기록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로 통신기기는 작년보다 33.6% 늘어난 6651억원 거래됐다. 음·식료품 거래액은 13.7% 증가한 2조9180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화장품 소비가 살아나면서 화장품 거래액은 10개월 연속 늘고 있다. 지난 1월 화장품 거래액은 작년 동월 대비 21.2% 늘어난 1조121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신발 거래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7.9% 줄었다. 상품군별 거래액 구성비는 음·식료품(14.4%), 여행·교통서비스(11.3%), 음식서비스(11.1%) 순으로 높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은 작년보다 10.4% 증가한 15조246억원으로 나타났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새해 경제, 출발부터 ‘적신호’…설비투자·건설수주 큰 폭 줄어

우리 경제가 새해 출발부터 적신호를 나타냈다. 중장기 내수경기를 뒷받침하는 설비투자와 건설수주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제조업 생산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수출이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고 전체산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소폭 늘어났지만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생산 및 소비 진작에 악영향을 미치는 고물가·고금리 현상도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는 경제 활성화를 막고 서민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설비투자는 5.6%나 감소했다. 건설 경기를 예고해주는 건설수주(경상)는 53.6% 줄었다. 금융위기의 후유증이 나타난 지난 2010년 10월(58.9%)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주택 등 건축(-47.7%)과 기계설치 등 토목(-60.0%)에서 모두 줄었다. 제조업 생산도 1.4%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8.6% 줄었다. 작년 10월(-10.5%) 이후 석 달 만에 감소했다. 다만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4% 늘었다. 작년 11월 0.3% 증가로 반등한 이후 12월(0.4%)과 올해 1월(0.4%)까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재화 소비의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0.8% 늘어 두달 연속 증가했다. 정부는 소비와 건설지표 개선이 긍정적이라면서도 일시적 요인이 깔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경기 회복이 수출 중심으로 진행되고 내수 회복은 미약하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2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4.8% 증가하며 작년 10월 이후 5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4개월 연속 성장세다. 2월 반도체 수출은 99억달러를 기록해 작년보다 66.7% 증가했다. 한국경제평론가협회장인 신세돈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는 “한국경제의 최대 문제는 투자와 소비에 따른 내수 부진에 있다"며 “투자는 결과를 통해 이미 안 좋은 게 눈으로 확인이 됐고 소비의 경우도 소득이 늘어야 소비가 늘어나는데 소비도 좋아질 수 없어 경제 침체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4.10 총선을 앞두고 내수 활성화를 위한 메가톤급 조치들을 내놓고 있으나 투자 감소에 따른 심상치 않은 흐름을 돌릴 수 있는 효과를 당장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정부는 최근 각종 규제완화(군사보호지역·그린벨트 대폭 해제, 재개발개건축 완화 등)와 대규모 개발계획(GTX 확대, 신공항 건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을 발표했다. 우리 경제가 내수 부진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투자 감소 등 뿐만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장기 고물가·금리 현상의 먹구름이 좀처럼 걷힐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전체 가구가 이자·세금을 내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은 1.8% 증가에 그쳤지만 먹거리 물가는 6% 넘게 올라 소득 대비 먹거리 부담이 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국내 전체 가구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월평균 395만9000원(1∼4분기 평균)으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전체 소득은 전년 대비 2.8% 늘었지만 고금리 지속 등으로 이자와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쓸 수 있는 돈은 명목 소득보다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 소득 증가율은 게걸음 수준이었지만 금리와 물가는 토끼뜀 수준을 나타냈다.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6.%였다. 고물가·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쪼그라들면서 생활은 더욱 움츠러들고 팍팍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작년 고금리 상황 지속으로 가계가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지출하는 '이자 비용'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이날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1인 이상 가구의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원으로 1년 새 무려 31.7% 급등했다. 지난 2022년 이자비용은 9만9000원이었다. 이는 통계청이 1인 이상 가구에 대한 가계동향 조사를 시행한 지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 증가 폭(5.8%)과 비교해도 5배 이상 높다. 물가 영향을 배제한 실질 이자 비용 역시 지난 2022년 9만2000원에서 11만7000원으로 27.1% 증가했다. 이 역시 지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의 증가다. 가계가 짊어진 빚의 규모를 의미하는 가계신용은 작년 12월 말 기준 1886조4000억원(잠정)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작년 가계 이자 비용 27.1%↑ ‘역대 최대’ …대출 이자에 가계 ‘휘청’

지난해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가계가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지출하는 '이자 비용'이 27.1% 증가하며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1인 이상 가구의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원이었다. 9만9000원이었던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1년 새 31.7% 급등했다. 이는 통계청이 1인 이상 가구에 대한 가계동향 조사를 시행한 지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 증가 폭(5.8%)과 비교해도 5배 이상 높다. 물가 영향을 배제한 실질 이자 비용 역시 지난 2022년 9만2000원에서 11만7000원으로 27.1% 증가했다. 이 역시 지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의 증가다. 이같은 이자 비용의 급격한 증가는 가계 코로나19 시기 늘어난 가계부채와 고금리 장기화 상황이 맞물린 결과다. 가계가 짊어진 빚의 규모를 의미하는 가계신용은 작년 12월 말 기준 1886조4000억원(잠정)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또한 지난 2017년 92.0%에서 2022년 108.1%로 5년 만에 16.2% 증가했다. 작년 들어 증가 흐름이 꺾이기는 했지만 4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대출 잔액은 작년 5월 이후 매달 증가해 지난달 28일 기준 696조371억원까지 늘어났다. 코로나 시기 0.5%까지 떨어졌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상승을 거듭해 작년 1월 말부터 현재까지 3.5%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자 비용 부담은 서민층과 고소득층에서 모두 증가했다. 작년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실질 월평균 실질 이자 비용은 2만1000원으로 1년 전(1만7000원)보다 1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1분위 가구의 소비 지출은 0.9% 증가했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은 5.7%, 주류·담배 지출은 8.2% 각각 감소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이자 비용 또한 지난 2022년 17만9000원에서 작년년 25만4000원으로 1년 만에 41.7% 늘었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은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작년 소득 1%대 오를때 먹거리물가 6%대 올라…먹거리 ‘부담’

지난해 전체 가구가 이자·세금을 내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소득은 1%대 증가에 그쳤지만 먹거리 물가는 6% 넘게 올라 소득 대비 먹거리 부담이 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국내 전체 가구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월평균 395만9000원(1∼4분기 평균)으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전체 소득은 월평균 497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2.8% 늘었지만 이자·세금 등을 빼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은 1.8% 늘어 전체 소득보다 증가 폭이 더 작았다. 이는 고금리 지속 등으로 이자와 세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처분소득 증가율과 비교해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6%대로 큰 격차를 보였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대표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각각 6.8%, 6.0% 올랐다. 이는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각각 3.8배, 3.3배였다. 가공식품은 세부 품목 73개 중 68개 물가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드레싱이 25.8%로 가장 높고 이어 잼(21.9%), 치즈(19.5%), 맛살(18.7%), 어묵(17.3%) 등 순이었다. 평소에 서민 소비가 많은 설탕(14.1%), 소금(13.0%), 아이스크림(10.8%), 우유(9.9%), 빵(9.5%), 생수(9.4%), 라면(7.7%) 등도 높은 편이었다.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에서는 커피(외식)(1.7%)를 제외한 38개 품목 물가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상회했다. 피자가 11.2%로 가장 높고 햄버거(9.8%), 김밥(8.6%), 라면(외식)(8.0%), 오리고기(외식)(8.0%), 떡볶이(8.0%), 돈가스(7.7%)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도 3.1%로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 특히 과일이 9.6%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5.3배에 달했다. 사과는 24.2%로 무려 13.4배였고 귤(19.1%), 복숭아(11.7%), 파인애플(11.5%), 딸기(11.1%), 참외(10.5%) 등의 물가 상승률도 10%를 웃돌았다. 농산물 중에서는 채소와 수산물 물가 상승률이 각각 4.8%, 5.4%로 조사됐다. 이처럼 먹거리 부담이 크다 보니 식사비 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전체 가구 소비지출은 월평균 278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5.7% 늘었지만 이 중에서 식사비 지출은 월평균 40만7000원으로 7.9% 증가했다. 이처럼 작년 먹거리 부담이 컸던 것은 제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빵과 과자, 아이스크림, 생수 등의 가공식품과 햄버거, 치킨 등 외식 품목 가격이 잇따라 인상됐다. 식품기업과 외식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인건비, 물류비, 임대료 상승 등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과도한 인상, 꼼수·편법인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과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제품이나 서비스 질을 떨어뜨리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 등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이 때문에 정부는 불합리한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줄 것을 소비자단체에 당부하기도 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새해 첫달 생산 석달 연속 증가세…소비 증가·투자 감소

새해 첫달 산업생산이 건설업의 반등 등에 힘입어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비는 소폭 증가하고 투자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8(2020년=100)로 전월보다 0.4% 늘었다. 전산업 생산은 작년 11월 0.3% 증가로 반등한 이후 12월(0.4%)과 올해 1월(0.4%)까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생산이 석 달 이상 연속 증가한 것은 지난 2021년 6월∼2022년 1월 이후 24개월 만에 처음이다. 부문별로 보면 건설업 생산이 12.4% 늘어 작년 9월(0.4%) 이후 넉 달 만에 반등했다. 아파트·공장 건축 호조로 2011년 12월(14.2%) 이후 12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4.9%), 부동산(2.6%) 등에서 늘며 0.1%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1.4%)을 비롯한 광공업생산은 1.3%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8.6% 줄었다. 작년 10월(-10.5%) 이후 석 달 만에 감소했다. 작년 11월(9.8%)과 12월(3.6%)에 큰 폭으로 늘어난 기저효과와 함께 계절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도체 생산과 출하가 분기 말에 집중되면서 분기 초에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통신·방송장비 생산은 '갤럭시 S24' 출시 등에 힘입어 46.8% 급증했다. 재화 소비의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0.8% 늘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가중치 개편 등으로 작년 12월 소매판매가 0.8% 감소에서 0.6% 증가로 바뀌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1.4%)와 승용차 등 내구재(-1.0%)에서 판매가 줄었다. 반면 화장품 등 비내구재는 2.3% 늘었다. 건설기성(불변)도 12.4% 늘었다. 정부는 소비와 건설지표 개선이 긍정적이라면서도 일시적 요인이 깔렸다고 봤다. 소비는 갤럭시 S24 출시와 연초 여행수요 등이, 건설은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공사와 개포동 대단지 아파트 공사 등이 반영된 영향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기 회복이 수출 중심으로 진행되고 내수 회복은 미약하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실제 투자와 향후 건설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설비투자는 5.6% 감소했다. 항공기 등 운송장비(-12.4%),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4%)에서 투자가 줄었다. 법인차 전용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도입되고, 보잉사 '동체 구멍 사고' 등으로 항공기 도입이 지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설수주(경상)는 53.6% 줄어 2010년 10월(-58.9%) 이후 13년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주택 등 건축(-47.7%)과 기계설치 등 토목(-60.0%)에서 모두 줄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전월보다 0.1포인트(p) 상승해 석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전월과 같았다. 기획재정부는 “반도체의 분기초 감소 영향으로 광공업 생산은 조정됐으나 1~2월 수출 개선세 지속, 다수 제조업종의 생산 증가 등은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소비와 건설지표 개선은 긍정적이나 1월 일시적 요인 영향 등을 감안 시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경기회복의 온기가 민생・내수 취약부문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상반기 재정 신속집행 관리와 함께 민생토론회 후속조치의 조속한 이행, 내수 취약부문 보완과제 발굴・집행 등에 최우선 역점을 둘 계획이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흐름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고 일시적 요인이 강했다고 판단한다"며 “전체적인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김영주 국회부의장 “한동훈 제안 수락, 국민의힘 입당할 것”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4선·서울 영등포갑) 국회 부의장이 4일 국민의힘에 입당한다. 김 부의장은 3일 페이스북에서 지난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찬 회동을 언급, “한 위원장의 (입당) 제안을 수락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위원장은 진영논리에 매몰되어 있는 여의도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민의힘에 입당해 함께 정치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 또한 그동안 진영논리보다는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 빈곤아동 등 소외계층 문제의 해결, 국민 생활환경 개선 등 이른바 생활 정치를 위한 의정활동을 주로 해왔기에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 여의도 정치를 바꿔 보자는 한 위원장의 주장에 십분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19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경선 감점 대상인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했다고 통보받자 “모멸감을 느낀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17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영등포갑을 지역구로 19∼21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되면서 4선 고지를 밟았다.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영등포갑에 그대로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4명이 영등포갑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당은 아직 공천자를 결정하지 않았다. 구동본 기자 dbkoo@ekn.kr

하나·우리은행, 中企 수출 지원 나선다…한국무역보험공사와 ‘맞손’

국내 은행권이 중견·중소기업 수출 지원을 위해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에 특별출연을 비롯한 수출기업 금융 우대 혜택 제공에 나선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무보와 5000억원 규모의 '수출패키지 우대금융'을 실시한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경영안정자금과 금융비용 등을 적기 지원함으로써 국가 수출 진흥에 기여하고 수출기업과의 동반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마련됐다. 하나은행은 이번 협약에서 특별출연 300억원과 보증·보험료 100억원 등 기금 총 400억원을 출연한다. 이달 내 실시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수출신용보증 지원 요건을 충족하는 중소·중견기업은 △보증·보험료 100% 지원 △대출금리 감면 △외국환 수수료 우대 등 실질적인 금융혜택을 지원받을 수 있게된다. 아울러 소재·부품·장비 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수입통관실적 보유 기업을 위해 수입보험 발급을 통한 수입결제 금융지원 및 보험료 100% 지원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외환사업본부 관계자는 “이번 우대금융 프로그램은 급격한 환율변동 및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 중소·중견기업에게 필요한 자금을 보다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수출 중소·중견기업과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한국무역보험공사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실시간 환율을 모니터링해 직접 외환거래를 체결할 수 있는 플랫폼 'FX 트레이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은행이나 무보 직접방문 없이 기업인터넷뱅킹을 통해 보증서 신청부터 대출심사 및 약정까지 가능한 '하나 다이렉트' 수출보증대출을 출시하는 등 수출입 기업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우수한 중소·중견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무보에 300억원을 특별출연하고 우대금융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 무보와 '특별출연 및 보증·보험료 지원을 통한 수출패키지 우대금융'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의 '수출패키지 우대금융'은 △수출채권 담보대출 △원부자재 수입자금 △수출물품 제작자금 등 수출 관련 금융을 대상으로 한다. 무보는 우리은행이 출연한 300억원을 재원으로 '수출패키지 우대금융 전용 보증서'를 발급하며, 이 보증서를 발급받은 중소·중견기업은 △보증·보험한도 최대 2배 상향 △보증료 20% 할인 △보증비율 95%로 상향 등 특별 혜택을 받게 된다. 우리은행은 해당 보증서를 발급받은 기업에게 무역보험공사 보증료를 1회, 2000만원 한도 내에서 특별 지원하고 해당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 시 금리 1%를 감면해준다. 또한 △수출 환가료 △수출입 외국환 송금 수수료 △신용장 개설 및 통지 수수료 등 각종 금융수수료를 우대한다. 특히 우리은행은 수출대금 결제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중소·중견 수출기업 보호를 위해 '단기수출보험(단체보험) 무료 가입'도 지원한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수출은 한국 경제의 활력이고 수출금융은 활력을 이끄는 산소와 같다"며 “우리은행은 중소·중견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장착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수출금융 추진으로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곡물 가격은 떨어지는데 오르는 식료품값…그리드플레이션 도마위

글로벌 곡물 가격은 추세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식료품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재룟값이 올라갈 때와 달리, 내려갈 때는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식품업계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업의 탐욕(greed)이 물가 상승(inflation)을 이끌었다는 이른바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3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작년 12월 119.1에서 올해 1월 118.0으로 1.0% 하락했다. 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2022년 3월 역대 최고치인 159.7을 찍은 이후로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수를 구성하는 5개 품목(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가운데 곡물과 유지류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곡물과 유지류 가격지수는 2022년 고점 대비 각각 25%, 30% 내리면서 글로벌 식료품 원가 하락을 이끌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곡물가격지수도 2022년 중순 730선을 훌쩍 웃돌았다가, 현재는 390선으로 고점을 낮추면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개별 품목별로는 곡물가 하락세가 더 뚜렷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선물 시장의 밀의 1부셸(27.2㎏)당 가격은 2월 평균 5.84달러로, 지난 2022년 5월 11.46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옥수수 가격도 부셸당 7.84달러에서 4.27달러로 45.5% 떨어졌다. 2022년 3월 부셸당 16.73달러로 올랐던 대두 가격도 지난달 11.74달러로 29.8% 하락했다. 이렇듯 주요 식료품의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곰표 밀가루 중력다목적용(이하 100g)은 지난달 198원으로, 2022년 5월 154원보다 44원 올랐다. 백설 찰밀가루는 같은 기간 260원에서 249원으로 11원 떨어졌다. 백설 소면은 353원에서 379원으로, 옛날국수 소면은 405원에서 452원으로 각각 26원, 47원씩 올랐다. 오뚜기 콩기름(이하 100ml)은 552원에서 673원으로, 해표 맑고 신선한 식용유도 493원에서 556원으로 비교적 큰 폭 올랐다. 이들 제품의 주요 원룟값이 50% 가까이 내렸지만, 제품 판매가격은 내려갈 기미 없이 기존의 인상 폭을 유지한 셈이다. '장바구니 물가'에 직결된 식료품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 1월 식료품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0% 상승하면서 넉 달째 6%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2.8%)의 두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사과·배 등 과일값이 작황 부진으로 강세를 보였고 높은 식료품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식품업체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급증했다. 수출실적 등 다른 요인도 변수로 작용하는 데다 국제 곡물 가격만으로 원가를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낮아진 원재룟값 부담은 수익증대의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풀무원의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19억원으로 전년보다 135.4% 증가했다. 오뚜기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2549억원으로 전년보다 37.3% 늘었다. 농심도 연결기준으로 89.1% 불어난 21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동원F&B 영업이익은 1천667억원으로 전년보다 29.5% 증가했다. 빙그레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1000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보다 무려 185.2% 불어난 수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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