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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총선 이후 전기요금 인상 여부 주목

국내 제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총선 이후 '걸림돌'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하면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회복이 어려워지는 탓이다.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 보다 비싸졌다는 점도 지적을 받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이 총선 직후 전기요금을 끌어올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판가' 인상으로 실적이 상승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2022년 32조6500억원·지난해 4조57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으나, 올해는 9조~10조원 상당의 흑자가 예상된다. 2분기에 적용되는 연료비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동결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전은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표명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 한전의 누적적자는 43조원, 총 부채는 202조원에 달한다. 이로 인한 이자 부담도 상당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으로 상승하면서 연료비가 늘어나고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및 송·배전설비 확대 등으로 영업비용이 불어나는 추세라는 점도 추가 인상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재생에너지 보급 가속화에 따른 장기적인 인상 요인도 추가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정산단가는 kWh당 130원 수준으로 원자력(52.4원)의 2배가 넘었다. 액화천연가스(LNG)는 177.8원으로 이를 상회했다. 철강업계는 전기요금 kWh당 1원이 오를 때마다 연간 200억원 규모의 원가 부담이 더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사들이 수익성 유지를 위해 이를 판가에 반영하면 자동차·조선·기계류를 비롯한 전방산업도 영향을 받게 된다. 포스코가 저탄소 철강재 생산을 위해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전남 광양에 연산 250만t급 전기로 공장을 짓고 있는 것도 거론된다. 현대제철도 기존 고로 중심의 생산체제를 신전기로 프로세스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지금보다 전기요금 인상의 후폭풍이 크게 다가올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반도체·정유·시멘트 등 다른 에너지 다소비 업종도 채산성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인상으로 인해 부담한 비용은 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급과잉과 수요부진 등 이중고에 시달리는 석유화학업계는 난항을 겪을 수 있다. K-배터리도 자유롭지 못하다. 동박이 배터리 셀 제조원가의 5~6%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동박은 음극재의 재료로, 제조과정에서 전기를 많이 쓰는 품목이다. SK넥실리스·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말레이시아 비중을 높이는 것도 전기요금이 낮은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제조업은 낮은 전기요금 등에 힘입어 국제무대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라며 “이같은 장점이 희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작년 여성 임금근로자 1000만명 육박 ‘역대 최대’…남녀 임금격차 ‘최악’

지난해 여성 임금근로자가 1000만명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다. 그러나 남녀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였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여성 임금근로자는 전년보다 28만2000명 증가한 997만6000명으로 지난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다. 이는 60년 전인 지난 1963년의 17.4배에 달하는 것이다. 작년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45.7%로 역대 최고였다. 여성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685만3000명으로 68.7%를 차지했고 임시근로자(280만3000명) 28.1%, 일용근로자(32만명) 3.2%였다. 임시근로자는 여성 비중이 60.7%로 남성보다 많았고 상용근로자 42.4%, 일용근로자 30.7%였다. 여성 임금근로자를 포함해 전체 여성 취업자는 1246만4000명으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비중도 43.9%로 역대 최고다. 여성 자영업자는 전년보다 5만2000명 증가한 171만명이었다. 여성 자영업자 수는 역대 최대가 아니지만 전체 자영업자 중 비중은 30.1%로 역대 최고였다. 남성 취업자와 임금금로자는 1595만2000명, 1185만2000명으로 수치는 역대 최대였지만 비중은 여성과 반대로 역대 가장 낮았다. 이처럼 국내에서 여성의 경제 활동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지만 남녀 임금은 여전히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간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보고서 2024'에 따르면 한국 성별 임금 격차는 2022년 기준 31.2%로 OECD 35개 회원국 중 1위였다. 이는 OECD 평균(12.1%)과 비교하면 2.6배로 30% 이상 벌어진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2위는 이스라엘이지만 임금 격차는 25.4% 수준이고 다음으로 일본 21.3%, 미국 17.0% 순이다. 임금 격차 비율이 낮은 국가는 노르웨이(4.5%), 덴마크(5.6%), 이탈리아(5.7%) 등이며 콜롬비아가 1.9%로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임금 격차를 바라보는 남녀 시선은 달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미래 사회 대응을 위한 양성평등 추진 전략 사업(2023∼2025)'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8월 만 19∼59세 임금근로자 1천50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성별 임금 격차 발생 원인(복수 응답)에 대해 남성은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에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가 남성보다 짧아서(39.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여성들이 기업 내에서 임금을 더 받을 수 있는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해서(30.7%),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비정규직에 여성이 많아서(25.4%), 기업 내 채용·승진·배치 등에서 성차별이 누적돼 왔기 때문에(22.4%) 등 순이었다. 반면 여성은 '기업 내 채용·승진·배치 등에서 성차별이 누적돼 왔다'(54.7%)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에 여성의 평균 근속 연수가 남성보다 짧아서(51.4%),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비정규직에 여성이 많아서(28.7%), 음식점·돌봄 서비스 등 여성이 많은 직종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아서(25.0%) 등 순이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제약바이오, ‘수출 순항’에 1분기 실적 ‘웃음’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1분기(1~3월)에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올들어 1~3월 의약품 수출이 지난해 부진을 딛고 증가세로 돌아서 실적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8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상위 제약사는 대부분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유한양행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9.1% 증가한 483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돼 지난해에 이어 전통 제약사 매출 1위를 지킨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는 지난 1월부터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성장이 크게 기여했다. 렉라자의 국내 매출은 지난해 약 400억원에 이어 올해 약 1000억원으로 전망되며, 오는 2026년 글로벌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했던 GC녹십자의 반등도 눈에 띈다. GC녹십자는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6.7% 증가한 374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실적감소에 대한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출시도 예정돼 있어 올해 전체 실적 전망도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대웅제약 역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선전으로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5.1% 증가한 339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렀던 한미약품 역시 전년동기 대비 9.1% 증가한 394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분석돼 '오너 리스크' 여파에도 성장세를 지켜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제약사 중에는 종근당이 올해 초 HK이노엔과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공동판매계약 만료로 상위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1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종근당이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6.3% 감소한 342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종근당은 이달 초부터 HK이노엔 대신 대웅제약과 손잡고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공동판매에 들어가 2분기 이후 실적 반등이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27.5% 증가한 9194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돼 올해 첫 매출 4조원 돌파가 전망된다. 올해를 흑자전환 원년으로 표방한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성장에 힘입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83.8% 증가한 112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업체들의 매출 호조는 해외매출 비중이 큰 자체개발 의약품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엔데믹 이후 백신과 체외진단기기의 수출 공백을 이들 자체개발 의약품들이 성공적으로 메우고 있다는 평가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올해 1월 7억1800만달러(약 9700억원), 2월 7억3400만달러(약 9900억원), 3월 8억2500만달러(약 1조1200억원)로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1~3월 의약품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5%, 21.6%, 12.8% 증가해 3개월 연속 전년동기대비 성장했다. 지난해 전체 의약품 수출액이 전년대비 6.5% 감소한 76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엔데믹 이후 수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할 만하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신규 수주 확대를 비롯해 GC녹십자의 혈액제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등 자체개발 의약품이 매출과 수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엔데믹 이후 우리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체질개선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은, 기준금리 10연속 동결 전망…“물가 경로 불안”

한국은행이 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한은 목표 수준(2%)까지 떨어지지 않는 데다, 가계부채 우려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오는 6~7월께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한은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달 12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연 3.5%로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큰 이유는 물가 경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유가도 최근 상승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2.8%로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는데, 농산물 가격 상승 등에 따라 2월(3.1%)과 3월(3.1%) 두 달 째 3%대로 반등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중동 정세 불안에 공급 차질 우려가 나오며 지난 5일 5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 선을 돌파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가와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유가가 다시 오르고 환율도 높은 수준이라 물가 상승률이 쉽게 내려오지 않을 것 같다고 전예상한다. 가계부채 증가 우려도 남아 있다. 지난 2월 금통위 회의에서 한 위원은 “높은 (수준의) 가계대출은 국내 경제에 큰 부담 요인으로, 최근 그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수준 자체가 높아 향후 기준금리의 피벗(전환) 시점 결정에 있어 주택 가격과 함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물가 지표가 최근 2개월간 예상을 웃돈 것을 두고 일시적으로 튀어 오른(bump) 것인지 아닌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해 1월 상승률(3.1%)을 웃돌고, 예상(3.1%)보다도 더 높았다.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도 시장 예상을 상회하며 연준이 오는 6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장 기대가 줄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6~7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횟수는 연내 2회 인하(총 0.5%포인트(p))를 예상한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한은의 첫 인하 시점은 7월부터 4분기까지 의견이 나뉘었고, 연내 인하 횟수에 대한 견해는 1회부터 4회까지 다양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1분기 ‘실적 시즌’ 시작···업종별 ‘희비 교차’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업종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 지난해 적자 늪에 빠졌던 반도체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도약하는 가운데 정유·조선 업계에도 훈풍이 불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철강·석유화학 기업들은 힘든 시기를 계속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931.25% 뛴 수치다. 매출액은 71조원으로 11.37% 성장했다. 이같은 결과는 당초 증권가 전망치를 20% 이상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4분기(70조4646억원) 이후 5분기 만이다. 반도체 분야가 흑자로 돌아선 게 삼성전자 호실적의 주요 원인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최대 1조원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산 효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바닥을 찍고 올라온 가운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판매가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상승한 데 이어 2분기에도 3∼8%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도 1분기 23∼28%, 2분기에는 13∼18%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1분기 1조5000억~2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5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익 규모가 3460억원에 불과했다. LG전자도 잘 달렸다. 글로벌 수요 부진에도 기업간거래(B2B)와 가전 판매 호조, 구독 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는 1~3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332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수치다. 대신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21조95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매출액이다. 향후 전망도 밝다. 가전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과 중저가 라인업 판매 호조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간 영업이익의 55%가량을 차지하는 가전 사업의 올해 영업이익이 2021년 이후 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정유사들도 웃고 있다.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개선으로 지난해 부진을 털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는 숨을 고르는 시기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낸 현대자동차·기아 판매가 올해 들어 다소 줄어서다. 글로벌 경기 위축 여파다. 양사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와 비슷하거나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부가가치 차종 위주로 판매믹스가 개선되고 있고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여전히 선호도가 높아 기록을 또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공존한다. 이차전지 업계 표정도 밝지는 않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1분기에도 전년 대비 성장폭이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1~3월보다 75.2% 떨어진 15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전방 산업 부진에 수입산 공세 '이중고'를 겪고 있는 철강 업계도 힘든 시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계속되는데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까지 안게된 탓이다. 카카오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0% 안팎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광고 사업 등에서 선전한 네이버는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측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은, 기준금리 10회 연속 동결하나…고용·경제동향 등도 주목

한국은행이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금리가 현 수준인 3.5%로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우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동결할지, 조정할지 논의한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1%)이 두 달 연속 3%를 웃돈 데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완전히 꺾이지 않은 만큼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서둘러 기준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피벗(정책전환)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한은 역시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현재 기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따라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현재 10차례 연속 동결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통계청은 오는 12일 '3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지난 2월 15세 이상 취업자는 2804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2만9000명 늘어 두 달 연속 30만명대 증가세를 보였다. 60대 이상 취업자는 29만7000명 늘었지만,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6만1000명 줄었다. 전반적으로는 탄탄한 고용지표 속에서 이 같은 산업별·연령대별 양극화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기 흐름 평가를 담은 '4월 경제동향'(그린북)을 내놓고, 11일에는 정부가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를 공개한다. 국가결산은 정부의 한해 회계연도를 마무리하는 절차다. 지난해 말 기준 국가부채와 재정수지 등 나라 살림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동향을 11일 발표한다. 2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1조8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3월(-6조5000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주유소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당분간 더 오를듯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이 모두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첫째 주(3월 31일∼4월 4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L당 1647.0원으로 직전 주 대비 7.5원 상승했다. 주간 단위로 직전 주보다 1.5원 상승한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올랐다. 지역별로는 전국에서 가장 가격이 높은 서울이 11.2원 오른 1728.8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7.4원 상승한 1615.0원을 각각 기록했다. 상표별로는 GS칼텍스 주유소가 1655.4원으로 가장 가격이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617.4원으로 가격이 가장 낮았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540.2원으로 직전 주 대비 2.0원 상승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중동 긴장 고조,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의 감산 정책 유지 결정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수입 원유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배럴당 3.2달러 오른 89.0달러로 집계됐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2.4달러 오른 102.6달러, 자동차용 경유는 3.0달러 상승한 106.1달러였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주가량 지나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월 경상수지 68.6억 달러 흑자...반도체 수출 호조에 10개월째 흑자

2월 경상수지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작년 5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경상수지는 68억6000만 달러(9조2747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했고, 흑자 규모도 1월(30억5000만 달러)보다 확대됐다. 올해 1월과 2월 누적 기준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99억1000만 달러다. 2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66억1000만 달러로 1월(42억4000만 달러) 대비 흑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2월(12억5000만 달러 적자) 대비 흑자로 전환했고,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2월 수출은 521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5개월째 증가세가 이어졌다. 품목별로 보면 전년 동월 대비 반도체 수출이 63% 증가했고, 기계류와 정밀기기도 0.3% 늘었다. 반면 화학공업제품(-8.9%), 철강제품(-8.8%), 승용차(-8.2%), 석유제품(-4.0%) 등의 수출은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동남아시아 수출이 20.1% 늘었고 미국과 일본도 각각 9.1%, 1% 늘었다. 유럽연합(EU)과 중국은 각각 8.4%, 2.4% 감소했다. 2월 수입은 455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2%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이 19.1% 감소했고, 소비재와 자본재도 각각 6.6%, 5.3% 줄었다. 원유 수입은 0.9% 증가한 반면 가스(-48.6%), 화학공업제품( -23.2%), 석탄(-17.5%), 석유제품(-15.1%)은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 가공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17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1월(26억6000만 달러 적자)보다 축소됐다. 출국자수 감소 등으로 여행수지가 13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운송수지는 운송지급이 줄어들면서 1억8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1월 운송수지는 1억9000만 달러 적자였다. 본원소득수지는 24억4000만 달러 흑자였다. 국내기업의 해외자회사 배당 수입이 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1월 13억5000만 달러 흑자에서 2월 18억2000만 달러 흑자로 커졌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는 2월 중 68억5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이차전지 업종을 중심으로 33억 달러 늘었다.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7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90억5000만 달러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주식을 중심으로 106억5000만 달러 커졌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핫트렌드] 테라+캉골, 동원참치+갤럭시버즈…‘경계 허물기’ 봇물

맥주 아이스백와 패션 로고, 참치캔통과 무선이어폰 케이스, 커피음료와 승용차·게임 이미지 등. 식품·외식업계가 다른 업종과 제휴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윈윈(WIN-WIN) 전략'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가전·패션·자동차·스포츠·게임 등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공략해 식품·외식기업은 매출 확대를, 파트너사는 기업 이미지 제고를 노리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맥주 브랜드 테라를 통해 글로벌 패션 브랜드 '캉골(KANGOL)'과 손잡았다. 대학가 상권에서 테라 판매 비중이 높은 만큼 젊은 세대에게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와 협업해 20대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하이트진로는 대학교 MT 등에 사용 가능한 아이스백 기획팩을 선보인다. 355㎖ 캔맥주 12캔·24캔 두 종류로 토트백으로도 쓸 수 있는 아이스백에는 테라 역삼각형 로고와 캉골의 캥거루 로고가 합쳐진 로고가 들어간다. 아울러 일반 음식점과 술집에서 판매하는 500㎖ 테라 병맥주에도 캉골 로고를 삽입하며, 이 밖에 테라와 캉골 로고가 적용된 캥거루 오프너·원샷잔 등 협업 굿즈 4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동원F&B도 최근 삼성전자와 협업해 참치 캔 모양의 무선 이어폰 케이스를 선보이며 브랜드 띄우기에 나섰다. '갤럭시 버즈 동원참치 케이스' 3종으로 스테디셀러인 동원참치와 고추참치, 지난해 출시한 야심작 동원맛참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노란색·주황색 등 동원참치 대표 색상 바탕에 영양 성분까지 그대로 새겼으며, 브랜드 캐릭터인 다랑이 키링도 더해 색다른 재미를 줬다. 해당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2 프로를 포함해 다른 갤럭시 버즈 제품과 호환되며, 유·무선 충전 모두 가능해 소비자 편의를 높인 점이 장점이다. 외식업계도 이종업계와 경계 허물기를 통한 마케팅으로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협업 상품과 연계한 할인 행사 또는 굿즈나 경품을 내걸어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이 주된 방식이다. 더본코리아의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은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협업 메뉴 출시와 함께 관련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21일까지 판매하는 신제품 '소울트로닉 에이드'는 현대차 '캐스퍼 디 에센셜'의 색상 중 하나인 '소울트로닉 오렌지 펄'처럼 짙은 주황빛을 내는 음료다. 같은 기간 빽다방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현대차에서 캐스퍼 구매 시 사용 가능한 10만원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전국 빽다방 매장에서 관련 QR코드를 스캔해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해당 쿠폰을 사용해 차량 구매 후 출고 완료 시 빽다방 상품권 10만원권도 추가 지급한다. SPC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10월 파트너십을 맺은 프랑스 인기 축구 구단 '파리 생제르맹(PSG)'를 앞세워 마케팅 전개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파리바게뜨는 지난 2월 PSG 선수들의 스티커가 담긴 슛톨이 크림빵 2종을 출시했다. 연초에는 PSG 경기 직관이 가능한 파리 여행상품권·친필 싸인 유니폼 등을 경품으로 내건 행사를 진행했다. 매장 방문·픽업 주문을 통해 영수증 번호로 응모하거나, PSG축구공케이크·PSG신년 선물세트 등을 구매하면 자동 응모되는 방식이었다. 이 밖에 인기 게임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업체들도 눈에 띈다. 맘스터치는 최근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손잡고 한정판 메뉴를, 이디야커피는 2월 넥슨의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와의 프로모션을 통해 한정판 메뉴를 각각 선보였다. 특히, 이디야커피의 경우 협업 첫 날 매장 매출만 전주 동요일 대비 30% 이상 늘었고, 배달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태의 기업과 공동 마케팅을 펼쳐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 확대 등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라며 “기존 고객층에 색다른 재미를 주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만들어 젊은 세대와 소통 창구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작년 가계 이자비용, 고금리에 큰폭 늘어…월세 9년만에 추월

지난해 가구가 부담한 이자비용이 고금리 기조에 큰 폭으로 늘면서 월세 지출을 9년 만에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비중이 늘면서 가구의 주거비 지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이자비용이 더 많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전국·1인이상) 월평균 이자비용은 13만원으로 전년(9만8700원)보다 3만1300원(31.7%) 늘었다. 같은 기준으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19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자비용이 급증하면서 가구가 지출한 월세 등 실제 주거비(11만1300원)를 9년 만에 추월했다. 가계동향조사의 '실제 주거비'는 월세처럼 가구가 거주를 위해 실제 지출한 비용이다. 월세를 내지 않는 자가가구나 전세가구는 실제 주거비가 '0원'으로 집계된다. 지난 2014년까지 가구 이자비용은 실제 주거비보다 많았지만 2015년 부동산 시장 과열이 시작되면서 주거비 지출은 이자를 넘어서게 됐다. 실제 주거비 지출은 작년에도 큰 폭으로 늘었지만 기록적인 고금리 장기화 기조로 늘어난 이자비용에는 미치지 못했다. 작년 실제 주거비는 전년보다 8900원(8.6%) 늘면서 지난 2019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전세 사기 피해 증가, 고금리 영향으로 월세 전환 가구가 많이 늘어난 결과다. 큰 폭으로 늘어난 주거비·이자비용은 가계 여윳돈을 줄이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특히 임차 가구의 여윳돈이 큰 폭으로 줄었다. 작년 4분기 월세가구의 흑자율(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은 20.0%로 지난 2019년 1분기(17.3%) 이후 4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지만 여전히 과일을 중심으로 고물가가 계속되고 있고 국제 유가까지 들썩이고 있어 금리 인하는 난망한 상황이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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