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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공식 승진...총수는 여전히 모친

정용진(56)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부회장에 오른지 약 18년 만인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1995년 말 입사 이후를 기준으로는 28년 만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 회장 모친 이명희(81)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정 회장 뒤에서 지원하지만, 신세계그룹 총수(동일인) 지위는 유지한다. 삼성가(家) 3세 정 회장은 이 총괄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일선에서 물러나 일찌감치 후계자 길을 걸어왔다. 이 총괄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막내딸이자 고 이건희 회장 동생이다. 그는 주부로 정 회장 남매를 키우다가 40대에 여성 경영자로 나서 신세계그룹을 키웠다. 정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동갑내기 사촌지간으로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서양사학과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1995년 27세 나이에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입사한 정 회장은 1997년 기획조정실 상무, 2000년 경영지원실 부사장, 2006년 부회장이 됐다. 신세계그룹은 2015년 12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을 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남매 경영 시대'를 본격화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식품·호텔 부문을, 동생 정유경 총괄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 부문을 각각 맡아 경영해왔다. 다만 정 총괄사장은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 지분구조를 보면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하고, 이명희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00%씩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 요인이 쏟아지고 있어 그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더욱 필요해졌다"며 “정용진 회장 승진을 통해 시장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통계는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맥을 못 추는 사이 쿠팡 등 이커머스가 빠르게 신장하면서 신세계그룹 등 토종 유통 공룡 대기업들이 위협 받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29조 4000억원대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으나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로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는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1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3% 줄었다. 반면 지난해 쿠팡 매출은 31조 8000억원으로 이마트를 처음 추월했다. 이런 성장세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합산 매출 규모인 35조 8000억원을 위협한다. 이에 정 회장은 작년 말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콘트롤타워로 개편하고 대대적 혁신을 주문하는 등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진료비 등으로 내년 건강보험 총지출 100조원 첫 돌파할 듯

건강보험에서 의료기관과 약국 등에 진료비 등으로 나갈 지출 총액이 내년에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건강보험 당국의 전망이 나왔다. 건강보험 당국은 가입자한테서 거둔 건강보험료와 국고지원금 등을 합친 수입 총액도 내년에 100조원을 최초로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8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내놓은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년)'에서 향후 5년간의 재정 전망을 통해 이같이 예상했다. 건보 당국은 올해 7.09%인 건강보험료율이 내년부터 1.49%씩 인상되고 내년부터 보험료 수입의 14.4%가 정부지원금으로 들어오며 수가(의료서비스 가격)는 올해부터 1.98%씩 오른다는 가정 아래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건보재정을 추산했다. 추산 결과를 보면 내년 총수입은 104조5611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선다. 내년 총지출 역시 104조978억원으로 100조원 선을 최초로 뚫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렇게 내년에 100조원대를 훌쩍 뛰어넘은 총지출은 오는 2026년 111조8426억원, 2027년 119조1091억원, 2028년 126조8037억원 등으로 계속 불어난다. 연평균 지출 증가율은 7.13%이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건보 연평균 수입 증가율은 6.07%에 그쳐 지출 증가율보다 1.06%포인트 낮다. 이 때문에 건보 당기 수지는 오는 2026년부터 3072억원 적자로 돌아서고 적자 규모는 2027년 7895억원, 2028년 1조5836억원 등으로 갈수록 커진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급변으로 돈 낼 사람은 줄고 보험 혜택을 받을 노인 인구는 크게 늘면서 지출액 증가로 적자 폭은 더 확대되고 건보 재정 건전성은 점점 악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고령화율)은 지난 2012년 11.0%에서 2022년 17.0%로 10년 새 가파르게 커졌고 그 사이 노인 진료비는 16조3401억원에서 44조1187억원으로 2.7배 불어났다. 고령화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어서 노인 진료비도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 장례 인구추계에 따르면 고령화율은 오는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고령화로 건보 재정 건전성이 악화할 것에 대비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자 적정 보험료율, 국고 지원 등 수입 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지출 효율화와 구조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광·제조업 ‘대기업 쏠림’ 심화…5대 그룹 출하액 비중 30.2%

우리나라 광·제조업 분야에서 '대기업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대 기업집단이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2%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 광·제조업 분야 시장구조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자산 규모 5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이 광업·제조업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출하액 기준 48.8%였다. 지난 2020년 45.9%에서 2.9%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광업·제조업에서의 대기업 출하액 비중은 지난 2018년 48.0%, 2019년 47.9%, 2020년 45.9%로 점차 하락하다 2021년 상승 전환했다. 공정위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기가 2021년 들어 회복하는 과정에서 기업 규모 간 속도 차이가 있었던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상위 5대 기업집단(삼성·현대차·SK·LG·롯데)의 출하액 비중은 전체의 30.2%였다. 이는 6∼76대 기업집단(18.6%)의 약 1.6배 수준이다. 공정위는 상위 기업집단으로의 쏠림현상이 여전히 큰 상태라고 진단했다. 개별 시장의 집중도는 전반적으로 완화하는 추세였지만, 출하액 규모가 큰 기업 및 산업의 집중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21년 기준 광·제조업의 단순평균 CR3(상위 3개 사업자 시장점유율 합계)는 41.7%로 지난 2020년보다(41.9%) 보다 0.2%p 감소했다. 단순평균 HHI(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의 시장점유율 제곱의 합계)도 같은 기간 1298에서 1288로 10포인트 줄었다. 반면 산업 규모에 가중치를 두고 산정한 가중평균 CR3는 지난 2020년 50.0%에서 2021년 51.3%로 증가했다. 가중평균 HHI 또한 1790에서 1851로 상승했다. 2021년 기준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휴대전화 제조업 등 52개 업종으로 직전 조사보다 1개가 늘었다.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은 5년(이번 조사에서는 2017∼2021년) 연속으로 1개 사의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 사의 점유율이 75% 이상인 산업을 말한다. 이중 메모리용 전자 집적회로 제조업, 승용차 및 기타 여객용 자동차 제조업, 액정 표시장치 제조업 등 39개 산업은 2011년 이후 5회 연속 독과점 유지산업으로 분류돼 독과점 정도가 고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산업은 대부분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신규경쟁자의 진입이 어렵다는 특징을 보인다. 독과점 유지 산업의 연구개발 비율(산업별 연구개발비를 총출하액으로 나눈 값)은 1.1%로 광업 및 제조업 전체 평균치(1.3%)보다 낮게 나타났다. 항공기, 반도체, LCD 제조업 등의 산업은 연구개발 비율이 평균치를 상회(4.0∼8.3%)했지만, 소주·맥주 등 주류산업과 설탕 제조업 등은 연구개발 비율이 0.1% 아래였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시책 마련이 필요한 분야를 발굴하고, 불공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외식물가, 전체 평균 33개월째 웃돌아…가공식품, 27개월만에 역전

지난달에도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을 33개월 연속 웃도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농·축·수산물 물가 오름폭이 커지며 6개월째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특히 과실은 9개월째 이어져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반면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대폭 둔화해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역전 현상이 벌어져 먹거리 중에 가장 부담이 줄어들었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8%로 전체 평균(3.1%)보다 0.7%포인트 높았다. 이런 현상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33개월 연속 이어지는 중이다. 그만큼 외식이 소비자물가 품목 중에서 부담이 크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 2021년 10월(3.4%) 이후로는 2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3%대를 기록했지만 아직 전체 평균보다 높다.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 27개가 평균을 웃돌고 있다. 햄버거가 8.2%로 가장 높았고 이어 김밥(6.4%), 냉면(6.2%), 도시락(6.2%), 비빔밥(6.1%), 오리고기(외식)(6.0%), 떡볶이(5.7%), 치킨(5.4%) 등 순이었다. 가격이 내려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품목은 없었다. 농·축·수산물 물가 오름폭은 최근 대폭 커져 작년 9월부터 6개월 연속 전체 평균을 상회 중이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11.4%로 전체 평균의 3.7배였다. 그중에서도 과실은 40.6%로 13.1배였다. 세부 품목을 보면 귤이 78.1%로 전체 평균의 25.2배였고 사과(71.0%)는 22.9배, 복숭아(63.2%)는 20.4배, 배(61.1%)는 19.7배, 감(55.9%)은 18.0배, 참외(37.4%)는 12.1배였다. 그러나 가공식품은 외식이나 농·축·수산물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9%까지 내려가 전체 평균보다 1.2%포인트 낮았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을 밑돈 것은 지난 2021년 11월(-0.4%) 이후 27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수치가 1%대를 보인 것이 지난 2021년 7월(1.8%) 이후 31개월 만이다. 지난달 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중에서는 38.4%인 28개만이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소금이 20.9%로 가장 높고 이어 설탕(20.3%), 스프(14.9%), 초콜릿(13.9%), 파스타면(13.5%), 잼(12.9%), 차(12.4%), 아이스크림(10.9%) 등 순이었다. 이에 반해 라면은 -4.8%로 가장 낮았고 김치 -4.5%, 유산균 -4.4%, 시리얼 -3.8%, 부침가루 -3.6%, 소주 -1.1% 등이었다.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에 정부가 작년부터 물가 안정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식품 기업들이 최근에는 대체로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2월 물가 한 달만에 3%대...한은 “생활물가 당분간 높은 수준 지속”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르며 한 달 만에 3%대로 올라선 가운데 한국은행은 당분간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6일 오전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재보는 2월 물가상승률에 대해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월 수준에서 유지됐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을 중심으로 지난달보다 높아졌는데, 이는 지난 전망 당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로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작년 8~12월 3%를 웃돌다가 1월 2.8%로 2%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한 달 만에 3%대로 올라섰다. 특히 농산물 물가가 20% 넘게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80%포인트(p) 끌어올렸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물가 하락 폭은 전월(-5.0%)보다 축소된 1.5%에 그쳤다. 전체 물가 기여도는 1월 -0.21%포인트에서 -0.06%포인트로 줄면서 상대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김 부총재보는 “농산물가격이 과실·채소를 중심으로 오름폭이 확대됐으며, 석유류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하락폭이 축소됐다"며 “근원물가의 경우 상품가격 오름폭이 다소 확대됐지만, 서비스물가는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김 부총재보는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근원물가가 기조적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등 생활물가를 중심으로 높아졌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가 급등하지 않는다면 낮은 내수압력 등으로 추세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그 흐름은 매끄럽기보다는 울퉁불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 부총재보는 “물가 전망경로상에는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양상, 국내외 경기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작년 노인장기요양보험도 1조3755억원 흑자…4년 연속 흑자

지난해 건강보험에 이어 노인장기요양보험도 1조3755억원 흑자를 달성하며 4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장기 요양보험은 65세 이상이거나 65세 미만이라도 치매·뇌혈관성 질환 등 노인성 질병으로 6개월 이상 스스로 생활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목욕, 간호 등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2023년 장기 요양보험 재정수지 현황' 자료를 보면 작년 장기 요양보험 재정은 1조375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장기 요양보험료와 국고지원금 등으로 들어온 수입은 15조721억원이었지만 요양보험 급여비와 관리운영비 등으로 나간 지출은 13조6966억에 그치면서 당기수지 흑자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작년 장기 요양보험 누적 수지(누적 법정준비금)도 4조7827억원으로 5조원에 육박하는 흑자를 보였다. 이렇게 장기 요양보험 재정이 비교적 넉넉하게 된 것은 애초 예상보다 작년에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이 증가하면서 건강보험료 수입이 늘고 이런 건보료를 기준으로 부과하는 장기 요양보험료 수입도 증가한 덕분이다. 여기에다 새로 노년층에 대거 합류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이전 노인 세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자기관리를 많이 해서 비교적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진 탓에 요양 서비스 수급자 증가율이 둔화한 영향도 한몫했다. 이에 앞서 장기 요양보험 재정은 지난 2020∼2022년 3년 연달아 흑자를 보였다.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면서 일시적으로 노인요양시설과 방문요양 서비스 이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코로나가 처음으로 확인된 지난 2020년에는 1443억4000만원, 2021년에는 1조331억7146만원, 2022년 1조6890억2403만원 등으로 당기수지가 흑자행진을 했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 상황은 좋지 않았다. 장기 요양보험은 지난 2016년 70억2000만원의 당기수지 흑자였다가 이후 2017년에 4460억9998만원 적자로 돌아서고서 적자 폭이 2018년 6475억5000만원, 2019년 6946억원 등으로 커졌다. 급속한 고령화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노인이 늘면서 장기 요양보험 이용 노인도 증가한 데다 지난 2018년부터 경증 치매 노인도 장기 요양보험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는 등 지원 대상을 확대한 영향이다. 장기 요양보험료는 그간 많이 올랐다. 장기 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에 장기 요양보험료율을 곱해 산정하는데, 장기 요양보험료율은 지난 2017년 건강보험료의 6.55%에서 2018년 7.38%, 2019년 8.51%, 2020년 10.25%, 2021년 11.52%, 2022년 12.27%, 2023년 12.81% 등으로 계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2024년 올해 장기 요양보험료율은 12.95%이다. 가입자의 소득 대비 장기 요양보험료율로 보면 지난 2018년 0.46%, 2019년 0.55%, 2020년 0.68%, 2021년 0.79%, 2022년 0.86%, 2023년 0.91%, 2024년 0.9182% 등으로 올랐다. 한편, 건강보험 재정도 작년에 4조1276억원의 당기수지 흑자를 달성하면서 3년 연속 흑자를 보였고 누적 적립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9977억원에 달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물가상승률, 한달만에 3%대 재진입…과일값 32년만에 최대폭 상승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농산물값 고공행진에 국제유가 상승세 등이 겹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과일값이 32년여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해 물가 상승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100)으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작년 8∼12월 3%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2.8%) 2%대로 떨어졌지만 한 달 만에 3%대로 올라섰다. 농산물 물가가 20.9% 올라 전체 물가를 0.80%포인트(p) 끌어올렸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 하락 폭도 전월(-5.0%)보다 축소된 1.5%에 그쳤다. 전체 물가 기여도도 1월 -0.21%p에서 -0.06%p로 줄면서 상대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서비스 물가는 2.5% 오르며 전달(2.6%)보다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됐다. 공공서비스 물가도 2.0% 오르며 전달(2.2%)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3.4% 올랐다. 외식 물가는 3.8% 오르면서 지난 2021년 10월(3.4%) 이후 28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10월(4.5%)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3.4%)까지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넉 달 만에 다시 상승 폭이 커졌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과실이 41.2% 오른 영향으로 20.0% 상승했다. 신선과일은 지난 1991년 9월 43.9% 오른 뒤로 32년 5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최근 상승세에 더해 작년 작황이 좋아 과일값이 낮았던 점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품목별로는 사과가 71.0% 올랐다. 귤도 사과 대체재로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78.1% 껑충 뛰었다. 신선채소는 12.3% 올랐다. 작년 3월 13.9% 오른 뒤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5% 상승해 전달과 같았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과실 등이 많이 오른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로 올라섰다"라고 말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제유가 상승, 농산물 가격 강세 등으로 3.1% 상승하면서 물가 하향 흐름이 다소 주춤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최근의 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SK디스커버리가 중기 주주환원 계획에 따라 자사주 소각과 추가 매입을 진행한다. SK디스커버리는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매입한 25만2000주(약 1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의결했다고 5일 공시했다. 올해 추가로 신탁계약 방식을 통해 2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키로 의결했다고 5일 공시했다. 해당 자사주는 계약 종료 이후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소각·매입하는 자사주는 총 300억원 규모로 이날 종가 기준 전체 발행 주식수의 4% 수준이다. SK디스커버리는 지주회사로서 사업 회사의 가치 제고 및 신규 사업 기회 발굴 등에 주력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전광현 SK디스커버리 사장은 “지난해 발표한 3개년 로드맵에 따라 2025년 내 당초 목표로 한 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작업을 차질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당의 점진적 확대 등을 통해 주주의 요구자본수익률에 최대한 가까워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새해 첫달 온라인 쇼핑 20조3000억원 ‘역대 최대’…여행·교통도 ‘역대 최고액’

새해 첫달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20조3000억원으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여행·교통 서비스도 역대 최대 거래액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4년 1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작년 동월 대비 12.1% 증가한 20조2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작년 10월 처음 20조원을 돌파한 뒤 같은 해 11월 21조54억원, 12월 20조5444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상품군별로 지난 1월 여행·교통 서비스 거래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25.8% 늘어난 2조2872억원으로 집계됐다. 설 연휴(2월 9일~12일)를 앞두고 여행 예약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거래액을 기록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로 통신기기는 작년보다 33.6% 늘어난 6651억원 거래됐다. 음·식료품 거래액은 13.7% 증가한 2조9180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화장품 소비가 살아나면서 화장품 거래액은 10개월 연속 늘고 있다. 지난 1월 화장품 거래액은 작년 동월 대비 21.2% 늘어난 1조121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신발 거래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7.9% 줄었다. 상품군별 거래액 구성비는 음·식료품(14.4%), 여행·교통서비스(11.3%), 음식서비스(11.1%) 순으로 높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은 작년보다 10.4% 증가한 15조246억원으로 나타났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새해 경제, 출발부터 ‘적신호’…설비투자·건설수주 큰 폭 줄어

우리 경제가 새해 출발부터 적신호를 나타냈다. 중장기 내수경기를 뒷받침하는 설비투자와 건설수주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제조업 생산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수출이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고 전체산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소폭 늘어났지만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생산 및 소비 진작에 악영향을 미치는 고물가·고금리 현상도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는 경제 활성화를 막고 서민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설비투자는 5.6%나 감소했다. 건설 경기를 예고해주는 건설수주(경상)는 53.6% 줄었다. 금융위기의 후유증이 나타난 지난 2010년 10월(58.9%)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주택 등 건축(-47.7%)과 기계설치 등 토목(-60.0%)에서 모두 줄었다. 제조업 생산도 1.4%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8.6% 줄었다. 작년 10월(-10.5%) 이후 석 달 만에 감소했다. 다만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4% 늘었다. 작년 11월 0.3% 증가로 반등한 이후 12월(0.4%)과 올해 1월(0.4%)까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재화 소비의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0.8% 늘어 두달 연속 증가했다. 정부는 소비와 건설지표 개선이 긍정적이라면서도 일시적 요인이 깔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경기 회복이 수출 중심으로 진행되고 내수 회복은 미약하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2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4.8% 증가하며 작년 10월 이후 5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4개월 연속 성장세다. 2월 반도체 수출은 99억달러를 기록해 작년보다 66.7% 증가했다. 한국경제평론가협회장인 신세돈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는 “한국경제의 최대 문제는 투자와 소비에 따른 내수 부진에 있다"며 “투자는 결과를 통해 이미 안 좋은 게 눈으로 확인이 됐고 소비의 경우도 소득이 늘어야 소비가 늘어나는데 소비도 좋아질 수 없어 경제 침체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4.10 총선을 앞두고 내수 활성화를 위한 메가톤급 조치들을 내놓고 있으나 투자 감소에 따른 심상치 않은 흐름을 돌릴 수 있는 효과를 당장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정부는 최근 각종 규제완화(군사보호지역·그린벨트 대폭 해제, 재개발개건축 완화 등)와 대규모 개발계획(GTX 확대, 신공항 건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을 발표했다. 우리 경제가 내수 부진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투자 감소 등 뿐만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장기 고물가·금리 현상의 먹구름이 좀처럼 걷힐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전체 가구가 이자·세금을 내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은 1.8% 증가에 그쳤지만 먹거리 물가는 6% 넘게 올라 소득 대비 먹거리 부담이 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국내 전체 가구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월평균 395만9000원(1∼4분기 평균)으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전체 소득은 전년 대비 2.8% 늘었지만 고금리 지속 등으로 이자와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쓸 수 있는 돈은 명목 소득보다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 소득 증가율은 게걸음 수준이었지만 금리와 물가는 토끼뜀 수준을 나타냈다.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6.%였다. 고물가·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쪼그라들면서 생활은 더욱 움츠러들고 팍팍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작년 고금리 상황 지속으로 가계가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지출하는 '이자 비용'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이날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1인 이상 가구의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원으로 1년 새 무려 31.7% 급등했다. 지난 2022년 이자비용은 9만9000원이었다. 이는 통계청이 1인 이상 가구에 대한 가계동향 조사를 시행한 지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 증가 폭(5.8%)과 비교해도 5배 이상 높다. 물가 영향을 배제한 실질 이자 비용 역시 지난 2022년 9만2000원에서 11만7000원으로 27.1% 증가했다. 이 역시 지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의 증가다. 가계가 짊어진 빚의 규모를 의미하는 가계신용은 작년 12월 말 기준 1886조4000억원(잠정)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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