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취업자 17만명대 3년만에 최소폭…청년층 고용률도 감소 전환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기저효과와 이상기온 등의 영향에 17만명대로 3년여만에 최소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청년층 고용률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는 반도체 생산 호조 영향으로 넉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고 방한 관광객이 늘면서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도 석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정부는 내수·건설수주 부진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으면서도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를 반영해 고용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39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3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지난 2021년 2월 47만3000명 줄어든 뒤로 3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2022년 1월 113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둔화해 작년 하반기 이후 20만∼30만명대를 유지해왔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3월 취업자 증가세 둔화는 작년 3월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데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있다"며 “기온저하 여파로 농림어업 쪽에서도 취업자 감소 폭이 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분기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29만4000명으로 작년 4분기(30만3000명)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13만1000명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작년 7월(-13만8000명)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주로 보건복지· 교육서비스·도소매 등 업종에서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취업자가 많이 줄면서 청년층 고용률도 1년 전보다 0.3%포인트(p) 하락한 45.9%를 기록,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청년 실업률은 0.6%p 하락한 6.5%로 3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낮았다. 서운주 국장은 “최근 경력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취업 연령이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추세"라며 “청년층 고용률 수준 자체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40대 취업자도 도소매·건설업 등 부진 영향으로 7만9000명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23만3000명 늘며 증가세를 견인했고 30대와 50대도 각각 9만1000명, 5만9000명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농림어업 취업자가 5만명 줄며 지난 2017년 3월(-5만6000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도소매업은 1만4000명 줄며 작년 9월(-1만7000명)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를 기록했다. 교육서비스업 취업자도 3만3000명 줄면서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교육현장 방역인력이 줄어든 영향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4만9000명 늘었다. 작년 12월 이후 4개월째 증가세다. 내수 부진 영향으로 줄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방한 관광객 증가 영향으로 7000명 늘며 3개월 만에 다시 증가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직이 28만6천명 늘었다. 지난 2021년 3월(20만8000명) 이후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다만 상용직 비중은 57.6%로 3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임시직은 9만7000명 늘었고 일용직은 16만8000명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000명 증가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 종사자는 각각 3만5000명, 7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4%로 1년 전보다 0.2%p 상승했다. 지난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후 3월 기준으로 가장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1%로 지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3월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는 89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2000명 늘었다. 실업자는 작년 11월 이후 5개월째 증가세다. 실업률은 3.0%로 1년 전보다 0.1%p 상승했다. 정부는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지속하면서 고용 상황도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많이 늘어난 취업자 증가 폭이 점차 장기 추세로 복귀하면서 작년보다는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23만명이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건설수주가 부진한 점은 고용 호조세를 제약하는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조성중 기재부 인력정책과장은 “수출·내수 회복과 경제 역동성 제고를 통한 민간 중심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2042년 외국인 인구비율 최고 6.9%…생산연령 10명 중 1명 외국인

20년 뒤 국내 인구 중 외국인 비율이 6.9%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추세가 가속한다면 생산연령인구 10명 중 1명은 외국인 인구가 되는 것으로 관측됐다. 통계청은 1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기준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내·외국인 인구추계: 2022~2042년'을 발표했다. 통계청은 2022년 기준 장래인구추계 결과를 내국인과 외국인으로 세분화하고 국적 변동을 반영해 내·외국인 인구 추계를 분석했다. 장래인구추계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출생, 사망, 국제 이동 가정을 조합한 3개(중위, 고위, 저위)의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분석 결과 총인구는 중위 추계 기준 지난 2022년 5167만명에서 오는 2042년 4963만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내국인 구성비는 96.8%(5002만명)에서 94.3%(4677만명)로 줄어든다. 반면 외국인 인구는 지난 2022년 165만명에서 오는 2042년 285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외국인 구성비도 3.2%에서 5.7%로 높아질 전망이다. 고위 추계에서 외국인 인구는 361만명, 외국인 구성비는 6.9%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변화는 생산연령인구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내국인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중위 추계 기준 지난 2022년 3527만명에서 오는 2042년 2573만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생산연령인구는 지난 2022년 147만명에서 오는 2042년 236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체 생산연령인구 중 외국인의 비율은 지난 2022년 4.0%에서 2024년 8.4%로 두배 이상으로 증가하게 된다. 고위 추계 기준 외국인 생산연령인구는 오는 2042년 294만명까지 늘어난다. 내국인 감소가 더욱 빠르게 나타나면서 생산연령인구 중 외국인 비율은 10.1%까지 올라간다. 연령구조로 보면 2024년 기준 내국인은 36.9%가 65세 이상 고령인구, 55.0%가 생산연령인구, 8.1%가 14세 이하의 유소년인구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됐다 외국인은 12.1%가 고령인구, 82.6%가 생산연령인구, 5.3%가 유소년 인구가 된다. 본인 또는 부모 중 적어도 한명이 외국 국적인 사람을 뜻하는 이주배경 인구는 지난 2022년 220만명에서 오는 2042년 404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총인구 중 이주배경 인구 구성비는 지난 2022년 4.3%에서 오는 2042년 8.1%로 늘게 된다. 이주배경 인구 중 유소년인구는 2022년 34만명에서 2042년 47만명으로, 학령인구(6∼21세)는 33만명에서 50만명으로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내국인 고령인구는 지난 2022년 889만명에서 오는 2042년 1725만명으로 20년 만에 두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연령 100명당 내국인 총부양비(유소년부양비+노년부양비)는 지난 2022년 41.8명에서 오는 2042년 81.8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2월까지 세수 3.8조 증가…나라살림 적자 36.2조원

올해 1∼2월 국세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조8000억원 증가했다. 나라살림 적자는 36조2000억원을 기록, 작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5조3000억원 늘었다. 1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4월호'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세수입은 58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조8000억원 증가했다. 소득세가 3000억원 줄었고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는 각각 1000억원, 3조7000억원 늘었다. 세외수입은 5조5000억원으로 작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기금수입의 경우 보험료 수입 등의 증가로 작년 동기 대비 3조4000억원 증가한 3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총수입은 작년보다 7조2000억원 증가한 97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진도율은 15.9%다. 1∼2월 총지출은 신속집행 등의 영향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조5000억원 증가한 12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9조9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36조2000억원 적자다.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 6조3000억원 흑자 등이 제외됐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작년 같은 기간(30조9000억원)보다 5조3000억원 확대됐다. 중앙정부 채무는 2월 말 기준 112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8조4000억원, 외국인 국고채 투자는 5조1000억원 순유출됐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작년 국가채무 1127조 ‘역대 최대’…GDP 대비 첫 50% 돌파

지난해 나랏빚이 60조원 가까이 늘면서 1127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 가파르다 보니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정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국가채무(중앙+지방정부 채무)는 1126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결산(1067조4000억원)보다 59조4000억원 증가했다. 중앙정부 채무가 1092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9조1000억원 늘었다. 일반회계 적자보전(54조3000억원), 에너지·자원사업 특별회계 예탁(1조1000억원) 등에 기인한다. 지방정부 채무는 전년보다 3000억원 늘어난 34조2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오는 6월 이후 지자체 결산에서 확정된다. 2023년도 예산과 비교하면 작년 결산 국가채무는 7조6000억원 줄었다. 국가채무는 지난 2016∼2018년 600조원대, 2019년 723조2000억원이다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2020년 846조6000억원, 2021년 970조7000억원, 2022년 1067조4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작년 국가채무의 GDP 대비 비율은 50.4%로 나타났다. 전년(49.4%)보다 1.0%포인트(p) 증가했다. 결산 기준으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50%를 넘어선 건 지난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지난 2011∼2019년 30%대를 기록하다가 2020년 40%대로 진입, 2022년 49.4%로 늘었다. 다만 정부는 2022·2023년도 본예산에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이미 50%대로 추정했던 바 있다고 밝혔다. 1인당 국가채무는 2178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국가채무를 작년 통계청 추계인구(5171만3000명)로 나눈 값이다. 작년 국가부채는 2439조3000억원으로 전년(2326조원)보다 113조3000억원 늘었다.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국채발행 잔액이 60조원 증가했고 공무원·군인연금의 현재 가치액(연금충당부채)이 48조9000억원 늘었다. 국가부채는 지급 시기와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비확정부채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국가채무와 국가부채가 다르다고 본다. 비확정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금충당부채는 장기간에 걸친 미래 지급액을 추정한 금액이다. 실제 지출은 연금보험료 수입으로 우선 충당하고 있어 국가가 당장 갚아야 할 빚과는 다르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4월 초순에 수출 22% 증가…반도체 46%·승용차 9%↑

4월 초순 수출이 반도체와 승용차의 호조 등에 힘입어 20% 넘게 증가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도 호조를 보인 가운데 대미(對美) 수출액이 대중(對中) 수출액을 웃돌았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64억4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6%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3.5% 늘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7.5일로 작년(7.0일)보다 0.5일 많았다. 월간 수출액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데 이어 이달에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이 45.5% 늘었다. 반도체 수출액은 월간 기준으로 지난달까지 5개월째 두 자릿수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두 달 연속 줄어든 승용차 수출액은 이달 초순에 8.6% 반등했다. 자동차 부품(27.2%)과 정밀기기(35.9%), 가전제품(71.7%), 컴퓨터 주변기기(84.7%) 등도 증가율이 두 자릿수 이상이었다. 반면 선박에 대한 수출은 87.1%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37.4%)과 중국(20.8%)에 대한 수출 모두 20% 넘게 늘었다. 특히 대미 수출액은 35억2200만달러로 대중 수출액(32억2700만달러)보다 많았다. 지난달에 이어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웃도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184억2800만달러로 5.8% 증가했다. 원유(19.2%)와 반도체(24.3%), 기계류(22.1%) 등의 수입이 늘었다. 반면 가스(-11.3%)와 반도체 제조장비(-34.3%), 석탄(-4.9%), 승용차(-28.3%) 등은 줄었다. 국가별로는 중국(14.0%)과 미국(11.0%), 일본(10.2%) 등이 늘고 유럽연합(EU·-9.0%) 등은 줄었다. 무역수지는 19억8700만달러 적자였다. 지난달 같은 기간에는 12억6500만달러 적자였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10개월째 흑자를 기록했다. 대중 무역수지는 11억200만달러 적자였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산업계, 총선 이후 전기요금 인상 여부 주목

국내 제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총선 이후 '걸림돌'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하면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회복이 어려워지는 탓이다.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 보다 비싸졌다는 점도 지적을 받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이 총선 직후 전기요금을 끌어올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판가' 인상으로 실적이 상승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2022년 32조6500억원·지난해 4조57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으나, 올해는 9조~10조원 상당의 흑자가 예상된다. 2분기에 적용되는 연료비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동결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전은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표명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 한전의 누적적자는 43조원, 총 부채는 202조원에 달한다. 이로 인한 이자 부담도 상당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으로 상승하면서 연료비가 늘어나고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및 송·배전설비 확대 등으로 영업비용이 불어나는 추세라는 점도 추가 인상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재생에너지 보급 가속화에 따른 장기적인 인상 요인도 추가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정산단가는 kWh당 130원 수준으로 원자력(52.4원)의 2배가 넘었다. 액화천연가스(LNG)는 177.8원으로 이를 상회했다. 철강업계는 전기요금 kWh당 1원이 오를 때마다 연간 200억원 규모의 원가 부담이 더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사들이 수익성 유지를 위해 이를 판가에 반영하면 자동차·조선·기계류를 비롯한 전방산업도 영향을 받게 된다. 포스코가 저탄소 철강재 생산을 위해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전남 광양에 연산 250만t급 전기로 공장을 짓고 있는 것도 거론된다. 현대제철도 기존 고로 중심의 생산체제를 신전기로 프로세스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지금보다 전기요금 인상의 후폭풍이 크게 다가올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반도체·정유·시멘트 등 다른 에너지 다소비 업종도 채산성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인상으로 인해 부담한 비용은 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급과잉과 수요부진 등 이중고에 시달리는 석유화학업계는 난항을 겪을 수 있다. K-배터리도 자유롭지 못하다. 동박이 배터리 셀 제조원가의 5~6%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동박은 음극재의 재료로, 제조과정에서 전기를 많이 쓰는 품목이다. SK넥실리스·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말레이시아 비중을 높이는 것도 전기요금이 낮은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제조업은 낮은 전기요금 등에 힘입어 국제무대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라며 “이같은 장점이 희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작년 여성 임금근로자 1000만명 육박 ‘역대 최대’…남녀 임금격차 ‘최악’

지난해 여성 임금근로자가 1000만명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다. 그러나 남녀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였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여성 임금근로자는 전년보다 28만2000명 증가한 997만6000명으로 지난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다. 이는 60년 전인 지난 1963년의 17.4배에 달하는 것이다. 작년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45.7%로 역대 최고였다. 여성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685만3000명으로 68.7%를 차지했고 임시근로자(280만3000명) 28.1%, 일용근로자(32만명) 3.2%였다. 임시근로자는 여성 비중이 60.7%로 남성보다 많았고 상용근로자 42.4%, 일용근로자 30.7%였다. 여성 임금근로자를 포함해 전체 여성 취업자는 1246만4000명으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비중도 43.9%로 역대 최고다. 여성 자영업자는 전년보다 5만2000명 증가한 171만명이었다. 여성 자영업자 수는 역대 최대가 아니지만 전체 자영업자 중 비중은 30.1%로 역대 최고였다. 남성 취업자와 임금금로자는 1595만2000명, 1185만2000명으로 수치는 역대 최대였지만 비중은 여성과 반대로 역대 가장 낮았다. 이처럼 국내에서 여성의 경제 활동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지만 남녀 임금은 여전히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간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보고서 2024'에 따르면 한국 성별 임금 격차는 2022년 기준 31.2%로 OECD 35개 회원국 중 1위였다. 이는 OECD 평균(12.1%)과 비교하면 2.6배로 30% 이상 벌어진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2위는 이스라엘이지만 임금 격차는 25.4% 수준이고 다음으로 일본 21.3%, 미국 17.0% 순이다. 임금 격차 비율이 낮은 국가는 노르웨이(4.5%), 덴마크(5.6%), 이탈리아(5.7%) 등이며 콜롬비아가 1.9%로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임금 격차를 바라보는 남녀 시선은 달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미래 사회 대응을 위한 양성평등 추진 전략 사업(2023∼2025)'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8월 만 19∼59세 임금근로자 1천50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성별 임금 격차 발생 원인(복수 응답)에 대해 남성은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에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가 남성보다 짧아서(39.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여성들이 기업 내에서 임금을 더 받을 수 있는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해서(30.7%),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비정규직에 여성이 많아서(25.4%), 기업 내 채용·승진·배치 등에서 성차별이 누적돼 왔기 때문에(22.4%) 등 순이었다. 반면 여성은 '기업 내 채용·승진·배치 등에서 성차별이 누적돼 왔다'(54.7%)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에 여성의 평균 근속 연수가 남성보다 짧아서(51.4%),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비정규직에 여성이 많아서(28.7%), 음식점·돌봄 서비스 등 여성이 많은 직종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아서(25.0%) 등 순이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제약바이오, ‘수출 순항’에 1분기 실적 ‘웃음’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1분기(1~3월)에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올들어 1~3월 의약품 수출이 지난해 부진을 딛고 증가세로 돌아서 실적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8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상위 제약사는 대부분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유한양행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9.1% 증가한 483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돼 지난해에 이어 전통 제약사 매출 1위를 지킨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는 지난 1월부터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성장이 크게 기여했다. 렉라자의 국내 매출은 지난해 약 400억원에 이어 올해 약 1000억원으로 전망되며, 오는 2026년 글로벌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했던 GC녹십자의 반등도 눈에 띈다. GC녹십자는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6.7% 증가한 374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실적감소에 대한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출시도 예정돼 있어 올해 전체 실적 전망도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대웅제약 역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선전으로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5.1% 증가한 339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렀던 한미약품 역시 전년동기 대비 9.1% 증가한 394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분석돼 '오너 리스크' 여파에도 성장세를 지켜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제약사 중에는 종근당이 올해 초 HK이노엔과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공동판매계약 만료로 상위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1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종근당이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6.3% 감소한 342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종근당은 이달 초부터 HK이노엔 대신 대웅제약과 손잡고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공동판매에 들어가 2분기 이후 실적 반등이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27.5% 증가한 9194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돼 올해 첫 매출 4조원 돌파가 전망된다. 올해를 흑자전환 원년으로 표방한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성장에 힘입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83.8% 증가한 112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업체들의 매출 호조는 해외매출 비중이 큰 자체개발 의약품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엔데믹 이후 백신과 체외진단기기의 수출 공백을 이들 자체개발 의약품들이 성공적으로 메우고 있다는 평가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올해 1월 7억1800만달러(약 9700억원), 2월 7억3400만달러(약 9900억원), 3월 8억2500만달러(약 1조1200억원)로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1~3월 의약품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5%, 21.6%, 12.8% 증가해 3개월 연속 전년동기대비 성장했다. 지난해 전체 의약품 수출액이 전년대비 6.5% 감소한 76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엔데믹 이후 수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할 만하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신규 수주 확대를 비롯해 GC녹십자의 혈액제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등 자체개발 의약품이 매출과 수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엔데믹 이후 우리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체질개선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은, 기준금리 10연속 동결 전망…“물가 경로 불안”

한국은행이 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한은 목표 수준(2%)까지 떨어지지 않는 데다, 가계부채 우려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오는 6~7월께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한은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달 12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연 3.5%로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큰 이유는 물가 경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유가도 최근 상승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2.8%로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는데, 농산물 가격 상승 등에 따라 2월(3.1%)과 3월(3.1%) 두 달 째 3%대로 반등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중동 정세 불안에 공급 차질 우려가 나오며 지난 5일 5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 선을 돌파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가와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유가가 다시 오르고 환율도 높은 수준이라 물가 상승률이 쉽게 내려오지 않을 것 같다고 전예상한다. 가계부채 증가 우려도 남아 있다. 지난 2월 금통위 회의에서 한 위원은 “높은 (수준의) 가계대출은 국내 경제에 큰 부담 요인으로, 최근 그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수준 자체가 높아 향후 기준금리의 피벗(전환) 시점 결정에 있어 주택 가격과 함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물가 지표가 최근 2개월간 예상을 웃돈 것을 두고 일시적으로 튀어 오른(bump) 것인지 아닌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해 1월 상승률(3.1%)을 웃돌고, 예상(3.1%)보다도 더 높았다.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도 시장 예상을 상회하며 연준이 오는 6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장 기대가 줄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6~7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횟수는 연내 2회 인하(총 0.5%포인트(p))를 예상한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한은의 첫 인하 시점은 7월부터 4분기까지 의견이 나뉘었고, 연내 인하 횟수에 대한 견해는 1회부터 4회까지 다양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1분기 ‘실적 시즌’ 시작···업종별 ‘희비 교차’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업종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 지난해 적자 늪에 빠졌던 반도체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도약하는 가운데 정유·조선 업계에도 훈풍이 불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철강·석유화학 기업들은 힘든 시기를 계속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931.25% 뛴 수치다. 매출액은 71조원으로 11.37% 성장했다. 이같은 결과는 당초 증권가 전망치를 20% 이상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4분기(70조4646억원) 이후 5분기 만이다. 반도체 분야가 흑자로 돌아선 게 삼성전자 호실적의 주요 원인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최대 1조원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산 효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바닥을 찍고 올라온 가운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판매가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상승한 데 이어 2분기에도 3∼8%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도 1분기 23∼28%, 2분기에는 13∼18%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1분기 1조5000억~2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5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익 규모가 3460억원에 불과했다. LG전자도 잘 달렸다. 글로벌 수요 부진에도 기업간거래(B2B)와 가전 판매 호조, 구독 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는 1~3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332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수치다. 대신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21조95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매출액이다. 향후 전망도 밝다. 가전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과 중저가 라인업 판매 호조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간 영업이익의 55%가량을 차지하는 가전 사업의 올해 영업이익이 2021년 이후 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정유사들도 웃고 있다.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개선으로 지난해 부진을 털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는 숨을 고르는 시기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낸 현대자동차·기아 판매가 올해 들어 다소 줄어서다. 글로벌 경기 위축 여파다. 양사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와 비슷하거나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부가가치 차종 위주로 판매믹스가 개선되고 있고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여전히 선호도가 높아 기록을 또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공존한다. 이차전지 업계 표정도 밝지는 않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1분기에도 전년 대비 성장폭이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1~3월보다 75.2% 떨어진 15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전방 산업 부진에 수입산 공세 '이중고'를 겪고 있는 철강 업계도 힘든 시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계속되는데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까지 안게된 탓이다. 카카오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0% 안팎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광고 사업 등에서 선전한 네이버는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측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