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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부처’로 탄생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기재부 기후기금 조직까지 이관 받아

기후와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말 그대로 '슈퍼 부처'로 탄생할 전망이다. 1차관 체제였던 환경부가 산업부의 에너지 부문을 이관받으면서 2차관 체제에 16개 국·관을 보유하게 되며, 여기에 기재부에서 기후기금을 맡던 조직까지 이관받을 예정이다. 1차관은 환경과 물관리, 자원순환, 보건 등 전통적인 환경 분야를 맡고, 2차관은 에너지·기후정책 및 산업정책 전반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본지가 입수한 기후에너지환경부 개편 관련 실무협의체 구성·운영 방안 문서에 따르면 제1차관 소속은 △기획조정실 △물관리정책실 아래에 총 8개 국·관이 배치된다. 주요 기능은 환경보건, 물이용정책, 대기·수질 등 전통적 환경 분야다. 자연보전국, 자원순환국, 환경보건국 등은 기존 환경부 조직과 유사하나, 보다 통합적인 물관리 정책 기능이 강화됐다. 제2차관에는 △기후에너지정책실 △에너지전환정책실이 배치되며, 그 아래로 총 8개 국·관이 구성된다. 눈에 띄는 부서는 △전력산업정책관 △전력망정책관 △원전산업정책관 등 산업부에서 이관된 조직들이다. 기후에너지정책관은 온실가스 감축 및 국제 기후협상, 에너지믹스 조정 등 광범위한 업무를 담당하며, 재생에너지정책관, 수소열산업정책관은 탄소중립 핵심 수단인 신에너지 정책을 집행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 9월 7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발표한 정부조직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9일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안정적 출범을 위한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간의 원활한 업무 이관 및 조율을 위해 양 부처 인원으로 구성한 실무협의체를 조직했다. 실무협의체는 양 부처의 혁신행정담당관 주관 하에 조직, 인력, 예산, 법무 등 총 10개 분야별 실무팀을 구성해 논의하고 이번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구성 및 운영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는 오는 25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10월부터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0월 중으로 행정안전부와 함께 직제 및 시행규칙 개정, 기구 명칭·기능 조정 등 '하위법령 개정'을 마무리하고, 올해 말까지 완전한 물리적 이관 및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실무협의체의 방안이 확정은 아니지만, 부처 출범일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거의 확정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큰 폭의 변화는 산업부 내 에너지 관련 조직의 이관이다. 산업부 제2차관 산하의 △에너지정책실 △원전산업정책국 △전력정책관 △재생에너지정책관 △수소경제정책관 등 5개 부서 16과의 총 164명과 전기위원회 사무국 등 소속기관 9명까지 총 173명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된다. 여기에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5개 발전사, 한국에너지공단 등 산하 21개 공공기관의 총 7만5263명까지 신설 부서 소속으로 변경된다. 산업부 외에도 기획재정부 소속 기후대응전략과(7명), 녹색기후기획과(7명) 등 기후기금 관련 예산 편성과 종합조정 조직도 이관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에너지 정책과 기후재정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산업부는 행안부 협의를 거쳐 이관 인력 규모와 정원 재배치, 조직 명칭 정비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에너지 업계와 일부 전문가는 이 같은 개편이 정책의 전문성 약화와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산업부가 수십 년간 축적한 에너지정책 경험이 단절되면서 전력시장 안정화, 요금제도 개편, 에너지 안보 대응 등 복합 과제를 새 조직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에너지 정책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기후·환경 중심의 시각이 전력 및 연료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면, 오히려 탈탄소 속도는 늦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기후에너지부를 만들어서 환경부를 갖다 붙였다고 볼 수도 있다. 결국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며 “에너지부, 에너지 차관, 환경 부서, 규제부서, 환경 담당 차관이 한 부서 안에서 막 갑론을박해서 정책을 결정하는 것하고 아예 독립 부서가 돼서 서로 말도 안 하는 것 하고 어떤 게 낫나. 에너지 분야는 내부 토론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시간 절감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황주호 한수원 사장 사직…산업부 산하기관장 줄사퇴 신호탄?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을 2주 가량 앞둔 17일 사표를 제출하면서 후임 인선 지연으로 유임 중이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장들도 속속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황 사장은 이날 사표를 냈으며 이번 주 중 공식 이임식을 가질 전망이다. 황 사장은 2022년 8월 22일 임명돼 지난달 21일로 임기 3년을 마쳤다. 다만 후임 인선이 지연되면서 직무를 계속 수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한수원의 기후에너지환경부로의 이관이 유력해짐에 따라 사직 시점이 조율돼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교체 이후 원전 정책 기조가 전환되는 가운데, 황 사장은 체코 원전 수주 등에서 성과를 낸 인물로 평가받아 당초 유임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최근 민주당을 중심으로 사퇴 압박이 이어지면서 사직이 확정됐다. 특히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 계약을 놓고 여당 내부에서 '불공정 계약' 논란이 제기되며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후임 사장 인선에는 수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한수원 내 수장 공백에 따른 의사결정 지연 우려도 제기된다. 원전 운영은 물론, 수출 및 기술개발 기능이 산업부·과기부·기후에너지환경부 등으로 분산되는 구조 개편 논란 속에서 기관 내부의 혼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황 사장은 체코 원전 수주를 비롯해 산업부, 기업들과의 협력 체계 속에서 해외 원전 수출 확대를 주도해 온 인물"이라며 “차기 정부 에너지 조직 개편과 맞물려 한수원의 역할과 위상 재정립이 중요한 시점에 사장 공백이 길어질 경우 국내외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후에너지환경부 두고 여야 대립…“제2의 탈원전” vs “시대적 흐름”

여야가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원전을 맡기는 건 '제2의 탈원전'이라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 지적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시대적 흐름이라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 간담회를 열어 정부조직 개편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부문을 합쳐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다만, 석유·가스·광물산업과 원전 수출 업무는 산업부가 계속 맡는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간담회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원전 건설에 15년 걸린다고 했지만 7~8년이면 건설 가능하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송전망 건설은 아무리 빨라도 15년 이상 걸린다"며 “AI의 핵심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인데 두 산업은 모두 24시간 가동되는 기저 전원이 필요하다. 이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려면 1248조원이 넘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필요한데, 이는 국민 1인당 2500만원 부담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에너지 분야는 테크니컬한 디테일이 필요하다"며 “전문성이 약한 환경부가 맡으면 정책실패 '현타'가 올 것"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원전을 맡기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것'과 같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또 “우리 산업 현실은 외면한 채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구호만 외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기업과 국민이 떠안게 될 것"이라며 “그런데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답인가.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끝까지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의 박지혜 의원이 역시 페이스북으로 김 의원의 비판을 맞받아 쳤다. 박 의원은 “도대체 원전건설이 7~8년 걸린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최근 완공된 신한울 1호기는 125개월 걸렸다"며 “입지선정부터 인허가 절차까지 하면 훨씬 더 걸린다. 외딴 지역에 둘 수밖에 없는 원전까지 연결하는 송전망 건설 역시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딥마인드와 같은 기후테크 기업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에너지 수요 최적화 관점에서 데이터센터는 오히려 유연한 소비처에 속한다"며 “낮 시간에 데이터 사용이 많아, 오히려 태양광 발전 패턴과 더 유사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에너지고속도로와 재생에너지 중심 성장 전략은 국민이 선택한 비전이고,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은 빠른 기후대응을 위한 체계"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과 박 의원은 국회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를 각각 맡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협조하지 않으면 정부조직법 개편안은 단독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정부조직 개편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국민의힘이) 끝내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기차 충전기 수천대 방치, 보조금 횡령도…부실운영 적발

전기차 충전기 수천대가 방치되고 수십억원대 보조금 횡령이 발생하는 등 설치지원 사업 곳곳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17일 환경부와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지원사업 운영 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공용 충전시설 설치 비용 일부를 설치 신청자(아파트·상가) 또는 사업수행기관(설치 업체)에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충전시설 관리 미비나 부실 사업자 선정 등을 놓고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 4∼6월 합동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충전시설 관리 부적정(2만4000여기), 사업비 집행 등 부적정(97억여원), 부가가치세 과소 신고(121억원) 등 문제가 확인됐다. 전국적으로 4000기의 충전기를 설치·운영하는 사업수행기관 A사는 총 2796기의 충전기를 미운영 방치했다. A사가 전기요금을 미납해 한전에서 계량기를 철거해간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다수 사용자가 불편을 호소했음에도 A사는 전기요금 납부, 충전기 매각, 사업 양도 등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개로 충전기 설치 장소와 수량을 승인 없이 임의로 변경하거나 보조금 잔액을 미반납한 회사들의 사례도 적발돼 정부는 보조금 97억7000만원을 환수했다. 사업수행기관 B사는 선급금 명목으로 177억원을 지급받아 업무상 보관하던 중 73억6000만원 상당을 정해진 용도가 아닌 목적으로 사용해 업무상 횡령 및 보조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되기도 했다. 아울러 사업수행기관 선정 관련 신생 중소기업에 무분별한 우대 기준을 적용하고, 정성평가 항목의 구체적 평가 기준도 부실한 상태인 것으로 평가됐다. 또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다수 충전시설(2만1283기)의 상태 정보가 정확하게 표시되지 않아 사용자들에 불편을 주고 있었다. 정부는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집행잔액 반납, 미작동 충전기 일제 점검 등 후속 개선 조치를 신속하게 실시할 방침이다. 또 충전기 관리 시스템 고도화, 사업수행기관 선정 절차 개선 등 다양한 제도 개선 과제도 이행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김정관 산업부 장관 “11차 전기본서 정한 신규 원전 건설해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정한 대형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을 건설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김 장관은 16일 세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정부가 다시 '탈원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 계획은 2035년의 전력수요를 보고 대비하는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 안정이나 안정적 전력 공급 측면에서 원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산업부 장관 입장에서는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산업부의 에너지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재편하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고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과 에너지가 유기적으로 가야 하며, 에너지 파트가 환경을 이끌어 갔으면 한다.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슬기롭게 해내야 하는 미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르면 다음달 1일 출범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신설되면 12차 전기본 수립을 포함한 에너지정책을 맡게 된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지난 9일 열린 환경부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 “국민들의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성환 장관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시 장관을 맡아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탈원전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원자력발전소는 짓는데 최소 15년 걸린다. 소형모듈원자로(SMR)도 기술 개발이 아직 안 됐다"며 “지금 당장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데 그 전력을 가장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시스템은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산업부, 환경부 이관 앞두고 에너지정책실장 ‘깜짝’ 임명…산하기관장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이원주 대변인을 에너지정책실장으로 발령했다. 이호현 전 실장이 2차관으로 가면서 공석으로 있은지 약 3개월만에 인사가 이뤄졌다. 이 자리는 에너지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현재 알려진 대로 기후에너지환경부로 개편될 경우 이원주 실장은 2차관 산하 기후에너지정책실장으로 근무할 전망이다. 이번 인사는 에너지 부문을 내달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하기 약 2주를 남겨놓고 단행됐다는 점에서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일상적인 인사였다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산업부가 에너지정책 주도권을 끝까지 내려놓지 않겠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산업부 김정관 장관과 이호현 2차관이 1년가량 장기화되고 있는 산하기관장 임명도 부처 개편과 무관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원주 신임 에너지정책실장은 전력산업과장, 장관비서관, 산업정책과장 등을 거쳐 전력혁신정책관, 에너지정책관 등을 지낸 에너지 전문관료다. 이 신임 실장은 대구 성광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4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17일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에너지정책실장 인사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할 경우 해체되거나 통째로 이관될 수 있는 조직에 대한 '사전 정리'나 '인사 선점'의 성격으로 해석된다"면서 “정책실장을 임명할 정도의 인사권이 있다면, 전력거래소 등 공석 상태인 산하기관장 인사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공무원 외에 대통령이 임명하는 기관장은 비워두는 것은 정치적 고려를 하고 있는 것 외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 김정관 장관은 취임 전부터 “산업과 에너지는 불가분의 관계"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 개편을 반대해왔다. 이번 인사도 이같은 김 장관의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를 증명하고 부처개편 뒤에도 에너지정책의 지속성과 안정화를 위해선 산하기관장 선임까지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부가 주관하는 정책 수립에 다수 참여했던 한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이미 에너지업계에선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이 향후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환경부 논리에 끌려다닐 것이란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산업부 공무원들이 자존심을 지키고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부처 이관과 무관하게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력거래소를 비롯한 주요 에너지 공공기관장 자리가 장기 공석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가을철 전력수급 불안정성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 전력계통 컨트롤타워의 리더십 공백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가 정말 산업과 에너지가 불가분이라고 생각한다면, 조직개편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감을 갖고 현재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사직 사표를 제출하면서 후임 인선 지연으로 유임 중이던 산업부 산하 기관장들도 속속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산업부가 산하 기관의 혼선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여야 내부는 물론, 산업계와 학계, 시민사회 등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본회의 통과가 무산되거나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에너지정책의 전문성과 연속성, 산업정책과의 통합성 부재를 우려하는 의견이 많다.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이 유력한 공공발전업계 노조도 반대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은 기후에너지환경부 개편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전국발전산업노동조합연맹도 다음주부터 국회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이관·통폐합 반대와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한 연속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발전노조는 “이번 조직개편이 에너지공공기관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인천미래에너지포럼] KIST 연구원 “LOHC 최신 수소 저장기술, 기존 화석연료 인프라 사용 가능”

액상유기수소운반체(LOHC)는 기존 화석연료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춘 차세대 수소 저장 기술로 소개됐다. 국내 연구진은 LOHC 기술 개발을 통해 수소 저장 용량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손현태 한국과학기술원(KIST)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책임연구원은 인천광역시 주최, 인천테크노파크·인천연구원·한국남동발전·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기술공사·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인천대학교(혁신연구센터)·에너지경제신문 주관,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16일 인천 송도 홀리데이인송도에서 열린 '2025 인천미래에너지포럼'에서 'LOHC 대용량 수소 운송 기술 소개 및 동향'으로 주제 발표했다. LOHC는 수소를 유기화합물에 흡수시켜 저장·운반하는 기술을 말한다. KIST는 2개 물질을 혼합한 공용 혼합물 기반 LOHC 개발로 수소 저장량을 높이고자 하고 있다. 손 책임연구원은 주요 수소 저장 기술로 액화수소, 암모니아, LOHC를 소개하며 각 저장기술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LOHC는 화석연료 인프라를 사용 가능하고 상온에서 장기 보관할 수 있다. 현존하는 가솔린 인프라를 사용해 운송 가능하다. 다만, 장거리 운송하면 LOHC 물질을 구매하는 초기 투자 비용이 높고 상대적으로 부피 대비 수소 저장용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는 “LOHC는 최신 기술로 아직 기술적 완성도가 낮다"고 밝혔다. 암모니아는 현존 인프라를 활용해 경제적으 저장 및 이송이 가능하다. 또한, 부피 대비 수소 저장용량이 많다. 암모니아는 ㎥당 수소를 120kg 저장할 수 있다면, 액화수소는 70kg, LOHC는 45kg 미만이다. 단, 암모니아는 합성 과정에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경우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수 있다. 암모니아는 독성으로 주민 수용성도 낮다는 단점도 제기됐다. 그는 당장은 암모니아가 장기간 수소 운송에 적합한 에너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액화수소는 수소를 추출하는 공정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액화수소 운송선, 인수기지, 대용량 저장탱크 등의 초기 인프라가 필요하고, 운송 과정에 수소가 손실될 수 있다. 그는 “일본이 LOHC 기술 개발에 가장 앞서가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LOHC의 경제성을 높이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인천미래에너지포럼] KBR “수소 국내로 가져올 실질적 방법은 암모니아”

우리나라가 수소를 수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으로 수소를 암모니아를 변환해 운송하는 방법이 꼽혔다. 암모니아로 수소를 운반하고 현지에서는 암모니아를 다시 수소로 추출하는 '크래킹'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박영규 KBR 상무는 인천광역시 주최, 인천테크노파크·인천연구원·한국남동발전·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기술공사·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인천대학교(혁신연구센터)·에너지경제신문 주관,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16일 인천 송도 홀리데이인송도에서 열린 '2025 인천미래에너지포럼'에서 '청정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과 그린전환 암모니아 역할'로 주제발표했다. KBR은 미국의 대표적인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가 결합된 화합물이다. 암모니아 크래킹은 암모니아를 질소와 수소로 다시 분해해 수소를 추출하는 공정을 말한다. 수소 그 자체보다 암모니아가 상온·상압 부근에서 상대적으로 취급·저장이 용이해 운송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는 평가다. 박 상무는 “비료로 쓰려고 수소를 이용해 암모니아를 만들어 전 세계로 공급해 왔지만, 이를 다시 수소로 되돌리는 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며 “차라리 수소를 액화해 들여오는 게 낫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나라가 에너지 자립도를 갖추려면 에너지원이 들어와야 하고, 수소를 들여오는 실질적 방법은 암모니아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을 통한 수소산업에서 한국 기업이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KBR은 삼성, 롯데케미칼, 한화, HD현대, SK에너지 등 민간기업과 한국전력 및 산하 발전공기업과도 협력하고 있다. KBR은 전 세계 250개 이상의 암모니아 플랜트에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상무는 암모니아 크래킹이 수소만 공급하는 게 아니라 전력시장과 연계하는 과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화학공장하고 전력시장의 운영체계는 상당히 다르다"며 “화학공장은 많이 운영을 할수록 좋지만, 전력시장은 적합한 규모의 설비를 가지고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인천미래에너지포럼] 가스기술공사 “인천항이 암모니아 도입 최적 입지, 선도적 역할해야”

김연준 한국가스기술공사 엔지니어링사업처 과장은 16일 인천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열린 2025 인천미래에너지포럼에서 “국가 무탄소 발전 실현을 위해 암모니아 터미널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무탄소 발전을 위한 암모니아 터미널 구축 제언'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수소·암모니아의 활용 확대와 함께 인프라 선행 투자 필요성을 역설했다 . 그는 암모니아가 LNG 대체하는 실질적 무탄소 연료라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암모니아는 연소 시 CO₂를 배출하지 않으며, 기존 LNG 발전소 개조를 통해 혼소 및 전소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며, 2030년까지 발전용 연료의 3.5%, 2035년 20%를 암모니아로 대체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를 소개했다. 그는 “무탄소 발전 실현을 위해 가장 실질적인 수단이 바로 암모니아"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이어 부생가스·재생에너지 기반 청정 암모니아 확보 전략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암모니아는 수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부생수소 및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을 통해 국내에서도 청정 암모니아 생산이 가능하다"며, 국내 생산과 수입 다변화를 병행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암모니아 터미널 구축 위해 정부·민간 협력 필요성도 제시됐다. 현재 국내에는 상업용 암모니아 터미널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김 과장은 도입부두 확보, 전용 저장탱크 및 배관 설비 구축, 혼소 발전소 및 개조 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 주도의 선제적 투자와 제도 정비를 촉구했다. 그는 “초기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정부와 민간의 공동 투자 또는 국가 주도의 터미널 구축이 필요하다"며 “특히 암모니아는 독성과 위험성을 지닌 물질인 만큼, 안전규제와 물류계획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과장은 인천항이 암모니아 도입에 최적 입지이며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김 과장은 “인천항은 지리적으로 국내 최대 전력 수요지인 수도권에 인접해 있고, 기존 LNG 인프라와도 연계 가능성이 높아 암모니아 도입에 최적의 입지"라며 “인천이 한국형 청정에너지 수소·암모니아 허브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인천미래에너지포럼] 남동발전 “2030년대 중반까지 수소·암모니아 혼소 대전환”

한국남동발전이 청정 수소·암모니아를 활용한 무탄소 발전 전환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박은호 남동발전 신에너지실 차장은 16일 인천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열린 '2025 인천미래에너지포럼'에서 이같은 내용의 '청정수소 발전 동향과 남동발전 추진현황'을 발표하며, “총 설비용량 9.3GW 중 약 8.3GW를 청정수소·암모니아 발전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차장은 “2050 탄소중립 달성과 2035 NDC 이행을 위해, 기존 LNG·석탄 중심의 발전 구조를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며 “수소·암모니아는 이러한 에너지 전환의 핵심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정수소 활용의 필요성으로 △탄소 감축 △기저부하 확보 △신산업 창출 △에너지 안보 강화 등을 꼽았다. 남동발전은 △인천 영흥발전본부 △전남 여수화력 △고성·송산·천안복합 등 전국 사업장에 걸쳐 수소·암모니아 혼소 또는 전소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특히 영흥본부는 3.5만톤급 암모니아 저장탱크 2기와 기화기, 하역 설비 등으로 구성된 '영흥 암모니아 인수터미널' 구축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2045년 인천시 탄소중립 목표와도 궤를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박 차장은 “국내에서는 유동층 보일러 기반 암모니아 혼소 기술과 수소 터빈 실증이 진행 중이고, 해외에선 일본이 석탄 발전소의 20% 암모니아 혼소를 이미 실현했다"며, “글로벌 기술도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암모니아 발전은 기존 연료 대비 원가가 3배 이상 비싸 SMP(계통한계가격) 체계로는 수익성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을 별도로 개설했으며, 남동발전은 올해 입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4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9년부터 상업발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발표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고성·송산·천안복합 등에서 수소 혼소 확대, 여수·영흥에서 암모니아 혼소 실증 및 단계적 전환을 추진한다. 특히 여수는 기존 석유화학 단지를 연료 공급 인프라로 활용하고, 영흥은 수도권 전력 수요와 가까운 입지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박 차장은 “청정연료 기반 발전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실행 전략의 중심"이라며, “남동발전이 국내 전력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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