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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시흥시, 1인가구 욕구 맞춤형 지원 ‘촘촘’

시흥=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 1인가구 비중은 34.5%로 집계됐다. 2010년 23.9%였던 1인가구는 12년간 10% 넘게 늘어났다. 2050년에는 1인가구가 39.6%까지 높아질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1인가구가 더 이상 다인 가구로 가기 전 임시형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2020년 서울시가 18세 이상 65세 이하 1인가구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 중 62.8%는 계속 1인가구로 남기를 원했다. 시흥시는 최근 1인가구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본격적으로 1인가구 지원에 나섰다. 작년 시흥시가 1인가구 실태조사 및 분석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시흥시 1인가구 수는 6만5153가구로, 전체 가구 중 31.4%나 된다. 특히 남성 1인가구(63%) 비율이 높았으며, 세대별로 보면 40세에서 64세까지 중장년(47.9%) 1인가구가 전체 절반을 차지했다. 지원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주택안정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주거환경, 건강, 경제-일자리 순이다. 시흥시는 이를 바탕으로 1인가구 지원계획을 수립했다. 9개 정책과제, 24개 추진과제를 시흥시는 추진하기 위해 복지국과 보건소 등 관련부서를 중심으로 모든 부서가 참여하는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시민과 밀접한 동행정복지센터가 주요 역할을 수행한다. “주거가 안정되면 나머지야 어느 정도 채워갈 수 있는데, 일단 집세가 많이 나가버리니까 월세 걱정 안하고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정책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청년 1인가구는 주거안정이 1인가구 삶의 질이 개선되는 가장 첫 번째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 청년과 중장년 통틀어 가장 필요한 정책에 대한 응답은 주택안정, 주거환경, 안전환경 조성 등 주거정책에 집중됐다. 시흥시는 주거비 고민이 많은 청년에게 월세를 특별 지원한다. 19세 이상 34세 이하 1인가구 중 소득 및 재산 기준을 충족하는 청년에게 매월 20만원씩 최대 12개월분 월세를 지급한다. 주거가 불안정한 저소득층 취약계층에 주거급여가 지급된다. 1인가구 최대 26만8000원 가량이다.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1인가구 안부 살핌 서비스가 주목할 만하다. 이 사업은 1인가구 전력사용량 및 통신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평소와 다르게 전기사용량이 없으면 동 복지담당자에게 알림을 송신해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위급상황을 알리거나 조치할 동거자가 없는 1인가구에 매우 효과적이다. 아울러 여성 1인가구 등 범죄피해 취약가구에는 스마트홈 방범물품, 창문 안전장치 등 여성안심패키지를 지원하며 독거여성에게 정서적 안전감과 함께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몸이 다쳐서 지금 일을 못하는 상태라. 사람들 만나고 일하다가 이게 안 되니까 축 처지고 뭔가 좀 쓸쓸하고 왜 여기 혼자 있나. 외롭고 무서운 게 힘들어지고…." 보건복지부 주관 '2023 자살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는 자살생각 비율이 18.7%로, 2인이상가구(13.7%) 대비 약 1.4배나 높다. 실제로 다인가구 대비 삶의 질이 낮고 사회적 고립, 외로움, 우울증 등 정신건강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졌다. 시흥시 설문조사에서 한 중년 1인가구는 신체적 손상으로 인한 생계불안이 결국 우울로 이어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식생활 등 영양관리 취약 등도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시흥시는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1인가구를 위한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와 가사-간병 방문 지원 사업을 마련했다. 병원 진료 동행뿐 아니라 접수와 수납까지 보호자와 같은 마음으로 함께한다. 65세 이상 가구에는 방문 건강관리를, 65세 미만 가구 중 취약계층에는 가사-간병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외에도 연령대별 맞춤형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신체-정신적으로 건강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청년과 중장년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1인가구 건강생활 서비스'에는 요가, 실내 클라이밍 등 다양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식생활 개선에도 적극 개입한다. 함께 모여 요리를 배우고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식생활 개선 다이닝'은 소통창구로서 인기가 높다. 특히 영양관리에 취약한 중장년 1인가구를 위한 '야간요리교실 달달한 솥밥'도 꾸준한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또래끼리 이렇게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는데 쉽지가 않더라고요. 같이 자원봉사를 다녀도 되고…." 전 연령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1인가구 고충 중 하나는 바로 외로움과 고립감이다. 상대적으로 청년층보다는 중장년과 노년층에서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최근 '쓰레기 집'으로 대표되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 1인가구도 늘어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정책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흥시는 이들이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삶을 보다 적극적으로 살아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청년들이 집에서 나와 함께 취미와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다양하게 조성했다. △청년협업마을 △청년스테이션이 대표적인 예다. 청년협업마을은 창업활동에, 청년스테이션은 교육과 취미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청년이 모여 네트워킹을 한다는 데는 근본적으로 같다. 청년은 이곳에서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소통하며 자신들만의 관계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오는 보호종료아동에게는 자립지원 정착금을 지원하고 금융, 주거, 노동 등에 관련한 개인별 맞춤 컨설팅을 제공하며 사회 일원으로서 연착륙을 돕고 있다. 중장년을 위해선 아예 관심분야별 모임을 구성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중장년 수다살롱'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중장년이 함께 마음을 모아 동아리를 만들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지속적인 사회관계망을 형성하고 있다. 원예, 목공예, 산책 등 어떤 주제도 가능하다. 시흥시는 앞으로도 세대별, 관심사별 모임 기회나 공간 제공 등 1인가구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 kkjoo0912@ekn.kr

신한·삼성 전통적 양강구도 ‘흔들’...카드사 ‘회원 모집’ 각축전

카드업계의 신규 회원유치 경쟁이 하반기들어 치열해지고 있다. 카드사들이 신제품과 맞춤 서비스를 내세워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순위 변화에 시선이 모인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인 1월 기준 신용카드 회원 수 1위는 신한카드로 1280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1266만명을 기록해 신한카드와 근소한 차이의 회원 수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회원수 순위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전통적인 양강구조를 나타내고 있었지만 타 카드사들의 약진으로 연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가 상반기 전체 회원수(본인기준)에서 나란히 1200만명에 도달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치열한 3위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민카드의 전체 회원수는 올해 5월 기준 1198만3000명이다. 지난해 12월 대비 21만3000명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같은기간 1195만5000명으로 22만3000명 늘어났다. KB국민카드는 올 들어 상품 경쟁력 제고를 통해 회원 확대에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판매를 시작한 위시카드 시리즈 판매를 본격화함과 동시에 쿠팡 전용 신용카드인 '쿠팡 와우카드' 등 소비자의 실제적인 필요와 눈높이에 맞춘 신상품 출시로 시장의 호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주력상품인 위시카드와 쿠팡와우 카드의 흥행에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68만6000명의 신규 회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이뤘다. 위시시리즈는 지난 6월 누적 발급량 90만장을 돌파하면서 100만장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출시한 쿠팡 와우카드는 쿠팡 적립혜택을 통한 이용고객 유입으로 지난 5월 발급 50만장을 넘어섰다. KB국민카드는 이같은 기세에 힘을 싣기 위해 KB페이를 키우면서 서비스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여 회원수로 이어지도록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22년 하반기 KB페이 통합작업 이후 지난 7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항공, 자동차, 유통, 식음료, 포털, 패션, 게임, 금융, 여가 등 각 산업분야에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회원사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한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모객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CJ올리브영, 롯데백화점, 대한항공,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을 추가하거나 강화했다. 앞서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무신사 등과의 협업 및 혜택 제공으로 MZ세대 회원도 대거 확보해 전연령층에서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 애플페이 도입과 프리미엄 카드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아멕스)'의 발급량 증가도 회원 확대에 있어 효과를 봐왔다. 지난해 말 기준 프리미엄 카드 회원 수는 31만명으로 전년 말(23만명) 대비 34%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매년 회원수 증가 성장률이 가파른편에 속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매년 6~8%대의 회원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카드업계의 연 평균 회원 순증이 32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현대카드는 경쟁사 대비 2배(70~80만명) 이상 고객수를 늘렸다. 하나카드도 새로운 강자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프리미엄카드를 통해 신규 회원수를 늘리는 한편 우량고객 모집에도 성공해 양과 질을 동시에 키워가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지난 2월 19일 출시된 프리미엄카드 '제이드 클래식'은 출시 후 120일 만에 4만매를 돌파했다. 제이드는 지난 6월 신규 3종을 추가하면서 본격 입지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해외여행 특화서비스 트래블로그가 서비스 가입자수 500만명을 넘어서며 회원확보에 디딤돌이 되기도 했다. BC카드는 K-패스카드 등 상품으로 올해 단기간 회원수 급증을 이뤄냈다. 비씨카드의 K-패스 카드는 타 카드사 동종 신용카드 대비 가장 저렴한 연회비와 높은 생활 할인 혜택을 제시했다. BC카드 전체 회원수는 지난해 12월 191만4000명에서 올해 5월 241만6000명으로 늘었다. 반면 우리카드는 회원수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5월 기준 704만명으로, 지난해 말 715만3000명에서 5개월 만에 11만3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2월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며 기존 BC카드 결제망으로부터 독립을 시작한 만큼 상품경쟁력 제고와 함께 마케팅, 제휴처 확대 등으로 회원 확대에 본격 뛰어들 전망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마케팅에 집중해 독자고객 유치 등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 카드사들도 약진하고 있어 양강구도에서 다자구도로 변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층별로 특화한 카드 출시와 타깃 마케팅이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신규 회원이 유입되는만큼 동시에 해지율도 높아질 수 있어 고객이탈률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카드의 지난 5월까지 해지 회원수는 52만명, 해지율은 75%에 달한다. 현대카드는 같은기간 38만명으로 신규회원 대비 해지율은 67%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회원이 많아질수록 카드회원이 이용하는 카드론 등 취급 규모도 함께 높아지면서 수익성으로 연결된다"며 “기존회원의 이탈을 막기 위한 유지 전략도 순위경쟁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바캉스 다녀왔더니…눈귀·피부·생식기에 질병 ‘후유증 고생’

올 여름 무더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만큼 폭염을 피해 국내의 산과 바다, 강과 계곡, 또는 해외 여행지를 찾아 나선 피서객들도 많았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현상이지만 폭염이 극성을 부린 올해에 더욱 물놀이가 잦고, 태양빛이 강렬했던 만큼 질병 관련 휴가 후유증으로 고생하거나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놀이에 따른 눈병이나 귓병, 자외선 노출에 따른 피부질환, 다양한 비뇨기 계통 질병이 대표적인 휴가 후유증으로 꼽힌다. 휴가기간에 얻은 질병을 신속하게 치료관리하고, 휴가 피로증도 훌훌 털어버리고 건강한 일상생활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평소 귓병 치료 받았던 사람은 휴가 뒤 사후검진 필수 수영장이나 워터파크, 해수욕장, 강·계곡 등에서 물놀이를 즐겼다면 외이도염에 이은 만성 외이도염 및 중이염 발생 우려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귀에 물이 들어가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인 외이도염의 주요 증상은 부기, 통증, 가려움증, 발열감 등이다. 귓구멍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피부에서 진물이 흘러나오고, 더 악화하면 귓구멍이 막히고 귓바퀴 주위로 염증이 퍼져 귓바퀴까지 빨갛게 된다. 외이도염을 완전하게 치료하지 않았을 때 귓속은 세균 또는 진균(곰팡이) 같은 감염원이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이 되어 고질적인 만성외이도염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곰팡이는 생명력이 강해 피부각질층 아래에서도 서식하므로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올라와 계속 가려움과 염증을 일으킨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청력상실과 난청을 유발하면서 치료가 까다로운 중이염으로까지 진행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는 “전에 만성 외이도염이나 중이염을 앓았거나, 특히 삼출성 중이염(귀의 중간에 삼출액이라는 체액이 찬 경우) 등을 치료했던 사람들은 휴가 때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사전·사후 귀 점검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강렬한 햇빛으로 검은 눈동자에 상처가 생기는 '자외선 각막염'도 휴가철 후 생기는 대표적인 눈 질환이다. 각막이 충혈되고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올 수 있고 눈이 붓고 눈물이 흐르며 통증도 나타난다. 항생제 안약을 투여하고 눈 주변에 얼음찜질을 해 주면 대체로 며칠 안에 호전된다. 눈이 간지럽고 뻑뻑하다면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눈꺼풀이나 점막에 작은 염증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눈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눈이 뻑뻑해지고 눈물이 자주 흐르는 증상이 더해진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각막에 파고들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거나 각막에 구멍이 생겨 시력에 문제를 일으킨다. ◇피부 그을림은 점차 호전…기미·주근깨는 전문 치료 바람직 여름철 강한 햇빛(자외선·적외선)에 피부가 오래 노출되면 기미, 주근깨 등의 색소질환이 생기기 쉽다. 또한 일광화상을 입은 자리가 회복된 후에도 얼룩덜룩한 자국(피부 그을림)이 남아 고민하는 사람도 상당하다. 피부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얼룩덜룩한 자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즘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미나 주근깨 같은 색소질환은 잘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피부과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자외선으로 인한 색소침착은 토닝레이저가 도움이 된다"면서 “멜라닌 색소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레이저 시술을 통해 일광화상에 의한 색소침착을 빠른 속도로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원장에 따르면, 여름철 두피와 모발의 손상을 방치하면 가을철 탈모가 급격히 진행된다. 두피 염증이나 가려움, 비듬 등은 탈모증의 원인이므로 증상에 맞는 약물요법으로 빨리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상된 모발은 영양과 수분을 공급해 주는 기능성 샴푸와 컨디셔너를 통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 두피에 염증과 가려움증이 심하고 각질과 비듬이 많아졌거나 탈모증상이 생겼을 경우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본다. ◇임질·클라미디아·음부포진 감염 초기엔 증상 거의 없어 휴가지에서 '찜찜한 일',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면 병·의원이나 보건소를 찾아 소변검사, 혈액검사, 분비물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질염은 휴가 중 물놀이에서 가장 많이 감염이 되는 질환이다. 질 분비물이 증가하거나 불쾌한 냄새, 소변시 통증, 외음부 가려움증 등이 주요 증상이다. 여름철에 여러 사람이 같이 이용하는 물 속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칸디다균'이 주범이다. 물 속에서 몰래 오줌을 누면 감염이 더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 통계를 보면, 질염 진료 환자수는 2019년 약 215만명에서 계속 떨어져 2023년에는 약 170만명으로 줄었다. 반면에 질염 진료비용은 2019년 1492억원에서 계속 늘어나 1979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질염 초진환자는 8월 약 22만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20~40대가 63%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매독균, 임질균, 클라미디아,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헤르페스(음부포진 바이러스) 등은 잠복기간 동안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병에 걸린 줄 모른다. 감염된 상태로 배우자나 다른 상대와 성관계를 맺게 되면 전염이 되기 때문에, 전염 경로를 잘 파악해 관련자들에게도 알려줘야 한다. 여성들의 경우 임질이나 클라미디아 감염이 자궁내막염, 난관염, 난소염과 같은 모성을 갉아먹는 질병으로 악화할 수 있다. 성병이라고 부끄러워 할 것이 아니라 '초기에 검사를 해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금과옥조이다. 최근 늘어나는 성기와 그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음부포진(헤르페스)는 한 번 감염되면 평생 잠복하면서 병이 발현되거나 전염이 일어난다. 비뇨의학과 전문의 이윤수 원장(이윤수·조성완비뇨의학과)은 “헤르페스 바이러스 성병은 특별한 치료약이 없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수시로 재발한다"면서 “물집이 생겼을 때 감염 위험이 특히 높으므로 증상이 발현됐을 때 성관계를 절대로 하면 안되며 키스도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음모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 외에 그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는 성매개 기생충이 사면발니(이)다. 음모 부위가 따끔하고 가렵다면 사면발니 감염이 의심된다. 성관계뿐 아니라 목욕탕이나 찜질방, 숙박업소 등에서도 감염이 일어난다. 충체가 발견되면 충란까지 없앨 수 있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상복귀 뒤 규칙생활 중요…1주일은 생체리듬 회복 노력을 휴가 후 몰려오는 피로감을 풀고 원활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해보자. 근육이 뭉쳐서 통증이나 불편함이 있다면 관절 또는 근육을 늘인 상태에서 10~20초 정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동을 이용한 스트레칭은 오히려 근육이나 인대에 손상을 발생시킬 수 있다. 산책이나 걷기, 조깅 등과 같이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가볍게 시행하는 것이 좋다.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 어렵다면 지하철이나 건물의 계단 오르기라도 해야 한다. 쉽게 할 수 있고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의 효과를 모두 볼 수 있어 적극 추천한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운동을 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너무 무리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땀을 흘리게 되면 오히려 몸이 더 피곤해지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강도가 높은 운동을 했을 때는 1~2일 정도 휴식을 취한 다음 운동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짧은 휴가 기간으로 인해 휴가와 업무 복귀 사이에 여유시간을 가지기 힘들다면, 휴가를 마치고 직장 복귀 뒤 1주일 정도는 생체리듬을 직장생활에 적응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이 특히 중요하다. 다소 피곤하더라도 기상시간을 지키고, 자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근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쪽잠(낮잠 등)을 10~20분 정도 자는 것도 좋다. 휴가 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온몸이 무기력하며 아픈 경우에는 모종의 질병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기자의 눈] 티메프 회생,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최근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코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다. 국내 이커머스업체 티몬과 위메프 2곳이 일으킨 대규모 (판매자 대금) 정산지연 사태에 정부와 금융당국이 지원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판매대금 미정산으로 피해를 입은 판매업체들은 여전히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지원대책의 성격이 티메프의 대금 정산을 전제(담보성)로 한 공공대출이고, 미정산에 따른 금융권 대출금에 물어야 하는 대출이자를 일정기간 유예받는 것이어서 판매업체의 불안감을 완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티메프는 지난달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법원의 결정에 따라 자율구조조정 프로그램(ARS)을 밟고 있다. 회생절차협의회를 통해 자구안도 공개했다. 자구안은 티메프가 판매자 미정산 대금을 분할변제하거나 일정 비율 채권으로 일시변제 후 출자 전환하는 안을 추진하고, 미정산 판매업자 약 10만명에게 일정금액을 우선 변제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그러나, 피해 판매업체와 업계 모두 티메프 자구안에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장 소액변제만 하더라도 이를 실행할 예산이 확실치 않고, 정산지연 대금 마련을 위해선 결국 기업 정상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자구안에 뚜렷한 계획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피해 판매업체의 애간장은 타들어가고 있다. 피해 판매자 비대위에 소속된 한 관계자는 “우리는 못 받은 대금을 받고 싶다. 정부 지원도 말이 지원이지 결국 빚내라는 얘기 아니냐"고 일갈했다. 더욱이 티메프 사태를 초래한 모회사 큐텐그룹은 여전히 진정성 있는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는 모기업을 떠나 '각자도생'하려는 분위기다. 정작 피해 판매업체에 대한 구제안을 분명하지 않은 가운데 큐텐을 비롯해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등 사태 장본인들은 자기 살 갈에 바쁜 행보를 보이는 형국처럼 보인다. 정부와 사태유발 기업의 움직임에 '무늬만 대책'이라고 주장하며, 실제 알맹이에 해당하는 '정산지연 대금'을 당장 받을 수 없는 상황에 티메프 사태 피해 판매업체들이 절망하는 이유이다. 큐텐그룹과 계열사들의 '기업 정상화' 노력도 필요하지만 대금 미정산으로 당장 영업을 접어야 하는 중소 판매업체들의 절박한 사정을 먼저 해결하려는 의지와 대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K-스타트업의 도약 99] 숏만연구소, 1분 안팎 상품홍보 영상 제작 ‘숏폼 선두주자’

3~4년 전만 해도 틱톡·유튜브 숏츠 등에서 제공하는 15초~1분 내외의 짧은 영상 콘텐츠 '숏폼'을 커머스 비즈니스에 활용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현재는 SSG닷컴·11번가 등 주요 이커머스에서도 숏폼 서비스가 대세를 차자할 정도로 유통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숏만연구소는 국내 숏폼 커머스시장 개척에 나선 선두 스타트업으로, 1400만회 조회된 첫 숏폼을 시작으로 약 3년 전부터 온·오프라인에서 숏폼 활용 강연을 벌이며 숏폼 비즈니스에 '진심'인 창업기업이다. 덕분에 농심·유한킴벌리 등 다수의 대·중견기업들과 협업해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윤승진 숏만연구소 대표는 “중국 비즈니스 학습 여행 전문 여행사 만나통신사를 운영하다 코로나19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업에 뛰어들려던 차, 중국 시장에서 접한 숏폼이 메가 트렌드가 되겠다는 강한 확신을 가져 숏폼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사업 계기를 밝혔다. 현재 숏만연구소는 한 명의 메가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광고하는 MCN 방식을 대체하는 KOC 방법으로 △숏폼 제작 △숏폼 계정 운영 대행 △숏폼 계정 신규 생성 세 가지 전략으로 숏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OC는 크리에이터 군단을 양성해 실질 매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현재 크리에이터 집단은 유아·식품·뷰티 등 각 카테고리별로 약 500명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메가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를 제작할 경우 1회당 약 1000만원이 소요된다. 그러나 틱톡, 유튜브 숏츠 등 숏폼 노출 알고리즘은 팔로우 기반이 아닌 콘텐츠 기반인 만큼 이용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크리에이터 집단이 생성한 각기 다른 콘텐츠를 다양하게 배급할 경우 콘텐츠가 주목받을 확률이 높은데다 다수 노출로 대세감이 만들어져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가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유저 반응에 따라 성공할 때까지 콘셉트를 변경하는 것도 숏만연구소의 특징이다. 현재 숏만연구소는 협업하는 기업들과 함께 숏폼 크리에이터를 선발해 콘텐츠 제작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제작자에게 틱톡 등 글로벌 시장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한 성공하는 콘텐츠의 특징과 영상 문법 등의 노하우를 알려주며 1대1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윤 대표는 “숏만연구소가 보유한 숏폼 제작 노하우 예시로 영상 첫 시작 부분인 1초에 사람의 시선을 끌어잡는 방식이나 사운드 활용, 시선 끄는 요소 배치, 자막과 제목, 캡션 활용 등의 알고리즘 로직이 있다"며 “이를 경험적으로 체계화해 영상 제작 시 필수 요소들을 재조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숏폼은 재미를 중시하는 만큼 소셜미디어(SNS)에서 칭찬을 통해 입소문을 태우는 방식인 바이럴 마케팅에 비해 소비자 거부감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럴 마케팅과 다르게 광고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는데다, 재미와 공감·정보·감각 등의 요소를 결합해 흥미롭게 풀어나가지 않으면 시장에서 반응을 얻을 수 없어 보는 사람의 즐거움에 초점을 두고 제작하기 때문이다. 숏만연구소는 숏폼 제작 비결에 힘입어 △농심 △세븐일레븐 △유한킴벌리 △쿠첸 등 다수의 대·중견기업과 협업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는 지난해 매출(5억원) 대비 가파르게 상승한 약 20억원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 대표는 “숏폼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개인의 취향을 파악해 추천해 충동구매하게 하는 관심 커머스로, 목적에 맞게 검색 후 제품을 비교하는 기존 이커머스와 달리 편의성이 높아 숏폼 커머스 생태계가 기존 이커머스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고 향후 시장을 내다봤다. 숏폼이 먼저 등장한 중국 시장에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의 약 25%를 숏폼이 차지했기 때문으로, 새로운 생태계가 대두된 만큼 기존 기업이나 이커머스 플랫폼도 숏폼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숏만연구소는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한·중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현지 출신인 로우 윈 주엔 공동창업자와 함께 중국 항저우에 현지 크리에이터 군단을 양성하고 있다. 향후에는 미국과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윤승진 대표는 “중국 경기가 어려운데다 정치적으로 중국에 관한 부정적 견해도 큰 상황이나, 저희와 협업하시는 분들 중에는 중국을 직접 경험한 뒤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경우도 많다"며 시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어 “현재의 중국이 궁금하다면 저희가 원래 했던 만나통신사 프로그램으로 중국을 직접 보고, 앞선 숏폼 시장을 경험해 대비한다면 한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윤 대표는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코로나 재유행…백신·치료제 품귀, 수입의존 악순환 언제까지

이달 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9 여름철 재유행에 대응해 보건당국이 백신·치료제의 안정적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국산 코로나19 백신·치료제가 개발됐음에도 지난 2020~2021년 코로나19 유행 때와 똑같이 외국산 백신·치료제에 의존하는 모습이 그대로 재연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응마련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6일 코로나19 치료제 17만7000명분을 전국 약국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9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치료제 추가구매를 위한 예비비 3268억원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며 총 26만2000명분을 순차 도입해 이달 중으로 치료제 공급 안정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말부터 증가세를 보였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매주 약 2배씩 증가하며 재유행 양상을 보였으나 8월 3째주에는 전주 대비 증가율이 5%대로 떨어져 이달 말을 정점으로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달 초부터 품귀현상을 빚었던 코로나19 치료제 수급불안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질병청은 최신 변이인 'JN.1'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을 도입해 국내 승인을 거쳐 10월부터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함께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여름철 재유행에 대응한 정부의 백신·치료제 수급 계획은 모두 해외 제품 도입이라는 점에서 지난 2020~2021년 팬데믹 때와 판박이다. 이번 여름철 재유행에 도입되는 치료제는 경구용(먹는) 제형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미국 머크(MSD)의 '라게브리오'이다. 백신의 경우 지난 2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최근 유행 변이에 효과적인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의 경우 셀트리온은 지난 2021년 주사제형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해 국내 승인을 받았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2년 국산 코로나19 백신 1호 '스카이코비원'의 국내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오미크론 등 변이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로 2022년 렉키로나와 스카이코비원 모두 각각 생산이 중단됐다.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심사 중이다. 조코바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품목허가 신청 이후 8개월째 감감무소식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약개발사업단 백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총 830억원(임상시험 767억원, 비임상시험 63억원)이 지원됐지만 개발에 성공한 과제는 한 건도 없었다. 업계는 정부가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신종감염병 백신 개발에 10년간 총 2150억원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감염병 백신·치료제 주권 확보 의지를 강조해 왔지만 정작 국내 첫 코로나 백신·치료제를 개발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나 셀트리온은 대부분 자체 비용으로 개발해 왔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팬데믹 초기부터 개별 제약사에게 조단위 개발지원금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등 적극 대처에 나선 반면 우리나라는 지원금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대부분 초기 연구개발(R&D) 과제수행에 치중돼 왔다"며 “실제 상용화를 하는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유한양행 렉라자 美승인에 삼바·셀트리온 소환 까닭은

유한양행이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음에 따라 제2, 제3의 렉라자 배출을 위한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동시에 유한양행은 이번 렉라자 FDA 승인이 렉라자를 기술이전 받은 J&J의 주도로 이뤄졌던 만큼 향후에는 우리 제약사들도 독자적으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허가, 출시까지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25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렉라자의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신약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 방향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후보물질 단계의 렉라자를 도입한 이후 물질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 임상 개발을 거쳐 2018년 얀센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했다. 이후 얀센은 자체 보유한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렉라자를 병용하면 치료효과가 더 우수할 것이라고 판단,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 대해 임상을 진행해 지난 19일 이 병용요법에 대한 FDA 승인을 획득했다. 이로써 렉라자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첫 국산 항암제의 명예를 얻게 됐다. 또한 유한양행은 1조원 이상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비롯해 향후 J&J가 출시해 판매하면 지속적인 로열티(매출의 일정금액) 수입도 올릴 수 있게 됐다. 유한양행은 이번 렉라자 FDA 승인을 계기로 △현재 임상 1·2상 진행 중인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7' △임상 1상 중인 알레르기·천식 치료제 'YH35324' △최근 임상시험을 시작한 희귀유전질환 '고셔병' 치료제 'YH35995' 등을 제2, 제3의 렉라자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기술수출, 전략적 투자, 대학·연구소 기초연구지원 프로젝트 '유한 이노베이션 프로그램(YIP)' 등을 통해 △항암 △대사질환 △면역질환 등 3대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을 배출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열홍 유한양행 R&D총괄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다수 만드는 것"이라며 “여기서 나오는 수익이 안정적인 신약개발 투자재원이자 기업 경영자금이 될 뿐만 아니라 많은 환자의 생명을 유의미하게 연장해 주는 등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 때문에 기술수출 할 때에도 단순히 마일스톤을 많이 주는 기업보다 후보약물을 키워 상용화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기업에게 기술수출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렉라자(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의 FDA 승인 과정만 보면 허가 신청부터 최종 승인까지 J&J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유한양행은 향후 우리 제약사들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승인, 판매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간담회에서 “이번 렉라자의 FDA 승인은 우리로서는 처음 가본 길"이라며 “이번 승인 과정에서 J&J에 자료제출 등 적극 협조한 동시에 J&J로부터 많은 것도 배웠다"고 말해 매출, 파이프라인 등 글로별 제약사와 격차가 큰 우리 제약업계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렉라자 FDA 승인은 큰 의미가 있는 성과임을 강조했다. 이어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FDA 승인 경험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난해 자가면역질환 신약 '짐펜트라'의 FDA 승인을 획득한 셀트리온 △국내 최초 FDA 승인 신약인 항생제 '팩티브'를 개발한 LG화학 등을 언급하며 대기업 수준에서 가능한 신약개발 전 과정 독자수행을 국내 제약업계도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했다. 조욱제 사장은 “우리 제약사들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LG화학 등 대기업처럼 독자적으로 신약을 개발해 FDA 승인과 상용화까지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건강e+ 삶의 질] ‘난자 냉동’ 시기, 30세 전후 최상…나이 젊을수록 유리

결혼·출산이 전반적으로 늦춰지면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난자를 보존하고 싶다'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건강할 때 난자를 보관했다가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고 싶은 마음이 적용된 현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첫째아이 출산 평균 연령은 33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가장 높다. 출산 시기가 늦어지면서 '건강한 난자로 건강한 아이'를 낳고 싶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 의료기관에서 보관 중인 냉동 난자는 지난 2020년 약 4만개에서 지난해 약 10만개로 2.5배 가량 늘었다. 실제로 불임시술 전문 마리아병원이 이달 8일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에 개설한 '난자 냉동 팝업 스토어'에는 약 2주일 만에 1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아와 상담을 받을 정도로 난자 냉동에 관심이 높다. 현재 국내에서 난자 채취 비용은 대략 300만원선, 난자 은행 보관 비용은 1년 20만∼30만원선이다. 서울시는 관내 6개월 이상 거주한 20∼49세 여성 650명을 대상으로 난자 동결 검사 시술비를 1회에 한해 최대 200만원 지원한다. 경기도는 도내 20∼49세 600명을 대상으로 난자 동결에 최대 200만원을 지원한다. 산부인과 전문의로부터 난자 냉동의 궁금점을 일문일답으로 들어본다. ―난자 냉동에 좋은 타이밍은 언제일까요 “기본적으로 노화되지 않은 어린 난자를 동결보존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므로 가급적 이른 나이일 수록 더 유리합니다. 물론 20대 후반까지는 난자의 질에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으므로 일반적으로는 만 30세 전후부터 난자 냉동을 추천합니다. 개인의 병력에 따라(예컨대 난소종양, 수술력 혹은 각종 자가면역질환이나 암 진단, 조기폐경의 가족력 등) 더 이른 나이에도 시술준비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난자 냉동 시술 후 부작용은 없나요? “난자채취과정에서 출혈·감염·통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을 수 있지만 이 위험도는 매우 낮습니다. 과배란 주사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난소과자극 증후군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전체 시술의 5%이내로 발생하고, 시술 후 최장 10일∼2주 이내에 완전히 소실됩니다." ―자궁내막증이 있어도 난자 채취 시술이 가능한가요 “경우에 따라 수술이 먼저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문제 없이 난자채취 시술이 가능합니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합니다. 난자 냉동 시술이 가능한가요 “난자냉동은 생리주기에 무관하게 시술할 수 있으므로, 월경주기가 불규칙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생리주기에 상관 없이 본인이 원하는 날부터 과배란 주사 사용이 가능합니다." ―시술을 위해 호르몬제를 맞으면 체중이 증가하거나 피부가 나빠지나요 “과배란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1∼2㎏ 정도 체중증가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난자채취 후 최장 10일∼2주 이내에 거의 사라집니다. 호르몬 변화에 민감한 여성에서 일시적으로 피부트러블이 생길 수 있지만, 이 역시 난자채취 후 최장 10일∼2주 이내에 거의 사라집니다." ―시술 과정이 많이 아픈가요 “일반적으로 과배란 주사를 10일 내외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피하주사이므로 통증이 심하지 않습니다. 난자채취시술은 질초음파유도하에 바늘이 난소에 접근하여 이루어지므로, 수면마취를 시행하고 진행하게 됩니다." ―시술하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난자동결을 위한 과배란 주사를 평균 10일 내외로 사용하게되므로, 일반적으로 최장 2주 이내에 시술이 종료됩니다. 난자채취시술은 수면마취하에 시행하며, 시술자체는 10분내외로 종료되고, 회복시간을 포함하여 2∼3시간 이내에 귀가하며, 입원은 불필요합니다." □ 도움말=이재은 산부인과 전문의(마리아병원 송파점·마리아플러스 진료과장)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대출 조여라” 금융당국 압박...은행 독과점 해소와는 ‘엇박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잡기에 혈안이 된 가운데 당국 주도로 추진되는 시중은행 독과점 해소 방안을 두고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독과점 비판'에서 촉발된 독과점 해소 방안은 은행권에 신규 플레이어를 등장시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새 플레이어들은 초창기 성장을 위해 대출자산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는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적극적으로 자산을 늘리기 어려워졌다. 더구나 제4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열기는 한풀 꺾였고,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 특화전문은행 확산 등의 방안은 진전이 없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이 계속 불어나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강도가 점점 더 세지고 있다. 2분기 국내 가계 빚은 1896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당국 압박에 시장금리 하락 속에서도 시중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여왔는데, 이제는 한도 축소 등 금리 외 방법으로도 대출 관리에 들어간다. 사실상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확대하기에 부담이 되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당국의 모든 관심이 가계대출에 쏠리면서 지난해부터 추진되던 시중은행의 독과점 해소 방안의 효과에 의문이 생긴다. 당국은 새 플레이어들이 은행 산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밀어준다고 공언했지만, 지금은 되레 은행이 대출영업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당국은 지난해 7월 은행업에 공정하고 실효성 있는 경쟁을 도입하겠다며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중·지방·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활성화, 특화전문은행 확산과 인터넷은행·지방은행의 공동대출 활성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후 탄생한 것이 지금의 iM뱅크(옛 DGB대구은행)다. 지방은행이었던 당시 대구은행은 곧바로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했고 지난 5월 시중은행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iM뱅크가 당장 시중은행 사이에서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현재 시중은행 대비 iM뱅크의 체급은 7분의 1 수준으로 작아 시중은행을 자극시킬 만한 영업 포트폴리오를 가질 수 없고, 여기에 가계대출 조이기가 지속되면 대출 자산을 확대하는 데도 제약이 있다. 지방은행은 아직 주담대 금리를 높이는 등 대출 관리를 강화하지는 않고 있지만, 시중은행의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으로 확산되면 지방은행들도 결국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새로운 제4인터넷은행 등장을 준비하면서도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기존 인터넷은행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을 드러내며 신규 플레이어들의 부담도 키우고 있다. 앞서 카카오·케이뱅크는 다른 은행들보다 낮은 금리로 주담대를 공급했고, 대환대출 인프라가 시작되자 수요자들의 대출 금리를 낮춰줬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 인터넷은행으로 대출 쏠림이 심해지자 당국은 인터넷은행들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영업 행태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 대출을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담대와 같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비율을 높여야 한다"며 “앞서 대환대출 인프라 도입 때는 우수 사례로 평가를 받다가 한순간에 비판의 대상이 되니 인터넷은행들도 억울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터넷은행에 대한 당국 인식이 좋지 않고 영업하기 쉽지 않다는 걸 시장에서도 알기 때문에, 시장 주목을 받는 대형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은 은행업에 뛰어들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iM뱅크나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 등 은행권 신규 플레이어들은 가계대출 대신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 등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기업대출은 대출 과정이 더 까다롭고 건전성 관리도 어려워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란 반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 중심의 영업으로 성공한 금융사가 없다"며 “결국에는 가계대출도 확대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잡아가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에서는 어떻게 될 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더구나 당국이 가계대출 잡기에 열을 올리면서 독과점 해소 방안은 후순위로 밀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인사청문회에서 '하반기에는 인터넷은행 설립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만큼 제4인터넷은행은 김 위원장의 의지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이밖에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과 M&A, 특화전문은행 확산 등 신규 플레이어 확대를 위한 방안은 특별한 논의가 없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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