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기업들은 10년 전과 비교해 조세부담이 줄었지만 규제부담은 늘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지난 10년의 정책평가! 향후 10년의 혁신환경'을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좌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유했다. 기업부담지수(BBI)는 정책평가연구원이 기업이 체감하는 조세, 준조세, 규제, 행정 등 부담수준을 측정해 수치화한 것이다. 기준선 100을 넘으면 '부담된다', 100을 넘지 않으면 '부담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BBI는 지난 2015년에 마지막으로 발표됐다. 10년이 지난 지난달 전국 913개 기업을 대상으로 동일한 구조의 조사가 펼쳐졌다. 그 결과 전체 기업부담지수는 105.5로 집계됐다. 2015년(109.5)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선(100)을 상회하고 있다. 조세 부담은 120.9에서 100.7로, 준조세 부담은 122.5에서 112.5로 줄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장은 “법인세 최고세율이 2012년에 27%에서 2023년에 24%로 조정되는 등 세율과 과표구간에 변화가 있었고,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추세적으로 감소해 수익 기반의 법인세 부담이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규제부담은 10년 전과 비교해 88.3에서 102.9로 크게 높아졌다. 노동규제(112.0), 진입규제(101.1), 환경규제(99.3), 입지·건축규제(99.2) 등 모든 규제영역에서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평가연구원은 “노동규제 부담지수가 112로 기업들이 큰 부담으로 느낀다는 것이 중요한 대목"이라며 “주 52시간 근로시간 규제를 중심으로 고용유연성이 지극히 낮은 우리 노동시장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고, 국회를 중심으로 늘어난 규제법령에 대한 압박이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선행정에 대한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년전 77에서 현재 111로 34포인트 증가했다. 지자체의 일선 규제가 늘고 행정지연 등의 관행이 기업의 체감부담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10년전과 비교하면 조세·준조세 부담이 약간 줄었지만 규제와 규제행정에 대한 부담이 급증했다는 것이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국회에서 이루어지는 규제입법에 대해 영향평가를 통해 합리적 대안을 찾고, 일선 지자체의 규제행태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바꿔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질서가 재편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국내 규제환경을 과감하게 바꿔 많은 기회요인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진행된 토론에서는 스타트업, 정부관계자, 학계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제시됐다. 정지은 코딧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플랫폼 사업은 거의 다 막혀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규제샌드박스도 기업에게 조그맣게 활로를 열어주고 있지만 혁신을 담기에는 부족한 상자"라며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혁신박스로 불리우는 샌드박스의 크기도 무한 확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세비 기획재정부 청년보좌역은 청춘창업을 늘리는 해법을 제안했다. 그는 “청년 창업가들은 자본뿐 아니라 공간 부족에도 시달린다"며 “유휴 국유지를 창업공간으로 활용한 사례처럼, 현실을 바꾸는 작은 실험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규제는 관행을 바로잡고 새질서를 만드는 도구로 인식해야 한다"며 “이런 적극행정을 위해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혁우 배재대 교수는 “불확실성이 많은 시대에 기업발목을 잡는 규제를 개선해 기업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야 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옳은 길"이라며 “규제개혁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둬야한다"고 주장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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