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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스지모네타, 회사채 발행기업 ESG 평가 결과 발표...채권에도 ESG 투자 가능해져

이에스지모네타주식회사(대표 이재광)은 한국거래소에서 거래중인 회사채 발행기업 370여 개 기업 중 상장사 212개와 비상장사 중 사업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는 151개사를 포함한 총 363개사의 ESG를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24년 5월 31일 기준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 24년 4월 말 주주총회 결과 보고서, 각 기업 발표 지속가능보고서 외 다양한 공시자료와 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이번 평가 결과에 따르면 대상 기업 363개 사 중 최고 등급인 A+를 받은 회사는 전체의 19%인 70개사이며, A등급을 받은 회사는 30개로 나타났다. 하지만 A등급 이상을 받은 100개사 중 환경(E)부문에서 A등급 이상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A+ 등급을 받은 70개사 중 상위 10개사는 현대모비스(A012330), 삼성물산(A028260), 기아(A000270), 현대차(A005380), 한화에어로스페이스(A012450), 현대위아(A011210), 코웨이(A021240), 한화솔루션(A009830), SK텔레콤(A017670), 현대건설(A000720)이었다. 비상장 회사채 발행사들의 상위그룹은 평균 B+ 평가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수력원자력(NLBI136), 한국서부발전(NLBI135), 한국동서발전(NLBI134), 한국남동발전(NLBI132), GS파워(NLBI005), 한국중부발전(NLBI137) 순으로 나타났다. 각 부문별로 살펴보면 환경(E) 부문에서 상위 5개사는 한국수력원자력, 엘에스전선, 한국동서발전, 에스케이온, SK실트론 이었으며, 사회책임(S) 부문에서 상위 5개사는 신한은행, 코리아세븐, 롯데글로벌로지스, 경남은행, 전북은행이다.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KB증권, 우리은행, 아이엠뱅크, KB카드, 하나증권 순이었다. 이번 비상장 회사채 발행기업을 대상으로 확대한 ESG 평가를 통해 국내 상장 주식은 물론 비상장을 포함한 채권에도 ESG 평가 등급을 반영한 투자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환경 규제 및 ESG 관련 자료가 필요한 지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비상장 회사채 발행사들에게도 ESG 평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상장회사 전체 ESG 평가 데이터를 기초로 비상장 회사채 발행사의 ESG 평가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회사채 발행 공기업 및 지방공기업의 ESG 평가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에스지모네타 이재광 대표는 이번 평가결과에 대해 “국내 시장의 밸류업 및 관련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비상장회사채의 ESG평가는 녹색채권발행 및 채권투자에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다."라고 밝혔다. 장만식 기자 plan@ekn.kr

‘중꺾마’ SK 최태원의 반도체 집념…‘넥스트 HBM’ 찾는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를 고민해야 한다며 현장 경영에 나섰다. 유력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역전을 노리는 상황에서 나온 행보인 만큼 이목이 집중된다. 6일 대만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53%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엔비디아가 자사 인공 지능(AI) 칩인 'H100'에 SK하이닉스의 4세대 HBM인 HBM3를 탑재함에 따라 이와 같은 결과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엔비디아의 호퍼 아키텍처를 잇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인 '블랙웰'은 출시가 지연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도 SK하이닉스의 5세대 HBM인 HBM3E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꾸준한 엔비디아향 납품에 기인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2조8860억원, 5조4685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부터 AI 붐이 촉발됨에 따라 고속 데이터 처리와 저전력이라는 강점을 지닌 HBM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올해 수급 여건은 전년 보다 2%, 내년에는 1%, 2026년에는 0.7% 공급 부족이 점쳐진다. 글로벌 HBM 시장 규모는 2022년 23억달러에서 2026년에는 230억달러로 10배 확대될 전망이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의 기여도 증가에 따라 업종 내 차별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차세대 HBM을 포함한 주문형 메모리 반도체 시장 내 SK하이닉스의 입지는 지속적으로 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당분간 SK하이닉스는 '꽃길'을 걸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처럼 그룹의 효자 노릇을 하는 SK하이닉스는 인수 과정에서 그룹 고위 임원들과 투자자, 시장에서 숱한 반대 의견에 직면했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은 임원 회의석상에서 “SK의 미래 뿐만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을 위해 반드시 품어야 한다"며 “삼성이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탑 티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컨드 티어도 존재해야 하고, 그 결과 한국 기업들이 세계를 호령할 수 있게 된다"고 언급하자 임원들은 그제서야 생각을 바꿨다는 게 재계 전언이다. 이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2년 8월 13일,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6개월이 자난 시점에 “SK하이닉스를 더욱 더 좋은 반도체 회사로 반드시 키워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반도체 분야에 대거 투자한 결과 인수 10년 째 되던 날 시가 총액은 96조4603억원으로 6배나 뛰었고, 이로써 SK그룹은 단숨에 재계 2위로 도약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는 전날 경기도 이천시 소재 SK하이닉스 본사에 방문해 AI 메모리 분야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현장에서 최 회장은 “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며 “어려울 때 일수록 흔들림 없이 기술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차세대 제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발언은 2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시장에서 설욕하겠다며 유력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절치부심하는 모습에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중앙 처리 장치(CPU)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 △메모리 △저장 장치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새롭게 제안된 인터페이스다. 기존 컴퓨팅 시스템의 메모리 용량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D램의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2021년 삼성전자는 CXL 기반 D램 메모리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이듬해에는 고용량 512GB CXL D램을 개발하고, 차세대 메모리 상용화를 앞당겼다. 두 사례 모두 업계 최초 사례다. SK하이닉스는 DDR5 D램 CXL 메모리 샘플을 작년 8월에서야 개발했다. 때문에 최 회장이 현장 경영을 통해 구성원들과 만나 이처럼 언급한 것은 기술력 확보를 독려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그룹의 AI 밸류 체인 구축을 위해 국내외를 넘나들며 전략 방향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며 “AI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무조건 총수 집 앞으로”···‘묻지마 시위’ 몸살 앓는 재계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임원이 아니라 사측 협상 대표자가 아니다. 심지어 그는 유럽 출장 중이라 이날 집에 없었다. 재계 주요 기업들이 '묻지마 시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개인 또는 단체가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라며 무조건 총수 집 앞에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 탓이다. 이웃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 대기업 회장 '사정권'…주민 피해 반복 4일 재계에 따르면 전삼노가 이 회장 자택 앞으로 향한 이유는 총파업 문제 해결을 위해 이 회장이 나서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8일 총파업을 시작한 전삼노는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사측과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총수 자택을 찾아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달 15일 거제사업장에서 7시간 동안 파업을 벌이면서 서울 종로구 가회동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집 앞에서도 피켓시위를 했다. 2009년 해직된 쌍용자동차(현 KG모비리티) 노동자 일부도 서울 강남구 곽재선 KG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보상금 10억원씩을 달라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총수일가 자택 근처에 사는 이들은 경찰서, 구청 등에 무분별한 시위를 멈추게 해달라고 탄원서 등을 내고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피켓 문구가 노출되고 소음에 시달리는 한편 쓰레기 투기 등 문제도 심각하다고 전해진다. 지난 2022년에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원들이 서울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근처에서 한 달 넘게 도 넘은 시위를 벌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매일 관광버스를 타고 정 회장 집앞으로 와 'GTX-C 노선의 은마아파트 하부 통과를 반대한다'며 소란을 피웠다. 같은 해 초에도 민주노총 택배노조 150여명이 산하 CJ대한통운 노조의 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 중구 장충동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2020년에는 한 시민단체가 배드민턴장을 무상으로 지어달라며 서울 한남동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자택 앞에서 수차례 집회를 열었다. 이마트가 매입한 부지에 과거 배드민턴장이 있었으니 이마트가 이를 다시 지어야 한다는 황당한 이유에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집앞에서는 술을 마시며 삼겹살을 먹는 '삼겹살 폭식 투쟁'도 펼쳐졌다. 주가가 떨어졌다며 기업 총수 집앞에서 소동을 피우는 경우도 다반사다. ◇ “시민의식·경제체질 자체 개선해야" 일각에서는 재계 총수가 그룹 내 굵직한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경영 문화가 이 같은 악습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소한의 지분으로 주요 계열사 경영권을 장악해 권리를 누리는 만큼 큰 갈등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는 책임도 져야 한다는 논리다. 우리나라 헌법은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제20대 국회부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이 다양한 형태로 발의되고 있지만 총수 집 앞에 가지 못하게 할 방법은 없는 상태다. 다만 비상식적인 문구나 욕을 쓴 피켓을 들고 고함을 치는 등 '도를 넘은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는 게 재계와 노동계의 중론이다. 한 노동 분야 전문가는 “산별노조 제도를 도입하는 등 일정 수준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경제 체질과 재계 입장 등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노조는 '무조건 투쟁'이라는 낡은 프레임을 버리고 사측은 노조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는 등 건전한 문화를 조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전삼노는 사상 첫 총파업에 돌입한 지 25일 만에 현업에 복귀했다. 임금 손실 부담과 대표교섭 노조 지위 종료 임박 등으로 무기한 총파업은 접었지만 게릴라식 부분 파업 등은 지속될 전망이라 업계에서는 노사갈등이 장기전에 들어 갔다는 평가다. 전삼노는 앞으로 국회·법조계·시민단체와 연대하는 등 파업 규모를 더욱 키운다는 계획으로 5일에는 국회에서도 별도 기자회견을 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CJ그룹 ‘K-컬처밸리’ 무산 후폭풍··· 글로벌 ‘큰손’ 투자자도 떠나가나

8년여간 진행된 'K-컬처밸리' 조성 사업에 경기도가 제동을 걸면서 후폭풍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 책임공방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적으로 우리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에 대한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업 시행업체인 CJ그룹 산하 CJ라이브시티는 글로벌 1위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의 투자 약속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다. ◇ 2019년부터 AEG와 접촉···韓 사무실 조성 앞두고 '계약 해지' 1일 재계에 따르면 K-컬처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부지 32만6천400㎡에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CJ그룹, 경기도, 고양시가 협업해 지난 2021년 첫 삽을 떴지만 작년 4월부터 건설비용 상승 문제 등이 불거져 공사가 중단됐다. 경기도는 지난달 1일 해당 사업 관련 협약을 해제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문제는 K-컬처밸리 조성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CJ그룹이 공사 재개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는 점이다. 라이브시티는 1조8000억원의 금액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기획됐다. CJ ENM은 사업 구상 초기인 2010년 중반부터 전환사채(CB)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회사인 CJ라이브시티를 지원해왔다. '국내 최대 돔 공연장'을 성사시키기 위해 외부 투자금 유치에도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여왔다. CJ그룹은 결국 글로벌 1위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 'AEG'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둔 AEG는 크립토닷컴 아레나, O2아레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레나 및 컨벤션 센터 등 주요 복합문화시설의 개발·임대·시설 운영 등에서는 세계 최고 권위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AEG는 2019년 CJ라이브시티와 업무 협약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공사가 중단된 이후에도 아레나 건축 설계 및 시설, 활용 계획 등 실질적인 운영 기획을 계속해왔다. 최근에는 CJ그룹과 합작법인을 만들고 고양시 내에 사무소를 개설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AEG의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재계에서는 수천억원 단위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J그룹 입장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글로벌 큰손'에게 외면 받을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일본 컨벤션 기업 니켄세케이도 사업 설계 단계부터 함께해오다 된서리를 맞았다. AEG는 우리나라 지자체들과도 투자 및 운영 관련 소통을 이어왔다. 일각에서는 CJ그룹이 아직 보유하지 못한 대형 아레나 운영 경험 등을 해외 파트너로부터 배우는 데 제동이 걸린 게 중장기적으로 더 큰 악재라는 평가도 나온다. 엔터 업계 한 관계자는 “아레나를 포함한 문화복합단지는 아파트나 임대·분양 중심의 개발 사업과는 체질이 다르다"며 “빠르게 변모하는 문화 트렌드와 시장 변화를 읽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는 감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J라이브시티 시공사도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아레나 건설 경험이 있는 한화 건설부문이었다. ◇ “문제 있는 부지 제공" 의문 지속 제기···경기도 고집에 여론 '싸늘' 'K-컬처밸리' 무산 후폭풍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공모사업 추진 당시 시행자인 CJ라이브시티에게 하자있는 부지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커지며 '경기도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착공한지 얼마 되지 않은 2022년 5월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던 도중 아레나 서측 구간에서 대량의 건설·산업 폐기물이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폐기물은 아레나 공사장 인근부터 23만7401m²에 달하는 구간에 걸쳐 지표면으로부터 약 3미터 깊이까지 불법 매립돼 있었다. 해당 부지는 이미 한 차례 사업 추진이 무산된 후 재공모된 부지다. 경기도가 이를 알고도 무책임하게 방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CJ 측은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만 6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CJ라이브시티 전 단지를 가로지르는 한류천에는 생활 오·폐수가 10년 넘게 유입돼 오물·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고 전해진다. CJ라이브시티 사업 여건 악화에 근본적인 책임이 경기도에 있는데 일방적으로 사업협약을 해제해 '무책임한 행정'을 펼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는 CJ라이브시티 사업 협약 해제 발표 이후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공공개발 추진, 특별회계 신설 등 대안을 황급히 제시하며 해명에 나선 상태다. 고양 시민들은 차량을 동원해 집단 시위를 진행하는 등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런던 O2아레나는 영국 정부가 1조4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했지만 개관 후 심각한 운영난에 시달리다 1년만에 문을 닫았다"며 “AGE가 부지를 매각한 이후 지구를 재개발한 다음에는 연간방문객 850만명의 시설로 탈바꿈했다. CJ그룹과 외부 투자자들의 역량 없이 지자체 홀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O2아레나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짚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에스지모네타, 비상장 금융회사를 포함한 금융업종 총 149개사 ESG 평가 결과 발표

ESG 평가 및 인덱스 개발 전문회사인 이에스지모네타주식회사(대표 이재광)은 금융기업 중 상장회사 76개와 사업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는 비상장 금융회사 73개사, 총 149개사의 ESG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24년 5월 31일 기준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 24년 4월 말 주주총회 결과 보고서, 각 기업 발표 지속가능보고서, 환경산업기술원 환경자료 외 다양한 공시자료를 분석하였으며 특히 환경 데이터가 존재하는 기업은 46개 사로 확인되었다. 이번에 평가한 금융업종 149개 대상 기업 중 상장회사는76개 사로 A+에서 C 등급까지, 비상장사는 73개 사로 B+에서 C 등급까지 평가 등급 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최고 등급인 A+를 받은 회사는 전체의 3%인 4개 사이며, A등급을 받은 회사는 9개 사로 나타났다. 평가 결과 상위 10개사는 미래에셋증권(A006800), NH투자증권(A005940), SK증권(A001510), KB금융(A105560), 한화투자증권(A003530), BNK금융지주(A138930), 삼성화재(A000810), 현대차증권(A001500), 신한지주(A055550), 삼성증권(A016360)의 순이었다. 상장 금융지주사의 ESG 평가 상위 5개사는 KB금융(A105560), BNK금융지주(A138930), 신한지주(A055550), DGB금융지주(A139130), JB금융지주(A175330)였다. 세부 업종별 상위 5개 사를 살펴보면, 은행 업종에서는 KB금융(A105560), BNK금융지주(A138930), 신한지주(A055550), DGB금융지주(A139130), 기업은행(A024110) 순으로 나타났고, 보험 업종에서는 삼성화재(A000810), 한화손해보험(A000370), 한화생명(A088350), 미래에셋생명(A085620), 삼성생명(A032830) 순이며, 증권업종에서는 미래에셋증권(A006800), NH투자증권(A005940), SK증권(A001510), 한화투자증권(A003530), 현대차증권(A001500) 순이었다. 상장 및 비상장 금융회사를 종합하여 금융그룹간 등급점수를 종합하여 비교한 결과, ESG 총 등급은 신한금융그룹,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KB금융그룹, 환경(E) 부문은 NH그룹이, 사회책임부문(S)은 BNK금융그룹이 각각 가장 좋은 평가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지배구조(G) 부문의 점수에 비해 사회책임(S) 및 환경(E)부문의 점수가 낮아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를 진행한 이에스지모네타 관계자는 “비상장을 포함한 금융회사의 ESG 평가 결과를 보면, 지배구조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금융그룹이 비상장회사의 환경부문 공시의 미흡으로 전체 평가가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라며 “금융그룹의 경우, 상장 기업만의 평가와 비상장 기업을 포함한 평가 간의 순위가 다르며, 비상장 기업의 환경부문에서의 공시범위 및 빈도가 평가 순위의 중요한 요인으로 파악되었다."라고 평가 결과를 설명하였다. 이에스지모네타 이재광 대표는 “이번 평가를 통해 비상장 금융회사를 반영한 금융지주사의 ESG 평가 필요성을 확인하였다."라며 “특히 국내시장의 밸류업 및 관련 지수의 산출에 비상장 금융회사의 평가를 포함한 ESG 평가가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번 평가결과는 이에스지모네타 홈페이지(www.esgmoneta.co.kr 및 www.esgm.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만식 기자 plan@ekn.kr

‘구광모의 결단’ 3년···더 큰 도약 꿈꾸는 LG그룹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가 대체불가능한 'Only One'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한 말이다. 지속적으로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해온 그는 비전 없는 사업에서 과감하게 손을 떼고 성장 분야를 육성하는 결단도 여러차례 내렸다. 3년 전인 2021년 7월31일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게 대표적이다. 구 회장 진두지휘 아래 '선택과 집중'을 지속해온 LG그룹이 더 큰 도약을 꿈꾸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전장 등 신사업 역량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데다 내실을 다진 기존 사업 분야도 호실적을 내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서울시와 '이용하기 편리한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급속 충전·교통 약자 도움형 등 다양한 수요에 최적화된 맞춤형 충전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생각이다. 전기차 충전은 LG전자가 힘주는 전장 중에서도 새 먹거리로 주목받는 분야다. LG전자는 지난 3월 열린 '전기차(EV) 트렌드 코리아 2024'에 참가해 주택, 상업 공간, 충전소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한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선보여 이목을 잡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기업 광고를 봐도 회사의 변화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회사는 24년만에 개별 제품이 아닌 기업 광고를 '공간과 미래를 연결하다'를 공개했다. 미래 비전인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소개하고, 혁신 기업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미래 비전 선포를 통해 사업 체질을 바꾸고 사업 영역을 모빌리티, 비즈니스 공간 등으로 확장해 혁신과 성장을 이뤄가겠다고 밝혔다. 체질을 개선한 LG전자는 성과도 내고 있다. 2분기 매출(21조6944억원)과 영업이익(1조1962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61.2% 증가한 것이다. 이는 역대 2분기 중 최대 기록이기도 하다. LG전자는 기업간거래(B2B) 사업 등 미래 지향적 사업구조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며 기존 사업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신성장 동력인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기술력을 쌓으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실적이 떨어지긴 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정근창 LG엔솔 부사장은 지난 23일 열린 'SNE 배터리데이 2024'에서 “(전고체 등) 차세대 전지의 출시 시점을 밝히긴 어렵지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모든 일은 2030년 전에 이뤄진다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술 역량을 강화해온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등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4694억원에 달했던 영업적자 폭을 2분기에는 937억원까지 줄였다. LG이노텍은 지난 3~6월 역대 2분기 최대인 4조555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LG그룹 전계열사가 집중하는 분야는 AI다. LG AI연구원은 올해 3분기로 예정됐던 '엑사원(EXAONE) 2.0'의 새 버전 공개를 다음달로 앞당길 방침이다. 엑사원은 신소재, 신물질, 신약 등의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초거대 AI다.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은 지난1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7회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해 “AI가 상업적으로 이용되기까지는 큰 비용이 소모되지만 LG그룹은 AI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투자의 하나로 엑사원 2.0 후속 버전을 앞당겨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현장 경영 빈도도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미래준비 현황을 살폈다. LG전자 테네시 생산법인,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 등을 방문하고 스타트업 투자 허브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 등을 찾았다. 구 회장은 작년 8월에도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방문해 바이오, AI 분야 미래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정의선 ‘양궁 사랑’ 파리서 남·여 대표팀 응원 ‘총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파리올림픽 기간 '양궁 사랑'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현장을 찾아 대표팀을 응원하는 것은 물론 대한양궁협회장 자격으로 시상에도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남·여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휩쓸면서 현대차그룹의 '통큰 지원'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8~29일(이하 현지시각) 파리올림픽 양궁 경기장을 찾아 대표팀을 응원했다. 그는 현장에서 한 기자가 “회장님이 올 때마다 대표팀이 금메달을 딴다"고 언급하자 “제가 운이 좋은 것 같다"며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제가 거기에 묻어서 가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여자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궁이 보신 것처럼 간발의 차로 승패가 갈리는 시합이고 경쟁 상대들 실력도 올라왔기 때문에 앞으로 또 도전이 생길 것"이라며 “좋은 결과가 나왔는데 앞으로도 본인들의 기량을 살려서 원하는 것을 꼭 쟁취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결같이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의 후원이기도 하다. 정 회장의 양궁 사랑도 특별하다고 알려졌다.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으며, 2005년부터는 정의선 회장이 협회장을 연임하고 있다. 특히 지원은 확실하게 하면서도 선수단 선발이나 협회운영에는 관여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정 회장이 강조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덕분에 대표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팬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는 축구협회 등 다른 단체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국가대표는 철저하게 경쟁을 통해서만 선발된다. 명성이나 이전 성적보다는 현재의 성적으로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고, 코칭스태프도 공채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뽑힌다. 지난 도쿄대회와 항저우 대회의 경우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회가 1년 연기되자 국가대표 선발전을 다시 열었다. 이미 전년도에 선발된 선수들이 있었지만, 확고한 원칙에 따라 경쟁을 통해 대회가 열리는 해에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들을 선발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도쿄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이번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훈련 장비 기술지원부터 특별 훈련들, 파리 현지에서의 식사, 휴게공간, 전용 훈련장까지 망라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대회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건설했다. 이 경기장에서 국가대표팀은 경기장의 특성을 몸에 익히며 체계적인 연습을 시행했다. 대회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해 모의대회를 치렀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해 제공한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한계에 도전하는 연습도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재계 노사관계 설정 이번주 분수령···‘입법·노조 리스크’ 벗어날까

재계를 둘러싼 각종 노사 관련 현안이 이번주 분수령을 맞는다. 국회에서 야당이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통과를 추진하는 가운데 여당과 경제단체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맏형' 기업인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협상을 재개해 '묻지마 파업' 사태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달 1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론 법안인 '2024년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전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노란봉투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야당의 법안 상정 △여당의 필리버스터 △야당 단독 법안 처리 국면이 계속될 전망이다. 재계 관심사는 지난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보다 더욱 반기업 정서가 강화된 노란봉투법이다. 여당이 야당 공세에 맞설 대응 수단이 마땅히 없는 가운데 민주당의 법안 통과 의지가 워낙 강력한 상황이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며,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에 더해 해고·실업자 등의 노조 활동을 제한하는 근거로 쓰이는 '노조법 2조 4호 라목'을 삭제한 게 특징이다. 경제단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이날 국회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긴급 간담회를 갖고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전달했다. 경제6단체는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하면서 산업현장에서는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개정안과 같이 사용자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해 원청기업들을 상대로 하청 노조가 끊임없이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쟁의행위를 벌인다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는 붕괴되고,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앞서 23~24일 300명 국회의원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손 회장은 “국내 산업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업종별 다단계 협업체계로 구성된 상황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원청기업들을 상대로 쟁의행위가 상시적으로 발생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며 “노동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대다수의 사례가 사업장 점거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어 개정안과 같이 피해자인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마저 사실상 봉쇄된다면 산업현장은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삼성전자 노사 임금교섭에도 재계 눈길이 쏠린다. 삼성전자와 이 회사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이날 오후 임금교섭을 다시 시작했다. 전삼노는 사측이 납득할 만한 협상안을 제시하는 조건으로 이날부터 사흘간 '끝장 교섭'을 제안한 상태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도 이번 교섭 동안 적극적으로 대화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노사는 지난 23일 8시간에 걸친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지난달 말 중앙노동위원회 3차 사후 조정회의에서 '평균 임금인상률 5.1%'(기본 인상률 3.0%+성과 인상률 2.1%)을 제시했다. 노조는 기본 인상률 3.5%를 반영해 평균 임금인상률 5.6%를 요구하고 있다. 전삼노는 이 외에도 노동조합 창립휴가 1일 보장, 성과금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원하고 있다. 재계 1위 삼성에서 무기한 총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번 협상 결과가 산업계에 미칠 파장도 클 전망이다.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대부분 협상 막바지 작업에 접어들었다. 철강, 조선 등 중후장대 산업군은 여전히 노사간 입장 차이가 큰 상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그룹 ‘양궁 사랑’ 파리서 황금빛 메달로 ‘결실’

대한민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이 단체전 10연패라는 신화를 달성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양궁 사랑'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결같이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의 후원이다. ◇ 파리 현지 전용 훈련장까지 세심한 지원 여자 양궁팀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 선수는 28일(이하 현지시각) 열린 파리올림픽 여자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만나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고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도쿄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이번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훈련 장비 기술지원부터 축구장 소음훈련을 비롯한 특별 훈련들, 파리 현지에서의 식사, 휴게공간, 전용 훈련장까지 망라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대회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건설하도록 했다. 이 경기장에서 국가대표팀은 경기장의 특성을 몸에 익히며 체계적인 연습을 시행했다. 대회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해 모의대회를 치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해 제공한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한계에 도전하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 이밖에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의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양궁 국가대표팀만을 위한 전용 연습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휴식과 훈련을 위한 시설들이 갖춰진 곳으로,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한 통상적인 출국 날짜보다 4일 정도 빠른 16일 출국해 전용 연습장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했다. 현대차그룹은 도쿄대회 직후부터 프로젝트에 착수해 양궁 선수들과 코치진을 심층 인터뷰하고, 훈련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그중 선수들이 가장 필요로하고, 현대차그룹 기술력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기존 제공 기술들도 선수들 훈련에 최적화되도록 업그레이드했다. 이를 통해 △선수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경기 감각을 향상시키는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슈팅 자세를 정밀 분석해 완벽한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어디에서든 활 장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개발해 적용한 '복사냉각 모자' 등을 지원했다. ◇ 40년간 대한양궁협회 후원…세계 최강 한국 양궁에 기여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국 양궁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으며, 2005년부터는 정의선 회장이 협회장을 연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원은 확실하게 하지만 선수단 선발이나 협회운영에는 관여를 안하고 있다. 다만 투명성과 공정성만은 철저히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결과 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다고 알려졌다. 국가대표는 철저하게 경쟁을 통해서만 선발됨. 명성이나 이전 성적보다는 현재의 성적으로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고, 코칭스태프도 공채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발된다. 지난 도쿄대회와 항저우 대회의 경우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회가 1년 연기되자 국가대표 선발전을 다시 열었다. 이미 전년도에 선발된 선수들이 있었지만, 확고한 원칙에 따라 경쟁을 통해 대회가 열리는 해에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들을 선발한 것이다. 이번 파리대회 국가대표도 치열한 선발전을 거쳐 전 금메달리스트들을 제치고 전훈영, 남수현 선수가 선발됐다. 현대차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대한양궁협회는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체계를 구축했다. 특별지원으로 일선 초등학교 양궁장비와 중학교 장비 일부를 무상 지원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정 회장은 여자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궁이 보신 것처럼 간발의 차로 승패가 갈리는 시합이고 경쟁 상대들 실력도 올라왔기 때문에 앞으로 또 도전이 생길 것"이라며 “좋은 결과가 나왔는데 앞으로도 본인들의 기량을 살려서 원하는 것을 꼭 쟁취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금메달 현장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김재열 IOC 위원,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이 관람석을 찾아 대표팀을 응원했다. 재계는 삼성과 현대차가 현지에서 '원팀'으로 우리 대표팀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상반기 잘 달린 韓 기업, 하반기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

2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하반기 경영 전략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대부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적극적으로 몰입하며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생각이다. 상반기까지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앞으로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미국 대선 등 각종 변수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9조4000억원 규모 투자를 확정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 거점이 될 용인 클러스터의 1기 팹(fab·반도체 생산공장)과 클러스터 초기 운영에 필요한 부대시설 건설을 위해서다. 내년 3월 용인 클러스터에 첫 팹을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1기 팹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D램을 생산할 예정이다. 팹 완공 시점의 시장 수요에 맞춰 다른 제품 생산에도 팹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AI 열풍'에 힘입어 2분기 연결 기준 5조46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인 16조423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124.8% 증가한 수치기도 하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전기차 '캐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하이브리드 개발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기존 판매하던 차량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쏘렌토 등 주력 모델들의 경우 이미 국내에서는 일반 모델보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2분기 연이어 최대 실적 기록을 쓰면서 두 기업의 합산 실적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양사 합산 매출은 72조5885억원, 영업이익은 7조9228억원이다. 합산 영업이익률도 10% 선을 넘어섰다. LG전자는 AI와 구독 등 새로운 분야에 집중한다. 특히 핵심 포트폴리오로 육성 중인 가전 구독 사업의 경우 한국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LG전자 측은 국내 가전 매출에서 구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비중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케팅을 지속 강화하고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LG전자의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조19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1.2% 증가했다. 매출은 21조694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이는 역대 2분기 중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이다. HD현대는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조선업 시황 호조에 힘입어 2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86.2% 증가한 8799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진한 실적을 낸 기업들도 '군살빼기' 등을 결정하며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포스코홀딩스는 전기차 캐즘 구간을 기회로 활용해 이차전지소재사업을 그룹의 제2의 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75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3% 감소했다. LG화학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감안해 설비투자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당초 4조원 규모로 계획했던 올해 투자를 전년도와 유사한 3조원대로 바꾸겠다고 최근 밝혔다. 또 이차전지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 사업 확장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올해 매출 목표도 줄였다. LG화학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40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4.3% 빠졌다. 같은 기간 LG엔솔 영업이익도 57.6% 급감한 1935억원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S-OIL)은 유럽과 미국 동부 해안 및 중서부 지역 정유사들이 혹서기 가동 차질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폭염보다 강추위 대응에 용이하도록 설계된 설비가 많기 때문이다. 또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자동차 연비 규제 완화 등 정유 제품 수요에 우호적인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이 울산공장에 추진하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 설비 공사 '샤힌 프로젝트'의 진행률은 부지정지 공사 94.9%, 설계·조달·시공(EPC) 30.9% 수준이다.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160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1.12% 증가했다. 정유부문 적자를 석유화학부문 이익 개선과 윤활부문 성과가 상쇄한 결과다. 다만 이는 4541억원 영업이익을 낸 전 분기와 비교하면 64.6% 감소한 수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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