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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랜 불황의 파고를 넘어선 조선업계가 모처럼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동반 흑자를 달성하는 경우가 드물었던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지난해 3분기 일제히 흑자를 달성했다. 최근 각 조선사의 일감이 3년치가 쌓였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지난해 4분기에도 동반 흑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연간으로 본다면 13년 만에 나란히 3사가 모두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최근 조선업계가 슈퍼 사이클(초호황)에 돌입한 영향이다. 선주가 주문을 해야 일거리가 발생하는 산업의 특성상 조선업은 선박 교체 주기에 맞춰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손꼽힌다. 선박 교체 주기가 몰려 한꺼번에 일감이 쏟아지는 시기를 슈퍼 사이클이라고 불러왔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 산업이 세 번째 슈퍼 사이클에 돌입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마다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첫 번째 슈퍼 사이클은 1963~1973년 동안이었고 두 번째는 2002~2007년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 슈퍼 사이클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네 번째 슈퍼 사이클이 언제 찾아올지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여러 관측들이 나온다. 다만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조선 산업에 네 번째 슈퍼 사이클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20년 이후에는 중국에 추월당해 국내 조선사를 찾는 선주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매우 비관적인 예상이다. 이 같은 예상이 나오는 이유는 지금도 국내 조선 산업을 중국이 무섭게 쫓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차 슈퍼 사이클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 조선사는 국내 빅 3의 그림자도 밟기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우위가 흔들리고 있다. 실제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지난해 9월 20일 기준으로 집계한 글로벌 수주 잔고를 살펴보면 8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 잔고를 살펴보면 중국 조선사가 70%를 차지했으나 국내 조선사는 25%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지난 2011년 국내 조선사는 8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의 75%를 수주에 성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3년 만에 점유율이 완전히 역전된 셈이다. 오랜 기간 동안 불황에 시달려온 조선사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찾아온 슈퍼 사이클 기간만큼은 시름을 잊고 샴페인을 터트려보고 싶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중국 조선사가 가격 경쟁력이라는 뚜렷한 강점을 앞세우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세 번째 슈퍼 사이클이 끝나는 직후 국내 조선사의 일감이 크게 줄어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국내 조선 산업이 네 번째 슈퍼 사이클을 맞이할 때까지 생존하고 지금의 위상을 지켜내려면 더 이상 중국이 쫓아올 수 없을 만큼 기술력과 경쟁력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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